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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3 회)

 

20

(2)

 

비행기가 착륙하자 하늘에서 비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가을비는 늙은이 턱수염밑에서 긋는다고 했지만 평양시내로 들어오는 사이에 비는 폭우로 변했다.

허성렬은 이마살을 찡그리고 하늘을 바라보았다.

사무실에 들어서자바람으로 부서일군이 아래 단위에서 올라온 문건을 들고왔다가 두고나갔다. 그것을 보는 허성렬의 얼굴이 점차 굳어져갔다. 국방공업과 관련한 내용이였는데 거액의 자금을 요구하는것이였다.

(이걸 어쩌면 좋단 말인가?…)

그는 오른손으로 턱을 싸쥐고 깊은 생각에 잠겼다.

외국방문기간에 만났던 그 정치국위원의 얼굴이 떠올랐다. 《개혁, 개방》을 한다고 말없는 속에 비난하지만 결국 당신들도 그 길로 갈수밖에 없지 않느냐는듯 미묘한 표정을 짓던 그 얼굴…

사회주의를 고수하자면 국방공업에 선차적인 힘을 넣어야 한다. 하지만 이것은 너무도 아름찬 일이다.

문득 평양을 떠나기 전에 만났던 체신부 부부장이 생각났다. 그때 그도 자금때문에 얼굴이 새까맣게 질려있지 않았는가.

자리에서 급히 일어선 허성렬은 곧장 체신부로 갔다.

젊은 부부장은 서둘러 자리를 권하고나서 의문스레 상대를 바라보았다. 자기네 부하고는 련계도 없는 당중앙위원회의 책임일군이 찾아온것이다.

부부장으로 말하면 허성렬에게는 아들벌이 되는 젊은 사람이였다. 그의 아버지는 허성렬이와 가까운 친구지간으로서 만경대혁명학원을 같이 나왔고 몇해전에 급병으로 사망하기 전까지 장군님을 같이 모시고 다니였다. 부부장의 할아버지와 허성렬이 아버지 역시 항일무장대오에서 함께 싸운 동지이고 전우였다.

젊은 부부장은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다음 자기를 친아들처럼 여기는 허성렬이 외국출장에서 돌아오자바람으로 찾아온것이 무척 의아스러운 모양이였다. 그는 여전히 자리에서 일어선채로 허성렬을 바라보고있었다.

《허허… 왜 매보고 놀란 수탉처럼 껑충해 서서있나? 앉으라구.》

허성렬이 정말 아들처럼 여기고 해라를 하며 허물없이 굴자 부부장은 수줍게 웃으며 그가 앉은 쏘파에 나란히 앉았다.

허성렬이 곧 정색해서 물었다.

《얼마를 받았나?》

젊은 부부장은 무척 촉기가 빨라서 그가 무엇을 묻는다는것을 제꺽 알아차리고 그 액수를 알려주었다. 그 막대한 액수에 놀란 허성렬이 추궁하듯 말했다.

《그래 그걸 받으면서 손이 떨리지 않던가?》

《제 말을 들어보고 욕하든지 때리든지 하십시오.》

젊은 부부장은 배심있게 항변하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부부장이 장군님으로부터 걸려오는 전화를 받은것은 허성렬이 출장을 떠난 직후인 어느날 밤중이였다.

《그새 잘 있었소?》 하고 장군님께서는 퍽 다정한 어조로 그의 안부부터 물으시였다.

부부장이 황송하여 《옛, 잘 있습니다. 장군님, 건강하십니까?》 하고 정중히 맞인사를 올리자 장군님께서는 고맙다고 하고는 곧 기본화제를 꺼내시였다.

《빛섬유까벨공사를 언제까지 끝낼수 있겠소?》

《굴착공사는 금년안으로 끝낼수 있습니다. 장군님, 그런데 까벨이 걸립니다.》

《까벨은 체신부에서 생산할 계획이요?》

《옛, 그렇습니다. 그런데 공장설비가 해결되지 않고있습니다.》

《공장설비가 해결되면 언제부터 생산을 시작할수 있소?》

《반년후이면 될수 있습니다.》

《그다음은?》

《래년 상반년안으로 전국의 모든 시, 군들에 빛섬유통신이 들어갈수 있습니다.》

《인민군 군부대들도 예견해야 하오.》

《물론입니다. 그 경우에도 래년 상반년이면 됩니다. 장군님.》

《그럼 내가 필요한 액수를 떼줄테니 당장 공장설비를 들여오도록 하시오. 설비구입에 필요한 자금액수를 계산해둔것이 있소?》

《…》

장군님의 물으심에 시종 거침없이 대답을 올리던 부부장은 여기서 우물쭈물하였다.

