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9 회)

 

8

 

자기만이 알고있는 《류성》호의 소식을 안고 해운관리국으로 찾아갔을 때까지만 해도 해연이는 덧쌓이는 불안과 걱정으로 마음이 천근만근으로 무거웠었다. 하지만 부상과 함께 해당 기관으로 올라갔을 때 마중나온 인민군장령들을 보자 해연은 웬일인지 가슴이 시원히 열리고 자기도 모르게 힘이 생기는것을 느꼈다. 자기가 온 이곳은 세계의 여러 지역에 분포되여있는 과학연구기지들과 해외에서 항행하거나 생활하고있는 우리의 선박과 비행기들 그리고 조국동포들의 안전을 지켜주고 보호해주기 위한 사명을 지닌 기관이라는것을 해연은 퍽 후에야 알았다.

《〈류성〉호의 부선장동무를 통해서 해적들의 습격소식을 알게 된것이 언제입니까?》

나이지슥한 학자풍의 장령이 해연을 돌아보며 물었다.

《어제 저녁무렵이였습니다.》

장령은 손목시계를 들여다보았다. 지금은 새벽 1시30분이였다.

《연구사동문 현재 〈류성〉호의 위치를 알고있소?》

《정확히는 모릅니다. 그저 그곳 부선장동무와 뇌파통신을 통해서 ××만해역이라는것만 알고있습니다.》

장령은 커다란 전자해도판을 보며 혼자말처럼 중얼거리였다.

《××만해역이란 말이지?…》

그러자 지금껏 전지구위치측정체계를 조종하던 젊은 군관이 장령에게 돌아섰다.

《이상합니다. ××만해역을 모조리 훑어보았는데 〈류성〉호의 위치가 표적기에 나타나지 않습니다.》

《가만, 저쪽의 안개는 웬거요? 다시 구체적으로 보시오.》

《알았습니다.》

젊은 군관은 화면에 초점을 집중하였다. 그러면서 고개를 기웃거린다.

《해상에 나타난 저 안개가 이상합니다. 좀처럼 류동이 없고 한자리에 계속 고착되여있습니다.》

《그렇다?…》

장령은 무언가 골똘히 생각하더니 다시 화면을 들여다보며 입을 열었다.

《〈류성〉호의 현재위치는 저 안개속일수 있소.》

《예?!… 그러면 이 안개는 해적들이 인공적으로 형성한 안개라는겁니까?》

《그렇소. 저렇게 인공안개를 형성하면 전지구위치측정체계로도 발견하기가 어렵게 되오. 계속 찾아보오. 틀림없을거요.》

장령은 젊은 군관에게 확신성있게 이르고나서 해연이쪽으로 다가왔다.

《우리가 〈류성〉호에 대해 좀 알아보았는데 그 배가 ××만해역으로 가는 도중에 어떤 작은 배들과 만났다는거요. 이미전부터 주시하고있었지만 요즈음 해상에서 벌어지고있는 사건들을 종합해볼 때 예감이 좋지 않았소. 그런데 불쑥 〈류성〉호와 련계가 끊어졌거든. 그래서 우린 우리의 전지구위치측정체계인 〈탐색〉과 강력한 레이다탐지기로 긴급대책을 세우던중이였소. 연구사동무가 마침 잘 왔소. 동무의 뇌파통신으로 확인한 ××만해역근방이라는 자료는 우리의 자료와 일치하므로 문제해결에 큰 도움이 되였소. 그런데 〈류성〉호가 어떻게 되여 소식을 보내오지 못했을가?》

《해적들이 습격에 앞서 먼저 전자기포탄을 쏘아 통신설비들을 모두 마비시켜놓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만…》

해연이가 안타까와 눈을 내리깔았다.

《우리의 예측이 맞았구만. 허참. 이제는 해적들이 첨단무기까지 가지고 덤벼든단 말이지. …》

장령은 천천히 방안을 거닐었다. 그러다가 다시 해연이 앞으로 다가왔다.

《연구사동무, 너무 걱정하지 마시오. 이제 그놈들에게 불벼락을 들씌우기요.》

《예?! 불벼락이요?…》

크게 놀라며 고개를 드는 해연이에게 장령은 머리를 끄덕여보였다. 해연은 두손을 가슴에 포갠채 장령을 바라보기만 했다. 여기서 ××만해역까지는 수천키로메터나 되는데 과연 그렇게 될수 있을가?… 해연이가 생각에서 깨여난듯 장령에게 말했다.

《그런데 이를 어쩌면 좋습니까? 해적들이 〈류성〉호곁에서 떨어지지 않고있습니다.》

《그 정보도 뇌파통신으로 알아낸거요?》

장령이 웃으며 물었다.

《예.》 하며 해연은 고개를 숙이였다.

