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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

감 사

윤 경 찬

 

( 제 2 회 )

 

3

 

김정은동지께서는 송수화기를 드시고 최한성부대장을 찾으시였다.

수화기에서 최한성의 기백있는 목소리가 울려왔다.

《최고사령관동지! 안녕하십니까?》

《수고합니다. 강성원건설은 어떻게 되고있습니까?》

《기본건설을 끝내고 지금은 주변정리를 하고있습니다. 4월 15일에는 문을 열수 있습니다.》

《그동안 정말 수고가 많았겠소. 동무네들이 그곳 애육원까지 새로 지어준다던데?》

《그렇습니다. 마침 건설자재가 좀 남았길래 낡은 애육원을 허물고 그 자리에 새 건물을 지어주고있습니다.》

최한성은 제 자랑을 하는것 같아서인지 더 전개하지 않았다.

《어쨌든 잘했습니다. 그런데 내 생각엔 집만 덩실하게 지어주지 말고 매 방마다 텔레비죤이랑 침구류랑 갖추어주는게 좋을것 같구만. 원아들에게 새옷이랑 학용품이랑 일식으로 해주면 더 좋겠습니다.》

잠시 침묵이 흐른 뒤 수화기에서 최한성의 갈린 목소리가 들려왔다.

《최고사령관동지! 알았습니다. 제 그런 생각까지는 못했댔습니다.》

《그래주면 고맙겠소.》

그다음에야 그이께서는 처벌받은 중대장에 대해 물으시였다.

《최고사령관동지! 어떻게 그런 일까지 다…》

《그래서 최고사령관이지. 그래 처벌받은 중대장이 누구라구?》

《예, 말씀드리겠습니다. 최고사령관동지! 처벌받은 중대장은 강철호라고…》

《강철호?!… 아, 전번에 최동무가 자랑하던 그 중대장?》

《그렇습니다. 바로 그 동무입니다.》

최한성은 될수록 간단명료하게 전후사연을 보고드렸다.

강철호네 중대에는 청진내기 신대원이 한명 있었는데 찬비를 맞으며 일하다가 그만 독감에 걸렸다. 신대원은 고열로 입맛을 잃어 식사도 제대로 못했다.

강철호중대장은 자기 대원이 앓는게 속상해서 자기 애인(북성땅에 와서 사귄 처녀였다.)에게 그 친구는 바다가태생이여서 멸치식혜를 제일 좋아하는데 그것만 있으면 입맛을 돌릴거라고 말한적이 있었다. 애육원에서 교양원을 하는 처녀는 그날중으로 자전거를 타고 사방 돌아다녔지만 서북방 외진 산골이라 멸치식혜를 구할수 없었다. 할수없이 처녀는 애육원 원장에게 사정을 설명했고 원장은 하늘끝에 가서라도 구해와야 한다면서 공장지배인에게 차를 빌리러 갔다. 사연을 알게 된 지배인은 걱정하지 말라고 원장을 안심시키고는 자기 승용차에 경리과장을 태워 떠나보내면서 멸치식혜를 구하기 전에는 돌아오지 말라고 엄숙히 선포했다. 지금까지 군인들에게 원호물자를 들고갈 때마다 거절당했는데 이번에는 사정이 달랐다. 말하자면 그 무슨 원호물자라기보다 군대에 나간 자식의 몸보양을 위한 부모들의 심정을 담은것이라고 할가.

경리과장은 멀리 명주시내에까지 나가서야 멸치식혜를 한단지 구할수 있었다.

처음에 강철호중대장은 식혜단지를 들고온 경리과장에게 그것을 받을수 없다고 딱 잡아뗐다.

그러자 경리과장은 이건 중대장 먹으라는게 아니라 앓고있는 대원에게 주라는것이다. 중대장은 자기 대원들에게 그렇게 무정한가 하고 성을 내면서 억지로 떠맡기고 가버렸다.

강철호중대장은 더이상 그들의 성의를 무시할수 없었다.

그런데 최한성부대장은 북성땅에 부대를 전개시키면서 인민들의 재산은 설사 소금 한줌도 받아서는 안되며 오직 공기와 물만 마실수 있다고 선포했었다. 그러니 멸치식혜 한단지면 최한성의 시점에서는 사연이 어떻든지간에 분개할만 한것이였다.