《왜, 계산해두지 못했소?》

《아 아닙니다.》

《그런데?》

《…》

역시 대답을 망설였다.

《왜 그러오?》

부부장은 한참 더 갑자르고나서 송구스러운 목소리로 떠듬떠듬 말씀올렸다.

《저희들이… 자체로 생산해보겠습니다. 장군님… 돈액수가 너무 많아서…》

그러자 장군님께서는 부부장의 이름석자를 한자한자 찍어부르고나서 날카롭게 《동무, 큰 일을 못하겠구만!》라고 하시였다.

여전히 날카로운 목소리가 수화기에서 울려나왔다.

《내가 여러번 생각하고 생각한 끝에 결심한것인데 동무는 무슨 딴 소리를 하는거요? 래일중으로 자금을 받아다가 일을 전개하시오. 아니 오늘로 당장!》

부부장의 이야기를 듣고난 허성렬은 《됐소!》라고 하더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부부장과 서둘러 인사하고나서 방에서 나갔다.

계단을 뛰여내려가는 그의 다급한 구두발소리가 들려왔다.…

 

21

(1)

 

비는 더욱 억수로 쏟아져내렸다.

대줄기같은 비는 자정이 되도록 멎을줄 몰랐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외국에서 돌아온 허성렬이를 부를가 말가 망설이다가 전화를 들고 교환수에게 평양-향산관광도로공사를 맡고있는 인민경비대 장령 리길남을 찾으라고 이르시고는 송수화기를 드신채 기다리시였다.

그 공사는 심철범장령이 지휘하고있는 금강산발전소건설과 함께 그이께서 펼쳐놓으신 기본전선의 하나였다. 그것은 어버이수령님의 유훈교시에 의하여 진행되는 공사였고 수령님께서 생전에 자주 다니신 길을 현대적으로 확장하는 공사였다.

군인건설자들은 10월 10일, 이해의 당창건기념일전으로 로반공사를 완공할 결사의 각오로 일하고있었다. 10월 10일은 이제 불과 며칠밖에 남지 않았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이 공사의 기한전 완공을 통하여 인민군대에 의거하여 혁명과 건설을 전진시키기로 한 전략적로선의 정당성을 다시금 확증하려고 하시였다.

그러나 어제 받은 보고에 의하면 《철벽 1다리》와 《철벽 2다리》공사형편이 시원치 못했다. 다리의 길이가 워낙 긴데다가 작업장면적이 좁아서 건설력량을 더 투입하재도 할수 없는 형편에 그마저 련일 계속된 장마비로 하여 공사장전반이 침수되여있었다. 그런데 이 다리공사가 끝나야 도로 전반구간이 관통되게 되여있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수화기를 드신채 칠칠야밤에 전등도 없어서 홰불을 켜들고 간고분투하고있는 전사들을 생각하며 그 처절한 공사장을 그려보시였다.

드디여 리길남장령이 송수화기앞에 나타났다.

《지금 형편이 어떻소?》

《최고사령관동지, 보고드리겠습니다. 형편이 어렵습니다. 작업장 전구간이 침수되여 일을 못하고있습니다. 정무원일군들과 대책안을 토의하고있습니다.》

《그 대책안을 언제쯤이면 내가 알수 있겠소?》

《지금 보고드릴수 있습니다.》

《그럼 보고하시오.》

리길남장령은 잠시 말을 끊고있다가 보고를 시작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수화기에서 웅성웅성하는 다른 사람들의 말소리가 들리는것으로 봐서 정무원일군들과 의견일치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가 자기 주장대로 말하고있다는것을 알수 있으시였다.

장령의 보고는 한마디였다. 최고사령관동지께서 명령하신 10월 10일 당창건 기념일까지 무조건 해내겠다는것이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아무 응답도 안하고계시다가 한참후에 《거기가 어디쯤이요?》라고 물으시였다.

