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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6 회


제 2 편


8


《여보, 요즘 날씨가 찬데 속탈이 도지지 않게 주의하셔야 해요.》

남편이 자동차편으로 먼길을 가야 한다는것을 알고 안해가 두툼한 털내의를 여벌로 가방안에 넣어주며 하는 말이였다. 소녀처럼 체소한 안해이지만 이런 때에는 김광우에게 있어서 철없는 자식을 한지에 내놓는 다심하고 걱정많은 어머니와도 같다.

《너무 걱정하지 말라니까 그러는군.》 하고 광우는 웃으며 말했다.

그런데 안해는 지금도 남편의 건강때문에 마음을 놓지 못하고있었다.

광우는 오래전 그때의 어혈로 몸을 조금만 차게 하여도 속탈이 도지여 남모르는 고생을 했다. 그렇다는것은 오직 그의 한생의 변함없는 《담당간호원》이라고 할수 있는 안해만이 알수 있는것이였다.

광우는 걱정많은 안해를 안심시키려고 웃는 낯을 지어보이고 집을 나섰다.

하지만 차에 오르면서부터 몸은 편안치 않았다. 그는 아득한 지평선 한끝에서부터 천천히 다가오는듯 한 그 어떤 분명치 않은 위험을 어렴풋하게 느끼듯 그렇게 육체의 어느 한곳에서 조금씩 엄습해오는 아픔을 느끼고있었다.

《일없겠지.》 하고 광우는 생각했다. 그 순간에 대수롭지 않은것이 일을 친다는 격언이 언뜻 떠올랐지만 다시금 《일없겠지.》하고 자신을 위안했다.

하긴 그렇게 생각하면 그렇게 된다는것이 광우의 지론이기도 했다. 실지로 생활은 그의 지론대로 지금껏 흘러왔다.

한겨울의 얼어붙은 날씨였다.

소형뻐스는 필요한 물자를 마저 해결하느라 오후 4시가 다되여가지고 북방의 ㅎ도를 향하여 출발했다. 교외에 나서니 도로연선의 야산들과 전야는 온통 허옇게 눈에 덮여있었다. 사흘전에 눈이 발목을 치게 내린것이였다. 그래도 한낮의 해볕에 도로의 눈이 녹아 질벅하더니 인차 꾸둑꾸둑 얼어버리였다.

소형뻐스는 100리길도 축내지 못했는데 노루꼬리만 한 하루해가 다갔다. 해가 지면서 사위가 어둑어둑해지는가싶더니 인차 캄캄나락이되였다.

김광우와 함께 정성금과 김호성, 유선일이 함께 타고갔다.

차에는 시험봉사기외에도 최윤호가 위원회에서 도와주지 않으면 지금 당장은 도의 형편에서 원격시험을 보장할수 없다고 딱한 소리를 하여 급히 해결한 여러가지 말단설비들을 실었다.

김광우는 갑작스레 우는소리를 하는 최윤호에 대하여 이상야릇한 생각이 들었지만 이제 와서 1차원격시험을 다른 도로 옮겨 진행할수는 없는 일이여서 계획에 없었던 설비들과 부분품들을 해결하느라 사흘동안 온몸이 녹초가 되도록 뛰여다니였다.

광우는 기분상태가 장마철 하늘처럼 개일줄 몰랐다. 육체를 야금야금 먹어들어오는것 같은 아픔때문만은 아니였다. 그는 김호성때문에 은근히 마음을 쓰고있었다.

이제 며칠후에 시험정보과가 정식 나오면 김호성은 과장으로 임명될것이다. 이 김호성이 평양을 떠나올 때부터 무엇때문인지 얼굴색이 밝지 못했다.

사람이 과묵한 형은 아니면서도 일신상의 문제에 대해서는 서둘러 말할줄 모르는 김호성이였다. 집에서 가시어머니때문에 또 무슨 일이 있는것이나 아닌지?

