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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4 회


제 5 장


1


해마다 맞는 설이였지만 1958년을 보내고 새해를 맞는 기쁨과 흥분은 례년에 없이 더 컸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며칠전부터 흥분이 크시였다. 돌이켜보면 얼마나 가슴벅차게 하는 력사의 한해였던가. 조선로동당 제1차대표자회, 전국청년사회주의건설자대회,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창건 10주년기념 경축대회, 여러차례의 당중앙위원회 상무위원회와 전원회의… 혁명과 건설, 나라의 중대사를 토의하는 중요대회와 회의들은 얼마였고 어버이수령님께서 낮에 밤을 이어 찾으신 공장과 농어촌, 건설장들은 또 얼마였던가.

《조선인민군은 항일무장투쟁의 계승자이다》, 《제1차 5개년계획을 성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하여》, 《사회주의건설에서 소극성과 보수주의를 반대하여》, 《공산주의교양에 대하여》… 그처럼 바쁜 속에서도 아버님께서 발표하신 불후의 고전적로작들은 또 얼마나 많은가. 휘황찬란한 앞길을 밝혀준 등대와도 같은 가르치심에 의해 농업협동조합들의 통합과 도시수공업, 자본주의적상공업의 사회주의적개조가 빠른 기간에 성과적으로 완성되는 혁명적변혁이 일어났다.

당중앙위원회 9월전원회의에서 채택된 전체 당원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받들고 기양의 로동계급들은 2 000여종에 달한다는 부속품의 설계를 불과 한달동안에 기어이 끝내고 30여일만에 드디여 첫 뜨락또르를 만들어냈으며 덕천의 로동계급도 첫 자동차를 내놓은데 이어 다음해에는 3 000대를 생산하겠다고 대담한 목표를 결의해나섰다.

그뿐이 아니였다.

아버님의 현지지도를 받은 락원의 로동계급은 신비주의, 보수주의를 짓부시고 짧은 기간에 우리 나라의 첫 굴착기와 6 000여종에 달하는 복잡한 부속품설계 및 가공을 자체로 해결하여 50여일만에는 첫 불도젤 《붉은별 58》호의 동음을 힘차게 울렸다.

철도부문에서는 3~4년은 걸려야 한다던 해주―하성간 넓은철길부설공사를 단 75일동안에 끝낸 기적에 이어 신성천―고원사이의 철도전기화공사를 계획보다 8개월이나 앞당겨 끝냈다.

정녕 력사에 류례없는 눈부신 비약과 혁신의 한해였다.

그 벅찬 현실속에서 수도 평양은 또 얼마나 몰라보게 변모되였는가.

그 놀라운 건설속도에 발맞춰 새 교사도 번듯하게 일떠섰다.

새로 일떠선 교사에서 정다운 동무들과 맞는 첫 설!

김정일동지께서는 생각만 해도 가슴이 벅차오르셨다.

이제 한해만 더 지나면 고급중학교시절도 끝나게 되지 않는가!…

영광과 번영으로 수놓아진 승리의 해를 한껏 축복해주는듯 하늘에서는 목화송이같은 하얀 눈송이들이 펑펑 쏟아져내렸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쏟아지는 그 눈송이들을 다 맞으시며 민청위원장선생과 함께 학교마당을 꿰질러 정문밖에까지 걸어나가셨다. 새해 설을 맞으며 진행되는 국가적인 큰 행사에 민청위원장선생이 참가하게 되였던것이다. 선생을 바래주는것이기도 하지만 어쩐지 이해의 마지막눈을 해종일이라도 맞고싶으신 그이이시였다.

《어련하겠지만 오늘 저녁의 설맞이모임들을 편향없이 잘하도록 하오. 기분들이 붕 떴거던.》

《걱정마십시오. 해마다 하는 모임인데 더 잘 준비하겠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예나 다름없이 간단명료하게 대답하셨다. 선생의 당부가 아니래도 책임을 크게 느끼고계시는 그이이시였다. 한것은 오늘아침 아버님께서 하시는 말씀을 들으시고서였다.

언제나와 같이 아버님의 출근길을 바래드리러 댁의 마당으로 나가셨을 때 승용차에 오르시려던 아버님께서는 방금 불덩이처럼 눈부시게 떠오르는 아침해를 바라보시면서 저으기 흥분된 음성으로 말씀하셨었다.

《이해 마지막날의 태양이 솟는구나!》

아버님께서는 잡았던 차문의 손잡이를 놓고 허리 량쪽에 두손을 얹으셨다.

태양과 마주 서신 아버님의 존안은 크나큰 만족과 기쁨으로 하여 더욱 환하시였다.

걸음걸음 기적과 혁신으로 수놓아진 365일의 하루하루를 더듬어보는듯싶으시였다.

아버님께서는 얼마간 그러고 서계시였다가 혼자말씀처럼 나직이 이으셨다.

《마치도 다음해의 일들을 고무해주는것 같거던. 59년이라. 잘하면 래년에 제1차 5개년계획을 전반적으로 완수할 가능성이 확고하다. 세상에 대고 또 한방 꽝 터쳐야겠어. 신들메를 더 단단히 조여야겠다.》

김정일동지께서도 가슴이 부푸시였다.

정말이지 올해의 그 기적, 그 혁신, 그 속도의 불바람을 안고 달린다면 래년의 한해에는 또 어떤 놀라운 변혁들이 일어날텐가!

신들메를 더 단단히 조여야겠다고 하신 마지막말씀이 더욱 뜻깊게 새겨지셨다.

이해 마지막결속의 일들을 념두에 두신 말씀이라고 생각하시였다.

참말이지 아버님의 오늘 섣달 마지막날은 얼마나 분망하시겠는가.

아버님께서 의미심장하게 물으시였다.

《너의 학교에서도 설맞이모임을 한다고 했지?》

《예, 아버님께서 새 교사를 지어주신 첫해에 맞는 설맞이모임이여서 모두들 품을 들여 준비했습니다.》

《그럴테지, 너의 학교설맞이모임에도 참가하고싶은데 평양시학생소년들의 설맞이모임에 초청을 받아 아쉽게 됐구나.》

《아버님께선 온 나라 인민이 기다리고있는 신년사도 하셔야 하지않습니까.》

《그래, 신년사도 해야지. 내가 참가했다손치구 즐겁게 잘 보내도록해라. 수도건설에 참가했던 긍지도 나누구.》

김정일동지께서는 아버님께서 하신 마지막말씀을 특히 깊이 새기셨다. 그래서 학교에 등교하시는 참 민청위원장선생과 마주앉아 오늘하루의 일정을 하나하나 더 구체적으로 짜나갔는데 오후 5시경 상급민청조직으로부터 민청위원장은 급히 중앙민청으로 올라와 국가적인 중앙행사에 참가하라는 련락이 왔던것이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민청위원장선생이 눈발속에 묻혀 아주 사라진 다음에야 곧바로 다시 민청실로 가시였다. 각 초급단체에서 출연할 예술소품공연준비정형을 최종적으로 확정하기 위하여 초급단체위원장이상 초급위원들을 모두 부르셨던것이다.

