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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0 회


제 6 장


10


홍종팔과 광국의 승용차《경주》는 또 한차례 학교를 들썩케 하였다. 사건이 너무도 엄중해서인지 광국은 물론 홍종팔도 이번에는 다른 변명없이 쏟아지는 추궁과 비판을 고스란히 다 받아들였다.

방식상학준비도 바싹 다그쳐야 하는 때인지라 그 일은 더이상 거론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 문제로 하여 김정일동지께서는 빨리 류룡철을 만나려 하던 계획을 이틀간이나 미루지 않으면 안되시였다.

오늘 수업이 끝나면 만사를 제쳐놓고 그부터 만나봐야겠다고 생각하셨는데 그 심정을 알아차리기라도 한듯 하루공부가 끝나자 류룡철이 제편에서 먼저 집으로 갈 때 함께 갈수 없겠는가고 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더욱 신중해지셨다. 언듯 홍종팔의 자동차경기이상의 상서롭지 못한 일이 터질것만 같은 예감이 드셨던것이다.

어쨌든 그가 먼저 만나주기를 청해온것은 고맙기도 한 일이여서 그이께서는 쾌히 응하시였다.

여느날과 다름없이 민청실에 들려 민청위원장과 몇가지 문제를 의논하고 밖으로 나오시니 류룡철은 정문밖에서 기다리고있었다.

인민학교시절부터 류달리 키가 쑥 빠졌던 그라 이제는 더욱 어른스러워보였다. 시물시물하면서 좀 싱겁게 노는것은 여전하지만 때로는 아주 점잔을 빼서 김정일동지께서도 의아해지실 때가 있었다.

학교정문을 벗어나 얼마쯤 걷다가 서문거리로 떨어지는 큰길에 나서면 김정일동지께서는 류룡철과 갈라져야 하셨다. 그의 집은 박문규네가 살던 돌기와집에서도 종로거리쪽으로 더 쑥 들어가 자리잡은 경상동과 마주한 만수대둔덕 동쪽기슭에 있었던것이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룡철이 무슨 말을 하려나 기다리셨지만 그는 갈림길목에 이를 때까지도 이렇다할 말을 꺼내지 않았다.

그는 갈림길에 들어서서야 왕청같은 말을 한마디 했다.

《보통강유원지를 새로 건설했는데 좀 나가보지 않겠어?》

무엇인가 속으로 그냥 바재이는게 분명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끝까지 기다릴 생각으로 《그러자.》 하시며 자신께서 먼저 발길을 돌리시였다.

전후에 인차 복구한 보통문이 가까와오자 류룡철은 더욱 이상스러워졌다. 보통문을 찬찬히 여겨보는 그의 눈길이 전에없이 진지했던것이다. 이 친구 이제는 또 력사학계로 방향전환을 하자는게 아니야? 장운영이네한테로?!… 하는 생각이 드시였다.

보통문과 잇닿은 창광산어방은 물론 보통강건너 대타령(당시)일대에서는 살림집들을 일떠세우느라 기중기들이 경쟁적으로 벽체블로크들을 물어올리고 사방에서 용접불꽃을 불보라처럼 날렸다.

대동강유원지와 함께 인민의 문화휴식터로 변모된 보통강반에도 가을정서가 무르녹아 단풍진 나무잎들이 울긋불긋했다. 호수처럼 잔잔한 물우에는 여러척의 뽀트들이 떠돌고있었다.

서평양쪽으로 뻗어올라간 강변길에 들어선 류룡철의 얼굴은 이름할수 없는 흥분으로 단풍잎처럼 붉어지는가싶었다.

《가만, 이왕이면 우리도 뽀트를 한번 타자.》

류룡철은 제잡담 강기슭에 다람쥐네 집처럼 깜찍하게 지어놓은 매표소로 뛰여가 뽀트 한척을 끌어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류룡철이 점점 더 이상스럽게 노는것으로 하여 긴장되시였지만 여전히 그가 하자는대로 하시였다.

오래간만에 뽀트에 오르니 그이께서도 한결 기분이 좋아지셨다.

다시금 진심으로 사의를 표하면서 시종 따뜻하고 부드러운 미소를 보내시였다. 그러하심이 고마왔던지 류룡철은 사기가 올라 노를 힘차게 씽씽 내저었다.