《해적놈들이 〈류성〉호의 곁에서 떨어지지 않아도 일없소. 우리의 〈장수봉〉들은 해적놈들만 딱딱 골라서 때리니까.》

《예?! 〈장수봉〉?…》

《우리의 자주권을 건드리는 놈들한테만 불벼락을 내리는 위력한 자위적무기의 이름이요.》

《그런데 그곳까지는 수천키로메터인데 어떻게 해적들만 골라서?…》

해연이가 장령의 말을 잘 믿으려고 하지 않자 책상우에 펼쳐놓은 커다란 해도를 들여다보던 젊은 군관이 빙그레 웃으며 귀띔을 하였다.

《우리의 무기는 높은 지향성과 함께 특수한 인물식별장치가 되여있는 빛무기랍니다. 다시말하면 비치사성무기입니다.》

《비치사성무기요?》

《간단히 말하면 비치사성무기는 빛공학, 광학, 음향학, 전자공학, 화학부문의 최신성과들을 리용하여 상대측 무장장비들만 전문적으로 파괴하고 사람들에게는 큰 위험을 주지 않는 무기랍니다.》

《예에… 헌데 난 리해가 잘?…》

해연은 어설픈 웃음을 지으며 머리를 기웃거렸다.

《연구사동무, 지구의 대기권안에서 이온기체의 발생과 그 집중성은 북극이나 남극 그리고 적도의 하늘에서든 다 동일하지 않습니까?》

해연은 눈길을 떨구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지구가 이온기체로 둘러싸여있는것만은 사실이다. 그렇다면 그곳 적도의 상공에서 이온층의 플라즈마를?… 해연은 젊은 군관에게 따져물었다.

《그러니 네번째 물질인 플라즈마를 리용한다는겁니까?》

《예. 그래서 제가 방금 빛공학을 포함해서 여러가지 부문의 최신성과들을 도입한 비치사성무기라고 한것입니다.》

젊은 군관이 빙그레 웃음을 지었다.

《…》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벼락도 플라즈마입니다. 때문에 벼락의 일종인 Z형의 번개는 하나의 밀집된 플라즈마덩어리라고 할수 있지요.》

군관은 계속 얘기를 하였다.

우주공간에 있는 물질의 99프로이상이 플라즈마상태에 있다는것은 누구나 아는것이다. 플라즈마는 전기마당과 자기마당의 작용에 민감하기때문에 보통중성기체는 웬만한 크기의 전기마당이 작용해도 변화가 없지만 플라즈마는 전자나 이온과 같은 전기를 띤 알갱이로 되여있으므로 매우 약한 전자기마당을 걸어도 전류가 생긴다. 보통중성기체에서는 알갱이들 호상간, 알갱이와 벽이 서로 부딪치는 등 제멋대로 운동을 하는데 이것을 자기마당으로 억제하거나 많은 알갱이들을 하나의 집단처럼 움직이게 할수 없다. 번개칠 때와 용접할 때의 불꽃은 공기속에서의 전기방전플라즈마이며 형광등이나 네온등속에는 각각 수은증기로 된 플라즈마와 네온기체의 플라즈마가 들어있다. 고도로 이온화된 기체에서 양전기를 띤 알갱이와 음전기를 띤 알갱이의 농도는 꼭같다. 알갱이들은 무질서한 열운동을 하며 바깥전기마당 또는 자기마당의 작용을 받아 운동한다. 여기에는 고온플라즈마와 저온플라즈마가 있다. 저온플라즈마를 류체력학적인 흐름으로 만들어 센 자기마당을 지나가게 하면 직접 전기를 얻을수 있다. 이것을 자기류체력학이라고 한다. 플라즈마에서는 전기를 띤 알갱이들의 운동을 자기마당으로 억제할수 있으며 그 많은 알갱이들을 하나의 집단처럼 움직이게 할수 있다. 이와 같은 특별한 성질로 하여 플라즈마를 고체, 액체, 기체다음가는 물질의 네번째 상태라고 하는것이다.

《때문에 우리는 여기서 그곳 적도의 이온층에 특수한 빛선을 쏘아 플라즈마의 생성을 증대시키고 그의 흐름을 조종할수도 그리고 그것을 임의의 대상에다 집초시킬수도 있는것을 리용하여 대상을 타격함으로써 한동안 부동자세로 굳어지게 할수 있습니다.》

해연은 황홀한 눈길로 군관을 바라보며 머리를 끄덕이였다. 너무도 해박한 지식을 소유한 젊은 군관이 부러웠다.

해연이가 알기에도 일반적으로 물질은 고체, 기체, 액체로 존재한다. 이와 같은 상태에 있는 물질들은 다 작은 요소적알갱이들인 원자 또는 몇개의 원자가 결합된 분자로 이루어져있다. 이러한 원자들은 양전기를 띤 원자핵과 음전기를 띤 전자로 이루어져있는데 원자핵과 전자는 전기적힘에 의하여 서로 결합되여있으며 원자자체로서는 전기를 띠지 않는 중성상태에 있는것이다. 그러니 원자들이 이온화되여 전자와 이온 및 원자들이 섞인 기체가 플라즈마라는것은 명백했다. 보통중성기체는 웬간한 크기의 전기마당이 작용하면 전기가 생기지 않지만 플라즈마인 경우에는 약간의 전기마당을 걸어주어도 전류가 생긴다. 결국 전류방향을 정해주면 흐르게 되여있는것이다. 해연이는 젊은 군관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 모든것을 인차 리해할수 있었다.

