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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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땅에서는 밤이 깊어가고있었다. 다만 경도상의 위치차이로 조국의 밤은 ××만해역보다 몇시간 먼저 시작될뿐이였다.

밤은 퍼그나 깊었으나 도시의 거리는 잠들줄 모른다. 그 어디라 할것없이 온통 밝은 전등불이 현란하게 비친다. 하건만 여기 강기슭가까이에 자리잡고있는 해운관리국의 고층청사안에는 침침한 기운이 떠돌고있었다. 보름전에 ××항구를 출항한 《류성》호가 오늘 낮에 ××해역에 들어서서 정상항해를 하고있다는 전문을 보내온후 지금껏 감감무소식이였던것이다. 통신실을 통해 《류성》호와의 통신이 끊어졌다는 소식을 받고 성에 실태를 보고한 관리국장의 마음은 몹시 무거웠다. 약속된 교신시간이 훨씬 지났지만 웬일인지 《류성》호에서는 전혀 응답이 없는것이였다. 이런 례는 아직까지 없었다.

무슨 일일가? 왜 교신이 이루어지지 못하는가?…

퇴근시간이 지나고 밤이 퍼그나 이슥했지만 관리국의 성원들은 누구 하나 자리를 뜨지 못했다. 지금 그들모두는 근심과 걱정, 불안과 위구속에 싸여있었다. 그런 속에서 관리국의 한 통신실을 책임진 부원처녀는 새로 사귄 애인의 전화에 짜증을 내고있었다. 얼굴이 컴컴해진 동무들 보기가 죄스러웠던것이다.

《동무를 보겠다고 아버지가 출장길에 지금 와서 기다린단 말이요.》

애인이 다시 전화로 독촉이다. 야참, 이 동무가?…

《미안해요. 사연을 말할수 없는데 전 지금 다른 생각할 경향이 없어요.》

《아니, 잠간이면 되오.》

《오늘은 안돼요.》

처녀는 그만에야 전화를 끊어버렸다. 이때 바깥에서 승용차의 급정거소리가 났다. 창밖을 내다보던 중년의 녀성이 누구에게라없이 중얼거리였다.

《성에서 부상동지까지 내려오는군요.》

이어 다급한 발자욱소리가 나더니 참모장의 방문이 열렸다 닫기는 소리가 났다.

《혹시 〈류성〉호에서 무슨 소식이라도…》

중년의 녀성이 다시 중얼거리였다.

《?…》

모두가 참모장방쪽에 귀를 강구고있을뿐 조용했다.

《다른 선을 통해서 소식을 알려올수도 있지 않아요.》

녀인이 답답한 나머지 혼자서 계속 중얼거리였다.

《글쎄?…》 하고 누군가 마지못해 말을 받아주었다.

《〈류성〉호! 〈류성〉호! 나 〈대동강〉, 응답하라…》

건반을 두드리며 《류성》호에 전문을 날리는 통신수처녀들의 안타까운 모습은 기관안의 공기를 더욱 침침하게 만들뿐이였다.  사람들은 서로 얼굴들만 마주볼뿐 입을 꾹 다물고있다. 하나같이 얼굴에는 제나름의 복잡한 표정들이 그려져있다.

도대체 무슨 일인가? 통신설비고장?… 그것도 믿을수 없다. 《류성》호에는 석대의 위성통신기가 있는데 그것들이 동시에 모두 고장날수는 없지 않는가? 그렇다면 혹시?… 국제사회가 우려하는 그런 재난을 당했는가. …

참모장방에서는 성에서 내려온 부상이 관리국의 책임일군들과 마주서있었다.

《〈류성〉호와 마지막교신을 한것이 언제요?》

《오늘 낮 12시였습니다. 그때 〈류성〉호는 ××해역에서 항해중이였습니다.》

《음, 그러니 ××만해역을 가까이하고있었구만.》

부상의 말에 일군은 머리를 끄덕이며 조용히 뇌이였다.

《예, 그때부터 현재까지 전혀 응답이 없는데 ××해역에서 혹시 사정이 생겨서 ××만쪽으로 에도는건 아닌지?…》

《아니, 그렇더라도 응답이야 했을게 아니겠소. 〈류성〉호가 그쪽으로는 가지 않았소. 분명 ××만해역을 통과하자고 했을게요.》

그러자 지금껏 한곁에서 지켜보고있던 국장이 다급히 물었다.

