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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1 회)

 

27

(2)

 

그이께서는 비데오의 화면을 보고 해설을 듣고계시였으나 사색은 화면으로부터 멀리 떨어져있는 희생된 우리 군인들의 가족들에게로 가있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그들의 가족중 김동환의 아들 김남철이를 내놓고는 누구도 만나본 일이 없으시였다. 그들의 집이 어디며 부모들은 무엇을 하는지, 군관들은 가족이 몇인지, 그들이 남긴 피줄이 아들인지 딸인지 알지 못하시였다. 그러나 희생된 군인들이 그들에게는 하늘이라는 사실에 대하여서는 잘 알고계시였다.

그이께서 김남철이를 만나보신것은 바로 얼마전이였다. 이때 아버지없는 그를 상상이나 하시였던가!

90년대의 《고난의 행군》을 령도하시면서 김정일동지께서 믿으신것은 우리 군대와 인민의 사상과 의지였다. 그 사상과 의지에 의거하여 최후의 승리가 올것이라는것을 믿어의심치 않으시였다. 그랬기때문에 《가는 길 험난해도 웃으며 가자!》고 그들을 고무하시였다. 그러나 그 웃음뒤에 있을 우리 인민의 고통과 희생, 무한한 헌신에 대하여 언제나 잊지 않으시였다. 그이께서는 통강냉이에 소금국을 먹고있는 우리 인민의 처지를 아시였으며 배고픈것이 무엇인지 모르던 어린이들이 어리둥절해서 허리띠를 조이는 모양도 눈앞에 그려보시였으며 기차가 멎은 철길우로 려행자들이 줄을 지어 걸어다니는것도 잘 알고계시였다. 그래도 그들은 아버지나 남편이라는 작은 하늘밑에서 살고있었다. 그러나 희생된 군인들의 가족들은? 하고 그이께서는 생각하시였다. 물론 당과 사회주의국가가 그들의 큰 하늘이 될것이다. 그들의 운명과 생활을 국가의 법과 사회적혜택으로 지켜주고 보살펴줄것이다. 그러나 아버지없는 설음, 남편없는 불행, 자식잃은 부모들의 슬픔은 무엇으로 메꾸어준단 말인가!

요즘 김정일동지의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졌다. 웃으면서 살자는 구호를 제시하신 그이이시였으나 경비함 선원들이 적구에 떨어진 사실과 수백명의 군인들을 땅속에 가두어놓은 금강산발전소건설장의 대붕락 그리고 자폭과 육탄으로 당의 호소를 받들어 나가는 유명무명의 영웅전사들에 대한 생각은 그이의 얼굴에서 웃음을 빼앗아갔다. 이것은 그이의 내심의 고통이 얼마나 큰가를 짐작할수 있게 하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비데오를 끄지 않은채 일어서서 급히 집무실로 나오시였다.

곽무선이 그이께서 나오신 방으로 들어가 비데오의 스위치를 끄고 나와서 총참모부에서 전화가 왔었다고 보고드리였다.

《다시 찾으시오.》

그이께서는 짧게 지시하고나서 곽무선이 총참모부를 찾아서 송수화기를 받쳐드리자 역시 짧게 말씀하시였다.

《그래 보고하시오.》

《알았습니다.》 하고 리국현장령이 보고드렸다.

《오늘 오후 접촉을 회피하던 미군측 비서장 옴스라는 대령이 회담탁에 나왔다고 합니다.》

《그래서?》

김정일동지께서 그의 다음말을 기다리시였다.

《그가 말하기를 우리 병사들이 무전기를 휴대하고있는 조건에서 인민군측이 그들에게 명령할수 있지 않는가고 했답니다.》

《그건 무슨 의미입니까?》

그이께서 다그쳐 물으시였다.

《최고사령관동지, 그건 일고의 가치도 없는 내용입니다.》

리국현의 주저하는듯 한 목소리가 수화기에서 들리였다.

《리국현동무, 어서 말하시오.》

역시 다그치듯 그이께서 말씀하시였다.

리국현이 보고를 계속하였다.

《우리 군인들이 투항하기만 하면 그 즉시 그들과 함께 우리가 지금까지 접촉에서 요구한대로 희생된 군인들의 시체를 돌려보내겠다는겁니다.》

《그러니.》 하고 잠시후 그이께서는 고통스러운 어조로 물으시였다.

