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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

붉은 감

김 영 희

 

( 제 2 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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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마가 설설 끓는다. 최명옥의 가슴도 그렇게 끓어번지고있었다.

지금 최고사령관동지앞에서 화력복무훈련을 보여드리고있을 동무들은 얼마나 행복하랴. 자기는 왜 오늘같은 날 유독 식당근무에 끼웠을가.

그는 속이 설설 끓다못해 짜질짜질 졸아들었다.

행복의 순간이 이렇게 급작스레 다닥칠줄이야.

방금전에 중대는 수영훈련을 하고있었다.

이 여름에 최명옥은 이를 악물고 수영을 배워내였다.

《좋소, 그만하면 괜찮아.》

이것은 그가 병사생활 반년이 넘는 어간에 처음으로 받은 분대장의 첫 칭찬이였다. 거수경례를 하고 《조국과 인민을 위하여 복무함!》하고 답례를 해야겠으나 명옥은 얼굴을 싸쥐고 울음을 터뜨렸다. 사람은 엄청나게 기쁠 때에도 우는가부다.

찔찔 짜는것을 질색하는 분대장도 이번만은 너그러웠다.

《울긴, 병사는 눈물보다 땀을 더 많이 흘려야 해.》

그래, 땀을 더 흘려야 한다는 분대장의 말이 옳다. 그에게는 새롭게 채심하게 된 충격적인 계기가 있었다.

위대한 김정일장군님께서 1995년 2월 감나무중대를 처음으로 찾아오신 현지지도기념일을 맞으며 그때 이곳 초소에서 군사복무를 한 옛 감나무중대 군인들이 원호물자를 가지고 초소를 방문하였다. 장군님께서 녀병사들의 바람에 튼 얼굴에 바르라고 보내주신 사랑의 크림과 관련된 혁명일화의 주인공들인 그때의 중대장 최명옥이와 리용월 정치지도원도 물론 왔다. 이제는 모두 40대의 중년부인들이였다.

중대장과 정치지도원은 인민경제대학과 당학교를 마치고 어엿한 당일군으로, 녀성간부로 자라났다. 장군님을 잃고 맞는 첫 현지지도기념일이여서 어머니들인 옛 녀병사들과 단발머리 홍안의 현역병사들은 찢기는 가슴에 서로 부둥켜안고 울었다. 그들은 얼싸안고 장군님께서 꼭 다시 오실것만 같은 그리움에 사무쳐서 그이의 발자취가 어린 중대안팎을 걷고 또 걸으며 뜨거운 눈물을 뿌리였다.

옛 병사들은 후배들의 포사격훈련에도 참가하였다.

훈련이 끝나자 최명옥 옛중대장이 4포 탄약수인 최명옥을 뜻깊은 눈길로 유심히 보는것이였다. 선망으로 그려오던 옛 중대장과 통성을 하고싶어 안달아하던 명옥은 기회를 놓칠세라 그에게로 달려갔다.

《옛중대장동지, 제 이름도 최명옥입니다. 중대장동진 어떻게 장군님의 심중에 기억되고 온 나라가 다 아는 녀성이 될수 있었습니까?》

최명옥 옛중대장은 웃음지으며 애틋하게 포를 쓸어만질뿐이였다. 이윽하여 그는 추연한 눈빛으로 바다 멀리를 바라보며 말하는것이였다.

《동무가 4포 탄약수지요. 나도 이 포에서 탄약수로 전사생활을 시작했어요. 얼마나 힘이 들고 춥던지… 수십키로그람이 넘는 포탄상자를 다루는 탄약수훈련이 힘에 부쳐 반복훈련을 시키는 분대장이 막 미워나기까지 했댔어요.》

《야, 중대장동지도 그랬습니까?》

명옥은 어쩌면 이렇게도 모든게 신통히 같을가싶어 마음이 좀 가벼워지는듯 했다.

《그런데 지금은 그 분대장이 참 고마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 엄한 요구를 이겨내지 못했다면 내가 오늘같이 될수 있었겠어요.》

명옥에겐 문득 영예는 저절로 차례지지 않는다던 어머니의 말이 떠올랐다. 이겨내자, 나도 저 중대장동지처럼 분대장의 엄한 요구를 고맙게 생각하자. 명옥은 이렇게 내심 마음다졌다.

중대참관후 회관에서 련환모임이 열렸다. 옛 병사들에게 중대예술소조공연을 보여주었고 그네들의 이야기와 노래도 들었다. 장군님의 남다른 사랑과 믿음속에 감나무중대가 걸어온 나날을 돌이켜보는 그네들의 감회는 절절하였고 이야기도 실토리 풀리듯 끝없이 흘러나왔다.

