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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

감 사

윤 경 찬

 

( 제 1 회 )

 

1

 

승용차는 도로로 살같이 달리고있었다. 길가의 가로수들이 비스듬히 누우며 뒤로 휙휙 날아지나가고 이따금 마주오던 차들은 생천을 찢는듯 날카로운 휘파람소리를 내며 사라져버리군 했다. 겨우내 잠자던 들판에서는 뜨락또르들이 봄갈이를 하느라 퉁탕거리고 랭상모판을 관리하는 농장원들의 모습도 자주 나타나군 했다.

최고사령관 김정은동지께서는 이틀동안 동해안의 해군부대들에 대한 현지시찰을 마치고 평양으로 돌아오고계시였다. 빠끔히 내리운 차창으로는 전야의 청신한 공기가 흘러들며 차안을 시원하게 해주었다. 시간이 허락되면 동해안부대들을 더 돌아보고싶으시였지만 지금 평양에서는 어버이수령님탄생 100돐을 앞두고 여러가지 중요행사들이 그이를 기다리고있었다.

차창밖을 내다보시던 그이께서는 부지중 차안의 라지오소리에 귀를 기울이다가 음량을 높이시였다. 라지오에서는 희천발전소준공식이 진행된 소식이 격조높이 울려나오고있었다.

《이번에 희천발전소건설에서 군인건설자들의 역할이 컸습니다. 우리는 희천발전소건설을 통하여 군민단결의 위력을 다시한번 세상에 시위한셈입니다. 하긴 희천뿐이 아니지.》

김정은동지께서는 옆좌석에 앉은 총정치국 부국장에게 말씀하시였다.

《그렇습니다. 지금 우리 군인들이 중요대상건설장마다에서 크게 한몫 하고있습니다.》

그이께서는 부국장의 말을 긍정해주시며 대건설장들에 나가있는 인민군부대들을 하나하나 마음속으로 꼽아보시다가 다시 말씀하시였다.

《참, 북성기계공장에 동원된 최한성동무네도 태양절을 계기로 건설을 끝내겠다고 했는데 총정치국에서 그 동무들에 대한 평가를 잘해주어야겠습니다.》

《알았습니다. 그런데…》

부국장은 문득 떠오른 생각을 말씀드리려다가 갑자기 입을 다물었다.

《무슨 문제가 있습니까?》

그이께서 의아한 표정으로 물으시였으나 부국장은 자기가 방금 말씀드리려던 문제가 너무도 작은 일이여서 주저주저하며 선뜻 말을 잇지 못했다.

자기자신도 별치 않은것으로 보고 감감 잊고있었던 문제를 최고사령관동지께 말씀드린다는건 외람되고 주책머리없는 행동이 아니겠는가.

총정치국 부국장은 그이께서 무슨 일인지 말해보라고 재촉해서야 어줍게 웃으며 변명조로 말씀드렸다.

《사실은 며칠전에 거기 도당책임비서동무가 전화로 최한성동무에 대한 이야기를 한적이 있습니다.》

그 내용인즉 북성기계공장에 최고사령관동지의 명령을 받들고 편의봉사기지인 강성원을 건설해주기 위해 동원된 인민군대의 한 중대장이 인민들로부터 원호물자를 받은것때문에 처벌을 받았는데 공장로동자들은 그 처벌이 잘못된것이라고 공장당위원회에 매일같이 제기한다는것이였다. 그래서 지배인과 당비서가 부대지휘관들을 찾아가 사정했지만 최한성부대장은 군률이라고 딱 잘라버렸다. 마침 공장에 내려왔던 도당책임비서에게 말해서 도당책임비서까지 최한성에게 사정했지만 그래도 요지부동이여서 총정치국에 도움을 청해왔다는것이였다.

총정치국 부국장은 여담삼아 말씀드렸지만 김정은동지께서는 그의 이야기를 주의깊게 들어주시였다.

《그런데 도당책임비서동무는 그 문제를 왜 총정치국에만 이야기했답니까? 하긴 당중앙에 보고할만큼 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했겠지. 최한성동무와는 이야기해보았습니까?》

《미처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부국장도 이 문제는 크게 신경쓸만 한 일이 못된다는 립장을 숨기지 않았다.

하지만 김정은동지께서는 이 일을 스쳐보내고싶지 않으시였다. 달리는 승용차안에서 그이께서는 이야기의 여운속에 잠겨계시였다.

《북성기계공장… 강성원…》

경애하는 김정은동지께서는 어둠에 덮인 창밖을 내다보시며 석달전 북성기계공장을 찾으시였던 때를 회상하시였다.

