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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

 

일곱번째 상봉

 

최 봉 무

 

(제 1 회)

 

1

 

포병련대 3중대를 돌아보던 려단장 석운룡은 중대집짐승우리앞에서 성이 독같이 올랐다. 봄철소독작업을 하던 몇명의 병사들이 하마트면 화재를 일으킬번 했던것이다. 깨끗하던 집짐승우리바닥의 짚이 타고 벽체에는 시꺼먼 그을음을 진하게 새겨놓았다.

려단참모부로부터 려단장이 중대에 온다는 전화를 받은 중대장은 부랴부랴 팔을 걷어붙이고 그을음을 벗기다가 려단장과 맞다들게 되였다.

엄하기로 소문난 려단장은 중대장을 되게 꾸짖었다. 중대장은 한마디 변명도 못하고 차렷자세로 서있었다. 바지가랭이가 흠씬 젖어서있는 중대장을 한참이나 쏘아보던 석운룡려단장은 저력있는 음성으로 물었다.

《누가 이런 모험적인 불소독을 궁리해냈소?》

《…》

대답이 없었다. 석운룡려단장이 버럭 어성을 높였다.

《누가 이런 엉뚱한 생각을 했는가?》

《저 … 황영진이라고 …》

《뭐, 황영진?!…》 려단장은 너무 뜻밖인듯 눈만 껌벅거렸다.

《그는 지금 뭘하구 중대장이 이 역사질이요?》

중대장이 물렁팥죽이라고 불호령을 퍼부을줄 알았는데 예상외로 아주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였다.

려단장의 목소리가 황영진이라는 한 병사의 이름앞에서 부드러워지는데는 까닭이 있었다.

한해전이였다.

황영진은 중대에서 선발된 몇명의 대원들과 함께 려단의 포병련대 관하 녀성중대에 나가 며칠간 병실작업을 도와준적이 있었다. 그때 영진은 짬시간을 리용하여 중대의 직관사업을 방조해주었다. 중학시절 광복거리에 만경대학생소년궁전이 일떠서면서 첫 미술소조원으로 그림을 배운 영진에게는 남다른 재능이 있었던것이다.

그가 녀성중대에 나가 그린 그림은 적들의 침략음모를 폭로한 연필화 《삐라작전》이였다.

그러던 어느날 그들은 갑자기 철수명령을 받게 되였다. 뜻밖의 일에 어안이 벙벙해진 영진이네는 녀성중대가 멀리 바라보이는 곳에서 휴식하고있었다. 그런데 녀성중대병영쪽에서 갑자기 만세소리와 함께 환호성이 터져올랐다. 깜짝 놀란 영진이네는 벌떡 일어나 그리로 눈길을 주었다.

(아니? 장군님의 야전차가 아닌가?!…)

황영진은 그 자리에 돌처럼 굳어져버렸다.

위대한 장군님께서 녀성중대를 찾아주신것이 분명하였다.

몇대의 야전차가 산기슭길을 지나 바다를 향하여 마주서있는 병영의 언덕을 넘어서고있었다.

(이 무더운 삼복철에…)

영진은 부지불식간에 눈앞이 흐려졌다. 어쩌면 이렇게 꿈결에도 그립던 어버이장군님께서 타신 야전차를 멀리서나마 뵈올줄 어찌 알았으랴. 가슴속에서 세찬 파도가 이는듯 했다. 아, 녀성중대동무들은 얼마나 행복하랴!

가슴에 총잡고 조국보위초소에 나선 병사들이라면 그 누구나 바라는 하나의 소원이 있으니 그것은 자기들의 초소에 경애하는 최고사령관동지를 모시는것이다.

황영진은 녀성중대 병사들이 한없이 부러웠다. 이렇듯 멀지 않은 곳에서 최고사령관동지의 야전차를 보게 되니 자기도 어버이장군님을 만나뵙는듯 한 심정이였다.

인제는 군사복무의 나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대를 앞둔 병사여서 황영진은 어버이장군님이 더더욱 그리웠다. 특히 텔레비죤화면에서 군부대들을 찾으시는 장군님께서 병사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으신 소식이 소개될 때마다 그리움은 더욱 간절하였다.

