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흑에서 광명에로 온 후 첫 한해

 

조선중앙통신사 기자와 한 회견 주체88(1999)년 12월 1일

 

내가 이남땅을 떠나 공화국의 품, 위대한 김정일장군님의 품에 안긴지도 어언 한해라는 세월이 흘러갔다. 돌이켜보면 실로 감회가 새롭다.

한마디로 말해서 나는 북의 동포들이 가장 어려움을 겪고있는 시기에 의거해왔다.

나에게는 북을 보는 시각이 따로 있었고 북에 대한 내나름의 철학이 있다고 말할가, 어쨌든 신념이 있었다. 8. 15광복과 조국해방전쟁시기부터 평양은 나에게 있어서 희망의 등대였다. 나는 그 등대를 바라보며 노상 힘을 얻었고 그 등대가 비치는 곳에 조국의 통일도 있고 민족의 미래도 있다는것을 굳게 믿어마지 않았다.

그런데 1990년대에 접어들면서 지구상에서는 생각못했던 이상기류현상이 발생하였다. 동유럽권의 사회주의나라들이 하나하나 붕괴되고 세계 《사회주의시조》라고 일컬었던 쏘련마저 반격의 총 한방 쏘아보지 못한채 반혁명의 공세앞에 좌절되고만 사태가 일어났다.

하지만 이남의 많은 지성인들이 그러하듯이 동유럽권의 이상사태는 나의 신념을 흔들지 못했다.

어둠이 짙을수록 우주의 총총한 별들이 한층 찬연하게 빛을 던져 사람들의 눈길을 더욱 끌듯이 지구상의 이상기류현상이 심할수록 평양에서 비치는 희망의 등대는 더욱 빛났다. 뜻하지 않은 어버이수령님의 상실에 뒤이은 《고난의 행군》에서 이북이 보여주고 심장에 심어준것은 불사조와 같은 그 모습이였으며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장군님 계시여 주체태양은 영원불멸하고 그 태양의 빛발아래 민족의 전도는 양양하며 통일도 멀지 않았다는 믿음이였다. 위대한 김일성, 김정일시대는 인류의 영원한 시대라는 확신이였다.

동유럽권에서의 사회주의좌절이후 《유일초대국》행세를 하는 미국으로 하여금 어쩔수 없이 조미기본합의문에 도장을 찍게 한 이북의 름름한 기상, 《고난의 행군》에서도 지칠줄 모르고 최후승리를 위해 강행군을 벌리고 이어 인공지구위성 《광명성1호》의 발사로 세상을 경탄시킨 이북의 위상은 북으로, 경애하는 장군님의 품으로 향한 나의 심장의 박동에 박차를 가하게 하였다. 그리하여 나는 한해전에 사선을 헤치고 북으로 왔다.

지난 1년간의 체험은 과연 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을 들게 한다.

지난해 이맘때 마음의 고향인 평양에 막상 당도했을 때 이름할수 없는 감정에 휩싸이기도 하였다. 의거에 성공했다는 기쁨도 컸지만 지난 수십년간 이남의 운동권에서 동분서주하다가 60고개에 들어왔으니 이미 고목이나 다름없는 이 몸이 과연 이제 무슨 큰 일을 할수 있겠으며 도리여 이북형제들에게 짐이나 되지 않겠는가 하는 위구심도 없지 않았던것이다.

그러나 재북평화통일촉진협의회 상무위원이라는 중책도 부여해주시고 생활상 구석구석에까지 다심하게 배려를 돌려주신 위대한 김정일장군님과 당의 은정은 이 사람의 머리에서 부족된 생각을 말끔히 씻어주었으며 힘과 용기를 안겨주었다.

정말 북에 와서 보니 《고난의 행군》이란 이남에서 말로만 듣던것보다는 훨씬 힘들었다는것을 실감하게 되였다.

여기에서 나는 고귀한 진리를 페부로 느꼈으며 눈으로 새로운것을 발견하는 행운아가 될수 있었다.