강물을 따라 한바퀴 씽 돌고났을 때는 류룡철의 이마에 땀발이 흥건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자연 초조감을 느끼셨다. 류룡철이 이제는 흥분을 해도 여간 흥분하지 않았다는것을 알아차리셨던것이다.

(정말이지 무슨 일때문일가?…)

류룡철은 한바탕 더 그렇게 기운을 뽑고나서야 마음이 좀 진정되였던지 큰숨을 후―욱 내불었다. 그는 량쪽 노대손잡이를 무릎우에 나란히 모아얹었다.

다른 뽀트들과는 퍼그나 떨어진 조용한 곳이였다.

드디여 그는 입술을 한번 감빨고나서 무척 죄스러운 어조로 입을 열었다.

정일동무, 나한테 몹시 실망을 느꼈댔지?》

김정일동지께서는 찬찬히 마주보기만 하시였다.

류룡철은 씩하고 웃음을 담고나서 계속하였다.

《난 부위원장동무가 나를 보군 할 때마다 그걸 느꼈어. 정말 미안했어.》

김정일동지께서는 에두를 필요가 없어 직발 물으시였다.

《한데 소조활동에 재미가 없어한다는건 무슨 말이야? 음악도 문학도 다?》

당장 방식상학을 하게 되겠는데 왜 그러느냐 하는 말씀까지 터지려는것을 꾹 누르시였다.

류룡철은 또 소리없이 웃음만 담았다. 돌연 무릎우에 모아놓았던 노대를 움켜잡더니 앞으로 힘껏 내저었다. 꽃잎처럼 떠있던 뽀트가 깜짝 놀라난듯 쏜살같이 물우를 미끄러져나갔다.

뽀트가 얼마쯤 제힘으로 달리다가 멈춰섰을 때에야 류룡철은 분통이라도 터치듯 입을 열었다.

《나 심중히 생각하고 또 했는데… 군대에 나갈가 해!》

《군대?!》

《그래, 나도 이젠 초모나이가 되지 않았어.》

김정일동지께서는 심장이 후두둑 뛰시였다. 한동안 아무 말씀없이 류룡철을 여겨보기만 하시였다.

(군대?!)

여전히 그의 얼굴에서 눈길을 떼지 않으시였다.

놀라서가 아니시였다.

언제였던가? 길가에서 최현동지를 만났던 날 우리 동무들속에서도 훌륭한 군사일군이 나와야 할텐데 그는 과연 누가 될것인가 하고 가슴들레였던 생각이 나시였다.

총대! 우리 혁명의 보검!…

한데 류룡철이 용약 그 길에 나선단 말인가?!

가슴속에서는 점점 더 폭풍이 일고 격파가 치솟으셨다.

인민군대에 나간다? 학교도 졸업하기 전에? 류룡철이 어떻게 그런 결심을 했을가?!

룡철이야말로 많은 동무들중에도 제일 훌륭하고 제일 귀중한 동무라는 믿음에 와락 붙안기라도 하고싶으시였다.

하지만 뜻밖의 일들이 제기될 때면 오히려 침착해지시는 그이께서는 저으기 조용한 음성으로 물으시였다.

《어떻게 그런 생각을 했어?》

류룡철은 어깨를 으쓱 추스르며 얼마간 진정된 목소리로 이었다.

《사실 이건 부위원장동무가 가르쳐준거야.》

《내가?!》

《그래, 생각나? 지난해 여름 우리 학교에서 대동문영화관으로 영화구경을 갔던 일 말이야. 그날 종로네거리길에서 있었던 일.》

《오― 그래서?》

김정일동지께서는 고개를 약간 끄덕이시였다.

한해전 일이 생각나시였다.

하늘도 맑고 해빛도 밝은 6월 중순경의 어느날이였다.

그날 학교민청에서는 새로 나온 영화관람을 조직했었다.

학급별로 렬을 지어가던 학생들이 종로네거리길을 건너가려 할 때였다.

우렁찬 대렬합창에 맞추어 씩씩하게 활개를 치며 인민군대대렬이 행진해왔다. 바삐 걸어가던 사람들이 멈춰서고 건설장으로 달리던 자동차들도 꼬리를 물며 멎어섰다. 했으나 성미급한 학생들이 대렬앞에 섰던 모양 선두에서 몇몇 학생들이 군인대렬짬으로 빠져 먼저 길을 건너가려고 하였다.

질서정연하게 흘러가던 군대대렬이 약간 흐트러졌다.

