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2 회)
제 9 장
3
종로 탑골공원뒤에 있는 계명구락부 2층 큰방은 그날도 사람들로 붐비였다. 무슨 모임도 아닌데 잔치집이나 장마당처럼 공연히 사람들이 모여 서성거린다.
창문들은 열수 있는껏 죄다 활짝 열어놓았건만 해가 산마루에 높이 올라서자 벌써 창으로 선선한 바람이 아니라 열기가 쓸어들어 방안이 찌는듯이 무덥다.
그런데도 방 한복판의 당구대앞에서는 와이샤쯔바람의 사나이들이 긴 당구채를 쥐고 이마의 땀을 연신 닦으며 당구치기에 여념이 없다. 당구판을 구경군들이 빙 둘러서있으니 당구치는치들은 더욱 도가니속에 든것 같다. 그래도 간간이 한마디씩 주고받는다.
《정규창씨가 이제는 <한글>지의 <부질없는 수작>란의 주인공으로 등장하셨더군.》
림규의 시까스르는 소리다.
《그래서 <부질없는 수작>의 작자에게 답함하고 <정음>지에 내지 않았소.》
강마른 림규보다 머리기장 하나는 더 크고 살집이 좋은 정규창이 몸을 당구대에 바싹 구부리고 당구대에 얹은 한손의 둘째손가락과 넷째 손가락사이에 끼운 당구채를 슬슬 밀었다, 끌어당겼다하며 겨냥을 하다가 탁 내밀어 공을 치니 공이 또르르 굴러가서 다른 공을 때리고 맞은 공이 또 다른 공을 쳐서 세 공이 제각기 굴러 차례차례로 구멍속에 떨어진다. 정규창은 득의양양했다.
《이렇게 친단 말이요. 어학회에서도 제일 미운게 그 <한글>지의 리윤재와 험구가 최현배더군.》
그는 그들을 당구공처럼 단방에 쳐버린듯 좋아한다.
《부질없는 수작》이란 《한글》잡지 2권 1호부터 새로 생긴 고정란의 이름이다. 이 《부질없는 수작》란에 정규창이 《정음》지에서 된시웃법을 주장하여 쓴 글을 부질없는 수작으로 소개한바 있다. 즉 《까와 ㅅ가, 따와 ㅅ다, 빠와 ㅅ바, 찌와 ㅅ지를 대조해보면 전자가 후자보다 불편하다 함은 소아라도 곧 판단을 내릴것이며 좀더 특수한 례를 들면 이러한것들이 있다.》하고 든 례로서 《뺄뺑- 내려긋는 획이 6개이다. 몹시 작은 활자로 인쇄할 때 몽그라지기도 쉽고 무슨 도안 같아서 눈이 현란하다.》《끄가 고자로, 띠가 며자로 잘못 보이는 일이 꽤 만타.》, 《<깎>-ㄱ이 네개씩이나 회집, 기형적인 자형이다.》 운운. 《부질없는 수작》 의 필자는 이것이 얼마나 비과학적인 주장인가 하고 실소에 붙여버렸다.
림규는 씨물씨물 웃는다. 그도 정규창의 주장이 얼마나 유치하고 그 론거가 얼마나 박약한것인가를 잘 알기때문이다. 《정음파》(박승빈일파)의 일류리론가로 자처하고 《정음》지에 매 호마다 되지도 않는 글을 써내여 기염을 토하는 이 갑작학자의 실력이 이렇게 들장이 난것이 림규에게조차 깨고소했던것이다.
둔감한 정규창도 지난 다음에야 생각해보니 림규의 말에 가시가 느껴져 불끈해서 한마디 뱉았다.
《똥 묻은 돼지 겨 묻은 돼지를 나무란다더니 당신은 뭐 뾰족한게 있어 남에게 험구요. <부질없는 수작>의 작자가 외람되게 윤치호선생까지 걸고든걸 모르오?》
그것은 어학자도 아닌 그리스도교청년회련합회 회장인 윤치호가 《신철자법에 대하야》라는 제목으로 맞춤법통일안을 반대하는 글을 《청년》잡지에 실은것을 《정음》잡지가 재탕을 했는데 이 글에 대한 반박문을 리윤재가 써서 《그리스도신보》에 낸것을 《한글》잡지 《부질없는 수작》란에 줄여서 낸것을 말한다.
림규가 더는 입을 열지 않고 당구채로 공을 겨냥하고있는데 벽에 기대여놓은 걸상에 팔짱을 끼고 앉아있던 백남규가 불쑥 말했다.
