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우리 선생님》으로
《교원들은 누가 알아주건말건 깨끗한 량심과 성실한 노력으로
지난 6월 나의 생일에 있은 일이였다.
교실문을 열고 들어서던 나는 학생들의 축하소리와 박수소리, 쏟아지는 꽃보라와 앞을 다투며 달려와 안겨주는 꽃다발속에 묻혀버렸다.
《선생님, 생일을 축하합니다. 우리들의 노래를 들어주십시오.》
학생들은 약속이라도 한듯 색종이꽃과 꽃테프로 곱게 장식한 칠판앞에 서서 노래를 불렀다.
철없던 시절 우리 얼마나 선생님 속태웠던가
제자를 위해 마음쓰시던 그 모습 잊을수 없네
…
생일은 누구에게나 즐겁고 행복한 날이다.
그러나 나의 얼굴에서는 웃음이 아니라 눈물이 흘러내렸다.
나의 눈앞에는 제자들의 모습이 한명한명 안겨왔다.
나의 눈을 피해 종이비행기를 만들어 날리며 교실이 좁다하게 뛰여다니던 일국이, 선생님의 목이 갈렸다고 오미자단물을 만들어왔던 소영이, 나의 이마를 짚어보며 열이 난다고 큰눈을 더 크게 뜨며 걱정해주던 진성이, 실력이 오르지 않아 매일같이 밤길을 걷게 하던 국진이…
무엇인가 보드라운것이 살며시 얼굴에 닿는 촉감에 흐려진 시선을 들어보니 진희가 사탕알을 나의 입에 넣어주며 손으로 나의 볼을 닦아주고있었다.
《선생님, 오늘은… 울지 마십시오.》
철없다고 나무람하며 야속하고 안타까운 마음에 눈물도 많이 흘렸지만 그래서 더더욱 사랑스러웠던 학생들이 오늘은 왜 이리도 나의 마음을 뜨겁게 흔들어놓는것인가.
마치도 그 순간은 나이가 뒤바뀌여 내가 아홉살이 된것만 같은 심정이였다.
방울방울 나의 눈물에 어린것은 어느새 철이 든 제자들의 모습인가, 그들에게 정을 주고 사랑과 미래를 가꾸어온 수년세월
나는 학생들의 꿈을 키워주고 그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면서, 맑고 순결한 눈동자에
봄풀마냥 싱싱한 얼굴에 장난궂은 새별눈을 반짝이는, 귀아프게 지종대며 바람개비마냥 팔랑거리는 나의 제자들, 아직 열살도 되지 못한 꼬마들의 맑은 눈동자를 거울삼아 항상
티없이 맑고 깨끗한 어린 학생들의 추억속에 나는 결코 어떤 모습으로 새겨질가.
세월이 흘러도 나는 그들의 추억속에 영원한 소학교선생님으로, 칭찬도 추궁도 해주고 함께 아파하고 함께 기뻐하며 운동장이 떠나갈듯 깔깔대면서 함께 뛰여놀던 눈물많고 웃음많은 처녀선생님으로 남고싶다.
(자료사진)
머지않아 그들은 희망의 날개를 키워준 정든 모교를 떠나 드넓은 창공으로 날아갈것이며 그들의 자리에 또다시 새로운 학생들이 앉아 기대어린 눈을 반짝이며 나를 지켜보게 될것이다.
해마다 나는 소중한 나의 제자들의 노래를 들으며 기쁨의 눈물속에 생일을 보내게 될것이며 사랑하는 학생들의 밝은 앞날, 내 조국의 미래를 가꾸어가는 낮아도 높은 소학교의 교단에
보이지 않는 뿌리가 되여
중구역 동흥소학교 교원 김미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