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8 회)

 

제 4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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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 대한 견해와 조건, 감수는 사람마다 각이할수 있다. 그것을 느끼고 받아들이고 바라는 관점이 대단히 상대적이고 형이상학적이기때문이다.

빌 클린톤은 1963년 운명의 장난으로 소년참관단 성원이 되여 이 백악관을 방문했을 때 케네디대통령과 악수를 나누며 인생의 앞길을 내심으로 결정했었다. 그것은 정치인이 되려는 확고한 결심이였다. 나란히 세워놓은 성조기와 대통령기를 배경으로 활짝 웃고있던 도고한 케네디의 모습은 그의 인상속에 깊이 새겨졌었다. 물론 정치인이 되려는 리상의 종착점은 이 백악관이였으나 그것은 야심에 찬 소년의 일장춘몽같은 허영심에 불과한것이였고 명문가출신에 진취성이 강한 힐러리를 만나지 못했더라면 시골 주지사로의 출마를 행복의 절정으로 만족했을지도 모른다.

소학교시절의 녀교원은 분망한 다변가의 기질로 뭇학생들을 자기 주변에 끌어들이는데 능수인 그를 보고 《너는 크면 감옥에 가든지 주지사가 될거다.》라고 운명적인 말을 했는데 한번은 《공민례절》과목에 락제를 준 일까지 있었다. 다른 사람들에게 자기 의사를 발표할 기회를 주어야 하는 시민정신이 약하다고 인정했던것이다. 클린톤은 옛 은사의 숙명적인 예언을 훨씬 뛰여넘어 아칸소주지사를 거쳐 단연 미국대통령이 되였다.

당선이 발표되였을 때 그는 자기가 남자로서, 아니 인간으로서 최고의 성공을 이룩했다고 마음속깊이 자부했었다. 실로 그것은 응당한 자부였고 공인된 평가였다. 관직에서, 명예에서 그는 행운의 절정에 올라선것이다. 그는 인생에서 처음으로 행복감을 맛보았다. 그는 사방이 확 트인 령마루에 올라섰다. 세상과 만사람이 자기 발밑에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름에 따라 그는 점차 자기가 딛고선 곳이 든든한 산악이 아니라 수천만의 각이한 사람들로 쌓여진 매우 불안정하고 바로 서기조차 고통스럽고 조심스러운 피라미드라는것을 아픈 환멸속에 깨달은것이였다. 측근들은 그의 뒤다리를 잡아당기는자들과 매일 매 순간 고통스러운 힘겨루기를 했고 눈길만 한번 잘못 돌려도 분노에 찬 주먹들이 그의 면상으로 날아들었다. 음모와 권모술수들이 면전에서 벌어지고 자칫 신경을 늦추었다가는 보기 좋게 땅바닥으로 떨어져 내릴 위험성이 항시 존재하였다.

녀성으로서는 지나치게 덩지가 크고 골격도 우람차며 남성적인 목소리를 가진 어머니 버지니아 캐시디는 그에게 보통인간의 유일한 재산인 독립성과 인내성이라는 강의한 기질을 넘겨주었다. 한생에 불운하게도 4번씩이나 남편을 갈아댄 그 녀자는 미국의 권위있는 언론들이 놀라움과 부러움속에 확신있게 평가한것처럼 《생존자중의 생존자》였다. 숨을 거두는 마지막순간 그는 아들에게 한시도 경계심을 늦추지 말고 운명에 도전할것을 유언했었다. 그리하여 새로운 견결한 《생존자》가 남았다.

하지만 《생존자》의 지위를 영예롭게 유지한다는것은 얼마나 지겨운 일인가.

대통령, 행복? 행복은커녕 지금 그는 인간으로서도 최후의 막다른 골목에 빠져있었다. 그것은 정치가로서의 처참한 종말을 예고하는 불행하고 고통스러운 사면초가였다.

어제 저녁 모니카 루윈스키가 칼튼호텔에서 스타검사에게 련행되는 극적인 사건이 발생하였다.

배신이란 늘 가까운 곳에서 꾸며지기마련이다.

모니카의 변호사인 윌리암 진버그가 당황하여 급히 련락을 띄워왔다.

