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고개이야기
《우리
주체35(1946)년 3월 어느날에 있은 일이다.
국수집안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앉아 식사를 하고있었는데 그들은 서로서로 토지를 분여받은 기쁨의 대화를 나누고있었다.
누구는 옥답 4 000평이나 분여받아가지고 밤새껏 동네방네를 돌아다니며 춤을 추었다는 이야기, 마흔이 넘은 로총각이 땅을 분여받은데다가 장가까지 들어 팔자를 고쳤다는 이야기…
그런데 한 식탁에 혼자 앉아있는 로인만은 웬일인지 국수를 받아놓고 먹을념을 하지 않고 싱글거리며 창밖에 매여놓은 송아지를 내다보고있는것이였다.
그 로인앞에 앉으신
자기앞에 앉아계시는분이
그의 말에
그 바람에 흥이 난 로인은 묻지도 않은 말을 술술 터놓았다.
자기는 이번에
그러는 로인을 정답게 바라보시던
이윽하여
옛날 대동군을 비롯한 여러 고을의 량반선비들은 평양으로 올 때 평양성이 보이는 고개마루에서 입고온 옷을 벗고 새옷을 갈아입군 하였다. 평양감사가 있는 성안에 어지러운 옷차림으로 들어갈수 없어서 그랬다는것인데 그때문에 고개마루에는 량반선비들이 벗어놓은 옷이 늘 하얗게 걸려있군 하였다. 그런 연고로 옷고개라는 이름으로 불리우게 되였다.
이렇게 옷고개의 유래를 내리엮고난 로인은 흥에 겨워 이야기를 계속하였다.
《오늘 아침 옷고개를 넘으려니 옷고개도 이젠 우리것인데 내 두루마기도 좀 걸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겠소. 그래서 입었던 두루마기를 척 벗어서 걸어놓았지요.》
그의 말에 옆에서 듣고있던 사람들이 웃음을 참지 못하고 키득키득 하였다. 그러거나말거나 그는 이야기를 계속하
《헌데 한창 고개를 내려오느라니 옛날 량반놈들이야 평양감사가 무서워서 옷을 갈아입었지만 이제야 우리 농사군들이 뭐가 무서워서 헌 두루마기라고 벗어놓을고 하는 생각이 들더란 말이웨다. 그래서 부랴부랴 다시 올라가서 두루마기를 도루 입고 내려왔지요.》
그의 말에 호탕하게 웃으시던
이날
옷고개이야기, 이것을 어찌 단순히 한 고개에 대한 이야기라고만 하랴.
그 하나의 이야기에도 우리 농민들을 땅의 주인, 나라의 주인으로 내세워주신
본사기자
가식과 꾸밈이 없는 감동깊은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