김호성이 가시어머니가 집을 나간것때문에 바쁜 목에 숙천을 다녀오게 된 사연도 량원일이 말해주어서야 알수 있었던 광우였다.

혹시 라영국의 문제를 놓고 이 부국장과 의견대립이 있었던 그 일때문에 저 김호성이 지금도 기분이 언짢아하는것은 아닌가?

아니, 무슨 꼬부장한 사내라고 지금도 그 일이 속에서 내려가지 않아 그러랴.

그러나저러나간에 여기로 떠나올 때 라영국이를 한번 만나 담화를 해봤어야 할걸 그랬다고 광우는 생각했다.

원격시험준비때문에 눈코뜰새없이 돌아쳐야 하는 때에 라영국의 문제가 제기되다나니 그를 만나 담화해볼 겨를이 없었지만 그래도 후회되였다.

일행중에 유일한 녀성인 정성금은 ㅎ도로 내려가는것을 웬일인지 애당초 좋아하지 않았다.

《거기라면 다른 사람을 데리고 가십시오. 장연화동무가 있지 않습니까.》하고 정성금이 말했다.

《성금동무는 이상한데가 있구만. 왜 거기는 안 내려가겠다는거요? 장연화동무야 콤퓨터전문가는 아니지 않소. 그 동무는 평양에 남아있으면서 시험연구조일을 봐줘야 하오. 거긴 꼭 책임부원이 필요해서 위원회에서도 동무가 우리와 함께 내려가기로 조직사업을 한거란말이요.》

김광우가 그렇게 말했어도 기분은 좋지 않아가지고 따라나선 정성금이였다.

세사람의 기분상태가 그러하니 차안에선 누구도 말을 하지 않아 침묵만 계속되였다. 그런데다가 몸이 얼어들기 시작하면서 모두 솜옷속에 움츠러들어 빨리 목적지에 가닿았으면 하는 하나의 생각만을 하고있었다.

차가 목적지에 가닿으려면 내처 달려도 새날이 밝아야 했다.

광우의 머리속에서는 또 라영국이에 대한 생각이 이어졌다.

그래, 그를 만나 사연을 구체적으로 알아보고 따뜻한 말도 해줄걸 그랬다. 함께 고생해온 동무들의 비난거리가 되였다고 괴로와하지는 않을가?

평양경내를 벗어난지도 다섯시간은 지났다.

차는 자그마한 읍거리를 지난지 10분도 안되여 높은 산들이 량옆에 줄레줄레 늘어선 협곡에 들어섰다. 좌우는 짙은 어둠에 싸인 숲이였다. 소형뻐스는 올라갈수록 점점 숨가쁜 소리를 불안스럽게 질러댔다.

지루하게도 긴 올리막협곡길이였다. 30분정도 달리여 기본령길이 시작되였다.

경사가 어지간히 급한 령길이였다. 령마루에 겨우 올라섰는데 발동기가 부르릉거리더니 끝내 자동차가 멎어섰다.

《어떻게 된거요?》

광우는 불안에 싸여 물었다.

운전사는 뭐라고 웅얼거리며 기관실뚜껑을 열어제끼고 한참이나 떨거덕거려보다가 《허.》 하고 랑패한 소리를 질렀다.

《왜 그러오?》

《이거 야단났습니다. 윤활유도관 련접구나사가 마모되여 못쓰게 되였습니다. 발동기소리가 이상하다 했는데…》

《그게 왜 나가오? 예비가 없소?》

《그런거야 예비가 있을게 뭡니까. 여태껏 그게 나가는 일은 없었는데.》

광우는 난감해하는 운전사를 보며 생각을 굴려보다가 말했다.

《우리가 협곡에 들어서기 전에 군소재지가 있었지? 여기서 몇리나 될가? 운전사동무.》

《시오리는 될겁니다.》

《할수 없지. 나와 함께 내려가보기요. 거기 인민위원회에 들려 도움을 받는 수밖에 없소.》

옆에서 듣고있던 김호성과 유선일이 저마끔 제가 운전사동무와 함께 내려가겠노라고 했다.

