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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명산 - 칠보산을 찾아서 (4)​​

 

외칠보려관에 려장을 푼 다음에도 우리는 밤을 새워가며 칠보산의 명소와 기암이야기로 꽃을 피웠다.

미처 다 보지 못한 내칠보의 명소들과 그와 더불어 전해져내려오는 가지가지의 전설들은 몇밤을 지새우며 들어도 모자랄 정도로 끝이 없었다.

이제 외칠보와 해칠보는 또 어떤 모습으로 우리를 맞이할것인가.

잠들수 없는 명산에서의 밤은 바닥없이 깊어가는데 우리의 마음은 쉼없이 기행길을 이어가고있었다.

다음날 아침 우리가 외칠보를 향해 서둘러 길을 떠나려는데 김갑성학술연구사가 걸음을 멈춰세웠다.

《저 바위를 보십시오. 커다란 매가 산봉우리에 앉아 우리를 내려다보는것만 같지 않습니까?》

그가 가리키는쪽을 바라보니 큰 매를 방불케 하는 바위가 아래를 굽어보는것이 장관이였다. 본래 이 바위는 학이 춤을 추는것 같다고 하여 학무대라고 불리워왔다.

칠보산을 찾으신 위대한 장군님께서는 외칠보의 학무대는 학이 날개를 펼치고 춤을 추는것 같다고 하여 학무대라고 한다는데 바위가 학보다는 매 같아보인다고, 앞코숭이가 신통히 매같이 생겼다고 하시며 학무대를 매바위라고 하는것이 좋겠다고 친히 바위이름을 고쳐주시였다.

이렇게 되여 자기의 진짜이름을 찾은 매바위였다.

알고보니 려관이 자리잡은 곳도 하나하나가 깊은 의미를 담은 명소와 기암들로 이루어져있었다.

봉황새무리가 두세층으로 빼곡이 무리져 내려앉은것 같은 봉서암, 류다른 생김새로 누구나 웃음을 터뜨리지 않을수 없게 하는 웃음바위, 순박하고 근면한 청춘남녀들의 사랑이야기가 전설로 된 처녀바위, 총각바위…

간밤에 내린 비로 어지간히 물량이 많아진 보촌천을 따라 뻗어나간 관광도로로 가느라니 한굽이 돌면 기암절벽, 두굽이 지나면 담소들이여서 시종 우리의 마음은 즐거웠다.

우리를 안내하는 학술연구사는 외칠보는 생김새와 갖춤새가 수려하기 그지없다고, 조약대정각에 올라 기암절벽들을 감도는 보촌천과 무쌍하게 솟아있는 만물상을 굽어보는 쾌감은 정말 이를데 없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원형적이며 아기자기한 갖춤새로 하여 녀성적인 미를 자랑하는 내칠보와는 달리 큼직큼직한 형태를 이루고 웅장하고 기세찬 기상을 드러내고있는 외칠보는 활달하고 개방적인 남성미를 나타내는 절승경개라고 덧붙였다.

이런 이야기를 나누며 우리는 굽이굽이 아스라하게 뻗어나간 탐승도로를 따라 만물상조약대정점에 이르렀다.

먼 옛날 한 젊은이가 장수가 될 결심을 안고 열심히 훈련하여 봉우리정점에서 눈뿌리 아득한 하천까지 단숨에 뛰여내렸다는 만물상조약대,

짙게 서린 운무속에서도 초록색띠를 두르며 기세차게 흘러가는 보촌천과 계곡을 따라 구불구불 뻗어나간 관광도로가 한눈에 안겨왔다. 삼삼오오 떼를 뭇고 칠보산관광의 멋을 즐기는 인민들의 모습 또한 인상적이였다.

천연바위틈에 뿌리를 박고 푸르싱싱 자라는 소나무의 아지마다 구슬같이 맺힌 맑은 이슬은 천하명승 칠보산의 유구한 전설을 속삭이는가 조약대의 운치를 더해주며 많은 생각을 불러일으켰다.

우리가 조약대에 올라섰을 때에는 아쉽게도 짙은 안개로 하여 외칠보 만물상의 전경을 볼수 없었다.

만물상의 경치를 사진에 담지 못하고 조약대를 내리지 않을가 하는 위구심으로 마음이 조급해났다. 우리의 속마음을 알아차린듯 학술연구사는 구수하고 흥미진진한 이야기보따리를 또다시 펼쳐놓았다.

