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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3 회


제7장 목표! 명중!


2


요즘 아동단에서는 점심을 먹고는 군사훈련에 들어가군 했다. 휴식일을 내놓고는 번지는 날이 없었다.

이 군사훈련은 김기송동지가 림태호와 함께 동신평 삼박골에 갔다가 장총 두자루를 빼앗아온 다음부터 시작되였다.

기송동지는 장재촌에 이르자 태호에게 고추마대를 맡기고 곧추 유격대 중대장실로 향했다.

량어깨에 멘 장총은 너무 길어 땅에 스칠듯싶었다.

중대장실 마당에 들어서니 손석일이 장작을 패고있었다. 석일은 눈이 사발만큼 커졌다.

《아니 총, 어디서 구했니?》

《헹.》

석일을 친형처럼 여기는 기송동지는 어깨를 으쓱 추며 뻐겼다.

《중대장동지 계시니?》

《계셔.》

손석일은 기송동지가 총을 메고온것이 놀라와 눈만 슴벅거렸다.

김기송동지는 활기차게 문을 두드리고 중대장실에 들어섰다. 그리고는 아동단경례를 붙이며 힘있게 말했다.

《중대장동지, 분단장 김기송 만날수 있습니까?》

김학철중대장의 눈은 두정의 총에 한껏 쏠렸다.

《너 총은 어디서 났니?》

기송동지는 총 두자루를 중대장의 책상에 가지런히 눕히며 뻐기듯, 자랑하듯 환하게 웃었다. 그리고는 동신평에 갔다가 오던 길에 있었던 일을 손세를 써가며 신나게 말했다.

《아니, 불개미로 요술을 부려 장총 두자루나 빼내왔단 말이냐?》

김학철중대장은 암만 봐도 기송동지가 보통애가 아니라는 생각이 두터워지는 책처럼 자꾸 겹쳐졌다.

그는 벌떡 일어나 《기송아!》 하며 자기 품에 힘껏 껴안아주었다. 기송동지는 숨이 막혀왔지만 웃음을 머금은 입귀는 다물지 못했다.

철색얼굴에 턱뼈가 두드러진 중대장은 흐뭇한 마음을 이기지 못하며 총을 한정씩 살펴보았다. 격발기를 제끼고 총신강까지 들여다보았다.

《음, 총이 새것이나 같구나.》

생각지 않았던 횡재에 그의 얼굴에서는 웃음이 물결쳤다.

역시 직통배기이며 담찬 기송동지는 중대장에게 이런 청을 들이댔다.

《중대장동지, 우리 아동단에도 총을 하나 주지 않겠습니까?》

《뭐?》

중대장은 호걸스럽게 웃었다.

《허, 엉뚱하다. 두정을 얻어오군 한정은 도루 달라?》

《아닙니다. 저는 언제부터 아동단에 총이 하나 있었으면 하고 생각했습니다. 우리는 래일의 유격대원이 아닙니까. 그러니 지금부터 총을 다루는 련습을 해야지요.》

김학철중대장은 기송동지의 말이 그럴듯해 사랑과 믿음이 어린 시선을 보냈다.

《그래 이 총을 하나 달란?》

《싫습니다. 이건 너무 크고 새것입니다. 우리한테 마상대를 하나 주십시오.》

《마상대?》

마상대, 그건 구식기병총이다. 여느 보병총보다 훨씬 짧고 가볍다.

그래서 기송동지는 언제부터 우리 아동단에 마상대가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어찌나 했는지 꿈에 그 총을 어깨에 메여보기까지 했던것이다.

그러나 그때는 유격대 중대부에 총을 달라는 말을 할수 없었다. 대원들에게도 총이 다 돌아가지 못하는 형편이였기때문이다.

그러나 오늘은 총을 두정 빼앗아왔으니 마상대쯤은 줄수 있지 않을가하는 욕심을 품게 된것이다.

중대장은 손석일을 소리쳐불러 무기고에서 마상대 한정을 가져오라고 지시했다.

손석일은 이어 마상대 한정과 함께 어깨에 메게 되여있는 탄띠를 들고왔다.

김학철중대장은 탄띠를 자기앞으로 끄당겼다.

《탄띠는 안돼. 사고날수 있어. 탄알은 한알만 주겠어.》

그러면서 아동단병실에서 밤경비를 설 때에는 탄알 한알을 재우라고 했다. 그 총소리가 울리면 유격대에서 알아듣고 달려올라가겠다는것이였다.

《자, 받아라. 련습을 잘해야 돼.》

《알겠습니다!》

기송동지는 군대식으로 발꿈치를 맞붙이며 힘차게 대답했다.