김정일동지께서 민청실에 들어서시니 서로들 자기 교실에 꾸린 설맞이모임장소들에 대한 자랑을 하느라 법석을 피우고있었다. 이미 민청위원장선생과 함께 교실마다를 일일이 돌며 모임장소의 꾸림상태를 보아주셨던터여서 김정일동지께서는 아무 말씀없이 자신의 자리에 가앉으시였다.

먼저 앞에 가까이 앉은 다음해 졸업반인 3초급단체가 준비한 공연소품종목들을 깐깐히 재료해하시였다.

《3초위원장동무, 동무네 첫 종목으로서〈김일성장군의 노래〉를 합창으로 정했는데 좋습니다. 그다음 독창, 2중창, 장편서사시〈백두산〉중에서 제6장도 좋고, 합창시가 호상 호흡이 잘 맞지 않았댔는데 어떻습니까? 련습이 잘 됐습니까?》

《부위원장동무가 의견을 준대로 당의 수도건설사상과 우리 청년들에 대한 믿음어린 내용을 보충하고 3번랑독자를 남동무로 교체하니 주제사상이 명백해지고 듣기에도 아주 박력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좋습니다. 3초동무네 공연에서 중심은 합창 〈김일성장군의 노래〉와 장편서사시 〈백두산〉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총동원가〉와 〈유격대행진곡〉을 비롯한 혁명가요련곡은 맨 마감종목과 바꾸는게 좋을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3초급단체위원장의 대답이 있기도 전에 옆동무들이 먼저 술렁거렸다.

《히야, 멋진 공연프로가 되겠는데!》

《선이 쭉 서는구나.》

《옳아, 총관통선이 명백해. 볼맛이 있겠어.》

3초급단체위원장이 성수가 나서 자리에 앉자 그옆의 4초급단체위원장이 스스로 일어났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부러 동안을 두면서 그 학급의 공연종목들을 훑어보신 후 잠시 생각에 잠기셨다가 조용히 물으시였다.

《동무네가 준비한 희극소품 〈외국사람들의 우리 나라 방문〉을 꼭 해야겠습니까?》

4초위원장은 어깨를 으쓱하고나서 어물어물 대답했다.

《사람들을 웃기는데는 그 종목이상 없다고들 합니다.》

《웃긴다?… 물론 설맞이모임을 즐겁게 하는것은 좋습니다. 하지만 웃음도 내용이 있어야 합니다. 교양적의의 말입니다. 그저 순수 웃음을 위한 웃음은 필요없습니다.》

그이께서는 단호한 표정을 지어보이며 다음종목을 짚으시였다.

《4초에서는 초급단체위원장이 화술을 좋아해서 그러는지 재담,경희극, 단막극들을 많이 준비했는데 특색은 있습니다. 그런데… 풍자극을 앞공연종목에 넣은것은 좋을것 같지 않습니다. 처음부터 웃기려고 그렇게 한것 같은데 맹탕 웃기기만 해서야 무슨 의의가 있습니까. 내 생각에는 그 종목도 조국통일주제작품으로서는 괜찮게 되였으므로 뒤부분으로 밀고 대신 녀동무가 준비했던 서정시 〈새들은 숲으로 간다〉를 보충하는게 좋을것 같습니다. 〈평남관개시초〉중의 서정시 〈격류하라 사회주의에로〉도 출연시키는게 어떻습니까?》

4초위원장은 지난해까지 문학 및 연극소조에 망라되여있다가 얼마전에 초급단체위원장으로 선거받은 열렬한 문학애호가였다. 작품도 쓰고 시랑송도 잘하고 노래 또한 명창인 그는 풍자극 공연준비에도 제가 솔선 팔을 걷어붙이고 주동이 되였었다.

문학과 예술에 대해서는 제노라고 하지만 김정일동지앞에서는 아직 멀었다는것을 진심으로 자각하고있는 그는 일체 군말없이 제꺽 접수하였다.

《시간고려를 하지 않고 욕심스럽게 너무 많은 종목을 준비하지 않았는가 하는 의견이 제기돼서 그 시를 뺐댔는데 부위원장동무의 의견대로 하겠습니다. 사실은 그 동무들이 좀 서운해합니다.》

《나도 반영을 들었습니다. 열성을 봐서라도 출연시키는것이 좋겠습니다. 우린 무슨 일에서든지 동무들의 심정부터 생각할줄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 〈외국사람들의 우리 나라 방문〉 있지 않습니까. 옷차림과 분장을 지나치게 희화적으로 하지 말고 내용도 대담하게 고쳐야 하겠습니다. 그저 무턱대고 웃기려고 혀꼬부라진 〈외국어〉로 별난 흉내만 냈는데 왜 그렇게 합니까. 외국어흉내는 내되 100년안에는 절대로 일어설수 없다고 했던 우리 나라가 전후 단 몇년사이에 어떻게 비약적으로 일떠섰는가, 그 진짜로 놀라고 탄복하는 내용을 잘 담으면 즐거운 웃음속에 아버지원수님의 령도를 받는 우리 인민의 긍지와 자랑을 크게 느낄수 있지 않겠습니까.》

또다시 옆의 초급위원들이 혀를 차며 술렁거렸다.

4초위원장도 벌쭉 웃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계속하여 2초급단체에서는 첼로중주와 바이올린독주를 아주 특색있게 준비한데 대하여 치하하신데 이어 매 초급단체별로 준비한 예술공연종목들의 우결함을 지적해주시고나서 리용을 비롯하여 설맞이모임준비에서 솔선 모범을 보인 초급단체위원장들과 초급위원들을 진정을 담아 높이 평가하시였다.

《리용동무가 하모니카독주에 나섰는데 나도 깜짝 놀랐습니다. 사실 여기 누가 리용동무 하모니카부는것을 본적이 있습니까? 전문연주가도 무색할만큼인데 본인이 남모르게 어떻게 배웠겠는가가 짐작되지 않습니까.