불현듯 영진이네 3중대에 나타난 석운룡려단장은 중대장과 함께 병실 한모퉁이에서 그림을 그리고있는 영진이에게 다가와 녀성중대를 돌아보시던 장군님께서 적들의 침략음모를 폭로한 련속직관물 《삐라작전》을 보시고 높이 평가해주셨다는 꿈같은 소식을 전달해주었다.

너무도 뜻밖의 소식에 영진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조국과 인민을 위하여 복무하겠습니다!》하고 기운차게 답례인사를 하였다.

영진은 녀성중대동무들을 도와준 그림이 그렇듯 과분한 치하를 받을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었다. 석운룡려단장은 영진이의 등을 두드려주면서 위대한 장군님께서 인민군부대들에 나가보면 재간둥이들이 많다고 하시며 대단히 기뻐하셨다고 몇번이나 곱씹어 이야기하였다.

이렇게 되여 석운룡려단장의 뇌리에는 황영진이라는 병사의 이름이 깊이 새겨지게 되였다.

그런데 오늘 3중대에서 화재사고요소가 있었고 그 장본인들중에 황영진의 이름도 튀여나오자 려단장은 놀라움을 금할수 없었다.

《그가 지금 뭘하오?》

《그림을 그리고있습니다.》

《재구를 칠번 하고도 그림을 그린다? 허허… 무사태평이구만. 괴짜요! 가봅시다, 중대장.》

그때 황영진은 자기의 상관들이 가까이 다가오는줄도 모르고 화판을 펼쳐들고 연필로 그림을 그리느라 여념이 없었다.

황영진을 보는 순간 려단장의 미간에 홍조가 어리였다. 어글어글한 눈가에 야릇한 미소가 떠오르고있었다.

《영진이, 뭘하나?》

중대장이 깜짝 놀랄 정도로 려단장의 목소리는 부드러웠다. 그가 지금 무엇을 하는지 몰라서 묻는 과묵한 대좌의 물음이 아니였다.

이제 곧 제대명령을 받게 될 황영진은 요즘 생각이 많았다. 과연 중대에 무엇을 남기고 떠나갈것인가. 전우들의 추억속에 두고가는것이 없다면 어떻게 보람찬 병사생활이겠는가?

생각하고 생각하던 끝에 영진은 군사복무의 나날 자신이 체험하고 목격하였던 하많은 이야기들중에서 영원히 잊을수 없는 일들을 골라 그림으로 남기려고 마음먹었었다. 하여 그는 얼마전부터 복무의 갈피갈피를 번져가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는데 오늘 려단장의 눈에까지 띄였다.

《대좌동지, 중사 황영진 그림을 그리고있습니다.》

영진은 연필과 화판을 쥔채 허리를 꼿꼿이 펴고 대답하였다.

보통키에 단정한 몸가짐을 한 영진은 언제보나 매우 감성적인 온순한 성격의 병사라는 인상을 준다. 그는 군관들은 물론 소대와 중대의 모든 전우들로부터도 사랑을 받았다. 그래서인지 조금전까지 중대장을 다불러세우던 려단장도 순간에 인상을 바꾸었다.

《그래? 어디 좀 보자구.》 려단장은 영진이에게로 다가가 허리를 굽히고 그가 그려놓은 그림을 하나하나 뒤져보기 시작하였다. 그림은 모두 연필로 그린 소묘들이였다.

일찍 부모를 여의고 형의 슬하에서 자라다가 군대에 입대하여 잔뼈가 굳어진 려단장 석운룡은 군인으로서 체험할수 있는 온갖 희로애락을 다 겪어온 뚝하면서도 다감한 사람이였다.

그는 한동안 아무말없이 그림을 번져가며 눈박아 들여다보았다. 려단장의 입에서 어떤 평가가 나올가? 하고 황영진은 물론 중대장까지 마음을 조이였다.

