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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 장

운명의 갈림길


10


며칠동안 보이지 않던 기사장이 로앞에 나타나자 용해공들은 반갑게 맞이했다.

《여기 와야 제집에 온것 같다니.》

한명택은 로장과 악수를 나누며 유쾌하게 웃었다. 그것은 오래전 그가 로기사로 일하던 때를 상기시키는 뜻있는 말이였다.

《직장장, 책임기사를 비롯해서 기능공들과 기사들을 다 불러주오.》

교대부직장장에게 이르고나서 현장지령실로 들어가면서 새 소식이라도 들으려고 모여오는 용해공들에게 담배를 권했다. 담배를 그닥 피우지 않는 기사장이 고급담배 《홍초》를 꺼내서 붙여무는것이 유쾌한 웃음을 자아냈다.

그것은 그가 그동안에 관계를 가졌던 사람들이며 거기서 받은 만족한 인상을 시사해주는듯싶었다.

사람들은 담배를 피우며 요즘 겪고있는 로행정에서의 난관을 두루 이야기했다.

한명택은 부에 갔을 때 국장이 나타내던것과 같은 자신있는 태도를 보이며 너그럽게 웃고있었다.

《여태까지 우리만 새 야금법을 완성하느라고 애쓰는가 했더니 다른데서도 많이 노력하고있더군.》

한명택은 그렇게 말하면서 방안의 사람들을 둘러본다. 벌써 많은 사람들이 모여와 있었다.

기사장은 자리에서 일어섰다.

《우리가 해온 경험에 기초해서 생산량을 훨씬 높일수 있는 새로운 방도가 발견됐습니다.》

듣고있던 사람들은 환성을 올렸다.

로장은 기사장곁으로 다가앉았다.

《어떻게 된 일입니까?》

《어디서 했습니까?》

중구난방으로 물어쌌다.

한명택은 금속공업부에 갔던 일과 거기서도 철생산문제를 두고 고심하더라는 사연이며 새로 발견된 방도 등을 상세하게 말했다.

백지에 타자친 조작기준에 대한 문서를 돌려보기 시작하자 모두 흥분하여 떠들었다.

반쯤 돌아갔을 때 소곤소곤 의견을 나누는 소리들이 들렸다.

기술적인 문제들이 활발하게 론의되였다.

《한데 이건 우리가 이전에 한적이 있는 ㅁ구단광 비슷하구만.》

《좀 비슷한데가 있소.》 하고 기사장은 들려오는 그 목소리에 대답했다.

《그러나 종자가 완전히 다르오.》

《이걸 당장 하게 됩니까?》

누군가가 물었다.

《그렇소. 실무적인 문제를 토의하고는 공정에 먹이자는거요.》

《생산량이 5배라는건 어떻게 담보됩니까?》

《시험생산한 실적이 증명하지. 거기 분석돼있지요!》

기사장은 여전히 웃는 얼굴이였다.

벌어지는 대화에는 상관하지 않고 묵묵히 조작지표만을 연구하고있던 강기석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

《그건 구단광총량이지 얻어지는 철의 총량으로는 안될것 같습니다.》

《구단광이 곧 철이지.》

기사장은 그를 돌아보며 놀라운듯 입을 떡 벌리고 웃었다.

《여기서는 문제가 좀 다릅니다.》

강기석은 타자친 문서장을 들여다보면서 온화하게 말했다.

그는 모든 일에서 기사장의 의견을 존중하고 또 지지하는 립장에 서고싶었지만 이 일에서만은 그렇게 할수 없는것을 유감스럽게 여겼다.

그런만큼 지금 그는 더욱 진지하게 말하는것이였다.

《우선 환원되지 않은 불순물들이 구단광안에 그대로 남아서 무게를 더해줍니다. 그리고 또 이 구단광이 활성이 크다는것은 일람표에 의해 알수 있습니다. 그건 산화비률이 높다는걸 의미하는데 따라서 총 철의 량은 그만큼 낮아집니다.

