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6 회)

 

23

(2)

 

김정일동지께서는 곽무선이를 부르시였다. 곽무선이 문가에 나타나자 박사를 들여보내라고 이르신 다음 한마디 덧붙이시였다.

《장령들에게 좀더 기다리라고 하시오.》

그이께서는 모자를 집무탁우에 벗어놓고 일어서시였다.

《이렇게 오시라고 해서 안됐습니다.》

그이께서는 문가에 들어서는 박사의 손을 잡으시였다.

《오히려 황송합니다. 귀체건강하십니까? 장군님!》

《보다싶이 나는 건강합니다.》

그이께서는 박사를 안내하여 리웅걸이가 앉아있는 장의자에 앉히고 그옆에 나란히 앉으시였다.

박사는 앉은 자리에서 고개를 돌려 리웅걸에게 눈인사를 하였다. 리웅걸이도 고개를 숙여 그와 맞인사를 하였다.

《명망은 많이 들었습니다. 성기형선생.》

김정일동지께서 성기형에게 담배를 권하시였다.

《부정목이 남산을 지킨다고 명망이 높았던 선배들은 다 가고 쭉정이가 남았습니다.》

《허허, 별 말씀을…》

인사가 끝나자 그이께서는 서두르는듯 한 어조로 말씀하시였다.

《지난밤 나는 백과사전과 기술종합사전 그리고 건설대사전을 뒤져보았습니다. 선생은 그 책의 저자의 한분이시지요?》

《초학도로 참가했댔습니다. 금방 류학에서 돌아왔댔으니까요.》

《그 책의 저자들이 대체로 유럽에서 류학한 선생들이라는것을 나는 알고있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성냥을 그어 성기형이 손에 들고있는 담배가치에 불을 붙여주고 계속하시였다.

《나는 학창시절부터 학문을 비판적으로 대하는데 습관되였습니다. 사대와 교조가 다른 부문보다 그 부문에 우심했으니까요. 지금 다른 부문에서는 그것이 거의 없어졌으나 과학부문에는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용서하십시오.》

《아닙니다. 그건 사실입니다. 저… 그럼 피우겠습니다,》

성기형은 담배를 한모금 빨고나서 스스럼없이 말씀올렸다.

《저는 장군님의 부르심을 받고 이미 짐작한바가 있었습니다. 그때 저희들은 유럽의 학문만을 기성리론으로 절대화했거든요.》

《우리 나라 실정에 맞는다면 그것을 탓할건 없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 웃으시였다.

《그럴수 없었습니다. 그때 저희들은 지식이 밭다나니 그 리론을 표절하는데 급급했으니까요.》

박사는 담배를 연거퍼 몇모금 빨았다.

《그렇다면 이야기해봅시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말씀하시였다.

《유럽에는 다뉴브강, 볼가강, 두나이강 등이 있습니다. 그 강들은 모두 장강들입니다. 강바닥에 모래가 무진장합니다. 그런데 그 나라들에서의 수력건설은 모두 그 강류역들에서 진행되였습니다. 그들의 학문은 바로 그 현실에 기초한것이 아니겠습니까?》

《리해가 됩니다.》

성기형은 담배를 재털이에 비벼끄고 말씀올렸다.

《대용모래를 생각할 필요가 없었지요. 석비레모래말입니다.》

《옳습니다! 우리 나라 과학자들이 자기의 현실로부터 출발했더라면 벌써 석비레에 시선을 돌렸을것입니다. 우리 나라 강들은 작기때문에 모래원천이 얼마되지 않는단 말입니다. 석비레모래에 대한 박사선생의 의견을 듣고싶습니다.》

《예, 때늦은감이 있지만 제 좀 생각했습니다.》

성기형은 서류가방에서 타자친 종이묶음을 꺼내더니 일어서서 그이께 올리였다.

《바로 이겁니다.》

그이께서는 종이철을 받아 펼치시였다.

《음- 어떻게 되여 이런 결론이 나오게 되였습니까?》

김정일동지께서는 여전히 종이철에 눈길을 주신채 말씀하시였다.

《군인들이 자연의 순환을 초월하여 인공적으로 만들어낸 석비레모래에는》 하고 박사가 말하기 시작했다.

