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페지로
날자별열람

제 22 회


제 4 장


6


김정일동지께서는 한동안이나 선정화담임선생을 마주보시였다.

잘못 듣기라도 하였는가싶으셨다.

조용히 교원실로 부르기에 건설장동원문제를 놓고 무엇인가 의논할 일이 생긴건 아닌가 생각하셨댔는데 왕청같이 학급반장 진호삼이 부모님들을 따라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가게 된다는것이였다.

수도건설에 참가하는 일로 온 학교가 들썩들썩하는 때에 이 무슨 일인가? 박문규를 바래워준 서운한감도 아직 가셔지지 않았는데 학급반장과도 또 헤여져야 한단 말인가?

담임선생은 무척 딱해하며 사정을 말해주었다.

《중공업성에서 일보시던 아버지가 지방의 중요공장 지배인으로 사업하게 되였답니다. 큰 신임을 받았으니 축하할 일이긴 하지만… 진호삼학생이 정말 학급반장사업을 잘했는데… 글쎄 작업동원을 딱 앞두고 이런 일이 생길줄 누가 알았겠어요.》

말없이 학급사업을 치밀하게 짜고들면서 모든 사업을 밀고나가는 모범학급반장이였기에 이번 작업동원에서도 그를 크게 믿고있던 선정화선생이였다.

김정일동지께서도 서운하여 물으시였다.

《언제 떠난답니까?》

《오늘 밤차로… 이미 전학수속을 다 했어요.》

김정일동지께서는 또 한번 놀라시였다. 방금전 마지막수업이 끝났을 때까지도 태연히 례사롭게 교실에 앉아있던 진호삼이였던것이다.

선정화선생은 제사 량해라도 구하듯 나직이 말했다.

《호삼학생은 수도건설동원을 앞두고 모두다 끓고있는 때인데 참 미안하게 됐다고 하면서 자기는 그저 조용히 떠나겠으니 일체 알리지 말아달라고 신신당부했어요.》

《조용히 혼자 떠난단 말입니까? 그것도… 말이 됩니까?》

김정일동지께서는 당장 교실로 달려가기라도 할듯싶으셨다. 떠나는 순간까지 학급을 생각하고 동무들을 생각하는 그 마음이 얼마나 고맙고 아름다운가! 불같은 우애심이 콱 북받치셨다.

선정화선생은 오히려 더 단정한 자세를 취하며 말을 이었다.

《나도 그래서 부위원장동무와 토론하는겁니다. 이번에도 온 학급이 다 역에 나가 바래주자요. 문규학생 바래준것처럼. 문규학생 떠나보낸 일을 두고 교장선생님이랑 교원들모두가 얼마나 감동되여 칭찬하는지 모릅니다.》

《선생님도 참, 그게 무슨 칭찬받을 일입니까.》

선정화선생은 무슨 말인가 더 하려다가 조용히 고개만 저었다.

김정일동지께서 너무도 응당한 일로 여기심에 목이 메여올랐던것이다. 하긴 그것이 바로 김정일학생이 지닌 천품이지! 하고 그는 생각하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좀 서두르듯 말씀하셨다.

《걱정마십시오, 선생님. 그 일은 리용동무랑 토론해서 우리들이 잘 조직하겠습니다.》

《고마워요. 정말 고마워요. 호삼동무도 일생 잊지 못할거예요.》

담임선생은 이어 《그런데…》하고 말꼬리를 끌었다.

자리에서 일어나시려던 김정일동지께서는 다시 의자에 앉으시였다.

선생은 학급학생들의 명단을 펼치며 물었다.

《당장 작업동원에 나가야겠는데 누구를 학급반장으로 시켰으면 좋겠어요?》

김정일동지께서는 신중해지시였다. 선생의 심중이 리해되시였다. 사실 선정화선생이 김정일동지와 각별히 마주앉은것은 진호삼을 바래주는 일도 그렇지만 보다는 새 학급반장선발문제로 해서였다.