《윤치호선생의 철자법간편화주장과 성경의 낡고 난삽한 철자법간에 모순이 있는거야 사실이지. 리윤재가 묘하게 때렸거던, 흐흐.》
코웃음치는 그에게 옆에 앉아서 《정음》지의 교정지를 보고있던 권녕중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백남규씨, 지금 뭐라고 그랬소? 그래, 그게 누구의 립장이요?》
《내 립장이지.》
이래서 당구대앞에서 일어난 불똥이 권과 백들에게로 날아갔다.
순간에 얼굴이 시뻘겋게 상기한 권녕중이 당장 치기라도 할듯이 거머쥔 주먹을 부들부들 떨며 소리쳤다.
《그 내 립장이라는걸 내놓소! 당신이 그동안 <정음>에 글 한자 쓰지 않은것도 이제 보니 우연치 않소.》
백남규도 분개하여 낯색이 해쓱해졌다.
《당신이 무슨 권한으로 내게 따지려드오. 허나 말해주지. <동아일보>에서 주최한 철자법토론회이후 나의 립장은 백지화됐소. 그뿐이요.》
《당신이 실성하지 않았소?》하고 권녕중이 다시 소리치자 당구대곁에 모여섰던 사람들속에서 《배신이다!》하는 소리가 터져나왔다.
백남규가 창백한 얼굴을 하고 벌떡 일어서더니 흥분을 누르려고 애쓰며 또박또박 말했다.
《나는 언제건 이런 날이 올줄 알았소. 사람이 량심을 속이고 살수는 없으니까. 그럼 들으시오. 내가 일후에도 조선어학에 다시 관계한다면 그거야말로 실성한 놈이요. 또 내가 이 사교구락부에 다시 나타난다면 그거야 개자식이지.》
그리고 그는 수다한 눈총을 받으며 방에서 나가버렸다.
박승빈을 교주처럼 모시고 종교집단처럼 뭉친줄 알았던 이 집단에 난데없이 생긴 첫 균렬에 어리둥절해진 사람들이 그 자리에 굳어진듯 서있는데 최재현이 급히 뛰여들어오며 《이게 뭐요, 방 좀 거두시오. 박선생님께서 오시오.》하고 소리쳤다.
그제서야 정신을 차린 권녕중이 얼른 뛰여가서 박승빈이 노상 앉군 하는 안락의자를 손바닥으로 쓸어 주름을 펴기 시작했다.
이윽고 박승빈이 방안에 들어섰다. 새하얀 세루직양복에 류행되고있는 고급중절모를 쓰고 금고리를 박은 단장을 짚은 그는 풍채만으로도 한몫 볼수 있을만큼 도도했다.
그는 안락의자에 앉더니 호주머니에서 꼬깃꼬깃 접은 신문 한장을 꺼내여 소탁자우에 내던지며 퉁명스럽게 한마디 했다.
《좀 보오. 무슨 꼴이 됐나!》
그리고 성이 날 때 하는 버릇으로 나비수염을 비벼올렸다.
그의 옆에 시녀처럼 엉거주춤해서 서있던 권녕중은 박승빈의 기색을 살펴보며 방금 있었던 백남규에 관한 불쾌한 이야기는 꺼낼 엄두도 못내고 얼른 신문을 집어서 펴보았다.
《동아일보》사회란 눈에 잘 띄는 자리에 고지크활자로 찍은 《한글철자법시비에 대한 성명서》라는 글자가 그의 눈을 쏘았다.
당구대앞에서 꼿꼿이 서있던 사람들이 그의 등뒤에 모여섰다. 권녕중이 중얼중얼 읽기 시작했다.
《대개 조선문철자법에 대한 관심은 다만 어문연구가뿐아니라 조선민족전체의 마땅히 가질바 일이다.…》
그다음은 묵독하다가 또 읽어내려간다.
《그러다가 고 주시경선각의 피어린 정성으로 시종한 필생의 연구를 일획기로 하여 빛이 나고 뒤섞여 어지럽고 어수선한 우리 어문기사법이 광명의 천지로 구출되여온것이 사실이요, 마침내 사계의 권위들로써 조직된 조선어학회로부터 거년 10월에 <한글맞춤법통일안>을 발표한 이후 주년이 차기 전에 벌써 도시와 촌락이 이에 대한 열심한 학습과 아울러 점차로 통일을 향하여 촉보하고있음도 명확한 현상이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근자의 보도에 의하여 항간일부로부터 기괴한 이론으로 이에 대한 반대운동을 일으켜 공연한 교란을 꾀한다 함을 들은 우리 문예가들은 이에 묵과할수 없음을 깨달은것이다.
그 소위 반대운동의 주인공들은 일찍 학계에서 들어본적 없는 우연적인 <학자>들인만큼 그들의 그 일이 비록 비력무세한것임은 무른이라 할지나 혹 기약 못한 우중이 있어 그런것으로 인하여 미로에서 방황케 된다 하면 이 어문통일에 대한 거족적운동이 차타부진할 혐이 있을가, 그 만일을 경계치 않을수도 없는바다.…
…우리 문예가들은 문자사용의 제일인자적책무상 아래와 같은 3칙의 성명을 말하며 대중의 앞에 우리의 견지를 천효하는바다.