줴기밥과 쪽잠으로 인민들과 고락을 함께 하시며 인민을 위하여 끝없는 진펄길을 걸으시고 험산준령을 쉬임없이 넘나드시는 령도자, 《당이 결심하면 우리는 한다!》라는 구호밑에 조국과 민족을 위하여, 당과 수령을 위하여 하나와 같이 움직이는 인민, 나는 내 눈으로 직접 본 북의 이런 모습에서 어버이수령 김일성주석님께서 쌓으신 불멸의 혁명업적이란 과연 어떤것이고 그것이 우리 민족을 위하여 얼마나 큰 재부로 되고있는가를 똑똑히 깨달았으며 동유럽권의 사회주의가 물먹은 담벽처럼 다 무너졌어도 주체사회주의가 서방세계의 끈질긴 봉쇄와 거듭된 대자연재해에서도 어찌하여 끄떡을 모르고 건재할수 있었는가에 대한 진리에 도달할수 있었다.

나는 이 자리에서 최근 평양텔레비죤방송에서 방영한 텔레비죤련속극 《열망》을 보며 받은 나의 감동을 피력하고저 한다.

우리 나라에 《금강산도 식후경》이란 속담이 있다. 말하자면 경치좋은 금강산도 배가 불러야 구경할수 있다는 소리인것이다.

그런데 《열망》에 나오는 주인공들은 금강산구경도 아닌 어려운 생산문제를 푸는데서 혁띠를 졸라매고 투쟁하였다. 《고난의 행군》길에서 말이다. 자력갱생으로 문제를 풀어나가라시는 장군님의 높은 뜻을 받들고 작품의 주인공들은 어려운속에서도 산나물을 캐먹고 풀죽을 쑤어 먹으며 목숨까지 바쳐가면서도 혁명적랑만에 넘쳐 자력갱생하며 신형설비를 만들어내고야 만다. 이것은 결코 하나의 극작품의 이야기가 아니다. 내가 한해동안 북에서 직접 체험한 산 현실이다. 이북에는 《자력갱생, 간고분투》라는 말이 있는데 북의 동포들이 전쟁의 재더미우에서 50년 가까운 세월 자력갱생, 간고분투하여 이렇게 주체사회주의를 세웠다는것을 생각하면 민족적긍지도 넘쳐나고 두분의 위대한 수령앞에, 이북의 형제들앞에 숙연히 머리숙이게 된다.

그렇다. 지난 한해는 나에게 있어서 암흑에서 광명에로의 첫 한해였다. 그렇다면 암흑이란 무엇이고 광명이란 무엇이겠는가. 그것은 여러가지 의미로 해석할수 있겠지만 나는 체험에 따라 내 나름대로 그것을 풀이해볼가 한다.

진정 내 힘으로 이룩하고 내것이 있는 곳이 광명이고 남에게 매이고 남의것이 판치는 곳은 암흑이라고 나는 주장하고싶다.

자주, 자립, 자위를 하고 자력갱생하여 민족의 재부를 차곡차곡 쌓아가는 공화국이야말로 광명중의 광명의 땅이다.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장군님의 현명한 령도밑에 공화국에서의 강성대국건설은 구호가 아니라 이미 실천이라는것을 나는 심장으로 느끼고있다. 강성대국건설, 바로 여기에 통일의 길이 잇닿아 있다는것을 확신하여 마지않는바이다.

내 나이 장년기이지만 《60청춘, 90환갑》이라고 하신 어버이수령님의 금언을 가슴에 새기며 혁명적랑만에 넘쳐 전진하는 북의 동포들의 그 힘찬 발걸음에 자신의 발을 맞추어 강성대국건설을 위한 투쟁에서, 조국통일을 위한 투쟁의 길에서 위대한 김정일장군님을 높이 받들어나가겠다는것이 광명의 세상에서 첫 한해를 산 나의 결의라는것을 이 자리에서 강조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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