《운모함량이 3.5프로나 지어 7~8프로입니다. 그런데 저희들의 저술에는 수력건설에서 쓰이는 모래에서 운모함량이 0.5프로를 초과할수 없다고 되여있습니다. 문제는 그래서 생긴것입니다. 그러면 석비레모래를 수력건설에 쓸수 없겠는가. 그것이 학문적으로 허용될수 없겠는가? 죄송합니다. 장군님.》

박사는 말을 끊고 장군님앞에 머리를 숙이였다가 계속하였다.

《저는 얼마전 군인들의 청탁을 받았습니다. 아니, 절규를 받았다고 해야 정확할것입니다. 저는 심각한 자책속에 비로소 석비레모래에 시선을 돌렸습니다. 그 결과 중요한 발견을 하였고 시험수치로 그것을 증명할수 있었습니다. 그것은 강모래에는 없고 석비레모래에만 있는 알루미나의 조화에 의한것입니다. 즉 석비레모래를 쓰는 경우 용식성을 가진 석영과 알루미나가 세멘트의 석회분과 물의 작용으로 화학반응을 하면 결상태 말하자면 반죽상태에서 결정체로 이행하기때문에 기일이 갈수록 강도가 높아진다는것입니다. 이것은 석비레모래가 가지고있는 운모분의 약점을 극복하고도 남음이 있게 됩니다.》

《선생의 그 발견을 믿어도 되겠습니까?》

김정일동지께서 기쁨을 감추지 못하며 반문하시였다. 박사는 인차 자기 말을 부정하듯 머리를 저었다. 그리고는 흥분한 목소리로 말씀올렸다.

《저의 말이 아니라 군인들의 발견이고 주장입니다. 그들을 믿어도 됩니다.

심철범장령이 저의 연구소로 몇번 찾아온줄 아십니까? 그의 다년간의 군사건설경험을, 아니 그의 진심을, 그의 창조정신에 전 놀랐습니다. 이거야말로 자력갱생입니다! 건축재료분야에서 하나의 혁명입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박사의 손을 덥석쥐고 세차게 흔드시였다.

《고맙습니다. 박사선생!》

그이께서는 자리에서 일어서시여 방안의 빈공간을 몇걸음 거니시였다. 이끌리듯 박사가 따라일어섰다. 마지막으로 일어선 리웅걸이 굽은 어깨를 꼿꼿이 펴고 감동에 젖은 어조로 말씀올렸다.

《최고사령관동지, 국가의 건설법규를 고쳐야 할것 같습니다!》

《옳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 지금껏 그 말을 기다리고계신것처럼 인차 응답하시였다.

《역시 혁명이란 창조와 혁신입니다. 그래서 혁명하는 맛이 있구요. 하하하!》

김정일동지께서 또다시 통쾌하게 웃으시였다. 그 웃음이 섬광처럼 방안에 눈부신 빛을 가득 채워놓는것 같았다.

(저 웃음은?)

이 순간 로박사는 생각하였다. 그도 오늘의 국난앞에서 그이의 얼굴만 바라보고 사는 이 나라의 일원, 인민의 한사람이였다. 저 웃음은 이 나라에서 국난을 가셔내고 머지않아 평온을, 행복을, 강성대국을 가져오리라는 약속이 아니겠는가?

《박사선생.》 하고 그이께서 손을 잡으시자 성기형은 생각에서 깨여나 그이를 타는듯 한 시선으로 우러렀다.

《나는 금강산발전소 조기완공을 명령할 때 군인들을 믿었습니다. 보다싶이 그들은 불가능을 가능으로 전환시키고있습니다.》

《용서하십시오. 장군님, 혹시 제가 지나친 말을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우리 군인들의 창조력을 과소평가할 생각은 없습니다. 그러나 저는 학자이고 사고도 학문적으로 합니다. 순 학문적인 견지에서 볼 때 그들은 고등중학교졸업정도입니다. 그런데 총을 든 군인들이 펜을 든 사람들도 미처 생각못하는 과학적인 착상과 발견을 하며 그것을 실천에 옮기고있습니다. 도대체 군인들이 못해내는 일이란 없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그저 놀랍기만 합니다….》

《놀라울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들의 불가항력의 힘은 당과의 혼연일체 그리고 위대한 사상입니다. 바로 이 힘이 어데서나 불가능을 가능으로 전환시키고있는것입니다.