우리 초급일군들은 무슨 일에서나 이렇게 남모르게 열성분자가 되여야 하며 모든 사업에서 솔선 대중의 앞장에 설줄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진심으로 따라나선단 말입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리용을 한껏 더 치하하고싶으셨지만 어쩐지 말씀이 모자라는듯싶으셨다. 이번 설맞이모임준비에서도 누구보다 빨리 그이의 심정을 알아차리고 그렇듯 열성스레 초급단체를 이끌어나간 항상 믿음이 가는 동무였던것이다.

그이께서는 벽시계의 시간을 알아보고 자리에서 일어나시였다.

《오늘 다들 들었겠지만 그동안 설맞이모임을 준비하느라 수고들 했습니다. 성과가 큽니다. 시간이 얼마 없는데 탕개를 풀지 말고 마지막준비를 더 바싹 채야겠습니다. 새삼스럽게 강조하고싶은것은 오늘밤의 설맞이모임을 그저 단순히 해마다 년례적으로 하는 례사로운 모임처럼 생각하면 안되겠다는것입니다.

우리는 앞으로 사회생활을 할 때에도 이런 모임을 계속 하게 될것이며 또 직접 맡아 조직하고 지도도 할수 있을것입니다. 특히 문명한 새 사회는 누구에게나 높은 지성의 시와 노래, 음악과 문학, 예술을 요구할것입니다. 우리는 이에 준비를 갖추어야 하며 고도로 향유할 욕구를 키워야 합니다. 더우기 우리는 올해 아버지원수님께서 지어주신 새 교사에서 첫 설을 맞지 않습니까.

노래를 하나 불러도 어떤 노래를 불러야 하며 시작품을 하나 선정해도 어떤 주제사상의 시작품을 선정해야 하는가 그 기준부터 똑똑히 해야 합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불현듯 해해년년 지내보내신 설날의 일들이 되새겨지셨다. 

제일 잊혀지지 않는것은 조국에 개선하신지 얼마 안되여 맞으신 새해 첫날이였다. 그날 김정일동지께서는 부모님들을 모시고 만경대로 가셨었다.

만경대일가분들이 너무 기뻐 버선발로 달려나왔다.

《우리 집 장손며느리가 새별같은 증손자를 앞세우고 들어오는구나! 오늘이 이 집의 진짜 큰 명절이다!》

증조할아버님의 감격에 젖은 말씀이 뜨락을 울렸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어머님께서 가르쳐주신대로 큰절을 드리셨다.

김보현증조할아버님께서는 너무도 감동하여 말을 미처 못하셨는데 리보익증조할머님께서 기쁘시여 증손자분의 잔등만 어루쓸며 웃고우시였다.

얼마후 소박한 축하연이 열렸다.

증조할아버님께서는 어머님께서 부어드리시는 술잔을 받아들고 목메여 말씀하시였다.

《모진 세상을 이기고 산 보람이 있구나. 장군이 된 손자를 만났지, 달같은 장손며느리를 맞았지. 우리 집안의 혈통을 이어갈 증손자를 내 무릎우에 앉히게 되였구나. 이 기쁜 날에 먼저 간 사람들도 눈을 감을게다. 고맙다, 아가야. 네가 우리 증손자를 데리고와서 만경대집이 더 환해지는구나.》

그날 김정일동지께서는 일가분들과 동네어른들의 요청에 성큼 일어나시여 《유격대행진곡》을 씩씩하게 부르셨다.

너무 기뻐 어쩔바를 몰라하시던 증조할아버님께서는 어리신 그이를 꼭 껴안으며 격정을 터치셨다.

《대그루에서 대가 난다고 우리 증손자도 과시 장군감이로다.…》

어찌 그날뿐이겠는가.

어머님께서 돌아가신 해의 설날 아침일도 기억에 생생하셨다.

그날 아침 여러명의 유치원동무들이 아버지원수님께 설인사를 드리겠다고 설빔을 차려입고 댁으로 찾아왔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참으로 기쁘셨다. 어린 마음에도 저의 동무들이 제일 훌륭하고 제일 고와보이셨다. 그들모두를 어서 빨리 아버지원수님앞에 내세우고싶으셨다. 아버님께서 기뻐하실것은 물론 우리 동무들은 또 얼마나 자랑스러워하랴!

동무들을 무척 반갑게 맞아들이신 김정일동지께서는 한 동무에게 설인사를 할줄 아는가고 물으셨다. 모른다고 고개를 저었다. 옆에 동무들이 인사할줄도 모르는가고 놀리려들자 그애는 자존심이 상했던지 《모르긴 왜 몰라.》 하면서 머리를 꾸벅하더니 볼부은 소리를 뱉았다.

《이렇게 하면 되는거지 뭐.》

동무들이 까르르 웃음보라를 날렸다.

김정일동지께서는 급히 손가락을 입가에 가져다대시였다. 

어린 동무들은 그제서야 옆방에 아버지원수님께서 계신다는것을 알고 입을 다물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이미 어머님한테서 배워두셨던대로 허리를 깊이 숙여서 하는 조상전래의 우리 나라 인사를 해보이셨다.

입을 벌리며 그이의 인사모습을 배우고난 그들은 한줄로 나란히 줄맞춰 서서 정중히 설인사를 해보았다.

김정일동지께서는 허리를 더 깊이 굽혀라, 손은 어떻게 하라 일일이 일깨워준 다음 동무들을 데리고 아버님께서 계시는 방으로 들어가셨다.

아드님의 인사와 함께 어린 동무들의 인사를 받으신 수령님께서는 만면에 환한 웃음을 담으시며 《너희들도 새해 앓지 말고 튼튼히 자라나거라.》 하고 축복해주시였다.

그 모습을 문밖에서 조용히 지켜보시던 어머님께서는 또 얼마나 기쁘고 만족해하셨던가.

더더욱 잊을수 없는것은 가렬한 전쟁속에서 맞았던 설날의 일이였다.

아직 전쟁이 한창이여서 만경대혁명학원에서는 소박한 설맞이모임을 가졌었다.

학원원아들과 함께 교직원들이며 마을사람들, 일군들의 가족들도 참가한 모임은 영생불멸의 혁명송가 《김일성장군의 노래》합창으로 시작되였다.

전쟁의 불구름속에서 태반이 가슴에 원한의 아픈 상처를 안고있는 원아들은 노래에 담겨져있는 수령칭송의 열렬한 흠모심과 다함없는 감사의 정에 목이 메여 눈굽이 뜨거워올랐다. 

이어 공연무대에는 아시아의 《맹주》라고 으시대던 일제의 100만대군과 세계《최강》이라고 자처하는 침략자들에게 무자비한 철추를 내리신 위대한 수령님의 불멸의 업적을 높이 칭송하고 우리 인민군용사들의 영웅적기상을 반영한 예술작품들이 올랐다.