그날중으로 강철호는 직무정지처벌을 받았고 변명 한마디 없이 중대장의 직무를 1소대장에게 인계하였다.

다음날부터 지배인이며 당비서, 경리과장은 물론이고 애육원 원장이며 로동자들까지 강철호중대장을 처벌하는것은 너무하다고 겨끔내기로 찾아왔으나 최한성은 그들을 아예 부대건물안에 들여놓지조차 않았다.

한번은 보초소앞을 지키고있던 지배인과 당비서에게 붙들려 어성을 높이기까지 했다.

《부대장동무, 강철호중대장을 처벌하는거야 이 지배인이나 당비서의 뺨을 때리는거나 같지 않소. 나두 자식을 군대에 내보낸 후방가족이란 말이요. 우리들에겐 전사들이 남이 아니란 말입니다.》

《그까짓 식혜 한단지 들고온게 왜 우리 잘못인지는 모르겠지만 설사 그렇다 해도 애매한 중대장을 처벌하는거야 너무하지 않습니까?》

지배인과 당비서가 번갈아 사정했지만 최한성의 얼굴표정은 달라지지 않았다.

《안됩니다. 강철호중대장은 군률을 어겼기때문에 처벌받은것입니다. 지배인동무나 당비서동무는 우리 군대일에 상관하지 말아주시오.》

《뭐라구? 여보, 부대장동무! 군률을 어기다니, 그래 이런게 군민관계요? 우리때문에 중대장이 처벌받았는데 상관하지 말라구? 군민관계이기때문에 찾아와서 사정하는게 아니요. 로동자들이 이 지배인이나 당비서를 뭘루 보겠소. 그러지 말구 우리 립장을 좀 봐주시우.》

《지배인동무도 군사복무를 했겠지요? 군률이 어떤것인지 잘 아실텐테 왜 이러십니까?》

《에익! 벽창호라구야…》

때로는 큰소리를 쳐보고 어깨를 낮추어보기도 했지만 최한성은 떡 버티고서서 군률이라는 한마디 말로 그들을 물리치군 했다.

최한성의 보고를 들으시며 경애하는 김정은동지께서는 별스레 마음이 즐거워지시였다. 누구든 옆에 있다면 기쁜 마음으로 한바탕 호탕하게 웃고싶으시였다.

《그래 처벌받은 강철호중대장은 억울해하지 않습니까?》

《아닙니다. 그 동무는 자기가 최고사령관동지의 뜻을 잘 받들지 못했다고 진심으로 자기비판을 했습니다. 인민들은 전사들을 친자식처럼 여기면서 100여리길을 갔다오는데 자기는 작업현장을 뜰수 없다는 구실로 앉아서 걱정만 하고있었으니 정말 중대장자격이 없다고 울면서 말했습니다. 그리고 남들보다 두몫, 세몫 일을 제낍니다.》

《그럼 처벌을 벗겨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지방당조직에서 총정치국에까지 제기해왔습니다.》

《그러나 본인은 북성땅을 떠나는 날까지 처벌을 벗을수 없다고 합니다. 저는 부대장으로서 강철호중대장의 그 마음을 존중해주고싶습니다.》

《그렇단 말이지…》

전화를 끝내신 김정은동지께서는 책상우에 무드기 쌓인 문건중에서 하나 집어드시였으나 도무지 글줄이 안겨오지 않으시였다.

(강철호… 강철호…)

그이께서는 한달전 최한성부대장을 만났을 때 그의 이야기를 통해 강철호중대장을 알게 되시였다. 그이의 기억속에서 그때 들은 이야기가 생생히 되살아났다.

총각중대장인 강철호는 부대가 북성땅에 도착한지 며칠후에 썰매를 타다가 얼음구멍에 빠진 애육원 원아를 구원해준 일이 있었다고 한다.

자기 신분을 밝히지 않고 사라진 강철호를 찾아 애육원 선생들은 물론 주변마을사람들까지 떨쳐나섰다.

결국은 보름만에야 애육원 원장이 인솔한 《대표단》이 최한성부대장의 방에서 강철호를 만날수 있었다.

