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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7 회


제 5 장


4


소대한목에 몹시 추우면 봄이 일찍 오는가 보았다. 하긴 세상을 깜짝깜짝 놀래우며 세월을 앞당겨가는 이해의 겨울이니 추위도 정신없이 서둘러 달아나버렸는지 모른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조용히 정원길에 나서시였다.

어느 사이 1월이 다 가고 2월도 립춘접경에 들어섰다. 이즈음이면 해마다 닥뜨리는 이해의 마지막추위도 그냥 넘기려는양 정원길에 쏟아지는 해볕은 봄날의것처럼 따스하고 주위사방은 바람결 하나없이 조용하였다. 저택주변의 양지바른 곳에서는 벌써 제비꽃과 냉이, 꽃다지들이 해묵은 마른 잎들을 헤치면서 신기스럽게도 새파란 새싹을 바늘끝마냥 뾰조롬히 내밀었다. 한겨울 꽁꽁 얼었던 진달래가지끝의 밀쌀알같던 꽃망울에도 기름기같은 물기가 어리기 시작했고 뿌옇게 색이 바래졌던 잣나무와 소나무, 종비나무의 잎새들에도 생기가 돌았다.

(봄이구나, 희망찬 봄!)

김정일동지께서는 가슴이 더욱 뿌듯해나시였다. 가뜩이나 가슴이 터질듯이 설레여 밖으로 나오신 그이이시였다. 방금전까지 단행본으로 인쇄한 수령님의 신년사와 전국농업협동조합대회에서 하신 보고 《우리 나라에서의 사회주의적농업협동화의 승리와 농촌경리의 앞으로의 발전에 대하여》 그리고 대회에서 하신 결론 《농촌경리의 당면한 과업의 성과적실행을 위하여》를 반복학습하시던 그이이시였다.

중요회의나 대회들에서 하신 수령님의 보고와 연설문, 결론이 나오면 만사를 밀어놓고 그 학습부터 깊이 하시는 김정일동지이시였다.

자자구구 흥분속에 읽으신 수령님의 보고문내용이 글줄만이 아닌 우렁우렁한 음성으로 되새겨지셨다.

《오늘 농촌경리분야에서 우리의 기본과업은 가까운 몇해동안에 농촌에서 기술혁명과 문화혁명을 실현함으로써 사회주의적협동경리를 정치경제적으로 더욱 튼튼히 하며 우리 농촌을 현대적기술을 가진 부유하고 문화적인 사회주의농촌으로 만드는것입니다.》

수령님께서는 농촌에서 사회주의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농촌경리의 기술개조, 기술혁명을 수행해야 하는데 기술혁명은 오늘 우리 나라 농촌경리앞에 나선 가장 절박하고 가장 중심적인 과업이라고, 농촌경리를 현대적기술로 장비하지 않고서는 사회주의사회의 높은 생산력을 이룩할수 없다고 하시면서 신심에 넘쳐 계속하시였다.

《우리의 목적은 공업을 더욱 발전시키며 농업도 공업과 같이 현대적기술의 토대우에 올려세움으로써 사회주의를 건설하고 나아가서는 공산주의를 건설하려는것입니다.

농촌경리의 기술적개조는 공업과 농업, 도시와 농촌사이의 차이를 점차 없애며 농민들의 기술수준을 빨리 높이고 그들의 사상의식의 개조를 촉진하게 될것입니다.

우리 당이 이미 제기한바와 같이 우리 나라 농촌에서 기술혁명의 기본내용은 수리화, 기계화 및 전기화입니다.》

수령님께서는 논과 밭을 수리화하고 농촌의 전기화를 기본적으로 완성하며 농촌경리의 기계화를 실현하여야 한다고 그 구체적인 수행방도와 순차까지 밝혀주시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주먹을 한번 힘있게 내저으시였다. 이어 뒤짐을 지으며 빠른 걸음으로 정원길을 걸으시였다. 몇걸음 걸으시다가 돌아서고 돌아선 길을 걷다가는 다시 또 돌아서시였다.

농촌의 기술혁명―수리화, 기계화, 전기화!

어찌 농업부문에만 해당한 일이겠는가!…

어제밤 응접실에서 아버님과 나눈 대화들이 생각나셨다.

어제밤도 퍼그나 늦어서야 댁으로 돌아오신 수령님께서는 얼마간 사이를 두셨다가 다시 응접실로 나오시여 무엇인가 깊은 사색을 하시였다. 그때까지 공부에 열중하시던 김정일동지께서도 조용히 응접실로 나가 아버님앞에 마주앉으시였다. 언제나 앉군 하시는 수수한 쏘파였다.