《그러니 우리의 빛을 피할데는 이 세상 그 어디에도 없겠구만요. 지구자체가 온통 플라즈마로 된 이온층에 둘러싸여있으니 말이예요.》

《옳습니다. 거기에다 인물식별장치까지 되여있어 우리 선원들은 절대적으로 안전합니다.》

《아니 어떻게?…》

《예, 만약 경우를 생각해서 〈류성〉호와 선원들의 영상을 〈장수봉〉에 기억시켜놓았습니다.》

군관의 확신성있는 대답에 해연의 심장은 몇갑절 더 커지는듯싶었다.

《아, 〈장수봉〉!…》

입속말로 조용히 외워보는 해연의 가슴은 끝없이 설레였다.

우리의 그 불벼락을 피할 곳은 이 지구상 그 어디에도 없다! 이곳에서 임의의 위치상공에 대고 빛을 쏘기만 하면 플라즈마가 증대되여 인공벼락이 되고 또 원격조종에 따라 대상물에 떨어지게도 된다. 감동속에 해연이 잠겨있을 때 환성에 가까운 목소리가 방안을 울렸다.

《장령동지! 찾았습니다.》

콤퓨터를 마주하고있던 군관이 소리쳤다. 그가 화면상에서 가리켜보이는 인공안개속에는 까만색의 반점들이 천천히 나타나고있었다.

《렌트겐선과 ××적외선 그리고 감마선××를 함께 보냈더니 그 인공안개에 가리웠던 대상물이 드디여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수고했소. …》

장령은 이렇게 치하하고나서 화면을 유심히 살펴보더니 입을 열었다.

《확대하시오.》

《알았습니다.》

군관이 콤퓨터의 마우스로 조종하자 까만색점들이 점점 크게 확대되였다.

《저 중심위치에 떠있는것이 우리 〈류성〉호가 분명합니다. 주변에 떠있는 3척의 상륙정, 경비정들은 모두 해적선이 틀림없습니다.》

젊은 군관의 말에 장령은 머리를 끄덕였다.

《연구사동무의 말대로 〈류성〉호앞에 기뢰가 부설되여 있어 그런지 배가 한곳에 정박한것 같소.》

장령은 해연을 돌아보며 말했다.

《…》

《그러나 걱정할건 없소. 누구든 악한짓을 저지르면 그 대가를 자기가 맛봐야 한다는 말이 있소. … 우리의 불세례를 단단히 보여주어야겠소.》

장령은 이렇게 말하며 손목시계를 들여다보았다. 그리고는 옆의 군관에게 지시했다.

《〈장수봉〉을 준비시키시오!》

《알았습니다.》

군관은 힘있게 대답하고나서 이어 무선전화기를 들었다.

《〈장수봉 1, 2, 3…〉 나의 명령을 들으라! 방위목표. 적도상의 1361, 1362… 빛발사각도 102―003, 발사시간은 ××만해역시간으로 정각 10분전 5시! 준비할것!》

조금후에 무선전화기에서 해연이도 알아들을만큼 힘있는 목소리들이 울려나왔다.

《〈장수봉〉1호, 발사준비 끝!》

《〈장수봉〉2호 발사준비 끝!》

… …

해연이의 가슴은 설레이기 시작했다.

(진호동무, 동무들… 이제 곧 우리의 자위력이 그 가증스러운 해적무리들을 모조리 징벌할거예요. )

이때 해연의 트렁크에서 신호소리가 울렸다. 해연이는 제꺽 자기의 《트렁크》와 마주앉았다. 이밤도 해적들의 포위속에서 조국을 그리며 가슴을 태우고있을 진호와 그의 동무들에게 한시바삐 크나큰 힘과 용기를 안겨주고싶었던것이다.

(진호동무, 나예요. …)

기구를 통해 저 멀리 적도의 진호를 《찾아》갔던 해연이가 갑자기 얼굴이 새하얘졌다.

《장령동지, 글쎄 이 일을 어쩌면…》

《무슨 일이요?》

장령이 두눈을 흡뜨고 해연을 돌아보았다. 해연의 입술이 바르르 떨리였다.

《지금 진호동무가… 〈류성〉호 부선장동무가 글쎄 해적선에 들어가있어요.》

《?!…》

장령은 해연을 뚫어지게 쳐다보다가 해도쪽에 눈길을 가져갔다.

