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페지로
날자별열람

 

제 2 장

소원과 성취


14


저장탕크문제의 최종처리는 공장일군회의에서 하기로 되여있었다.

그 회의는 월사업에 대한 총화를 기본안건으로 삼고 저녁늦게 열리였다.

월중의 공장전반사업정형을 기사장이 보고했는데 전반적으로 성과를 많이 렬거하는 방향에서 개괄되였다.

공장안에 복잡한 일을 많이 벌려놓은 환경에서도 각 직장들의 생산계획이 원만하게 수행되였고 회전로직장은 시험생산에 힘을 넣으면서도 생산계획을 넘쳐수행하였다고 특별히 강조했다.

직장장들과 관리부서의 책임자들은 자기들이 한 일에 만족을 느끼면서도 지배인의 무뚝뚝한 표정을 이따금 넘겨다본다.

최병기는 펼쳐놓은 수첩을 들여다보며 묵묵히 앉아있었다. 그에게는 기사장의 보고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것이다.

년말은 눈앞에 다가오고 생산과제를 수행하재도 많은 일을 해야 하는데 지나간 일을 저렇게 자랑하고있다니!

날씨가 차지면 원료의 건조조건이 나빠지며 차츰 얼어붙기 시작하여 기대의 가동에도 지장이 있을것이고 수송과 공급에 갖가지 장애가 많아질것이다.

또 성능높은 대형성구기도 빨리 완성해야 하고 건조로와 경화장도 꾸려야 한다.

ㄱ철생산을 위해 다른 건설은 일체 중단했고 시에서 요구하는 동원도 모두 잘라버렸다. 그런데도 어떤 일은 아직 해결방도가 묘연하다.

수송기재의 운행계획이 빠듯한 형편인데 연구사들은 새로운 녹임재료를 리용해보겠다면서 시험용으로라도 보장해달라는 요구다.

그것 역시 해주어야 할 일이다.

게다가 어길수도 미룰수도 없는 김장철은 뿌득뿌득 다가오고있다.

사업실적을 렬거하고난 기사장은 원료와 자재를 리용하는데서와 제품의 질을 제고하는데서 나타난 결함을 지적하고 한쪽이 내려앉은 저장탕크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지배인의 립장을 충분히 고려하여 도안이 믿음성없었지만 제안자가 극성스럽게 제기하기때문에 아래사람들의 의견을 받아들였었다고 귀맛좋게 말하고 사전검토를 잘하지 못한것을 자기비판 비슷이 늘어놓으면서 저장탕크인만큼 그냥두고 리용하자는 의견이 많다는것을 은근히 내비쳤다.

토론을 하면서 의견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회전로직장장, 운전직장장, 생산과장이 자기 사업을 분석총화하면서 결의들을 다지였다. 저장탕크에 대해서는 검사과장이 재시공을 제기했으나 다른 사람들은 비난하듯 술렁거린다. 생산건물도 아닌데 그냥두고 쓰는것이 낫지 무엇하러 자재와 로력을 랑비하겠는가 하는 기분들이다.

무표정하게 앉아있는 지배인을 쳐다보면서 그의 의향을 궁금하게들 여졌다.

최병기에게는 저장탕크를 오작으로 인정하겠느냐 아니면 그대로 리용하겠느냐 하는 문제는 이미 명백했다.

다만 기초도안을 제기한 강기석이를 어떻게 처리하는가 하는 문제때문에 골치를 앓고있었다. 혜영의 부탁을 들어서가 아니였다.

딸의 부탁같은것은 념두에도 두지 않았으니 딸과 기석이와의 관계를 인정하지 않았을뿐더러 설사 그 관계를 인정한다 해도 고려하지는 않을것이였다.

지금 그가 마음을 쓰고있는것은 초급당비서의 견해와 립장이였다.

심득수는 이 문제를 엄중하게 취급하자는 의견들에 결정적으로 동의하지 않았었다. 무엇보다도 강기석이 좋은 의도에서 출발했으며 그가 제기한 방안이 흔히 쓰던 방법은 아니지만 과학기술적으로 모순이 없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었다. 다른 기술자들도 인정했던것이니까!

최병기는 그 의견을 옳게 여기여 엄중하게 취급하지는 않는다 해도 그냥 묵인해버릴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이런 일에서 책임을 무마시켜버리면 사람들을 각성시킬수 없으며 창의안이나 혁신적인 방안을 도입하겠다고 무턱대고 제기하는 사람들을 원칙적으로 교양할수 없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일반적인 고려에 한가지 더 첨가되는 사정이 있었으니 그것은 최병기자신과 관계되는 보다 심리적인 요인이였다.