가슴이 울렁이며 긴장되시였다.

아버님께서 말씀은 안하시지만 이렇게 응접실에 나와앉으실 때는 자신과 긴히 상론하실 일이 있거나 속타는 일이 생겼을적이였기때문이였다.

나라의 중대사, 혁명과 건설에서 제기되는 문제들을 의논할 맛이 있기도 했지만 보다는 아드님의 놀라운 성장을 더욱 힘있게 고무해주고 떠밀어주고 이끌어올려주기 위해서였다.

허나 어제밤에는 그런것만도 아닌듯싶으셨다.

수령님께서는 얼마간이 지나서야 나직이 물으시였다.

《요즘 학교에서는 어떤 일들을 하냐?》

김정일동지께서는 선뜻 대답을 올리지 못하시였다. 아버님께서 학교사업을 모르셔서 물으시는 뜻이 아니였기때문이였다. 조심스레 아버님의 존안을 살피셨다. 분명히 어떤 걱정이 실린 어두운 기색이였다.

펀뜻 3년전 8월전원회의를 전후한 때가 떠오르셨다. 그때처럼 또 종파놈들이 도전해나선건 아닐가?

아드님의 안광에서 그 심정을 짐작하신 수령님께서는 알릴듯말듯 고개를 저으시였다. 이어 탁 트인 음성으로 씨원스럽게 말씀하시였다.

《너도 알겠지만 지금 나라 곳곳에서는 〈평양속도〉, 〈천리마속도〉가 나래치고있다. 내가 여러차례 이야기했지만 5개년계획은 문제가 없어. 올해중으로 5개년계획을 끝내면 다음단계의 목표를 세워야 할게 아니냐. 우리 인민은 그걸 갈망하고있거던.》

김정일동지께서는 하마트면 자리에서 일어서실번 하였다.

(그래서였구나. 아버님께선 벌써 다음단계를 설계하고계시는구나. 하긴 전쟁의 포화속에서 파괴된 평양의 복구건설설계도를 완성하신 아버님이 아니신가.

어떤 구상이실가? 그 설계는 또 얼마나 벅차고 휘황한것일가?)

정숙하고 숭엄해지셨다. 이어 안타까움에 가슴이 옥죄여드시였다.

아직은 아버님의 그 구상을 짐작하실수도 없거니와 사색속에 밤을 새우시는 아버님을 어떻게 도와드렸으면 좋을지 몰라서였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아드님을 따뜻이 일깨워주시듯 말씀을 이으시였다.

《네가 요사이 신년사랑 전국농업협동조합대회에서 한 보고랑 열심히 연구하는것 같은데… 우리 농민들이 사시절 뙤약볕속에서 힘들게 일하는걸 생각하면 잠이 오질 않는다. 너도 지난 1월 외국방문기간에 체험하지 않았냐.

끝이 보이지 않게 드넓은 전야도 그렇지만 밭을 갈고 씨뿌리고 가을걷이까지 다 기계로 하는걸 보니 정말 부러웠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뜨거움이 북받치셨다.

얼마전 아버님과 함께 외국방문의 길에 오르셨던 때의 일이였다.

고공의 하늘을 날아 조국으로 돌아오실 때에도 수령님께서는 광활하게 펼쳐진 대지를 굽어보시면서 부러움을 감추지 못하셨었다.

《농민문제》, 《농촌기술혁명》이라는 말씀을 거듭 외우심에 아버님의 뜨거운 인민사랑, 농촌문제해결의 굳은 결심을 더욱 깊이 느끼셨던 그이이시였다.

수령님께서는 진중한 음성으로 말씀을 이으시였다.

《농촌문제를 빨리 해결하려고 해도 기계공업을 발전시켜야 하는거다. 수리화, 전기화, 기계화도 기계공업의 발전이 없이는 어불성설이지.》

김정일동지께서는 죄감을 느끼셨다. 당장은 어떻게 도움을 드릴 말씀이 떠오르지 않으셨던것이다. 아니, 보통의 상상력으로는 예측할수도 없는 아버님의 원대한 조국건설구상을 성큼 따라서지 못하는 송구스러움이였다. 100만의 관동군무리도 제국주의침략무리들이 벌떼처럼 달려들 때에도 끄떡않으신 아버님이 아니신가.

수령님께서는 인자하게 미소를 지으셨다.

자애로운 그 안광에는 아드님의 심정을 속속이 헤아리신 고마움과 함께 다함없는 믿음이 함뿍 어리셨다.