《우리 사람들이 지금 놈들속에 있다는겁니까?》

젊은 군관도 놀랍다는듯 가까이 다가서며 물었다.

《예…》

해연은 대답하며 어찌할줄 몰라 두눈을 꼭 감고 고개를 떨구었다. 이때 장령의 목소리가 방안을 드렁드렁 울렸다.

《너무 걱정마오. 방법이 있소. 동무의 뇌파통신기 도움을 좀 받아야겠소.》

《예에?―》

해연의 두눈이 둥그래졌다.

《그곳 현지시간으로 새벽 5시에 〈류성〉호앞을 막아선 기뢰가 폭파되면 현재위치에서 빨리 떠나라고 부선장동무에게 알려주시오.》

《예, 알겠습니다.》

해연은 그제서야 장령의 의도를 깨닫고 힘있게 대답했다.

 

×

 

통신실에 나타난 스미스는 천천히 진호앞으로 다가갔다. 승리자연하며 능글맞게 웃음을 짓던 스미스는 갑자기 주춤 걸음을 멈추었다. 그는 진호의 손에 쥐여져있는 자그마한 물건을 띠여보았던것이다. 잭크가 스미스의 귀가에 대고 뭐라고 소곤거렸다.

처음엔 놀라는것 같던 스미스가 인차 태연한 기색을 지었다. 진호와 두 선원은 해적들이 빙 둘러싸고있는 가운데서 스미스를 노려보았다. 얼굴을 절반정도 가리운 검은색안경때문에 앞에 나타난 놈의 나이를 대중할수가 없었으나 짐작컨대 서른일여덟살쯤은 되는 작자라고 진호는 생각했다. 스미스는 곧장 진호앞으로 다가와 물었다.

《당신은 〈류성〉호에서 무슨 직무를 맡아보고있소?》

《부선장이요.》

거만스러운 스미스에게 진호는 엄엄한 표정을 짓고 대꾸했다.

《부선장이라…》

놈은 진호앞을 오락가락하더니 다시 진호앞에 와서 제법 거드름을 피웠다.

《난 말이요, ××륙군퇴역장교 죤 스미스요. 지금은 이렇게 여기 집단의 두령이구. 난 원체 이방인들과는 만나지 않는 사람이요. 하지만 당신들이 하도 곡진히 부탁한다기에 이렇게 나왔소.》

《하하하…》

진호가 스미스의 넉두리같은 소리에 쓰거운듯 소리내여 웃었다.

《?…》

스미스가 당황해서 우뚝 선자세로 이쪽을 주시하기만 했다.

《여보, 당신의 몸값이 도대체 얼마라고 생각하오?》

스미스는 두눈이 퀭해져가지고 어물거렸다.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던것이다. 자기네 무리속에 포위되여있으면 초벌 주눅이 들어있을줄 알았는데 웬걸, 상대가 첫 대면부터 도고하게 나오니 스미스로서는 당황하지 않을수 없었다. 놀라왔다.

(이자들은 무슨 배짱이 있어서 이렇게 뻣뻣하게 나오는가?!…)

통신설비의 파괴로 그 어디에도 소식을 전할수 없는 《류성》호임을 스미스는 너무나도 잘 알고있었다. 그런데다가 중무장한 자기네를 한갖 무역짐배선원들이 어찌해보자고 할수는 더욱 없는것이였다. 그렇다면 저놈은 자기가 가지고있는 레이자인지 뭔지 하는 폭발물을 믿고 저러는가? 저런게 어떻게 무역짐배에 다 있었는가. … 선뜻 믿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만약 저것이 진짜 폭발물이라면 이 배를 순간에 침몰시킬런지 어이 알랴. 저것이 있어 저렇게도 당당한가? 아니 그보다도 무언가 더 크게 믿는것이 있는것 같다. 그게 도대체 무얼가?…

스미스는 머리를 기웃했다. 포위된 《류성》호는 일개 무역선이고 선원들 역시 총 한자루 없는 민간인들인데 부선장이라는 사람의 용기와 배짱이 여간 아니였다. 스미스는 가슴이 떨렸다. 그 어떤 폭발로 죽고싶지는 않았다. 하면서도 맨주먹밖에 없는 《류성》호 선원들이 저 폭탄 하나만 믿고 기세등등해나오는걸 보니 속골이 아플 정도로 화가 나서 도저히 견딜수가 없었다.

흥, 일은 너희들의 뜻대로는 되지 않을게다.

스미스는 이런 생각으로 마주선 젊고 기백이 넘치는 부선장을 눈싸움하듯 한동안 지켜보았다.

한편 《불랙룸》에서는 메리가 침대우에 엇비스듬히 누워 《손거울》을 들여다보고있었다.

이 《손거울》은 손바닥만큼한 크기의 액정TV였다. 방금전에 메리가 스미스에게 준 그 검은색안경에는 극소형카메라가 장치되여있어 방안에 앉아서도 다른 곳에서 움직이는 스미스의 행동을 샅샅이 지켜볼수 있었다.