문제는 클린톤의 친구이자 힐러리의 정부였던 포스터의 녀서기 린다의 변절이였다. 포스터의 자살후 대통령에게 불리한 진술을 했다는 리유로 백악관에서 국방성으로 쫓겨간 린다는 그사이 겉으로는 유연한 표정을 짓고있었지만 속에는 비수를 품고 다녔던것이다. 클린톤의 주위에서 젊음과 미모의 염문을 뿌리며 요염하게 돌아치는 모니카의 행동을 은근히 지켜보던 직원책임자 애블린 리버만이 제때에 손을 써서 처녀가 국방성대변인의 서기로 전근해가자 린다는 교묘한 방법으로 그 녀자에게 접근했다.

오랜 기간 정부급관리들의 침대와 턱밑에서 애교와 눈치로 살아온 늘먹을대로 늘먹은 린다가 미인특유의 경망과 허영심을 고스란히 갖추고있는 모니카의 속을 뽑아내기란 그야말로 식은죽먹기였다.

린다는 가뜩이나 대통령과 한창 정사를 즐기다가 백악관에서 쫓겨나 심란해있는 모니카를 자주 만나 다정히 녀성의 세계를 속삭이군 했다.

《모니카아가씨, 내 단언하지만 아가씨야말로 대통령이 가장 좋아하는 미인형이예요. 아가씨는 어쩌면 그렇게 지적이고 사랑스러울가요?…》

순진한 모니카는 늙은 구미여우의 구변에 홀딱 넘어가 백악관서재에서 벌어졌던 첫 포옹과 애무로부터 변태적인 성적이지러짐에 이르기까지 시시콜콜히 자랑삼아 터놓았고 대통령에게서 선물받은 《휘트만》시집까지 펼쳐놓았다. 린다는 경박한 처녀의 반짝이는 파란 눈을 바라보며 속으로 비웃었다. 그 시집은 클린톤이 정복한 녀인에게 주는 하나의 관례선물이였던것이다. 어리석은 미인을 집에까지 꼬여들인 린다는 은밀히 련락을 가지고있던, 스타검사의 지휘를 받는 련방수사국의 요원과 함께 90분짜리 테프에 비밀의 내용이 들어있는 그 녀자와의 담화를 고스란히 록음하는데까지 이르렀던것이다. 거기에는 클린톤이 치명적인 타격을 받을수 있는 불리한 증언자료들이 들어있었다. 모니카 루윈스키사건이 내적으로 터진 직후 클린톤은 조던변호사와 함께 그 녀자에게 어떤 일이 있어도 사실을 인정하지 말데 대하여 당부했던것이다. 이것은 결국 대통령이 공민에게 허위증언을 강요한것으로 법에 어긋나는것이였다.

스타검사는 대통령을 탄핵할수 있는 위력한 증거를 손에 쥔것이다.

3년전에 아칸소주지사시절의 클린톤의 부동산거래의혹수사를 위해 독립검사로 임명되여 그동안 소득없이 예산만 축낸다는 비난을 받던 스타검사에게 있어서 이것은 민주당을 꺼꾸러뜨릴 천번중의 한번기회였다.

그물은 점차 좁혀지고있었다. 이미 권총은 장탄을 끝마쳤고 사격수는 의기양양하여 방아쇠에 손가락을 가져갔다. 총성은 곧 울릴것이고 클린톤의 정치적목숨은 경각에 닿았다.

지금 클린톤은 수십년전 정력과 활기에 찬 젊은 케네디대통령이 열변을 토하며 멋진 손세를 쓰던 그 대통령집무실에 침울하게 앉아 운명이 묘하게 패를 맞추어 불길하게 몰아온 그 태풍을 적수공권으로 기다리고있었다.

황금색창가림사이로 오후의 해빛이 희미하게 비쳐들었다. 엷은 구름층이 끼여서인지 해도 마지 못해 시들히 빛을 내뿜고있다.

어디선가 구슬픈 쌕스폰소리가 간간히 들려온다. 아마 이제는 녀자꼴이 잡혀가는 딸 첼시가 제 감상에 젖어 부는 모양이다. 고통스러운 진통시 어머니의 제왕절개술로 힘들게 이 땅에 나온 딸이여서 클린톤의 감상적이고 병적인 부성애를 도맡아안은 아이이다.

클린톤은 쓰거운 미소를 짓고 그 애절한 음악소리를 듣고있었다.

안토니 릴씨의 뒤를 따라 진버그와 조던변호사가 집무실에 들어섰다.

대통령집무실의 진보라빛주단때문인지 들어선 사나이들의 얼굴은 어쩐지 활기가 없고 더욱 사색이 되여보인다.

