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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 장

운명의 갈림길


6


물러서는듯 하던 겨울이 다시 된추위를 몰아왔다.

구내선에서는 무개차판들이 하얗게 성에에 덮이고 희박해진 대기속에서 기적소리마저 새되게 울렸다.

박성국은 연진이 거멓게 얼어붙은 땅을 밟으며 로체곁을 지나 걸어갔다.

연구실에서는 요즘 부원장도 리평이도 그에 대해서는 방관시하고있었다.

실패를 거듭한 사람의 심정을 리해하면서 그의 마음이 진정되기를 기다리는 모양이다.

원옥희 역시 그를 무관심하게 대하는듯 했으나 실험실난로에 불을 지피라는가, 자료실에 부탁할것이 없는가 하는 범상한 물음속에서도 이쪽의 동정에 등한치 않은 심정이 느껴지는것이였다.

그 모든 분위기를 헤아리고있는 박성국은 때로 동무들을 향해 《나는 여기 남아있겠소. 남아서 일하겠단 말이요!》하고 부르짖고싶었으나 그러진 않았다.

자기 일터를 떠나려고 하던 젊은 로동청년이 그런 말을 했다면 인상깊게 들릴수도 있겠지만 식견있는 과학자가 그런 말을 한다는것은 어리석어보일수도 있는것이다.

과학자는 남아있는게 중요한것이 아니라 남아서 하는 일이 중요한것이다.…

탄먼지가 새까맣게 날리는 연진실에서는 나이도 얼굴모습도 알아볼수 없게 된 실험공이 비산도를 측정하고있었다.

《잘되지 않는 속에서도 관찰은 계속되고있구나!》

사람들의 눈길이 미치지 않는 이 구석진 곳에서 진행되는 평범한 로동의 위훈에 감동되여 추위도 잊고 한동안 서있었다.

마음속으로 과제를 결정한 그때부터 박성국은 벌써 여러차례에 걸쳐 이곳을 다녔었다. 생산현장을 익히며 공정을 깊이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사람들앞에 밝히지는 않았으나 스스로 과제를 설정한것은 벌써 열흘도 넘는, 지배인이 방문하였던 그날부터였다.

출장에서 돌아온 강기석이 찾아왔을 때 그는 아이에 대해서는 묻지 않았다.

기석은 또 기석이대로 미리 말하지 않고 한 일을 어린애아버지가 어떻게 생각할지 몰라 주저하는 기색이였으나 박성국이 웃으면서 《다 들었소. 강동무, 정말 고맙소!》하고 말하자 안도감을 느꼈던것이다.

그들은 래일의 구상에 대해 토론했었다.

기석이도 바로 그 일때문에 연구사를 바삐 찾아왔던것이다.

예열공정의 도입과 관련한 의견은 오랜 기능공들과 기사들속에서도 긍정적인 반향을 일으켰다.

ㄱ철조업에서 획기적인 전진을 보여주며 제품의 질이 훨씬 높아지리라는 의견들이였다.

그러한 분위기에 고무된 기사장은 추진을 서두르면서 강기석이와 태호에게 준비와 관련되는 상세한 과업을 맡기였고 박성국에게는 장치의 도안을 맡아달라고 부탁했었다.

박성국은 처음 협의할 때부터 연구해보겠노라고 말했으나 아직 장담해나서지는 않았다.

지난날의 실패가 그로 하여금 자제하게 했고 사업의 중요성이 심사숙고하게 했다.

실패에서 얻은 가장 중요한 교훈은 공학을 책상우에서가 아니라 현실에서 배워야 한다는 진리였다.

체험한바가 뜨거우면 지키는바도 확고하다는 말이 있다.

그러기에 박성국은 지금 실패의 쓰라린 체험에 비추어 작업에 착수하기 전에 생산적정황을 깊이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고있는것이였다.…

콘베아통로에서는 수리공이 순회하고있었고 교차구간에서는 모닥불을 피우고 두명의 로동자가 얼어붙은 쇠붙이를 녹이고있었다.

