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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6 회


제 6 장


6


최원석은 누구보다 신바람이 났다. 정말이지 나라에서 자기의 속상한 마음을 제꺽 알아보고 국가적인 조치를 취해주는것만 같았다.

소조를 조직한다는 소문이 와짝 났을 때는 경험적으로 실력이 우수한 학생들을 선발하여 몇개만 조직하느냐 어쩌느냐 론의가 분분하더니 하루아침에 구름이 말짱 개이듯 모든 학생들은 다 빠짐없이 그날중으로 자기의 희망대로 지망을 써내라는 지령이 떨어졌다.

우수생선발을 완강하게 주장하는것으로 하여 교장선생과 의합이 잘 되지 않는다고 하던 교무부장선생이 더 열성을 내서 학급마다 돌며 소조조직과 운영의 교육학적의의에 대하여 해설함으로써 교원, 학생들을 좀 어리둥절하게는 했지만 어쨌든 학교는 나날이 더 명절과도 같은 환희로운 분위기로 들끓었다.

더우기 학교후원단체들에서 자동차소조와 기계소조의 물질기술적조건을 마련해주기 위하여 자동차 한대와 선반, 볼반, 형삭반 등 여러대의 공작기계들을 보내주어 학교는 며칠동안이나 큰 잔치집처럼 흥성흥성했다.

원석은 저의 집 웃방에 있던 실험기구들부터 모두 학교로 실어내왔다.

물리소조!

소조실에 써붙인 명찰부터가 볼수록 가슴을 뛰게 하였다.

소조책임자와 물리분과선생의 도움속에 옛 고향학교에 설치하리라 준비했던 꼬마수력발전소와 풍력발전소를 모형으로 소조실에 제꺽 조립해놓았다.

학교의 여러 소조들중에 제일먼저 빛을 낸 성과였다.

다른 소조원들은 물론 선생님들도 여러차례 찾아와보면서 치하를 아끼지 않았다.

김정일동지께서도 여간만 기뻐하지 않으시였다.

학교민청위원회에서 여러번 크게 칭찬까지 하셨다지 않는가.

그의 마음을 더욱 부풀게 한것은 집에 있던 실험기구들을 학교에 내오던 날 소조실에 찾아와서 해주신 그이의 뜨거운 고무였다.

《됐어, 이젠 제바로 된것 같구만. 힘껏 해보라. 앞으로 우주를 점령하려고 해도 그렇고 핵물리학이 중요해. 난 동무가 우리 나라 핵발전의 권위자가 되길 바래. 내가 전에 말했지? 〈지원〉.… 이번 국가적인 조치를 우린 바로 우리 세대에 대한 그런 큰 기대와 신임으로 받아안아야 해.… 내 생각엔 물리소조의 첫 포성으로 대담하게 로케트를 한번 쏴올렸으면 한다. 로케트발사실험.》

정말이지 푸른 꿈의 날개우에 더 큰 쌍날개를 달아주는 힘이였고 벅찬 신심의 고무였다.

영화의 어머니 또한 얼마나 기뻐했는지 몰랐다.

주영화는 화학소조원이였다.

화학소조에서는 비날론을 실험실적으로 만들어낸다고 들썽거렸다.

그 주동인물이 주영화임은 두말할바 없었다.

화학과목선생은 소조책임자는 론할바없이 주영화를 시켜야 할텐데 학급반장사업을 해야 하기때문에 어쩔수가 없다고 여간 아쉬워하지 않았다. 그 고마움에 대한 보답인양 주영화는 소조활동도 학급사업 못지않게 앞장에서 이끌어나가고있었다.

류룡철도 당당하게 문학소조에 들었다. 지난날 그처럼 어마어마하게 느껴지던 《엄선》의 문턱이 졸지에 낮아졌다고 박문규한테 편지를 썼었다.

문규한테서는 편지를 받은 그날로 즉시 룡철과 소조원전체에게 축하전보가 왔는데 그 전보들은 진정한 동지적인사로서 소조활동성과기록집에 정히 보관하였다.

룡철은 늦어진 봉창을 한다면서 매일 서정시나 가사를 한편이상 쓰지 않고서는 잠도 자지 않는다고 하였다.

오늘은 기다리던 소조운영의 날이였다.