녀병사들이 바다가의 찬바람을 맞으면서 훈련하느라 얼굴이 텄다고 크림을 보내주신 이야기, 장군님의 은정속에 보낸 평양견학의 나날들, 견학기념으로 사진사와 멋진 개인사진첩을 보내주시고 앞으로 결혼사진을 앞에 붙일수 있게 공백을 남겨두라 이르시던 자상스런 사랑, 늘 감나무중대 병사들이 보고싶다시며 그리움속에 계시던 장군님께서 중대에 오시면 얼마나 행복했던가. 오래동안 헤여져 못내 그리워하던 아버지와 딸자식의 감격적인 상봉이였다.

아버지장군님의 사랑과 은정에 대한 이야기는 감나무중대 병사들의 영원한 행복의 추억으로 남았다.

최명옥 옛중대장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동무들, 내가 오늘 동무들에게 무얼 가져왔는지 알아요?》하면서 그는 품속에서 편지묶음을 꺼내였다.

《이 편진 장군님께서 우리 중대에 대한 첫 현지지도를 하신 뒤에 전국각지에서 보내온 편지랍니다. 전 그중에서 량강도에 사는 한 할아버지가 보내온 편지를 읽어주려고 합니다.》

최명옥 옛중대장은 색바랜 편지를 펼치였다.

《…오늘 텔레비죤에서 나는 이 아근에 처음으로 웃으시는 위대한 장군님의 모습을 뵈웠소. 녀성해안포중대를 찾으신 장군님께서 동무들의 포사격훈련을 보아주시며 환히 웃으시는것이 아니겠소. 환히 웃으시는 그분의 모습을 뵈오니 너무 기뻐서 이렇게 펜을 들었소. 우리 장군님께 기쁨을 드려주어 정말 고맙소. 너무도 고마와 내 녀병사들에게 이 편지를 쓰오.》

편지를 읽는 옛중대장의 목소리는 떨리였고 듣는 옛 병사들의 눈에도 눈물이 어리고 새 세대 병사들의 가슴도 격정으로 들먹였다.

최명옥 옛중대장은 눈굽을 훔치며 뜨겁게 말을 이었다.

《좀전에 4포 탄약수동무가 나에게 어떻게 되여 온 나라가 다 아는 녀성으로 될수 있었는가고 물었는데 내 오늘 한가지만 이야기하겠어요. 그때 중대에 오셨던 장군님께서 해안포병들은 지난 조국해방전쟁시기 월미도해안포병들처럼 적함선을 모조리 소멸할수 있게 포사격을 잘할뿐아니라 수영도 잘해야 된다고 하시였습니다.

그때만 해도 중대엔 헤염을 잘하는 동무가 얼마 되지 않았어요. 그러나 우린 3월달에 평양견학을 다녀온 후 넉달동안 맹훈련을 해서 목표를 돌파했답니다. 그해 8월 장군님께선 우리 중대 수영훈련정형을 판정해주시려 동해안의 어느 한 해상으로 불러주시였어요.

수영훈련장이 준비되여있는 해상은 검푸른 바다물이 일렁이는 바다 한가운데였습니다. 사실 우린 좀 겁이 났답니다. 이 깊은 물속에서 꽤 헤염을 칠수 있을가 근심도 생기더군요.

그런데 장군님께서 배를 타시고 훈련장에 나오시였습니다. 그이께서 지켜보신다고 생각하니 걱정은 가뭇없이 사라지고 신심이 솟구쳤어요.

장군님께선 얼룩덜룩한 수영복에 모자까지 쓴 우리의 모습을 대견하게 바라보시더니 그렇게 차려입으니 녀성륙전대가 정렬한것 같다고 하시며 어서 수영을 시작하라고 하시였습니다.

우린 한조에 세명씩 부선에서부터 시작하여 100메터 길이로 뻗어나간 표식바줄을 따라 힘차게 헤염쳐나갔어요.

그런데 마지막조에 속했던 정찰수가 귀환점을 돌아서면서부터 허우적거리기 시작했어요. 그 동무는 훈련중 부상을 입어 군의소에 한달나마 누워있다나니 수영훈련을 충분히 하지 못했답니다. 그래서 우린 이번 훈련에서 빼자고 했는데 그 동무가 내 손을 꼭 잡고 <저를 믿어주십시오. 제가 오늘 장군님을 모신 이 훈련장에 나서지 못한다면 저는 대오의 락오자로 평생 후회하게 될것입니다.>하면서 무작정 바다에 뛰여들었답니다. 그런데 끝내 사달이 나게 되였으니 우리 심정이 어떠했겠어요. 우린 정말 너무 안타까워 발을 동동 굴렀답니다.