《우리더러 그들에게 투항하라는 명령을 하라는거겠소? 그렇소?》

《그렇습니다.》

리국현이 답변했다. 어조에 비꼈던 고통스러운 빛이 얼굴에로 옮아간듯 그이의 얼굴빛이 컴컴해지시였다.

잠시후 그이께서는 자신에게 말하듯 말씀하시였다.

《우리의 명령 한마디면 살아남은 그들을 데려올수 있단 말이지요?》

리국현은 아무말도 없었다

이번엔 그이의 온몸이 고통으로 굳어지신듯 하였다.

그이를 지켜서있던 곽무선은 그이의 이마에 내돋은 땀방울을 보았다. 그는 어쩔줄몰라 망설이면서 전화가 끝나기를 기다렸다.

한동안 송수화기를 꽉 틀어쥐고계시던 그이께서 목소리를 누르며 말씀하시였다.

《적들이 우리 병사들을 너무도 모르고있소! 설사 우리가 명령을 한다 해도 그들이 투항하지 않으리라는것을 모르고있단 말이요!》

그이께서는 갑자기 뢰성을 터치듯 큰소리로 말씀하시였다.

《그것들에게 말해주라고 하시오. 우리 병사들에 대한 〈소탕작전〉을 당장 중지하고 희생된 우리 군인들의 시신을 돌려보내지 않는다면 천백배의 보복을 면치 못하게 되리라고 말이요!》

그이께서는 송수화기를 놓고 주먹으로 책상을 쾅 치시였다.

금강산발전소건설장에서 심철범의 전화가 걸려온것은 바로 이때였다.

심철범은 총정치국 장령의 의견대로 갱막장에 갇힌 수백명 군인들의 영웅적소행에 대하여 보고한 다음 그 누구의 명령으로도 그들의 전진을 멈춰세울수 없다는데 대하여 말씀드리였다.

그의 말을 다 들으신 김정일동지께서는 《그러니.》 하고 리국현의 전화를 받았을 때와 마찬가지로 고통스러운 어조로 반문하시였다.

《나더러 명령하라는거겠소?》

《그렇습니다.》 하고 심철범이 계속하였다.

《혹시 최고사령관동지께서 명령하시면 어떨지…》

그는 갑자기 말끝을 흐리였다. 그 순간 수화기에서 《음!》 하는 그이의 음성을 들을수 있었기때문이였다. 말을 끊은 심철범은 멀리 평양에서 들려오는 그 음성에서 그이의 고통스러워하시는 심중을 느끼였고 자기가 어린애처럼 부질없는 요구를 한다는 생각을 하였다.

그것은 사실이였다.

그이께서는 또다시 비데오의 화면을 볼 때와 같이 갱막장에 갇힌 군인들의 가족을 생각하시였고 우리 인민이 당하고있는 고통과 희생을 눈앞에 그려보시였다. 한마디만 명령하면 그들을 안전하게 구원할수도 있는것이다. 그리하여 그들의 어머니와 아버지, 자식들과 안해들중 누구도 불행을 당하지 않게 할수 있다.

0026호명령이 하달되였을 때 세계는 조선이 거액의 발전소건설자금, 자재, 설비지출은 불가능할것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김정일동지께서와 몇명의 당 및 군사지도자들만이 알고있는 또하나의 사실이 있었다. 그것은 조국과 민족의 근본리익을 위한 사업에 투자하고있는 거액의 자금이였다. 그 일군들이 알고있는것은 우리 군대와 인민이 통강냉이에 소금국을 먹으면서도 거기에 손을 대는것을 허용하지 않으리라는것이였다. 그런데 바로 이 사실이 사태발전과정을 결정하였다.

다른 사회제도에서는 돈을 주거나 또는 무기로 위협해도 사람들이 결코 해낼수 없는것을 우리 군대와 인민은 능히 해내였다.

공사를 시작한 초기에는 모든것이 부족하였다. 철근도 세멘트도, 그것을 실어나를 자동차도 연유도 심지어 정대와 정머리, 폭약과 도화선마저도 부족하였다. 그러나 얼마후에는 모든것이 풍족하였다. 그것은 우리 군인들이 자력갱생하여 이루어놓은것이고 공사장을 전선으로 여기고있는 우리 인민들이 허리띠를 조이면서 보내준 결과에 이루어진것이였다.

