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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4 회


제7장 목표! 명중!


3


새해 1933년이 되였다.

요즘 근거지마을은 명절이상으로 들썽거렸다.

국내의 한 혁명조직에서 많은 량의 원호물자를 보내준것이였다.

한 역의 화물과에 우리 혁명조직성원이 있는데 그를 통해 열퉁구리나마 되는 화물이 조양촌역으로 발송되였다. 조양촌의 상인들속에도 우리 사람이 있었던것이다.

화물을 실은 기차가 조양촌역에 닿는 시간은 깊은 밤중이였다. 이 시간에 맞춰 화물을 발송했던것이다.

조양촌의 상인이 역에 나가 화물을 접수했다. 그러자 유격구에서 떠난 달구지들이 그 짐을 몽땅 싣고 장재촌으로 감쪽같이 사라졌다.

너무도 빈틈없이 짠 일이여서 쥐도새도 알수 없었다.

원호물자에는 유격대원들과 아동단원들의 옷감인 혼방직천이 들어있었다. 여러가지 실을 엮어 짠 이 천은 탐탁하고 무척 질겼다.

화물에는 진한 보위색의 물감까지 들어있어 유격근거지에서는 이어 물을 들일수 있었다.

근거지 부녀회에 생긴 재봉대에는 지하조직을 통해 구해들인 석대의 손재봉기도 있었다.

원호물자에는 또한 온 유격구인민들이 덮고잘수 있는 이불안과 이불거죽, 면솜들이 들어있었다. 왜놈들의 《토벌》을 피해 들어온 유격구인민들이 북방의 추운 겨울을 날수 있게 해주려는 국내인민들의 뜨거운 마음이 깃들어있는것이였다.

한퉁구리에는 유격대원들이 신을 까만 로동화, 아동단원들에게 차례질 운동화도 들어있었다.

로동화는 신발목에 끈을 매는것이 아니라 발목 바깥쪽으로 양철겉단추를 달고 채우게 만들었다.

렴죽심, 현란희가 받은 운동화는 신끈대신 하얀 고무줄대를 산뜻하게 붙인것이였다.

설날이 되도록 이불을 덮지 못한채 추운 겨울을 이겨내던 유격대원들, 아동단원들, 근거지인민들은 성심성의로 도와준 국내인민들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금치 못해했다.

또 한퉁구리에는 모달리내의도 들어있었다.

이제껏 자라며 운동화며 내의를 신지도 입어보지도 못한 애들이 태반이였다. 그러니 그들의 기쁨은 하늘끝에 닿았다.

이불거죽속에는 모본단이라는 고급비단도 대여섯감 들어있었다. 연한 풀색바탕에 함박꽃을 환하고 크게 찍은 이 거죽감으로 부녀회원들은 유격구일군들의 이불을 꾸몄다.

그걸 들고가자 최춘도회장이 얼굴을 벌겋게 달구며 큰소리를 쳤다.

《이건 뭐요? 우릴 인민들과 떼놓으려는거요? 이런 일로 오겠거든 내앞에 다신 얼굴을 내밀지 마오!》

다른 일군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리하여 그 모본단이불은 동네집들에 나누어주게 되였다.

원래 여기서 살던 그들이 근거지가 생기고 숱한 피난민들이 들어왔지만 조금도 시끄러워하는 빛없이 있는 힘껏 도와주었기때문이다.

방아간할아버지는 그 모본단이불을 어루쓸며 눈물을 그득 머금었다고 한다.

《분명 새 세상이 옳긴 옳군. 지팡살이에 쩌들대로 쩌든 나한테 지주놈들이나 덮을 이불을 안겨주는걸 보니.》

아동단원들은 맵짠 추위속에서도 일과를 하루도 번짐이 없이 군사훈련을 하고있었다.

오늘은 포복전진훈련을 하는 날이다.

애들은 새로 타입은 아동단복이 덞을가봐 낡은 옷차림을 했다.

흰눈은 무릎을 쳤다. 그런데도 애들은 산으로 올라갔다.

옆에 선 손석일은 정열적으로 계속 엄한 지적을 주었다.

《인수동무, 왜 머리를 듭니까? 바싹 땅에 붙이시오!》

《팔룡동무, 동무는 엉치가 자꾸 들립니다. 자세를 낮추시오!》

《모두 속도를 더 높여야 하겠습니다.》

이러는데 머리우로 일본놈의 쌍엽기가 날아왔다. 고도를 차츰 낮추더니 쌍날개를 기울거리며 삐라를 내려뿌렸다. 삐라는 한장한장 갈라져 센바람에 너풀거리며 아래로 날아내려왔다.

눈앞에 삐라가 떨어지자 애들은 그걸 손에 집으려 했다.

손석일이 벼락같이 소리질렀다.

《그 너절한걸 집지 마시오. 계속 포복전진!》

이리하여 애들은 삐라장을 깔아뭉개며 더욱 힘있게 산우로 기여올라갔다.

훈련이 끝났다. 애들은 운동장에서 흩어졌다.

동심은 삐라를 읽고싶은 호기심을 지꿎게 떠밀었다.

운동장에도 삐라장들이 너저분히 깔렸던것이다.

애들은 한장씩 집어들었다.

제목은 이러했다.

《빨갱이 조선거지들의 말로》

애들은 제목부터 기분이 잡쳐 욕사발을 퍼부었다.

《쪽발이새끼들, 거지가 뭐야!》

《승냥이입에서 뭐 다른 소리가 나오겠어?!》

《저런 놈들을 언제면 전멸시킬가?》

삐라에는 한마리의 고래가 그려져있었다.

고래의 배때기에 《대일본제국》이라고 갈겨썼다.

고래는 아가리를 쫙 벌렸는데 그속으로 흰옷을 입은 조선사람들이 마구 빨려들어간다. 모두 아우성치고 허둥거리는 모양이다.

고래의 코구멍으로 물이 분수처럼 뿜어져오른다. 그 분수속의 조선사람들이 발버둥치고 몸부림친다.

분수에 뿜어져 하늘높이 날아올랐던 조선사람들이 바다물속에 풍덩풍덩 빠져든다.

그러니 《강대》한 일본과 맞섰다가는 이런 처참한 죽음을 당한다는것이다.

먼저 병실에 들어갔던 기송동지가 이걸 알고 달려나와 큰소리를 쳤다.

《뭘 보고있어? 찢어던져! 몽땅!》

애들은 서슴없이 쥐고있던 삐라를 찢어던지고 운동장에 널린 삐라를 집어 갈기갈기 쪼박내고말았다.

그러나 림태호는 맨 나중에야 삐라를 구겨던졌다. 얼굴에 복잡한 생각이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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