시간이 흐르면서 모임분위기는 점점 고조되였다.

한데 그때 어느 한 《간부》의 가족이라는 녀자가 무대에 나서더니 왕청같이 딸을 군대에 내보낸 어머니가 종이장같이 얇아진 가슴을 붙안고 눈물속에 그 딸을 기다린다는 애수에 찬 《시》를 읊조렸다.

후날 폭로분쇄된 종파분자의 처였던 그 녀자의 《시》랑송으로 하여 원쑤격멸의 기상이 끓던 장내에는 삽시에 쓸쓸한 애수의 기운이 감돌면서 어수선해졌다.

김정일동지께서는 그대로 보고 참을수가 없으셨다.

급히 자리에서 일어서신 그이께서는 장내를 둘러보며 청청한 음성으로 말씀하시였다.

《지금 이 시각에도 전선에서는 우리의 용감한 인민군용사들이 제국주의자들의 가슴팍에 복수의 불벼락을 안기며 싸우고있습니다. 우리모두 전선에서 용감하게 싸우고있는 인민군용사들을 생각하며 노래 〈결전의 길로〉를 부릅시다.》

그러시고는 더욱 힘있는 음성으로 노래의 선창을 떼시였다.


가렬한 전투의 저기 저 언덕

피흘린 동지를 잊지 말어라

쓰러진 전우의 원한 씻으러

나가자 동무여 섬멸의 길로

… … …


한순간 애절한 감정이 떠돌던 모임분위기는 인차 전투적인 흥분으로 바뀌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이어 때를 놓칠세라 한 학생에게 조기천의 시 《조선의 어머니》를 읊도록 하시였다.


어머니는 흰옷 입으시고 동뚝에 섰나이다

푸른 고개 누런 신작로에

움직이는 하나의 모습―

오늘은 셋째아들이

인민군대에 나간답니다


한해전에 맏아들이 떠났고-

한달전에 둘째아들이 떠났고-

… … …


웨 이 나라 어머니들은

눈물없이 아들을 싸움터로 보내노?

거리들이 마을들이 불속에 묻히였거니

묻지 말라 오 묻지 말라 어머니의 마음을

원쑤에게 향한 그 증오를 그 저주를!

… … …


딸을 전선에 내보내고 빨리 돌아오기만을 눈물속에 기다리며 가슴이 종이장처럼 얇아진다는 앞의 《시》와는 완전히 대조적이였다.

돌이켜보면 지금껏 맞고보낸 설날만도 얼마나 다종다양, 각양각색의 사연들로 추억의 수를 놓았던가. 그 한해한해의 설날들은 또한 아름답고 벅찬 총화와 더불어 더더욱 긍지높은 희망과 꿈, 랑만으로 충만된 새롭고 불타는 결의를 다지게 한 계기였으니 그 나날들이야말로 아버님의 영광스러운 혁명령도업적을 견결히 옹호고수하고 계승발전시킬 조선혁명의 참다운 주인으로서의 무거운 책임을 어깨우에 걸머지시는 눈부신 성장의 순간순간이 아니였으랴!

지나간 년대들의 설날들이 그러하였듯이 보다 눈부신 비약과 혁신, 기적과 변혁을 확신하는 1959년 새해는 그 얼마나 크나큰 가슴속충동을 불러일으키랴!

그이께서 더욱더 가슴벅차심은 지난 한해동안에 너무도 몰라보게 숙성한 동무들의 모습이였다. 학급반장 주영화는 물론 보다 원숙해진 리용이며 어른티가 완연한 류룡철과 장운영, 최원석과 성효정, 경일호… 하나처럼 꽉 붙안고 잔등이라도 두드려주고싶도록 정이 가고 사랑이 가는 동무들이였다.

정녕 그들과 함께 보낸 한해는 얼마나 벅차고 보람찼으며 희망과 신심, 락관으로 가득찬 나날이였던가!

새해에 우리는 또 무엇을 구상하고 어떤 놀라운 일들을 힘차게 벌려나갈것인가!

자못 가슴이 벅차오르신 김정일동지께서는 솟구치는 격정을 누르듯 초급위원들을 뜨겁게 둘러보시고나서 각 초급단체별설맞이모임은 늦어도 밤 11시 30분까지는 다 끝내고 한사람도 빠짐없이 학교회의실에 모여 집체적으로 아버지원수님께서 하시는 신년사를 청취하여야겠다고 강조하시였다.


× ×


리용과 주영화는 학급설맞이모임을 제일먼저 끝냈다.모두들 웃기도 많이 했고 생각도 많은 속에 결의 또한 많이 다졌다.

설맞이모임이 다른 해보다 내용이 깊으면서도 형식이 다채로운것은 물론 김정일동지의 세심하고 구체적인 지도가 있었기때문이였다. 리용과 마음을 잘 맞춰나가는 학급반장 주영화의 치밀하고 째인 사업조직도 크게 안받침되였다.

그는 어릴적부터 어머니의 엄격한 통제속에 배워온 녀자가 반드시 준수해야 할 《3대성품》대로 학급사업을 빈틈없이 떠메고나갔다.

학급반장이라고 동무들을 깔보거나 업신여기는것 같은 일은 당초에 없었을뿐아니라 오히려 녀성답게 부드럽고 따뜻하고 섬세하여 학급의 전반적인 분위기부터가 훨씬 더 좋아졌다. 하루생활총화나 다른 모임 때 교탁에 나서면 매양 맏누이처럼 온화하고 인정미가 느껴지는 얼굴표정이여서 동무들은 마음이 무척 편안하다고들 하였다. 그러니 너나없이 자연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이게 되였고 큰소리라고는 언제한번 없이 늘 사근사근한 목소리여서 그의 말이라면 무조건적이라고도 할만큼 제꺽제꺽 지지하고 따라나서군 하였다.

그는 항상 학급사업은 물론 동무들과의 관계에서 제기되는 일들은 어떤것이든 김정일동지를 생각하며 사색하고 처리해나가는것을 철칙으로 삼고있었다. 무슨 일이든 먼저 김정일동무가 이런 일에 부딪쳤다면 어떻게 했을가, 어떻게 생각했을가? 하고 자기를 다듬어세우는데 습관되였던것이다. 그래도 정 풀리지 않으면 서슴없이 그이를 찾아가 숨기는것없이 솔직하게 다 털어놓고 조언을 받군 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또 얼마나 반가와하군 하셨던가. 마치도 사전에 다 알고 기다리기라도 했던듯이 눈물이 콱 날만큼 친절하고 다정하게 대해주셨다.

지난해 수도건설장에서의 학급별경쟁때도 그랬다.