물리소조실은 방이 터질만큼 물리학을 열렬히 지망하는 남녀학생들이 20명도 넘게 꽉 차있었다. 원래 물리학에 취미를 가졌던 학생들이 태반인것은 사실이였지만 최원석의 멋진 창안품들을 보고 그날로 지망해온 학생들도 있었다.

최원석의 상급반학생인 소조책임자는 규률부터 세우려고 오늘도 출석을 엄숙하게 긋고나서 전날 주었던 자체학습과제수행정형을 료해하였다.

자체학습과제란 물질의 운동에 대한 상식적인 문제였다.

물리성적에서는 누구한테든 앞자리를 양보하지 않는다는 상급반남학생이 먼저 나섰다.

《물질의 운동은 절대적이고 정지는 상대적이라고 하는데 말이야. 절대적인 정지도 있지 않을가? 그렇다면 상대적인 운동이라는 말도 성립될수 있지 않겠는가 하는거요. 그렇지 않습니까?》

같은 상급반녀학생이 야무지게 반박하였다.

《물질은 운동속에서만 존재한다는 리론으로 볼 때 전체로서의 물질세계에서는 정지란 있을수 없다고 봐요.》

머리를 기웃하던 한 남학생이 조심스러운 어조로 조용히 끼여들었다.

《무슨 말들인지 리해가 잘 안되는구만. 난 절대적인 정지가 있다고 봅니다. 절대적인 정지가 없다면 우리자체가 어떻게 이 지구, 땅우에 서서 걸어다닐수가 있겠는가 하는겁니다.》

그 남학생을 그림자처럼 따라다닌다는 아래학년 꼬마가 무작정 지지하는듯 반죽을 쳤다.

《맞아, 절대적인 정지가 있기때문에 집들도 무너지지 않고 서있을수 있는거야. 나무들도.》

아무리 상식적인 문제라도 파고들기 시작하면 쉽사리 끝을 보기 힘든 경우도 있다.

있다거니 없다거니 그건 엉터리리론이라거니… 점점 더 열기에 들뜬 소조원들은 그때 나들문이 소리없이 열리면서 김정일동지께서 들어서시는줄도 몰랐다.

그이께서는 오늘 물리소조원들과 함께 최원석이 주동이 되여 만든 첫 소형로케트《남산―1》호를 실험실안에서 발사시험해본다는것을 아시고 찾아오신것이였다.

문가까이의 녀학생이 자리에서 일어나려 하자 김정일동지께서는 손을 들어 조용하라는 신호를 보내며 실험탁 한옆에 앉으시였다.

론쟁은 더욱더 열기를 띠였다.

정지는 어디까지나 정지라느니, 절대적인 정지도 있다느니…

소조책임자가 먼저 그이를 알아보고 급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소조원들은 그제서야 입들을 다물며 소조책임자를 따라 일어섰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앉으라고 손짓을 하며 유쾌한 음성으로 말씀하시였다.

《론쟁이 열렬하구만.》

소조책임자가 전후사연을 간단히 설명해드렸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무척 흥미있게 들으시였다. 시종 환하게 미소를 담으며 사색깊이 설명을 다 듣고나신 그이께서는 잠시 사이를 두셨다가 소조원들을 둘러보면서 말씀하시였다.

《소조책임자동무의 말을 들으니 옛이야기 하나가 생각나는구만.》

그이께서는 의미심장하게 미소를 담으시였다.

《옛날 어느 한 마을에 세상리치는 혼자 다 아는것처럼 우쭐렁대면서 남한테 훈시하기를 좋아하는 량반집아들이 살았다고 해.

하루는 마을앞을 지나댔는데 밭김을 매고 돌아오는 사람들이 자그마한 내가에서 얼굴의 땀을 씻고는 바지가랭이를 걷어올린채 내물을 걸어 건너가는걸 봤다는거요. 그러자 그 량반집아들은 내가로 달려와 또 한바탕 거드름스럽게 훈시를 했소.

〈무식한 사람들은 할수 없구만. 여보소들, 제발 나처럼 책을 좀 읽으라구요. 책에는 얕은 내도 깊게 건느라고 씌여있단 말이요. 글쎄 옷을 입고 물을 건는다는게 말이 되오? 나처럼 하란 말이요.〉

하고는 사람들이 웃거나말거나 상관없이 옷을 활활 벗어 꿍져서 둘러메고 발목도 잠기지 않는 개울을 홀딱 벗은 알몸뚱이로 겅중겅중 걸어 건너갔다는거야.》

《어마나.》

녀학생들의 놀란 소리에 이어 어이없는 웃음소리가 터졌다.

