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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5 회


제7장 먹장구름이 밀려오다


1


지구수비대장 오까노모의 방으로 조선주둔군 제2사단장이 위엄있게 들어섰다.

책상을 사이에 두고 량줄로 주런이 앉아 기다리고있던 일본군장교들과 헌병장교들이 차렷자세로 일어섰다.

사단장은 들어서는 문턱에서부터 사나운 눈길로 좌중을 훑었다.

그러면서 천천히 앞탁에 이른 사단장은 표표한 눈길로 장교들을 둘러보다가 자리에 앉았다.

그를 따라 장교들이 자기 자리에 앉았다.

장교들이 앉은 다음에도 한동안이나 랭랭한 눈길로 공기를 얼궈놓은 그는 매우 거만스럽게 오까노모를 불러일으켰다.

《중좌.》

《하잇!》

오까노모가 튕겨나듯 일어섰다.

그를 한동안이나 찌를듯 바라보던 사단장은 여전히 거만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여기에 그래 제국군의 정규무력이 존재하는가?》

오까노모는 영문을 모르겠다는듯 한 눈길로 사단장을 조심스럽게 바라보았다.

《지금 이 나라의 곳곳에서 일어났던 의병대가 거의 지리멸렬하거나 국경을 넘어 달아나버렸다. 헌데 어째서 이 일대에서만은 아직도 의병들이 제국을 향하여 그리두 맹렬하게 총을 란사하고있는가? 대답해보라.》

오까노모는 얼굴이 시뻘개져 머리를 절도있게 숙였다.

《각하, 죄송합니다.》

사단장이 오까노모를 노려보다가 말했다.

《조선백성 하나를 굴복시키지 못해 조선황제의 보물을 찾지 못한 수치를 중좌는 알고있는가?》

오까노모의 이마빡에 진땀이 빠질빠질 솟았다. 황제의 연적을 가진 조선백성을 굴복시키지 못한 무능한 무관이라고 박물관 총장이 총독부는 물론 일본의 고위급인물들에게까지 통고를 보내여 오까노모란 이름자는 그야말로 제국군인의 수치의 상징처럼 불리울 지경에 이르렀다는것을 그는 이미 알고있었다.

참으로 그 일을 생각하면 사무라이답게 칼로 배를 가르고싶은 생각이 불쑥불쑥 치밀어오르는 오까노모였다.

오까노모는 대답을 기다리는 사단장을 향해 다시 머리를 숙였다.

《각하, 정말 면목이 없습니다.》

오까노모를 아니꼽게 바라보며 그는 뇌까렸다.

《대일본제국의 수치다. 아시아의 맹주가 되여 세계를 짓밟아야 할 제국의 용맹한 군인들이 조선백성놈 하나 다루어내지 못했다는것이 말이 되는가? 그것도 한갖 남의 집에서 종노릇이나 하던 상놈을 말이다.》

한참이나 오까노모를 노려보듯 바라보던 그는 한결 누그러든 목소리로 다시 말했다.

《물론 반도인들이 어질고 순박하지만 우리의 조상들이 몇백년전부터 이 나라를 노리고 달려들었으나 번번이 패한것은 바로 그들이 나라를 사랑하고 지키려는 애국심 그리고 적에 대한 증오심이 강했기때문이다. 지금 우리 제국의 책략가라고 자처하는 사람들이 이 땅에서 종묘사직보다도 제 안일을 먼저 생각하는 몇명의 대신들을 손아귀에 거머쥐고 명색상 나라는 빼앗아냈지만 백성놈들의 반항정신이 있는 한 〈한일합병〉이란 한갖 빈 말장난에 지나지 않는것이다.》

그의 목소리가 점점 높아졌다.

《우린 어떻게 하나 조선사람들의 반일정신을 송두리채 없애버리고 식민지화를 다그쳐야 한다. 그 일환으로 제국군의 용맹스런 군인들이 혈전을 벌려 조선반도 전 지역에서 들고일어났던 의병대들을 거의다 소멸해버렸다. 그런데 바로 여기 평산일대의 의병들만은 전혀 사그라들지 않고있다. 이건 로일전쟁의 혁혁한 무공을 자랑하는 일본군에 수치가 아닐수 없다. 하여 본관은 총독부의 위임에 의하여 이번 의병소멸작전을 전임하였는바 대일본제국의 군인으로서 모두가 나의 작전에 만전을 기하라.》

《하잇!》

사무라이들의 호전적인 웨침소리가 방안을 드렁드렁 울렸다.

사단장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본관은 총독부와 조선주둔군 사령관각하의 위임에 의하여 제군들에게 다음과 같이 명령한다.》

장교들이 모두 자리를 차고 일어나 차렷자세를 취했다.

사단장은 탁자에 펼쳐져있는 지도를 들여다보며 여기저기를 짚어가면서 자신만만하게 씨벌이였다.

《지금부터 모든 병력을 총집중하여 차지한 자기 지역들에서 의병대에 대한 소탕작전을 벌리되 특히 여기 평산일대에서 맹활약하는 의병대들이 활동하지 못하도록 철저히 장악하라. 모든 병력을 깡그리 집중하여 여기 곡산, 시변리, 금천, 신막을 동부지구로 그리고 여기 개성과 봉산, 재령, 신천, 태탄을 서부지구로 구분하여 초토화작전을 진행함으로써 속히 이 일대에서 맹활약하는 평산의병대를 뿌리채 진압소멸해야 한다.》

장교들이 차렷자세로 응대하였다.

사단장이 광기가 어린 눈길로 장교들을 둘러보며 선언하듯 말했다.

《평산의병대를 소탕하기 위한 이 작전에 나의 제2사단관하 16개의 보병중대와 기병 2개 중대 그리고 서부지구의 수비대, 헌병과 경찰력량을 총동원할것이다.》

그 다음 그는 매우 득의양양하여 오까노모를 비롯한 장교들을 차례차례 둘러보며 그루를 박았다.

《모든 력량을 총동원하여 의병들의 거점을 찾아내는것과 동시에 의병들의 거점으로 될수 있거나 의병들을 도와나설수 있다고 짐작되는 마을들과 외딴 곳의 수상한 집들을 모조리 초토화해버리라.》

《하잇!》

장교들의 호전적인 웨침소리가 또다시 터졌다.

사단장은 장교들의 웨침소리가 사라지기도 전에 미친놈처럼 꽥- 소리를 질렀다.

《〈천황〉페하를 위하여!》

장교들이 그의 말을 따라외웠다.

《〈천황〉페하를 위하여!》

《대일본제국의 세계제패를 위하여!》

《대일본제국의 세계제패를 위하여!》

사단장의 꽥 소리가 아츠럽게 다시 울렸다.

《모두가 사무라이답게 목숨도 불사하라!》

《하잇!》

사단장은 좌중에 절도있게 경례를 붙이고는 올 때와는 달리 기세충천하여 밖으로 나갔다.

이리하여 평산땅으로는 일본군 제2사단관하 16개의 보병중대와 기병 2개 중대, 약 80명의 헌병과 경찰들이 모여들어 평산의병대를 소멸하기 위해 지구수비대와 합세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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