먼 옛날 황진마을의 정상인이라는 이름을 가진 로인이 발구채감을 하려고 소를 끌고 이 만물상구역 뒤산에 올랐다. 그런데 로인은 나무를 하던 정신에 그만 소를 잃게 되였다. 한참만에야 로인이 소발자국을 발견하고 따라가보니 황소는 길이 없는 벼랑을 묘하게 에돌면서 암소가 있는 가전동까지 와있었다.

이것을 본 로인은 무릎을 탁 쳤다.

《네가 말 못하는 짐승이지만 참 용쿠나. 여기에 길을 내면 바다가를 따라 60리를 에돌던것을 40리나 질러갈수 있겠구나.》

이렇게 생각한 로인은 그날부터 길을 내기 시작했는데 이것을 알게 된 마을사람들이 달려나와 힘을 합쳐 새 령길을 완성하였다.

그후 사람들은 정상인로인을 찬양하여 령마루정점에 대리석으로 비문을 세웠고 그 령을 새길령이라고 부르게 되였다.…

착하고 근면한 우리 인민들의 생활의 단면을 잘 보여주는 력사이야기였다.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시간이 얼마쯤 흘렀는데 드디여 안개가 서서히 걷히기 시작했다. 만물상구역에서 제일 높은 봉우리인 궐문봉이 정점에서부터 신비스러운 자기 모습을 천천히 드러냈다.

마치 만물상구역으로 들어가는 대문이런듯 빗장을 든든히 지른채로 듬직하게 솟아있는 궐문봉의 장쾌한 모습이 뽀얀 운무로 하여 더욱 돋보이는데 대문을 지키는 파수와도 같은 문수봉이 뒤따라 자기 자태를 드러내는것이 아닌가.

감탄이 절로 나왔다. 아니, 숨이 꺽 막히는것만 같았다.

깎아지른듯 한 절벽을 두르고 하늘을 치뚫을듯 천길만길 높이 솟은 만장봉과 장군봉, 먼 옛날 선녀들이 하늘로 오르군 했다던 승천봉도 구름우에 솟았으니 그야말로 구름을 타고 천하를 굽어보는 심정이랄가, 하늘중천에 올라 구름을 헤가르는 기분이랄가 보고 대하는 모든것이 신비스럽고 황홀하기만 했다.

동해에서 솟아오른 달이 월출문을 빠져나와 만물상의 야경을 독차지하며 즐기군 했다는 월락봉도 한눈에 굽어보이고 수닭바위, 부엉이바위, 백호대 등 형형색색의 기암들도 별천지를 펼쳤으니 사람들이여! 이 세상 절경에 대하여 쉽게 말하지 마시라, 외칠보 만물상의 조약대에 올라와보기 전에는.

그대가 만약 시인이라면 이곳에서 주옥같은 시상을 고르시라. 그대가 촬영가라면 부디 다른 곳에서 명화면을 찾지 마시라. 그대가 만약 음악가라면 세상만물을 다 가져다놓았다는 여기서 애타게 찾고찾던 선률을 고르시라.

가슴부푸는 환희로 하여 마음을 진정할수가 없었다.

칠보산을 찾으시였던 그날 위대한 장군님께서는 이곳에 오르시여 만물상지구의 조약대정각이 멋있다고, 정각에서 바라보니 칠보산의 전경이 그야말로 황홀경이라고 못내 만족해하시였다. 그러시면서 칠보산은 명소들이 있는 곳으로 올라갈수록 시원한것이 특징이라고 말씀하시였다.

위대한 장군님께서 조약대정각에 오르시였던 그때는 칠보산의 단풍도 락엽이 되여 떨어지던 늦가을이였다.

그런데 뜻깊은 이날 조약대정각주변에서 자라고있는 진달래나무에서는 아지마다 진분홍색 진달래꽃들이 활짝 피여나 신비경을 펼쳐놓았다고 한다.

그후 이런 신기한 현상은 여러번이나 계속되였다.

진달래나무에서 꽃이 필 때면 위대한 장군님을 모시였던 그날이 못 견디게 그리워 마음속으로 눈물짓군 한다는 학술연구사의 이야기를 들으며 우리는 푸른 잎새를 한껏 펼친 사연깊은 진달래나무를 오래도록 보고 또 보았다. (계속)​​


본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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