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견결한 통일의지를 지니시고

《여기서 서울까지 몇리나 됩니까?》

 

위대한 장군님께서 판문점을 찾으신 주체63(1974)년 7월 어느날이였다.

판문점에 도착하신 장군님께서는 곧바로 판문각 2층로대로 나오시여 허리에 두손을 짚으시고 회의장마당과 판문점주변을 둘러보시였다.

해마다 덧쌓이는 분렬의 년륜과 더불어 해묵은 쑥대와 갈대만이 무성해진 남쪽산야…

불행과 고통이 비낀 황량한 산천에서 통일을 갈망하는 남녘겨레들의 피타는 절규를 들으시는듯 한동안 남녘하늘을 바라보시던 장군님께서는 나직이 뇌이시였다.

《삼각산!》

그이의 음성은 비분에 젖어있었다.

《삼각산!》

장군님께서는 다시금 조용히 되뇌이시며 검은구름이 떠도는 남쪽하늘에서 점도록 눈길을 떼지 못하시였다.

삼각산은 세 봉우리가 삼각형으로 솟아있다고 하여 북한산에 붙여진 이름이였다. 바로 그 산밑에 서울이 자리잡고있었던것이다.

잠시후 그이께서는 갈리신 음성으로 물으시였다.

《여기서 서울까지 몇리나 됩니까?》

한 일군이 서울까지의 거리에 대하여 말씀올렸다.

그러나 다음순간 말씀올린 일군도 곁에 있던 일군들도 못박힌듯 굳어지고말았다.

장군님께서 서울까지의 거리를 몰라서 물으시는것이 아니였기때문이였다.

사실 판문점에 처음으로 나오시였을 때에도 그이께서는 이렇게 물으시였었다.

그때도 판문각 로대에 오르신 그이께서는 여기서 서울까지는 지척이라고 하시며 쌍안경으로 남녘땅을 바라보시고나서 조국을 빨리 통일해야 하겠다고 말씀하시였던것이다.

그이께서는 판문점에서 서울까지의 거리가 자동차로는 불과 1시간, 걸어서는 하루길도 안되는 지척이라는것을 너무도 잘 알고계시였다.

서해바다가로부터 동해바다가에 이르는 동서 수백리에 뻗어있는 이 군사분계선으로 하여 수많은 마을과 부락들이 종적마저 없어지고 북과 남을 잇던 도로들과 관개수로도 끊어졌다.

북남으로 뻗은 산줄기들과 철길들, 림진강, 북한강을 비롯하여 크고작은 강줄기들과 시내들도 군사분계선에 의하여 토막나 나루터도 다리도 찾아볼수 없게 되였다.

북남을 이어주던 모든것이 미제의 남조선강점으로 동강나고만것이다.

《여기서 서울까지 몇리나 됩니까?》

이 물으심에는 하루내에 오갈수 있는 내 나라 지경을 가로막은 군사분계선을 더이상 그대로 둘수 없다는 장군님의 의분, 조국통일위업의 완수를 자신의 사명감으로 감수하시며 민족분렬의 고통을 끝장내려는 그이의 강의한 통일의지가 마디마디에 깃들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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