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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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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잠이 들어버린 혜경은 아무것도 알지 못했다. 갑자기 조용한 방안에 뜨르릉- 전화종소리가 요란히 울렸다.

혜경은 잠결에 어렴풋이 그 전화종소리를 가려듣고서야 겨우 눈을 떴다.

그러나 자기가 책임비서의 방에 와서 잠들어버린 생각은 조금도 나지 않았다. 여기가 어딘가? 잠에 취한 혜경은 한참이나 눈이 휘둥그래 두리번거리다가 비로서 책임비서의 사무실임을 깨닫고 깜짝 놀라 일어섰다. 그런데 책임비서동지는 어디로 갔는가? 주인이 없는 방에서 전화종소리는 여전히 울렸다. 혜경은 책상앞으로 달려가서 얼른 수화기를 집어들었다. 순간 그는 당황해서 어쩔바를 몰라했다.

《나 김정일이요.》

수화기안에서 뜻밖에도 장군님의 우렁우렁하신 음성이 뜨겁게 울려왔다. 혜경은 너무나도 가슴이 두근거려 제 목소리 같지 않게 말씀올리였다.

《경애하는 장군님, 안녕하십니까. 도당책임비서동진 잠간 자리를 떴습니다.》

《동문 누구요?》

《선전부 부원 박혜경입니다.》

《박혜경… 음, 김철에 강재를 받으러 갔던 동무구만.》

(장군님께서 그 일을 어떻게 아실가?)

혜경은 드디여 기쁨에 넘쳐 힘차게 대답올렸다.

《그렇습니다. 장군님!》

《동무에 대한 이야기는 동무네 책임비서한테서 들었소. 희천기관차대의 견인기도 동무가 현장에 내려가 로동자들을 발동하여 살렸다지? 그래 강재는 받아왔소?》

《장군님, 오늘 아침에 강재를 실은 화차가 강계역에 도착하였습니다.》

《대단하오. 요즘 나라의 강재사정이 긴장하여 정무원 부총리도 받아오지 못하는 강재를 동무가 실어왔단 말이지?》

김정일동지께서는 호탕하게 웃으시고나서 다정히 물으시였다.

《책임비서동문 어디로 갔소?》

혜경은 철딱서니없이 책임비서의 방에 와서 잠들어버린 일이 부끄러워 얼른 대답을 못하고 망설이다가 솔직하게 말씀드렸다.

《장군님, 전 책임비서동지에게 김철에 갔다 온 이야기를 하다가 그만 깜박 잠들었댔습니다.》

《책임비서동무앞에 와서 잠들었다?》

그이께서는 또 한번 큰 소리로 웃으시였다.

《그러니 동무를 잠재우려고 잠간 자리를 피한게로군. 좀 찾아보오. 거기 어디 가까운데서 담배를 태우며 서성거리고있을거요.》

《알겠습니다.》

혜경은 전화가 끊어질가봐 수화기를 살며시 놓고 재빨리 방에서 달려나갔다. 복도 창문앞에 태혁이와 림준이 마주 서있었다. 방금 온듯 거친 숨을 몰아쉬는 림준의 눈빛이 사납게 번뜩이였다.

《책임비서동지, 대안중기계공장으로 간다고 떠난 리성하부부장동무가 종무소식이길래 알아봤더니만 글쎄… 아직도 발전기생산에 착수하지 않았다구 합니다. 이런 코막고 답답한 일이 어디 있습니까.》

《그게 정말이요?》

《정말이라니까요. 난 너무 부아가 나서 대안에 나쁜 놈이 엎데있지 않는가구 고함을 질렀습니다.》

《알겠소!》 태혁이가 성칼지게 말하고 급히 달려오는 혜경을 얼핏 돌아다봤다.

《책임비서동지, 책임비서동지… 어서요! 장군님께서 전화로 찾으십니다.》

혜경의 다급한 말을 듣고서야 태혁은 방으로 뛰여들어가 수화기를 움켜잡았다.

《장군님, 강태혁이 전화를 받습니다.》

《아, 태혁동무요? 내 방금 혜경동무한테서 강재를 받아왔다는 말을 들었소. 똑똑한 동무요. 그 동무가 김철에 가서 숱한 고생을 하고 동무앞에 와서 잠들었다지? 그게 얼마나 좋소. 동무가 정말 부럽구만.》

《장군님, 저도 이렇게 사랑스러운 동무들과 함께 일하니 힘든줄 모르겠습니다.》

태혁은 이번에 김철에 파견한 혜경이네 일행속에 10년전 시행정위원회 위원장사업을 맡아하다가 과오를 범하고 출당철직된 김중범이를 함께 보낸데 대해서도 사실대로 말씀올렸다.