 

2

 

그날은 눈보라가 기승을 부리던 설명절을 하루 앞둔 날이였다. 이틀전에 내린 폭설로 대지는 온통 흰눈에 덮여있었다. 눈이 땅땅 다져진 길바닥은 얼음판처럼 미끄러웠다.

차에는 경애하는 김정은동지께서 타고계시였다. 그이께서는 지금 평양에서 수백리 떨어져있는 북성기계공장을 찾아가시는 길이였다.

설명절을 앞두고 평양을 떠나실 형편이 못되였지만 위대한 장군님께서 생전에 가고싶어하시던 북성땅을 찾아가보지 않고는 일이 손에 잡히지 않으시였던것이다.

위대한 장군님께서는 생전에 북성의 로동계급이 새형의 최첨단기계설비를 자체의 힘으로 만들어냈다는 보고를 받으시고 못내 기뻐하시면서 자신께서 직접 가보시겠다고 몇번이나 말씀하시였었다. 그래서 현지지도일정까지 다 짜놓고있었는데 그만…

김정은동지께서는 위대한 장군님을 대신하여 북성의 로동계급을 축하해주고 그들이 새로 만든 기계도 보아주시기 위해 이 길을 떠나신것이다. 그래야 자신의 마음이 조금이나마 개운해지고 장군님을 기다리던 북성사람들의 여한도 다소나마 풀어줄수 있을것 같으시였다.

북성땅에 함께 가보자던 장군님음성이 아직도 귀가에 쟁쟁한데 이 길을 혼자 가시게 될줄이야 어찌 알았으랴.

몇해전 그날처럼 장군님과 함께 이 길을 달린다면 얼마나 좋으랴. 그러면 뽀얗게 눈가루를 휘말아올리며 태질하는 서북방의 겨울날씨도 지금처럼 을씨년스럽게만 느껴지지 않을것이다. 오히려 그 어떤 기백과 장쾌함이 느껴지고 심신이 거뜬해질것이다.

사실말이지 그이께서는 요즘 남 다 자는 깊은 밤에도 위대한 장군님께서 맡기고가신 조국과 민족의 운명을 두고 잠 못이루며 새날을 맞는 때가 드문하시였다.

그럴때마다 장군님 키워주신 이 나라 천만군민이 자신과 팔을 끼고 어깨를 겯고있다는 확신으로 마음을 가다듬군 하시였다. 그러시면서도 장군님께서 서거하시였다는 상실의 아픔은 도저히 가라앉지 않으시였다.

이제 공장사람들에겐 뭐라고 말해야 하는가.

차가 공장에 도착할 때까지 그이께서는 장군님에 대한 그리움으로 마음을 진정하지 못하시였다.

마중나온 공장의 책임일군들은 설명절전야에 사나운 눈보라길을 달려오신 경애하는 김정은동지께 인사도 변변히 드리지 못했다.

김정은동지께서는 감격에 어쩔바를 몰라하는 일군들의 손을 뜨겁게 잡아주시며 말씀하시였다.

《위대한 장군님께서 자신을 대신해서 동무들에게 빨리 가보라고 말씀하시는것만 같아 이렇게 왔습니다. 동무들에게 위대한 장군님의 인사도 전해주고 새로 만든 기계도 보고싶어 왔습니다.》

그이께서는 먼저 공장구내에 모셔진 어버이수령님과 위대한 장군님의 현지지도사적비부터 찾으시였다. 북성기계공장은 나라의 기계공업발전에서 선봉적역할을 해온 공장이고 어버이수령님과 위대한 장군님께서 수십차례나 다녀가신 공장이였다. 비문을 한자한자 읽으시느라니 대원수님들께서 이 공장에 바치신 로고의 자욱자욱이 가슴저리게 안겨오시였다.

잠시후 그이께서는 공장일군들의 안내를 받으시며 새로 제작한 ㅌ기계시제품을 보아주시였다.

《훌륭합니다. ㅌ기계는 공업이 발전한 나라들의 독점물로 되여있었는데 이제는 우리도 큰소리치게 됐습니다.

나는 장군님의 유훈을 받들어 우리 인민들을 하루빨리 잘살게 하자면 어떻게 해야 할것인가 그 한가지 생각뿐이였는데 동무들이 나에게 큰 힘을 주었습니다. 고맙습니다. 평양에 가면 동무들이 이룩한 성과를 위대한 장군님께 보고드리겠습니다.》

공장책임일군들은 경애하는 김정은동지의 말씀에 너무도 황송하고 감격스러워 몸둘바를 몰라하였다.