그런데 매 조의 훈련모습을 주의깊게 보시던 장군님께서 저 동무가 힘들어하는것 같은데 빨리 구조선을 보내라고 이르시는것이였어요. 이어 고무단정이 물을 헤가르며 달려가더니 그에게 구명대를 던져주는것이였어요. 그런데 정찰수동무가 구명대를 밀어던지며 소리치는것이였어요. <필요없습니다. 나 혼자서 얼마든지 나갈수 있습니다.>라고 하면서 머리를 솟구치더니 다시 동작을 수습해가지고 끝내 정해진 구간을 돌파하고말았답니다. 우리가 너무 기뻐 그 동무를 얼싸안고 돌아가는데 장군님께선 부대장에게 그의 이름을 물으셨답니다.

박옥순이라는 대답을 들으신 장군님께선 참 기특하다고, 중대의 명예를 위해 구조선의 도움도 뿌리치고 완강한 인내력을 발휘하였다고 못내 대견해하셨답니다.

우린 이렇게 장군님의 사랑과 믿음속에서 일당백의 만능병사로, 녀성혁명가로 성장했답니다.

그날도 장군님께선 감나무에서 감을 딸 때 중대에 다시 오시겠다고 사랑의 약속을 하시였답니다. 감이 무르익는 계절에 다시 오시겠다는 그 약속을 우린 감따는 자연의 계절로만 생각지 않았습니다. 푸른 감이 비바람속에서도 견디여내고 찬서리를 맞으며 붉게 익어 단맛을 내듯이 우리 병사들도 어려운 훈련과정을 거쳐 일당백의 만능병사로, 참된 인간으로 성장할 때 다시 오시겠다는 약속으로 우린 받아안았어요.

그래서 우리 장군님께서 다시 오실 때는 더 어엿한 모습을 보여드리자고 훈련하고 또 훈련했답니다.》

중대장은 말을 끊고 자기의 대답이 만족하냐고 묻는듯 명옥을 바라보았다.

명옥은 어쩐지 쑥스러워 고개를 떨구었다. 아직 감나무에 잎이 돋고 꽃이 피고 풋풋한 푸른 감이 열리기도 전에 자기는 명예만을 꿈꾼 철부지였다는 생각에 두볼이 홧홧 달아올랐다.

최명옥 옛중대장은 그의 마음을 들여다보기라도 한듯 열렬히 호소하였다.

《동무들, 우리 감나무중대가 장군님과 맺은 인연은 영원한것이예요. 감이 무르익는 계절이면 그이께선 꼭 오실거예요. 어제도 오늘도 래일도 그리움의 감열매를 한껏 무르익히자요. 그런 약속의 의미로 다같이 장군님앞에서 부르던 <녀성해안포병의 노래>를 부릅시다.》

먼저 옛 중대원들이 일어나서 1절을 불렀다.

 

        한생의 귀중한 처녀시절에

        대포와 인연맺고 진지에 우리 산다네

        …

 

중년녀인들이 부르는 노래였지만 소리도 옹골차고 형상수준도 대단하였다. 장군님 추억으로 뜨거워지고 높뛰는 심장으로 부르는 노래여서 그렇게도 가슴을 찡 ― 울려주는것이리라.

3절은 옛 병사들과 오늘의 감나무중대원들이 서로서로 어깨겯고 울고웃으며 목메여 합창으로 불렀다.

 

        …

        싸움의 그날엔 용맹 떨치고

        통일의 축포도 우리가 쏘리

        우리들은 장군님의 녀성해안포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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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실에는 감나무중대원들이 위대한 대원수님들과 함께 찍은 사진이 있었다.

김정은동지께서는 중대의 력사라고 할수 있는 그 기념사진들에서 오래도록 시선을 뗄수 없으셨다.

수령님과 맺은 인연, 장군님과 얽혀진 인연이 이렇게 사진으로 남아있는데 어찌 위대한 대원수님들께서 우리곁을 떠나시였다 하랴.

위대한 김일성동지와 김정일동지는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신다는 구호의 의미가 다시금 심중을 울리시였다.