《됐습니다. 두사람씩이나 고생할게 있습니까. 뭐 무거운걸 지고가야 하는것도 아닌데요.》

운전사가 굳이 고집을 썼다. 그는 자기때문에 일행이 산마루에서 지체하게 되였다고 미안해하고있었다.

끝내 운전사 혼자 령을 내려갔다.

남은 사람들은 어쩔수없이 고개마루에서 오도가도 못하면서 운전사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려야 했다.

그래도 활동성이 있는 사람은 일행중에서 제일 젊은 유선일이였다. 그는 밖에 나가 전지를 휘두르며 사방을 돌아보다가 《어!》 하고 놀라는 소리를 질렀다.

《이거 우리가 로빈슨 크루소우신세가 된것 같구만!》

령마루에서 둘러봐도 어둠의 심연뿐이니 허허바다의 한가운데 외로이 떨어진것 같은감이 절로 드는 모양이였다.

차안에서 솜옷속으로 파고들던 정성금이 유선일의 질겁한 소리에 키득거리였다.

유선일은 그렇게 사람들을 웃겨놓고는 전지불을 비쳐대며 아래쪽으로 내려갔다.

《아니 유동무, 어딜 가는거요?》

광우부국장이 걱정스러워 밖에 대고 소리쳤다.

유선일은 그 소리를 들었는지 못 들었는지 아무런 응대도 없이 조금 더 내려가다가 전지를 사방에 대고 휘둘렀다.

《호성조장, 나가보오. 저 사람 저러다가 낭떠러지에 굴러떨어지기라도 하면 어쩔려구 그러는지 모르겠소.》

김호성이 할수없이 일어나 뭐라고 투덜거리며 엉기적엉기적 밖으로 나갔다.

한참후에 두사람은 어둠속을 전지불로 비쳐가며 무엇인가 끌고 올라왔다.

《그게 뭐예요?》

정성금이 호기심이 돋쳐 뻐스안에서 소리쳐물었다.

《얼어죽은 메돼지입니다. 성금동지, 내려오십시오. 불고기나 합시다.》

유선일의 쾌활한 목소리가 날아왔다.

정성금이 기연가미연가해서 밖으로 나가보다가 그만에야 까르르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아유나! 굉장한 〈메돼지〉로구만요.》

두사람이 역사질해서 끌어온것은 폭풍에 부러져나간것이 분명한 마른 소나무웃수리였다. 눈덩이들이 잔뜩 달라붙어있는것을 보니 반쯤 눈속에 잠겨 얼어붙어있는것을 겨우 뜯어내여 끌어온 모양이였다.

유선일이 불을 피울 마른 나무가지들을 주으려고 어둠속을 헤매다가 찾아냈을것이였다.

조금후에 우등불이 생겨났다.

불은 칠흑같은 어둠속을 밝히며 활활 타올랐다. 바람 한점 없으면서도 맵짠 날씨였다.

사람들은 얼어들던 몸이 훈훈해지자 기분들이 좋아졌다.

《좋구만요!》 평시에 말수더구가 적으면서도 부지런하고 활동적인 유선일이 손을 썩썩 비벼대며 흡족해서 말했다.

《인류의 조상들이 이 불을 발견하지 못했으면 어쩔번 했어. 오늘같은 문명세계는 고사하고 우리부터가 이 무인도같은 산마루에서 동태귀신이 될거란 말이야.》

정성금의 얼굴에도 생글생글 웃음이 피여올랐다.

《불이 인간의 진화와 문명생활에 없어서는 안되는 중요한것이여서 천상의 폭군 제우스신이 인간에게 불을 가져다준 프로메테우스를 벼랑우에 결박해놓아 벌을 주었다는 신화도 생겨난게 아니겠어요. 하지만 프로메테우스가 불을 주었다는것은 꾸며낸 허황한것이구요 인간이 불을 처음 발견했을 때 저기 남아프리카의 풋슈만이란 종족의 토인들은 나무를 오래 비비면 불이 일어나는 현상을 두고 뭐라 그랬는지 알아요?