뒤에서 대렬을 따라오시던 김정일동지께서 급히 앞으로 나가며 소리치시였다.

《섯! 대렬 뒤로, 빨리 도로에서 올라서시오!》

학생대렬은 뒤로 물러서고 군대대렬이 먼저 지나갔다.

군대대렬을 먼저 통과시키긴 했지만 김정일동지의 안색은 밝지 못하셨다.

아직 관람시간이 채 안되여 학생들은 영화관앞마당에서 잠시 기다리게 되였다. 마침이여서 김정일동지께서는 옆에 모여선 학생들에게 우리 사회에서 제일 존경을 받고 사랑을 받아야 할 사람이 누구일것 같은가고 물으시였다.

탄부? 광부? 용해공? 건설자들?…

매일, 매 시각 천리마를 탄 기세로 5개년인민경제계획수행의 마지막 돌격전을 힘차게 벌리고있는 소식을 가슴벅차게 듣고있던 학생들은 저마다 나름대로 한마디씩 대답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조용히 학생들을 둘러보시다가 말씀하시였다.

《우리 나라에서는 물론 인민을 위해 헌신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를 막론하고 다 존경과 사랑을 받을 자격이 있어. 한데 그중에서 제일 사랑을 받고 우대를 받아야 할 사람은 인민군군인들이 아니겠어.》

(군대?!)

학생들은 그제서야 방금전의 일을 생각하며 미안한감과 자책을 느끼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그러는 학생들에게 따뜻한 시선을 보내며 말씀을 계속하시였다.

《생각들 해봐. 군인들은 사시절 비바람, 눈보라 사나운 조국보위초소에서 밤낮을 가림이 없이 조국과 인민의 행복을 지키고있지 않아. 우리가 이렇게 즐거운 마음으로 영화관람을 할 때에도 그렇고 해빛밝은 교실에서 공부를 할 때도 그렇고 따뜻한 이불속에 들어가 밤마다 잠을 잘 때에도 그들은 총창을 억세게 틀어잡고 원쑤들의 준동을 예리하게 살피면서 조국의 방선을 철벽으로 지키고있거던. 사회주의경제건설도 힘차게 돕구. 그러니 우리 나라에서 제일 훌륭하고 제일 존경을 받아야 할 사람들이 누구겠어?》

김정일동지께서는 계속하여 우리 인민들은 간고했던 항일무장투쟁시기와 조국해방전쟁시기에도 유격대와 인민군대를 친혈육처럼 아끼고 사랑하였다고, 그러기에 항일유격대원들과 인민군군인들은 목숨도 서슴없이 바쳐가며 빼앗긴 나라를 찾고 조국과 인민을 지키기 위하여 영용하게 싸웠다고 하시면서 원쑤들이 제아무리 발광을 해도 우리 인민의 절대적인 지지와 사랑을 받고있는 백전백승의 강철의 령장 김일성장군님의 군대인 인민군대를 제일 무서워한다고 하시였다.

그 말씀을 누구보다 가슴벅차게 받아안은것은 류룡철이였다.

(그래, 인민군대가 없으면 평화로운 거리도 없고 우리들의 행복한 생활도 없지. 웅변모임때도 모두들 주장하지 않았어. 리수복영웅의 시를 읊으면서 제일 참다운 애국은 조국보위라고! 군대야말로 제일 사랑을 받고 존대받아야 한다는건 백번천번 옳아. 위대한 김일성장군님의 군대!)

그때부터 류룡철은 비록 건설장에서 벽돌을 지고 달리는 저와 같은 나이또래의 인민군전사와 마주칠 때에도 제 먼저 길을 비켜주고 고개를 숙여보이군 했었다.…

류룡철의 솔직한 심정을 뜨겁게 다 듣고나신 김정일동지께서는 더욱 따뜻이 물으시였다.

《한데 어떻게 갑자기 그런 결심을 했니. 우리도 이젠 졸업반이 됐는데?》

류룡철은 얼핏 남쪽하늘가로 얼굴을 돌렸다. 그 얼굴에 격노가 파도쳤다. 얼마간 동안이 지나서야 그는 격정을 터치듯 입을 열었다.

《우리 아버진 지금 조국통일의 노래를 짓기 위해 밤을 패고있어. 부위원장동무가 더 잘 알게 아니야. 지금 저 남쪽땅에서 어떤 천추에 용서받지 못할 범죄들이 벌어지고있는지를.〈이민〉! 제 나라, 제 민족을 남의 나라, 그것도 태평양건너 저 먼 남아메리카로 팔아넘기려는것말이야. 이거야 피가 끓어 살겠어?》

김정일동지께서도 분노가 치미시였다.