중대장과 정치지도원은 웃단위에서 조직한 모임에 참가하였으므로 부중대장 한옥주가 그이께 한장한장의 사진에 어려있는 뜻깊은 사연을 긍지에 넘쳐 자랑하는것이였다.

《위대한 수령님을 모시고 기념사진을 찍은 첫 세대 녀성해안포병들은 이젠 60대의 할머니가 되였습니다. 그래도 초소를 잘 지켜달라는 당부를 적은 편지를 자주 보내옵니다. 위대한 장군님께서 1차로 현지지도하실 때 기념사진을 찍은 구대원들은 얼마전에 원호물자를 싣고 중대에 찾아왔댔습니다. 그들은 40대의 중년부인들인데 나라의 여러 초소들에서 녀성간부로, 핵심으로 일하고있습니다.》

김정은동지께서는 따뜻한 눈빛으로 사진들에 박힌 수다한 녀성군인들을 일별하시였다. 여기 바다가초소에서 강철대포를 드다루며 단련된 녀성군인들이 어엿한 녀성혁명가로 자라 조국을 떠받드는 기둥감이 되였으니 얼마나 장한 일인가. 한생 사랑과 믿음으로 그들을 키워오신 대원수님들의 로고를 무엇으로 헤아릴수 있으랴.

그이께서는 가슴그들먹이 차오르는 뜨거운 생각에 눈굽이 후끈해지시였다. 그이께선 장군님을 모신 녀병사들이 하얀 체육복을 입고 함선우에서 바다를 배경으로 찍은 이채로운 사진에 눈길을 모으시였다.

부중대장이 그 사진에 깃든 사연에 대해 신이 나서 이야기하였다.

《장군님께서 중대의 수영훈련을 보아주시고 찍은 사진입니다. 그날 장군님께선 우리가 모두 수영을 잘한다고 치하해주시면서 갑판우에다 푸짐한 점심식사까지 마련해주시였구 매 대원들에게 선물까지 안겨주셨답니다. 이제 며칠후면 8월 28일, 그 뜻깊은 날인데 중대에선 현지지도기념일들을 큰 명절로 쇱니다. 벌써 준비를 다 해놨습니다.》

《그래, 8월 28일이 력사가 있는 날이구만.》

《평양에서두 8월 28일 청년절을 크게 쇤답니다.》

《크게 쇤단 말이지?》

《예, 우리 중대에서두 한 동무가 대표루 갔습니다.》

《그 동무두 중대장이나 정치지도원처럼 내가 중대에 온줄 알면 울지 않을가?》

《야, 너무 속상해서 왕왕 울겁니다. 자나깨나 최고사령관동지를 뵈올 날만 고대하던 동무들인데…》

활달한 부중대장과 례사로운 이야기를 나누시면서도 그이께서는 사진에 시선을 박으신채 줄곧 애모쁜 추억을 더듬고계시였다.

그날 장군님께선 수영훈련을 마친 감나무중대원들이 시원한 바다바람을 맞으며 점심식사를 하라고 푸짐한 음식상까지 차려주셨지만 자신께선 줴기밥 한덩어리로 점심을 에우시고 현지지도의 길을 이어가신줄 저 기념사진에서 웃고있는 병사들이 알고나 있을가?

부지중 가슴이 와짝 저려들고 불뭉치같은것이 치받쳐오르셨다.

장군님께서도 감나무중대 녀병사들을 못내 그리워하시며 어린 처녀들인데 강철대포도 척척 드다루고 수영도 바다 한복판에서 남자들 찜쪄먹게 잘한다고, 중대세간살이는 얼마나 깐지고 알뜰하게 하는지 이다음 제집 세간살이는 물론 한개 기업소나 농장의 세간살이도 잘해낼수 있을것이라고 자주 말씀하시였다.

과연 병실이며 세목장, 식당 어데를 둘러봐도 정갈하게 꾸려지고 살림살이가 탐탁하였다.

리발실에 들어가보니 삼면거울이 놓여있었다. 부중대장이 얼른 원수님께서 강성원에 가셨을 때 리발실에는 앞면, 옆면 다 볼수 있게 삼면거울을 놓아주는게 좋겠다고 하신 말씀을 전달받고 삼면거울을 차려놓았다고 말씀드리였다.

《어느새 그 소문이 여기까지 왔구만.》

혼자말씀처럼 하시는 그이의 심중에선 최고사령관의 의도를 사소한것이라도 남먼저 받들려고 애쓰는 이곳 녀병사들에 대한 사무치는 정이 솟구치시였다. 사람의 가슴을 치는것은 결코 요란한 일만이 아닐것이다.