《모든것이 풍족하였다?》 하고 미래의 력사가들은 놀랍기도 하고 리해도 되지 않아 웨칠수 있다. 《제국주의의 봉쇄속에서, 기아의 위험에 직면한 나라에서 어떻게 그것이 가능하였단 말인가?》 불과 2~3년후의 력사의 갈피속에서 그들은 인차 그에 대한 해답을 찾게 될것이였다. 그것은 나라가 자체의 자금과 기술과 자재로 인공지구위성을 쏴올린 사실이였다.

군대와 인민이 발휘하고있는 정치도덕적우월성뿐아니라 나라의 근본리익을 고수할수 있는 충분한 경제적잠재력을 가지고있다는 그 의식이 그 어려운 시기에 의심할바없이 김정일동지께 인내력과 침착성을 가지도록 도움을 주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우리 인민이 그 력사가들처럼 몇년후에는 모든것을 리해할수 있으리라고 믿으면서 그리고 허리띠를 조인 인민이 오늘에 대하여 즐겁게 회상할 때가 반드시 오리라는 희망속에 강심을 다지고 심철범의 전화에 답변하시였다.

《0026호명령은 전진하라는 명령이였소. 그것은 시대와 사회주의위업의 요구였고 어버이수령님의 유훈이였소! 누구도 그 명령을 취소할수도 어길수도 없는거요. 최고사령관도 병사도 말이요!》

말씀을 끝마치는 순간에 그이의 얼굴에는 비장한 빛이 어리였다.

 

28

 

붕락에 묻혔던 19갱의 군인들은 구원되였다.

그러나 심철범은 유독성가스가 나온다는 전호진의 보고를 받았다.

또다시 엄중한 정황이 제기되였다.

심철범은 즉시 화학부장을 불러 그 가스를 검측할것을 명령했다. 그리고 19갱을 맡은 구분대에 즉시 작업을 중지하고 전원 철수할것을 명령하였다.

송수화기를 놓으려는데 손가락이 경직이 와서 말을 잘 듣지 않았다. 한참 신고해서 손가락을 펴니 땀이 물처럼 흘러내렸다. 그는 맥을 놓고 의자에 털썩 주저앉으며 모자를 벗었다. 이마전에서도 땀이 줄줄 흘렀다.

(어찌할것인가?…)

유독성가스로 해명될 경우에는 하는수없이 작업을 중지해야 한다. 수백명의 목숨을 놓고 모험할수는 없었다.

(마지막순간에 와서 또 이런 일이 벌어지다니?!)

심철범은 안절부절하다가 다시 화학부장을 찾았다.

《어떻게 됐소?》

《중장동지, 기술인원들을 태운 화학차를 떠나보냈습니다. 그런데 화학차가 도중에 정지당했습니다.》

《그건 또 무슨 소리요?》

심철범은 성이 독같이 났다.

《그곳 병사들이 화학차를 가로막고 돌아가지 않으면 재미적다고 위협하고있답니다.》

《여보, 상좌동무. 동문 대체 뭘하는 사람이요? 당장 그곳으로 나오시오.》

심철범은 벼락같은 소리를 지르며 송수화기를 던지듯 내려놓았다. 그는 즉시 승용차를 타고 19갱쪽으로 달렸다. 화학부장의 말대로 19갱에서 몇백메터 떨어진 도로에 화학차가 서있었는데 수십명의 병사들이 차를 에워싸고있었다.

《여기서 뭣들 하고있소?!》

장령이 차에서 내리며 소리치자 그 병사들속의 유일한 군관인 애젊은 소위가 차렷구령을 내렸다.

《중장동지, 소대는 지금 휴식중에 있습니다. 소대장 소위 송진성.》

심철범은 이 애젊은 소대장이 남철이를 살리고 희생된 그 소대장의 후임이라는것을 대뜸 알아차렸다.

《휴식한다는게 지나가는 차는 왜 막는거야?》

장령의 어조는 거칠었다.

소위는 쭈밋거렸다.

《명령받은 차를 가로막으면 어떻게 된다는걸 몰라?》

《…》

《중장동지.》

병사들속에서 김남철이가 뛰여나왔다. 이미 구면인 남철은 자기네 소대장보다 장령앞에서 더 당돌했다.

《한가지 질문할것이 있습니다.》

《말하오. 간단히!》

《19갱의 가스를 검측해서는 어쩌자는겁니까?》

《뭐라구?》

심철범의 누에같은 짙은 눈섭이 꿈틀거렸다.