마상대를 두손에 받아든 기송동지는 온 세상을 얻은듯한 기분에 휩싸였다. 이제부터는 마상대라도 한껏 다루어볼수 있게 된것이다.

김기송동지는 조금 망설이다가 용기를 내였다.

《중대장동지, 우리한테 훈련교관을 한명 보내주십시오.》

너무나 뜻밖의 소리이다. 중대장은 말이 적지만 능청스러운 구석도 있는 사람이다.

《이것 봐라. 별걸 다 제기하는군. 유격대에서 아동단에 훈련교관을 보내주라는 조목은 없어.》

그러자 김기송동지가 열을 올렸다.

《없으면 뭐랍니까? 우리는 유격대에 들어갈 나이가 못된걸 얼마나 한탄하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지금부터 배워놔야 유격대에 들어가자마자 제구실을 할게 아닙니까. 곽찬수선생님은 그 바쁜 속에서도 우리 아동단학교에 꼭꼭 나옵니다. 오후 첫 시간부터 군사를 배우게 해주십시오. 총이랑 있으니 훈련이 멋있게 될겁니다.》

김학철중대장은 기송동지를 찬찬히 뜯어보며 대견한 마음을 이기지 못해했다. 연길현의 여러 근거지에 아동단이 다 있지만 군사훈련을 일과에 넣고 진행하는 아동단은 아직 없었다.

중대장은 씨원스레 대꾸했다.

《좋아, 교관을 보내주지.》

《야, 만세! 고맙습니다!》

김기송동지는 마상대를 앞가슴에 힘껏 당겨 세웠다.

그리고는 비위좋게 물음을 던졌다.

《중대장동지, 누굴 훈련교관으로 보내주시겠습니까?》

《헛허… 이자리에서 교관을 임명하라나?》

《그래야 마음씨원히 돌아갈게 아닙니까?》

(좌우간 기송이는 보통이 아니야.)

만날수록 정이 끌리는 기송동지였다. 중대장은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

《내 전령병 손석일을 보내주지.》

《석일형이요?!》

좀 시답잖아 하는 억양이 울렸다.

《왜? 신대원이라구? 이제 가서 지도하는거 보라구. 그만한 교관감은 없어.》

기송동지는 조금 생각하다가 흔연히 대답했다.

《좋습니다. 석일형을 교관으로 보내주십시오.》

김학철은 중대장이라 하지만 멋을 부릴줄 몰랐다. 하기에 동촌에 따로 있는 소대에 갈 때나 전령병을 달고갈뿐 여느때는 1소대에 배속시켜 강한 훈련속에 단련시키고있었다. 그러니 생둥이인 우리에게 충분한 지도를 줄수 있으리라고 기송동지는 생각했던것이다.

이리하여 오후 첫 시간이면 손석일이 아동단병실에 나타난지 여러날이 되였다.


그때 유격대가 가지고있는 총은 30년식보총, 양포, 싸창, 륙혈포 등 여러가지나 되였다.

일본놈들의 총을 빼앗고 지주놈의 가병들이 쓰던 무기를 앗아오다보니 그럴수밖에 없었다.

김학철중대장은 아동단병실에 큼직한 무기분해, 결합, 소제용탁자까지 하나 보내주었다. 중대에도 그게 발랐지만 아동단원들의 군사훈련에 그만큼 관심을 두었던것이다.

탁자는 곽찬수선생이 수업을 할 때에는 깨끗한 미농지를 씌워 교탁으로 쓰고 훈련을 할 때는 밖에 내다놓군 했다.

오늘도 손석일은 두정의 서로 다른 보총을 메고 아동단원들의 훈련장에 나타났다.

아이들이 탁자둘레를 빙 둘러쌌다. 인원이 스물다섯이니 뒤켠 아이들은 앞아이들의 어깨짬으로 내다보아야 했다.

억실억실한 눈에 활달한 인상인 손석일은 얼굴에 밝은 웃음을 짓고 알기 쉽게 설명해나갔다.

《내가 여러번 말했지만 격발기는 총의 염통이야. 총알을 약통실에 보낸 다음 꽉 막고 발사한 후 약통안의 탄피를 뽑아던지지. 그리고 격침대에 감긴 용수철이 꽉 조여들었다가 방아쇠를 당기면 용수철이 튕기며 격침으로 탄알의 뢰관을 때려. 그러면 총알이 나가는거야.》

그러면서 총은 여러가지이지만 이 원리는 꼭같다는것이였다.