교양실의 책상들은 위대한 수령님을 모시였던 40년전의 그날부터 지금까지 리용해오는것이였고 부식물창고에도 갖가지 남새절임이며 어업조가 잡아온 물고기들, 젓갈들, 여러가지 부식물들이 차곡차곡 쌓여있었다.

녀병사들은 땅 한뙈기도 아끼며 구뎅이를 깊이 파서 밀집식남새농사를 하고있었다.

이 기특한 병사들을 위해 무엇인가 자꾸만 더해주고싶으셨다.

김정은동지께서는 한발자욱 떨어져 서있는 부중대장에게 녀병사들은 무얼 좋아하는가고 물으시였다.

대뜸 나오는 대답이 고기하고 떡을 좋아한다고 하였다.

《고긴 무슨 고기를 좋아하오?》

《우리 중대 병사들은 오리고기를 제일 좋아합니다.》

《오리고기? 기름이 너무 많지 않나?》

《우리 중대동무들은 다 소화시킵니다.》

그래, 다 소화시킬테지, 강철대포를 다루는 녀장부들이 아닌가.

그이께선 마음이 흐뭇하여 호탕하게 웃으시였다.

이어 김정은동지께서는 회관에서 중대군인들의 예술소조공연을 보아주시였다. 합창 《조선청년행진곡》으로 시작된 공연은 설화와 노래 《장군님과 우리 감나무중대》로 이어졌다.

설화자의 젖은 목소리가 그이 심중의 금선을 울리였다.

《해마다, 달마다, 날마다 우린 어버이장군님을 기다렸습니다. 자동차경적소리만 나도 그이 오시는가싶어 달려나가군 하였습니다. 붉은 감이 무르익는 계절엔 더더욱 기다렸습니다. 그리움속에 장군님의 녀성해안포병들은 일당백의 용사로 자라났고 붉은 감처럼 무르익었습니다.》

그래, 그들은 장군님의 녀성해안포병들이였다. 최고사령관과 병사들사이는 아버지와 딸처럼 혈연의 정으로 맺어졌고 맺은 정 피줄처럼 지닌 병사들은 일편단심 령도자만을 따르며 살아왔다. 고대하던 장군님께서 오시면 병사들은 철없는 아이들처럼 그이의 옷자락에 매달리며 너무 기뻐 울며 발을 동동 굴렀다.

수원들이 질서를 세우려 하면 장군님께서 만류하군 하시였다.

《이런 때는 막지 못합니다. 최고사령관을 따르는 전사들의 마음을 어떻게 막겠습니까.》

방금전에 다녀오신 서남전선 최남단 최대열점지역인 장재도와 무도에서 그이께선 그 감정을 쩌릿이 체험하시였다. 너무 반가와 눈물을 펑펑 쏟으면서도 《위험한 여기엔 왜 오셨습니까.》하고 자신의 신변부터 걱정하던 병사들의 그 순결한 진심.

그이께선 문득 가슴굽이 찡하니 저려드시였다.

베푸는 사랑과 따르는 마음이 하나로 합쳐진 이 눈물겨운 화폭들은 천만군민이 자기의 령도자를 어버이로 받들며 한식솔로 사는 조선의 축도이다. 하기에 한 외국의 벗은 당신들은 오늘의 세계에서 제일 강한 인민이다. 왜냐하면 선군정치에 령도자와 인민의 단결을 합친 힘이면 무서울것이 없기때문이라고 하였다.

원수님께선 느닷없이 이해초 서방통신이 날린 시사론평의 글이 떠오르시였다.

《2012년 대다수 나라들에서 대통령선거가 진행되고 옥좌에 오른 새 국가수반들이 정치행보의 첫선을 보이게 될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젊은 령도자인 북조선의 김정은최고사령관은 새해 정초 군부대를 방문하여 군인들의 량손을 꽉 잡고 기념사진을 찍는것으로 첫걸음을 떼여 파문을 일으켰다. 세계는 김정은최고사령관의 정치방식을 주목하고있다.》

녀병사들은 계속 하나같이 열정을 다해 노래부르고있었다.

 

        싸움의 그날엔 용맹 떨치고

        통일의 축포도 우리가 쏘리

 

그렇다, 위대한 대원수님들께서 그러하셨던것처럼 나는 저 병사들을 믿고 병사들은 나를 믿고 아직도 머나먼 혁명의 길을 끝까지 갈것이며 조국통일대전도 그렇게 이룩해낼것이다. 믿음의 정치, 사랑의 정치는 나의 드팀없는 정치방식으로 될것이다.

