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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110(2021)년 9월 15일
 

백두의 한줌 흙​

 

그날도 나는 밤늦도록 연구과제를 놓고 모대기였다.

(강국건설에 절실히 필요한 《T강》연구는 정말 한갖 꿈이란 말인가.)

200번째까지 실패하고나니 나의 귀가에는 60%의 성과를 이룩한것도 큰것인데 어서 박사론문이나 쓰고 다른 연구과제를 맡으라고 권고하던 동료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약해지는 마음을 애써 다잡으며 실험자료들을 들여다보는 나의 어깨우에 어머니의 부드러운 손길이 와닿았다.

《힘이 드는게로구나. 자 이걸 받아라.》

나는 어머니에게서 크지 않은 흙주머니를 받아들었다.

지난해 백두산지구 혁명전적지답사길에서 내가 가지고온 백두전구의 흙이였다.

나의 마음은 잊지 못할 그날에로 달려갔다.

할아버지와 아버지처럼 백두산의 흙을 소중히 안고오고싶었던 내가 배낭속에 간수했던 천주머니를 꺼내든것은 조국에 진군하여 첫 숙영의 밤을 보낸 항일투사들의 발자취가 력력히 새겨진 뜻깊은 청봉숙영지에서였다.

조국땅에서 첫 숙영의 밤을 보내던 투사들의 그날의 감격과 흥분이 그대로 어린듯싶은 숙영자리들과 구호나무들을 보느라니 나의 생각은 깊어졌다.

문득 항일투사였던 나의 할아버지가 들려주었던 하많은 이야기가운데서 조국진군의 나날에 있었던 사실들이 눈앞에 화폭처럼 안겨왔다.

보천보전투를 승리적으로 결속하고 부대가 이국땅이 바라보이는 곤장덕에 올랐을 때였다고 한다.

…구령도 없이 갑자기 흩어지기 시작한 대렬, 제마끔 흙을 움켜쥐고 배낭속에 넣고있는 대원들, 그에 뒤질세라 서두르는 투사들속에는 처음으로 조국땅을 밟아본 나어린 대원들도 있었다. 사랑하는 조국땅을 한가슴에 다 안고가기에는 너무도 자그마한 한줌 흙이였건만…

그때를 회고하시며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에 이렇게 쓰시였다.

《22만㎢라는 나라의 땅덩어리에 비하면 한줌의 흙이라는것은 너무도 작은것이였다. 그러나 그 한줌의 흙에는 삼천리가 담겨있고 2천 300만이 담겨있었다. 그것은 하나의 옹근 조국과도 같이 귀하고 소중한것이였다.》

가슴은 세차게 높뛰며 커다란 격정이 솟구쳤다.

나는 그날의 투사들처럼 사연도 많은 백두전구의 한줌 흙을 소중히 움켜쥐여보았다.

부드러우면서도 축축한 촉감만이 아닌 불덩이처럼 뜨거운것이 짜릿하게 안겨왔다.

한줌 흙, 바로 이 흙이 투사들이 두손으로만이 아닌 온넋으로 뜨겁게 품에 안았던 조국의 흙이였다.

그 한줌 흙은 뼈속까지 얼구는 모진 추위와 간고한 시련의 첩첩준령을 헤쳐넘으며 투사들이 헤쳐온 조국에로의 멀고도 험난한 길을 다 말해주었다.

조선혁명의 개척기에 위대한 수령님을 단결의 중심, 령도의 중심으로 받들어모시고 초행길을 열어온 우리 혁명의 1세대들의 가슴속에 불타던 조국애가 얼마나 뜨겁고도 강렬한것인가를 말없이 새겨주는 이 땅의 한줌 흙이였다.

그 누구보다 뜨겁고 열렬한 조국애를 가슴깊이 간직한 투사들이였기에 한줌 흙을 안고 반드시 승리할 그날을 위해 모든것을 다 바쳤다.

조국해방의 그날을 믿어 투사들이 지새운 밀림의 그 긴긴밤은 얼마이며 피로써 한치한치 헤쳐온 조국해방의 그 길은 또 얼마였던가.

그 길에 쓰러진 아까운 청춘들을 낯설고 차디찬 이국의 흙속에 묻으며 투사들이 흘린 눈물은 또 그 얼마였던가.

정녕 망국노의 설음을 사무치게 새겨안고 빼앗긴 조국을 찾기 위해 손에 총을 잡은 투사들이여서 항일성전에 청춘도 생명도 웃으며 바칠수 있었으리라.

우리 혁명의 1세대투사들의 성스런 자욱자욱이 어린 백두전구의 한줌 흙, 그것은 나에게 조국의 거대한 무게로 안겨왔고 조국을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가를, 그 조국을 위해 어떻게 자기의 모든것을 바쳐야 하는가를 말없이 시사해주었다.

나는 왜서 어머니가 나에게 백두의 흙주머니를 주었는지 깨닫게 되였다.

나는 백두전구의 한줌 흙을 소중히 가슴에 품어안았다.

항일혁명선렬들의 심장에서 뛰던 붉은 피방울이 나의 심장에 흘러들며 애국의 박동을 더해주는것만 같았다.

나는 열백번 다시 실패한대도 우리의 자원과 기술로 《T강》을 기어이 만들어내리라 굳게 맹세다지며 탐구의 밤을 이어나갔다.

김 성 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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