그이께서는 아드님을 힘있게 포옹하시듯 따뜻한 음성으로 말씀을 이으시였다.

《그래서 우린 중공업을 우선적으로 발전시키면서 경공업과 농업을 동시에 발전시킬데 대한 경제건설의 기본로선을 제기한거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나직하면서도 힘있는 음성으로 말씀드리시였다.

《아버님께서 지난해에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철과 기계는 공업의 왕이다!〉라는 구호를 제시하신것도 그 뜻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고개를 크게 끄덕이시였다.

《옳다. 농사에서 강냉이가 밭곡식의 왕이라면 공업부문에서는 철과 기계가 왕이지. 강재가 꽝꽝 나와야 사회주의가 더 튼튼해져. 한데 사람이 문제구나. 보다 비약적인 알곡생산도 그래, 공업의 획기적인 발전도 그래… 5개년계획을 끝내면 우리는 대담하게 선진적인 공업국의 대렬에 들어서야겠는데… 목표는 명백한데 인재가 걸렸거던. 과학자, 기술자들말이다.

물론 해방직후 새 조선건설시기에도 그렇고 전후복구건설과정에 우리 사람들이 몰라보게 뛰여오른건 사실이지. 맨손으로 자동차와 뜨락또르, 불도젤을 만들어냈다고도 할수 있는데 그게 어디 보통의 일이겠냐. 하지만 만족해선 안돼. 우린 어떻게 해서든 남이 한걸음을 걸을 때 열걸음, 백걸음을 날아야 해. 한데 그게 지금처럼 맨주먹과 열성, 주관적욕망만으로 될 일인가?》

김정일동지께서는 심장이 쿵 뛰시였다.

5개년계획수행이후의 다음단계!

아직은 그 륜곽을 가늠할수 없지만 아버님께서는 지금의 비약적인 5개년계획에도 비할바없는 더 휘황한 전망을 이미 다 구상하셨으며 그 찬란한 구상속에서 구체적이며 현실적인 실현방도와 방안들을 모색하고계신다는 깨도에서였다.

더우기 그이를 흥분시키는것은 미지의 그 다음단계의 혁명과 건설에는 자신께서도 용약 참가하게 될것이라는 긍지로움이였다.

아드님의 그 흥분을 제꺽 포착하신 김일성동지께서는 저으기 힘있는 음성으로 말씀하시였다.

《결론은 결정적으로 인재문제를 풀기 위한 혁명적인 대책을 빨리 세워야겠다는것이다. 교육사업말이다. 교육에서의 대담하고 혁신적인 대책!…》

김정일동지께서는 자세를 경건히 하시였다. 방금전 학교생활에 대해 물으신것이 보통의 의미가 아니라는 생각에서였다.

김일성동지께서도 흥분한 어조로 이으시였다.

《우리가 해방직후부터 교육사업에 우선적인 힘을 넣어 적지 않은 성과들을 거두긴 했지만 발전하는 현실의 요구에 비추어보면 시급히 바로잡아야 할 문제들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이번 현지지도과정에도 더 깊이 알게 됐지만 교육체계부터가 불합리하게 되여있거던. 틀렸어! 내 그래서 교육성에 단단히 과업을 주긴 했다만… 빨리 교육사업전반에서의 일대 혁명을 일으켜야 할것 같다.》

교육사업전반에서의 일대 혁명!

아직 그 깊이와 폭은 다 알수 없었지만 아버님께서 최근 사색하고 또 사색하시는것이 다름아닌 교육사업이였구나 하는 생각에 김정일동지께서는 가슴이 화끈 타오르시였다. 이야말로 내가 적극 도와드릴수 있는, 누구보다 잘 도와드려야 할 일이 아닌가. 아니, 아버님께서는 바로 그것을 기대하시는것이리라 생각하셨다.

하다면 이 김정일 무엇으로 아버님의 그 구상실현을 도와드리고 보다 책임적으로 보좌해드릴수 있겠는가?

생의 마지막순간까지도 아버님을 잘 모시고 잘 도와드리라고, 그러자면 첫째도 둘째도 아버님께서 하시는 말씀 한말씀, 한말씀을 다 깊이깊이 새겨들어야 한다시던 어머님의 절절한 당부가 다시금 뜨겁게 생각나셨다.

그이께서는 펀뜻 떠오르는것이 있어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셨다.

《아버님, 제 요사이 생각했던걸 한가지 말씀드릴가 합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인자하게 고개를 끄덕이시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자세를 더욱 정중히 하며 말씀드리시였다.