국회의원은 바로 오늘과 같은 일을 예견하여 전문회사에다 이 검은색안경과 《손거울》을 특별주문하여 만들도록 했으며 그것을 메리에게 주었던것이다.

《손거울》에는 스미스의 검은색안경에서 전송되는 진호의 준수한 모습이 비쳐지고있었다. 《손거울》을 지켜보던 메리는 신음비슷한 소리를 저도 모르게 내였다.

그 사람이다!

수많은 총구앞에서 자기 몸을 내대고 《류성》호의 앞길을 막는 경우 폭침을 선언하던 용감무쌍한 청년… 말하는 품과 생김생김이 스미스가 마주서기엔 너무도 기백이 넘치고 인품이 돋보이는 인물이였다. 메리는 더 생각할새도 없이 소리쳤다.

《죤! 그따위 장교행세는 그만해요.》

뜻밖에 울리는 메리의 목소리에 어리둥절했던 스미스는 그것이 자기가 끼고있는 검은색안경에서 울린다는것을 알게 되자 밸이 울컥 치밀었다. 메리가 이 안경을 통해 자기를 꼭두각시처럼 조롱하니 속이 뒤틀려났던것이다.

(쌍년!… 뭐 표범은 자기의 발통을 아낀다구?)

귀전에서는 또 무어라구 종알거리는 메리의 소리가 앵앵거리였다.

스미스는 낯을 찡그리며 속으로 (퉤!-) 하고 침을 뱉았다. 그리고는 상판에 음험한 웃음을 짓고 진호에게 말했다.

《좋소. 서로의 몸값계산은 후에 하기로 하구 우선 나를 만나자고 한 용건이나 말하오.》

《우리가 왜 여기에 온것 같소?》

진호의 되물음에 스미스는 얼굴색이 컴컴해졌다.

《당신네야 통신설비가 필요해서 왔겠지. …》

《…》

스미스는 진호에게서 눈길을 떼지 않은채 옆의 잭크에게 한손을 내밀었다. 잭크가 주머니에서 손가락크기만한 부속품을 꺼내주었다.

《그런데 말이요, 통신설비의 중요부속은 여기 있으니 어쩐다?…》

스미스는 야유하듯 다시 이죽거리기 시작했다.

수근의 눈이 재빨리 스미스의 손에 갔다. 통신실에 들어왔다가 저것때문에 목적을 이루지 못했다고 생각하니 속에서 불이 일었던것이다. 어떻게 해서든 조국에 소식을 보내야 하겠는데 하는 생각으로 수근은 속이 근질거리는것을 겨우 참았다.

《그래 어떻게 하겠소?》

《흥, 어리석소. 그따위때문에 우리가 조국에 소식을 못보낼것 같소? 내가 당신을 만나자는건 이따위 비렬한짓을 당장 그만두고 빨리 포위환을 풀라는거요.》

진호는 이죽거리는 스미스를 무섭게 쏘아보며 무게있게 말했다.

《만약 당신의 요구를 거부한다면?…》

《그러면 우리의 보복을 받게 될것이요.》

진호는 스미스놈의 앞으로 한발 다가서며 손에 쥐고있는 레이자폭탄을 들어올렸다.

《보복?! 으흐흐…》

스미스는 속이 떨려 괴상한 소리를 내질렀다.

사실 ××만해역을 좁다하게 돌아치며 먹이감들을 덮쳐대는 《바다제왕》에게 여느때같으면 일개 선박의 부선장따위의 충고같은것은 귀에 새겨듣지도 않는다.

《류성》호 부선장이 아무리 보복을 운운한다 해도 위성통신설비의 파괴로 외부와의 련계가 완전히 두절된 상태에서 도대체 무얼 어떻게 한단 말인가? 괜히 허세를 부려보는것이라고 생각하는 스미스였다.

《당신들이 정 그렇게 나오면 할수 없지. 우린 우리의 결심대로 할수밖에 없소.》

스미스는 어깨를 으쓱 추어올렸다. 이때 메리의 충고가 또다시 스미스의 귀전에 날아들었다.

《죤, 자중하세요. 이번 일은 종전과는 성격이 다르다는걸 잊지 말아요.》

(에익, 앙큼한 년!)

웃음을 거둔 스미스는 정색한 표정으로 다시 입을 열었다.

《좋소. 하지만 우리의 간단한 요구조건을 들어주면 우린 물러설수 있소.》

스미스는 제법 큰 아량을 베푸는것처럼 거들먹거리며 진호앞을 오락가락 거닐기 시작했다. 메리의 말대로 스미스에게는 《류성》호습격에 신중성을 가해야 했다. 국회의원나리가 얼마나 신신당부했던가. 만약 실수하는 경우 그에 대처한 작전을 잘 단행함으로써 국제사회계의 비난을 피해야 했다. 그러자면 실수하는 경우 《류성》호가 마약을 밀매하고있었다는 자료를 강짜로라도 만들어야겠는데 그것이 제 마음먹은대로 되겠는가 하는것이 문제였다.