나무들은 땀을 흘리다가 연기를 내고 성을 내서 불이라는 무서운것을 내뿜는것이라고 했다는거예요. 그런데 말이예요, 유동문 정말 외로운 섬에 떨어진대도 20년은 살수 있겠어요. 무인도에 떨어졌던 로빈슨 크루소우처럼.》

《그것도 창조하는 인간의 본래의 모습이라고 할수 있지요, 성금동지.》

《그런데 난 그런 생각을 못했거던요.

노력하면 이렇게 불이 생긴다는 생각은 못하고 추위를 피해서 털솜옷안으로 파고들기만 했거던요. 이건 진화를 거부한 원숭이의 본래의 모습인가요?》

《아니지요. 그것도 인간의 모습이라고 할수 있지요. 그런데 그건 좀 다른 개념이지요. 말하자면…》

《말하자면 인간에게도 개조돼야 할것이 조금씩은 남아있다 그 말이겠지요?》

여태껏 말이 없던 김호성이 두사람의 이야기에 끼여들었다.

《유동무의 인간의 모습에 대한 견해가 참 특이하구만. 그러고보니 유동무는 철학가다운데가 있단 말이요.》

《그건 뭐예요? 호성선생. 오늘 밤 이 불을 가져온데 대한 감사의 표시인가요?》

불이 주는 온기를 즐기며 세사람이 화목한 론쟁을 할 때 다만 한사람 김광우만은 말이 없었다.

그는 시시각각 더해지는 고통을 가까스로 내색하지 않으면서 혼자서만 이겨내고있었다.

그래도 부국장의 오늘 밤 거동에서 무엇인가 심상치 않은것을 느꼈는지 김호성이 드문히 말없는 그의 안색에 주의를 돌리였다.

광우는 그때마다 걱정할것이 없다는듯 태연한 미소를 지어보이였다. 그리하여 김호성은 그가 이제 도에 내려가 해야 하는 일때문에 마음을 놓지 못해서 그러거나 아니면 지금 산아래로 내려간 운전사의 일을 놓고 걱정스러워 그러는가 하고 생각하게 되였다.

《부국장동진》 유선일이 화제에 끼여들 케가 아닌 김광우를 돌아보며 입을 열었다.

《왜 말씀이 없습니까? 아무 말씀이나 좀 하십시오.

부국장동지야 군사복무로 반생을 보냈으니 본것도 많고 아는것도 많겠는데요.》

《무슨 이야기를 하라오?》

광우는 기세좋게 타오르는 불길을 바라보며 잠시 생각에 잠기였다.

아니,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에게 그렇게 보였을뿐이였다. 그는 육체를 엄습해오는 고통을 내색하지 않으려 애쓰고있었다.

불시에 눈물이 왈칵 쏟아져나오려는것을 억지로 참았다. 억울하고 분했다.

그 누구를 원망하는 억울함이나 분함도 아니였다. 쓰러지지 말아야 할 시각에 자기는 어째서 정신이 흐리마리해지는 고통과 싸워야 하는가 하는 불공정한 그 어떤 리치에 대한 억울함과 분함이였다.

《호성동무나 선일동무도 군사복무를 해봤으니 알거요. 군사복무란 참 좋은것이지. 군사복무를 해봐야 동지들이 귀중하다는것을 알게 되고 자기의 고향, 자기 조국이 귀중함을 심장으로 느끼게 되는게 아니겠소.

동무들도 다 알고있겠지만 난 군사복무를 최전연초소에서 했소. 하전사복무도 거기서 했고 군관이 되여서도 거기 있었소.

물론 고생도 했지. 놈들이 코앞에 있었으니까. 그놈들이 언제한번 우리가 편안하게 보내도록 했소? 지금도 우리를 먹어보자고 악을 쓰고 해보는 놈들이 아니요.