즉 이 일을 벌리기 전에는 반대하는 립장에 서있던 기사장이 오늘 회의에서는 자기의 정당성을 시위하는것이 아니라 오히려 적당히 무마하려는 태도를 보였는데 그것은 명백히 그 방안을 지지했던 지배인의 립장을 난처하게 만들지 않으려는 은근한 호의의 표시였다. 말하자면 기사장이 지배인의 잘못을 감싸주려고 선심을 쓰는것이였는데 그것이 오히려 최병기의 비위에 거슬렸던것이다.

그런 형편에서 문제의 처리를 지내 가볍게 해버린다면 자기가 관계되여있는 일인만큼 앞으로 그자신이 아래사람들에게 원칙적인 요구를 제기할수 없을것이였다.…

토론은 거의 끝나가고 제자리에서들 의견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용수직장장은 일부 관들을 교체해야겠는데 생산을 멈추지 않으니 일을 벌려놓을수 없다고 난처해했고 운수직장장은 부속품의 예비가 딸리여 자동차의 가동률을 높일수 없다는 의견이였다.

마지막으로 일어선 주강직장장은 새달에 들어와 협동생산계획이 빠듯한데 회전로 대치차도 이달안으로 부으라니 《집의것》부터 먼저 해야겠는지 《남의것》부터 먼저 해야겠는지 잘 모르겠노라고 어수룩해보이는 의견을 제기하여 사람들을 웃기였다.

《좀 여유를 달라는거겠지.》

기사장은 무거워지는 분위기를 완화시키는 그 제의에 사람좋게 공감을 표시하는듯 했다.

《소 잡고 잔치 차릴 공론을 하는 회합이 아니요!》

눈길을 들어 방안을 훑어보며 지배인이 입을 열었다.

《할 일이 가득한데 자랑이나 늘어놓고 이걸 달라 저걸 달라 저마끔 손만 내미니 그래 이게 일을 하자는 사람들의 본때요?》

술렁거리는 방안을 짙은 눈섭밑으로 한바퀴 둘러보고나서 계속했다.

《지금 시험로에서 나오는 생산물이 질이 낮소.

철비률이 높아지지 않고 류황이 떨어지지 않소.

구단광의 질을 제고하지 않고서야 생산이 2배씩 나온다고 큰소리친들 무슨 소용이 있소. 생산과 기술혁신이 잘돼간다고 말할수 있느냐 말이요!》

방안에서는 바스락소리 하나 들리지 않았다. 모두들 짚이기를 꺼리듯 목을 움츠리였다.

《아득바득 일할 생각은 하지 않고 너나없이 해결해달라고만 하거던. 운수직장장은 만날 부속품타령인데 세월없이 타령만 하고있겠소? 자체로 꾸릴 생각은 하지 않고… 일을 제낄 자신이 없으면 자리를 내놓든지… 새달계획도 긴장되고 년말까지의 과제도 아름차지만 할 일은 해야겠소. 생산도 하고 기술혁신도 하고 자동차수리기지도 꾸리고 할 일이 많소. 잘못된 저장탕크는 다시 해야 하오.》

마지막말은 너무나도 간단하게 했으므로 사람들은 지배인도 이 문제에 대해서는 망설이는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과 함께 한가닥 기대를 품었었다. 이런 기회에 사태를 호전시킬수 있으리라고 생각한 내화물직장장이 지체없이 일어나 자기 견해를 피력했다.

《다른 동무들도 아까 말이 있었지만 저 역시 저장탕크는 그대로 리용할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한다는건 까부시고 새로 한다는걸 의미하는데 당장 겨울이 닥쳐오는 때에 기초공사부터 어떻게 다시 벌리겠습니까. 로력도 자재도 시간도 문제입니다. 그냥 써도 별일없습니다.》

《안되오!》하고 지배인은 단마디로 잘라버렸다.

《까부시고 다시 하시오!》

그는 의견을 제기한 내화물직장장쪽은 돌아보지도 않았다.

《이미부터 써오던 구조물이라면 그대로 리용할수도 있소. 그러나 새로 하는 일인만큼 잘해야 하오. 이 일이 어떤 일인가 하는걸 다들 알고있지 않소! 티없이 깨끗한 충정심이라고 말만 하겠는가?

손실에 대해서는 제안을 승인한 내가 책임질것이고 담당자도 응당 제재를 받아야 하오. 이런 일을 어물어물 넘겨버리면 사람들을 옳게 가르칠수 없단 말이요.》

지배인의 태도는 단호했다.

회의를 마치고 흩어질 때까지 그는 기사장쪽을 돌아보지도 않았다.

이전페지차례다음페지
facebook로 보내기
twitter로 보내기
cyworld
Reddit로 보내기
linkedin로 보내기
pinterest로 보내기
google로 보내기
naver로 보내기
kakaostory 로 보내기
flipboard로 보내기
band로 보내기
←되돌이

감상글쓰기

보안문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