《그럼 부상동진 〈류성〉호가 혹시 ××만해역에서?…》

《아 아니, 아직은 내 혼자 생각이요.》 하며 부상은 무겁게 한숨을 내쉬였다.

《국제해사기구엔 알아봤소?》

《예, 그곳에서도 형편은 매한가지입니다. 도리여 우리에게 절망적인 예측을 암시할뿐입니다. 위성관측자료에도 〈류성〉호가 ××항구를 출항한 이후 더 이상 관측된 정보는 없습니다.》

부상은 참모장의 말에 목단추를 끄르며 안락의자에 털썩 앉았다.

《방안이 왜 이렇게 답답하오, 랭풍기가 없소?》

《…》

방안에는 두대의 랭풍기가 벌써 5시간째 쉬임없이 돌아가고있었다. 부상이 랭풍기에 눈길을 보내다가 입을 다시였다. 통신실에서 들려오는 통신수처녀들의 안타까운 호출소리만이 간간이 들려왔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복도에서 발자국소리가 들렸다. 바쁜 걸음이다. 부상은 슬며시 자리에서 일어섰다. 이때 답답한 방안의 공기를 활 바꾸기라도 하려는듯 문이 열리며 한 녀성이 들어섰다.

《과학원 생체공학연구소 상급연구사동무가 찾아왔습니다.》

《이밤중에 말이요?!… 도대체 무슨 일이라오?》

부상이 마주나가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건 저… 처녀동무인데.》 하며 녀성이 얼버무리자 부상의 곁에 있던 국장이 《없다고 하오!》하고 단마디로 잘라 말했다.

《저도 그렇게 말했습니다. 그런데도 그 동문 무조건 꼭 만나야 할 아주 중요한 문제가 있다고 하면서…》

《없다고 하라지 않소!》

국장이 신경질적으로 말하며 손을 홱홱 저었다.

《동무가 잘 말해주오. 지금 그럴 시간이 없다고 말이요. 후에 찾아오라고 하시오.》

이들을 지켜보던 부상이 가벼운 어조로 말했다.

《예, 알겠습니다. 헌데 저… 〈류성〉호 문제때문이라고 하길래…》

그 소리에 부상과 국장, 참모장이 동시에 녀인에게로 눈길을 돌렸다.

《〈류성〉호?!》

《예, 꼭 알려드릴게 있어 왔답니다.》

《아참, 그 소리부터 먼저 할게지. 어서 들여보내오. 빨리!》

국장이 성급해서 말하자 녀인이 《예.》 하고 대답하며 서둘러 돌아나갔다. 얼마후 방문을 열고 한 처녀가 들어섰다. 그 처녀는 모두에게 머리를 숙여 인사했다.

《처녀동무가 날 찾아왔소? 내 여기 국장이요.》

국장이 처녀를 뚫어지게 보며 물었다.

《안녕하십니까? 전 과학원 생체공학연구소 연구사 심해연입니다.》

처녀는 이렇게 자기를 소개하고는 잠시 고개를 숙이고 마음을 진정하듯 심호흡을 하더니 인차 눈길을 들었다.

《지금 〈류성〉호가 해적들의 집단적인 습격을 받고있다는것을 아십니까?》

《뭐요?!》

방안의 책임일군들의 얼굴이 순간에 굳어져 처녀를 쏘아보듯 했다.

《〈류성〉호는 ××만해역에서 해적들과 맞다들렸습니다. 놈들이 기관총을 쏘아대면서…》

처녀가 목이 메이는지 더 말을 못한다. 부상이 주위를 깨뜨리며 성급한 어조로 해연에게 물었다.

《허, 동무가 그걸 어떻게 아오?》

해연은 입술을 감쳐물고 나직이 대답했다.

《제 말을 선뜻 믿지 못한다는것을 압니다. 하지만 이건 죄다 사실입니다. … 지금 〈류성〉호는 해적들이 쏜 전자기포탄에 위성통신설비들이 모두 마비되여 누구한테도 소식을 알리지 못하고있어요.》

《?!…》

사람들은 더욱 눈이 둥그래져가지고 처녀를 지켜본다.

《어서 계속하오.》

국장이 성급하게 재촉했다.