구단광이 뒤쌓인 너렁청한 경화장에 이르러 뜻하지 않게 부원장을 보았다. 처음엔 거기 사람이 있는줄을 알지 못했다. 엷은 회색작업복을 입은 자그마한 사람이 구단광무지우에 몸을 웅크리고있었던것이다.

지형민은 추위에 벌겋게 된 손으로 구단광을 파헤치고있었다. 그의 곁에는 현장에서 흔히 쓰는 쇠장대가 놓여있다. 파헤친것을 한줌 움켜내며 눈앞에 들고보다가는 다시 쇠장대로 뚜지고 뚜져낸 층을 손으로 파헤쳐 알갱이들을 선별하는것이였다.

경화된 형편을 알아보려고 시작했던 모양이였으나 지금은 손가락이 온통 얼어드는것도, 가까이에 사람이 다가온줄도 전혀 깨닫지 못하고 구단광무지를 자꾸 파보고있었다.

지형민을 실무적인 사람으로 치부해오던 박성국이였으나 사람도 없는 이곳에서 추위에 온몸을 우들우들 떨면서 여념없이 철알을 파혜치고있는, 관자노리가 희끗희끗한 그의 모습을 보느라니 눈시울이 뜨거워지고 목이 콱 메여오는것이였다.

《선생님, 장갑을 끼십시오.》

박성국은 자기의 털장갑을 벗어 그에게 내밀었다.

《구단광이 얼었소. 경화가 잘 안되는구만.》

지형민의 목소리는 떨리고있었다.

《…》

《이래가지고서야 좋은 결과를 바랄수 없지.》

장갑을 내미는 사람이 누구인지도 여겨보지 않고 파헤친 구단광만을 여념없이 더듬고있다.

《선생님, 병이 나겠습니다. 어서 좀 들어갑시다.》

막무가내로 팔을 끼고 이끌었다.

부원장은 휴계실쪽으로 이끌려가면서도 안타깝게 말했다.

《마음만 자꾸 앞서고… 결국 우리들 잘못이지… 이게 글쎄 얼마째요!》

그는 한숨을 지었다.

자기를 부축하고가는 박성국의 손을 꼭 잡고 생각에 잠겨 비통하게 계속했다.

《나는 해방후부터 오늘까지 30여년동안 수령님의 신임을 받으며 금속부문에서 일해왔소.

극진한 보살핌과 혜택을 받으면서도 수령님께서 그렇게 관심하시는 우리 연료에 의한 야금법을 완성하지 못하였는데 이번에는 친히 종자며 연구방향까지 주시면서 관심을 베푸신 일을 아직도 빛이 나게 해놓지 못했으니 무슨 면목이 있겠소!》

목소리는 잔잔했으나 그의 눈에는 눈물이 고여있었다.

박성국은 그 절절한 심정에 무엇이든 보태고싶은 충동에 사로잡혀 견결하게 말했다.

《난관은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그렇지만 그것들은 하나하나 극복되고 타개될겁니다. 숱한 사람들이 궐기하지 않았습니까! 로동자들도 기사들도 연구사들도…》

이날 오후에도 박성국은 살을 에이는듯 한 하늬바람을 맞받아나가며 공장구내를 하염없이 걸어다녔다.

진동기가 놓여있는 자기 작업장에 돌아왔을 때엔 이미 불이 켜져있었다.

작업장과 잇닿은 저쪽방에는 원옥희가 홀로 앉아있었다.

난로에서는 활활 불이 피고있었다.

《전 돌아가려던 참이였어요.》

설뚱하니 일어서서 난처한듯 더듬거렸다.

《다른 과제를 받았어요.… 알리고라도 가려고.》

《진작 그럴노릇이지. 왜 여태껏 끌었소. 송별연이라도 차릴가?》

딴사람이 된듯 우선우선하고 호기에 넘치는 박성국의 말에 저쪽은 어리둥절해졌다. 무슨 말이든 해야겠다고 생각은 하면서도 말을 꺼내기 주저하고있었다.

