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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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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잠시후에 전호진이 또 먼저 입을 열었다.

《정치위원동무, 이 붕락에 대해서 최고사령관동지께서 알고계실가요?》

《밖에 심철범중장이 있으니 보고드렸을겁니다.》

《그렇다면 여기 일에 대해서 뭐라고 하실가요?》

《작업을 계속하기로 한 문제말입니까?》

리완수는 반문하고나서 참모장이 말이 없는것을 보자 말했다.

《최고사령관동지의 전선시찰이 그에 대한 대답으로 되지 않을가요?》

리완수는 자기 말이 지나치게 비약된듯 한 감을 느끼며 말에 주를 달았다.

《그 전선시찰은 낮에 밤을 이어 계속되고있습니다. 그게 어디 간단한 일입니까?

그이께서는 차안에서 쪽잠에 드시고 길가에서 줴기밥으로 때식을 굼때시면서 몸소 조향륜을 잡으십니다. 적들과의 의지의 대결인 오늘의 〈고난의 행군〉에서 그이께서야말로 최대의 의지력을 발휘하고계십니다. 그에 비하면 우리가 하는 일이 무엇이겠습니까? 그이의 의지가 우리의 의지로 되자면 아직도 멀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우리가 일을 하다가 뜻밖의 희생을 낼수 있지요. 그러나 그게 두려운것이 아니라 그이의 명령을 수행하지 못하는것이 두려운것입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참모장동무!》

《정치위원동무, 고맙습니다! 저의 결심을 지지해주어서. 그럼 일어서볼가요?》

전호진이 먼저 일어섰다. 그는 맨발로 뾰족한 바위부스레기우를 아무렇지도 않은듯이 걸어갔다.

리완수가 그 모양을 선자리에서 한참 바라보다가 다급히 달려가서 그의 팔을 끼였다. 정치위원과 참모장은 서로 어깨를 겯고 《적기가》를 부르며 병사들속에 합류하였다.

그들을 보자 병사들은 더한층 기세를 돋구었다. 병사들은 두 지휘관처럼 서로서로 어깨를 겯고 비장한 목소리로 노래를 불렀다.

 

        높이 들어라 붉은 기발을

        그밑에서 굳게 맹세해

        …

 

《동무들, 난관앞에 주춤거린다면 그게 무슨 병사이겠습니까? 최후의 관통전투에서 대중적영웅주의를 발휘합시다! 경애하는 최고사령관동지께서 우리를 지켜보고계십니다. 날따라 앞으로!》

전호진의 이 불같은 웨침소리에 누군가가 구호를 웨쳤다.

《경애하는 최고사령관동지를 위하여 한목숨바쳐 싸우자!》

《싸우자! 싸우자!》

《결사옹위! 결사옹위!》

군인들은 착암기의 정대를 뽑아 손에 들고 두명씩 한개조를 무어 굴진단면에 달라붙어 함마를 휘둘러대기 시작했다. 그러한 수굴조는 무려 50개를 헤아렸다. 굴진조들은 거의 90도에 가까운 아찔한 단면에 달라붙어 교예사와도 같이 날파람있게 함마를 휘둘러댔다.

힘있는 노래선률과 박자에 맞추어 일제히 정머리를 내리치는 50여명의 함마질소리가 금시 천길지하막장을 들부셔놓을듯 찌렁찌렁 울렸다. 박력있는 음악선률의 강약박자에 따라 막장안을 뒤흔들며 메아리치는 그 굉음소리는 마치 무적의 슬기와 용맹이 약동하는 그 어떤 여러개의 악곡들이 하나의 통일된 주제사상으로 묶어져 울리는 큰 규모의 관현악소리처럼 들렸다. 그것은 공사속도를 두배세배로 높이도록 병사들을 고무해주는 하나의 《함마교향곡》이였다.

그들이 뜯어낸 버럭을 《정치일군돌격대》와 《가족지원대》가 조구통이 있는데까지 날라갔다.

《가족지원대》속에는 희생된 김철종의 안해 복순이도 있었다. 그가 머리에 큰 바위를 이고 작은 버럭을 치마폭에 싸안고 허리치는 석수를 헤치며 달려가는것을 본 전호진이 한마디 인사를 건네였다.