《해적들의 총질에 선장동진 그만 중상을 당하고… 그래서 지금 부선장동무가 배를 지휘하고있는데… 지금은 그놈들이 부설한 기뢰때문에 항해까지 중지하다보니 놈들의 포위속에…》

해연이는 더 말을 잇지 못하고 흐느낌을 터치며 얼굴을 싸쥐였다. 방안의 공기는 일순 더 팽팽해졌다. 부상은 아무말없이 원탁의 보온병에서 물 한고뿌를 따라가지고와서 눈물을 훔치고있는 해연에게 내밀었다.

《자, 진정하오…》

부상은 잠시 해연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물었다.

《그런데 참 이상하지 않소. 배에 설치된 위성통신설비가 다 파괴되였다는데 〈류성〉호의 실태를 동무가 어떻게 알수 있었는가 하는거요?》

부상의 물음에 다른 일군들도 머리를 끄덕이며 해연에게 의혹의 눈길을 보냈다. 물고뿌를 내려놓고 손수건으로 눈굽을 찍고난 해연은 천천히 눈길을 들어 부상을 바라보았다.

《전 〈류성〉호의 부선장동무와… 수천만리 떨어져있어도 늘 함께 있는것처럼 얘기를 주고받습니다. 그래서…》

《참, 난 도대체 저 동무가 하는 소리가 무슨 소린지 모르겠구만?》

저쪽에서 지금껏 아무말없이 서있던 참모장이 믿지 못하겠다는듯 중얼거리였다.

《가만!… 멀리 떨어진 상태에서도 얘기를 나눈다?! 흥미있구만.》

《…》

《헌데 말이요. 멀리 떨어진 상태에서 얘기를 나누자면 수단이 있어야겠지?》

《예.》

《그런게 동무에게 있긴 있소?》

《아이참.》

해연의 눈에 안타까움이 어리는데 《허허, 가만보니〈류성〉호의 부선장동무가 동무 애인같은데 그와 너무 오래동안 떨어져있다보니 보고싶은 생각에 동무가 혹시 뭔가 착각한건 아니요?》하고 참모장이 끼여들었다.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십니까. 저도 이 모든것이 애인에 대한 과도한 그리움에서 빚어진 착오라면 좋겠어요. 하지만 아니예요. 난 〈류성〉호가 당한 실태를 과학적인 근거를 가지고 말하는거예요.》

참모장의 말이 야유적으로 느껴졌는지 해연이가 갑자기 격해서 소리쳤다.

《연구사동무, 동무 말대로 〈류성〉호가 실제로 그런 처지에 놓여있다면 그걸 증명할 과학적인 근거를 우리에게 설명해줄수 없겠소?》

부상이 해연의 손을 꼭 잡아쥐며 부드럽게 말했다.

《근거를 말하겠습니다.》

해연은 머리를 숙이더니 자기가 들고온 자그마한 《트렁크》를 내려다보았다.

크기가 노트형콤퓨터만한 크기에 손잡이가 달린 깜찍스럽게 생긴 물건이였다. 하지만 거기엔 수년간에 걸친 땀과 지혜로 이루어진 귀중한 창조물이 들어있었다. 바로 그 창조물을 위해 바쳐진 해연이의 고심어린 탐구의 낮과 밤은 그 얼마였던가…

연구를 위해 많은 시간을 바치다보니 해연이의 나이도 어언 서른살에 이르렀다. 그런 처녀를 진호가 지금껏 말없이 기다려주지 않았던가. 해연은 그런 그를 볼 때마다 마음속 한구석에서 일군하는 미안한 감정으로 하여 주춤거릴 때도 없지 않았었다.

하지만 이겨내야 했다. 이것은 자기 하나의 희망이나 행복을 위한데 갖다붙일 그런 사업이 아니였기때문이였다. 나라의 과학발전에 이바지하고 나라가 더 강성해지게 하는 중요한 사업이였다. 때문에 힘들 때면 이제 이걸 완성한 다음 제일먼저 진호에게 보이리라 거듭 다짐을 하며 심혈을 쏟아붓던 창조물이였다. 해연이는 입술을 옥물고 서있다가 《트렁크》를 힘겹게 탁자우에 올려놓았다. 그리고 천천히 뚜껑을 열어젖히였다.