《전 며칠전 일요일에 우리 학급의 최원석동무와 함께 학교영사기를 수리했습니다.》

《원석이… 공화국영웅의 아들말이냐? 그 미래의 물리학자가 되겠단다는?》

《그렇습니다. 그런데 지금 무엇이든 다 씨원치 않다고 고민을 한다는것입니다. 고향의 학교로 돌아가서 벼종자나 과수를 연구하는 생물학자가 될가 하는 생각까지 한다고 합니다. 일요일 하루도 그렇게 고민속에 보낼것 같아서 우정 불러내다 같이 영사기수리를 했는데 함께 하면서 보니까 정말 머리가 좋고 기계속이 밝습니다. 우리 학급은 물론 우리 학교만 봐도 그렇게 머리 좋고 희망과 리상이 높은 동무들이 많습니다. 난 그날 이런 동무들이 다 자기 희망대로 자기들의 꿈을 실현한다면 몇년 안 있어 아버님께서 걱정하시는 인재문제가 얼마든지 풀릴수 있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에 어찌나 흥분됐던지 모릅니다. 물론 새삼스러운 생각이였다고 할수 있지만 말입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몸을 약간 앞으로 일으켜세우며 아드님을 마주보시다가 알릴듯말듯 고개를 저으시였다.

새삼스러운 말같다? 물론 자라나는 새 세대들은 미래의 역군이며 나라의 인재들도 그들속에서 나와야 한다는것은 너무도 자명한 리치이다. 그래서 어려운 조건이지만 평양의 학생소년궁전을 비롯하여 전국도처에 학생소년들의 과외교양기지들부터 꾸릴 혁명적인 대책들도 세워가고있지 않는가.

아드님이 그걸 몰라서 저렇듯 흥분하겠는가?

김일성동지께서는 필경 아드님이 그 새삼스러운 생활, 례사로운 평범한 현실속에서 무엇인가 거창한것을 보고있다는 짐작에 자못 긴장하시였다.

그이께서는 다시금 쏘파등받이에 몸을 묻으며 나직이 물으시였다.

《그래서?》

김정일동지께서는 큰숨을 한껏 들이쉬시였다.

자신의 생각이 아버님께 말씀드리기에는 너무 엄청난것이기라도 한듯 더욱 진중해하시다가 침착하게 이으셨다.

《아버님, 전 새해 설날 아버님의 신년사를 들으면서 환희에 들떠 흥분하는 동무들을 보고 저렇게 훌륭한 동무들을 위해 올해에 나는 무엇을 할가 하는 생각을 했댔습니다. 일요일 원석동무와 영사기를 수리하면서도 그 생각을 했는데… 아버님, 난 올해에 우리 학교에서 동무들이 자기들의 희망을 마음껏 꽃피울수 있는 조건들을 마련해보자고 결심했습니다. 물론 교사를 새로 지은것만큼 어려운 일이긴 하겠지만 가능한껏 해보자고 합니다. 그리고…》

그이께서는 다시금 가슴을 한껏 들레이며 어깨를 솟구시였다.

김일성동지께서는 무척 신중한 표정이시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한순간 주춤하셨으나 이왕 시작을 뗀 말이여서 서슴없이 계속하시였다.

《전 방금 아버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마치도 앞이 확 트이는 새벽하늘을 보는것 같았습니다. 아버님의 말씀이 전적으로 옳습니다. 지난해 수도건설에 동원되여서도 절실하게 느꼈지만 우리 학교실정만 봐도 교육내용은 물론 지금의 교육체계를 놓고도 잘 생각해볼 문제들이 있다고 봅니다. 나라의 과학과 기술인재들을 더 빨리, 더 질적으로 키워낼수 있도록 말입니다.

전 나라의 기술인재들을 어디 다른 나라에 가서 사오기라도 하겠는가고 하신 아버님의 말씀이 항시 잊혀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전 저의 동무들부터 아버님의 그 깊은 뜻을 진정으로 받들도록 힘껏 돕자고 합니다.》

그이께서는 교육을 받는 직접적인 당자로서, 학생으로서 사랑하는 동무들과 함께 아버님의 그 교육혁명을 힘껏 보좌해드리겠다는 결심까지는 말씀드리지 않으셨다.

김일성동지께서는 두손으로 쏘파의 팔걸이를 가볍게 치시다가 자리에서 움쭉 일어나시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가슴이 쿵 뛰시였다.

문득 고급반에로의 첫 예비등교를 앞둔 날 밤 아버님께 열심히 배우고 또 배워 조선혁명을 책임지는 주인이 되겠다는 마음속결심을 말씀드렸을 때 《고맙소, 고맙소!》하며 뜨겁게 손을 잡아주시던 모습이 생각나셨던것이다.