면회시간은 짧았다. 저저마다 강철호를 얼싸안고 돌아가는 바람에 그 아이를 맡은 교양원처녀는 고맙다는 말 한마디 할새도 없었다. 그로부터 며칠후에 애육원 원장이 교양원처녀를 데리고 최한성을 다시 찾아왔다.

《듣자하니 강철호중대장이 총각이라는데 욕심이 나서 또 왔습니다.

부대장동지가 소개 좀 해주십시오.》

하는수없이 최한성은 난생처음 소개군노릇을 하게 되였는데 뜻밖에도 강철호가 딱 잡아떼는것이였다.

《싫다는 리유가 뭐요? 군관답게 말해보오.》

《처녀가 경망스럽다고 생각됩니다. 우린 며칠전에 부대장동지 방에서 처음 만났고 말 한마디 나누어보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처녀가 나와 토론도 없이 찾아오는건 너무하다고 봅니다. 그리고 물에 빠진 아이를 구원해주는거야 응당한건데 별치 않은 일에 감동돼서 일생을 약속하자고 하는게 좀 경망스럽지 않습니까?》

듣고보니 그럴듯 한 론거였다. 이 노릇이 부대장사업보다 결코 헐하지 않다는것을 체험하면서 최한성은 골을 싸쥐였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것인가. 온 부대가 다 알고 주둔지역 인민들속에서도 화제거리가 되였으니 잘못 처리하면 군민관계에까지 영향을 미칠수 있었다. 하지만 부대장인 자기는 명백히 총각편을 들어야 하는데 본인이 싫다는걸 명령식으로 내려먹일수야 없지 않은가.

다음날 최한성은 다시 부대에 찾아온 처녀를 자기 방으로 불러들였다. 그리고는 우람한 체통을 날렵하게 움직이며 처녀를 팔걸이의자에 끌어다앉히고 제 손으로 보온병의 물도 따라주면서 부산을 피웠다. 강철호의 립장을 숨김없이 말해주어야겠는데 말꼭지를 어떻게 떼야 할지 알수 없었던것이다. 총각이 한 말을 그대로 전해줄수야 없지 않는가.

《우리 철호, 그녀석 말이요, 성질이 영… 나같으면 그런 녀석에겐 시집가지 않겠소.》

처녀는 입을 가리우며 조용히 웃었다. 최한성도 자기의 비유가 적당치 않음을 느끼고 허허 웃어버렸다.

《저… 중대장동지가 저를 싫다고 한 모양이지요?》

《그걸 어떻게 아오? 아차!…》

최한성은 자기의 실언이 어이없어 허거프게 웃었지만 처녀는 정색해서 물었다.

《저를 싫다고 한다는데… 혹시 그 중대장동지가 저를 경망스러운 처녀로 보는게 아닙니까?》

최한성은 대답할 말을 찾지 못하고 마른침만 삼켰다. 어떻게 귀신같이 딱딱 알아맞출가?

처녀는 한동안 머리를 숙이고있다가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제 이야기를 하나 해도 되겠습니까?》

《어서 말하오.》

《부끄러운 이야기입니다. 작년 겨울 어느날 저는 점심시간에 집으로 돌아오다가 눈덮인 개울가에서 한개 분대가량의 군인동무들을 만난적이 있었습니다. 군인동무들은 강행군훈련중에 점심밥을 해먹으려고 눈속에서 삭정이들을 주어다 불을 피우던중이였습니다. 전 그들에게 우리 집이 코앞인데 들어가자고 말했지만 거절당했습니다. 군률이라면서… 난 그들을 설복하다못해 조금만 기다리라고 하고는 혼자서 집에 뛰여갔습니다. 따끈하게 두부탕도 끓이고 동네에서 호평받는 깍두기김치도 꺼냈습니다. 명란젓단지를 열어보니 조금밖에 없었는데 그건 우리 아버지가 좋아하는 반찬이였습니다. 전 단지뚜껑을 열고 망설이다가 그냥 뚜껑을 덮었습니다. 한참만에 두부탕남비와 김치통만 가지고 달려가보니 군인동무들은 벌써 떠나간 뒤였습니다. 후회는 그 순간에 찾아왔습니다. 시간을 지체하지 말고 김치통과 명란젓만이라도 들고나갔으면 군인동무들을 그렇게 보내지 않는건데…

