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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3 회


종 장


졸업반의 한해는 더우기 쏜살같이 흘러갔다.

1960년은 위대한 수령님의 현명한 령도로 5개년계획을 훨씬 앞당겨 성과적으로 끝내고 보다 휘황한 7개년인민경제계획수행에로의 진격을 위한 준비, 완충기해인것으로 하여 사람들을 흥분시켰다.

세계혁명앞에 대두한 현대수정주의의 비렬한 책동을 박차고 주체의 우리 조국은 영웅조선으로 그 위용과 존엄을 더욱 과감히 떨치였다.

특히 남조선인민들의 4월인민항쟁은 또 한번 세상을 깜짝 놀래웠다.

력사의 이 벅찬 흐름속에 봄이 가고 여름도 지나 하늘이 유난히도 높게 들린 9월 초하루!

해빛도 류달리 밝은 그날 아침 수수한 회색혼방직의 대학생복을 입고 대학생모를 쓰신 김정일동지께서는 새로 입학한 학생들과 함께 룡남산마루에 오르시였다.

주영화와 장운영, 리용과 경일호도 같이 올랐다. 최원석은 김책공업대학(당시), 성효정은 평양의학대학(당시)에 입학하였다.

조선인민군 해병이 된 류룡철에게 며칠전에 벌써 축하의 편지를 보내주었고 희망대로 문학교육을 전문으로 하는 대학에 입학한 박문규는 어제도 밤늦게까지 김정일동지와 마주앉아 자기 작품에 대한 의견을 받아갔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너무도 기쁘시여 몇번이나 그의 손도 잡아주고 어깨도 두드려주셨는지 모른다. 그의 작가적성장과 함께 순박하면서도 듬직하고 무게가 느껴지는 인품으로 해서였다.

허나 한가지 문제에서만은 론의가 《격렬》했다.

김정일동지를 작품의 주인공으로 형상한 문제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절대로 용납할수 없다고 성을 내시면서 원고를 회수하겠다고까지 하셨다. 지어 지금 상태로는 제목을 《정의 노을》로 다는것부터 반대한다고 하시였다.

박문규의 주장도 완강하였다.

작품의 주인공문제와 제목은 이미전 평양에 있을 때부터 확정한것이며 지방에서 공부할 때 그 학교 학생들은 물론 교원모두의 한결같은 지지와 방조속에 완성한것으로서 그것은 어느 일개인의 창작품이 아니라고, 누가 뭐라든 그 문제에 한해서는 한걸음이 아니라 단 한치도 물러서지 않을것이며 앞으로 작가가 되면 자기는 일생 그런 작품만 쓸것이라고 열변을 토했다.

밤도 너무 깊어진데다 몇년만에 다시 만난 박문규였던지라 김정일동지께서는 더이상 론의를 하지 않으셨었다.…

대동강너머 문수벌우로 높이 떠오른 아침해는 키낮은 잡관목들사이로 연연히 펼쳐져있는 푸른 잔디밭우에 금빛의 눈부신 해살을 뿌려주었다. 황홀하게 아름다운 그림같은 정경이였다.

금수산과 어울려 웅장하게 거연히 솟아있는 대학건물은 더욱 가슴을 벅차게 하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량허리에 두손을 얹으며 아침노을빛을 함뿍 안으신채 대학본청사를 부감하시였다. 그러시는 그이의 안광에는 깊은 회억의 빛이 뜨겁게 실리였다.

감회깊은 추억의 갈피갈피들이 번져지셨던것이다.

해방후 저 본청사건설이 한창이던 때 아버님, 어머님과 함께 찬이슬을 밟으며 오르셨던 일이 가슴을 뭉클 울리였다.

산에서 싸울 때 꿈처럼 그려보던 인민의 대학이 오늘 여기에 건설된다고 그리도 기뻐하며 환하게 웃으시던 어머님의 모습이 선히 떠오르시였다. 어서 커서 이 대학에서 공부하여 아버님을 잘 받들어야 한다고 하시던 그 절절한 당부!

졸업을 앞두고 쏘련의 모스크바종합대학을 참관하실 때 한 안내일군이 진정을 담아 권고하던 말도 생각나셨다.

《이제 고급중학교를 졸업하시면 꼭 이곳으로 류학을 오시기 바랍니다. 이것은 나 개인의 외교적인 권고가 아니라 인류의 진보를 위해 천재들을 아껴온 이 대학자체의 소망입니다.》

그때 무척 겸손하면서도 단호하게 거절하셨던 일도 생각나시였다.

《권고는 매우 감사합니다만 우리 평양에도 훌륭한 대학이 있습니다. 나는 우리 동무들과 함께 김일성종합대학에서 공부하겠습니다.》

그이께서는 김일성종합대학이라는 말씀과 함께 《우리 동무들》이란 말씀을 각별히 더 힘있게 하시였다.

그것은 백두산에서부터 억척으로 다져오신 그이의 드팀없는 신념인 동시에 조선혁명의 절대적인 요구이기도 하였다.

(그래, 조선혁명의 요구, 어머님의 당부!)

그이께서는 큰숨을 한껏 들이쉬시였다. 이어 동무들을 둘러보며 저으기 흥분된 음성으로 말씀하시였다.

《우리는 오늘부터 과학의 최고전당인 김일성종합대학에서 공부하게 됩니다. 뜻깊은 이날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것이 무엇이겠습니까.