처음 얼마간은 작업실적은 물론 규률과 질서확립의 측면에서도 성과가 그리 씨원칠 못했었다. 태반의 교원들과 학생들이 주영화가 학급반장사업을 못하겠다고 울면서 물러나앉을것이라고 수군수군했다.

예측대로 첫날 총화때 주영화는 얼굴이 새빨개서 말 한마디도 제대로 못했다. 다음날에는 정말 작업총화를 짓다가 눈물까지 왈칵 쏟았다.

선정화선생도 그렇지만 학급동무들은 맥이 빠져 실망한 빛을 감추지 못했다.

다음날에는 두명이 결석까지 하였다.

하지만 틀림없이 주저앉으리라 생각했던 주영화는 사흘째 되는 날 아침에는 전혀 딴사람이 아닐가싶을만큼 함박꽃같은 자기 얼굴본태대로 환하고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동무들앞에 나섰다.

그는 이틀동안에 진행한 작업조조직부터 활 털어버리고 새로 하였다. 세멘트를 날라오는데 붙였던 로력중에서 끌끌한 남학생로력 3명을 떼냄으로써 세멘트를 날라다놓고 괜히 대기하면서 거들거들하던 여유로력을 없앴고 물운반조에서도 녀학생들이라고 필요이상 많이 붙여 말장단만 펼치던 인원 5명을 떼내여 제일 힘든 작업인 몰탈혼합에 돌렸다.

몰탈혼합작업을 두개 조로 나누어 냅다 밀고나가도록 함으로써 작업시간에 서있는 사람이 한명도 없게 했을뿐아니라 경쟁에서 제일 관건인 몰탈혼합과 운반에서 두배의 능률을 내도록 하여 그날 작업실적에서는 단연 1등을 쟁취하였다. 1등도 다른 학급에서는 감히 범접조차 할수 없을 정도로 훨씬 도약을 함으로써 중대를 깜짝 놀래웠다.

전날 작업이 끝난 후 김정일동지께서 주영화와 함께 오랜 시간 누구도 보지 않는 모란봉의 숲속길을 걸으셨다는것은 썩 후에야 주영화의 목메이는 실토를 통하여 온 건설장에 알려졌었다.

더우기 목을 꽉 메이게 한것은 주영화와 헤여진 후 그이께서 단신으로 작업장에 다시 가시여 날이 어두울 때까지 다음날에 써야 할 물을 길어다 물통마다 가득가득 채워놓으신것이였다.

어찌 그뿐이겠는가.

로력조직을 합리적으로 하도록 세심히 연구하여 가르쳐주신데 이어 자신께서 직접 제일 힘든 몰탈혼합작업조에 뛰여드셨는데 매양 힘들어하는 동무들곁에 바싹 붙어서서 삽질 한번이라도 더 많이 하려고 애쓰신것이였다.

결국 몰탈공정에서부터 혁신이 일어나니 자연 작업성과가 오를수밖에 있었겠는가!

그때부터 주영화네 학급은 40여일동안의 동원 전기간 항시 경쟁에서 앞선 자리를 양보하지 않았고 학급반장은 녀학생이 훨씬 나은것 같다는 말까지 나돌게 되였다.

그 과정에 주영화는 하나의 철리로 깨닫고 가슴속에 억척의 기둥처럼 박아세운것이 있었는데 김정일동지께서 하시는것처럼 무슨 일에서나 동무들을 믿고 진심을 다해 자기를 깡그리 바치면서 힘을 합치고 마음을 합치면 아무리 힘든 일도 못해낼것이 없다는 확신이였다.

주영화는 리용과 짜고들어 새해설맞이모임에도 대담하게 혁신적으로 달라붙었는데 새로운것은 그이의 의도대로 시와 노래공연종목들사이사이에 학급동무들이 새해에 해야 할 자기들의 결의목표를 발표하도록 한것이였다.

결의목표에 반영된 내용들은 사실상 각자들이 지나간 한해생활에 대한 량심의 총화이자 새로운 결의로 충만된 학급 전체 동무들의 열렬한 경쟁의 호소이기도 했다.

김정일동지와 약속한대로 학교회의실에 모이려면 아직 얼마간 시간이 있어서 학급동무들은 교실에서 떠나지 않고 설맞이모임기분을 그냥 나누었다.

누구보다 기분이 좋아 흥떵거리던 류룡철만이 이글이글 달아오르는 화독앞에 앉아 시름겨운 표정을 짓고있었다. 주영화가 의아해하며 가까이 다가가 영문을 묻자 그는 숨기지 않고 조용히 말했다.

《이렇게 설맞이모임을 뜻깊게 보내고보니 문규동무생각이 나는구만. 정일동무도 같을거야. 누구보다 사랑하는 동무였으니까. 문규 그 친구 지금 뭘하고있는지…》

눈굽이 뜨거워져 고개를 숙이고있던 주영화가 류룡철에게만 알려주듯이 귀속말로 소곤거렸다.

《어제 정일동무 문규동무한테 신년축하장을 보냈어요. 중앙우편국에 가서 직접…》

《신년축하장?!…》

두눈을 치뜨며 입을 쩍 벌리던 류룡철이 주먹으로 제 무릎을 찍으며 소리치듯 말했다.

《챠 이거, 난 왜 그런 생각을 못했을가. 그리워는 하면서두. 좋아, 나도 오늘밤 제꺽 쓰겠어.》

주영화도 손벽을 치며 맞장구를 쳤다.

《동무만 쓰겠어요? 나도 쓰겠어. 아니, 우리 학급모두가 다 쓰자요. 집체적으로! 정일동무도 무척 기뻐할거야.》

《기뻐하구말구. 좋아요, 좋아. 역시 우리 학급반장 녀걸감이거던!》

기분이 활 전환된 류룡철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성큼성큼 연탁앞으로 걸어나갔다. 또 무슨 희극을 놀려고 저러나 하고 호기심을 앞세우는 동무들을 한바퀴 휘둘러보고나서 그는 자못 숭엄한 태를 지었다.

《에- 이렇게 모여앉아 바야흐로 다가오는 새날, 보다 벅차고 휘황찬란할 새해를 알리는 제야의 종소리를 기다리려니 어디 가슴이 설레여 참을수가 있습니까. 내 심정, 동지들의 마음 다 담아 동지들의 앞날을 축복하여 즉흥시 한수를 읊어드리자고 합니다.》

와르르 박수가 일었다. 엉치를 들썩들썩하는 동무들도 있었다.

《좋아, 좋아.》

《역시 룡철이가 룡철이다.》

《여 룡철, 멋있게 빨리!》

룡철은 주먹을 입가에 가져다대더니 《흠!》하고 마른기침을 했다.