그렇게 놓고보면 결과적인 철생산량은 지금 우리가 하는것과 비슷하지요. 로조작이 쉽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보기 어려울것 같습니다. 그 방법이 완성되고 고착되였으니 발전할 여지가 없습니다. 아무래도 좀 리해되지 않는데요.》

강기석은 종이장을 들여다보면서 심중해졌다.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이 방법에 대하여 어떤 교시를 주시였습니까?》

모두가 조용해졌다.

기사장의 눈가에는 알릴듯말듯한 미소가 어려있었다.

《방금전에도 지배인동무와 이야기가 있었지만 책임적인 일군들이 협의하고 집행하는 문제인데 위대한 수령님께 보고를 드리지 않았겠소?》

《수령님께서는 어떤 교시를 주셨습니까?》 하고 강기석은 다시 정중하게 물었다.

한명택은 내심 당황해졌다.

왜 그것을 알아보지 않았던가? 하는 의문이 떠올랐으나 지금은 그것을 더듬어볼 경황이 못되였다.

다만 그때 국가적인 견지에서 책임을 느끼는 국장이 다른 방도들을 모두 배제하면서 오로지 ㄱ철을 완성시키는 방향에서 고심하고있다는 인상만은 확고하게 받았던것이다.

그는 여유있는 표정으로 사람들을 둘러보며 입을 열었다.

《동무들, 나는 부에 올라갔을 때 이 소식을 듣고 흥분한 나머지 모든 사정을 하나하나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국장동지랑 곧 내려오시겠다고 하기때문에 시간도 촉박했습니다. 금속공업부의 책임적인 일군들이 아무 담보도 없이 이런 일을 하지는 않을것입니다.

이제 국장동지랑 내려오시면 모든것이 명백해질것입니다.

다만 우리는 웃사람들이 내려오기 전에 시험지표를 생산로에서 해보자는겁니다. 해보고 안되면 그때 다시 토론합시다.》

《그게 무슨 소리요?》 하고 누군가가 소리쳤다.

《뭘 하자는겁니까? 도대체…》

반대켠에서 부르짖는 소리.

그러자 왁작하게 떠들었다.

《가만, 좀 조용들 하시오.》

《제-길, 한다는 소리가…》

흥분한 용해공들이 떠드는 속에서 강기석이 일어섰다.

그의 얼굴엔 실망이 그늘져있었고 눈에는 고통이 어려있었다.

덮어버리고 존경해왔지만 이 일을 보고서는 참을수 없었던것이다.

《기사장동지는 큰 사업을 책임지고있는분인데 어떻게 이럴수 있습니까? 수령님의 교시나 당의 방침을 알지 못하고 무슨 일을 하러 다닙니까?》

울분에 떨리는 목소리로 그렇게 말하고나서 흥분을 누르며 입을 다물었다가 나직이 견결하게 주장했다.

《안됩니다. 절대로 안됩니다. 위대한 수령님의 교시, 친애하는 지도자동지의 지시가 아니고서는 어떤 사람도 우리 회전로에서 다른 방법으로 조작을 못합니다.》

《전적으로 찬동이요. 바로 그렇소!》 하고 로장이 엄숙하게 지적했다.

방안의 분위기는 각각으로 심각해졌다.

침착하려고 애썼으나 강기석의 목소리에서는 어쩔수 없는 흥분이 울리기 시작했다.

《ㄱ철이면 ㄱ철이지 〈완경식〉인지 뭔지 하는 꼬리는 도대체 뭐입니까? 처음 들을 때부터 귀맛이 없었습니다.

ㄱ철은 위대한 수령님의 뜻이고 당의 방침인데 난관이 생겼다 해서 줴버리고 다른걸 하겠다고 하니 그게 도대체 무슨 본때입니까?》

로장의 굵은 목소리가 그의 말을 안받침했다.

《우리 로동계급은 이런걸 보고 묵인할수 없소.》

오랜 용해공이 호응했다.

《기사장동문 자기 잘못이라고 하는데 어떤 잘못인가 하는건 아직도 잘 모르는것 같수다. 어디 그렇게 일하는 법이 있소!》

한명택은 울기가 올라 벌겋게 된 얼굴에 가까스로 웃음을 띄우며 한마디 했다.

