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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3 회


제 3 장


42


김덕준아바이는 서둘러댔다. 그는 《약혼을 하고나서 잔치날을 오래 끌면 좋지 못해. 사람의 일을 알수 있는가.》하고 재식이와 동익이를 재촉했고 리규성이한테까지 호소했다.

리규성이는 웃으며 《아바이가 서둘러댈만도 하지요. 약혼을 한 다음 급한것은 녀자쪽이지요. 결혼이 튀면 〈파혼당한 녀자〉라는 딱지가 붙은 녀자쪽이 난사지요.》하고 말해서 아바이의 부아를 잔뜩 돋구었다.

《동익인 그럴 사람이 아니야. 그렇지만 지금 때를 놓치면 해를 넘겨야 하지 않는가.》

그가 골을 내자 리규성이 바빠하며 제꺽 응해나섰다.

《예, 예, 옳습니다. 당장 합시다. 오는 휴식일에 합시다.》

이렇게 해서 잔치가 시작되였다.

결혼식을 어떻게 준비하고 진행할것인가 하는것을 림촌에 사는 강달수가 짰다. 그는 관리위원회 로동지도원을 잔치를 총괄하는데 동원시켜달라고 관리위원장에게 제기하여 승인받았다.

키큰 사람이 싱겁지 않으면 배안의 병신이라고 키가 장대기같은 로동지도원이 무슨 말이든 꺼내면 사람들이 웃군 하였다. 그는 반장들의 모임이 끝나자 강달수가 써준 종이장을 들여다보면서 지시하였다.

《농산1반장, 장복덕령감의 맏며느리 서은옥이를 래일 아침 일찌기 채재식운전수네 집에 보내서 부엌일을 틀어쥐고 지휘하도록 하오.》

농산1반장 전창옥이 의견을 냈다.

《서은옥이는 김덕준아바이네 집에서 데려간답니다.》

《서은옥이 팔리는데…》

로동지도원의 말에 모두 웃었다.

《에- 나는 여기 종이에 씌여진 지시대로 하지 이밖의것은 모르오. 나를 조직의 지시도 모르는 자유주의분자로서 말을 듣게 하지 마시오.》

웃음이 가라앉자 계속했다.

《농산6반장동무, 조대우동무를 채재식운전수네 집에 보내여 떡을 치고 기타 무거운것들을 나르는 일에 동원시키시오. 배가 커서 모내기와 김매기에서는 쩔쩔 매는 뚱보를 이럴 때 써먹어야지요.》

《하하–》

로동지도원이 아닌 다른 사람이 이런 말을 하면 별로 웃지 않는다.

《서은옥이와 조대우는 음식만드는 솜씨와 힘쓰는데서 특기가 있기때문에 조합적으로 특별히 뽑았고 그 나머지 사소한 일들, 가령 손님안내, 신발건사(여기서도 웃음이 터졌다), 상차리기, 음식날라들이고 빈접시를 내가는 일, 이런것들도 책임자가 여기 종이에 다 적혀있지만 남자잔치를 하는 암적마을에서 뽑기로 했으니까 3작업반장은 남아서 따로 지시를 받으시오.》

영준반장은 씨쁘둥해있었다. 그도 동익이를 사위감으로 내정하고있었는데 김덕준이한테 떼워서 그러는것이였다.

《영준반장동무, 들었소, 먹었소?》

《들었소, 젠장! 작작 꿱꿱거리라구.》

영준반장은 마음이 내키지 않는것을 억지로 남아서 로동지도원의 지시를 받았다.

여기까지는 강달수의 고안대로 정확히 진행되였다. 그렇지만 잔치당일날에 가서 흐트러지기 시작했다. 그것은 서은옥이로부터 시작되였다. 서은옥이라는 녀인은 얼굴생긴것은 그저 그렇고 허리가 좀 긴것이 흠인데 음식만드는데서는 원화마을에서 첫 손가락에 꼽히였다.

그 녀인의 시아버지가 얼굴이 부둥부둥해서 다니는걸 보고 마을에서는 《저 령감이 며느리를 잘 만났지, 같은 감을 가지고도 요리 지지고 조리 볶아 색다르게 만드니 령감이 얼마나 맛있게 잡수면 얼굴이 양푼처럼 번쩍거리겠소?》하며 부러워했다.