그날의 후회는 아마도 일생동안 저를 괴롭힐것입니다. 전 그때 명란젓 한사발이 아까와서 퍼내지 못했는데 그 중대장동무는 목숨을 내대고 얼음구멍속에 뛰여들었습니다. 저와 중대장동지사이의 정신적높이가 이렇게 차이나는데 그래도 제가 그 동무를 존경하는게 일시적인 충동으로만 보입니까? 그 누가 보는 사람이 없어도 어린 생명을 위하여 서슴없이 뛰여들고 이름 한마디 알리지 않고 떠나가는 그런 남자라면 얼마든지 일생을 맡길수 있다는 녀성으로서의 저의 판단이 부대장동지 보기에도 경망스럽게 생각되십니까? 저같은 처녀는 그런 남자를 사랑하면 안됩니까? 더구나 그는 인민군대 군관이 아닙니까?》

처녀의 열변에 감동된 최한성은 완전히 그편으로 기울어지고말았다.

그는 책상을 탕 ― 치며 호기있게 소리쳤다.

《됐소, 가보오. 공사를 끝낸 다음 잔치를 하자구. 강철호는 내가 책임지겠소.》

최한성은 처녀를 돌려보내고 강철호에게 명령했다.

《두말말구 그 처녀를 사랑하오.》

그리고는 어안이 벙벙해있는 강철호의 어깨를 툭 치며 투박하지만 진심으로 말했다.

《멋있는 처녀야! 참 훌륭해. 잘살라구, 잘살거야.》

경애하는 김정은동지께서는 그때의 이야기를 되새기며 밝은 미소를 지으시였다. 그리고 시간을 내여 북성땅에 인츰 가보아야겠다고 생각하시였다.

 

4

 

그날은 5. 1절이였다.

경애하는 김정은동지께서는 근로자들의 명절날에 북성기계공장을 또다시 찾아주시였다. 아무리 바빠도 이 공장 로동계급과 명절도 함께 쇠고 더우기는 새로 건설한 강성원을 돌아보고싶으시였다. 최한성부대장과 공장책임일군들이 김정은동지를 안내해드리였다.

강성원은 한마디로 그이의 마음에 드시였다. 그이께서는 대리석계단이며 천정의 무리등, 복도의 벽화들을 주의깊게 보아주시며 만족을 표시하시였다.

《이만하면 평양의 창광원 부럽지 않겠습니다.》

《우리 산골사람들이 호강을 합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공장지배인이 김정은동지께 다시한번 인사를 올렸다.

《아닙니다. 난 그저 이 공장 로동계급을 그토록 아끼고 사랑하시던 위대한 장군님의 마음을 동무들에게 전해주고싶었을뿐입니다.》

둘러선 사람들은 경애하는 김정은동지의 말씀을 들으며 숭엄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정말로 위대한 장군님께서 지금 이 자리에 계시여 북성사람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실수 있다면 얼마나 좋으랴.

김정은동지께서는 격해지는 마음을 다잡으시고 애써 밝은 표정을 지으시며 강성원을 차례로 돌아보시였다. 한증칸, 수영장, 미용실…

리발실에 들리시였을 때는 봉사원녀성들이 한꺼번에 그이의 곁으로 달려왔다.

저저마다 날듯이 달려와 와락 안기며 감격에 울고웃는 봉사원들을 한품에 안으시고 그이께서는 즐겁게 웃으시였다.

《이거 넘어지겠소. 북성땅 녀성들은 하나같이 힘장수들이구만. 그래 나도 여기서 리발을 할수 있소? 리발설비가 그쯘한걸 보니 그냥 가기가 아쉽구만.》

《예, 제가 해드리겠습니다.》

《제가…》

《제가…》

봉사원들은 그이의 팔에 매달려 서로 자기가 리발을 해드리겠다고 법석 떠들어댔다. 그이께서는 봉사원들에게 사진이라도 찍자고 겨우 달래시고서야 리발실에서 나오시였다.

탁구장과 콤퓨터오락실, 식당까지 일일이 돌아보신 김정은동지께서는 최한성부대장을 치하해주시였다.