《잘했소. 그 동무의 정치적생명을 건져주려고 김철에 따라보냈으면 아주 잘했소. 우린 오늘의 고난의 행군의 돌파구를 열어제끼기 위한 자강도로동계급의 투쟁을 통하여 이전보다 훨씬 억세여진 우리 인민의 모습을 세상에 시위할수 있게 되여야 합니다. 내 이전에도 동무한테 말했지만 적들이 우리를 고립압살하려고 제아무리 미친듯이 날뛰여도 우리 인민의 이 무궁무진한 힘만은 절대로 억누르거나 봉쇄하지 못합니다.》

《장군님, 지금 우리 자강도로동계급은 장군님의 명령을 관철하기 위한 최후돌격전에 나서서 용맹하게 싸우고있습니다. 이 비등된 기세로 일하면 이달중으로 모든 발전소들의 구조물공사를 완전히 끝내고 설비조립작업에 달라붙을수 있습니다. 얼마전 강계청년발전소동무들은 몇해동안 현장구석에 사장되여있던 비동기전동기를 개조하여 2천kw 발전기를 제작하였습니다. 강계청년발전소동무들이 15년동안이나 역사질하면서 만들지 못한 발전기인데 지금 꽝꽝 기운차게 돌아갑니다.》

《비동기전동기를 발전기로 개조하였단 말이지? 그거 정말 멋들어진 발기를 했소. 아주 훌륭하오!》

《평양전력설계사업소의 원자력발전소 설계가인 리경훈선생이 이번에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일부 사람들이 머리를 기웃거리며 완강히 반대해나섰지만 그는 우리가 살아갈 길은 자력갱생밖에 없다고 하며 로동자들과 함께 현장에서 며칠밤을 꼬박 새웠습니다. 적들의 경수로건설에 환멸을 느끼고 자강도에 와서 장군님의 명령을 관철하며 여생을 빛내이는 참다운 학자입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그가 다년간 경수로건설을 위한 대적투쟁에 참가하면서 우리 당의 자력갱생밖에 믿을것이 없음을 뼈속깊이 체험했다고 하시며 친절히 물으시였다.

《대안중기계공장에서 보장하기로 된 발전기들은 어떻게 되였습니까?》

《장군님, 거기선 아직 생산에 착수하지도 않았다고 합니다. 그 발전기들때문에 공사기일보장이 매우 곤난하게 되였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아무런 말씀이 없으시였다.

긴 시간이 흐른후에야 그이께서는 거센 음성으로 이렇게 말씀하시였다.

《대안중기계공장에 문제가 있소! 왜 그랬는지 알아봤습니까?》

《정무원에서 전력과 자재를 보장해주지 않았다고 합니다. 저희들은 너무 예상치 못했던 일이다 보니…》

태혁은 말을 끝맺지 못하고 그이의 결론을 기다렸다. 얼마간 침묵이 흘렀다.

이윽고 그이의 말씀이 조용히 울려왔다.

《알겠습니다.》

 

《여보 기사장동무, 당신네가 도대체 제정신 있는 사람들이요? 자강도에 보내줄 발전기들이야 장군님앞에서 결의했던 일이 아니요. 그런데도 아직 발전기생산에 착수하지도 않았다니 이런 불손한 행위가 어디 있소!》

대안중기계공장의 한심한 사태에 부아가 난 리성하는 아던 정 보던 정 없이 몽둥이 휘두르듯 을렀다 멨다. 이러나 저러나 스위스에 기술자대표단성원으로 갔다온 사람은 기사장이였다.

리성하는 워낙 안면이 넓어 대안중기계 지배인과도 너나들이 할 정도로 친밀히 교제하는 사람이였지만 지배인은 제껴놓다싶이 하고 직접 책임을 져야할 당사자인 기사장을 달구어댔다.

리성하가 잔뜩 열이 올라 몰아대여도 찍소리 못하던 기사장이 피우던 담배를 재털이에 비벼끄면서 만만치 않게 맞섰다.