《가스가 유독성이라고 확인된다면 공사를 중지하자는겁니까?》

《…》

《공사를 중지하지 않을바에야 무엇때문에 검측을 한단 말입니까? 예, 중장동지?》

전사는 절절한 목소리로 물었다.

《그래서 화학차를 가로막았나?》

심철범은 마치 토론하는듯 한 어조로 반문했다.

《그렇습니다.》

《소대장!》 하고 장령은 날카로운 목소리로 불렀다.

《옛!》

《오늘부터 전사 김남철이를 2일간 작업정지처벌을 주시오!》

《예?!》

소위는 놀라며 장령을 쳐다보았다.

《들었는가?》

《알았습니다, 중장동지.》

이때 화학부장이 차를 타고 나타났다.

《화학부장동무, 동무가 직접 들어가서 막장의 가스검측을 하시오.》

《알았습니다.》

화학부장은 화학차에 옮겨타고 19갱으로 갔다.

건설의 폭음으로 소란스럽던 19갱이 자리잡은 골안에는 10년만에 정적이 찾아들었다.

19갱지휘부에 틀고앉아 전체 인원들이 갱에서 나오는것을 확인한 심철범은 속을 옥죄이며 홀로 지휘부 좁은 방안을 왔다갔다 했다.

한시간만에 물참봉이 된 화학부장이 심철범앞에 나타났다.

《그래 어떻게 됐소? 상좌?》

《중장동지, 안되겠습니다.》

화학부장은 맥없이 대답했다.

《방사성가스입니다. 그 수치는 위험계선을 넘어서고있습니다.》

《뭐요?!》

심철범의 얼굴은 캄캄하게 질려갔다.

반시간후에 19갱지휘부건물에서 나온 심철범은 구분대장에게 명령이 있을 때까지 대기하라는 지시를 주었다. 해빛을 받아서인지 힘없이 차에 올라타는 그의 머리빛이 반백이 된것처럼 보였다. …

 

새벽 두시가 되였을무렵 정치위원 리완수가 심철범을 찾아왔다.

그는 의자에 앉아 움직일줄 모르는 심철범을 묵묵히 바라보다가 책상옆 의자에 앉았다. 눈이 벌겋게 피진 심철범은 한참만에야 머리를 들고 정치위원을 보았다

《19갱에서 우리 정치일군들이 저의 방으로 몰려왔더군요.》

리완수는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

《작업을 계속할수 있게 해달라는거였습니다.》

《…》

《어찌나 끈질기게 달라붙는지. 허허…》

리완수는 빈웃음을 터뜨리며 담배를 꺼내물었다.

《그래서 날 찾아왔습니까?》

《아니, 아니지요. 답답해서 찾아왔습니다. 그들도 나의 방에 답답해서 앉아들있구요.》

심철범은 새삼스럽게 답답해진듯 한숨을 쉬며 눈을 내리감았다.

《정치위원동무, 이런 노래가 생각납니까?》 하며 심철범은 조용조용 노래를 불렀다.

 

        태백산 험한 준령도 우리는 함께 넘었고

        마라초향기 나누어가며 고향을 그렸지

        불탄 집 뜨락에서 꽃나무 일으키며

        영원히 이 불길 가시여버리자

        맹세를 다졌지

 

《전쟁때 나는 처음엔 겁쟁이였습니다. 탄알을 피해야 한다는 생각만 했었지요. 그러다나니 첫전투에서 총도 한방 못 쏴봤습니다. 그런데 전투마감에 나와 함께 입대한 동무가 총에 맞고 그 자리에서 숨을 거두는게 아니겠습니까. 동지의 피를 보는 순간에 정신이 훌 나가더군요. 적들을 무자비하게 죽여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더란 말입니다. 지금 우리 전사들이 그런 생각에 잠겨있을것입니다. 이 공사에서 자기 전우들이 피를 흘렸거든요. 10년간 숱한 동지들이…》

《…》

《우리 병사들은 생사를 가리지 않지요. 하지만 우리는 지휘관들이고 또 자식을 가진 아버지들입니다. 방사성에 감염되면 앞으로 그들의 육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리라는것을 잘 알고있는데 어떻게 허용할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명령완수날자까지 며칠 안 남았는데 속수무책으로 있을수는 없지 않습니까?》

《방도를 찾아봅시다.》 하고 말하는 심철범의 얼굴은 여전히 어두웠다.