서은옥은 웃음이 마르고 새침한 녀인이였다. 그러나 일 잘하고 마음이 깨끗했다. 그래서 얼굴이 돋보이고 큰 키에 허리가 길지만 그것도 흠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일이 곱지 사람이 곱다더냐!

김덕준이네가 먼저 그를 쓰려했지만 그것은 개인적인 부탁이였고 로동지도원의 지시는 조직적인것이여서 개인이 조직에 복종했다.

서은옥은 자기를 조력해주려고 부엌에 내려온 채재식의 중학교에 다니는 딸에게 말했다.

《연실아, 너 귀숙이 엄마하구 재호아저씨네 아지미하고 은정언니를 데려오렴. 일을 시켜야 하겠다.》

그러는것을 연실이 어머니인 재식의 처가 참견했다.

《영준반장이 일시키라고 한 내인들중에는 은정이가 없었네. 재호처두 없구.》

서은옥은 아무 소리도 하지 않았다.

《강달수아주바니가 그렇게 명단을 써주었대. 너 보겠니?》

서은옥은 연실이 어머니에게 눈길도 돌리지 않고 연실이에게 짤막하고 맵짜게 지시했다.

《빨리 가서 데려와.》

연실이가 나간 다음 서은옥이가 여전히 새침한 얼굴로 설명했다.

《강달수아주바니가 부엌일을 어떻게 안다구. 국수는 재호아저씨네 집에서 눌러야 하구 지짐은 은정언니가 지져야 쫄깃쫄깃하고 맛있게 해요.》

부엌일의 지휘자로서 귄위가 대단했다.

연실이가 데리려 간 녀인들이 오자 서은옥은 귀숙이 어머니에게 상에 놓을 닭을 삶아오라고 쥐여보내고 재호의 처에게는 국수를 눌러오라고 지시했으며 은정아주머니는 좀 춥기는 하겠지만 헛칸에 자리를 잡고 앉아서 지짐을 지지라고 일렀다.

《너는 본촌에 사는 사람인데 암적 내인들의 음식만드는 솜씨까지 어떻게 다 알고있니?》

연실이 어머니가 혀를 내두르자 서은옥은 《내가 이 고장 어느 마을엔들 음식만들려 안 가보았겠어요?》하고 대답했다.

이어 그는 료리만드는 재주를 부리는데 무슨 볶음이요, 찜이요, 무침이요, 튀기요 하는 잔치상에서 맛을 돋구는 음식들이 줄줄이 당반우에 올라앉았다.

집주인인 채재식은 집을 빌려주는것 외에는 분공받은것이 없어서 공연히 어정거리며 무슨 참견을 하나 했다가 연실이 어머니한테서 퉁을 맞았다.

《거 어디 구석에 앉아서 한잔 하구려. 야, 연실아, 쪽상에다가 뭘 좀 차려 들여오너라.》

그리고 연실이 아버지한테 말했다.

《창고에 가서 한병 꺼내오구래.》

채재식이 술병을 들고 들어오니 딸이 벌써 쪽상에다가 먹음직한 료리 몇점을 접시에 담아 가져다놓았다.

《자, 이거 혼자 마시는 재미가 있나?》하며 밖을 내다보는데 마침 강달수가 마당에 들어섰다. 개털모자를 쓰고 군대솜옷을 입었다.

《하여튼 저치는 먹을 복이 있어. 여, 강동무, 오라구, 마침이군!》

강달수가 들여다보며 우선 침을 삼키고 미안한 표정을 보였다.

《가만, 내 일이 어떻게 되는지 좀 살펴보구.》

《당신이 없이두 잘돼가구있어. 시계바늘 돌아가듯 정확히 말이야.》하며 재식은 서은옥이로 하여 강달수의 치밀한 계획이 헝클어진 생각을 하며 껄껄 웃었다.

《부엌일 걱정은 말구 여기 들어와 앉으라구.》

강달수는 못이기는척 하며 솜저고리의 단추를 풀면서 신발을 벗었다.