《모두 가버리고나니 나만 혼자 남았구만.》

그렇게 말하면서도 박성국은 유쾌하게 웃었다.

《할일이 많으니 할수 없어요.》

원옥희는 말하고보니 스스로도 자기 말이 딱딱하게 생각되였던지 《그동안 박동무도 많은 일을 했지요.》하고 덧붙였다.

《깨끗하게 실패한 일들 말이요?》

《실패는 했지만…》

끝맺지 못한 말 대신에 미소가 떠올랐으나 그것은 시들기 시작한 철쭉꽃마냥 생기없는 미소였다.

《괜찮소. 난 이제부터 연구사가 아니라 조수로 일하겠소.》

《그건 무슨 뜻인가요?》하고 원옥희는 의아해했다.

《말그대로요. 아무런 다른 뜻도 없소.》

《설마…》

《그따위 설마가 무슨 소용있소! 서푼값에나 가겠는지.》

《그럼 누구의 조수로?》

《여기 제강소기사장의 조수요. 왜 그렇게 쳐다보우. 미덥지 않소?》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요.》

《난 과제를 설정했소.》

《그래요? 그럼 돌아가지 않겠군요.》

말해놓고나서 처녀는 소심하게 웃었다.

《돌아가다니… 어디로 돌아간단 말이요?》

《자기 연구소로…》

《흠, ㄱ철이 난관에 처해있는데 어떻게 돌아가오?》

원옥희의 갸름한 얼굴이 밝아지면서 화기어린 미소가 퍼져갔다.

그 모습을 유쾌한 심정으로 바라보면서 박성국은 속으로 생각했다.

(내가 저 동무에게 물으려고 하다가 그만둔 말이 있지. 어째서 마지막도입시험때에 나타나지 않았던가고? 하지만 그건 다 지나간 일이지. 지금은 그런것이 중요치 않아. 거기에 문제가 있는건 아니니까.)

《한데 조수란건 뭐예요?》

《난 예열공정을 완성하는데 협조하겠소. 물론 기계적장치이므로 내가 맡아해야 하겠지만 발기는 어디까지나 그 동무들이 했으니까.》

《그건 참 잘했군요.》

원옥희는 얼굴에 홍조를 띄웠으나 박성국은 거기에 주의를 돌리지 않았다. 자기 가슴속의 열정을 토로하듯 진지하게 계속했다.

《나도 당의 과학자로서 주체위업의 승리를 위해 자기가 할수 있는 일을 다하려오. ㄱ철을 완성하겠단 말이요.》

전혀 낯설은 사람을 바라보듯이 그를 보고있는 원옥희의 얼굴에는 놀라움도 감동도 그리고 신뢰감도 어리여 빛나고있었다. 자기를 지켜보는 그 눈길에 박성국은 얼굴을 돌리지 못하고 난처한듯 어물거렸다.

침묵이 흘렀다. 원옥희는 주변을 무의미하게 돌아보았다. 이 방에서 더는 할일이 없음을 깨달으면서도 움직이지는 못했다.

이름없는 로동청년을 자기보다 훨씬 높이 추켜올리던 그 충격적인 말을 들은 때로부터 이 거만한 연구사에게로 끌리는 자기 마음을 스스로도 어쩔수 없었다. 자기희생의 몸부림속에서 울려나온 그 의로운 목소리는 불신과 반감으로 그늘져있던 인간을 억세게 드러내보였고 진실속에서 아름다움을 찾고있던 처녀를 깊이 감동시켰었다.

인간을 가리우고있던 결함과 부족점들도 지성과 존엄이 뚜렷이 두드러지는 조화의 미를 손상시키지 못했고 처녀의 가슴속에서 눈뜬 깨끗한 련모의 정을 흐리게 할수는 없었다.

그 녀자는 때늦게 찾아든 사랑의 감정에 놀라지도 두려워하지도 않았다.