그날처럼 또 하늘과도 같은 믿음의 말씀을 주실것 같아 가슴이 울렁이셨다.

수령님께서는 그날밤처럼 가까이 마주 서시였지만 다른 말씀은 하지 않으셨다. 이윽토록 아드님을 뜨겁게 마주보시고나서 천천히 방안을 몇걸음 거니시였다.

수령님께서는 창문앞에까지 이르러 한말씀 하셨는데 그 말씀은 너무도 예상밖이였다.

《동무들을 위해서 무엇을 할가 하는 생각을 했단 말이지?…》

너무도 짐작밖의 말씀에 김정일동지께서는 좀 의아하시였다.

아버님께서는 만면에 환한 미소를 담으시면서 더욱 인자하게 혼자말씀처럼 이으시였다.

《그래, 그것이 사랑이지. 진정하고도 귀중한 참다운 사랑, 금을 주고도 살수 없는 뜨거운 동지애야!》

그이께서 보다 기쁘신것은 방금전의 그처럼 신중한 교육문제 역시 사람문제, 동무들에 대한 다함없는 사랑으로부터 보려는 아드님의 그 고결하고 숭고한 자세였다. 모든것을 인간을 중심에 놓고 볼줄 아는 그 립장과 관점!

그래, 교육문제도 궁극은 사람문제이지. 교육실무적인 문제도 중요하지만 그 담당자들인 사람을 먼저 보고 사람을 귀중히 여길줄 아는 그 정신이 몇배 더 중요해. 그 사랑이면 하늘의 별이라도 따올수 있지! 교육혁명도 그 관점에서 풀어야 하구말구!

수령님께서는 급히 돌아서며 말씀을 이으시였다.

《고맙다. 아무래도 빨리 동해지구로 떠나야겠다. 이번에 주변 농촌들에 나가보니 올해농사차비도 그만하면 괜찮은것 같다.… 문제는 공업이 더 힘차게 나가야 해. 룡성과 성강, 김철이 용을 쓰구… 흥남지구에 년산 2만톤능력의 비날론공장도 빨리 건설해야겠거던. 이번 길에 리승기선생도 꼭 만나봐야겠다. 음, 우리 생각이 옳았어!》

김일성동지께서는 아드님의 어깨를 힘있게 잡아주시고나서 활달한 걸음으로 집무실로 들어가시였다.…

훨씬 높아진 하늘에 난데없이 비행기 한대가 나타나 동체에 부딪치는 해볕을 번쩍번쩍 튕기며 순안비행장(당시)쪽으로 서서히 날았다. 머나먼 외국땅에서의 출장기일을 마치고 귀국하는 일군들에게 몰라보게 변모되는 평양을 구경시키려 부러 수도의 상공을 한바퀴 선회하는지 모른다.

비행기를 바라보시던 김정일동지께서는 문득 최원석이 지금은 또 무슨 생각을 하고있을가 하는 생각이 드시였다.

(우주비행선을 타겠다던 꿈이 고향의 논밭머리에 곤두박질을 쳤다?)

먼 북방도시로 전학을 간 박문규의 얼굴도 떠올랐다.

그의 작가수업의 꿈도 어느 공장 울타리구석이나 파철더미속으로 곤두박질을 친건 아닐가?

김정일동지께서는 주춤 걸음을 멈추셨다. 어제밤 아버님께서 하셨던 말씀들이 하나하나 새로운 의미들로 다시금 되새겨지셨다.

리승기선생을 꼭 만나야겠다고 하신 말씀은 무슨 뜻일가?

우리 생각이 옳았다고 하신 뜻은 또?…

(우리 생각이 옳았다?… 옳았다?)

그것이 바로 금을 주고도 살수 없는 동지에 대한 사랑이라고, 그 사랑이면 하늘의 별도 따올수 있을것이라고 뜨겁게 하시던 말씀도 생각나며 하냥 가슴이 부풀어오르시였다.

명백한것은 아버님의 그 말씀들은 다 이 땅의 새 세대들을 위해 펼치실 위대한 교육혁명구상과 관련한것이라는 확신이였으며 아버님의 그 구상실현을 보다 적극적으로, 보다 힘있게 보좌해드리는것이 자신께서 지니신 임무라는 책임감과 자각이였다.

그러자 그이께서는 지금까지의것들과는 비할수도 없는, 이름할수 없는 크나큰 자랑과 긍지로 가슴이 터질듯 하여 한동안이나 더 정원길을 걸으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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