성명 3칙
1. 우리 문예가일동은 조선어학회 <한글맞춤법통일안>을 준용하기로 함.
2. <한글맞춤법통일안>을 저해하는 타파의 반대운동은 일체 배격함.
3. 이에 제하여 조선어학회의 통일안이 완벽을 이루기까지 진일보의 연구발표가 있기를 촉함.
갑술 7월 9일
조선문예가 일동》
그다음에 78명의 작가들의 이름이 련명되여있다.
말하자면 언어의 명수라고 일걷는 작가, 조선의 이름있는 문인들은 모두 박승빈일파의 학설을 반대하여 들고일어났던것이다. 특히 카프에서 활동한 작가들과 진보적인 문인들이 앞장섰다. 이와 때를 같이하여 중국 장춘에서도 최형우외 6명이 조선어학회의 《한글맞춤법통일안》을 지지한다는 성명서를 공표하였다. 이처럼 《한글맞춤법통일안》은 언론계, 출판계, 문예계의 지지와 호응을 받았다. 이것은 과학적이고 실용적으로 확증된 어길수 없는 진리이고 사실임을 누구도 부정하거나 부인할수도 없었다.
그들은 억이 막혔다.
그러나 박승빈의 앞이라 감히 그런 말은 못하고 한번 객기를 부렸다.
《체, 이 서푼짜리 문사나부랭이가 어학도 모르는 주제에…》
잔뜩 독이 오른 박승빈이 퉁명스럽게 그의 말을 중둥무이했다.
《무슨 소리! 우리가 한수 밑졌단 말이요. 그런데 우리의 성명서는 어찌 됐소?》
《만부를 인쇄해서 가져다놓았습니다.》하고 권녕중이 얼른 옆방으로 달려가서 소책자 한권을 가져다가 박승빈앞에 놓았다.
그러나 박승빈은 《한글식신철자법 반대성명서》라고 표제에 찍은 소책자를 피끗 거들떠볼뿐 더욱 독이 올라서 따져물었다.
《그런데 왜 아직도 배부하지 않았소?》
권녕중이 주저하며 말했다.
《좀 딱한 사정이 생겼습니다. 성명서에 련명돼있는 사람들의 일부가 우리 기성회에 관한 신문기사를 본 후 그 성명서에 자기 이름을 넣는것을 거절하고있습니다. 우리한테서 전화를 받을 땐 무슨 영문인지 똑똑히 몰랐다는겁니다.》
《그게 누구야?》
《매일신보사 부사장 리상협씨와…》
박승빈은 마저 들을 필요도 없다는듯이 뚝 잘라 말했다.
《그냥 내보내오. 그깟놈들 지껄이다가 그만두겠지.》
박승빈의 독단과 무분별한 만용에는 권녕중도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어험, 어험.》하는 헛기침소리와 함께 난데없이 윤치호가 방에 들어왔다.
《어, 왜 이리 더울고.》하며 그가 활개짓을 하듯 부채질을 하니 허연 채수염이 기발처럼 나붓긴다.
《어제가 소서가 아닙니까.》하고 박승빈이 얼른 일어서서 그를 자기가 앉았던 안락의자에 정중히 앉히였다.
박승빈은 그리스도교계의 중진으로서의 윤치호의 사회적명망이 자기 활동에 절실히 요구되여 온갖 수단을 다하여 그를 끌어당겼던것이다.
언제한번 연구한 일도, 관심을 가져본 일도 없는 조선어철자법문제에 윤치호가 끼여들게 된것은 그가 조선어에 대하여 완전히 무식하기때문이며 계명구락부라는 이 유한층의 사교단체가 그의 늘그막의 심심풀이로 되였기때문이다.
《문사들이 임자들을 반대하는 성명서를 냈다며?》하고 윤치호가 게슴츠레한 눈으로 박승빈을 쳐다보았다.
《예, 어학의 문외한인 그자들이 아무리 지껄여봐야 빈소리뿐이지요.》
《아니, 그렇지 않아. 그들에겐 수만의 독자가 있거던.》
《그래서 우리도 이 성명서를 곧 내보내겠습니다.》하고 박승빈이 성명서를 찍은 소책자를 윤치호에게 내밀었다.
윤치호는 이런 글을 읽는것이 상당한 부담이여서 글은 읽지 않고 책장만 벌컥벌컥 넘기다가 맨 마지막장을 피끗 읽어본다.