우리 군인들은 이 힘으로 국가보위도 하고있습니다. 여기에 대비하여 우리의 적들은 핵과 미싸일, 사회주의에 대한 맹목적인 증오밖에 가지고있지 못합니다. 악과 증오밖에 없단말입니다. 당과 사회주의에 대한 믿음이 바로 오늘의 어려운 〈고난의 행군〉에서 군인들로 하여금 돌파구를 열어나가게 하고있습니다.

박사선생도 이 모든것을 우리보다 못지 않게 잘 알고있을것입니다. 선생과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으면 좋겠는데 시간이 허용되지 않습니다.》

성기형은 자기가 앉았던 의자우에 놓여있는 서류가방을 집어들고 인사를 드리려고 그이앞에 나섰다.

어느새 김정일동지께서는 집무탁우의 밤색털모자를 손에 들고계시였다.

성기형은 그 밤색털모자를 새삼스러운 눈길로 바라보았다. 텔레비죤이나 기록영화화면들에서 자주 보게 되는 그 털모자를 쓰신 장군님의 모습을 눈앞에 대하게 된 그는 한순간 자신을 잊은듯 했다.

《고구려의 강성은.》

그는 격동되여 말씀올렸다.

《군대의 힘에 있었습니다. 장군님에 의해 이 나라에 강군이 있고 우리의 사회주의조국이 있습니다. 강성할 사회주의조국의 래일이 있습니다. 부디 귀체건강하십시오.》

성기형은 허리를 깊숙이 구부렸다. 그리고 뒤걸음으로 몇걸음 걸어가다가 자기 등뒤에 문이 있다는것을 느끼자 또한번 허리를 구부렸다.

《안녕히 가십시오.》

김정일동지께서는 성기형을 바래워주고 나서 등뒤에 서있는 리웅걸에게 말씀하시였다.

《이젠 심철범동무를 깨울 때가 된것 같습니다. 휴계실에 가서 그를 데려오시오.》

《예… 그런데… 한가지 보고드릴것이 있습니다.》

하고 리웅걸이 한걸음 나서며 그이께 말씀올렸다.

《말하시오.》

《앞으로 국가수반추대사업을 할 때…》

《또 그 문제입니까?》

김정일동지께서는 그의 말을 막고나서 《그래 그 추대사업이 늦어져서 일이 안되는것이 있습니까?》라고 물으시였다.

《그런게 아닙니다.》

리웅걸은 다급히 말을 이었다. 《최고인민회의에서 지금의 헌법을 일부 수정하여 국방위원회의 권능을 높이자는 안이 류송직의장으로부터 제기되였습니다.》

《그건 좋은 의견입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인차 긍정하시였다.

《헌법을 수정하는것도 그렇고 국방위원회의 권능을 높이자는것도 좋은 의견입니다. 문제는 헌법을 어떻게 수정하고 국방위원회 권능을 어떻게 높이겠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의장은 어떤 의견입니까?》

《아직 구체적안은 없고 법제정위원회를 뭇고 연구하도록 승인해달라는 의견을 제기해왔을뿐입니다.》

《승인해줍시다. 응당 그렇게 하여야 합니다.

나는 방금 박사선생과 이야기하면서 그도 우리의 군중시정책을 리해하고있다는것을 느꼈습니다. 리해하고있을뿐아니라 열렬히 공감하며 지지하고있습니다. 이것은 우리 인민이 군중시정책에 더욱 열렬히 공감하며 심장으로 받아들이고있다는것을 의미합니다.

나는 얼마전에 이전 쏘련국방상을 하던 사람과 담화를 하면서도 이것을 느끼였습니다. 외국사람들도 우리를 리해하고있습니다. 이것은 우리가 새로운 정치방식을 정립할 때가 되였다는것을 말해줍니다. 법제정위원회에서는 응당 인민의 감정, 우리 시대의 정신을 담아 법을 수정보충하여야 합니다. 인민의 지향과 요구를 반영하는것이 중요합니다. 이에 대하여 류송직의장동무에게 말해주어야겠습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리웅걸이 이제는 심철범을 데려오라는 분부를 지키려고 곁문으로 걸어나갔다.