《동무들의 생각엔 그래 당앞에서 나라의 철생산을 책임지고 일하는 일군들이 생각하는게 우리들만 못할것 같소?》

불만과 규탄의 목소리가 일시에 터졌다.

《그건 여기서 우리가 론의할 문제가 아니요.》 하고 로장이 엄숙하게 반박했다.

강기석은 흥분으로 하여 준엄해진 눈길로 기사장을 마주보며 말했다.

《책임을 웃사람들에게 밀지 마십시오. 과정이 어떻게 되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 일에서는 기사장동지가 잘못 생각합니다.

수령님의 교시에 근거해서 과제가 설정돼야지 어떻게 이렇게 합니까?…》

이때 문이 열리고 지배인과 당비서가 방안에 들어섰다. 모여앉은 사람들의 흥분한 표정과 책상우에 흩어진 종이장들을 둘러보고는 무슨 일이 있었던가를 짐작한듯싶었다.

《저걸 여기까지 가지고 왔댔소?》

최병기는 타자친 종이장에서 기사장에게로 눈길을 돌리며 못마땅한듯 물었으나 한명택은 머리를 숙이고있을뿐이였다.

《나도 방금전에 부에 전화를 걸고 오는 길이요. 부의 책임일군들도 난관을 겪고있는 시험생산때문에 안타까와하면서 여러모로 방도를 모색하고있는건 사실이요.

그렇지만 당에 보고도 드리지 않았고 파악도 없는 일을 제멋대로 떠메고 내려올건 뭐이요! 기업소를 대표해서 올라간 사람이.》

지배인은 지금 많은 사람들앞에서 저으기 흥분을 누르고있었다.

《그러지 않아 미타하게 생각돼서 서둘지 말고 기다리라고 했는데 벌써 현장에서까지 론의를 벌려놓았거던…》

《동무들은 저 조작법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합니까?》 하고 초급당비서가 물었을 때 로장이 일어나서 대답했다.

《우리는 수령님께서 제시해주신 방향과는 다른 그 어떤 방법도 인정할수 없습니다.》

심득수는 마음이 놓이는듯 머리를 끄덕였다.

《옳소. 동무들이 옳게 행동했소. 이건 단순한 기술실무적인 문제인것이 아니라 사상문제, 립장과 태도에 대한 문제요. 이 일과 관련해서는 앞으로 당조직들에서 비판적으로 단단히 총화를 지으려고 합니다. 우리가 하는 사업에 난관이 생겼다고 해서 동요하고 흥정하면서 당정책을 무조건 철저히 관철하지 않는것은 모두 혁명성이 없는 표현입니다. 우리는 어디까지나 락원의 10명 당원들이 지녔던 자력갱생, 간고분투의 혁명정신을 본받아 우리앞에 나서는 모든 문제를 어깨를 들이밀고 우리들자신의 힘으로 풀어나가야 하겠다는 사상, 주체위업의 승리를 위해서 험한 진펄도 건너야 한다는 정신을 가지고 일하며 생활해야 하겠습니다. 그런 사상으로만 무장한다면 우리에게 맡겨진 과업을 빛나게 수행할수 있습니다.》

엄숙한 분위기에 싸여있는 사람들을 둘러보면서 비서는 그렇게 말을 맺었다.

침묵속에 한순간이 흐른 뒤 최병기가 생각난듯 이런 말을 했다.

《방금전에 전화로 부장동무에게도 제기했지만 다른 방법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은 아예 우리한테 내려보내지 말라고 했소. 그 누구든 인정 안하겠다고… 아마 거기서도 해당한 총화들이 있을거요.

그러니 우리는 용해공동무들이나 기사동무들이나 할것없이 자기 맡은 분야에서 더욱 책임적으로 일해야겠소.… 지금 여기서 일하는 과학자동무들이 좋은 의견들을 많이 제기하고있는데 모두 힘을 합쳐서 난관을 타개해나갑시다.》

지배인은 말을 다하고나서 비서와 함께 로앞으로 나갔다. 다른 사람들도 모두 자기 일자리로 흩어져갔다.

방안에는 한명택이만이 남아있었다.

열려진 문으로 송풍하는 바람이 날아들면서 손때에 얼룩진 문서장들을 사방으로 흩날려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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