《…》

석운룡이 시선을 박고있는것은 연필화 《우리 중대 막내의 꿈이야기 〈장군님 오셨다!〉》였다. 중대의 막내병사가 갱도공사장에서 함마를 베고 쪽잠을 자면서 장군님께서 부대에 오시는 꿈을 꾸는 장면을 그린 연필화이다. 함마우에 팔베개를 하고 쪽잠속에서 행복의 웃음을 짓는 병사, 꿈속에 《장군님 오셨다!》고 웨치는 병사들…

석운룡려단장은 퍼그나 시간이 흘렀지만 그림에서 눈을 떼지 못하였다.

중대장은 엄격하기로 소문난 려단장이 아무 기척도 없이 그림을 들여다보는것이 놀라와 숨을 죽이였다. 사실 그 그림의 주인공은 입대한 첫날부터 자나깨나 최고사령관동지를 초소에 모시는 꿈을 꾸어온 황영진 그자신이였다.

석운룡려단장은 그림에 대한 평가를 하지 않고 저물녘까지 중대사업을 료해하다가 아무말없이 돌아갔다.

그때로부터 여러달이 지난 화창한 봄날이였다.

야전군용전화로 3중대장을 급히 찾은 석운룡려단장은 중대장에게 황영진병사가 그리던 그림들을 어떻게 했는가고 물었다.

중대장은 그것들을 잘 보관하고있다고 보고했다.

《모두 몇장이더라?》

려단장이 의미심장한 어조로 물었다.

《모두 13장이였는데 한장은 흙탕물에 떨어져 오손되고 〈우리 중대 막내의 꿈이야기〉와 〈우리 가족지원대〉를 비롯하여 12장이 남아있습니다.》

《그렇소? 잘 건사해두오.》

《알았습니다.》

중대장은 려단장이 특별히 당부하는 까닭을 알지 못하고 범상히 대답하였다.

석운룡려단장은 속생각이 따로 있었다. 사실 그날 중대에서 연필화를 보고 인상이 깊었지만 자기는 그저 싸움준비밖에 모르는 사람이라고, 음악이나 미술에는 영 문외한이라고 말해왔으므로 아무 내색도 없이 돌아온 그였다.

그렇게 례사로운 날들이 흘러가던 어느날 그는 위대한 장군님의 전선시찰을 보좌하시기 위해 군단에 내려오신 경애하는 김정은동지를 만나뵈온 기회에 려단관하의 한 중대에 그림을 잘 그리는 병사가 있는데 그가 그려준 녀성중대의 직관물들을 위대한 장군님께서 보시고 높이 치하하셨다고, 그래서 자기는 그 병사가 그린 연필화들을 간수하고있는데 꼭 위대한 장군님께 보여드리고싶다고 말씀드렸다.

그러자 경애하는 김정은동지께서는 장군님께서 제일 기뻐하시는것이 바로 병사생활을 생동하게 그린 작품들이라고, 그러면 자신께서 먼저 보아주시겠다면서 우정 시간을 내여 그 연필화들을 하나하나 다 보아주시였던것이다.

그러한 사연을 모르는 중대장은 례의 그 청높은 소리로 《우리 황영진동무가 그린 그림은 우리 중대의 자랑입니다.》라고 하였다.

《자랑이라…》

《옛, 그렇습니다. 우리 중대 8대자랑중에서 일곱번째에 속합니다.》

중대의 8대자랑에는 어떤것들이 속한다는 말인지? 그리고 그 병사의 그림들은 왜 일곱번째에 속한다는것인지?… 이렇게 생각한 려단장은 크게 웃으며 말하였다.

《중대장이 축산이나 콩농사만 잘하는줄 알았더니 정신적재부의 진가도 잘 아누만.》

좀해서 웃지 않는것으로 알려져있는 석운룡려단장이였지만 오늘은 이렇게 크게 웃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2

 

조선인민군창건기념일을 눈앞에 둔 3중대는 명절분위기에 휩싸여있었다. 그날 석운룡려단장은 군단지휘부에서 내려온 여러 정치, 군사일군들과 같이 중대의 구석구석을 돌아보았다.

정치군사훈련에서 모범으로 전군단적으로 알려진 중대답게 싸움준비에서 빈틈이 없다고 평가되였다.

려단으로 돌아와 려단의 건군절일정을 료해하던 석운룡은 뜻밖에도 경애하는 김정은동지께서 전화로 찾으신다는 희소식을 받게 되였다.