모두들 숨을 죽이는 속에 그는 고개를 건듯 쳐들었다.

그리고는 더더욱 숭엄한 자세를 짓더니 한손을 버쩍 들어올리면서 격정을 터쳤다.


어느새 한해가 다 지나갔는가

우리 한생에 너무도 잊을수가 없는 58년이여

부디 잘 가시라

아름다운 추억의 걸음걸음이여

너는

우리 청초한 청춘들을

인생의 황홀경에로 또 한층 이끌어올린 환희의 해


가슴 울렁이게 밝아오는구나

우리 한생을 더욱 빛내여줄 59년이여

어서 오시라

승리와 영광, 희망과 리상의 찬란한 꿈이여

너는 피끓는 우리 청춘들을

열일곱살로 용약 들띄워주는 열정의 해


두고보시라, 기다리시라

새해에 우리 남동무들은

몸과 마음, 지식을 더욱 튼튼히 다져

온 세상이 부러워할 끌끌한 대장부 되고


두고보시라, 놀라지 마시라

새해에 우리 녀동무들은

몸과 마음, 우정 알뜰살뜰 다듬어

세상에서 제일 고운 처녀들로 되리니


즉흥시의 내용도 그렇지만 류룡철이 주영화며 장운영이며 성효정을 비롯하여 눈빛들이 초롱초롱해서 듣는 녀학생들을 향해 어떻게나 우습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손세를 썼던지 와하- 폭소가 터졌다. 앞줄의 가까운 곳에 앉았던 녀학생들은 배를 그러안으며 대굴대굴 굴 정도였다.

성효정이 손으로 입을 가리우면서 싫지 않게 핀잔조로 한마디 던졌다.

《음― 나이먹는게 그렇게도 좋은가?》

천성적으로 새침한 형이지만 지난해 특히는 수도건설장에서 한달이상 건설자들과 함께 로동을 하고나서부터는 딴사람처럼 쾌활해지고 지어 드세찬감까지 느껴지는 그였다.

류룡철이 그 핀잔을 기다리기라도 했던듯 제꺽 한수 더 떴다.

《좋지 않구. 효정녀산 나빠? 래년에 제일 고와질 처녀는 채송화꽃도 무색할 효정동무라고 생각하는데… 참, 광한루에서 사랑에 빠져 오락가락한 리몽룡과 성춘향은 우리보다 한살이나 아래였잖아!》

너무도 뜻밖의 왕청같은 말에 모두들 입을 항 벌렸다.

《어마나!》

《저거!》

경악을 치는듯 한 목소리들속에 누구인가 희한한 발견이라도 한듯 목청을 돋구었다.

《가만가만, 룡철이 저 친구 새해에 장가가겠다는 소리 아니야? 사전의 포성!》

아연해질 반격에 류룡철은 눈이 떼꾼해졌다.

다시금 교실이 떠나갈듯이 떠들썩했다.

《맞아, 사전포성!》

《엉큼한데.》

《여여, 얼굴은 왜 그렇게 새빨개져? 불 나겠어.》

괜히 즐겁고 흥분한 김에 또 한바탕 동무들의 기분을 들뜨게 하려고 나섰던 류룡철은 예상밖의 함정에 빠져 진짜 어쨌으면 좋을지 몰라했다.

이제는 성인들 못지 않게 입담들도 세차진 저 친구들이 어떤 궁지에까지 몰아넣으려는지 어이 안담! 롱담에도 넘어서지 말아야 할 계선이 있다는것을 처음으로 깨닫게 되는가싶었다.

마침 다행스럽게도 리용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왁왁 타번지는 불을 껐다.

《자자, 그만들 해. 시간됐어.》

《정말, 정확히 11시 30분이야.》

주영화가 다들 보란듯이 손목시계를 내보이며 따라일어섰다. 학급반장사업을 맡게 되자 어머니가 학급안의 모든 사업을 치차처럼 맞물리게 빈틈없이 해야 한다며 마련해준 시계였다.

동무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우르르 회의실로 향하려는데 주영화가 앞을 막아서며 한마디 했다.

《가만, 모두들 옷차림이랑 단정히 하자요. 정일동무가 특별히 강조했지요? 신년사를 들을 땐 아버지원수님을 직접 모신것처럼 해야 한다구.》

새로 지은 교사에 어울리게 학교회의실도 이전에는 비할바없이 넓고 환했다. 정면에는 아버지원수님의 초상화를 정중히 모셨고 량쪽벽에는 《배우고 배우고 또 배우자!》, 《조선을 위하여 배우자!》를 비롯한 여러 구호들이 붙어있었다. 앞쪽 넓은 교단의 연탁옆에 붉은천을 씌운 학생용책상이 하나 놓여있었는데 그우에 퍼그나 큰 라지오가 청중들을 기다리고있었다.

회의장안에는 벌써 두 학급이나 먼저 와있었다.

주영화는 무엇인가 선코를 떼우기라도 한것 같은 서운한감을 느끼였다.

저도모르게 류룡철한테 불만의 시선을 쏘았다. 그의 성미를 잘 알면서도 이번에도 또 그 우둘렁거림에 끌려들어갔댔다는 후회였다.

김정일동지께서 앞줄에 서계시다가 반갑게 맞아주면서 학급이 정렬해 앉을 위치를 정해주시였다. 

자신께서 직접 회의장정돈을 맡으신것이였다.

다른 학급들도 연줄연줄 모여들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마치도 멀리 떨어져있는 다른 학교 학생들이라도 맞아들이시듯이 정중한 자세로 한학급, 한학급을 맞아 학급별로 차례차례 자리에 앉히시였다.

그이께서는 정말이지 새해설을 맞는, 더우기 아버지원수님의 신년사를 청취하기 위하여 모여드는 학생들을 한명한명 빠짐없이 다 뜨거운 한품에 힘껏 안아라도 주고싶은 심정이시였다.

그이의 그 심정을 가닥가닥 가슴에 받아안았던지 언제 마음껏 웃고 떠들었던가싶게 학생들이 정숙을 보장하자 회의장안에는 숭엄한 정적이 깃들었다.

주영화의 팔목에서 챙챙거리는 손목시계도 초침소리를 긴장하게 울리며 정각 0시를 향해 기운차게 달리였다.

회의장정돈을 다 끝내신 김정일동지께서는 전과 달리 맨 앞줄에 나가 정중히 앉으셨다. 다른 때에는 항시 맨 뒤쪽이나 기껏해서 가운데쯤에 자리를 잡군 하시던 그이이시였다.

드디여 숨죽였던 회의장이 폭발적인 환성으로 설레였다.