《류성》호의 마약밀매사건을 조작해서 외신들에게 신빙성있는 자료를 쥐여주자면 《류성》호의 내부구조 특히 선창에 가득 실려있는 고려인삼술상자들을 촬영해서 마약상자로 둔갑시켜야 했다. 그러자면 상품검색이라는 표명으로 《류성》호갑판에 올라서야겠는데 지금 상황에서는 도저히 앞을 내다볼수가 없었다.

《부선장, 그럼 우리 이렇게 합시다. 당신들은 여기서 빠져나가는 대신 우리에게 인삼술상자가 들어있는 선창을 보여주고 거기에서 다문 몇개의 상자만이라도 넘겨주어야겠소. 당신네 그 인삼술이 세계적으로도 유명하다는데 우리 아이들에게 맛이라도 좀 보여야 할게 아니겠소.》

《…》

진호는 타협조로 나오는 스미스의 상통을 쳐다보며 한동안 말이 없었다.

《지금의 처지에서 당신들에겐 이게 가장 효과적인 방도겠는데 잘 생각해보오. 우린 여태 그 누구에게도 이런 아량을 베푼적이 없었소.》

대답이 없는 진호를 보고 제김에 약간의 사기가 오른 스미스가 입술을 벌쭉거리였다. 극단에 이른 《류성》호로서 자기들이 내놓는 요구조건을 따라설수밖에 없다고 생각되였던것이다. 꽉 물고있던 진호의 입이 드디여 열리였다.

《당신들은 우리를 몰라도 너무 모르오. 단 한상자도 아니, 단 한병도 당신들에게는 내여줄수 없소. 그건 이 상품이 일개인의것이 아니라 우리 조국의 재산이기때문이요.》

《?…》

《그리고 단 한놈이라도 우리 〈류성〉호에 오르는것을 우린 절대로 용납하지 않겠소.》

《부선장, 당신은 혹시 그 무슨 기적이 일어나기를 바라는게 아니요?》

약이 오른 스미스가 상통을 이지러뜨리며 지껄이였다.

《똑똑히 알아두오. 우린 언제나 제힘을 믿소. 그리고 조국이 우리를 잊지 않고있다는것을 믿소.》

《뭐, 조국?…》

스미스는 쓴웃음을 지었다.

《너희 해적무리들에게는 리해될수 없겠지만 그래두 한마디 더 말한다면 조국이란 가장 신성한 부름이라는것이다. 그래서 그 조국의 품에서 사는 우린 모두가 친형제고 한식솔이기에 조국은 언제나 우릴 잊지 않고 지켜주고있는것이다. 그래서 우린 어떤 경우에도 자기 조국을 위해서 한목숨 바치는것을 영예롭게 생각한다.》

《그러니 끝내 우리와 맞서겠단 말이지?》

《우린 조금도 무섭지 않다. 덤벼들테면 덤벼들라! 그때는 〈류성〉호와 함께 네놈들모두를 바다속에 수장해버리고말것이다.》

《?!…》

아연해진 스미스는 방안을 오가기 시작했다. 방안에는 무거운 정적만이 깃들었다.

진호는 배심좋게 의자에 틀고앉아 손목에 차고있던 시계뚜껑을 열고 시계를 들여다보았다. 이때였다. 갑자기 지금 있는 방안의 전경이 진호의 눈앞에서 물러가고 자주 보아오던 낯익은 방의 모습이 펼쳐졌다. 그 순간 진호는 사랑하는 해연이와 또다시 마음속대화를 나누게 되였다.

-아, 해연이!

해연이가 진호의 눈앞에 나타나 자기를 다정히 찾고있다.

-놈들과의 담판은 어떻게 되고있어요?

-놈들이 물러서려고 하지 않소.

-걱정말아요. 이제 우리가 그놈들을 모조리 징벌할거예요.

-그게 정말이요?…

-예, 신심을 가지세요. 조국이 동무들을 지켜보고있어요.

-고맙소. 난 이렇게 동무와 속대사를 하고나면 무서운것이 하나도 없어지군 하오. 단지 미안한건 동무와 시험통신을 하던 말단장치도 놈들의 전자기포탄에 잘못된것인데…

-아이참, 됐어요. 이렇게 시험통신은 계속되고있지 않나요. 몸은 비록 멀리 떨어져있지만 동문 역시 조국이라는 땅을 딛고있어요.

-그거야 옳지.

-때문에 우린 언제나 몸도 마음도 함께 있는거예요.

-몸도 마음도 함께 있단 말이지.

-예. 진호동무, 사실은 동무가 항해를 마치고 돌아오면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려댔는데 일이 이렇게 된바에 말해야겠어요.