곧 그의 입이 터졌다.

《시작하자면 시간이 더 있어야 하겠는데 채동무가 이렇게 불러주니 고맙소. 사실 내야 어찌어찌하라고 계획을 짜주었으니 할것은 다 했지.

명동무(로동지도원)가 집행하면 되니까. 그런데 그 사람은 왜 보이지 않는가. 오늘은 조합이 쉬는 날이니까 사무를 보고있을리는 없고…

관리위원장이 하게 될 축사를 써주는가.》

《이 안주맛을 좀 보라구. 강동무네집에서 보내온 말린 붕어를 서은옥이가 어떻게 맛을 냈는지 보라구.》

림촌앞벌에 사금을 캐먹던 웅뎅이가 많았다. 전후에 새땅을 얻어내느라 그걸 적지 않게 메우고 논을 풀었지만 아직 좀 남아있었다. 거기에 붕어가 많았다.

강달수는 쉬는날이면 그 물웅뎅이에 나가서 붕어들을 낚시질로 낚아가지고 밸을 따고 얼간을 해서 말리우군 했다. 그 말린 붕어가 밥반찬에서 한몫했다. 그것을 잔치집에 보내왔던것이다.

《그것 참, 우리 집사람이 튀긴것과는 대비도 되지 않는군.》

말린 붕어튀기를 아작아작 씹으면서 강달수가 눈이 휘둥그래해져서 하는 소리다.

마당 한쪽에서 문득 떡치는 소리가 났다. 재식이와 달수는 잠시 그쪽을 내다보았다.

떡돌앞에는 얼굴이 넙적하고 잔등이 떡판같은 6작업반의 조대우가 나무떡메를 들고 서있었다.

이 추운 날에 그는 상의를 벗어버리고 내의바람인데 황소처럼 큰숨을 쉴 때마다 큰배가 한치씩 들락날락 했다.

그는 성을 낼줄 모르는 사람이다. 누구한테 부당한 욕을 먹었을 때도 눈만 꺼벅거리다가 잠을 자고 다음날에야 얼굴이 벌개지면서 그것을 터뜨리는데 이렇게 굼뜨게 달아오른것조차도 《녀석, 암적강에나 처넣을가부다.》하고 저혼자 씩씩거리는 정도였다.

그가 늘 짓는 웃음은 세상사를 다 재미나게 대하는 사람좋은 성품때문이다. 강달수가 《대우녀석이 실없이 웃어대는건 입에 해놓은 금이발을 자랑하느라구 그런다니까.》하는 말이 사실처럼 퍼졌다.

그는 김이 문문 나는 떡쌀을 떡메로 짓이겨 찰기가 돌게 한 다음 《떡은 치고 국수는 만다고 했거늘 어디 힘을 좀 써볼가.》하고 타령 비슷이 엮어대여 녀자들을 웃기며 떡메를 휘둘러댔다. 그가 숨이 차서 입을 벌릴적마다 누런 금이발이 눈부시게 빛났다.

손님들이 오기 시작했다. 손님들이래야 동익이네 운전수들과 암적마을사람들이 기본이였다.

《오늘 목에 때를 벳기게 됐군.》

《좀 놀아보세.》

이런 소리들이 마당에서 들려왔다….

《신랑신부가 온다!》

마을어귀에서 아이들이 달려오며 소리쳤다.

볼만 한 광경이 펼쳐졌다.

본촌에서 암적으로 들어오는 행길로 중형뻐스가 앞서고 그 뒤를 화물자동차가 뒤따랐는데 자동차에는 본촌 민청원들과 뜨락또르운전수들이 한데 어울려 북을 치고 새납을 불며 온 마을을 진감시켰다.

그들은 차가 멎자마자 와르르 쓸어내려왔다.

집안에서 기다리던 손님들이 모두 마당으로 쓸어나와 그들을 맞이했다.

농기계작업소에서 협동조합을 돌면서 차수리를 해주는 수리차인 중형뻐스에 신랑신부, 둘러리들, 신부의 외삼촌과 동무 몇명 그리고 로동지도원이 타고왔다.

로동지도원은 신부쪽잔치에 참가했다가 같이 오는것이였다.

