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6 회)

 

하 편

 

12. 거란의 2차침공을 물리치다

 

4

 

1010년 10월말, 거란은 부득불 군사행동을 취할수밖에 없다는 통지를 해왔다. 그동안에 여러차례 서신왕래가 있었으나 전 임금을 살해한 강조를 처벌할데 대한 저들의 요구를 거절한데 대한 대답이라는것이였다.

고려조정은 초긴장상태에 들어갔다. 이미 각오하고있던바이나 정작 거란이 정식으로 선전포고를 해온 이상에는 긴장되지 않을수 없었다.

하지만 임금은 태연자약했다. 거란의 선전포고에 대한 대답으로 다시금 화친을 표방하는 서신을 보내도록 은천에게 지시했고 은천이 그럴바엔 동지날을 축하하는 서신까지 보내자고 제의하니 몇번 머리를 기웃해보고는 군말없이 승낙하였다.

우리 고려가 빌붙는다는 인식이 가지 않게 하며 한껏 야유하는 글이 되게 문장을 잘 만들도록 하라, 임금은 이렇게 강조하였다.

거란왕이 고려정벌군 수장으로 누구를 임명하였다며 이름까지 밝혀서 거듭 통첩장을 보냈으나 임금은 배포유하게 팔관회를 다시 열도록 하고 위봉루에 나가서 음악을 들으며 가무를 구경하는 여유를 보이였다.

약이 오를대로 오른 거란왕은 11월말에 40만의 대병력으로 압록강을 넘어왔다. 두번째 고려침공의 막을 연것이였다.

임금은 전국에 동원령을 내리고 전시체제로 넘어갈데 대한 어지를 하달했다. 조정관료대신들에게도 퇴청을 불허하고 자시부터 해시까지 업무와 침식을 궁중대궐안에서 할데 대한 지시가 내려졌다.

은천은 다시금 닥쳐온 전란의 소용돌이에 부딪치는 순간 먼저 간 서희를 생각했다. 그가 살아있었다면 지금같은 때에 임금의 한쪽팔 역할을 유감없이 하여줄것이였다.

은천은 서희가 림종의 시각까지 심혈을 기울여 다져놓은 북방의 진지들을 다시금 떠올렸다. 어느때건 두번다시 침공해올 거란을 생각하며 밤낮으로 뛰고뛴 서희였다. 그의 땀이 스민 북방의 성벽들이 드디여 자기의 존재를 과시할 때가 온것이였다. 눈을 감는 순간에조차 나라의 방비를 부탁하던 서희의 그 모습이 사무쳐와 은천은 부지중 목이 메였다.

(서희형님! 드디여 때가 되였소이다. 이 동생은 형님의 당부를 잊지 않고있사오니 걱정마시고 지켜보소이다. 형님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을것이오이다. )

은천은 마음속으로 부르짖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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