《아주머니, 주의하십시오.》

《일없습니다. 이젠 습관돼서…》

《참모장동지, 우리 아주머니들이 〈남강의 녀성들〉같지 않습니까?》 하고 한 병사가 달려가며 소리쳤다.

《그렇게는 못돼두 금강의 녀성들은 돼요!》 하고 복순이가 대답했다.

금강산발전소 군인건설자들은 지금까지 석수가 허리치는 굴진막장속에서 두팔, 두다리가 잘리우고도 피를 뿌리며 버럭을 담고 광차를 밀었으며 동지를 위해 무너지는 암반밑에 자기 한몸을 그대로 《동발목》으로 세워놓군 했다. 제0026호명령을 기어이 관철할 일념으로 가슴불태우던 그들은 필요하다면 한몸그대로 《뢰관》이 되고 《폭약》이 되여 영웅적으로 최후를 마치군 했다.

사람들은 금강산발전소건설 전투장의 이 불사신 같은 병사들, 그 모든 자랑스럽고 용맹스러운 군인들의 자기 희생성, 높은 정치사상적풍모를 함축하여 《금강사자》라고 불렀다.

복순이가 자기를 《금강사자》에 대비하여 《금강녀성》이라고 말한것은 그가 희생된 남편의 뒤를 이어 군인들과 한막장에서 일하고있는데 대한 긍지를 표현한것이였다.

전호진은 가슴이 달아오름을 느끼며 따뜻이 한마디 더하였다.

《애는 잘 자랍니까? 영남이말입니다.》

《네, 잘 자라요.》

대답하는 복순이의 말이였다.

《애가 밖에서 기다리겠는데요?》

《기다리겠지요. 그러나 걱정할건 없어요. 중대병실에 가서 아저씨들과 같이 잘테니까요.》

《하하하!》

전호진은 호탕하게 웃었다. 그러나 그 웃음뒤끝에 가슴이 답답해옴을 금할수 없었다. 만일 막힌 굴이 제때에 열리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것인가?

이렇게 3주야가 흘러갔다.…

막장안에는 전투원들의 생명선으로 되고있던 산소통이 다 떨어지고 그보다 앞서 식량(간식으로 보관하고있던 얼마간의 사탕과 과자)이 떨어졌다. 그리하여 전투장에는 기아와 질식이 현실적위험으로 닥쳐왔다.

하나둘 들리워나가는 군인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들을 들어낸들 어데로 가져간단말인가? 전쟁판이라면 은페호도 있고 처치장도 있고 야전병원도 있지만 여기에는 그런것이 없었다. 그 어디에도 산소와 밥이 있는 곳이 없었다.

쓰러진 그들에게 차례진것은 마지막산소병이였다. 군의는 현장에서 들려나온 그들을 휴계실에 주런이 눕혀놓고 방수포와 세멘트포대로 입구를 밀페한 다음 산소병을 열어 산소를 공급해주고있었다.

전호진은 전투장에 휴식을 선포하고나서 접전뒤끝의 전장과도 같은 작업장을 돌아보기 시작했다.

그는 후방부국장이 허리를 구부리고 내려다보고있는 한 병사앞으로 다가갔다. 그 병사는 휴식이 선포되였는데도 함마를 놓지 않고있었다. 후방부국장이 소나무동발목에서 벗겨낸 송피를 짓찧은 비상식량을 쥐여주려고 하자 함마자루에서 그 병사의 손떨어지는 소리가 《쩍!-》 하고 들렸다. 손을 떼고도 그는 손가락을 펴지 못해 주먹우에다 송피를 받았다. 하지만 팔굽이 굽혀지지 않아 그것을 끝내 입으로 가져가지 못했다.

후방부국장이 송피를 뭉그려 입에 넣어주자 그는 몇번 우물거리다가 꿀꺽 삼키고는 히죽이 웃으며 고맙다고 했다. 그 광경을 보고있던 전호진이 근육의 초긴장으로 굳어졌던 병사의 손을 가까스로 펴보니 손가락은 온통 물집투성이였다.

《아프지?》

전호진이 젖은 목소리로 물었다.

《아닙니다. 장령동지, 아픔중의 진짜 아픔은 최고사령관동지의 명령을 관철 못하게 될 때의 아픔일것입니다.》

병사는 또 한번 히죽이 웃었다.