휴계실문에 시선을 주고계시던 김정일동지께서는 리웅걸이 인차 돌아오지 않자 일어서서 천천히 휴계실로 향하시였다. 휴계실에 들어서신 그이께서는 리웅걸의 쩔쩔매는 소리를 들으시였다.

《심철범동무… 이 사람이 무사태평이라니… 여기가 어디라구! 깨나시오. 심철범이…》

그러거나말거나 심철범은 량쪽팔걸이에 두손을 척 늘어뜨리고 고개를 외로튼채 정신없이 코를 골고있었다.

그 모양을 한참 지켜보시던 김정일동지께서는 허리를 구부리고있는 리웅걸의 어깨를 잡아일으킨 다음 그를 데리고 조심조심 집무실로 돌아나오시였다.

리웅걸이 민망하여 중얼거렸다.

《참 사람두…》

《놔두시오.》

김정일동지의 목소리가 갑자기 갈리였다.

《여기가 아니면 어디가서 그렇게 마음놓고 자겠소!》

김정일동지께서는 창가로 걸어가시여 뒤짐을 지고 서계시였다. 잠시후 되돌아서더니 천천히 리웅걸의 앞으로 다가오시였다. 그리고 속삭이듯 조용히 말씀하시였다.

《동무가 여기 지켜있다가 그가 깬 다음 그의 명령서에 최고사령관이 동의했다고 알려주시오. 그리고 남방과일이 들어온것이 있는데 그걸 싣고 내려가 군인들에게 맛보이라고 하시오. 그러되 심철범동무는 웅걸동무가 책임지고 여기서 먹여 내려보내시오.》

《예…》

리웅걸은 목이 메인듯 외마디대답을 올렸다.

그는 그이께서 손에 들고있던 밤색털모자를 머리에 쓰고 집무실을 나서려고 하실 때에야 놀란듯 다급히 그이의 앞을 막아섰다.

그리고 간절한 어조로 말씀올렸다.

《최고사령관동지, 날이 저물었습니다.》

《일없소. 동해상에 미항공모함이 북상하고있다는 보고가 들어왔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앞을 막아선 리웅걸을 가볍게 물리치며 출입문쪽으로 향하시였다.

 

24

(1)

 

사람이 며칠 굶으면 기면상태 즉 정신없이 잠만 자는 상태에 이른다. 의식이 가물거리고 몸을 전혀 움직일수 없게 되는 순간이 얼마간 지나면 호흡이 멎게 된다.

김동환대좌는 지금 기면상태에 빠져있었다.

그들의 경비함 《101》호가 풍랑속에 표류하다가 간신히 륙지에 상륙한지도 10여일이 지났다.

그들은 처음에 자기들이 상륙한 지점이 적구인줄을 몰랐다. 그것을 알았을 때는 이미 투항을 요구하는 적들의 포위속에 들었다. 그들은 해변가동굴속에 은신하면서 북상할 기회를 기다리였다.

그러나 며칠간 굶고 물 한방울 마실수 없었던 그들은 하나둘 기면상태에 빠지기 시작했다.

김동환은 어떻게 하나 조국의 품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해병들을 고무하다가 제일 나중에 쓰러졌다. 그는 기면상태에서도 한가지만은 똑똑히 기억하고있었으니 그것은 륙지의 훈련지휘부에 보낸 최후의 정황보고였다. 그는 그 보고를 자신이 직접 작성하여 무선수에게 주어 훈련지휘부에 송신하도록 하였다.

그 무선문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었다.

《풍랑이 심함. 파도높이는 3메터, 훈련과제와 전투임무를 끝까지 수행하겠음. 우리를 믿으라.》

김동환은 전대미문의 풍랑속에서도 경비함 《101》호가 받은 훈련과제를 수행할 결심이였다. 경비함 전체 해병들의 사상의지력을 믿었다.

그는 이번 훈련의 목적과 의의를 누구보다 잘 알고있는 작전일군이였다. 적의 군사적도발에 대처한 자위적조치의 일환으로 벌리게 된 훈련에 앞서 최고사령관동지를 모시고 진행된 군정간부회의에 참가하였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이 군정간부회의에서 우리의 유엔인권협약에서의 탈퇴선언과 관련한 적들의 군사적압력에 대응한 이번 훈련에 사회주의경제건설에 참가하고있는 군부대들도 참가시키겠는가 하는 문제를 제기하시였다. 다시말하여 그들없이도 적의 군사적도발에 대처할수 있는가 없는가 하는 문제였다. 회의참가자들은 일치하게 전투구분대들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말씀드리였다.

