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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110(2021)년 11월 25일
 

약속​

 

경애하는 김정은동지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시였다.

《우리의 청년들이야말로 온 세상이 부러워하도록 높이 떠받들어주고싶은 애국적이고 영웅적인 청년들이며 이런 미더운 청년대군을 가지고있는것은 조선로동당의 큰 복이고 조선의 자랑이며 바로 여기에 존엄높은 우리 국가의 강대성과 창창한 미래가 있습니다.》

연희는 또다시 손목시계를 들여다보았다.

석양이 비끼기 시작한 대동강반의 곳곳에서 청춘남녀들이 쌍쌍이 앉아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있었지만 처녀는 벌써 반시간째 애인을 기다리고있었다.

처녀가 총각을 기다리는것이 남보기 좀 멋하긴 하지만 이들에게 있어서 이쯤한것은 능히 있을수 있는 일이였다.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애인을 기다려 대동강반에 서있는 연희의 눈앞에 불현듯 지난날의 일들이 주마등마냥 흘러갔다.

… …

연희의 자그마한 심장속에 꽉 차있는 그 청년은 김책공업종합대학 교원이다.

지난해 학생들을 데리고 김정숙평양방직공장에 실습나온 그에게서 기술혁신안에 대한 방조를 받으며 그들의 사랑은 맺어졌다.

그는 어디서나 흔히 볼수 있는 평범한 청년이였지만 연희의 마음속에는 참으로 귀중한 존재였다.

연희는 그 청년에 대한 사랑에서 서로 그리워만하는 범속한 사랑을 초월한 진정한 사랑에 대해 깨닫게 되였다.

그들은 대학과 공장에서 늘 드바쁘게 지내다나니 자주 만날수 없었다. 어쩌다 만나 공원을 거닐 때면 청년은 연희에게 달콤한 사랑의 속삭임이 아니라 연희가 보지도 알지도 못하는 제자들에 대한 가지가지의 이야기들로 귀중한 시간들을 채워버리군 하였다.

좀 애틋한 말, 살틀한 말을 들었으면 하는 처녀의 숨겨진 생각을 아는지, 모르는지 총각은 언제나 제 흥에 겨워 이야기하군 하였다. 그러는 그를 바라보며 웃고있느라면 어느덧 시간은 살같이 흘러 별들이 무르익는 깊은 밤이 찾아온다.

그러면 두 청춘은 또 아쉬움을 안고 헤여졌다.

이런 날들이 그들의 추억속에 차곡차곡 쌓이였다.

그러던 연희는 며칠전에 그 총각의 뜨겁고 진실한 사랑에 대해 가슴벅차게 안아보게 되였다.

그날은 연희의 부모님들이 멋쟁이대학교원을 어서 만나보고싶다며 그를 집으로 초청한 날이였다.

그런데도 학성은 처녀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였다.

약속을 지키지 못하였을뿐아니라 손전화나 통보문으로나마 아무런 회답도 없었다.

온밤을 뜬눈으로 새운 연희의 마음속에는 인생의 먼길을 이렇게 번마다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 사람과 어떻게 갈수 있을가 하는 위구심이 자리잡았다.

다음날 연희를 만난 학성은 정말 미안하다며 거듭거듭 사과하였다. 그럴수록 연희의 마음은 더욱 토라져 나중에는 학성의 사랑이 다른데 가있지 않는가 하는 허망한 생각에까지 이르게 되였다.

학성을 바라보며 연희의 입에서는 소금을 한줌이나 넣은것 같은 짭짤한 말들이 튀여나왔다.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솔직히 말해주십시오. 저를 전혀 사랑하지 않는 사람때문에 더이상 속태우고싶지 않아요. 어서요.》

그러는 처녀를 한동안이나 바라보던 학성은 사연을 이야기해주었다.

《오늘 박사원생인 철남동무의 론문을 공개하였소. 재자원화로 편직물의 질을 높일데 대한 론문인데 글쎄 몇달째 아무리 노력해야 98%계선에서 국산화비률을 더이상 높일수 있어야지. 강좌선생님들과 그 부문 전문가들은 그만해도 대성공이라며 론문을 어서빨리 발표하라는데 어디 마음에 걸려 그렇게 하겠더라구. 나는 철남동무에게 말했소. 우리에게 부족한것은 그 어떤 기술이 아니라 애국심이라고, 어떻게 하나 100%국산화를 실현할수 있게 될 때 론문을 발표하자고 말이요. 그래서 어제도 온밤 실패에 실패를 거듭하며 실험하였소. 아침에 해가 떠오를무렵 우리는 100%국산화의 지름길을 찾아냈지. 누리를 밝히며 떠오르는 아침해를 바라보며 성공의 환희에 잠길 때에야 연희와의 약속이 생각나더라니까. 얼마나 미안하던지. 오늘 심의에서 철남동무의 론문은 국가적으로 의의있는 론문으로 높이 평가되였어. 20대의 박사인 내가 나 하나만의 성과에 만족해서야 어디 나라앞에 떳떳할수 있겠소. 수많은 제자들의 밑거름이 되여 더 많은 박사들을 키워낼 때 우리 나라는 그만큼 발전하고 더 힘있게 전진하지 않겠소. 바로 여기에 내 인생의 보람과 행복이 있는것이 아니겠소.》

《학성동지!》

그 순간 연희는 앞에 서있는 총각이 자기는 도저히 바라보기조차 아득한 높이에 서있는 거인같은 존재로 안겨왔다.

그의 심장속에 련인에 대한 범상한 사랑을 초월한 크고 뜨거운 조국애가 고패치고있음을 연희는 온몸으로 느꼈다.

연희는 학성의 불같은 사랑의 대하에 뛰여들고싶었다. 그것이 우리 시대 청년들의 가장 아름답고 숭고한 사랑이기에.

그날 학성이 조국이라는 거목을 자래우는 뿌리가 된다면 연희는 그 뿌리에 자양분을 주는 토양이 되여 우리 원수님과 당을 위해 사랑도 행복도 모두 바쳐가자고 그들은 굳게 약속하였다.

… …

어디선가 연희를 부르는 소리가 들려와 처녀는 추억의 상념에서 깨여났다.

돌아다보니 학성이 저만치 떨어진 곳에서 땀을 훔치며 뛰여오고있었다.

손에 책을 쥔채로 뛰여오는것을 보니 아마 학생들과 연구사업을 하느라 자기와 약속한 시간을 까맣게 잊어먹고있은것 같았다.

하지만 처녀의 얼굴에는 이 세상 그 어디에도 비길수 없는 행복의 미소가 피여올랐다.

본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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