김정일동지께서도 소리를 내여 쾌활하게 웃으시였다.

이어 그이께서는 다시금 또 하나의 유모아를 펼치시였다.

《이건 어느 한 외국책에서 본건데 말이요. 한 공상가가 도토리나무밑에 앉아서 나무를 올려다보며 생각했다는거요.

(이상하거던. 저렇게 큰 아름드리나무에는 쬐꼬막씩한 도토리가 열리고 땅우에서 올리뻗지도 못하는 수박줄기에서는 물동이만큼씩한 수박이 열리는데 꼭 반대현상이 아닌가.)

그때에 바람이 불면서 도토리알 하나가 똘랑 떨어져 공상가의 코잔등을 때렸소.

〈아야, 고놈의 도토리알 맵짜기도 하다. 하마트면 코가 깨질번 했구나.〉

이어 그는 무릎을 치며 환성을 터쳤어.

〈아하, 이젠 알겠구나. 도토리알이 작았으니 다행이지 수박만큼 컸다면 내 코가 아니라 얼굴이 통채로 박산났을게 아닌가. 그래서 높은데 열리는 열매는 작고 땅우에 달리는 열매는 엄청나게 큰게구나!〉…》

이번에는 누구도 웃지 않았다. 처음에는 히죽벌죽하며 듣던 소조원들도 자못 진중해졌다. 김정일동지께서 그저 웃기기나 하려고 그런 이야기를 하시겠는가 하는데 생각들이 미쳤던것이다.

소조책임자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심중의 말을 터쳤다.

《부위원장동무가 왜 그런 이야기를 해주는지 알겠어. 옛글에는 〈수화상극〉이란 말을 두고 한 유모아도 있지. 글뒤주가 되여선 안된다, 실천을 떠난 리론은 아무리 많이 터득을 한다고 해도 백해무익하다.… 부위원장동무의 말뜻을 새겨두겠어.》

김정일동지께서는 두손을 펴서 가볍게 저으시였다.

《아, 책임자동무, 내 그저 기쁜김에 한마디 했는데 이거 너무 정색해서 그러니 내가 좀 멋한감이 드는구만.》

《아니, 우리도 들었어. 부위원장동무가 우리를 위해서, 우리 세대의 앞날을 위해서 얼마나 깊은 사색과 탐구를 하고있는지 모른다는걸.… 그걸 모르고 그저 좋아만 한걸 생각하면 죄스럽고 미안해.》

책임자의 말을 녀학생들이 약속이라도 했던듯 한목소리로 받았다.

《정말이야요 부위원장동무, 고마워요.》

김정일동지의 안광에도 뜨거운것이 어렸다. 그이께서는 소조원들을 둘러보시며 나직이 말씀을 이으시였다.

《고마워 동무들, 사실 내가 열번 백번 동무들한테 말하고싶은건 우리 서로서로 진심으로 돕고 이끌면서 마음과 마음을 합쳐 하나라도 더 쓸모있는 산지식을 공고히 다지자는거야. 동무들도 그렇고 지금 온 학교가, 온 나라의 모든 학교들에서 끓고있는데 우린 이번 국가적인 조치가 아버지원수님께서 우리들에게 돌려주시는 또 하나의 하늘같은 사랑과 믿음이라는것을 깊이 알고 높은 실력으로 보답하기 위해 피타는 노력을 바쳐야 하겠어.》

《알겠어, 부위원장동무.》

소조원들이 일치하게 한목소리로 대답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환하게 미소를 지으며 다시한번 뜨겁게 소조원들을 둘러보고나서 쾌활하게 분위기를 돌리시였다.

《가만, 이거 우리가 무슨 모임을 하자고 모인건 아니잖아. 빨리 〈거사〉를 해야지?》

그이께서는 소조책임자와 최원석에게 의미있게 눈신호를 보내시였다.

소조책임자의 지휘에 따라 소조원들은 질서있게 움직였다.

최원석과 상급반학생 두세명이 실험탁에 나서서 발사대에 고심하여 만든 시험용로케트를 고정시키기 위한 준비작업을 했다.

