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소원
박 봉 철
봄내여름내 우리 흘린 땀방울들을
여기에 다 모아놓았나
알알이 잘도 여문 하얀 고치들
쌓이고쌓여 산을 이루니
아, 못견디게 그리워지는
얼마나 기뻐하시랴
내 고향 자강땅에
고치풍년든 이 소식 들으시면
황금해 출렁이는 천리어장이며
사과향기 목메이는 백리과원…
어디나 다 찾아가시는
이제라도 문득
흐뭇한 이 작황 보아주시려
두메라 내 고향에도 들려주실듯
오시여 기쁨속에 환한 미소 지으실듯
아, 생각만 해도 울렁이는 가슴
사무쳐 목메이는 이 소원 안고
우리는 마음속에 따라서지 않았더냐
육아원 애육원을 찾아주실 땐
능금볼 귀여운 아이들의 그 색동옷을
내 익힌 고치로 뽑은
실실이 비단실로 짜주고싶고
방선의 병사들을 만나주실 땐
일당백용사들의 그 무쇠가슴에
그 어떤 총탄도 뚫지 못할 갑옷을
내 땀 스민 비단으로 지어주고싶던 우리
그 간절함이다 나의 소원은
온 나라 인민을 비단으로 감싸안아
정녕 우리 이 한해
땀을 뿌려 뽕숲만 가꾸었더냐
마음속 진정을 아낌없이 쏟으며
그 소원을 가꾸고 자래우지 않았더냐
그래서 더더욱 소중하구나
마음속에 무겁도록 안아보는 이 하얀 고치는
자나깨나
그 뜨거움으로 익혀가는 그리움의 열매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