우리모두 한마음한뜻, 진정한 혁명전우, 혁명동지가 되여 백두에서 개척된 주체의 혁명위업, 위대한 수령님의 위업을 한치의 드팀도 없이 그대로 이어나갈수 있는 조선혁명의 튼튼하고 억센 혁명인재, 혁명가들로 준비하는것입니다. 바로 여기, 이 길에 우리 세대의 영예롭고 숭고한 의무가 있으며 인생의 영광도 있는것입니다.》

흥분이 크신 그이께서는 자신도 모르게 모자를 벗어 한손에 들며 말씀을 계속하시였다.

《다시말하지만 우리모두 조선혁명을 책임진 주인이 되여 수령님의 혁명위업을 대를 이어 충실하게 받들어나가는것은 시대와 혁명, 조국과 인민앞에 지닌 우리 세대의 숭고한 의무입니다.

위대한 태양의 나라 조선을 만대에 길이 빛내이자, 이것은 나의 드팀없는 신념이고 의지입니다! 나는 이 신념 굽히지 않고 언제나 사랑하는 귀중한 나의 동지들과 끝까지 한길을 갈것입니다!》

그이께서는 모자쥔 손을 힘있게 흔드시였다.

머리우에서 무엇인가 화광같은것이 번쩍 빛나는듯 하였다.

얼마전까지 조국방선에 서있었던 한 제대군인대학생이 한발 나서며 청을 드렸다.

《저, 시와 노래를 많이 지었다는 소리를 들었댔는데 오늘 이렇게 뜻깊은 날을 기념하여 시를 하나 남겼으면 합니다. 우리모두의 심정까지 담아서 말입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첫 순간 좀 놀라는 기색을 지으시였다.

《과장된 소문입니다. 난 시인이 못됩니다.… 실은 우리 동무들속에 시와 소설도 잘 쓰고 노래도 잘하는 재간있는 동무들이 많았습니다.》

그이께서는 다시금 동무들을 둘러보시고나서 명쾌한 어조로 말씀을 이으시였다.

《시인은 못되지만 동무들의 심정을 담으라니… 내가 항상 가슴속에 품고있었던 심정을 한번 터쳐보겠습니다.》

그이께서는 잔디밭우를 몇걸음 거니시였다.

숭엄한 정적이 산마루를 덮었다.

이윽고 그이께서는 모자쥔 손을 가슴우로 들어올리시며 환하게 빛을 뿌리는 태양을 향해 마주서시였다.


해솟는 룡남산마루에 서니

삼천리강산이 가슴에 안겨온다

이 땅에서 수령님 높은 뜻 배워

조선혁명 책임진 주인이 되리

아, 조선아 너를 빛내리


박수와 함께 탄복의 환성이 터졌다. 어깨를 들먹이며 가슴들이 벅차졌다.

방금전에 뜨겁게 하신 말씀이 그렇듯 주옥같이 다듬어진 명시로 될줄을 어이 알았겠는가.

김정일동지께서는 자신께서도 만족하시여 다시금 잔디밭우를 몇걸음 거니시였다.

문득 자신의 좌우명처럼 여기시던 가요, 아버님께서 열네살에 압록강을 건느며 부르셨던 노래가 가슴을 뜨겁게 울리였다.


일천구백십구년 삼월 일일은

이내 몸이 압록강을 건넌 날일세

년년이 이날은 돌아오리니

내 목적을 이루고서야 돌아가리라


김정일동지께서는 가슴이 너무 벅차올라 다시금 걷던 걸음을 돌리시였다.

그이께서는 푸른 잎새 무성한 두세그루의 소나무앞에 잠시 머무르시였다.

《남산의 푸른 소나무》의 가사가 구절구절 떠오르시였다.

잠시 생각에 잠기셨던 김정일동지께서는 동무들앞으로 돌아서시였다.

한결 더 힘있고 더더욱 격동된 그이의 음성이 붉은 노을 짙게 퍼지는 하늘가로 울려갔다.


위대한 수령님 높이 모시고

주체의 한길로 억세게 나아가리

사나운 풍랑도 폭풍도 헤쳐

조선을 이끌고 미래로 가리

아, 조선아 너를 떨치리


누리에 빛나는 태양의 위업

대를 이어 해빛으로 이어가리라

주체의 붉은 노을 지구를 덮을

공산주의 그날을 앞당겨오리

아, 조선아! 나의 조선아!


이어 그이께서는 다시금 힘있게 외우시였다.

《조선혁명 책임진 주인이 되리, 조선을 이끌고 미래로 가리… 아, 조선아 ! 나의 조선아!》

또다시 박수가 일었다.

태양이 더 밝게 빛나고 노을이 더 짙은 빛으로 하늘과 땅, 온 누리를 물들였다.

그로부터 얼마후 그해 작가동맹중앙위원회에서 진행한 전국문학신인들의 문학작품현상모집에서 박문규의 단편소설 《정의 노을》이 특등으로 당선되여 신문과 잡지, 방송을 통하여 전국에 널리 알려졌다.

그무렵 장운영에게도 뜻밖의 소식이 날아왔다.

지방의 전문학교를 졸업한 홍종팔이 어느 한 발전소건설장으로 탄원하여 가며 써보낸 편지였다.

몇해전 평양역에서 새 탄전개발지로 떠나던 청년건설자들처럼 목에다 아름다운 꽃목걸이를 3개씩이나 걸고 량손에는 커다란 꽃다발들을 아름이 벌게 들고 한껏 웃으면서 찍은 사진도 한장 보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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