전호진은 그의 손을 꽉 쥐여주고나서 아찔한 굴진단면을 쳐다보았다. 그의 눈에 함마를 든 병사가 선자리에서 잠을 자고있는것이 보였다. 3주야동안 작업장을 떠나본적이 없는 병사들은 휴식이 선포되면 그러한 말뚝잠을 자는것이였다.

전호진은 못 볼것을 본것처럼 얼른 시선을 떼고 《가족지원대》가 휴식하고있는 곳으로 발길을 돌렸다. 연약한 녀성들이 군인들과 꼭같이 일을 하다나니 지칠대로 지쳐서 그가 다가갔는데도 일어나앉지 못했다. 그들이 이렇게 된데는 자기몫으로 차례진 과자와 사탕을 군인들에게 먹이고 자신들은 입에 넣어보지 못한 사정과도 관련되여있었다.

복순이가 일어나앉으며 전호진을 반기였다.

《참모장동지도 좀 쉬세요.》

《고맙소.》

전호진이 선채로 대답했다.

《참모장동지의 발이 말이 아니군요!》

복순은 짓찢겨진 피부가 물에 떠서 걸레쪼각처럼 너풀거리는 그의 발을 보며 혀를 찼다.

《아주머니도 매한가지입니다.》

참모장은 꿰진 작업신발사이로 삐죽이 나온 피터진 복순의 발가락을 바라보며 측은히 응답했다.

《그래도 우린 녀자가 아니나요.》

《녀자라구요?》

전호진이 눈물겹게 반문하고나서 되뇌이였다.

《녀자라, 녀자란 말이지요?》

《그래요. 참모장동지.》

복순은 일어서서 참모장의 팔을 잡아끌고 우측으로 가더니 귀속말을 하듯 말했다.

《우리들가운데는 애기엄마들이 있어요. 애기를 떼두고 온 그들의 젖이 불었답니다. 쓰러진 아저씨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가요?》

《뭐라구요?!》

전호진은 놀란 소리를 냈다.

《좀 조용하세요.》

복순이가 손가락을 입에 가져다대고나서 속삭이듯 말했다.

《그래요. 젖말입니다. 애기엄마들은 부끄러워 말을 못하고있어요. 그래서 제가 말하는거예요.》

《…》

전호진은 온몸에 짜릿한 아픔을 느끼며 아무말도 못하고 못 박힌듯이 서있었다. 세상에 이런 일도 있단 말인가!

언젠가 굴진막장에 찾아왔던 쏘련원수 야조브는 《조선에 리인모가 하나인줄 알았더니 여기에 와보니 숱한 리인모로구나!》 하고 감탄하였다.

이것이야말로 《고난의 행군》시기에 군대와 인민이 혼연일체가 되여 자기 운명의 《신》이신 최고사령관동지를 떠받들고있는 참모습이 아닌가… 

격동된 전호진은 복순의 앞을 떠나 비칠거리듯 걸어갔다. 어데선가 나팔소리가 《붕붕-》 하고 들려왔다. 쓰러지지 않은 예술선전대원 하나가 혼자서 주저앉은 전투장을 들어일으키려고 애쓰듯 석수에 허리를 잠그고 서서 나팔을 불고있었는데 나팔의 본체는 물에 잠기고 주둥이만이 나팔꽃모양으로 물우에 떠있었다.

전호진은 그리로 다가가서 선전대원의 손에서 나팔을 나꿔채가지고 입에 대였다. 그리고 배에 힘을 주고나서 힘껏 불었다. 《삐익-》 하는 요란한 소리가 들리였다.

이때 그의 등뒤에서 웅성웅성하는 소음이 들려왔다. 전호진은 그 소리를 기다리고있던 사람처럼 온 정신을 도사려 듣고있다가 홱 몸을 돌려 소리가 난쪽을 바라보았다.

리완수를 선두로 몇명의 구조대원들이 세명의 군인을 등에 업고 사갱쪽에서 다가오고있었다.

그것을 보자 전호진은 나팔을 선전대원에게 돌려주고 석수에 첨벙거리며 마주달려갔다. 그는 리완수가 업고온 군인을 후방부국장에게 넘겨주자 다급한 어조로 물었다.