《트렁크》안에는 콤퓨터건반과도 같은 여러개의 누르개가 있고 계기 등이 있었다. 해연이가 구석진쪽에 있는 단추모양의 누르개를 가볍게 다치자 불쑥 안테나가 우로 솟구쳐올랐다.

《이겁니다.》

《이건 뭐요?》

부상이 의아한 눈길로 해연에게 물었다.

《고성능뇌파통신기예요. 사람의 대뇌에서 발산하는 생물전기파로 사람들이 먼거리에서도 서로 마음과 감정, 생각들을 나누게 할수 있는 기구입니다. 방금 부상동진 멀리 떨어진 상태에서도 이야기를 주고받자면 수단이 있어야 한다고 하시지 않았습니까. 바로 그 수단이란 말입니다.》

《그러니 세계적으로 해결해보겠다고 떠드는 뇌파통신기를 우리가 연구해냈다는거요?》

《예.》

해연은 부상앞에서 뇌파통신기가 만들어진데 대하여 간단하게 이야기하고나서 이렇게 덧붙였다.

《전 〈류성〉호가 조국을 떠날 때 부선장동무에게 고성능뇌파송수신장치가 내장된 손목시계를 보냈습니다. 물론 이것은 제가 뇌파통신기의 성능을 최종단계에서 시험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이번에 부선장동무가 나의 연구사업을 돕겠다고 뇌파통신말단장치까지 달라고 하길래 주어보냈는데 아마 그건 배에 설치되여있는 위성통신설비와 함께 놈들이 쏜 전자기포탄에 사용할수 없게 된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시계는 평시에 뚜껑을 닫게끔 함으로써 전파차페장치가 완전무결하게 되여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이번에 놈들이 사용한 전자기포탄에도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은 모양입니다.》

《그러니까 다른 전자통신설비들은 전자기포탄에 마비되였어도 고성능뇌파송수신장치가 들어있는 손목시계만은 차페장치가 잘된 덕으로 안전했기때문에 해적들의 침입사건을 알수 있었다 그거겠소?》

《예.》

《음, 이젠 모든것이 리해가 되오.》

해연이의 이야기를 다 듣고난 사람들도 모두 머리를 끄덕이였다. 부상이 뇌파통신기를 보물처럼 소중히 안아들더니 목갈린 소리로 말했다.

《연구사동무, 고맙소.》

《아이, 전 그저 〈류성〉호의 소식을 빨리 알려야겠다는 생각만 하다보니… 처음부터 구체적으로 하나하나 얘기했어야 하는건데…》

《됐소, 어쨌든 동문 우리를 크게 도와주었소.》

부상의 말에 모두가 감동된 눈길로 해연을 따뜻이 지켜본다. 그제서야 해연은 밝게 웃으며 주위의 사람들을 정겨운 시선으로 둘러보는것이였다.

 

×

 

하나의 사물현상에서 그 개체가 가지고있는 속성을 과학적으로 해명하거나 발견한다는것은 실로 고심어린 탐구와 노력이 없이는 불가능한것이다. 어떤 현상은 한세기가 지나서야 다시 부상되여 과학계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것도 있는것이다.

독자들을 위해 뇌파와 관련된 하나의 이야기를 펼쳐보려고 한다.

한때 세계과학계는 이상한 사건을 놓고 떠들썩하며 갑론을박한적이 있었다.

유럽의 어느 한 바다가마을에 푸라말라라는 이름을 가진 로파가 있었는데 그에게는 나이 40이 지나서 보게 된 아들이 하나 있었다.

아들 까라쉰은 성격이 참했고 생김새도 신통히 제 어머니를 빼여물어 로파를 기쁘게 했다.

로파의 애지중지에 까라쉰은 어느덧 학교를 졸업하고 어엿한 성인이 되여 무역선의 취사원으로 되였다.

그러던 어느날, 머나먼 남방으로 항해를 떠났던 까라쉰이 갑자기 불어오는 열대성회오리바람에 맞다들려 배가 뒤집히는통에 잘못되였다는 통지가 푸라말라에게 날아왔다.

이 소식은 애오라지 아들 하나를 믿고 살아온 로파에게 있어서 청천벽력이 아닐수 없었다.

