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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 회


제 1 편


4


소형뻐스는 통일거리 살림집구역안에 들어앉은 번쩍이는 소층건물앞에 이르렀다.

교원재교육강습소로 건설한지 몇해 안되는 이 멋쟁이건물의 한층을 차지하고 시험연구조가 1년가까이 프로그람개발전투를 하고있었다.

차가 정문을 가까이하면서 부국장의 눈에 의아해하는 빛이 어리였다.

그의 눈길이 가닿은 정문옆에 지글거리는 삼복의 폭양을 피하여 화려한 꽃양산을 펼쳐든 한 처녀가 그린듯이 서있었다.

쭉 빠진 몸매에 어울리는 밝은 색갈의 달린옷을 입고 세련된 화장을 한 아름다운 처녀였다. 어데서 꼭 한번 본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어데서 봤더라?

광우는 인차 생각해냈다.

전학선부상의 딸이였다.

김광우는 교육위원회에 배치되여온지 얼마 안되였을 때 전학선부상네 집에 얼핏 들렸던적이 있었다. 그날 차대접을 하려고 아버지의 방에 들어오면서 초면의 손님인 김광우에게 나부시 인사하는 아릿다운 처녀를 응석받이딸이라고 소개하며 전학선이 하던 말이 생각났다.

《경공업대학을 나왔다는게 큰일은 못하고 지방에 있는 호텔료리사요.》

전학선이 말은 그렇게 했으나 그때문에 별로 아쉬워하는것 같지는 않았다.

딸을 무척 사랑하는것이 분명했다. 하긴 그런 고운 딸을 사랑하지 않을 아버지가 어데 있으랴.

광우는 그때 일을 눈앞에 떠올리며 《허.》 하고 혼자소리를 질렀다.

김호성이 앞좌석에 앉아있는 부국장의 미소가 실리는 얼굴을 의아해서 바라보았다.

《왜 그럽니까?》

《저 전부상의 딸이 어떻게 여길 다 찾아왔을가? 여기 누구 아는 사람이 있는게구만.》

김호성이 그 소리에 시무룩이 웃었다.

《우리 라영국동무의 애인인데요.》

라영국으로 말하면 김호성이네 시험연구조의 유일한 총각이다.

평양에 집이 있으면서 대학연구사로 콤퓨터시험프로그람개발에 동원되여 일해오는 라영국을 두고 요즘 부국장은 생각을 많이 하고있는중이다.

위원회에서는 림시로 조직되여 그동안 많은 일을 해놓은 시험연구조의 경험있고 실력있는 연구사들을 기본으로 하여 인차 원격시험프로그람개발을 전문 맡아할 시험정보과를 정식 내오려 하는데 대학에서는 라영국을 강좌에 떨구어놓으려는 의향이였다.

대학에서 강좌의 교원력량때문에 그런다고는 하지만 실은 나이에 비하여 실력이 높아 자기 전공분야에서 장차 학계의 권위자들과도 어깨를 겨루게 되리라 촉망되는 젊은 수재를 놓치지 않으려는 욕심에서 그러는것 같았다.

그런데 광우부국장은 어떻게 해서나 라영국을 이제 정식 발족하게 될 시험정보과에 붙들어놓을 작정이였다.

《허, 우리 라영국이 꽤나 날래구만. 부상의 미인딸을 어느새 나꿔챘단 말이지. 괜찮아!》

차에서 내리며 부국장이 하는 말이다.

나이찬 로총각이 처녀 하나 달고다니는게 없으니 같은 시험연구조의 연구사들로부터 사내로서 뭐가 모자라는것이 있지 않느냐고 자주 놀림가마리가 되군 하는 라영국이였다. 김광우는 계단을 오르면서 기분이 좋아 껄껄거리였다.

《그렇단 말이지. 이젠 우리 로총각 장가보낼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겠구만.》

《그런데…》

김호성이 왜서인지 입을 열다말고 허거픈 소리를 질렀다.

광우는 의아해서 돌아보았다.

《왜 그러오?》

《그 사랑의 〈배〉가 암초를 만났으니까요.》

우울한 기분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한채 김호성이 시무룩해서 말했다.

광우의 너붓한 얼굴에 의혹이 실리였다.