《어떻게 됐습니까?》

《세명의 군인중 한명만이 의식이 있습니다.》

리완수가 숨을 돌려쉬고나서 말했다.

《살아남은 군인은 김남철입니다. 소대장과 분대장은 이미… 붕락구간을 50메터쯤 파들어가다가 광차밑에 몸을 피한 그들을 발견했습니다.》

전호진은 그 말을 다 듣지 않고 몇걸음 걸어가서 평평한 돌무지우에 나란히 눕혀놓은 희생된 두 군인을 내려다보았다. 김남철은 누군가가 현장《입원실》로 날라갔다.

희생자들의 얼굴은 성한데가 없었다. 으깨여진 손과 발이 피범벅이였다.

전호진의 등뒤에서 리완수가 말했다.

《우리가 이들을 발견했을 때 셋은 서로 손을 맞잡고있었습니다. 그 손을 겨우 펼수 있었지요.》

전호진이 고개를 돌려 묻는듯 한 시선으로 리완수를 바라보았다.

리완수가 그를 마주보며 침착하게 말했다.

《이들은 현장에 그대로 둡시다. 밖으로 내갈수도 없습니다. 이들의 넋은 죽어서도 최후의 돌격전이 벌어지고있는 전투장을 뜨고싶지 않아 할것입니다. 이들은 두사람 다 이 공사를 시작하던 1986년도 입대생들이였지요. 10년간 손톱끝 하나 다치지 않다가 이제 와서…》

리완수는 말끝을 흐리였다.

그러자 일시에 흐느낌소리가 터졌다.

그의 등뒤에 담벽처럼 둘러서있던 군인들이 작업모를 벗어들고 어깨를 들먹이고있었다. 쓰러져있던 예술선전대의 나팔수들이 《적기가》를 울리기 시작했다.

병사들이 동발목으로 빽빽이 붙여놓아 단을 만들고 그우에 방수포를 깐 광차를 밀고왔다.

《정치일군돌격대》가운데서 상좌의 령장을 단 군관 몇명이 리광호분대장과 김학철소대장의 시신을 쳐들어 광차의 단우에 나란히 눕히였다. 누군가가 작업장에 휘날리던 붉은기를 가져다가 그들의 시신우에 덮어주었다. 그리고 광차를 밀고 천천히 막장가까이로 다가갔다. 예술선전대원들이 붉은 수기를 들고 취주악에 맞추어 《적기가》를 부르며 광차를 뒤따랐다.

그러자 갑자기 막장안은 붉은 조명등이 켜진것 같았다. 시신을 덮은 두폭의 붉은기와 수십개의 붉은 수기가 눈부시게 빛났다. 붉은 반사광이 막장을 온통 붉은빛으로 물들이고있었다. 그 붉은 색갈속에서 지쳐 쓰러졌던 전투원들이 다시 일어섰다. 그들은 속으로 《적기가》를 부르고있었다. 작업장은 마치 피흐르는 혈전장을 방불케 했다.

이때 갑자기 조명등이 꺼졌다. 하지만 어둠속에서도 전투원들의 함마질소리, 질통을 지고 달리는 어기영소리, 취주악과 노래소리는 멎지 않았다.

전호진은 작업장이 어둠에 잠기자 무슨 구령인가를 내려야 한다것을 느끼고 《작업중지!》 하고 소리치려고 하였다. 그때 뜻밖에도 전등이 켜졌다. 그가 전등이 다시 켜진 기회에 본능적으로 자기가 서있는 위치를 알아두려고 두리번거리는데 전등이 또 꺼졌다. 그리고는 몇번 연거퍼 껌벅껌벅하였다.

처음에 전호진은 전기사고이거니 하고 마음을 조이며 전등알을 쳐다보고있다가 길게 짧게, 짧고 길게 일정한 간격으로 반복되는 껌벅거림을 보고는 그것이 밖에서 보내는 그 어떤 신호라는것을 알아차렸다.

전투시의 각종 정황판단에 정통하고있던 전호진은 얼마후 《모르스기호》로 보내오는 다음과 같은 내용을 해득할수 있었다.

《전기선에 전화기를 련결할것! 심철범.》

 

지상에서.

19갱에서 전대미문의 붕락이 있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100리물길공사에 참가하고있는 수만명의 인민군장병들속에서는 커다란 파문이 일어났다.

