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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112(2023)년 1월 24일
 

백두산 (7)

 

- 유진 (직업: 학생, 주소: 로씨야)독자의 요청에 대한 해답기사 -


제 6 장


1


이 나라 북변의 장강-

칠백리 압록강 푸른 물에

저녁해 비꼈는데

황혼을 담아싣고

떼목이 내린다 떼목이 내린다

뉘의 눈물겨운 이야기

떼목우의 초막에 깃들었느냐?

뉘의 한많은 평생 모닥불에 타서

한줄기 연기로 없어지느냐?

물피리 불며 울며 구을러갈제

강건너 천리길을 이미 떠난 몸

재넘어 구름따라 끝없이 간다

에헹 에헤요 끝없이 가요》

저 노래 저다지 슬프단 말가

이 땅의 청청밀림 찍어내거니

그 노래 어이 슬프지 않으랴!

이 나라의 집집은

대들보 터지고 기둥이 썩어져도

그 미끈한 만년대목으로는

놈들이 춤추고 노래부를 집을 세우고

놈들이 향락의 향연 베풀거니

그 노래 어이 슬프지 않으리 !


2


황혼도 깊어지고

물결도 차지고

서늘한 밤바람

강가에 감돌아들무렵

강건너 바위밑에서 휘- -

휘파람소리 나더니

떼목에서도 모닥불이 번뜩번뜩

내려가던 떼목이 돌아간다 돌아간다

머리는 저편 강가에

꼬리는 이편 강가에-

삽시간에 이루어진 떼목다리

초막에서 나온 두사람

나는듯 이편으로 달아온다

한사람은 떼목군

다른 사람은 철호

그담 강 저편 바위밑에서

군인들이 달아나온다

달아나와선 떼목으로

압록강을 건너온다-

빨찌산부대 압록강을 건너온다

산밑에 그들이 숨었을 때

그 떼목다리도 간데 없고

출렁- 처절썩-

찬 물결만 강가에 깨여지는데

멀리선-

《띄우리라 띄우리라

배를 무어 띄우리라

떼를 무어 띄우리라!》


3


빨찌산들이 압록강을 건너왔다-

왜적이 짓밟은 이 땅에

살아서 살 곳 없고

죽어서 누울 곳 없고

모두다 잃고 빼앗겼으니

물어보자 동포여!

가슴꺼지는 한숨으로

이 강건너 이방의 거친 땅에

거지의 서러운 첫 걸음 옮기던 그날-

그날부터 몇몇해 지났느뇨?

강우에 밤안개 젖은 안개 떠돈다-

강넘은 백성의 한숨이나 아닌가

물줄기는 솟아서 부서지고 또 부서지고-

강넘은 백성의 눈물이나 아닌가

오오- 압록강! 압록강!

허나 오늘밤엔 그대 날뛰라

격랑을 일으켜

쾅- 쾅- 강산을 울리라

이 나라의 빨찌산들이

해방전의 불길을 뿌리려

그대를 넘어왔다-

애국의 심장을 태워 앞길 밝히며

의지를 갈아 창검으로 높이 들고

이 나라의 렬사들이

조국땅에 넘어섰다

압록강! 압록강!

격랑을 치여들고

쾅- 쾅- 강산을 울리라!

거창한 가슴을 한껏 들먹이며

와- 와- 격전을 부르짖으라!