《암초를 만났다는건 무슨 소리요? 그러니 배가 침몰직전이라는거요? 허.》

아니, 이건 롱말로 대할 일이 아니다.

자기가 리용하는 빈방으로 들어가 김호성과 마주앉은 광우는 속이 좋지 않아 물었다.

《도대체 어떻게 됐다는거요? 처녀가 곱게 차려입고 총각을 찾아오기까지 했는데 암초라니?》

《라영국이쪽에서 절교를 선언했다는가봅니다.》

《어?》 김광우는 어리치운 사람처럼 김호성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제풀에 화를 냈다.《아니, 부상의 딸이 어드래서 라영국이 차버린단 말이요? 처녀가 물찬 제비처럼 쭉 빠지고 대학졸업생에 몸가짐도 그만하면 세련되였던데.》

《그 부상동지때문이지요 뭐.》

김호성의 말투에는 까닭모를 비난의 색조가 다분했다. 어쩌면 로골적인 불만같기도 했다.

《부상동지때문이라니? 그건 또 무슨 소리요?》

광우의 머리속에서는 눈덩이굴러가듯 점점 의혹만 커졌다. 그는 은근히 긴장해지면서 김호성의 입이 열리기를 기다렸다.

김호성이 사연을 말했다.

그것은 라영국이 시험정보과에 아예 떨어지는것과 관련되는것이였다.

어느날, 처녀의 아버지인 전학선부상이 오래간만에 집에 올라온 딸을 자기 방으로 조용히 불러들이였다.

집을 나가있으면서 어쩌다가 한번씩 나타나군 하는 딸이여서 그럴 때면 그동안 보고싶었던 정을 동이채로 쏟아놓군 하지만 그날은 다른 일때문이였다. 딸은 이미 시집을 보낼 나이가 다된것이였다.

《얘 영랑아, 솔직히 말해봐라. 너 사랑하는 총각이 있느냐?》

딸은 전혀 예견치 않았던 아버지의 질문이라 얼굴이 잉걸불처럼 빨개지면서 미처 대답을 못했다.

전학선은 너그럽게 웃었다.

《우리 영랑이 바빠하는걸 보니 친한 총각이 있기는 있는 모양이구나. 일없다. 이 아버지는 처녀총각들이 련애하는걸 나쁘다고 시비할만큼 낡아빠진 봉건은 아니다. 더구나 지금 네 나이가 얼마냐.》

딸은 그제서야 발랄한 성미로 돌아왔다.

《아버지, 미안해요. 사실은…》

《허허, 어서 말해라.》

딸은 애인이 시험연구조의 라영국이란 청년이며 대학적으로 소문난 수재라는것과 그때문에 대학에서 강좌장으로 내정하는것 같다고 했다.

《수재라… 그 나이에 강좌장이란 말이지. 허허, 우리 딸이 똑똑한걸.》

《아버지, 그런데…》

전학선은 갑자기 머뭇거리는 딸을 이상해서 바라보았다.

《뭐냐? 어서 말해라.》

《그 사람은 강좌장으로 떨어지는것을 흥미있어하면서도 시험정보과에서 나오기는 어려울것 같다고 해요.》

전학선은 잠시 생각에 잠겨 말이 없다가 딸에게로 시선을 보냈다.

《그렇다? 음.》전학선은 머리를 끄덕이며 잠시 생각에 잠기였다. 이윽해서 그는 얼굴을 들어 딸에게로 피뜩 시선을 보냈다.

《네 엄마는 총각이 있다는걸 알고있느냐?》

《예.》

《음, 그 로친 알고있으면서 나한텐 말을 안했구나.》

《아버지.》

《됐다. 네 엄마를 탓하는게 아니다. 얘, 이 아버진 네가 어떤 총각을 사랑하든 관계치 않겠다. 너도 대학을 나왔구 그만했으면 사회생활경험두 있겠다 아무렴 사람보는 눈이 없겠니. 하물며 총각이 대학적으로도 꼽히는 수재라는데야. 리상이 맞는 총각을 선택했으면 그건 좋은것이지. 한데…》

전학선은 여기서 말꼬리를 흐리며 약간 신중해졌다.

《왜 그러세요? 아버지.》

의혹이 실리는 딸애의 고운 눈을 들여다보며 전학선은 너그러운 미소를 지었다.