로케트라야 실내에서 발사동작을 실험하는데 목적을 둔 첫 실험이므로 크기가 겨우 큰 강냉이이삭만 했다. 동체도 보기에는 은빛으로 번쩍거리지만 얇은 양철판으로 만들고 신나에 은분을 타서 칠한 소박한 소형로케트였다. 했건만 소조원들은 실지 실용로케트라도 발사하는것처럼 점점 더 흥분하고 긴장했다.

최원석은 최종적으로 연료의 장약과 발화장치의 정상작용상태를 확인했고 다른 소조원들은 발사대를 비롯하여 기계적조작을 재검토했다. 이여의 조원들은 책임자의 지시에 따라 책상과 걸상들을 정리했고 만약의 경우 화재를 막을수 있는 준비를 서둘렀다.

모든 준비가 다되자 김정일동지께서는 책상 제일 앞자리에 나앉으시였다.

흥분으로 가슴을 들먹이던 최원석이 사정을 하듯 뒤쪽으로 물러나주실것을 간청하였다. 비록 소박한 실험이긴 해도 잘못하면 화상을 당할수도 있기때문이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조용히 고개를 저으시였다.

그이의 성미를 잘 아는 최원석은 후더움을 삼키며 더이상 권고하지 못했다. 아니, 몇배의 힘과 신심이 북받쳤다. 폭발적인 흥분으로 하여 숨이 막히고 손이 떨렸다.

그뿐이 아니였다.

이제껏 침착해서 소조원들을 지휘하던 책임자도 입술을 꾹꾹 짓씹으며 발사대앞으로 조심스레 다가섰다.

아무 말씀없이 그들을 주시하시던 김정일동지께서 불현듯 한손을 쳐드시였다.

《가만, 이거 오늘 첫 시험이지만 정식으로 제대로 해보자. 우리 학교가 시적인 방식상학을 준비하는 조건에서 이왕이면 그걸 목표로 하는게 어때? 방식상학의 맨 마지막공정, 이를테면 방식상학의 절정.…》

뜻밖의 제의에 모두들 입을 항 벌렸다.

최원석은 눈굽이 화끈 달았다.

저도모르게 두손으로 얼굴을 한번 쓸어내렸다.

(그때문이였구나. 바로 그걸 계획하고 여기로…)

그이께서 하신 이야기가 다 그 엄청난 《거사》와 함께 하나라도 더 우리를 내세워주기 위해서이구나 하는 깨도에 그는 갑자기 속에서 불뭉치같은것이 확 치밀어오르는감을 느끼였다.

그는 저도모르게 김정일동지앞으로 썩 나섰다.

《부위원장동무, 과업만 주면 머리가 깨여져도 해내겠어. 부위원장동문 늘 말하지 않아. 마음과 마음, 정과 정을 합치면 못해낼 일이 없다고. 우리 물리소조가 다 힘과 지혜를 합치면 해낼수 있어. 그렇지 동무들?!》

그는 제가 어떻게 그런 말을 했는지 몰랐다. 아니,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몰랐다.

《좋아, 하자.》

《못할게 뭐야, 해보자.》

《마지막절정이라, 이거 사기나는데.》

실험실안이 떠나갈듯 한 흥분이 폭발했을 때에야 원석은 자기가 엄청난 결의를 다졌다는걸 알아차렸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더 큰 힘을 주시려는듯 그의 두손을 힘있게 모아잡으며 저으기 빠른 음성으로 말씀을 이으시였다.

《그땐 이런 방안이 아니라 저 넓은 운동장 한가운데다 발사대를 설치하고 진짜 우주대공을 향해 쏴올리잔 말이요. 꽝!》

《저거.》

《거야 응당 그래야지.》

《야! 멋진데.》

《방식상학의 절정! 좋아좋아, 멋있어.》

저마다 팔을 내저으며 떠들썩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흥분하는 소조원들을 한참이나 둘러보며 만족해하시다가 진정하라고 이르시고나서 침착하게 말씀하시였다.

《그런 의미에서 이제부터 우린 모두 방식상학에 참가하려고 온 참관자들이다 하고 생각하자. 그러니 모두 질서있게 앉고… 그렇지, 그저 냅다쏘기만 해서 되겠어? 해설도 좀 해야지. 해설은 물론 원석동무가 맡아야 할거구.》

《옳소.》

책임자가 제꺽 호응해나섰다.

《원석동무, 거 너무 흥분하지 말구 로케트의 구조와 작용원리, 발사방법에 대해서랑 한바탕 좀 자랑을 해보라.》

최원석은 다시금 뜨거운 눈길을 김정일동지께로 돌렸다.