4


골짜기에 끼여누운 H시에

밤 열시…

고로에 먼지 찬 하루나절 지났다고

시민들도 잠자리에 들고

서로 다투고 서로 속이던

가가들도 문걷어닫고

늦도록 료리집에서 야지러지던

매춘부의 웃음도 끊어지고

소경의 곯아빠진 눈자위같이

그 창문도 어둑해지고

거리를 휩쓸며

구사쯔요이또꼬》부르던 놈도

이층집 문을 차며

요보야로!》욕하다 들어가버리고…

밤 열시 …

영림창 뒤통

빈민굴 어느 구석에선가

떼목에 치여죽었다는 사나이를

거적에 싸서 방구석에 놓고

온 저녁 목놓아울던 녀인의 사설도 끊치고

오뉴월 북어인양 벌거숭이애들

뼈만 남은 젊은이들

꼬부라진 늙은이들-

모두다 웅크리고 노그라져

- 쿨- 잠들어버린

밤 열시…


5


밤 열시

거리엔 인적이 끊치고

전등만 누렇게 흐르고-

주재교번순사도

꺼덕꺼덕 조을고있을

어디선가 남녀 두사람

주재소 문간에 나타났다-

녀인은 사나이를 끌고

사나이는 녀인에게 끌리우고

《이 들어가자!》

녀인의 짜증내는 소리

《하…어…찌…라…고…》

사나이의 혀까부라진 소리

《웬일이야!》순사 골낸다

들어선 남녀를 흘기며

《나리님 저놈이 술값을…》

《허… 내 우스워서…

허허허… 나리님두 우습지?》

《이놈 어딘줄 알고 웃어?

내앞에서 감히 웃어?》

순사 단걸음에 다가서며

주먹을 쳐들자

그놈의 가슴에 총부리 대인다

소리도 못치고 두눈 뒤집고

순사 방구석에 까무러칠제

녀인은(그는 솔개골 꽃분이)

전선줄을 끊고

사나이는(그는 정치공작원 철호)

문 열고 손짓한다

문열고 손짓하자-

바로 곁에서 신호의 총성

잠든 시가를 깨뜨린다

그담 련이어 나는 총소리 총소리…

우편국에서도 총소리

은행에서도 영림창에서도

어지러운 점선을 그으는

따-따-따-따- 기관총소리

쾅-쿵- 폭탄치는 소리!


6


적은 반항도 못하고

죽고 도망치고

류치장지붕에선

삼단같은 불길이 일어난다

이곳저곳 관사에서도

왜놈들 집에서도

반역자들 집에서도

불길이 일어난다

캄캄한 하늘을 산산이 윽물어찢어

쪼박쪼박 태워버리며

불길이 일더니

만세소리 터진다

첨에는 몇곳에서

다음에는 여기저기서-

눌리우고 짓밟힌 이 거리에

반항의 함성 뒤울리거니

암담한 이 거리에 투쟁의 불길 세차거니

흰옷입은 무리 쓸어나온다-

머리벗은 로인도 발벗은 녀인도

벌거숭이애들도

절망이 잦아든 이 거리에

별천지의 화원인양 화해에

불꽃이 나붓기고

재생의 열망을 휘끗어올리며

화광이 춤추는데

밤바다같이 웅실거리는 군중

높이 올라서 칼짚고 웨치는 김대장-

《동포들이여!

저 불길을 보느냐?

조선은 죽지 않았다!

조선의 정신은 살았다!

조선의 심장도 살았다!

불을 지르라-

원쑤의 머리에 불을 지르라!》

만세소리 집도 거리도 떨치고

화염을 따라 오르고올라

이 나라의 컴컴한 야공을

뒤흔든다 뒤울린다!


7


휘황한 불빛이 온 거리에 차흐르는데

떨어지는 불꽃 밟으며

혁명가 드높이 부르며

빨찌산부대 거리를 떠난다

그들을 전송하는 이 고장 사람들-

기막힌 이 거리에

한줄기 생의 빛 가져왔으니

《잘 가라 영웅들이여

어느때나 승리하라!》

그러나 그들이 떠나면

또 검은 거리, 눈물의 거리

그러기에 울음으로 전송하누나-

《잘 가라 영웅들이여

언제나 다시 만나리!》

뺨에서 흐르는 눈물

불빛에 피방울인듯

허지만 빨찌산들의 부르짖음-

《잘 있으라 동포여

싸우라 동포여!

우리 다시 만나자

해방연에 독립연에 다시 만나자!》

휘황한 불빛을 쌔워

빨찌산들이 어둠을 직차며 뚫으며

처억처억 앞으로 나간다

싸움의 길로

처억-

처억-

처억-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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