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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109(2020)년 5월 5일
 

시대와 이름

 

얼마전 며느리가 떡돌같은 아들을 낳고 평양산원에서 퇴원하여 집에 들어서던 날이였다.

온 집안이 명절처럼 흥성이였지만 나는 들어서기 바쁘게 애기의 이름부터 지어달라는 며느리의 청탁때문에 진땀을 빼지 않을수 없었다.

손자애를 처음으로 안아본 류다른 기쁨으로 당장이라도 이름을 지어낼듯싶었지만 정작 무엇인가 보다 따뜻한 사랑과 깊은 의미를 담아주자고 보니 그것이 결코 수월한 일은 아니였기때문이였다.

경애하는 최고령도자 김정은동지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시였다.

《국방력을 강화하지 않으면 나라와 민족이 하루아침에 제국주의자들에게 먹히우게 되는것이 오늘의 현실입니다.》

맞춤한 이름이 떠오르지 않아 이런 이름, 저런 이름들을 떠올려보며 갑자르기만 하는데 등뒤에서 키드득 하는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돌아보니 어느새 왔는지 대학졸업을 앞둔 조카애가 나를 바라보며 웃음을 짓고있는것이였다.

《큰아버지두 참, 형님네 애기 이름하나 짓는게 뭘 그리 어려운거라구. 내 의견을 말하랍니까?》

이전같으면 어른들의 일에 쓸데없이 참견한다고 퉁을 주었으련만 신통한 생각이 떠오르지 않아 모대기던 나로서는 저도모르게 조카의 입에서 어떤 이름이 나올가 지켜보지 않을수 없었다.

그러자 그는 《다른게 있나요. 이름에는 시대가 비껴야 합니다.》라고 이야기하는것이였다.

시대가 비끼게 이름을 지으라?

조카애가 한 그 말이 왜서인지 나의 귀전에서 떠날줄 모르고 계속 맴돌았다.

시대가 비끼게...

생각을 더듬어볼수록 의미심장한 말이 아닐수 없었다.

돌이켜보면 사람들 누구에게나 다 자기의 이름이 있으며 또 그 이름들마다에는 당대의 사회상이 그대로 담겨지기 마련이다.

나라없던 그 세월에 상가집개만도 못한 인생살이를 강요당하며 착취계급의 악정밑에서 죽지 못해 살아온 우리 인민들의 이름들을 보아도 돌쇠, 마당쇠, 고랑녀, 부엌녀 등 이름아닌 이름과 함께 그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인간이하의 천대와 멸시속에 락엽처럼 시들어버렸던가.

그러던 우리 인민들이 조국해방의 새봄을 맞아 인간의 권리를 되찾고 참다운 삶을 누리게 되였으니 김행복, 차복순, 박해방, 장만복, 김보람과 같이 아름답고 복스러운 새 이름들이 무수히 태여나 사람들의 가슴마다에 해방의 크나큰 격정과 환희, 즐겁고 보람찬 생활과 창창한 앞날에 대한 확신을 안겨주었다.

오늘에는 또 얼마나 많은 의미깊은 이름들이 태여났던가.

우리 동네에서 사는 세쌍둥이의 부모들은 세상이 부러워하는 사회주의강국에서 진정한 문명의 향유자가 되라는 의미에서 아이들의 이름을 《최강국》, 《최문명》, 《최향유》라고 지어주었다고 한다.

사랑스럽기 그지없는 세쌍둥이들의 귀여운 모습을 보며 사람들은 누구나 제도가 좋은 덕에 그애들이 분명 자기 이름의 의미대로 자라게 될거라고 입버릇처럼 말하군 했다.

깊어지는 생각속에 나는 속으로 무릎을 치지 않을수 없었다.

그렇다. 이름에는 시대가 비껴야 한다. 과감한 정면돌파전으로 우리 인민의 자주적존엄과 삶, 우리의 사상과 제도를 지키고 빛내이기 위한 사회주의수호전이 힘있게 벌어지고있는 오늘의 이 벅찬 시대가...

하다면 과연 어떤 이름에 오늘의 이 벅찬 시대를 다 담을수 있을것인가.

나는 오늘의 시대에 내 자신이, 아니 우리 인민모두가 다시금 깨달은 진리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을수 없었다.

그 진리는 우리가 안겨사는 고마운 품, 인민의 존엄과 행복을 굳건히 지켜주는 공화국이 아니였다면 우리 인민의 운명은 이미 오래전에 제국주의자들의 압살광풍에 떠밀리워 지난날 강요당했던 식민지노예의 운명을 면치 못했으리라는것이였다.

바로 그렇기때문에 우리 인민은 자신들의 진정한 삶의 요람인 우리 조국을 굳건히 지켜가는 길에 참다운 행복과 아름다운 희망, 보다 창창한 미래가 있다고 늘 말하는것 아닌가.

시대가 비끼게…

문득 무엇인가 번개같이 떠오르는것이 있어 나는 급히 펜을 들고 종이에 힘있게 써나갔다.

《성벽》

우리 조국을 지키는 억척같은 성벽이 되라!

집식구들 모두가 그 이름이 정말 마음에 꼭 든다고 밝게 웃으며 저저마다 쌔근쌔근 단잠에 든 애기를 안아올리며 정답게 이름을 불러본다.

성벽아!

소중히 불리워지는 그 이름과 더불어 나의 눈앞에는 벌써부터 어엿하게 자라 혁명의 군복을 입고 조국의 방선을 믿음직하게 지켜가는 손자애의 의젓한 모습이 방불히 안겨오는것만 같았다.


리철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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