믿음과 고마움에 보답하기 위해서도 진짜 방식상학무대에 나선것처럼 잘해봐야겠다는 결심이 섰다. 로케트의 일반적구조와 작용원리같은거야 왜 멋지게 설명할수 없겠는가.

그는 흠흠 마른기침까지 몇번 톺고나서 앞으로 한걸음 척 나섰다.

그리고는 허리를 깊이 숙여 인사부터 정중히 한 후 침착하게 말을 뗐다.

《에― 로케트란 일반적으로 내쏘는 물질이 주는 반작용력으로 움직이는 장치 또는 그 장치를 갖춘 기구, 바꾸어 말하면 밀페된 기구의 뒤쪽에 이렇게…》

그는 손으로 자기의 첫 창안품을 자랑스럽게 가리키며 설명했다.

《이렇게 뚫어진 구멍으로 동체속의 물질을 내쏘면서 진공속에서도 빠른 속도로 내달리는 물체를 말합니다.

로케트의 력사는 중세기의 화전으로부터 시작되여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오늘까지 창안된 로케트의 형태는 여러가지이지만 현대로케트의 기본형태는 탄알과 항공기입니다.

그것은 또 연료의 연소가스를 내쏘면서 달리는 화학로케트와 연소가스가 아닌 물질을 내쏘면서 달리는 비화학로케트로 나누는데 현대로케트의 기본은 화학로케트입니다. 화학로케트에서 타는 물질을 연소제라고 하고 연소제를 태우는 물질을 산화제라고 하며 연소제와 산화제를 합쳐서는 연료라고 합니다.》

최원석은 문득 김정일동지의 시선에서 가슴뭉클하는 그 무엇인가를 받아안았다. 그이의 시선이 너무도 뜨겁게 느껴졌던것이다.

그도그럴것이 그이께서는 지금 최원석의 설명을 들으면서 평양하늘을 지켜 싸우다가 영용하게 전사한 그의 아버지를 생각하고계셨던것이다.

미래의 우주정복자 최원석!

아버지가 목숨바쳐 지켜낸 그 창창한 하늘로 그 아들이 희망의 나래를 활짝 펴고 날아오르게 될것이다라고 생각하니 김정일동지께서도 가슴이 후더워오르시였다.

그이께서는 어서 계속하라고 힘있게 고개를 끄덕여주시였다.

최원석은 더욱 자신만만하게 동체의 곳곳을 짚어가면서 탄두, 연료탕크, 액체산소탕크, 연소실, 가스에 의한 조종날개… 하고 그 구조와 작용원리를 간단간단히 알려주고나서 계속하였다.

《이 연료탕크에 채워져야 하는 연료로서는 지금까지 석유, 알콜, 아닐린, 암모니아 등이 알려져있고 산화제로서는 액체산소, 질산, 과산화수소 등이 있습니다.

에― 우리의 이 〈남산―1〉호는 실험실적인 첫 창안품으로서 알콜연료를 쓰게 됩니다. 동체는 엷은 양철판이며 내장장치들도 많은 부분을 마분지나 나무를 깎아서 조립한 말하자면 너무도 소박한 로케트입니다. 하지만 우리 물리소조원들이 모두의 힘과 지혜를 합쳐 만들어낸 첫 창안품이라는데 의의가 있으며 인류의 발전도 소박한 원시시대로부터 출발했다는 원리의 견지에서 볼 때는 우리 학교의 연혁에도 당당히 오를수 있지 않겠는가 생각합니다.》

와르르 박수폭풍이 일었다. 김정일동지께서 먼저 박수로 긍정하시였던것이다.

모두들 자리에서 일어나며 떠들썩했다.

《학교의 연혁, 멋있어.》

《물리소조 만세!》

《방식상학 문제없어.》

《자자, 이젠 그만하구 빨리 꽝! 해봐야지.》

김정일동지께서도 조바심을 느끼시였다.

긴장한 속에 소조책임자와 졸업반남학생이 최원석과 함께 발사대로 나섰다.

최원석은 가느다란 전기선으로 련결된 스위치에 손을 얹었다. 다시금 손이 떨렸다.

이제 그 스위치를 돌리는 순간이면 연소실에서는 불꽃이 일어날것이며 뒤이어 액체알콜이 폭발적으로 타는 소리와 함께 로케트는 발사대를 박차며 공중으로 날아오를것이다.