강달수때문에 두집잔치를 총괄하는 책임을 지고 쉬는날에 휴식도 못하면서 고역을 치른다고 두덜대던 로동지도원이 언제 그랬냐싶이 싱글벙글하며 선참으로 차에서 내렸다.

그는 큰 공이라도 세운듯 전주대같은 키를 흔들거리며 성큼성큼 걸어왔다.

뒤미처 내린 신랑신부가 동익의 형 동철이와 형수에게 인사를 했다.

《혜영이가 오늘 별루 곱구나.》

《너두 저렇게 차리구 비다듬어보지?》

암적마을처녀들이 소곤거리였다.

신랑신부가 동익의 형과 채재식이에게 인사하자 재식은 추운데 어서 들어가자 하며 그들을 이끌었다.

강달수는 신랑신부를 따라 집안으로 들어가려는 로동지도원을 붙잡았다.

《관리위원장은 안오나?》

《밤에 잠간 들리겠대요.》

《젠장, 그럼 축사는?》

《내가 대신 간단히 하라더군.》

《급이 떨어지는군!》

자기가 짜준대로 되지 않은데 분개하고 락심한 강달수는 이마살을 잔뜩 찌프리였다. 신랑신부와 가족들의 사진부터 먼저 찍었다.

다리가 세개인 틀우에 사진기를 올려놓고 검은 천을 뒤집어쓰고있던 사진사가 얼굴을 내밀고 《자, 찍습니다. 하나, 둘, 셋!》하며 줄을 당기였다.

사진들을 찍은 다음에는 신랑신부가 동익의 아버지, 어머니를 대신하는 형과 형수에게 술을 부어드리고 기타 술잔을 받을만한 자격의 인물들인 채재식의 부부, 로동지도원, 강달수에게도 술을 권했다. 그 장면들도 다 사진찍었다.

반드시 겪어야 할 공정이지만 이것을 바라보는 사람들속에 나이많은 사람들은 지루해하고 오히려 성미 급해보이는 젊은축들이 관심을 나타내였다.

드디여 행사를 끝낸 로동지도원이 모두 식탁에 앉을것을 지시했다. 속이 클클했던 손님들이 아래웃방에 차린 음식상에 둘러앉았다. 로동지도원의 축사는 그리 길지 않았는데도 음식상을 마주한 사람들이 지루해하였다.

《여러분네들, 이렇게 참석해주시여서 고맙습니다. 변변히 차린것은 없지만 많이 들어주십시오.》

축사의 뒤를 이은 동익의 형 동철이의 인사말로서 드디여 먹는일이 시작되였다. 남자들은 술잔들을 들어 마시였고 서은옥이 만든 료리들에 저가락을 급하게 가져갔다. 녀자들은 조대우가 친 찰떡과 은정아주머니가 지진 지짐들을 먹기 시작했다.

《돼지고기볶음이 맛있군.》

《이 산나물료리를 맛보라구.》

《장복덕의 며느리가 만들었겠지?》

《저 혜영이를 좀 보게. 오늘은 머리를 좀 숙이고있으면 좋겠는데 웃기까지 하는군. 요새 계집애들이란 참!…》

《좋아서 그래, 시집을 가니까.》

점점 말이 많아지고 목소리들이 높아졌다. 녀자들은 찧고까불기도 할래, 먹기도 할래, 입이 쉴새 없었다.

《창고장이 안보이는군, 부위원장이 떼준 전표대로 숱한 물자들을 달구지에 싣고 왔댔는데…》

《아마 관리위원회에서 잔치에 참석하라는 지시까진 없었던 모양이군. 지시가 없었다고 잔치집에 물자를 싣고왔다가 그냥 돌아간걸 보면 역시 꼬장꼬장한 사람이야.》

마을민청위원장의 지휘밑에 처녀들이 자기들의 고향땅에 대한 애착심을 담아 전후에 창작되여 널리 불리우고있는 노래 《내 고향》을 불렀다.


뻐꾹새가 노래하는곳

사랑하는 내 고향일세

로동으로 행복을 열고

로동으로 꽃이 피는 곳

아, 언제나 좋은 곳일세

아, 내고향 어머니품아


나이든축들은 밀려났다. 전쟁을 겪고난 이후 세상은 많이 달라졌다. 공장에서 농촌에서 청춘들의 젊은 심장들이 세차게 뛰고있었다.