-?!…

-조국을 떠나기 전에 해안공원에서 제가 하던 말이 생각나세요? 그때 내가 동무에게 시계를 항상 몸에 지니고있으라고 했지요. 그 시계를 들여다볼 때마다 우린 감정도 마음도 늘 함께 나누게 된다고 했지요. 그래요. 그 시계에는 우리 두사람이 뇌파로 서로 통화할수 있는 뇌파송수신장치가 내장되여있어요. 그래서 비록 뇌파말단장치가 놈들의 전자기포탄에 못쓰게 되였어도 진호동무가 차고있는 시계로 해서 《류성》호가 해적들의 포위속에 든것을 제가 제때에 알수 있은거예요.

순간 진호의 두눈에는 광채가 빛났다. 뇌파에 의한 통신시험! 손목시계! 아, 그거였구나. … 그런걸 난 말단장치가 놈들의 전자기포탄에 못쓰게 되였을 때 수근의 말대로 이제는 조국에 우리가 처한 사태를 알릴수 없다고까지 생각하지 않았는가. 나와 해연이가 지금껏 서로 주고받은 모든 대화들이 과학의 산물인 뇌파통신기에 의한것이였다니 조국에서는 여기서 벌어지는 모든 일을 알고있었을것이다.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언젠가 해연이가 나의 뇌파를 측정하고 그 무슨 설비에 나의 뇌파를 기억시킨다고 했지… 진호는 기운이 났다. 힘이 솟구쳤다. 적들의 준동이 아무리 심해도 이젠 끄떡없다고 생각되였다. 아, 그러니 세상에 없는 뇌파통신기를 통해 우리가 소식을 전할수 있었구나.

-바로 생각했어요.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이 《P-300》이라는 뇌파를 공간으로 내보내고있다는것은 이미 과학적으로 해명된 문제예요. 단지 우리가 《P-300》이라는 뇌파의 신호가 너무 작아 광범히 리용하지 못했을뿐이예요. 전 바로 그것을 연구과제로 정하고 오래전부터 실험을 해왔던거예요. 기뻐하세요. 얼마전에 전 뇌파통신기시험을 완전히 끝냈어요. … 그런데 이번에 진호동무의 일을 당하고보니 전 정말 뇌파통신연구를 훌륭히 완성해야겠다는 생각을 더 굳게 가지게 되였어요.

-잘 생각했소, 해연이.

이 순간에 진호는 《항해기간에 이것을 몸에서 한시도 떼여놓지 마세요.》라고 당부하던 해연이의 모습이 눈앞에 방불히 떠올랐다. 진호는 팔목의 시계를 다른 손으로 슬그머니 쓸어만졌다. 바로 이 시계로 해서 몸은 서로 멀리에 떨어져있었어도 자주 만나 이야기를 나눌수 있었다고 생각하니 눈물이 나도록 해연이가 고마왔다.

-해연이, 이젠 힘이 생기오. 조국이 지켜보고 동무가 힘을 주는데 내 무얼 두려워하겠소. 놈들과 끝까지 결판을 볼테요.

-진호동무, 그놈들이 응하지 않으면 마지막경고를 하세요. 만약 놈들이 동무의 경고를 듣지 않으면 ××만해역 현지시간으로 새벽 5시에 우리 《장수봉》이 그곳 상공에서 놈들에게 징벌을 내릴거예요.

-《장수봉》?!

-예, 지구상 그 어디에나 떨어져내릴수 있는 플라즈마를 리용한 빛무기예요. 새벽 5시에 뢰성이 울고 자석식기뢰가 폭발하면 그 위치에서 빨리 벗어나세요.

-해연이, 알겠소.

-진호동무, 그럼 꼭 승리하고 돌아오길 바래요.

준엄한 이 순간에도 해연은 이렇게 진호와 함께 있었다. 진호는 결연히 스미스앞으로 다가갔다. 스미스가 겁이 났는지 뒤걸음쳤다.

《그… 그래, 생각을 좀 해봤소?》

그래도 스미스는 기대가 어린 눈길로 진호를 바라보며 물었다.

《생각해보고 말고 할게 있는가. 당신들의 이 행위는 세계의 평화와 인권에 대한 명백하고도 파렴치한 범죄행위요!》

《뭐… 뭐라구?》

《여보, 난 당신에게 마지막으로 경고하오. 우리에게 사죄하고 당장 물러가시오. 만약 새벽 5시까지 응하지 않으면 당신들은 우리의 자위적인 징벌을 받게 될것이요.》

진호의 단호한 말에 스미스는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리고 악에 받쳐 살기를 띤 눈으로 진호를 쏘아보았다.