어느새 공연이 끝났다. 공연이라기보다 최고사령관과 병사들이 나눈 심중의 대화였다. 출연자들도 울고 그이께서도 눈굽을 적시셨다.

원수님께선 감동적인 공연을 보여준데 대해 크게 박수를 쳐주셨다. 무언가 크나큰 사명감으로 가슴이 무둑해지고 새로운 자신심이 젊음으로 팽배한 가슴에, 어깨에 어엿이 덧실리였다. 이 순간이야말로 가장 행복한 순간일것이라고 그이께선 뜨겁게 생각하시였다.

이제는 떠나실 시간이 되였다. 다음 현지지도일정이 치차바퀴처럼 맞물려있었다.

하지만 전사들이 에워싸고 좀체로 떨어지려 하지 않았다. 이런 때는 정말 어쩔수가 없다. 병사들도 떨어지기 힘들어하고 그이께서도 작별하기가 어려우셨다.

《병사생활이 힘들지?》

원수님께서는 엄마와 떨어지는 어린애마냥 슬피 울고있는 빨간 령장의 병사에게 다정히 물으시였다. 그는 최명옥이였다.

《힘이… 듭니다.》

녀병사는 꺽꺽 흐느끼고있었다.

그이께서는 이름할수 없는 친근감에 목이 꽉 메여 손수건으로 녀병사의 눈물을 닦아주시였다. 힘들지 않다고 대답했다면 그렇게도 애잡짤한 정을 느끼시지 않았을지 모른다. 군인생활이란 끊임없는 훈련의 련속이다. 훈련속에서 애어린 녀병사는 전기로의 쇠물처럼 강철로 단련될것이다.

친혈육한테만이 그렇게 허물없이 말할수 있는 법이다. 아마 이 신입병사는 평양태생일것이라고 그이께선 짐작하시였다.

《평양에서 입대한 군인들이 몇명이나 되오?》

그러자 사방에서 《옛!》, 《옛!》하는 다기찬 목소리들이 울려왔다. 모두 검실검실 해볕에 타고 뼈대가 굵은 녀병사들이였다. 이 평양내기 빨간 령장을 단 녀병사도 머지않아 그들처럼 될것이다.

이제는 정말 작별할 때가 되였다. 그이께선 심중에서 고패치던 뜨거운 생각을 쏟아놓으시였다.

《동무들, 이젠 헤여져야겠습니다. 나는 가도 동무들을 가슴에 안고 갑니다. 감나무중대란 말만 들어도 가슴이 뜨거워집니다. 감나무중대는 선군령도사의 갈피에 장군님의 사랑으로 아로새겨진 중대, 그것으로 하여 온 세상이 다 아는 중대로 되였습니다. 이제는 중대에 장군님을 만나뵈온 병사들이 얼마 되지 않을것입니다. 그러나 세대가 바뀌여도 중대의 정신과 전통은 변하지 말아야 합니다. 나는 동무들이 중대에 어리여있는 대원수님들의 불멸의 업적을 대를 이어 빛내여가리라는것을 믿습니다. 최고사령관과 동무들이 손을 맞잡고 기어이 조국통일을 이룩하여 대원수님들의 업적을 만대에 빛내여갑시다. 나는 전선동부의 군인들을 믿으며 전선동부의 한개 초소를 지키고있는 녀성혁명가들인 동무들을 굳게 믿습니다.》

그이께서 타신 차는 병사들의 환호성속에 서서히 움직였다. 병사들은 따라오며 손을 흔들고 부디 안녕하시라고 절절한 인사를 올린다.

차가 속력을 내자 녀병사들은 있는 힘을 다 내여 달려간다. 뒤에 처져있던 명옥은 동무들을 비집고 앞쪽에 나와서서 달렸다. 달리는 그의 눈앞에는 얼마전 수영훈련때의 일이 영화화면처럼 흘러간다.

… 8월의 하늘은 간밤에 내린 비에 씻은듯 푸르다. 하늘빛이 어려 바다도 초록빛으로 흐느적인다.

중대는 갈매기대형을 짓고 극도까지 헤염쳐갔다가 귀환점을 돌아선다. 수영만 하는것이 아니라 수중예술체조선수들처럼 갖가지 대형을 짓기도 하고 다양한 수영방법을 엇바꾸어가며 전진한다.

귀환점을 돌아서자부터 어지간히 힘에 부치였다. 명옥은 자기 몸에서 진땀이 돋는것을 느끼였다. 물속에서 땀을 흘린다는것은 체험해보지 못한 사람은 상상이 안될것이다.