그는 한동안 굳어져있었다. 어찌 그렇지 않으랴. 인민군대의 한 려단장에 불과한 자기를 그이께서 찾으신다는것을 과연 상상이나 할수 있겠는가!

그가 송수화기를 받쳐들고 정중하게 보고드리자 경애하는 김정은동지께서는 우렁한 음성으로 말씀하시였다.

《려단장동무, 오늘 위대한 장군님께서 려단장동무에 대한 뜻깊은 말씀을 주시였습니다. 석운룡동무가 용맹한 싸움군답게 부대의 전투준비완성을 위해 많은 일을 했다는데 이번엔 꼭 그를 찾아가 만나보시겠다고 말입니다. 그러니 잘 준비해주시오.》

석운룡은 가슴을 쭉 펴고 힘차게 대답올렸다.

《알았습니다. 경애하는 대장동지!》

《그런데… 내가 아직 려단장동무의 제기에 대답을 주지 못한것이 있는데…》

《?!…》

그가 미처 말씀드릴새도 없이 그이께서 계속하시였다. 《일전에 려단장동무가 보여준 그 그림들 말입니다. 그걸 위대한 장군님께서 그 중대에 가시면 꼭 보여드리는게 좋을것 같습니다.》

《예?》 석운룡은 너무도 큰 흥분에 목이 갈리는것을 느꼈다. 《그런것도 장군님께 보여드릴수 있습니까?》

《그건 단순한 속사나 소묘가 아닙니다. 아무때나 손에 잡을수 있는 간단한 연필로 즉석에서 교양적이고 선동적인 그림을 그린다는것이 결코 간단한 일이 아닙니다. 오늘 우리 시대가 바로 그런 전투적인 예술작품들을 요구하고있습니다. 병사의 참호에 심금을 울리는 시와 노래, 그림이 요구된다 그 말입니다. 그러니 주저하지 말고 그 병사의 그림을 위대한 장군님께 보여드립시다.》

그는 가슴이 벅찼다. 목소리도 갑절이나 더 크게 울리는듯 했다.

《알았습니다. 말씀대로 장군님께 꼭 보여드리겠습니다!》

경애하는 김정은동지께서 계속하시였다.

《내가 오늘 그 그림을 위대한 장군님께 보여드리자는것은 거기에 피가 뛰는 병사생활이 있고 숨결이 있기때문입니다. 그 무슨 형식이나 기법이 문제가 아닙니다. 기본은 내용입니다. 무엇으로 어떻게 그리던간에 사람의 심금을 울리는것은 내용입니다. 우리의 최고사령관동지께서 녀성중대직관물을 보시고 높이 평가하신것도 군인생활을 참신하고 진실하게 반영한 그림을 좋게 보셨기때문입니다.》

이런 전화가 있은 때로부터 얼마간 지나서였다.

경애하는 김정은동지의 말씀을 전달하러 3중대에 내려갔던 석운룡은 멀리 산기슭을 굽이도는 야전차행렬을 띠여보았다.

행운에 대한 예감에 가슴이 후두둑 뛰였다.

석운룡은 군복차림을 바로하고 황황히 밖으로 뛰여나갔다. 꿈만 같았다. 벌써 야전차는 오리나무숲이 우거진 병영뒤 언덕길을 돌아 중대병영에 들어서고있었다.

《최고사령관동지!》

석운룡은 그이를 목메여 부르며 허둥지둥 마주 달려나갔다. 아홉달만에 다시 만나뵙게 되는 위대한 김정일장군님이시였다.

차에서 내리신 장군님께서는 환히 웃으시며 려단장이 미처 인사도 올릴새없이 《잘있었소? 려단장동무!》 하고 두손을 잡아주시였다.

《최고사령관동지.》

석운룡은 눈물이 글썽하여 울먹거렸다.

《다들 잘 있었겠지.》

작년보다 퍽 수척해지신 장군님의 모습을 뵈옵는 석운룡은 《저희들은 모두…》 하며 눈물을 머금고 고개를 숙이였다.