김동환도 같은 립장이였다. 그는 인민군대가 사회주의경제건설에 참가하고있는 의의를 누구보다 잘 알고있었다. 아들 남철이도 사회주의건설장에 있었다. 그는 훈련의 나날 남철이를 한순간도 잊지 않았으며 그의 몫까지 수행한다는 립장에서 훈련강도도 높이였다. 바로 그렇기때문에 그는 자기의 보고를 최고사령관동지의 남다른 은총을 입은 그들부자의 보답으로 여기며 크나큰 기쁨을 느꼈던것이다.

인민군군인들이 최대의 의지력을 발휘하여 진행한 이번 동해전구에서의 각 군종, 병종들의 대련합훈련은 금강산발전소건설이나 평양-향산도로건설, 청류다리와 금릉2동굴건설 등 전략적의의를 가지는 대상건설을 계속 밀고나가면서도 항공모함을 비롯한 미태평양함대의 중요전단들과 남조선해병대의 동해전단들을 모조리 동원한 우리에 대한 군사적압력을 여지없이 짓부셔버렸던것이다. 그뿐이 아니였다. 최고사령관동지의 거듭되는 인민군부대들에 대한 시찰과 함께 이 훈련은 클린톤행정부로 하여금 로골적인 강경압살을 주장하는 호전세력의 저항을 뿌리치고 유엔인권기구의 결의와는 관계없이 국제식량기구와 자기네 정부 및 민간단체들을 통한 우리에 대한 긴급식량지원을 운운하게 만들었다.

클린톤은 그러한 실천적조치로 자기의 특사를 파견하려는 의향을 공식경로를 통하여 제기해왔다.

그런데 일은 김동환이가 신심에 넘쳐 최종보고를 보낸 직후에 벌어졌다.

경비함 《101》호는 해상분계선 가까이에 있었다. 해병들의 전투기술수준을 최대로 높일데 대한 훈련과제와 함께 그들은 자기들의 기본전투임무인 해상경비임무를 수행하고있었다. 그런데 기관은 꺼지지 않았는데 함은 전진을 멈춘채 제자리에서 끼우뚱거리기만 하였다. 나중에는 기관마저 과열되면서 꺼져버렸다.

알고보니 추진기에 《고기그물》이 칭칭 엉켜있었다. 이것은 치명적인 사태였다.

해군사령부 대표로서 함에 파견되여있던 김동환은 함장을 찾았다.

《함장!》

《여기 있습니다, 대좌동지.》

키가 큰 중좌인 함장이 그의 앞에 나타났다.

《잠수병을 준비시키시오.》

《알았습니다.》

얼마후 잠수병이 물밑으로 들어가 알아낸데 의하면 추진기에 엉켜있는 《고기그물》은 남조선제였다.

그 어떤 어종을 잡는데도 쓸모없는 고기그물형태만을 갖춘 특수재질로 된것이였다.

김동환은 잠시 지휘성원들과 함께 사태를 분석한 결과 이것은 우리의 훈련을 파탄시키기 위한 적들의 음모라는 판단을 내렸다.

적들은 우리측 지역에 숨어들어 이따위 놀음을 벌려놓았던것이다.

곧 추진기에 감긴 그물을 풀어던지기 위한 전투에 달라붙었다. 그러나 수중에서 그 일이 뜻대로 되지 않았다. 그물은 특수강으로 된것인데 칼로나 뻰찌로는 도무지 잘라낼수 없었고 게다가 추진기뿐아니라 크지 않은 경비함전체를 휘감고있었다.

김동환은 구조신호를 보내라고 함장에게 명령하였다. 순간 워낙 사납던 바다에 해일이 일기 시작하였다.

북풍이 불고있었다.

무서운것은 그것이였다. 함은 북풍을 타고 남쪽으로 떠내려갈것이였다. 불행하게도 해류까지 그쪽으로 흐르고있었다. 해상분계선은 바로 몇마일지점에 있었다.

 

( 다음호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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