정치지도원의 랑랑한 목소리가 흰 파도우에 갈매기처럼 날아옌다.

《동무들, 기운내라요. 저기 뭍에서 최고사령관동지께서 기다리고계셔요. 우리 노래를 부르자요, <구름너머 그리운 장군별님께>.》

녀병사들은 헤염을 치면서 노래를 부른다. 노래를 부르며 뭍으로 전진한다. 저 백사장에서 기다리고계실 장군님께로 가는 걸음이다. 명옥은 그만 코마루가 찡하니 매워오며 눈물이 왈칵 쏟아지였다.

(정말 장군님께서 저 뭍에서 기다리신다면 얼마나 좋을가.)

갑자기 흐느낌이 치받쳐오른다. 입안으로 짠물이 왈칵왈칵 쓸어든다. 그래도 터지는 울음을 멈출수가 없다. 동작이 흐트러진 명옥은 두팔로 물장구를 쳐대며 허우적거린다.

《명옥이, 왜 그래. 장군님께서 아시는 박옥순동질 잊었어?》

분대장의 쇠망치같은 목소리다.

그럴수록 흐느낌은 더 주체할수없이 연신 터져나온다.

정치지도원이 그에게 구명대를 내민다. 그때 최명옥은 뭍에서 소리치는 보초병의 웨침소리를 들었다.

《경애하는 최고사령관동지께서 오셨다!-》

명옥은 구명대를 내동댕이치고 기운차게 헤염쳐갔다.

명옥은 그때 온몸에 치솟던 힘과 충격을 느끼며 날듯이 달렸다. 그러다가 그는 무엇에 걸채인듯 앞으로 꼬꾸라졌다.

김정은동지께서는 앞에서 달려오던 녀병사가 넘어지는 모습을 후사경으로 보시였다. 어린애처럼 울던 빨간 령장의 녀병사였다.

이렇게는 그냥 가실수 없다는 절박한 생각에 속도를 내던 차를 세우라고 하시였다. 무엇을 더 해줄수 없을가? 최고사령관과 전우들이 헤여져있으면서도 늘 곁에 있다고 느끼게 되는 그 무엇은 없을가?

차에서 내리신 그이께서는 새삼스레 사위를 둘러보시였다. 첫상봉에 그렇게도 정이 들고 잠시라도 떨어져서는 견딜수 없을것 같이 귀중해진 이 감나무중대의 모든것이 조명등에 환해진듯 새로운 의미로 뚜렷해지는것이였다. 두터운 잎새속에 오롱조롱 열린 풋감알들이 눈물을 흘리는것만 같은 감나무속에 에워싸여있는 정다운 중대 감나무중대. 그 이름이 왜 그렇게도 유정하게 불리웠는지, 장군님께서 어이하여 늘 감나무중대를 외우시며 사무치게 그리워하셨는지, 지금은 자신께서 왜 헤여지기 어려워 가시던 걸음을 멈춰세웠는지 불현듯 명백해지시였다.

감나무는 꽃으로부터 시작하여 잎과 열매, 나무에 이르기까지 모두 인간에게 대단히 유익한 식물이다. 노란색의 꽃잎은 예로부터 감나무꽃잎차로 유명하다. 두텁고 윤기나는 잎도 당뇨병을 비롯하여 여러가지 병에 효능높은 고려약재로 쓰인다. 열매는 달고 맛이 좋고 영양가가 높아 누구나 좋아하는 과일이다. 더우기 찬서리를 맞으면 더 달아지고 말랑말랑하게 익어 늙은이들도 맛있게 먹을수 있어 예로부터 《효자감》이라 일러왔다. 나무는 나무대로 굳고 질이 좋아 옛사람들은 활과 화살재료로 리용해왔다.

하지만 말랑말랑한 홍시의 단맛은 서리를 맞은 후에라야 맛볼수 있다.

인간다운 인간도 역시 고난속에서 강철로 벼려지며 시련속에서 인생도 곱게 익어간다. 서리맞는 아픔을 겪어보지 않고는 완연한 홍시가 될수 없듯이…

바람세찬 해안포진지에서 녀성혁명가로 단련되는 이곳 녀성해안포병들도 저 홍시처럼 익어 우리 인민의 참된 딸로 될것이며 감나무처럼 쓸모가 많은 내 나라의 기둥감으로 될것이다. 감나무중대를 본보기로 전군이 따라나설것이니 여기에 선군의 진정한 의미가 있고 강대한 위력이 있다.