그 사람이 기혼자였다는 사정에도, 어린애가 남아있다는 사실에도 크게 마음을 쓰지 않았다. 세속적인 관념에 사로잡혀 망설이기에는 자기 감정에 너무나도 충실했고 인간자체를 귀중하게 보려는 지향이 너무나도 강했다.

언젠가 강기석이 생각에 잠겨 《진실한 사랑은 희생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라고 한 말도 그 녀자의 가슴에 귀중하게 남아있다.

《참, 내 옥희동무에게 물어보자던 말이 있는데…》

어색하게 웃으며 박성국이 입을 열었다. 처녀는 호기심을 품고 그를 마주보았다.

《앉소. 다른게 아니고… 저- 중간로에서 시험조업을 하는 날 아침에 어째선지 보이지 않더구만.》

원옥희는 눈길을 떨어뜨렸다. 입가에 미소를 지었으나 대답은 없었다. 그 미소는 섣달의 저물어가는 석양처럼 서글프고 희미했다.

《함께 노력해온 결과를 시험하는 날인데… 왜, 실패를 보게 될가봐 두려웠소?》

《아-니요, 그게 아니예요. 현실이 아무리 무자비하다 해도 전 그걸 보는것을 두려워하진 않아요.》

《그렇군!》

《전 그것이 실패하리라는것을 이미 알았어요.》

《언제… 어떻게?》

《최종시험이 있기 이틀전이였어요. 저녁에 박동무와 실험공동무들이 식사하러간 뒤에 전 남아서 작업실을 청소했어요. 너무 너저분해서… 흩어진 연진가루들과 오물들을 쓸어모아서 버리려다가 탄이 섞여있는것이 아까와서 난로에 넣었지요. 내내를 피우더니 빠직빠직 소리를 내며 잘 타더군요. 청소를 다하고나서 그것을 들여다보았어요. 그저 무심히…

그런데 그속엔 빚어놓은 연진알들이 몇개 섞여있었어요. 호기심을 가지고 지켜보았어요. 빨갛게 달아오르고 또골또골해진것이 보기에도 즐거웠어요.

그래 난로불을 더 세게 피우고 한삽 가득 넣어봤어요. 불길이 이글거리는 속에서 그것들은 빨갛게 달아오르더니 나중엔 소리를 내며 터지더군요. 난로속의 온도를 측정해봤더니 1 120도였어요.》

박성국은 한동안 생각에 잠겨있었다. 그날 저녁의 일을 돌이켜보면서 자기가 왔을 때 작업장이 깨끗이 정돈되여있던 일이며 그 녀자가 활기없이 이것저것 옮겨놓던 일들이 지금에야 뚜렷해진다.

《그런데 동문 왜 그걸 나한테 말하지 않았소?》

《…》

《진작 말했더라면 나도 역시 검토해보았을거고 중간시험로에까지 끌어가 숱한 사람들앞에서 망신을 당하지도 않았을텐데…》

《그게 무슨 망신이야요!》

처녀는 태연하게 반박했다.

《우리 일에선 그런 실패야 몇차례건 거듭될수 있지요. 몇해를 두고 아니, 한평생을 두고 실패를 거듭할수도 있잖아요. 그게 무슨 망신이야요!》

박성국은 이마에 잔주름이 가득해지면서 나직이 한숨을 지었다.

그 녀자가 고마왔다.

《하지만 진작 말했더면 하루이틀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을수도 있었지.》하고 그는 저으기 자신없이 중얼거렸다.

《건 그래요. 하지만 전, 그 일이 빨리 끝나기를 바라지 않았어요. 전 그 일이 끝나면 박동무와 함께 일할수 없었기때문에…》

박성국은 눈길을 돌렸다.

그 녀자의 얼굴은 흥분으로 하여 창백해졌고 열기띤 눈길은 그를 외면한채 어딘가 벽쪽을 바라보고있었다. 그것은 기탄없는 진심이였고 대담한 고백이였다.