석일은 가지고온 총의 이름을 대주고 정열적으로 손빠르게 매 총을 분해해나갔다.

애들은 그의 능숙한 동작에 혀를 내둘렀다.

김기송동지도 그를 못미더워했던 일을 첫날 훈련때에 다 지워버렸다.

손석일은 소학교를 6년이나 다녔기에 누구보다 터득이 빨랐다. 그때로서는 소학교졸업생이면 지식을 푼푼히 가진 사람으로 일러주었다.

《자, 보란 말이야. 격발기는 조금씩 다르게 생겼지만 그 원리는 갈데 없어. 총알을 물고 뽑아던지고 눌리웠던 용수철이 풀리며 격침으로 뢰관을 때리는건. 자, 이제부터 세 동무씩 나와 격발기를 도루 조립하고 또 분해해놓으라구.》

손석일이 격발기를 분해할 때에 눈주어 보아두었던 애들은 자신있게 나가 격발기를 다시 조립해나갔다. 여러날동안의 훈련이 은을 내기 시작한것이다.

애들속에서도 제일 정신차려 보고있는것은 길장쇠였다.

그는 총만 있으면 여섯명 자기 식구들의 원쑤를 넉근히 갚을수 있다고 장담했다. 그런데 그 어떤 총도 자기가 다루던 사냥총과는 판판 달랐던것이다.

사냥총은 총허리를 꺾고 약통실에 총알을 재우고는 총신을 도로 편다. 그다음 방아쇠를 당기면 총알이 나가는것이다. 총을 쏘고나서는 또 총을 꺾고 총알을 다시 재워넣어야 했다.

말하자면 격발기가 없는것이다. 총알도 연으로 부어 만들어야 했고 총구멍도 전투용총에 비해 두곱이나 넓었다.

길장쇠는 헤식은 웃음을 지으며 머리를 긁었다.

사냥총을 쏘던 솜씨로 전투용총을 거침없이 다룰수 있다고 생각했던 자기의 어리석음을 깨달았던것이다.

그러나 그는 지금도 여섯식구의 원쑤만 갚겠다는 생각이 머리에 꽉 차있었다.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본지 얼마 안되는 그는 친척, 이웃마을 나아가서 나라를 찾겠다는 마음까지에는 아직도 먼거리를 두고있었다.

림태호는 손석일의 말을 귀기울여 듣느라 했다. 동신평걸음에서 김기송동지의 간곡한 충고가 그를 어지간히 정신차리게 했던것이다.

그러나 김기송동지가 《〈나라찾다가 죽으면 어떻게 해?〉이게 네 생각이란 말이야.》라고 한 말이 아프기도 하거니와 잘 내려가지 않았다. 그는 이렇게 맞서고싶은것이였다.

《죽는걸 두려워 안하는 사람이 어디 있어?》

태호는 아직까지 리동근이와 홍춘삼을 만났던 일을 깊숙이 감추고있었다.

무기분해조립에서는 렴죽심이와 현란희, 박귀남이 그중 앞섰다.

처녀애들은 총기가 류다른것 같고 박귀남은 훈련에 온 정신을 기울였기때문이다.

강진혁도 앞장에 서서 나갔다. 그는 총다루는 일이 재미있었다.

손석일은 무기분해조립훈련이 끝난 다음 조준련습에 들어갔다.

유격대에서 조준틀, 조준판, 조준술을 세틀 가져왔다.

아동단에 마상대가 한정 있기에 훈련지도를 줄 때마다 두정의 총을 메고 오군 했다.

아이들이 조준틀에 총을 놓고 겨눌 때 손석일은 슬며시 다가가 손칼로 총탁을 딱 때렸다. 그러면 거의 모든 총이 아래로 빠져내렸다.

손석일은 엄하게 꾸짖었다.

《총박죽을 힘껏 당겨붙이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래가지고야 어떻게 명중을 바랄수 있습니까?》

손석일은 조준판을 겨눈 총신의 맨 앞끝에 콩알만한 둥근 돌을 올려놓기도 했다.

적지 않은 총에서 그 돌이 떨어져내렸다.

그러면 손석일은 또 엄하게 주의를 주었다.

《총박죽을 걸써 어깨에 대면 안된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총박죽을 힘껏 당겨붙여야 합니다.》

정열적인 손석일은 아이들의 훈련지도에 온 심혈을 쏟아부었다.

김학철중대장은 동촌에 있는 소대에 갈 때도 손석일이 훈련지도중이면 그를 데리고가지 않았다. 그는 아이들의 훈련에 큰 기대를 얹고있었던것이다.

동촌에도 아동단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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