뗑― 떼엥, 뗑― 떼엥, 뗑…

온 조국땅을 격동적으로 흔드는 제야의 종소리, 평양의 종소리가 사람들의 가슴에 다함없는 환희의 격랑을 일으켰던것이다.

뗑, 떼엥―

한결같이 심장이 터지는듯싶었다.

숨막히는듯 한 긴장과 열풍속에 산악이라도 무너지는것 같은 박수폭포가 쏟아졌다.

김정일동지께서도 라지오의 음향에 맞추어 박수를 치시였다.

전체 학생들도 금시 아버지원수님을 회의장에 모시는듯 환희에 넘친 박수를 열광적으로 쳤다. 자연히 화끈하게 젖어오르는 눈길들을 들어 회의장정면벽에 높이 모신 원수님의 초상화를 우러렀다.

박수소리가 멎고 몇초간의 정적이 흘렀다.

알릴듯말듯 한 종이장 번지는 소리에 이어 아버지원수님의 석쉼하면서도 독특한 음성이 회의장안을 우렁우렁 울리였다.

《친애하는 동지들과 벗들!》

김정일동지께서는 가슴이 후두둑 뛰시였다. 너무도 귀에 익은 음성이였건만 아버님께서 이제 세상을 들썩 놀래운 자랑스러운 한해를 어떻게 총화하고 새해에는 또 어떤 보다 벅찬 휘황한 전망계획을 펼쳐주실가 하는 흥분으로 해서였다.

위대한 수령님의 긍지와 신심, 열정에 넘친 연설이 계속되였다.

《오늘 조선인민은 사회주의건설에서 실로 많은 일을 하여놓은 1958년을 보내고 더 커다란 전진을 가져올 1959년을 맞이합니다.

나는 이 즐거운 새해를 맞이하면서 조선로동당과 공화국정부의 이름으로 당신들을 열렬히 축하합니다.》

우렁찬 박수.

계속 이어지는 음성.

《지난해는 우리의 사회주의건설에서 커다란 앙양과 전변이 일어난 해였습니다. 1958년은 위대한 승리의 해로서 우리 나라 력사에 영원히 기록될것입니다.》

또다시 우뢰와 같이 터지는 라지오의 박수소리에 창문이 드릉드릉 울리는것 같았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며칠전에 신년사를 준비하시면서 흥분하여 하시던 아버님의 말씀이 생각나시였다.

《우리 로동계급이 세상에서 제일이다. 56년에 비해 57년에는 공업생산액이 44프로나 장성하여 세상을 놀래웠는데 올해는 또다시 40프로 더 올려세웠구나.

우리 나라는 이젠 세기적인 락후성에서 확고히 벗어나 자립적인 경제토대를 가진 발전된 사회주의공업농업국가로 되였다.

락후했던 농업국가로부터 자주적인 사회주의공업농업국가로!… 이것은 명백히 우리 인민의 투쟁과 생활에서 커다란 력사적의의를 가지는 일대 사변이라고 당당히 말할수 있는거다.》

아버님께서는 점점 더 만족한 음성으로 온 나라 근로자들이 당중앙위원회 편지를 받들고 기술신비주의와 보수주의를 짓부시고 기술혁명수행에서 대중적혁신을 일으킴으로써 우리의 기술, 우리의 힘, 우리의 자재로 자동차와 뜨락또르, 불도젤, 대형굴착기와 화차를 비롯한 우리한테 필요한 새로운 기계들을 꽝꽝 만들어낸데 대하여 긍지높이 말씀하시였다.

벌써 몇번이나 보고 또 보신 기양과 덕천, 락원의 로동계급들이 만든 뜨락또르와 자동차, 불도젤과 굴착기의 《탄생》과정을 수록한 기록영화화면들이 뜨겁게 떠올랐다. 경이적인 소식을 듣거나 목메이는 감격의 화면들을 볼 때마다 한달음에 달려가 축하의 꽃다발이라도 듬뿍듬뿍 안겨주고싶으셨던 그이이시였다.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연설을 계속 이으시였다.

《지난해에 우리는 지방의 모든 예비와 가능성을 동원리용하여 1 000여개의 중소지방산업공장들을 건설하였습니다.

우리는 1958년에 공업부문에서 커다란 성과를 이룩함으로써 제1차 5개년계획수행의 높은 고지에 올라섰습니다.

지난해에 농촌경리분야에서도 커다란 성과가 이룩되였습니다.

당의 방침에 따라 농업협동화가 완성된 결과 농촌에서 착취와 빈궁의 근원이 영원히 청산되였습니다. 모든 농민들의 생활수준을 중농이상의 수준으로 끌어올림으로써 우리가 그처럼 관심을 돌리던 빈농민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였습니다.

우리는 이에 대하여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빈농민문제의 완전한 해결!

어버이수령님의 그 말씀은 각별히 김정일동지의 가슴을 울렸다.

다른 사회주의나라들에서도 그렇지만 락후한 농업국으로 오랜 력사의 길을 걸어온 우리 나라에서 농민문제해결은 특히 중요한것이였다. 당 제3차대회에서도 5개년계획기간에 농업협동화완성을 중대한 력사적과업으로 제시하지 않았는가. 아버님께서 재더미만 남았던 전후의 어려운 시기부터 세기적인 락후성을 박차고 농민문제해결을 위해 바치신 로고의 자욱자욱들이 눈앞에 연줄연줄 떠오르시였다.

장편소설 《석개울의 새봄》이 생각나시였다. 우리 나라 농업협동화실현과정을 생동하고도 폭넓게 반영한 작품이였다.

하지만 어버이수령님께서 걸으신 그 불멸의 자욱자욱을 어떻게 몇편의 장편소설이나 실화집들에 다 담을수 있겠는가.

농가들이 띠염띠염 널려져있는 산간오지의 농민들은 물론 신해방지구 농민들의 문제도 그렇고 도시주변농민들의 협동화문제에서는 또 얼마나 뜻밖의 일들이 제기되였던가. 순안과 서포, 강남과 중화, 대동군을 비롯한 시외 일부 도시접경의 농민들 특히 반농, 반장사군들인 경우 지독스럽다고 할만큼 리기주의울타리에서 벗어나기 힘들어했었다. 그 모든 형형색색의 농군들을 한겨울에 비쳐드는 태양빛과 같은 따뜻한 정으로 품에 안아 일일이 다 사회주의적개조의 수레에 태웠으니 정녕 아버님의 그 로고를 어디에 비길손가.