《정말 수고했습니다. 확실히 동무네 부대는 믿음이 간단 말이요.》

그때를 기다렸다는듯 공장지배인이 뒤를 달았다.

《이번에 혁명적군인정신에 대해 저희들도 많이 배웠습니다. 그런데 섭섭한것은 군인동무들이 북성땅에서 공기와 물만 마시겠다면서 저희들의 성의를 받아주지 않는것입니다.》

최한성은 지배인의 팔소매를 얼른 잡아당기며 눈을 끔뻑했다. 그러나 지배인은 할 소리는 해야겠다는듯 팔소매를 뿌리치며 안타까왔던 심정을 말씀드렸다.

《정말 섭섭했습니다. 우린 산골사람들이 인심만은 후한 사람들인데 글쎄 장갑 한컬레 안 받아주니 이거야 너무하지 않습니까.》

《지배인동지, 우린 응당 할 일을 했을뿐입니다.》

최한성은 지배인이 두말 못하게 그루를 박았다.

《한쪽은 섭섭해하고 한쪽은 응당하다?… 이건 분명 모순인데…》

김정은동지께서는 혼자말씀처럼 뇌이시다가 최한성에게 물으시였다.

《강철호중대장은 아직도 처벌이 벗겨지지 않았습니까?》

《그렇습니다.》

《경애하는 김정은동지, 제 그 이야기를 말씀드리자던 참인데 벌써 알고계셨습니까? 정말 저희들을 도와주십시오.》

공장지배인은 이 기회를 놓칠수 없다는듯 김정은동지께 무작정 매달렸다.

《지배인동무 심정은 알만 합니다. 하지만 최고사령관도 군률은 어쩔수 없는데 어쩐다…》

지배인은 일순 락심한 표정을 지었지만 그래도 물러서지 않았다. 친자식을 내세우고싶어하는 부모의 심정으로 그는 강철호에 대한 애정을 담아 아뢰였다.

《사실 강철호중대장은 자기 일을 끝내고 밤에는 애육원건설장에 또 나가군 했습니다. 그러다간 몸이 견디지 못한다고 우리가 아무리 말려도 자기는 이름그대로 강철과 같다면서… 우리 로동자들이 강철호중대장을 모르는 사람이 없고 그 사람 소리를 안하는 날이 없습니다.》

지배인의 목소리는 점점 젖어들었다. 곁에 서있던 최한성부대장이 지배인을 편들어주었다.

《강철호동무는 애육원아이들과 어떻게 친숙해졌는지 건설장에 나가면 아이들이 중대장삼촌, 삼촌 하면서 따라다닙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다 들어주신 김정은동지께서는 최한성에게 강철호를 데려오도록 하시였다.

조금후에 체격이 그쯘한 군관이 그이앞에 달려와 차렷자세를 취했다.

《경애하는 최고사령관동지! 상위 강철호 명령대로 왔습니다.》

김정은동지께서는 정어린 시선으로 강철호를 바라보시였다. 억실억실한 눈은 잠을 제대로 못 자서 충혈되여있었고 꽉 다문 입술은 갈라터져있었다. 일하다가 상했는지 오른손가락은 두개, 왼손가락은 한개를 붕대로 감고있었다.

《중대장동문 처벌이 억울하지 않소?》

《아닙니다. 저는 최고사령관동지의 뜻을 잘 받들지 못했습니다. 처벌은 응당한것입니다.》

강철호의 입에서는 응당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왔다.

《응당하단 말이지…》

김정은동지께서는 강철호의 말을 긍정해주시는듯 고개를 끄덕이시며 생각에 잠기시였다.

군인들은 인민들을 도와주는것을 응당한 일로 여기면서 그 어떤 인사도 바라지 않는다. 오히려 그때문에 처벌받는것조차 응당하다고 생각한다. 반대로 인민들은 군인들을 친자식처럼 생각하면서 자기들의 성의를 받아주지 않는데 대해 섭섭해하고있다. 그리고 강철호중대장이 자기들의 잘못으로 처벌받은데 대해 안타까와하고있다. 참으로 풀기 어려운 《모순》이였다. 아름다운 《모순》이였다. 일반적으로 모순은 대립을 낳지만 이것은 동일속에서 생겨난 모순아닌 《모순》이다. 이런 《모순》이 많을수록 우리 사회는 더 아름다와지고 더 굳건해질것이다.