그들은 19갱의 관통여하에 따라 전반적인 공사의 완공이 결정된다는것을 알고있었던것이다.

이미 할당된 구간을 완공하고 19갱만을 바라보고있던 동원부대의 최고지휘관들인 각 군종, 병종, 대련합부대 지휘관들은 물론 가까운 작업장들에서 일하고있던 병사들이 19갱입구로 물밀듯이 모여들었다.

그들은 지금 3주야동안 외부와 완전히 련계가 두절되였던 막장과 통화를 할수 있게 되였다는 반가운 소식을 듣고 야전전화기앞에 서있는 심철범을 둘러싸고있었다.

심철범중장은 붕락이 있은 직후 순간적인 정황판단으로 붕락이 사갱의 근 200메터구간을 막아버렸으며 그것을 밖과 안에서 동시에 파헤친다고 해도 4~5주야는 걸릴것이라는것을 알았다.

(그러니.)

그는 잔등이 서늘해지는것을 느끼며 생각하였다.

(밀페된 갱안에 기아와 질식이 닥쳐올수 있다. 적어도 3주야전에 공기와 음식을 공급해주지 않는다면 수백명의 장병들이 생명을 잃을수 있다.)

심철범은 어지간히 당황하였다.

그는 최고사령관동지께 직접 전화할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았으나 좀해서는 그렇게 하지 않던 관례를 깨뜨리고 최고사령부의 통신결속소를 찾아서 최고사령관동지와 련결시켜달라고 부탁하였다. 최고사령부와의 전화는 그가 밖으로부터 붕락을 파헤치기 위한 돌격전투를 조직하고 붕락과 관련한 구체적인 정황을 판단한 다음에 련결되였다.

심철범은 19갱에서 큰 붕락이 있은데 대해서와 첫 순간에 판단한 정황을 보고드린 다음 이렇게 덧붙였다.

《문제는 우리가 기대를 걸었던 압축공기관이 막히고 통신선이 절단된 사실입니다. 그리하여 가급적으로 필요한 공기를 공급해줄수 없으며 밀페된 갱안과 련계를 취할수 없게 되였습니다.》

그의 보고를 받으신 최고사령관동지께서는 무엇보다 통신을 빨리 회복하도록 하라고 지시하신 다음 평양에 올라가서 다시 련계를 가지자고 하시였다.

심철범은 그이께서 어느 전선지역에서 자기의 전화를 받고계시는지는 알수 없어도 평양으로 올라가시겠다는것으로 봐서 19갱의 붕락에 대하여 몹시 심려하신다는것을 알수 있었다.

얼마후 그이와의 두번째 전화가 련결되였다. 평양으로 올라가신 그이께서 먼저 전화를 걸어오신것이였다.

그때까지 갱안과 통신을 회복하지 못하고있던 심철범은 깊은 자책감속에 그이의 전화를 받았다.

최고사령관동지께서는 그동안의 형편을 문의하신 다음 구조전투진행정형에 대하여 시간별로 보고하라고 하시면서 자신께서는 전화기앞에서 지키고있겠다고 하시였다.

붕락이 있은 때로부터 3주야가 되던 날 깊은 밤중에 또 먼저 전화를 걸어오시였다.

구조전투현장에 있던 심철범은 거기까지 걸어놓은 통신선끝에 련결된 그이와의 직통전화를 받았다.

복잡한 작업소음가운데서도 그이의 목소리는 매우 똑똑하게 들리였다.

《어떻게 됐습니까?》

《아직》 하고 심철범은 죄책감속에 침울하게 말씀올렸다.

《저희들때문에 장군님께서…》

《나는 일없습니다. 한가지생각이 떠올라서 전화를 합니다. 갱안으로 통한 전기선은 살아있지 않습니까?》

《전기선말입니까?》 하고 반문하고나서 심철범은 힘있는 어조로 대답올렸다.

《전기선은 살아있습니다. 장군님.》

《거기에 전화를 련결할수 있지 않겠습니까?》

《예?》

심철범이 미처 생각할사이가 없이 수화기에서는 그이의 확신성있는 목소리가 다시 울렸다.

《될수 있을것입니다. 그렇게 해보시오!》

 

( 다음호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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