《…오등은 조선어의 수난상태를 차마 묵시하지 못하야 이에 한글식신철자법의 반대를 대중의 앞에 성명하며 널리 유지인사에게 호소하야 그 관심을 환기하는바이라 원컨대 동지인사는 분기하실지어다.…
소화9(1934)년 7월 15일
조선문기사정리기성회》
그 다음에 한글식신철자법의 결함을 지적한 별록을 졸음이 가득 실린 눈으로 띠염띠염 읽어보다가 슬그머니 넘기고 그뒤에 실린 규약과 인사동 152번지 계명구락부안의 사무실에 입회해달라는 권고문을 일별하고 판권란에 찍힌 《소화 9년 7월 15일 발행, 편집 겸 발행인 윤치호》라는 글자에 시선을 모았다.
《여보, 이건 너무하군. 사전토의도 없이.》하고 그는 기다란 손가락으로 자기 이름을 쿡쿡 찍으며 불쾌한 얼굴을 하였다.
《일전에 좌웅(윤치호의 호)선생께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또 기성회회장이 성명서의 발행인으로 되는거야 응당한거구요.》하고 박승빈이 발명을 하였다.
《통 모르겠는걸. 그런데 이러다간 내가 협잡군이란 말을 듣는게 아닌가.》
소탁자앞에 서있던 최재현이 불쑥 말했다.
《그건 선생님의 높은 권위의 표시입니다.》
목이 황소목같고 어깨가 쫙 바라진 최재현을 윤치호가 힐끗 거들떠보다가 박승빈에게 물었다.
《저 사람은 누군가?》
《최재현이라고 배재고보 유도사범입니다.》
《유도사범도 조선어를 연구하나?》
《우리 기성회회원입니다.》
윤치호는 아연한 얼굴을 하고 고개를 외로 돌려버렸다. 이윽고 그가 다시 입을 열었다.
《이 성명서를 어떻게 할 생각인가?》
《곧 배부하고 동시에 학교들과 각 지방에 유세를 조직하겠습니다.》
《유세라, 무슨 선거라고 유세까지…》
말을 채 맺지 않고 그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박승빈은 그를 문밖에까지 바래우고 최재현을 불러 옆방으로 들어갔다.
바둑판을 마주하고 둘은 앉았다. 그러나 그들은 바둑을 두는것이 아니라 소곤소곤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자네 총독부 학무국에 가봤나?》
《예, 어제 니시무라통역관을 만났습니다.》
《그래, 뭐라던가?》
《우리가 <한글맞춤법통일안>을 반대하는 사람의 서명을 많이 받아오면 그것을 근거로 보통학교 교과서의 기사법을 선생님의 학설대로 개정할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또 다른 말은 없던가?》
우둔하면서도 잔꾀는 많은 최재현이 니시무라가 한 말을 그대로 옮겨 일없을가 하고 잠시 망설이다가 투덜거리는 투로 말했다.
《니시무라상이 우리에 대하여 불감을 로골적으로 표시하더군요. 그네들이 우리를 그만큼 밀어주었는데도 우리가 어학회 하나 누르지 못하고 렬세에 빠져있다는겁니다. 사실은 그네들이 할일을 우리가 해주었는데도 이제 와서는 도리여 우리를 나무라니…》
《무슨 소리야, 니시무라따위가 감히…》하고 박승빈이 거만하게 상대자의 말을 중둥무이했지만 자기 말도 끝맺지 못했다. 내놓고 말하기에는 너무도 엄청난 말이 나갈번 했기때문이다.
《아니, 그건 니시무라의 말이자 곧 학무국장의 말일겁니다. 안 그렇습니까?》
박승빈은 긴장한 마음으로 묵묵히 생각했다. 그네들에게는 조선어학회가 눈안의 가시같은 존재이다. 어학회의 어문통일운동이 전민족적인 호응을 받고있기때문이다. 이 엄연한 민족운동을 저지시키자니 학술단체를 탄압한다고 사회여론이 시끄러울수 있다. 그래서 그들이 우리를 내세워 조선사람끼리 싸우게 한게 아닌가. 조선사람으로써 조선사람을 제압한다는 이 정책은 이등박문이 내놓은 교묘한 술책이다. 그런데 뜻대로 안되니 우리를 추궁한것이다. 그래서 그네들에게서까지 버림을 받으면 나는 그야말로 끈 떨어진 뒤웅박의 신세가 되고말게다.
그는 이 속생각을 최재현이 눈치챌가봐 허리를 쭉 펴고 도도한 자세로 돌아가 례사롭게 말했다.
《음, 알겠네. 니시무라통역관의 말에 그렇게 신경을 쓸건 없네. 앞으로는 좀더 큰 줄을 더듬어보게.》 그리고 할수없이 한마디 덧붙였다.
《우리의 이야기는 절대비밑이야.》
《여부가 있습니까.》
그리고 둘은 아무 일도 없었던듯이 큰방으로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