김정은동지께서는 강철호의 장알박힌 손을 쓸어만지시며 자신의 견해를 터놓으시였다.

《내 보기엔 누구도 잘못한 사람이 없습니다. 그럼 왜 강철호중대장이 처벌을 받았는가. 그것은 우리의 군민단결이 그만큼 높은 경지에 올라섰다는 표현입니다. 얼핏 들으면 자그마한 미담같지만 여기에는 우리 시대가 잘 반영되여있습니다. 그러니 부대장동무, 오늘은 강철호중대장의 처벌을 벗겨주어도 되지 않겠습니까?》

《최고사령관동지께서 제꺽 결론해주십시오.》

지배인이 안달이 나서 부채질을 했다.

《보시오, 지배인동무가 이렇게 속상해하지 않습니까? 오늘은 5. 1절인데 우리 로동계급의 부탁을 존중해줍시다.》

《알았습니다. 최고사령관동지! 강철호중대장의 직무정지처벌을 당장 벗겨주겠습니다.》

최한성부대장이 차렷자세로 보고드렸다.

《그렇게 하시오. 그럼 난 강철호중대장에게 최고사령관의 이름으로 감사를 주겠습니다.》

그이의 말씀이 너무도 뜻밖이여서 일군들은 박수를 칠 생각도 못했다.

김정은동지께서는 일군들앞으로 다가서시며 심중한 어조로 말씀하시였다.

《나는 강성원건설과정에 한 중대장의 처벌사건을 두고 군대와 인민들사이에 오고간 혈연의 정을 읽으면서 위대한 장군님의 선군사상을 그대로 계승하고 일심단결을 천하지대본으로 하여 곧바로 전진하려는 나의 정치리념이 옳았다는것을 다시한번 확인하였습니다.

진정 인민의 사랑을 받는 군인은 최고사령관의 감사를 받을 자격이 있습니다.

다시말하지만 어버이수령님과 위대한 장군님께서 유산으로 물려주신 군민대단결의 위대한 전통은 오늘의 선군시대를 강성국가의 령마루에로 힘있게 떠밀어주는 력사의 원동력으로 될것입니다.

단결이라는 말이 늘어나면 민족이 흥하고 그렇지 못하면 나라가 망합니다. 온 나라가 선군사상의 기발아래 하나로 뭉친것―이것이 바로 우리 시대의 본질입니다. 그래서 나는 어버이수령님탄생 100돐 경축 열병식에서 일심단결과 불패의 군력에 새 세기 산업혁명을 더하면 그것이 곧 사회주의강성국가라고 말한것입니다. 난 이 공장에 와서 그것을 현실로 보았습니다.》

열광적인 박수소리가 봄날의 푸른 하늘가로 메아리쳐갔다. 하나의 작은 이야기에서도 시대와 력사의 본질을 밝혀내시고 민족의 어버이만이 지닐수 있는 크나큰 심장과 위대한 천품을 타고나신 경애하는 김정은동지께서 계시여 인민은 대대로 복락을 누릴것이라는 절대불변의 확신으로 하여 일군들은 흥분을 누를수 없었다. 그중에서도 최고사령관동지의 감사를 받은 강철호의 심정은 남다른것이였다.

(경애하는 최고사령관동지! 이 나라 천만군민은 최고사령관동지의 두리에 하나로 굳게 뭉쳐 최후의 승리를 향하여 전진해갈것입니다!)

강철호중대장은 모두의 마음을 대신하여 최고사령관동지께서 거수경례를 올리며 힘차게 보고드렸다.

《경애하는 최고사령관동지! 저는 영원히 경애하는 최고사령관동지를 위하여 복무하겠습니다.》

《고맙소. 강철호중대장동무! 참, 훌륭한 처녀와 사귀였다지? 동무가 처벌받은것때문에 그 처녀가 가슴아파하지 않소?》

《아닙니다. 저희들은 이번 일로 해서 정이 더 깊어졌습니다.》

《그럼 나도 마음이 놓이누만. 앞으로 행복하게 살라구.》

청명한 5월의 하늘에서는 태양이 찬란한 빛을 뿌리고있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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