《뭐 다른게 아니다. 너의 그 사람 말이다. 젊은 나이에 강좌장을 할수 있다면 앞으로 자기 전공분야에서 발전이 촉망된다는건데… 더구나 대학에서도 강좌의 력량때문에 그러는거라면 이제 정식으로 나오게 될 시험정보과에 떨어지는 문제는 좀 생각해볼 여지가 있는것 같다.》

딸은 눈이 올롱해서 아버지를 내려다보았다.

《아버지, 그건 무슨 말씀이세요?》

《그 시험정보과의 일이라는게 과학연구사업과는 다르다. 일단 거기에 발을 들여놓으면 별로 빛을 못 보면서 한생을 보내야 할거다. 하지만 그게 기본은 아니다. 혁명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꼭 리해관계를 봐가며 일하겠느냐. 필요하면 국가를 위해서 자기를 바칠줄도 알아야 하는것이지. 문제는…》

《뭐예요?》

전학선은 갑자기 긴장해진 딸의 얼굴을 들여다보며 다소 신중한 표정을 지었다.

《지금 전국적인 대학입학시험에 도입하자고 하는 그 원격시험이라는게 말이다. 아직은 꼭 리해를 해야 할 많은 사람들이 선뜻 손을 들지 못하고 주저하는 일이다. 그 사람들이란 대개가 오랜 전문가들이고 학계의 중진들이다.》

딸은 그 소리에 놀라서 눈이 둥그래졌다.

《어마! 그런 사람들이 반대를 한다면 우리 그 동지네는 가망없는 일을 한다는거나요?》

《반대라… 얘, 뭐 꼭 그렇게 말할것도 아니다.》

《다수가 찬성을 안한다고 아버지가 그러지 않았나요. 그것도 학계의 권위있는 사람들이. 결국은 그들한테 진리가 있다는게 아니나요?》

《진리라… 허허, 내가 이자 말하지 않았니, 그렇게 단순하게 생각할 문제가 아니라구. 그러니 인간생활의 복잡한 함수를 너한테 어떻게 이 자리에서 다 설명해주겠느냐? 정 알고싶으면 네 머리로 생각해보려무나. 이 집의 귀여운 따님.》

딸은 아리숭하기만 한 아버지의 말뜻을 조금 생각해보다가 인차 모순의 수렁속에 빠져들며 고개를 홱홱 저었다.

《에이 모르겠어요, 아버지.》

그러면서도 원격시험이라는것이 학계의 권위있는 사람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있다는 아버지의 말이 귀전에서 사라지지 않았다. 결국은 뭐야? 라영국동지네가 될지 안될지 아직은 막연하기만 한 일을 하고있다는 소리가 아니야! 더구나 성사된다고 해도 시험정보과에 정식 떨어지는 경우 한생을 해도 빛을 못 볼수 있다는 일에…

김호성의 말을 신중히 듣고있던 광우의 얼굴에 의혹의 엷은 구름장 하나가 떠돌았다. 그는 생각에 잠기며 자기도 모르게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그럴수가 있나? 원, 그럴수가 있나?》

《…》

《그러니 그때문에 처녀총각의 사랑이 파탄직전에 이르렀다는거요?》

《부상동지의 딸이 다음날로 우리 라영국동무를 찾아와 아버지한테서 들은 내용을 말해주었다나봅니다.》

그때 애인들사이에 구체적으로 무슨 말이 오갔는지는 물론 본인들이나 알수 있는것이였다. 라영국은 애인을 만나고 돌아와 동료들앞에서 처녀의 아버지가 콤퓨터에 의한 원격시험을 두고 다수가 반대하는 일이라고 했다면서 그때문에 자기들의 사랑이 끝장난것처럼 말했다.

《라영국이 정말 처녀가 싫어졌는지는 모르겠지만 전학선부상동지가 그런 견해를 가지고있다면 이건 정말 신중한…》

《됐소, 됐소.》김광우는 황급히 손을 내저으면서 김호성의 말을 중둥무이했다.

《남의 말을 듣고 지레 속단하지 마오. 부상동지가 뭘 반대를 하겠소?》

김광우는 그래놓고서도 생각이 많아졌다.