학급동무들에 대해 제일 잘 알고계시는 그이가 아니신가. 보다 더 선생이 중시하는것은 김정일동지께서 지니신 동무들에 대한 뜨거운 사랑과 진정을 바치는 마음이였다. 그 사랑, 그 마음이면 책임적인 대상을 제기하시리라 믿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학급동무들의 얼굴을 한명한명 떠올려보시였다.

류룡철은 동무들속에 인기는 있으나 어딘가 정돈되지 못한 부족점이 있었고 최원석이나 경일호는 학과성적은 높지만 아직 대렬을 주동적으로 이끌만 한 기질이 부족했다.

교실에 앉은 순서대로 남학생들을 다 훑었으나 씨원스레 꼭 짚이는 대상이 없었다.

다시한번 맨 뒤줄에 앉은 순서부터 더듬으시던 그이께서는 무릎을 살짝 치시였다.

《선생님, 녀동무가 어떻습니까?》

《녀학생이요?!》

선생은 놀라와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확정적인 음성으로 이으시였다.

《그렇습니다, 대담하게. 아버지원수님께서는 이미 오래전에 녀성들은 혁명의 운명을 떠메고나가는 한쪽 수레바퀴와 같다고 하시지 않으셨습니까. 실지 우리 학급에도 남학생들 못지 않게 공부도 잘하고 조직생활에서도 모범일뿐아니라 성격도 좋고 친화력이 좋아 녀동무들은 물론 남동무들과도 잘 지내는 또 원칙성도 강한 녀동무들이 있지 않습니까.》

녀선생은 여전히 놀라와하는 기색을 감추지 못하며 물었다.

《누구를 념두에 두었지요?》

김정일동지께서는 서슴없이 대답하시였다.

《주영화나 장운영동무들이 어떻겠는가 생각합니다. 물론 결함과 약점이 전혀 없는것은 아니지만 선생님이랑 옆에서 도와주면 학급을 얼마든지 잘 이끌어나갈수 있다고 봅니다.》

《주영화와 장운영이요?!》

녀선생은 또 한번 놀란 소리를 냈다.

이어 탄복해하는 눈길로 김정일동지를 우러렀다. 참말이지 전혀 예상밖의 일이였다.

마음속환성을 터쳤다. 장운영도 그렇지만 주영화도 얼마든지 해낼수 있다는 확신에서였다.

학업실력은 물론 품행으로 보나, 콸콸하고 씨원씨원한 성격으로 보나 얼마든지 남학생들 못지 않게 해낼수 있었다.

(내가 왜 녀학생들한테는 미처 눈길조차 돌리지 못했을가?)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난 녀선생은 창문앞으로 다가가 창문을 활짝 열었다.

하루수업을 끝낸 학생들이 예나 다름없이 운동장을 꽉 채우고있었다. 운동장가녁의 군데군데에서 또는 푸른 잎이 힘차게 피여나는 아름드리나무들밑에서 무슨 말인가 열정적으로 주고받으며 웃음발을 즐겁게 날리는 녀학생들도 눈에 띄였다.

매일같이 보아오던 사랑하는 제자들이였건만 그 순간에는 별로 더 름름하고 믿음성스러워보였다.

녀선생은 내심의 기쁨과 함께 자책을 느끼였다. 다시금 자신이 녀성이면서도 왜 녀학생생각을 하지 못했을가 하는 생각에 얼굴을 붉히며 돌아섰다.

《나한테 아직 봉건사상이 있는가부지요?》

그러자 김정일동지께서는 오히려 자신께서 더 미안해하시며 말씀하시였다.

《참 선생님도, 무슨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아니, 정일학생이 오늘 참으로 많은걸 생각하게 해주었어요. 사실말이지 난 속에 걱정만 가득했댔어요. 한데 정말이지… 주영화만 봐도 원칙적이고 체격도 좋고 동무들속에 신망도 높지요. 좋아요. 당장 교장선생님한테랑 찾아가 토론하겠어요.》

담임선생은 제창 교장실로 가겠다고 하며 문을 나섰다.

김정일동지께서도 교실로 향하시였다.

빨리 리용을 비롯한 민청초급단체위원들을 만나셔야 했던것이다.

이전페지   다음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