이어 중대장과 중대정치지도원이 인사를 드리고 려단장과 함께 장군님을 안내하였다. 그뒤로 최고사령부작전지휘성원들을 비롯한 수행원들이 따라섰다. 훈련장은 물론 병실과 식당, 세목장 등 구석구석까지 다 돌아보신 위대한 장군님께서는 중대가 싸움준비도 잘하고 생활도 알뜰하게 잘 꾸렸다고 만족해하시며 학습실에도 들리시였다.

마침이라고 생각한 석운룡은 준비해놓았던 황영진이 그린 연필화를 장군님께 보여드렸다.

위대한 장군님께서는 거의 10분나마 아무 말씀없이 12장이나 되는 수수한 연필화를 한장한장 다 번져보시였다.

《?!…》

수행원들모두가 그림에 눈길을 준채 긴장한 표정으로 침묵을 지키였다.

이윽하여 석운룡려단장이 여덟번째에 놓인 연필화 《우리 중대 막내의 꿈이야기 〈장군님 오셨다!〉》를 설명해드리려 하였다. 그러자 장군님께서는 《오, 어데선가 본것 같은 그림이야!》라고 하시며 《이 그림을 누가 그렸소?》 하고 물으시였다.

석운룡이 정중하게 《최고사령관동지께서 작년도 우리 부대 녀성중대에 오셨을 때 높이 평가하신 직관물을 그린 병사입니다.》라고 말씀드리였다.

《옳아, 작년에 그 녀성중대에 갔을 때 직관물을 보고 그림을 잘 그렸다고 평가했던 일이 생각나오. 그가 이곳 3중대병사였는가? 그가 지금 어디에 있소? 만나보고싶구만.》

석운룡이 눈길을 떨구었다.

《지금은 없습니다.》

《없다니?!…》

장군님께서는 저으기 놀라는 표정이시였다.

수원들중에서 누군가 장군님께 나직한 음성으로 말씀드렸다.

《석달전에 소환되여갔습니다.》

위대한 장군님께서 말씀하시였다.

《아쉽게 됐구만. 하지만 재간있는 미술가를 배출한건 이 부대의 자랑이요.》

그이께서는 다시 그림들을 보시였다.

《그림들을 참 잘 그렸습니다. 손색이 없습니다. 이 그림들에는 군인들의 생활세부와 사상감정이 진실하고 생동하게 잘 반영되여있습니다. 연필화 〈우리 중대 막내의 꿈이야기〉나 〈우리 가족지원대〉와 같은 작품들은 현실속에서만 나올수 있습니다. 연필화 〈정치위원동지와 1분대장동무의 함마경기요〉도 참 좋습니다. 황영진병사가 그린 그림들을 중대에만 두기는 아깝습니다.》

그이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석운룡은 저도모르게 한발 앞으로 나섰다.

《최고사령관동지! 이 그림들은 우리 려단의 재산입니다.》

실로 미욱한 일이 아닐수 없었다. 사실은 장군님께서 중대에만 두기엔 아깝다고 하신 말씀에 려단전체에 돌려가며 보이겠다고 말씀드리려 했던것이 그만 《려단의 재산》이라는 말로 표현되였던것이다.

장군님께서 크게 웃으시였다.

《려단의 재산이란 말이지… 옳소. 석려단장이 보는 눈이 있거던. 수수한 연필화도 금덩이처럼 아낄줄 아니 말이요. 그래 이 그림들까지 내놓을 생각은 어떻게 했소?》

석운룡은 터질것 같은 기쁨에 청을 돋구어 말씀드리였다.

《사실 이 그림은 존경하는 김정은동지께서 먼저 보아주셨습니다.

그림을 보신 그이께선 이제 경애하는 최고사령관동지께서 중대에 오시면 꼭 보여드리라고 하셨습니다.》

《그렇소?》 장군님께서도 기뻐하시였다. 《그럼 그렇겠지. 우리 대장은 군사뿐아니라 첨단기술에도 정통하고 음악과 미술에도 상당히 조예가 깊은 수재요. 그가 아니였더라면 이 그림들이 그냥 묻혀버릴번 했구만.》

그이께서는 시종 만면에 환한 미소를 짓고계시였다. 이미 중대를 돌아본 군단지휘부의 일부 일군들은 얼굴이 벌거우리해진채 어줍은 미소를 그리고있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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