김정은동지께서는 ㅌ기계생산이 인민생활을 향상시키는데서 차지하는 의의와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시면서 이 기계의 계렬생산체계를 시급히 완성할데 대하여 가르치시였다.

《그래서 지금 온 공장이 그 준비사업에 떨쳐나섰습니다.》

공장지배인이 기운차게 대답올렸다.

《좋습니다. 그럼 내가 동무들을 도와줄건 없습니까?》

《경애하는 김정은동지, 공장의 로력혁신자들과의 기념촬영은 우리의 소원입니다.》

지배인이 거침없이 말씀드리는데 공장당비서도 같은 심정이였다.

《그렇습니다. 다른건 제기할게 없습니다.》

김정은동지께서는 미더운 시선으로 그들을 바라보시였다. 이 사람들에게 어려운 일이 왜 없으랴. 생산정상화를 위한 자재와 설비도 긴장할것이고 식량사정도 넉넉치 못할것이다. 김정은동지께서는 대원수님들께서 다져놓으신 일심단결의 위대성을 다시한번 심장으로 체험하시면서 그 위대한 전통을 계승해야 할 성스러운 책임감을 새삼스럽게 느끼시였다. 그리고 이처럼 소박하고 강의한 인민을 위해 하나라도 더 좋은것을 마련해주고싶으시였다. 아니, 자신을 깡그리 바치고싶으시였다.

《내가 평양에서 떠날 때 동무들에게 빈손으로 올수 없어서 물고기를 몇백톤 실어보내도록 했습니다. 렬차방통이 인차 도착할테니 설명절에 공급하도록 하시오. 그리고 사진도 찍읍시다.》

《고맙습니다.》

지배인과 당비서가 동시에 인사를 올렸다.

ㅌ기계앞에서 이윽토록 걸음을 옮기지 못하시던 김정은동지께서는 시간이 퍼그나 흘러서야 밖으로 나오시였다. 흰눈덮인 대지에는 한낮의 해빛이 아낌없이 쏟아져내리며 눈을 시그럽게 했다. 손채양을 하고 사방 둘러보시던 김정은동지께서는 정문밖에 새로 건설하고있는 건물을 가리키시였다.

《저건 무슨 건물입니까?》

《예, 편의봉사망을 건설하고있습니다.》

그이께서는 반가운 표정을 띄우시며 그쪽으로 걸음을 옮기시였다.

《가봅시다.》

수행원들은 일순 당황해졌다. 그곳은 현지지도로정에 예견되여있지 않았던것이다. 지배인이 그이를 만류해나섰다.

《거기는 가보실만 한 곳이 못됩니다. 게다가 현재는 건설을 중지한 상태입니다. 온 공장이 ㅌ기계의 계렬생산준비에 달라붙어서 일손이 딸리기때문에 바쁜 고비나 넘기고 천천히 하려고 합니다.》

《하여튼 가봅시다.》

김정은동지께서 앞장서시자 일군들은 따라서지 않을수 없었다.

건물은 아직 지붕도 씌우지 못한 상태여서 별로 한산해보였다. 건설장 여기저기에는 모래무지와 블로크무지들이 흰눈을 뒤집어쓰고 사람의 손길을 기다리고있었다.

김정은동지께서는 건설장을 돌아보시며 지배인에게 물으시였다.

《여기엔 어떤 봉사시설이 꾸려집니까?》

《한증탕과 리발실, 미용실을 계획하고있습니다.》

지배인이 자랑삼아 말씀드렸다.

《이름은 지었습니까?》

《예, 강성원으로 달았습니다.》

《강성원이라… 이름이 좋구만. 이왕이면 그 이름에 어울리게 종합적인 봉사기지를 꾸려줍시다. 수영장과 물놀이장도 만들어주고 탁구장같은 운동시설도 만들어줍시다. 공장로동자들이 여기서 휴식의 한때를 보내면서 장기나 바둑, 콤퓨터오락도 놀게 하고 청량음료도 마실수 있게 식당도 꾸려주면 좋지 않습니까?》

공장일군들은 여기 서북방 외진 산골에도 수도 평양의 창광원같은 봉사시설을 꾸려주시려는 경애하는 김정은동지의 말씀에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그런데 그 방대한 건설을 공장자체의 힘으로 해낼수 있을가?

자재보장은?… 로력은?…

일군들의 심중을 헤아려보신듯 김정은동지께서는 결단성있게 말씀하시였다.