로파는 며칠동안이나 눈물을 흘리며 정신을 잃은 사람처럼 멍해있었다. 그러다가 어느 하루 꿈속에서 자기 아들을 보게 되였다. 산같은 파도가 출렁이는 바다, 구명대를 부여잡고 허우적거리는 사랑하는 아들이였다.

로파는 다음날에도 그 다음날에도 매일 꿈에서 아들을 보게 되였다. 그런데 점차 꿈에 보이는 아들이 어느 섬에 올라 살아있는것으로 보였다.

그 섬은 남태평양상의 어느 작은 무인도였던것처럼 제나름으로 생각되기까지 했다. 저 멀리 밤하늘가에 남십자성이 유난히 빛을 뿌린다. 하지만 사납게 몰아치는 열대성폭풍에 부러질듯이 휘친거리는 야자나무림과 알수 없는 소소리높이 솟은 무성한 숲속에는 맹수들이 욱실거리고있었다. 이제 갓 20살에 들어선 까라쉰한테는 이것이 너무나도 무서운 세계가 아닐수 없었다. 풍랑에 떠밀려 간신히 살아 이 섬에 오른 까라쉰은 바람에 흔들거리는 커다란 야자나무꼭대기에 기여올라 떠나 온 조국의 하늘가를 하염없이 바라보며 목놓아울었다.

《어머니! 날 살려주세요-》

행여나 하여 자기가 위치하고있는 좌표까지 찍어 웨쳐대며 구원을 청하는 까라쉰의 처량한 모습이 눈앞에 너무도 방불하게 떠올라 로파는 잠자리에서도 때없이 눈물을 좔좔 흘리군 했다. 며칠만에 로파는 더는 견딜수 없어 주정부를 찾아갔다. 그리고 꼭같이 반복되는 꿈이야기를 하며 그를 위해 주정부가 도와줄것을 간절히 요청했다. 주정부에서는 난처해하면서 로파를 달래였다.

《그런 꿈은 아마 〈하느님〉이 보내주군 할겁니다. 이젠 마음을 진정하십시오.》

《아니웨다. 분명히 내 아들은 살아있쉐다. 좀 도와주시우다.》

《어머니야 현실속에서 사시는 사람인데 꿈을 다 믿다니요? 국가에서도 선원들이 모두 잘못되였다는것을 확인하고 조의를 한 다음 유가족들에게 많은 부조금을 지불하지 않았습니까.》

《그건 옳지요, 하지만 제발 내 말을 믿어주시오. 우리 아들은 죽지 않았쉐다. 분명히 살아있다니까요.》

로파는 막무가내로 간청하며 버티고 떠날줄 몰랐다.

《도대체 아들이 어떻게 살아있다는겁니까?》

주정부일군도 너무 막무가내인 로파를 마지막에는 인상까지 찡그려가며 시답지 않게 대해주었다.

《남태평양의 엘리쓰제도근방이라고 하면서 날 보고 자기가 어디에 있다고 위치까지 대줍디다요.》

《뭐요? 하하…》

주정부일군이 어처구니없어하자 주위사람들도 로파를 보며 웃어댔다. 그들 대부분이 로파가 아들생각에 정신이 잘못된것이라고 생각했던것이다.

《왜들 웃소?… 이건 정말이우다. 제발 제 말을 믿어주시우. 거 뭐라고 했더라… 무슨 좌표소릴 하면서 자기는 X-×°×′Y-×××°××′××″…있다고 했는데요. 분명히 그렇게 말했쉐다.》

《?!…》

《간밤에도 우리 까라쉰이 내 눈앞에 나타나 자꾸 외워대는데 어떻게 에미가 불행에 처한 아들을 놓고 가만있을수가 있쉐까.  이 늙은이를 좀 도와주시구려. 제발 우리 아들을 살려주시우. 부탁이웨다.》

로파는 가슴을 두드리며 안타깝게 호소했다.

《…》

사람들은 매우 난처해하였다. 로파가 꿈에서 본 이야기를 도저히 믿을수가 없었다. 거기에다가 좌표소리까지 해대니 더더욱 믿을수 없었다. 남태평양이라면 여기서 수만리 떨어진 곳인데 로파의 말을 어떻게 믿으며 그가 살아있는지를 어떻게 확인하고 떠난단 말인가? 사람들은 머리를 흔들며 로파를 동정의 눈길로 바라볼뿐이였다. 마침 주정부에 내려와있던 중앙의 한 관리가 로파를 관심하게 되였다.