그는 어이없어 《허허.》 하고 웃어버리다가 신중한 낯색을 지었다.

웃음으로 스쳐보낼 일이 아니였다. 부상에 대한 김호성의 불만이 결코 그 혼자만 안고있는 생각은 아닐것이다. 라영국을 통해 부상의 견해를 알게 된 시험연구조사람들속에서 말들이 많았을것이다. 시험정보과가 정식 나오게 되여있고 그리하여 당장 자기들의 전망문제를 놓고 결심채택을 해야 하는 그 사람들이 원격시험에 대한 일부 일군들의 견해가 그렇다는것을 알게 되면 무슨 생각을 하겠는가!

문득 당비서(당시)의 진중한 목소리가 어데선가 울려오는듯 했다.

《교육혁명을 일으켜 우리 나라를 인재강국으로 도약시키자면 일군들부터가 새 세기의 요구에 자기를 따라세우는것이 중요합니다.

새롭게 사고해야 하며 대담하고 참신하게 일판을 벌려야 합니다. 우리 나라가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교육의 나라이지만 낡은 사고와 기성관념을 버리지 못한다면 세계를 앞서나가지 못합니다.

먼저 부서사업을 놓고 연구를 하십시오. 모집국사업이 나라의 중등교육과 고등교육발전을 추동하는 사업으로 되자면 어떤 부족점들을 극복해야 하며 무엇부터 해야 하겠는가를 알고 작전을 해야 합니다.》

책임부원으로 일하던 광우가 부국장으로 임명되던 날 모집국사업을 개선할데 대한 문제를 가지고 장시간 이야기하면서 당비서가 그렇게 말했던것이였다. 나라의 교육발전을 책임져야 할 위원회의 사업을 놓고 생각을 많이 하는 당비서였다.

광우는 우리 나라가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교육의 나라이지만 낡은 사고와 기성관념을 버리지 못한다면 세계를 앞서나가지 못한다는 그 말을 들으며 어깨가 배로 무거워지는것을 느끼였다.

《제가 중임을 꽤 감당해내겠는지 모르겠습니다.》

당비서의 둥실한 얼굴에서 부드러운 미소는 사라지고 근엄한 빛이 떠올랐다.

《무슨 소릴 하오? 동문 감당해낼수 있소. 아니, 감당해내야 하오. 우리가 교육을 발전시켜 전민과학기술인재화를 실현하는것도 놈들과의 싸움이나 같소. 물론 동무야 겸손하게 하는 말이겠지요.》

김광우는 며칠동안 부서사업을 놓고 사색을 굴리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 의견들도 들어보았다.

그렇게 하여 얻은 결론이 교육혁명을 일으키는데서 적지 않은 부족점을 안고있는 종래의 낡은 서지시험을 대담하게 페지하고 대학입학시험부터 원격시험으로 전환하는것이였다.

《대학입학시험을 원격시험으로 전환하는것은 단순히 정보화시대이기때문에 마땅히 시대를 따라가야 한다는것으로만 해석되는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나라의 교육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사업입니다.

왜서인가구요? 부국장동지두 다 아시면서 물으십니까? 그거야 명백하지 않습니까. 위원회의 통일적인 지휘하에 원격시험을 쳐야 국가가 나라의 중등교육실태를 정확히 장악할수 있고 그래야 가장 옳바른 교육전략을 세울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것은 장연화책임교학의 말이였다. 50나이를 지척에 둔 그 녀자는 책임교학이라는 직제에 있으면서도 교육정보학을 전공한 박사였다.

장연화는 나라의 전반적인 교육실태와 지식경제시대에 이르러 변화되는 세계적인 교육발전추세를 대비하면서 자기의 견해에 대하여 자신감을 가지고 말했다. 성미가 유순해보이고 얼굴이 해말간 이 녀성책임교학은 나라의 교육발전을 위해 늘 사색을 많이 하고있다는것이 알리였다.

광우는 그의 견해에 동감이였다. 실은 그러지 않아도 광우자신이 책임부원으로 있을 때부터 새로운 시험방법이 어째서 많은 교육전문가들과 위원회안의 적지 않은 일군들속에서 도외시되고있을가 하는 의문을 가지고있었는데 알고보면 그런것도 아니였다. 많은 사람들이 당의 교육혁명방침을 받들고 어떻게 하면 나라의 교육을 오늘의 시대와 우리 혁명의 요구에 맞게 더욱 발전시키겠는가 하는 문제를 놓고 생각하고있었다.