《동무들은 ㅌ기계만 꽝꽝 만들어내시오. 이 건설은 내가 맡아서 해주겠습니다.》

《아닙니다. 저희들의 힘으로 해내겠습니다.》

지배인과 당비서가 황황히 나섰다. 하찮은 일로 경애하는 김정은동지께 부담을 끼쳐드린다는게 될말인가.

그러나 그이께서는 벌써 이곳에 파견할 사람을 마음속으로 점찍어두시였다.

《동무들이 미안해할건 없습니다. 어버이수령님탄생 100돐까지 건물을 완공해서 이 공장 로동계급에게 안겨주도록 합시다. 동무들에게는 그럴 자격이 있습니다. 내 인차 인민군건설부대를 보내주겠습니다.》

《경애하는 김정은동지, 저희들이 뭐라고 이렇게까지 마음 써주십니까!…》

지배인이 어깨를 떨며 격정을 터뜨렸다.

위대한 장군님과 영결한지 불과 한달밖에 되지 않았다. 장군님을 생전에 더 잘 받들지 못한 후회와 죄책감이 인민의 마음속에 응어리져있는데 경애하는 김정은동지께서는 여기에 현대적인 봉사기지를 꾸려주시겠다니 세상에 이런 일이 어데 있으랴.

김정은동지께서는 송구스러움에 몸둘바를 몰라하는 지배인의 어깨를 두드려주시며 정깊은 음성으로 말씀하시였다.

《위대한 장군님께서 아시면 대단히 기뻐하실것입니다.》

평양에 돌아오신 김정은동지께서는 최한성부대장을 부르시였다.

최한성부대는 최고사령관동지께서 특별히 아끼고 신임하시는 공병부대였다.

그러기에 그는 최고사령관동지께서 북성기계공장에 편의봉사망을 지어주라고 말씀하시자 《알았습니다.》하고 대답을 해놓고도 어리둥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동무한테 이런 작은 대상건설을 맡기는게 잘 리해되지 않아서 그러지 않습니까?》

《최고사령관동지! 솔직히 말씀드리면 그렇습니다. 고쯤한건 전문건설부대가 아니라도 얼마든지 해제낄수 있다고 봅니다.》

김정은동지께서는 최한성에게 간곡한 어조로 당부하시였다.

《그 공장에서는 지금 위대한 장군님의 유훈관철을 위해 총돌격하고있는데 이런 때에 동무네가 그들을 도와주면 장군님의 변함없는 사랑을 그들의 마음속에 심어주는데도 좋고 군민단결을 강화하는데서도 의의가 크리라고 봅니다. 이젠 내 마음이 리해됩니까?》

그제서야 최한성은 엄숙한 표정으로 차렷자세를 취했다.

《알았습니다. 최고사령관동지! 제가 직접 현지에 가서 건설을 지휘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그리고…》

김정은동지께서는 잠시 동안을 두시였다가 말씀을 이으시였다.

《내가 말하지 않아도 어련하겠지만 그곳 인민들의 생활이 넉넉치 못합니다. 그래서…》

그이께서는 믿음어린 시선으로 최한성을 바라보시였다. 그이께서 더 말씀하시지 않아도 최한성은 알아들었다.

《얼마전에 그 공장에서는 세계적수준의 최첨단설비를 우리 식대로 개발하여 위대한 장군님께 기쁨을 드렸습니다. 나는 그들에게 정말 아까운것이 없습니다. 더구나 지금 모든 부문에서 최첨단을 돌파하자는 구호를 내들고 세계를 향해 나아가고있는 때에 그들에게 목욕탕만 댕그랗게 지어줄수 없습니다. 말하자면 이건 인민들의 생활향상에 대한 관점문제입니다. 때문에 나는 이 땅에 살림집을 한채 세우고 유원지를 하나 꾸려도 최상의 수준에서 건설하자는것입니다.

부대장동무, 인민들의 생활이 높아지면 우리 혁명도 그만큼 전진하고 고생한 보람도 그만큼 커집니다. 그래서 동무네 부대를 거기에 파견하는것입니다.》

《최고사령관동지! 절대로 인민들에게 자그마한 페도 끼치지 않겠습니다.》

《내 마음을 리해해주어서 고맙습니다.》

최한성부대가 북성땅으로 떠난 뒤 그이께서는 자주 전화를 거시여 건설정형을 료해하시고 제기되는 문제들을 풀어주군 하시였다.…

그런데 이런 일이 생길줄이야.… 도대체 어떤 원호물자를 받았기에 최한성은 그 중대장에게 처벌까지 주었는가? 도당에서 총정치국에까지 제기해온걸 보면 문제가 심상치 않은것 같았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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