《어머니는 아들이 꼭 살아있다고 생각합니까?》

《그렇지 않구요. 꿈이라면 그렇게까지 생동할수가 없지요. 난 우리 아들 까라쉰의 목소리를 분명 듣고있습지요.》

《?…》

수도로 돌아온 그 관리는 어느날 정신이상에 걸린듯이 자기 아들을 구원해달라던 로파가 문득 생각나 심심풀이로 인터네트망을 통해 알아보았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실재적으로 로파가 꿈에서 들었다는 그 좌표에 매우 작은 섬이 있었다. 관리는 깜짝 놀라지 않을수가 없었다. 보다 더 흥미있는것은 바로 그 섬 근방에서 자주 회오리바람이 일군 하는데 얼마전에도 유럽의 한 무역선이 이곳에서 침몰당했다는것이였다. 이것이 과연 우연인가? 우연이 아니라면 이것은 너무도 신비하지 않는가…

그리하여 그 관리는 이 사실을 곧 정부에 보고하였다. 정부에서는 오래동안 토의하던 끝에 남태평양상으로 비행기를 띄우도록 하였다. 그렇게 되여 문제의 그 섬에 이른 비행기는 실재로 그곳에서 60여일간이나 야생생활을 하고있던 젊은 총각을 발견하고 구원하게 되였다. 구원된 그 젊은이의 말을 들어보니 그는 로파가 꿈에서 본것처럼 밤이 되면 야자나무에 기여올라 조국을 그려보며 어머니를 목메여 부르군 했다고 한다.

이 기이한 사건은 곧 세상에 널리 알려져 많은 과학자들의 관심을 모았으나 수수께끼는 좀처럼 풀리지 않았다.

그때 항간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이 일을 두고 기에 의한 《파》의 현상이라느니, 《사랑파》니 《모성파》니 하는 식으로 저마끔 낱말들을 만들어내면서 떠들었다.

세월의 흐름과 함께 점차 없어졌던 이 이야기는 오늘날에 와서 과학의 발전과 함께 로파 푸라말라와 아들 까라쉰과의 관계는 철저히 생물전기파에 기원을 둔 현상이였다는것으로 밝혀지면서 다시 부각되였다. 그러자 세계각지에서는 뇌파에 대한 연구사업이 활발히 벌어지게 되였다. 머리의 피부에 전극을 대고 전위변화를 기록한것을 뇌전도라고 부르며 거기서 볼수 있는 전위변화 또는 그에 따르는 전류변화를 뇌파라고 한다는것은 누구나가 다 알고있는 과학적자료이다. 사람인 경우에는 방금 깨여나 얼떨떨한 상태에 있을 때는 10㎐정도의 α파이고 의식이 똑똑한 상태로 깨여있을 때에는 진폭이 큰 0. 5~3㎐의 δ파를 나타내는것이다.

원래 전기는 그 세기가 크든작든 주위공간으로 전파를 내보낸다. 사람들의 대뇌에서 산생되는 생물전기는 역시 미세하지만 자기의 고유한 전파를 계속 방출시키고있다. 지구상에 살고있는 전인류가 제각기 서로 다른 뇌전파를 내보내고있으니 지금 우리가 살고있는 주위공간은 얼마나 많은 전파들로 차있겠는가. 생물전기파는 개개가 모두 서로 다른데 혈육인 경우 그들간의 정이 불가항력적이고 주파수가 거의 동일하므로 흥분과 애정이 절정에 이르면 껴떨기를 일으키는 현상이 있다.

바로 푸라말라와 그의 아들 까라쉰사이에 오고간 생물전기파의 껴떨기가 그에 대한 대표적인 실례가 될것이다.

누군가가 말했지만 과학탐구의 력사는 발전에로 줄달음치는 과정인것만큼 정신육체적소모의 기나긴 로정이라고 할수 있다. 그런 까닭에 하나의 과학적발명을 탄생시킨다는것은 탐구와 노력을 동반한 우연이 아닌 간고한 투쟁과정을 거쳐서야 이룩되는것이라고 말할수 있는것이다. 오늘날에 와서 세계의 여러 나라 과학자들이 생물전자기파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있지만 뇌파통신기연구에서는 의연히 성공을 못하고있다. 그만큼 미세한 뇌파를 증폭시켜 먼거리로 전송한다는것이 대단히 힘들기때문이다.