연소시간 3~5초, 비행거리 5~7메터!

눈깜박할 사이라고도 할수 있는 그 짧은 순간에 심장이라도 멎을지 어이 알랴.

최원석은 진짜 쾅당거리던 심장이 굳어지는것 같았다. 그는 두눈을 꽉 감으며 스위치를 돌렸다.

꽝! 하는 하늘이 무너지는듯 한 굉음을 기대했으나 주위는 너무도 잠잠했다.

깜짝 놀라 방안을 둘러보았다. 수십쌍의 긴장한 눈길이 아직도 저를 지켜보고있었다. 그는 그제서야 너무도 긴장하여 자기의 손이 스위치를 잡은채 굳어져있었다는것을 알았다.

이제는 누구도 빨리 스위치를 넣으라고 독촉하지도 못했다.

(내가 왜 이럴가. 덤비지 말자. 로케트는 꼭 돼. 부위원장동무도 와있지 않아.)

그는 터져라 입술을 짓씹으며 두손에 힘을 주었다.

팡― 쏴아!―

드디여 폭발이 일었다.

최원석은 두눈을 꽉 감았다.

얼핏 들썩하고 움직이는 로케트를 보았을뿐이였다.

《야, 떴다!》

《성공!》

환성이 터졌다.

《날아오르는구나! 글쎄 그러면 그럴테지!》

최원석도 속으로 환호를 터쳤다.

(성공이다, 만세!)

격동이 너무 커서 입밖으로 터져나가지 않았다.

허나 다음순간.

《저거.》

《왜 저래?!》

《아, 추락이다.》

폭풍치던 환희는 순간에 굳어져버렸다.

요란한 발사음을 터치며 솟아오르던 로케트는 단 1메터도 날지 못한채 기운이 빠진듯 방향을 잃고 기우뚱거리더니 그대로 방바닥에 뚤렁 떨어져내렸던것이다.

《야.》

《실패구나.》

《에이, 이왕 떴던거 좀더 날아주지.》

모두 털썩털썩 자리에들 주저앉았다.

소조책임자가 방바닥에 떨어져 쭈그러든 로케트를 힘겹게 들어 실험대우에 올려놓았다.

최원석은 멍하니 서서 박산날번 했던 창안품을 쳐다보기만 했다.

모두들 무거운 침묵속에 가슴이 아파하는데 반쯤 열려진 나들문밖에서 쓰겁게 웃으며 돌아서는 사람이 있었다.

교무부장 권길수였다.

홍준모부상의 특별지시를 받고 매일매일의 소조활동정형을 깐깐히 장악보고하는 그였다.

오늘도 그는 그 집행을 위하여 소조실들을 돌아보는중이였으나 누구도 알아보지 못했었다.

최원석은 그 자리에 풀썩 주저앉지 않은것이 다행이였다.

김정일동지를 마주보지조차 못했다.

부러 시간을 내서 찾아와 그토록 큰 믿음과 함께 벅찬 과업까지 주었는데 이 무슨 일인가. 도대체 무엇이 잘못됐는가? 어디에 원인이 있는가?

온 학교에 소문이 짜하게 날것이라 생각하니 당장 어디로 도망이라도 치고싶었다.

교장선생은 물론 선정화선생이랑 물리선생이 얼마나 실망하실가. 주영화는 또?…

오늘 소조실들로 헤여질 때 손을 흔들어주면서 《성공의 소식을 기다리겠어.》하고 웃음을 살짝 지어보이던 일이 생각났다.

김정일동지께서도 생각을 깊이 하시였다.

원인을 찾아보시는것이였다. 실망하여 맥이 풀린 소조원들을 일으키자면 빨리 원인을 찾는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하시였다.

성큼 자리에서 일어나 실험탁앞으로 다가가신 그이께서는 로케트의 뒤부분을 쳐들고 꼼꼼히 살펴보다가 최원석을 가까이로 부르시였다.

《원석동무, 여길 좀 보라.》

그이께서는 로케트동체 아래부분의 연소가스를 내뿜는 분사구를 가리키시였다.