전승의 그 기백, 그 기세로 전후복구와 사회주의건설에서 기적을 창조하며 온 나라가 전진하고있었다.

물론 나이든축들이라고 해도 지고싶지는 않았는지 강달수가 저가락으로 상을 두드리며 자기의 존재감을 나타냈다.


진주라 천리길을

내 어이 왔던가


젊은이들은 누구도 그 낡은 노래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그래 강달수가 목청을 더 돋구었지만 《먼지가 인다》, 《곰팡내 난다》하는 소리로 대응했고 그러자 누군가 껄껄 웃어댔다.

신랑과 신부도 요청에 의해 노래를 불렀다. 그들이 일어서자 장내가 조용해졌고 그속에서 처녀들이 소곤거리였다.

《신랑은 키가 쭉 빠지구 신부는 얼굴이 떠오르는 보름달같구나.》

《신랑은 얼굴이 너무 검고 신부는 눈이 지내 크다얘.》

《부부뜨락또르운전수라! 참 멋있구나!》

늙은이들도 수군거리였다. 동네에서 나이가 제일 많은 로인이 옆에 앉은 로인의 귀에 대고 담배대진내를 풍기며 말했다.

《녀자가 뜨락또르를 탄단 말이지.》

로인은 이발이 없어서 돼지고기를 입안에 넣고 호물거리였다.

여기서 태여나 여태 다른 고장에 가본적이 없다는 토배기로인이 대꾸했다.

《전쟁때 녀자가 비행기까지 타고 싸운걸 모르나? 용하지!》

흥이 난 아낙네들이 아예 일어서서 덩실덩실 춤을 추었다. 너펄거리는 치마를 보다못해 두 로인은 《우린 가세》하고 슬그머니 사라졌다.

느지막해서 관리위원장과 리당위원장이 나타나 신랑신부를 축하해주었다.

사람들이 즘해지자 혜영이가 속살거렸다.

《피곤해 죽겠어요.》

《얼마나 좋소. 아까 민청원들이 노래를 불렀지만 여기서 내가 뜨락또르를 몰고 농민들의 힘든 일을 대신하며 로동으로 행복을 열고 로동으로 꽃을 피운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뿌듯해지누만. 난 이젠 여기 농민들과 한식솔이 되였소.》

동익은 피곤해서 나른해진 혜영이의 따뜻한 손을 상밑에서 가만히 잡아주었다. 동익이는 한없이 사랑스럽고 귀중한 안해로 된 혜영이와 같이 뜨락또르를 몰고 전야를 달리게 될 생각을 하니 어찌도 흐뭇한지 꼭 잡은 그의 손을 놓지 못했다.

모두 흥에 겨워 떠드는데 채재식만이 중땅크처럼 끄떡없이 자리를 지키고있었다. 별로 취하지 않는 그를 보며 강달수는 재식의 몸속에는 아마 술을 중화시키는 무슨 액이 흐르고있는것 같다고 놀라와했다.

암적마을의 엄지손가락이라 할수 있는 3작업반장 박영준이가 이 잔치에서 차지하는 위치가 자못 중요했건만 그는 별로 흥이 나지 않았다.

가슴에 맺혀 내려가지 않는 딸 미순이에 대한 고까운 생각때문이였다. 그는 딸과 타협하여 배치를 받은 평양에서 일을 잘하라고 말해 보냈지만 그것은 진심이 아니였다. 미순이가 울음을 터치고 로친이 옆에서 야단치기때문에 타협한것이였다.

그는 지금 동익이의 잔치에 참석하여 그들의 모습을 보느라니 한쪽으로는 부럽기도 하고 한쪽으로는 미순이 생각에 아쉽고 분하기도 했다.

고향땅에서 뜨락또르를 몰고있는 혜영이는 얼마나 장한가. 아무리 평양에 가있다고 해도 혜영이에 비하면 우리 미순이는 한참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자식복이 없지.)

박영준은 긴 한숨을 내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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