《어버이수령님께서 일시적후퇴시기 법동농민을 만나셨던 곳입니다. 거기에 대형유화판이 있습니다.》

리길남장령의 갈린 목소리가 울려왔다.

《동무의 위치를 말하시오.》

《옛, 저는 안주현장지휘부에서 전화를 받고있습니다.》

《됐소, 내가 이제 그리로 가겠소.》

《아니?! 이 비속에… 안됩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장령이 당황해서 아뢰이는 이 말을 듣지 못하시였다. 전화를 놓으신 뒤였던것이다.…

현장지휘부의 천정이 낮은 방에 부관이 들어와 알려서야 리길남장령은 장군님께서 오신줄 알고 놀라서 밖으로 뛰여나갔다.

밤은 아직도 캄캄하였다.

자동차가 전조등을 켠채로 서있는데 그이는 보이지 않았다. 부관이 주위를 살피다가 앞장서 한곳으로 걸어갔다.

장령은 그의 뒤를 따랐다.

이때 김정일동지께서는 지휘부직속 구분대전사들이 이른 아침식사를 하고있는 야외식당에 가계시였다. 전사들은 머리까지 비옷을 푹 쓰신 그이를 알아보지 못하고 고개를 숙인채 숟가락을 놀리고들 있었다. 게눈 감추듯 하고 일어서는 전사들도 있었고 배식구앞에 줄지어 선 전사들도 있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밥을 받아들고 식탁으로 가는 전사들을 여겨보시다가 밥그릇이 골숨한데 저으기 놀라시였다.

그이께서는 방금 식탁에 앉은 전사의 어깨를 건드리며 《밥이 왜 이렇게 적소?》 하고 물으시였다.

《적지 않습니다.》 전사는 흔연한 목소리로 대답올렸다.

《공급량하고는 맞지 않은데?》

《아니 맞습니다.》 전사는 한본새로 우기였다. 촉수낮은 전등빛에서 그의 얼굴륜곽이 희미하게 드러날뿐이였다.

《그렇지 않소, 분명 제 량이 아니요.》

전사는 《우린 정량으로 생각하고있습니다.》 하고 고집하다가 벌떡 일어서더니 군인식으로 차렷자세를 지으며 대답올렸다.

《우리 중대장동지가 상급의 명령이라고 하면서 당분간 허리띠를 줄여야 한다고 했습니다. 일없습니다. 인민들이 식량고생을 하고있는데 사실 공급정량을 다 먹는다는건 아무리 군대라고 해도 렴치가 없는 일입니다.》

《동무네 중대장이 어디 있소?》

그이의 말씀에 전사는 당황해하며 이리저리 살펴보았다.

김정일동지께서 《됐소. 식사도중에 안됐소. 어서 먹으라구.》라고 하며 전사를 눌러앉히고 식당밖으로 나오시는데 물참봉이 된 군관이 헐떡이며 뛰여와서 그이의 앞에 마주섰다.

《중대 차렷!》

김정일동지께서는 영접보고를 하려는 그 군관을 손으로 제지하고나서 《동무가 중대장이요?》 하고 물으시였다.

《최고사령관동지, 그렇습니다. 중대장 중위 백영철.》

《동무네 중대 급식량을 짜르라고 명령한게 누구요?》

중대장은 꼿꼿이 선채 머밋거리다가 《저…》 하고 입을 열었으나 뒤를 잇지 못하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일없소. 사실대로 말하오!》 하고 너그러운 어조로 다시 물으시였다.

그래도 중대장은 《저… 저…》 하며 우물쭈물하였다. 때마침 리길남장령이 어둠속에서 나타나며 그이께 말씀올렸다.

《최고사령관동지, 그건… 제가 그렇게 명령했습니다.》

《동무가?!》

《예… 최고사령관동지…》

김정일동지께서는 놀라운듯 장령을 한참 바라보다가 《동무가 명령했단 말이요?》라고 믿어지지 않는듯 다시 물으시였다.

《예…》 하고 장령이 차렷자세를 지었다.

그 순간 김정일동지의 숨소리가 거세여지셨다. 번개가 번쩍하고 천지를 진동하는 우뢰가 금방 터질듯 한 긴박감이 사위를 무겁게 짓누르고있었다.