《로케트가 첫순간 발사는 제대로 됐는데 왜 추락됐는가. 어쨌든 얼마간은 떠올랐댔는데 말이야. 이 분사구에 원인이 있지 않을가?》

자리에 주저앉았던 소조원들도 하나둘 일어나 김정일동지의 옆으로 모여섰다. 실망의 타격에서인지 최원석은 아직도 멍청한 모습이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그의 팔을 잡아 가까이로 이끌어세우며 계속하시였다.

《로케트가 떠올랐다는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발사장치에는 문제가 없다는것이거던. 원인은 이 로케트자체에 있다는것인데 그렇다면 뭐겠는가? 무엇이든 첫 폭발때의 힘이 제일 크다는건 다 아는 상식이 아니냐. 하고 보면 첫 폭발의 강한 충격에 의해서 로케트는 자신있게 발사대에서 리탈했을게거던. 한데 연소가스의 배출력은 차츰 약해졌을것이고 그러니 로케트는 자체중량을 이기지 못하구 추락되는수밖에 있었겠어?》

아!

탄성이 터졌다.

최원석이 로케트를 와락 당겨안아다놓고 동체 밑부분을 해체했다.

소조책임자가 환성을 올리듯 큰소리로 말했다.

《명백하구만. 로케트의 중량과 연료량, 아니면 연소와 연소가스분사구의 직경에 대한 정확한 선택비률!… 어때 원석동무?》

최원석은 미처 대답을 못했다. 그저 경탄의 눈길로 김정일동지를 뜨겁게 우러렀다. 보다 더 목메이는것은 이미 원인을 명백히 찾았음에도 의심점을 이야기하듯이 소조원들스스로가 원인을 알아내도록 슬쩍 튕겨주신 그 믿음이였다.

언제인가 일요일 학교의 영사실에 불러 댁에 귀히 보관해두었던 촬영기와 사진기까지 서슴없이 뜯어보게 하시던 일이 생각났다.

그때도 매양 그렇게 힘과 신심을 주려고 그러시지 않았던가.

최원석의 말없는 심정을 헤아리신 김정일동지께서는 그에게, 아니 물리소조원들모두에게 무엇인가 더 힘있는 고무와 지지를 주고싶으시였다.

그이께서는 최원석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소조원들앞으로 가까이 나서시였다.

《동무들도 잘 알다싶이 새것의 탄생은 생각처럼 그렇게 쉬운것이 아니야. 눈에는 익고 손에는 설다는 말도 있잖아. 자료에 의하면 어느한 과학자는 자그마한 기계장치 하나를 연구완성하는데 수십년을 바쳤다고 했어. 그 기간에 400번이 넘는 실험을 했구. 계속되는 실패. 그래서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도 나온게 아닐가. 첫술에 배부르겠는가 하는 말도 있구.

비록 오늘 실패는 했지만 난 실패로 보고싶지 않아. 오히려 동무들의 성과를 진심으로 축하해주고싶어. 이젠 원인도 명백히 찾지 않았나. 한메터의 비행!… 우리는 우선 물리소조원들이 지금까지 배운 지식에 의거하여 집체적인 지혜와 힘을 모아 첫 창안품을 내놓았으며 그것을 일정한 거리로 띄워올렸다는것을 긍지롭게 여겨야 할것이라고 봐. 다시말해서 우린 누가 뭐라든 실패했다고 주저앉을 생각부터 할것이 아니라 항일혁명투사들이 깊은 산속에서 맨주먹으로 연길폭탄을 만들어 강도 일제놈들과 싸워이긴 그 혁명정신으로 백번 실패하면 백한번, 백열번 꿋꿋이 다시 일어나 기어코 성사를 보는 신심과 배짱을 키우는것이 중요해.

오늘은 비록 자그마한 물리실험실에서 우주정복의 소박한 꿈을 키우지만 앞으로는 반드시 우리 나라 우주과학의 주인, 우주세계의 정복자로 당당히 나설 신념과 배심을 지니는것 말이야.

우리 세대에는 꼭 그런 시대가 올것이며 그것은 결코 꿈이 아니야. 자, 우리 분발하자. 원석이.》

김정일동지께서는 큰 음성으로 부르며 최원석과 소조책임자의 손을 같이 힘있게 잡아 흔드시였다.

하지만 그들은 그이께서 그 얼마나 큰 믿음을 주시는지는 다 알수 없었다. 오늘의 첫 발사실험을 위하여 간밤에도 자정이 훨씬 넘도록 로케트와 관련한 도서들을 읽고 또 읽으시였다는것은 더우기 알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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