중앙통신사에서 보내온 최근자료를 본 생각이 나셨다.

적대세력들의 반민족, 반인륜적인 범죄 《이민》책동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 들어서면서 경악을 할만큼 상상을 초월하게 로골화되였다.

이를 규탄하여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 중앙위원회는 확대회의를 소집하고 《이민》책동을 반대하여 견결히 투쟁할것을 호소하여 남조선동포들에게 보내는 호소문을 발표하였다. 이어 우리 나라 사회단체들과 과학, 문화기관들에서도 해당 국제기구들과 브라질, 빠라과이 등 여러나라 사회단체 및 사회계인사들에게 편지를 보내였고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 중앙위원회는 의장단의 이름으로 브라질과 빠라과이의 각 정당들에 공화국정부 성명사본과 함께 편지까지 보냈다.

하지만 적대세력들은 우리의 이 정당한 제의들을 접수할 대신 제국주의자들의 조종밑에 《해외이민위원회령》을 공포함으로써 범죄적인 《이민》계획을 본격적으로 실천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이를 배격하여 공화국정부는 또다시 성명을 발표하여 범죄적인 《이민》책동을 견결히 배격규탄하고 그를 즉시 중지할것을 강력히 요구하였으며 이 문제의 실제적해결을 위하여 북과 남 대표들이 판문점이나 다른 지점에서 조속히 회담할것을 요구하였다. 아울러 공화국정부의 5월22일성명과 관련하여 조선직업총동맹 중앙위원회는 세계직업련맹을 비롯하여 브라질, 빠라과이, 영국, 미국, 일본, 프랑스 등 61개 나라의 700여개 로동조합단체들과 300여명의 사회계인사들에게 편지를 보냈으며 과학원에서는 세계과학자련맹을 비롯하여 42개 나라의 510여개 과학, 문화기관들과 30여명의 저명한 과학자들에게 편지를 보냈다.

어찌 그뿐이겠는가.

조선민주청년동맹 중앙위원회에서는 세계민주청년련맹과 국제학생동맹을 비롯하여 미국, 영국, 프랑스, 브라질, 인도네시아 등 50여개 나라의 190여개 청년단체들과 사회계인사들에게 편지를 보냈으며 조선민주녀성동맹 중앙위원회에서는 국제민주녀성련맹과 국제모성상설위원회를 비롯하여 72개 나라의 86개 평화옹호민족단체들과 광범한 사회계인사들에게 편지를 보내였다.

그밖에도 공화국정부는 적대세력들의 발굽밑에서 신음하고있는 실업자들과 류랑고아들을 구제할데 대한 내각결정을 채택한것을 비롯하여 가능한 모든 조치들을 련속 취하였지만 적대세력들은 우리의 그 모든 제의들을 모조리 거부하면서 어느 하나도 받아들이지 않고 더욱더 치떨리는 범죄적책동을 감행하고있었다.

류룡철은 점점 더 분노가 치솟아 주먹을 떨었다.

《글쎄 어쩌면 제 민족, 제 동포를 다른 나라에 팔아넘길수가 있어? 그것도 대양건너 수천수만리 먼 남아메리카에 말이야. 그거야 거기 가서 죽으라는거지 다른거겠어?… 그래서 난 말이야, 군대가 돼도 꼭 해군이 되자구 해. 바다에서 온갖 불의와 싸우는 해군!》

류룡철은 보란듯이 또 뽀트를 앞으로 힘차게 내저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비로소 류룡철이 왜 굳이 여기 물가로 나오자고 했으며 자기의 그 훌륭한 결심을 왜서 뽀트우에서 토로하는지, 이 보통강으로 나올 때 어이하여 보통문을 전에없이 사려깊은 눈길로 바라보았던지 그 심정이 뜨겁게 헤아려지시였다.

불현듯 홍종팔의 얼굴이 피끗 눈앞에 스치시였다.

경일호도 그렇지만 이 류룡철과는 또 얼마나 대조적인가!

다시금 룡철이야말로 영원한 나의 동무, 그 어떤 만난도 함께 헤쳐나갈수 있는 귀중한 혁명동지라는 확고한 믿음에 목이 꽉 잠겨오르시였다.