이날 새벽부터 해종일 심철범은 기술일군과 함께 지휘관회의를 진행했지만 신통한 대책안을 찾지 못하였다.

어두울무렵 회의를 휴회하려는데 직일관이 회의장으로 들어왔다.

《중장동지, 당중앙위원회 허성렬부부장동지가 오셨습니다.》

《뭐요?》

심철범은 의아하여 자리에서 일어섰다.

《지휘관동무들, 잠간 기다려주시오.》

그는 정치위원과 함께 밖으로 나갔다. 그들은 차에서 내리는 허성렬을 반갑게 맞이하였다.

《부부장동지, 어떻게 오셨습니까?》

《장군님께서 보내시여 왔습니다.》

허성렬은 상기된 표정으로 자기의 승용차를 따라온 몇대의 군용화물차를 가리켰다.

《심철범동무, 경애하는 장군님께서는 총참모부로부터 금강산발전소 100리물길굴의 마지막돌파전을 벌리고있는 19갱에서 방사성가스가 나타났다는 보고를 받으시고 당에서 특수방독복과 방독면을 해결해보내주라고 하시였습니다.》

《예?! 장군님께서…》

심철범은 목이 꺽 메여와 뒤말을 잇지 못했다.

《장군님께서는 지금 인민군군인들이 어려운 고비를 겪고있겠는데 당에서 잘 도와주어야 한다고 간곡히 말씀하시였습니다.》

《장군님!》

저 멀리 평양의 하늘을 우러러보는 심철범장령의 눈굽은 젖어있었다.

장군님께서 걱정하실 일을 생각하여 아직 보고를 드리지 않았던 그였다. 그런데 우리 장군님께서 어느새 아시고 몸소 방독대책을 세워주실줄이야!

《심철범동무, 빨리 현장으로 갑시다. 장군님께서 19갱의 군인들이 방독복을 입고 안전하게 일을 하게 되였다는 보고를 기다리십니다.》

《예, 알았습니다.》

심철범은 리완수에게 회의에 모여있는 지휘관들에게 이 사실을 알려달라는 부탁을 남기고 허성렬의 차에 올랐다.

그들은 곧 19갱에 이르렀다. 그런데 이 어인 일인가? 직일관을 내놓고 갱밖에는 한명의 군인들도 없었다.

직일관 완장을 낀 상위는 갑자기 나타난 심철범을 보고 허둥거렸다.

《모두들 어디갔소?》

《…》

《어디로 갔는가 묻지 않는가?》

《중장동지, 구분대는 지금 전투중입니다.》

《뭐요?!》

직일관의 그 말에 심철범도 허성렬이도 깜짝 놀랐다.

《언제부터 시작했는가?》

《아침부텁니다.》

《그럼 하루종일?》

심철범의 입에서는 신음소리가 새여나왔다.

19갱지휘부에 들어선 심철범은 송수화기를 들고 구분대장을 찾았다. 얼마후에 구분대장이 전화를 받았다.

《동무넨 거기서 뭘하고있는가?》

장령의 노기띤 목소리에 지휘부건물이 흠칠흠칠 떠는것 같았다.

《… 중장동지, 저어… 돌파전투를 벌리고있습니다.》

구분대장은 처음엔 저어하다가 힘차게 대답했다.

《이봐 소좌, 동문 총살감이야. 명령을 어긴 죄로!》

분노한 심철범은 책상을 탕 치며 소리쳤다.

《누가 동무에게 그런 권한을 줬는가?》

《장령동지, 병사들이 스스로 뛰여들었습니다. 저는 막을수 없었습니다.》

《당장 밖으로 나와! 동문 지휘관자격이 없어!》

《…》

《소좌, 들었는가?》

《장령동지, 못나가겠습니다. 이 구간을 돌파하고야 총살을 당해도 당하겠습니다.》

《뭐라구?!》

심철범은 억이 막혀 입을 하 벌리고 얼굴을 부르르 떨었다.

《심철범동무.》

통화내용을 말없이 듣고있던 허성렬이 젖은 목소리로 불렀다.

《그들은 죽음을 각오한 동무들입니다. 그런 사람들에게 총살로 위협한다고 듣겠습니까? 그러지 말고 우리 함께 장군님의 사랑이 담긴 특수방독복을 가지고 전투장으로 찾아들어갑시다.》

《예…》

심철범은 뜨거운것을 삼키며 대답하였다.

 

( 다음호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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