만약 이것이 성공하게 되면 의학분야는 말할것도 없고 기타 여러 분야에서도 널리 리용되게 될것이였다. …

 

해연은 일군들에게 설명을 했다.

《이 기구의 수감대상자는 현재로서는 〈류성〉호의 부선장동무 한사람뿐이예요. 물론 배에는 스무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있지만 그들까지는 아직 수감대상자가 못됩니다. 그렇게 되자면 그들모두의 뇌파를 사전에 기억시켜야 하고 모든 선원들이 뇌파송수신기가 내장된 장치를 휴대해야 하거든요.》

《음, 알만 하오. 헌데 부선장동무는 자기 시계에 뇌파송수신장치가 내장되여있다는것을 알고있소?》

《모릅니다. 그 동문 조국을 떠날 때 그저 보기 드문 시계라는 정도로만 알고 저한테서 받았으니까요.》

《음.》

부상이 머리를 끄덕였다. 해연이의 이야기에 흥미진진한 기색을 짓고있던 관리국장이 성급히 말했다.

《연구사동무, 그 기구를 내가 좀 동작시켜봅시다.》

《…》

《내 〈류성〉호 부선장동무를 당장 만나보자고 그러오.》

해연의 얼굴에 난처한 기색이 어렸다.

《안됩니다.》

《왜 그러오? 난 국장으로서 그곳 실정을 빨리 알아보고 대책을 세우자는거요.》

국장은 기구쪽으로 다가왔다. 해연이가 머리를 흔들었다.

《미안합니다. 지금은 진호동무를 만날수 없습니다.》

《뭐요?…》

《진호동무가 시계뚜껑을 열어야 여기에 호출신호가 오게 되여있는데 그때에만 통화할수 있습니다. 그 동무가 가지고있는 말단장치가 고장이 나지 않았으면 아무때건 통화할수 있는건데 현재는…》

《국장동무, 조급해마오. 이제 진호동무가 해연동무를 보고싶어 시계뚜껑을 열면 손전화기처럼 호출신호가 오게 되여있다는 소리란 말이요. 시험용이다보니 아마 손목시계에는 호출장치가 되여있지 않은것 같구만. 어떻소, 연구사동무?》

부상은 인상을 찡그리는 국장을 돌아보며 너그럽게 웃었다.

《예, 옳습니다.》

동감이라는듯 해연이가 고개를 끄덕이였다.

《그러니 부선장동무는 연구사동무의 뇌파전송을 모르고있겠구만?》

부상의 물음에 해연은 고개를 저었다.

《예, 뇌파송수신장치가 내장된 시계의 기능을 잘 모르는 부선장동무로서는 뇌파전송때마다 머리속에 떠오르는 환영을 그저 이상하게 생각하는 정도일겁니다. … 이런 일이 생길줄 알았으면 그 동무가 조국을 떠날 때 구체적으로 얘기해주는건데…》

해연은 이렇게 말하며 차분히 머리를 숙이였다.

《음, 이젠 알만 하오. …》

부상은 가볍게 머리를 끄덕이였다. 한참만에야 관리국장에게 돌아서며 물었다.

《〈류성〉호 부선장동문 어떤 동무요?》

《김진호라구 해병출신의 제대군인입니다. 능력도 있고 아주 성실한 동무인데 이번 항해부터 부선장의 직무를 맡았습니다.》

관리국장이 또박또박 찍어가듯 대답했다.

《해병출신이라니 마음이 놓이오.》하며 부상은 머리를 끄덕였다.

《연구사동문 이제 곧 나와 함께 가야겠소. 그 기구를 가지고 말이요.》

《?…》

《가보면 알게 되오.》

부상은 의아한 눈길로 바라보는 해연에게 웃음을 머금고 머리를 끄덕이더니 문가로 천천히 걸어갔다. 머뭇거리던 해연은 방안에 남은 사람들에게 머리를 숙여 인사를 하고 부상의 뒤를 총총히 따랐다. 잠시후, 그들을 태운 승용차는 관리국의 청사를 벗어나 밤거리를 달리였다.

새벽 1시가 가까와오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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