《낸들 용빼는 재간이 있소. 맨손으로야 발전기를 만들수 없잖소. 내 발바닥에 불이 일게 정무원과 기계공업부, 전력공업부걸음을 얼마나 했는지 알기나 하구 큰소리요? 다들 무우 먹구 체한것처럼 상을 찌프리고 앉아서 한다는 말을 들어보면 한대 멕일 생각밖에 나질 않더란 말이요. 우린 조막만 한 발전기를 만들자고 해도 큰 공장을 몽땅 돌려야 하오. 그래 우리한테 누가 전기를 줬소. 자재가 없어 쩔쩔 매는걸 보면서 도와준 사람은 있소!》

대안중기계 기사장이 오히려 제편에서 볼부은 소리를 해도 리성하는 들은체 하지 않고 헛눈만 팔았다. 시허옇게 쌓여있는 공장구내의 눈무지들에 눈길을 던지고 앉아있는 그의 눈앞에 자강도의 엄혹한 현실이 흐릿하게 비껴들었다. 모두들 이 엄동설한에 죽음을 각오하고 사생결단으로 일하는데 여기는 어떤가? 딴세상 같다. 뻔뻔스럽게 누가 전기와 자재를 줬는가면서 버젓이 내놓고 말하는 판이다. 과연 그것이 발전기를 생산하지 못한 방패막이로 될수 있는가? 이제 와서 돌이켜보면 이런 한심한 사람들을 믿고 문암의 2천kw 발전기만은 우에다 제기하여 해결받자며 완강히 주장했던 자신이 얼마나 어리석었는가. 자강도로동계급은 어떤 조건타발도 없이 그 문암의 발전기도 자체로 만들었다. 한때 그가 현실성이 없다고 반대했던 전투목표도 기적적으로 추진되여간다. 그들의 주장을 달가와하지 않고 엇나가면서 내가 한 일은 무엇인가? 아무것도 없다는 괴로운 생각에 어깨가 처져있던 리성하는 자신에 대한 울화라도 터뜨리듯 기사장을 향해 왈칵 어성을 돋구었다.

《여보, 자강도에선 뭐가 있어 장군님의 명령관철에 일떠선줄 아오? 지금이 어떤 때요. 당신들은 공장안에 구겨박혀 당초에 세상 돌아가는 형편을 모르누만. 나한테 그따위 소릴 하는건 괜찮은데 다른데 가서 함부로 입을 놀렸다간 단단히 문제가 서오. 이건 위협이 아니요.》

대안중기계 기사장은 제김에 속이 언짢아 푸푸 입바람을 내불다가 리성하의 말꼬리를 잡고 늘어졌다.

《부부장동무, 자강도에 들어가 있으면 다요?》

《그건 무슨 소리요?》

《전력공업부일에선 깨끗이 손털고 나앉을 생각인가 말이요. 우리가 자재는 좀 마련해놨는데 한달만 공장에 전기를 넣어주시오. 부장령감은 어찌나 구두쇠인지 두번다시 상대하고싶은 생각이 없소.》

대안의 발전기생산이 지연되여 바짝 등이 달아난 리성하는 그 말을 귀가 항아리만해 듣다가 오금을 박았다.

《한달이면 늦소. 좀 더 앞당겨야지.》

《글쎄 전기만 대주시우다. 죽으나 사나 합지요.》

《어디 노력해보기요.》

리성하는 딱소리나게 된다는 말은 하지 않고 대안중기계공장을 떠나 평양에 올라오자 즉시 부장사무실로 찾아들어갔다. 자강도에 내려간후 얼씬도 하지 않던 리성하가 벌겋게 흥분된 얼굴로 급히 나타나자 부장은 그의 손을 잡아끌면서 반갑게 맞아주었다.

《여기 앉아서도 그쪽 소식을 더러 얻어듣는데 수고가 많겠구만.》

《저야 뭐 하는 일이 있는가요.》

《일전에 부부장동무의 어머니건강이 좋잖아 부인이 강계로 떠난다는 말을 듣고도 도와주지 못해서 안됐소.》

《별 말씀을…》

리성하는 기본문제에로 화제를 끌어가려고 자기 집안일은 대수롭지 않게 흘려버리였다.

마침 부장이 자강도형편에 대해 묻자 이때다 하고 그는 말보따리를 다 털어가며 열변을 토로했다. 본시 리성하의 구변이 능한데다 두석달 자강도에 내려가 생활하며 목격하고 체험한 사실들이 감동적이다보니 부장은 넋없이 앉아서 눈물을 머금군 했다. 리성하는 자강도인민들이 겪고있는 전투의 엄혹성을 강조하느라 한때 자기가 패배주의적으로 신심이 없이 동요했던 허물까지 들춰내면서 무랍없이 터쳐놓았다. 부장의 입에서 대안중기계공장에 전력을 보장해주자는 말이 저절로 튀여나오게 한참이나 그렇게 바람을 불어넣고난 리성하는 조금도 에돌지 않고 직방 들이댔다.