박성국의 심정은 한동안 허둥거렸다. 가슴은 뜨거워지고 생각은 엉켜버렸다. 열렬한 심정에 화답하고싶었으나 입을 열수 없었다.

당장이라도 그 녀자가 가버릴가봐 마음을 조이면서도 하고싶은 말을 할수가 없었다. 자기 처지를 생각하며 한숨을 지었을뿐이다.

원옥희도 모든것을 리해하고있는듯 말없이 무거운 침묵을 지켰다.

문이 열리고 리평이 들어섰다. 추위에 꽛꽛해진 모자를 이마우로 밀어올리며 방안의 긴장한 분위기와 두사람의 흥분된 표정을 천천히 돌아보고는 비슷이 짐작한 모양으로 너그럽게 웃었다.

《여기서 진행되는 고온반응에는 촉매제가 필요없겠군.》

하지만 그가 던진 그 말은 끓어번지는 강철로에 투입한 환원제마냥 겸양과 주저의 불순물을 제거하고 쇠물의 화합을 인정한듯싶었다.

두사람은 동시에 얼굴을 붉혔다. 그러면서도 그가 찾아온것을 못내 고맙게 여겼다.

《난 돌아가라오?》

롱조로 그렇게 말하며 정겹게 두사람을 둘러보았다.

《왜요! 전 지금 가려던 참이였어요. 어때요. 밖은 몹시 춥지요?》

《밖은 몹시 춥지만 여긴 아열대성이구만. 꽃이 피고 열매맺기에 좋은 기온이요.》

원옥희는 발그레해진 얼굴에 행복한 미소를 띄우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인젠 여기 일은 끝났어요.》

서글픈 기색으로 그러면서도 안도감에 싸여 중얼거렸다.

《어서 가보오. 일을 매듭지었다면 공연히 헛시간을 보낼 필요는 없지.》

리평은 시물시물 웃었다.

그 녀자가 나가자 얼굴에서 웃음을 거두고 진지하게 말했다.

《참 좋은 동무야, 저 녀자의 아름다움은 심장속에 간직되여있어.》

박성국은 자리에서 일어서 방안을 천천히 거닐었다.

《저런 녀자의 심장을 차지한다는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네. 겉보기엔 메마르고 평범한것 같지만 열렬하면서도 굳세고 그러면서도 부드러운 성품을 가지고있어, 저 동문 어떤 곳에 가져다놔도 자기 할일을 찾고 앞장에 서서 걸어갈거네. 난 축하하네.》

박성국은 동무를 등지고 걸음을 멈추었다.

《그런 말은 그만두오,》하고 그는 우울하게 말했다.

《나한텐 어울리지 않아. 난 그럴 자격이 없소.》

《그건 어리석은 생각이야.》

리평은 성내듯 나무랐다.

《다른 일에서는 언제나 대담하고 견결한 동무가 왜 이 일에서는 그런 옹생원이 됐나? 좋은 동지이고 사업을 위해서도 훌륭한 방조자, 훌륭한 벗인데… 그 깨끗한 심정을 귀중히만 여기라구.》

《아니요. 내 일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소. 보다는 세속적으로 출로를 찾는게 오히려 마음 편하지.》

《결혼했던 남자니 결혼했던 녀성이 적당하다는거지.… 물론 나는 그런 일반적인 관념을 반대하진 않네.

하지만 사업을 통해서, 생활을 통해서 맺어질수 있는 좋은 인연이 있다면 구태여 거기서 돌아설 필요는 없지. 옥희동문 모든걸 리해할거요. 그 동문 은하를 위해서도 좋은 어머니로 될수 있어. 지성적이고 게다가 겪은 체험까지 있으니 엄하면서도 인정겨운 좋은 어머니로 될수 있어.…

대답하기 어려운 말은 나한테 맡기게. 난 성국동무를 알고있는것만 못지 않게 옥희동무를 알고있네. 그리고 믿지.》

박성국은 더 말이 없었다.

그것은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 함께 누리는 생활에 대한 감사와 감동의 뜻깊은 침묵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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