그이께서는 새삼스럽게 만리대양을 헤쳐나가는 군함의 함장인양 뽀트를 몰아가는 류룡철을 여겨보시였다.

정말이지 얼마나 미더운 동무인가 하는 생각에 다시금 뜨거움으로 젖어오르시였다.

정녕 얼마나 몰라보게 성장했는가.

아버님의 말씀처럼 참말이지 나한테는 이런 훌륭한 동무들이 얼마나 많은가, 고마운 동무들이!…

그이께서는 자신도 모르게 흥분을 쏟으시였다.

《룡철이, 넌 정말 좋은 동무다. 일생 잊지 못할 귀중한 혁명동지야!》

그이께서는 손이라도 잡아주고싶으시여 자리에서 움쭉 일어나시려했다.

뽀트가 뒤집힐듯이 흔들렸다. 류룡철이 급한 소리를 쳤다.

《아아, 부위원장동무, 위험해!》

그는 뽀트가 안정을 하자 이마의 땀을 씻으며 롱담처럼 한마디 했다.

《에, 땀난다. 력사앞에 큰 죄를 지을번 했군.》

김정일동지께서 의아하여 물으셨다.

《그건 또 무슨 말이야?》

류룡철은 제 본태대로 히쭉 웃으며 진정을 터쳤다.

《무슨 말이긴. 우리 장군을 물속에 빠뜨렸다고 해봐. 사람들이 뭐라고 하겠어?》

김정일동지께서는 아연한 표정을 지으시였다.

《여, 너 정말 못하는 말 없구나. 다시 그런 롱하면 용서치 않겠어.》

하지만 류룡철은 오히려 정색을 해서 말했다.

《아니, 이건 롱말이 아니야. 최현동지를 비롯한 류경수, 오진우, 림춘추동지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그렇게 호칭한다는거 우리도 다 알고있었어. 나도 이제 당당한 군인이 되거던. 군인으로서 군인답게 호칭을 하자는거야. 솔직히 한마디만 더하면 난 이제야 정일동무가 왜 항일혁명투사동지들중에도 최현동지랑 류경수, 오진우동지랑 일생 군복을 입고있는 투사동지들을 더 존경하는지를 알게 됐어.》

어느 사이 저녁해가 기울어져 멀리 봉화산너머로 까치놀이 피여 곱게 퍼졌다.

뽀트에서 내리신 김정일동지께서는 계속 이야기를 나누며 류룡철과 함께 버드나무숲 우거진 강반을 거니시였다.

그러시며 유치원때는 물론 인민학교시절과 중학교시절의 갖가지 추억들을 더듬으시였다.

나무총과 막대칼들을 허리에 차고 풀숲에 딩굴면서 군사놀이를 하고 꽃밭을 헤치며 잠자리와 나비잡이를 하던 때가 어제같은데 어언간 세월이 흘러 어느 사이 벌써 각자는 자기들의 희망과 리상의 길을 따라 헤여지게 된다고 생각하니 그이께서는 긍지로우면서도 한편 이름할수없는 서분함도 갈마드시였다.

아름다운 추억의 돛을 달고 끝없이 이어지던 담화는 자연히 이즈음의 학교생활에 이르러 항행의 닻을 내렸다.

학교사업이라면 어차피 소조문제가 선차로 상정되기마련이다.

류룡철이 저으기 걱정스레 말을 이었다.

《부위원장동무가 있으니 방식상학은 물론 잘되겠지만 어쨌든 좀 걱정스럽구만.》

《왜, 무슨 말을 또 들었어?》

《글쎄 뻔한 일이긴 하지만 어쩐지…》

《걱정할건 없어. 새것이란 항상 낡은것, 소극과 보수와의 투쟁속에서 탄생한다는 말이 있지 않아.》

《글쎄 그렇긴 하지만…》

류룡철은 걸음을 멈추며 빙그레 웃었다.

김정일동지께서도 마주서며 미소를 지으시였다. 단호하면서도 신심이 어린 미소였다. 하면서도 마음 한구석에 이름할수 없는 그늘이 검은 연기처럼 스며드는감을 느끼시였다.

당당하게 군복을 입게 될 류룡철이 아무러면 씨알머리없는 걱정을 하겠는가. 그도 분명 홍종팔의 문제를 두고 걱정한다는 생각으로 그이께서는 한동안 침묵속에 걸음만 옮기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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