《부장동무, 대안에선 전기가 없어 아직도 자강도에 보내줄 발전기생산에 착수하지 못했습니다. 이거 대안때문에 큰 공사를 망치겠다니까요. 하루가 급합니다. 더두말구 20일동안만이라도 대안중기계에 전기를 넣어줍시다.》

부장이 한동안 덤덤히 앉아서 무거운 한숨을 쉬였다.

《나도 그랬으면 좋겠는데… 어디 전력이 있어야지.》

《대담하게 어느 한 대상의 전력을 잡아떼야지요. 대안에 전력을 줬다고 문제로 될건 없습니다.》

《허! 부부장동무가 우리 일에 판무식한 사람처럼 말하는군. 그래 어디서 뗄수 있다고 생각하오? 지금 전기를 쓰는 공장들이 불과 몇개 안되오. 그렇다고 철도에서 잡아떼겠소? 그러지 않아도 달리던 렬차들이 쩍하면 멈춰서는 판인데… 요즘은 한kw의 전력도 정무원의 승인없이는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하오.》

리성하는 입을 다물고 말았다. 부장이 숨김없이 터놓은 말속에 담겨있는 진실을 부정할수 없었던것이다. 그 엄연한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수 없었으나 대안에 전기를 보장해주지 못하는 안타까움에 짓눌려 리성하는 하는 일없이 괴로운 나날을 흘러보냈다.

내가 미리감치 대안중기계공장의 실태를 알아보고 대책을 세울걸 너무 무관심했어. 큰 공장이니 그쯤한 발전기야 어련히 만들겠거니 했지… 리성하는 대안의 발전기들을 자기가 맡겠다고 자진해나섰던 일이 여간 후회되지 않았다. 벼룩이도 낯짝이 있다는데 이제야 무슨 면목으로 태혁이 앞에 나타나겠는가? 그러던 리성하는 갑자기 한밤중에 이불을 훌 밀어던지고 벌떡 일어나 앉았다.

(그렇지, 다른 방도가 없잖는가!)

 

3

(1)

 

림준이 지팽이를 내짚으며 태혁의 사무실로 성급히 찾아들어왔다.

《이거 야단났습니다.》

《무슨 일이요?》

《북천3호발전소건설장에서 리성하부부장과 덕삼아바이사이에 대판 언쟁이 벌어졌습니다.》

태혁은 눈이 떼꾼해서 그를 쳐다보았다.

《좀 차근차근 말하오.》

《리성하부부장이 엄중합니다. 그는 여태껏 대안에서 발전기생산에 착수하지 않은 사실을 알지 못하고있다가 급해맞아 어디선가 쓰던 100kw발전기들을 떼여 북천3호발전소에 실어왔습니다. 그 일때문에 대소동이 일어났습니다. 리성하부부장은 어떤 일이 있어도 공사기일을 보장해야 한다며 무작정 내리먹이구 덕삼아바인 다른 발전소의 발전기를 떼여다 맞추는 이따위 량심이 없는 놀음은 죽어두 못한다고 펄펄 뜁니다.》

《그건 어디서 난 발전기요?》

태혁은 엄한 목소리로 물었다.

《평남도에서 실어왔다나 봅니다. 장군님께서는 우리 자강도로동계급에게 자력갱생의 본보기를 창조할 과업을 주셨는데 남의 설비를 떼여다 발전소를 돌리겠다니 분격하지 않을수 없군요. 이러자고 우리가 혹한속에서 굶주림을 참고 견디며 발전소를 건설하였습니까? 발전소건설을 위해 자기의 목숨도 서슴없이 바친 사람들이 이 사실을 알면 부부장동무를 용서하겠습니까.》

태혁이도 억이 막혀 말이 나가지 않았다.

지난해 장군님께서 비준하여주신 그들의 전투목표에는 대안중기계공장에서 12대의 발전기들을 생산보장하기로 되여있었다. 게다가 전력공업부 부부장인 리성하가 그 발전기들의 제작은 자기가 책임지겠다고 장담했었다. 태혁은 그의 말을 믿고 대안중기계의 발전기생산을 전적으로 리성하에게 일임했다. 그는 리성하가 지금까지 대안의 발전기생산이 어떻게 진척되는지 관심하지 않고있을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아무렴 이럴수 있는가. 큰 공장에 대한 리성하의 의존심때문에 이런 엄중한 후과가 빚어졌는가? 태혁은 그렇게밖에는 리성하를 달리 리해할 길이 없었다.

《전력공업부 부부장이 대단하구만. 누가 그에게 다른 발전소의 설비를 함부로 뜯어올 권한을 줬소. 누가!》

태혁은 결김에 전화종소리를 듣고 성급히 수화기를 들었는데 장군님의 묵직한 음성이 울려왔다.