장령은 까딱 않고 서있었고 옆에 있던 중대장도 부관도 숨을 죽이였다. 가슴을 옥죄이는 싸늘한 침묵이 흘렀다.

잠시후 김정일동지께서 흥분을 누르고 장령에게 《현장을 돌아봅시다!》하고 갈리신 어조로 말씀하시며 뒤따라와 대기하고있던 차에 오르시였다. 장령이 얼마 떨어져있는 풍차 있는데로 달려가려 하자 장군님께서는 차문을 열어주며 《이 차에 타시오.》 하고 말씀하시였다.

장령은 차에 올라 그이의 옆에 송구스러이 앉았다.

야전용승용차는 울퉁불퉁한 작업도로를 몹시 들추면서 달리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아무 말씀도 없으시였다. 장령은 불안스레 앉아있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승용차가 개천읍거리를 벗어나와 등성이길에 올라섰을 때 지나온쪽을 몇번 뒤돌아보더니 갑자기 차를 세우도록 하시였다.

그리고는 《부관, 저기서 뭣들 하는가 가서 알아보시오.》 하고 말씀하시였다.

그이께서 가리킨 곳은 개천역구내의 인입선에 서있는 몇대의 화차방통이였는데 지금 사람들이 새하얗게 달라붙어 거기서 뭔가 퍼내고있었다. 소랭이를 든 녀인들, 바께쯔를 든 아이들, 마대짝 둘러멘 남정들, 그들은 억수로 내리는 비에는 아랑곳없이 방통에서 퍼담은것을 산지사방으로 정신없이 날라가고있었다.

부관이 질적질적한 논뚝길을 따라 그쪽으로 달려가고 장령은 창가에 바투 앉으신 김정일동지의 곁에서 얼굴을 이그러뜨리며 눈을 감아버렸다.

리길남장령은 지금 거기서 벌어지고있는 일을 너무도 잘 알고있었다. 방통에는 니탄이 실려있었고 그 니탄을 퍼날라가는것은 굶고있는 남녀로소들이였다.

니탄을 물에 울궈 식량대용으로 먹는 인민들, 그 인민이 겪는 식량난을 더는 보고만 있을수 없어 군인식량을 잘라 나누어준 그였던것이다.

드디여 부관이 돌아왔다.

김정일동지께서 다급한 어조로 《그래 무슨 일들이요?》 하고 물으시였으나 부관은 난처한 표정을 짓고 얼른 입을 열지 못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부관의 얼굴에 시선을 보낸채 기다리시였다.

《방통에 실린것은 니탄인데…》

《니탄?》

김정일동지께서 부관의 말을 자르듯 반문하시는데 부관이 설명해드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이께서는 부관의 말을 듣고계시지 않았다.

그이께서는 이미 진상을 짐작하시였던것이다. 얼마전에 자강도당으로부터 굶고있는 사람들이 니탄을 식량대용으로 쓰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보고받으시였다. 니탄을 물에 울궈서 말린 다음 가루를 내여 얼마간의 낟알가루를 넣고 범벅을 빚어 먹는다는것이였다. 그것을 현실로 눈앞에 보신 그이의 눈빛이 금시 젖어들기 시작했다.

부관이 갑자기 설명을 중둥무이했다.

승용차는 길 한복판에 오래도록 서있었다.

운전사도 부관도 장령도 지어는 김정일동지자신께서도 떠나는것을 잊으신듯 하였다. 퍽 시간이 지나서야 차는 갑자기 발동소리를 요란히 내며 움직였다.

20~30분후에 작업장이 바라보였다.

먼저 시야에 들어온것은 공사장입구의 산턱을 깎아내고 세운 대형유화판이였다.

어버이수령님께서 후퇴의 길에 오른 법동농민을 만나시는 화폭이였다.

《할아버님은 어디로 가십니까?》

《자강도땅을 찾아가지요.》

《거기에 친척이라도 있습니까?》

《이 란리통에 친척을 찾아가서는 뭘하겠소. 김일성장군님을 찾아가지요!》

수령과 이름없는 농민사이에 오고간 이 이야기는 수령과 인민이 서로 믿고 따르며 엄혹한 후퇴의 시련을 이겨낸 힘의 원천이 어디에 있었는가를 보여주는 생동한 력사적화폭이였다. 오늘 그 인민의 후손들이 온갖 고생이란 고생은 다하면서도 오로지 당을 믿고 따르며 당의 호소에 산악처럼 떨쳐일어서고있는것이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차에서 내려 유화판이 모셔져있는 산턱에 올라서서 현장을 한눈에 굽어보시였다.