그는 먼저 새로운 시험제도의 확립을 위원회적인 사업으로 상정시키기 전에 더 구체적인 리해를 가지기 위해 리과대학으로 내려갔다.

광우는 대학책임일군을 만났다.

《할수 있습니다. 또 반드시 해야 합니다. 지금은 정보화시대이고 따라서 교육부문에서도 정보화가 급속도로 이루어지고있는 시대가 아닙니까.

교육사업전반이 정보화되고있는데 마땅히 시험제도도 정보화해야 합니다. 물론 전국적인 원격시험으로 발전시키자면 많은 문제들이 제기될것입니다. 시험방법에서 하나의 혁신이라고 할수 있으니까요. 우리 나라에서만 봐도 수백년동안 서지시험방법이 유지되여오지 않았습니까.

그러니 새로운 시험방법을 완성하고 또 현실에 도입하자면 간단치 않은 문제들에 부딪치게 될것입니다. 진통을 동반하지 않는 새것의 탄생이란 없으니까요. 시험방법에서의 혁신이지요. 하지만 두려워해서는 안됩니다. 해야 합니다.》

광우는 제나름으로 생각하고 고개를 끄덕이였다.

《그렇겠지요. 아무런 경험도 없는 상태에서 새것을 창조한다는게 떡먹듯 쉽겠습니까.》

대학책임일군은 탁상우를 내려다보며 소리없이 히죽이 웃었다. 분명 광우의 추측에 대한 긍정의 뜻은 아니였다.

《사람들의 머리속에 굳어진 인식이 문제지요.》하고 그는 혼자소리하듯 나직이 말했다.

《?》

대학책임일군은 드디여 고개를 들어 광우를 바라보며 다시금 빙그레 웃었다. 광우의 머리속에 생겨난 아리숭한 의혹을 말짱 날려보내는 신선한 바람과도 같은 웃음이였다.

《하지만》 책임일군이 말했다. 《우리 나라에서는 불가능한 일이 아닙니다. 더우기 경애하는 김정은동지께서 우리 나라를 인재강국으로 도약시키자고 하시는 지금이 아닙니까. 그 일은 꼭 해야 합니다.》

김광우는 신심을 가지고 올라왔고 부서사람들과 충분한 토론도 진행한 끝에 다음해에는 한두개 대학에서 먼저 입학시험을 원격시험으로 진행할 목표를 내걸었다. 그리하여 김호성을 조장으로 하는 시험연구조가 무어졌고 여기에 장연화책임교학까지 자기 사업을 하면서 그 일을 도와주도록 위원회적인 조치가 취해진것이였다.

장연화는 시험을 지지하는 자기의 견해를 말한것때문에 광우부국장이 시험연구조일에 끌어들이여 일이 별나게 되였다고 어이없어하는 기색이 력연했다. 하지만 광우는 그런 눈치를 전혀 모르는듯 아무런 내색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믿음직한 실력자 또 한명을 시험연구조일에 받아들였다고 흐뭇해하는 인상이였다.

위원회에서는 장연화가 책임교학으로 해야 할 일이 있는것만큼 자기 사업을 하면서 시험연구조의 일도 봐주라고 했지만 엉큼한 김광우는 다른 속타산도 있었다. 그것은 시험연구조의 전망과 관계되는것인데 광우는 그 계획을 아직은 혼자만 안고있었다.…

어쨌든 이렇게 생겨난 시험프로그람개발조가 자기 사업을 시작하여 수개월동안 많은 일을 해놓았는데 지금에 와서 전학선부상이 그렇게 말했다는건 도대체 무슨 소리인가? 내가 여러 사람들이 내놓고 반대하지 못하면서 실은 반대를 하는 일을 욕망 하나만 가지고 벌려놓았단 말인가?

돌아가는 소문을 다 믿을수는 없는것이지만 광우는 왜서인지 전부상이 했다는 말이 귀전에서 사라지지 않았다.

불쾌감 비슷한것이 광우의 머리속에 갈마들었다.

얼마전 그를 만나 장시간 이야기를 나누던 일이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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