《태혁동무, 대안의 발전기들때문에 공사가 늦어질수 있습니다.》

《장군님, 그래서 저희들은 속이 새까매있습니다.》

《음… 대안중기계동무들이 전력이 없어 발전기를 만들지 못하는걸 알면서 정무원과 전력부문 일군들이 그들을 도와주지 못했습니다. 사무실에 올방자를 틀고앉아 발전소들에서 생산된 전력이나 장악하며 림시방책으로 돌려맞출 궁리를 해서야 전력이 나옵니까. 내 오늘 당중앙위원회 해당부서에 과업을 주어 발전소들의 가동정형을 료해하여보니 설비불량으로 만부하를 걸지 못하는 발전기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 강계청년발전소 로동계급이 대안의 실태를 듣더니 나의 명령을 관철해야 한다면서 자기들이 대안중기계에 필요한 전력을 더 생산하여 무조건 보장해주겠다고 궐기해나섰습니다.》

《그렇습니까? 장군님, 이젠 됐습니다!》

태혁은 기쁨에 넘쳐 환성을 올리고나서 떠뜸떠뜸 말씀올렸다.

《전 미처 그 생각을…》

《동무야 눈앞의 일만도 아름찬데 그럴수 있지. 중요한건 대안중기계에 전력을 넣어주었지만 이제 발전기생산을 해서는 늦어질수 있다는것입니다. 동무네 공사기일보장이 어려워질수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겠소?》

태혁은 장군님께 책임적인 대답을 드려야 할 자신을 깨닫고 가볍게 숨을 들이쉬였다.

《장군님, 만약경우를 생각하여 저희들이 다 맡아할 대책을 시급히 세우겠습니다.》

《좋습니다. 대안중기계의 발전기생산이 지연되는 바람에 제일 난관에 봉착한건 장강군의 발전소건설입니다. 아무래도 우리가 장강에서 전투결속을 하게 될것 같습니다. 그러니만큼 장강에다 판을 크게 벌리시오. 강계시와 성간군에서 공사를 완공하여도 장강군발전소건설을 끝내지 못하면 우리는 인민들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것으로 됩니다. 래일부터 장강군의 발전소건설전투에 총력량을 집중하시오!》

태혁을 뜨겁게 고무격려하신 김정일동지께서는 다시금 힘주어 말씀하시였다.

《이번 전투의 마감단계에서 동무가 놓치지 말아야 할 다른 하나의 문제는 도안의 기술력량을 효과적으로 동원하는것이요. 기술자들과 기능공들을 잘 동원시켜야 발전소들의 설비조립과 공장기업소들을 만가동하기 위한 최종전투에서 제기되는 기술적문제들을 원만히 해결할수 있습니다. 지금은 전후에 망치로 기계를 두드려 만들던 때와는 다릅니다. 자력갱생도 최신과학기술에 토대한 자력갱생이여야 합니다. 현 시대는 과학기술의 시대입니다. 발전하는 과학의 추세를 앞서나가지 않고서는 피어린 투쟁으로 고난의 행군의 돌파구를 열어제낀 보람이 없습니다.》

그이께서 일깨워주시는 고난의 행군의 돌파전에 대한 새로운 리해, 그 깊은 의미를 크나큰 충격속에 받아안은 태혁은 두손으로 수화기를 꽉 움켜잡고 신심에 넘쳐 대답올렸다.

태혁은 그 길로 림준이와 함께 북천3호발전소건설장을 향해 떠났다.

북천교를 단숨에 넘은 승용차는 얼음버캐가 깔린 도로를 따라 질풍처럼 내달렸다. 오늘따라 날씨도 을씨년스러웠다. 찌뿌둥히 흐린 하늘은 컴컴히 드리우고 사나운 눈보라가 고속으로 달리는 승용차의 유리창에 심술궂게 눈가루를 휘뿌렸다. 태혁은 그 모든것을 거의나 의식하지 못하고있었다. 그의 머리속에는 방금전 림준이가 격분하여 리성하부부장을 용서할수 없다던 말만이 괴롭게 떠올랐다.

(그래, 리성하로 하여 공사는 또다시 엄중한 난관에 봉착하지 않았는가!)

태혁은 무거운 한숨을 내쉬였다. 이러나 저러나 리성하는 자기들을 돕기 위해 찾아온 일군이였다. 그가 수습하기 어려운 실책을 범한것을 보고 책임추궁을 한다는것이 어쩐지 몰인정한 처사로 생각되였다. 이제야 별다른 묘책이 있는가? 대안중기계공장의 발전기생산이 늦어져도 공사기일은 단 하루도 어기지 말아야 한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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