이미 보고받은대로 모든것이 물바다에 잠겼다.

골재장도 트레그라인도 삭도도 지어는 교각도 꼭대기 한두메터를 남기고는 모두 물에 잠기여있었는데 이제 그 교각우에 보를 건너놓고 휘틀을 댄 다음 콩크리트를 타입하여 다리의 마감공사를 완성해야 한다는것은 정무원일군들의 눈으로 보건데 아찔하지 않을수 없는 실정이였다.

김정일동지께서도 얼른 결심이 서지 않으시였다. 현장에 나와있던 홍경봉부총리가 정무원의 결심이라고 하면서 비가 멎고 물이 찐 다음에 공사를 계속 하는수밖에 없다고 말씀드렸다.

김정일동지께서 그를 힐끗 보시였다.

홍경봉은 흠칫 놀라며 더 하자던 말을 끊고 깍지낀 손을 비틀었다. 그이의 눈빛이 노기를 띄고있는것 같았기때문이였다.

사실 김정일동지께서는 노여움속에 계시였다. 부총리가 공사를 뒤로 미루자고 해서만이 아니였다. 개천역을 떠나서부터 줄곧 마음이 괴로우시였다. 정무원이 인민생활을 책임진 호주로서의 구실을 너무도 못하고있었던것이다.

하지만 그것도 한순간에 지났을뿐 김정일동지께서는 인차 자신을 다잡으시고 의논조로 부총리에게 물으시였다.

《동무들은 군인들의 의견을 들었습니까?》

《예, 들었습니다.》

부총리가 어지간히 기가 꺾인 목소리로 대답을 올렸다.

《충분히 들었단 말이지요?》

김정일동지께서 반문하고나서 머리를 저으시며 말씀하시였다.

《아니, 다시 들어봅시다. 리길남동무.》

부총리뒤에 서있던 리길남이 《옛.》 하고 앞으로 나와 차렷자세를 짓고 또박또박 그이께 말씀드리기 시작했다.

그는 공사의 완공기일은 최고사령관동지의 명령이기때문에 조금도 흥정할수 없다는것, 때문에 군인들은 죽기를 각오하고 공사를 계속 밀고나갈것을 결심했다는것을 말하고나서 구체적방도를 하나하나 설명하였다.

《우선 작업장이 침수된 조건에서 떼를 무어 교각에 비끄러매고 그우에서 작업을 계속할수 있습니다. 다음은 비가 계속 내리는 형편에서 콩크리트타입을 해야 하는데 그러자면 콩크리트혼합물을 순간에 굳어지게 해야 합니다. 그것도 방도가 있습니다.》

이때 장군님께서 고개를 끄덕이시였다.

장령은 자기 말을 더욱 확신성있게 이어나갔다.

《저희들은 지금과 같은 정황이 조성될것을 미리 예견해서 혼합물의 굳힘속도를 최대한 단축할수 있는 첨가제를 연구개발하였습니다.》

《구체적으로 그 첨가제를 쓰면 굳힘시간이 얼마나 되오?》

장군님께서 흥분된 어조로 물으시였다.

《15분입니다.》

장령은 힘차게 대답을 드리였다.

장군님께서도 흡족한 표정을 지으며 장령의 시선을 마주 보시였다. 이것이야말로 패배주의, 보수주의에 먹인 통장훈이였다.

《나는 군인동무들의 결심을 지지합니다. 최고사령관으로서 절대찬성입니다. 공사를 계속 내미시오!》

《옛, 알았습니다!》

장령은 기쁨에 넘쳐 대답을 올렸다.

장군님께서 그를 향해 힘있는 어조로 말씀하시였다.

《기계화부대에 명령하여 수륙량용차를 동원시키겠습니다. 그것으로 물동도 나르고 교각에 붙여놓고 그우에서 작업하시오. 떼목대신 말이요.》

 

( 다음호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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