김정은동지께서는 자신께서도 감나무중대 녀성해안포병들과 어깨겯고 그들의 전우로 온갖 시련을 박차고 전진하려는 사명감이 가슴에서 고패치고있음을 느끼고계시였다.

우리는 저 녀병사들과 함께 어깨겯고 폭풍우를 헤쳐나갈것이며 찬서리도 기꺼이 맞으며 김일성민족의 참된 아들딸들로 될것이다. 저 포병들과 함께 조국통일대전의 대문도 열고 조국통일의 축포도 쏴올릴것이다.

김정은동지께서는 달리던 차가 왜 갑자기 멈춰섰나싶어 달려오던 자세로 굳어져있는 녀병사들을 손짓해부르시였다.

병사들은 동을 터친 물마냥 와르르 밀려와 또 그이를 에워쌌다.

《이러지 말고 한사람씩 오라구. 기념사진을 찍읍시다.》

야!- 하는 환성이 터져오르고 병사들은 서로서로 얼싸안고 돌아갔다. 한개 중대나 되는 병사들을 다 한사람씩 옆에 세우고 기념사진을 찍으시느라니 그이의 전선시찰의 길은 퍼그나 지체되였다. 하지만 그 력사의 시각은 우리 혁명을 더 거세차게 전진시킬 커다란 원동력이 팽배해지는 순간이였다.

 

3

 

이튿날 평양에 가있던 중대장과 정치지도원이 중대에 돌아왔다. 병사들은 밤새 너무 울어 눈이 퉁퉁 부은 지휘관들을 부둥켜안고 또다시 눈물을 펑펑 쏟았다.

《야, 중대장동지, 정치지도원동지, 우리만 그렇게 큰 영광을 지녀서 어떻게 합니까. 정말 속상합니다.》

《동무들이 그런 영광을 지녔으니 우린 너무 기뻐 정치지도원과 부둥켜안고 밤새 울었어요. 사실 난 동무네 중대장이지만 동무들과 한사람, 한사람 사진을 찍어줄 생각은 꿈에도 못했거던요.》

중대장이 눈굽을 훔치며 하는 말이였다.

그러자 쌍둥이형제중 동생인 한미향이 대뜸 응수했다.

《사실 우린 쌍둥이이지만 아버지도 우릴 량옆에 세워놓고 사진을 찍어준적은 없습니다. 그런데 원수님께선 우리가 쌍둥이자매라는것을 아시고 언니와 나를 량옆에 세우고 기념사진을 찍어주셨답니다. 그래 동무들중엔 아버지하고 단둘이 사진 찍어본 동무가 있니?》

활발한 미향은 어디 대답해보라는듯 좌중을 휘둘러보았다.

《없어.》

모두가 입을 모아 대답하는 말이였다.

그때 뒤쪽에서 바재이던 최명옥이 동무들을 헤집고 앞으로 나섰다.

《중대장동지, 난 사실 원수님곁에 떳떳이 설수 있는 자격을 갖추지 못한 병사라는 생각이 들어 자꾸만 뒤로 물러섰습니다. 글쎄 생각해보십시오. 어버이수령님께서 평생 금고에 간수하고계신것이 무엇입니까? 가장 귀중한 전우인 김책동지와 나란히 찍은 한장의 사진이 아니였습니까. 한데 나같은 병사가 어찌 감히 원수님곁에 서서 사진을 찍을수 있겠습니까.

이제부터 전 평범한 병사일뿐아니라 최고사령관동지의 전우라는 자각을 간직하고 복무의 길을 걷겠습니다.》

중대장은 원수님을 모신 몇시간동안에 몰라보게 성장한 명옥을 와락 그러안고 오래도록 쓰다듬었다. 명옥은 빠금히 고개를 쳐들었다.

《중대장동지, 너무 섭섭해마십시오. 원수님께선 감이 익는 계절에 다시 오시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때 나도 새파란 감알이 아니라 붉게 익은 감이 되여 그이앞에 나서겠습니다.》

중대장은 새삼스레 푸른 감알들이 주렁진 감나무를 바라보았다.

8월의 해빛은 여전히 밝고 따가왔다. 하지만 저 감을 붉게, 먹음직하게 익혀주는것은 자연의 해빛이 아니라 감나무중대와 깊은 인연을 맺으신 위대한 대원수님들과 꼭같으신 사랑과 믿음을 주시는 김정은원수님의 은정이라는 생각이 가슴저리게 갈마들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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