두달전에 진행된 당중앙위원회 상무위원회 결정 《농업협동조합을 통합할데 대하여》와 이미 부락단위로 조직되였던 협동조합들을 리단위로 그 규모를 확대함에 대하여 채택한 내각결정이 생각나시였다. 그에 기초하여 농민들의 앙양된 정치적열의속에 빠른 기일안에 만여개의 산발적이였던 농업협동조합들을 천여개로 통합하였으니 세상이 과연 놀라지 않을수 있었겠는가.

며칠전 농업협동조합통합을 성과적으로 끝내신 후 아버님께서 무척 만족하여 하셨던 말씀이 떠오르셨다.

《우리 나라에서 농업협동화의 어렵고 복잡한 과업이 이처럼 짧은 기간에 승리적으로 완수된것은 우리 당이 농업협동화운동에 대한 정확한 로선을 내놓고 온갖 난관과 장애속에서도 동요없이 그것을 관철하기 위하여 완강하게 투쟁한 결과이다. 그리고 또한 우리 농민들이 당의 농업협동화정책을 적극 지지하고 이 운동에 열성적으로 참가하였기때문이지.》

정녕 옳은 말씀이였다. 자원성의 원칙, 농촌혁명의 기본력량인 빈농에 철저히 의거하여 중농과의 동맹을 강화하면서 부농을 제한하며 개조하는 원칙 등 농민들의 절실한 요구와 계급적원칙, 세기적숙망을 그대로 반영한 로선과 방침들, 현명하고 가장 현실적인 방도들을 어떻게 일일이 밝혀주셨던가.

또 하나 가슴을 쿵 울려주는 생각이 있었다.

당 제3차대회가 있은지 며칠후 아버님께서 당대회에서 제1차 5개년계획의 중요과업중의 하나로 농업협동화를 완성할데 대한 력사적과업을 제시하였다고 하셨던 말씀과 함께 오늘 이른아침 래년에는 방대한 그 5개년계획이 기본적으로 끝날것 같다고 흥분하여 하시던 말씀이였다.

옳구나, 가장 힘든 과업중의 하나였던 농업협동조합의 대규모에로의 통합까지 끝났다는것은 무엇을 말해주는가. 명백히 5개년계획을 늦잡아도 래년중, 3년동안에 앞당겨 끝낸다는것을 말하지 않는가. 5년분과제를, 그것도 전후의 가장 어려운 속에서 처음으로 진행하는 방대한 계획과제를 두달도 아닌 두해나 앞당겨 끝내게 된다!

너무도 벅차오르는 그 격정을 확증해주시련듯 어버이수령님의 연설은 더욱 격조 높아지였다.

《올해는 우리가 제1차 5개년계획을 완수하는 의의깊은 해로 될것입니다.

지금 우리 근로자들의 기세는 충천합니다.

올해에 공업생산에서 새로운 앙양이 일어날것입니다. 만일 올해에 공업생산이 지난해에 비하여 32프로만 장성하여도 우리는 5개년계획을 완수하게 됩니다.

농업생산에서도 커다란 전환이 일어날것입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어깨가 막 치솟는것 같으시였다.

32프로 장성, 이미 57년에 공업생산이 44프로나 장성된데 이어 지난해에 또다시 40프로나 비약적으로 장성시킨 풍부한 경험과 경제적기초, 귀중한 성과가 있지 않는가.

5개년계획의 완수라고 방금 확신에 넘쳐 하신 아버님의 말씀이 우렁찬 메아리처럼 그냥 귀전을 울리시였다.

2년이나 앞당겨 완수!

제2차 세계대전후 쏘련을 비롯한 여러 나라들에서 사회주의건설을 힘차게 전진시켜왔지만 이렇듯 빠른 기간에 그렇듯 아름찬 과제를 거의 절반기간으로 단축하여 앞당겨 수행한 례가 있었던가!

세계는 부러워하라. 원쑤들은 전률하라.

영웅조선 내 나라 우리 조국 만세!

너무도 흥분이 크신 김정일동지께서는 어버이수령님께서 인민경제 모든 부문에서 계속 생산적앙양을 일으키되 특히 기술혁명수행을 위한 투쟁을 더욱 완강히 벌릴것이며 새로운 사회주의도덕과 생활미풍을 확립하는 문제에 이르기까지 구체적인 과업들을 일일이 밝혀주시는 그 시간이 어떻게 흐르는지 알지 못하시였다.

위대한 수령님께서 하시는 더욱더 확신에 넘친 음성이 회의장안을 쩌렁쩌렁 울리였다.

《나는 우리의 모든 근로자들이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와 공화국정부의 두리에 굳게 뭉쳐 새해에 더욱 빛나는 기적을 창조하리라는것을 확신합니다.》

라지오가 들썩 들릴것처럼 우렁찬 만세소리가 터져나왔다.

회의장안을 꽉 채웠던 학생들도 일제히 자리를 차고 일어나면서 열광적으로 박수를 치며 만세를 합창하였다.

김정일동지께서도 열렬하게 박수를 치시였다.

손바닥이 아프게 박수를 치며 태양처럼 환하신 아버님의 영상을 우러르시였다.

(아버님은 정말로 위대하시다. 아버님 같으신분, 위대한 인민의 수령은 없다!)

아버님의 사상과 새 사회건설구상, 령도방법과 덕망을 어서 빨리, 더 많이 따라배울 결심이 더욱 굳어지시였다.

그러자 그이께서는 지나간 한해의 성과들을 놓고 자랑스럽게 여기셨던 일들에 생각이 미치면서 자못 신중해지시였다.

아버님의 한해, 아버님께서 펼치신 또 한해 새해의 방대한 과업앞에 고개가 숙어지셨던것이다.

어디선가 어머님의 음성이 울려오는듯 하시였다.

《너도 이젠 어른이나 같다. 아버님을 더 적극적으로 받들고 보좌해드려야 한다. 올해에도 아버님께서 무엇을 제일 걱정하시는가부터 잘 알아야 해!》

불현듯 창밖의 밤하늘에서 려명이 눈부시게 불타는듯싶었다.

방금전 아버님께서 하신 신년사의 우렁우렁한 음성이 그 불타는 려명속에서 계속 울려왔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벅차지는 가슴을 누르며 동무들을 둘러보시였다.

사랑하는 동무들, 귀중한 나의 친우들!

그들은 올해에 무엇을 하게 될가? 이 김정일 그들을 위해 무엇을 하며 어떻게 도와야 할가?

명백한것은 그들과 함께 올해에도 아버님께서 제일 기뻐하실 일들을 더 많이, 더 적극적으로 하게 될것이며 바로 그 길에서 미래에로의 꿈과 희망도 더 활짝 꽃피우고 우정도 더 열렬하게 굳건해지리라는 확신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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