《좋소! 나 역시 〈류성〉호에 새벽 5시까지 기회를 주겠소.》

그리고는 졸개들에게 손짓으로 진호네에게 길을 내주라고 했다. 지금 스미스는 내색을 안했지만 속으로는 진호가 가지고있는 레이자폭탄이 아까부터 마음 한구석에 위압감을 자아내고있어 얼마나 불쾌한지 몰랐다. 그래서 빨리 진호네와 헤여지고싶었다. 통신실을 나서는 진호네를 해적들이 우르르 따라서려 하자 스미스는 손을 들어 만류하였다. 그것은 그가 마음이 커서가 아니라 이제 남은 두시간이 필요해서였다. 새벽 5시까지… 흥, 네까짓것들이 아무리 날고뛰는 재간이 있다고 해도 그 시간에 《경고》니 《징벌》이니 하는 따위의 보복이 있을수는 없다. 도대체 그들이 무슨 힘을 가졌기에 그런 희떠운 소리를 하는지 두고보자. 마지막수단으로 배를 폭침할 생각인것 같은데 바로 이 두시간동안에 《류성》호를 옴짝달싹 못하게 작전을 잘해야 한다. 그러면 폭침도 제 마음대로 못할것이다. 그때 가서는 결국 우리의 요구에 좋든싫든 응할수밖에 없게 될것이다. 쌀이 아무리 아깝다 해도 참새를 잡자면 어느 정도는 던져줘야 하니까. 흐흐흐… 스미스는 속으로 너털웃음을 지으며 머리를 흔들었다.

《야, 내버려두라! 어차피 날이 밝으면 모두가 물고기밥이 되든가 우리한테 무릎을 꿇고 항복할테니까.》

스미스는 이제 날이 밝으면 《류성》호의 좌우와 뒤에 붙어있는 해적선들에 명령하여 소형직승기의 도움으로 무역짐배를 순식간에 타고앉을 결심이였다.

《모두 작전실로 가자!》

스미스는 졸개들앞에서 자기의 위신을 차리느라고 제법 큰소리를 쳤다.

한편 《불랙룸》의 메리는 안절부절못하며 방안을 왔다갔다 하다가 《손거울》을 침대우에 내동댕이치며 자리에 털썩 앉아버렸다.

(아, 왜 이렇게 불안할가?)

지금껏 스미스와 《류성》호 선원들과의 대화과정을 지켜본 메리는 웬일인지 명백히 자기들이 패하고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생각되는것이 무엇때문인지는 똑똑치 않았으나 그는 분명히 패자의 쓴 결말을 느끼고있었다. 떠나올 때 아버지가 하던 말이 생각났다.

《메리, 스미스의 뒤조종을 잘해야 한다. 그녀석이 원숭이처럼 날래긴 해도 대갈통은 돼지처럼 미욱한 놈이다.》

스미스에 비하면 《류성》호의 선원들은 얼마나 의젓한가. 해적선에 올랐어도 주눅은커녕 제세상처럼 당당히 말하는 그런 사람들을 메리는 난생 처음보았다. 그들에 비하면 해적들은 역시 짐승이나 다를바없이 우직해보였다.

헌데 《류성》호 부선장이 새벽 5시를 력점을 찍어 말했는데 이건 무얼 의미하는걸가? 혹시 자기들이 알지 못하는 어떤 소식이라도 이미전에 평양으로 날아간것이 아닐가? 만약 그렇게 되면 모든것이 수포로 돌아가고만다.

아니, 아니야. 절대로 그럴수 없다!

메리는 《류성》호를 포위하던 전과정을 곰곰히 돌이켜보았다. 그러나 하나도 잘못된것이 없었다. 첫순간에 전자기포탄부터 날려 통신기재들을 마비시켜놓았었다. 그렇지 않으면야 벌써 국제사회계에서 법석 떠들었겠는데 많은 시간이 흘렀어도 조용했던것이다. 해상경찰이나 해상을 지키는 국제련합군에서도 움쩍하지 않는걸 봐선 그들이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있다는것을 보여주고있었다. 그러나 만약 어떤 자그마한 실수로 해서 이 소식이 외부에 알려진다면?…

메리의 눈앞에는 잔뜩 성이 난 아버지의 얼굴이 떠올랐다. 고양이상을 한 메리는 《류성》호 부선장이 쥐고있던 레이자폭탄을 놓고 곰곰히 생각해보았다. 그 레이자폭탄이 어데서 났을가? 그것이 과연 폭탄이 맞긴 맞는가?… 생각해볼수록 모든것이 불투명했다. 무역짐배에 레이자폭탄을 가지고다닌다는것이 도저히 믿어지지 않았다. 혹시 괜히 겁부터 먼저 앞세운것이 아닐가? 좀더 구체적으로 알아봤어야 하는건데…

《호-》

메리는 자기도 모르게 한숨을 길게 내쉬였다.

스미스는 나타난 상황을 구체적으로 알아보려고도 하지 않고 날이 밝으면 어떻게 해서든 《류성》호를 타고앉을 생각뿐이니 정말 우직한 인간임이 틀림없었다. 메리는 자리를 걷어차고 일어났다. 무언가 스미스를 움직일 궁냥을 해야 했던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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