나는 그놈들의 꼬락서니가 빤히 보이는 최전연초소에서 잠복근무를 섰소. 눈비에 젖고 언땅에 몸을 얼구면서… 모기에 뜯기우기도 하면서 말이요. 어렸을 때엔 선생님의 말씀과 어머님의 말씀을 통해서 그리고 노래를 통해서 조국이 귀중하다는것을 배웠소.

그건 의무였소. 자기의 고향과 자기의 조국을 사랑해야 하며 자기 수령의 위업에 충실해야 한다는것을 의무로 받아안았던것이요.

그런데 나는 최전연초소에 엎드려있으면서 내가 이 초소를 지켜내지 못하면 조국이 위험에 처하게 되고 결국은 우리를 먹어보려고 날치는 저 원쑤놈들의 노예가 되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소.

나는 그때 조국애란 의무만이 아니라는것을 알게 되였소. 조국애란 이 땅에 생을 둔 우리들 매 인간들에게 있어서 의무이기 전에 생명이요.

때문에 조국을 사랑한다고 말하기 전에 조국에 가장 열렬하고 뜨거운 진심을 바쳐야 한다고 말하는게 아니겠소.…》

광우는 사실상 자신과 말하고있었다.

그가 몽롱해지려는 의식을 가다듬기 위해 간고했던 복무와 참다운 조국애에 대하여 새삼스럽게 말했다는것을 듣는 사람들은 몰랐다. 다만 한사람, 김호성이만이 부국장의 얼굴에 실리군 하는 심상치 않은 처절한 그 무엇을 느끼고있었다. 그렇다. 부국장의 조국애와 복무에 대한 그 이야기가 바로 자기를 이겨내기 위한 처절한 싸움임을 김호성은 어렴풋이 느끼고있었다.

《부국장동진 총각때 련애를 해보았습니까?》

아무것도 모르는 유선일이 무료감을 덜어보려고 푸접좋게 물었다.

《그만하오, 유동무.》

김호성이 끝내 참지 못하고 언짢은 눈길로 유선일을 바라보며 버럭 화를 냈다.

유선일이 무슨 일인가 해서 입이 벌어진채 굳어지는데 광우는 아무일도 없는듯 《허허.》 하고 가볍게 웃었다.

《련애 말이요? 언제 그럴새가 없었지. 그래도 마음에 드는 녀자는 있었소. 그걸 련애라고 할수 있을가?

그 처녀는 군대때 우리 부대 간호원이였소. 초소근무를 서다가 심한 동상을 입은 나를 평양으로 후송할 때 그 간호원이 같이 갔더랬소. 우리를 태운 자동차는 평양행렬차가 기다리는 철도역으로 가고있었지.…》

눈앞에는 그밤이 다시금 떠오른다.

《동지, 내가 노래를 불러줄게요. 이건 내가 어렸을적에 우리 할머니가 불러주던 노래랍니다. 그러니 할머니의 노래예요.》

아득한 추억의 언덕너머에서 울려오는 처녀의 처량하고 겁에 질린듯한 목소리… 세찬 눈바람에 위생차의 차창가에 얼음버캐가 끼던 을씨년스러운 밤… 망망천지로 흩어져 날아나려는 광우의 의식을 파고들던 그 이상한 《할머니의 노래》… 어떻게 되여 그 노래가 비상한 힘이 되여 스러져가는 광우의 생명을 지켜주었던가?

그것은 이성의 감정을 초월한 처녀의 사랑이였다. 온몸이 다 타서 재가 된다 해도 안타깝게 광우의 이름을 부르며 생명의 불꽃이 살아나기만을 애오라지 바랐을 처녀의 가슴속에 끓던 한점 티도 없이 깨끗한 사랑이였다. 할머니의 사랑처럼 그 어떤 보수도 바라지 않는 순결무구한 사랑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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