《대통령각하, 스타특별독립검사가 아까부터 전화로 면담을 요청해오고있습니다.》

조던변호사가 무슨 말을 들었는지 릴씨의 눈치를 살피며 두손을 모아잡았다.

《앉소. 무슨 큰 중대사건이라고 다들 그러오.》

클린톤은 려송연곽을 열어제끼며 심드렁한 눈길로 그들을 올려다보았다. 리버만이 커피잔을 들고 방에 들어섰다.

촉감이 빠른 그 녀자다운 처사여서 클린톤은 은연중 감사하게 생각하였다. 국가적인 일이 아니라 대통령개인의 사적인 문제로 모인것이다. 그만큼 비밀은 더욱 엄수되여야 한다.

《제 생각엔 그를 만나지 않는것이 지금 정황에서는 옳은 처사라고 봅니다.》

릴씨가 나중에야 쏘파에 앉으며 랭정하게 말했다.

두 변호사가 그를 돌아보았다. 클린톤은 그냥 려송연을 집어들고 성냥을 그었다.

《유력한 물적증거를 쥔 스타씨는 지금 속으로 쾌재를 부르고있습니다. 대통령각하의 위법혐의가 립증되는 경우 스타씨는 이 사건을 직접 련방재판소에 기소하거나 혹은 하원에 탄핵보고서를 제출하는 두 방안중 어느 하나를 선택할수 있습니다.

법률적견지에서 볼 때 스타는 클린톤각하와 혐의자들을 기소할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되면 3권분립에 기초한 우리 미합중국헌법에 시련을 줄수 있습니다.

그러지 않아도 전번에 대통령각하에게 소환장을 보냈을 때 법률가들속에서 혼란이 있었지요. 행정부의 지도자이고 국가수반인 대통령에게 사법성이 강제력을 행사할수 있는가에 대한 문제는 쉽게 결론이 나오지 않습니다.

결국 로회한 스타씨는 법적증거력을 갖는 련방대배심조사를 바탕으로 각하에 대한 혐의보고서를 만들어 하원법률위원회에 제출하는 두번째 길을 택할것입니다.》

클린톤은 려송연을 피우며 눈을 감은채 릴씨의 사리정연한 론거를 머리속에서 재빨리 굴려보았다.

하원의장이 이를 수락하는 경우 특별검사의 보고서는 청문회를 거쳐 이를 검토한 위원회가 다수가결로 통과시키게 되는데 문제는 대법원장의 사회밑에 진행되는 상원이 최종적인 법정의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는것이다.

비로소 클린톤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릴씨의 명석한 판단이 그에게 구원의 기슭을 암시한것이다.

예민한 릴씨가 클린톤의 심리를 들여다본듯 입가에 예언자같은 신비한 미소를 띄웠다.

《각하, 이번 루윈스키사건을 좀 다른 각도에서 들여다보신 일은 없습니까?》

《당신은 무슨 말을 하자는거요?》

클린톤은 기대가 담긴 눈길로 릴씨를 건너다보았다.

릴씨는 약간 주저하는 눈치로 입술을 감빨았다.

그의 랭정한 눈빛이 인차 빛나기 시작했다.

《이 사건을 단순한 성추문소동으로만 분석한다면 우리가 얻을것이란 각하의 인기가 령선으로까지 떨어질 결과만입니다. 벌써 뉴욕 위크지기자 이시꼬브가 칼튼호텔주변을 싸다니는 형편입니다. 이 사건이 언론에 떠오른다면 그건 폭탄이나 같습니다.

각하, 저의 주관적인 사색과 판단을 류의해주십시오.

그럼 모니카 루윈스키의 배경을 봅시다. 각하께서 물론 아시겠지만 그 녀자는 쌘프란시스코의 부유한 유태인가문의 맏딸이고 남편과 리혼한 그의 어머니 루이스는 뉴욕의 언론재벌과 재혼했지요. 이 스트라우스가 뉴욕타임스의 리사장과 극친한 명문출신이라는것은 제쳐놓고도 모니카를 백악관에 소개한 윌터부부를 상기해봅시다. 그들의 자본은 대부분 미국의 금융계를 실제상 장악한 유태계은행인들의 수중에 있습니다. 이 기업집단이 공화당의 뒤받침속에 번창하고 미국정치가 이들의 압력을 받는다는건 각하도 부인하지 못할것입니다. 최근 이들이 중축이 된 자문위원회는 각하의 집권후 대외정책에서의 신축성으로 말미암아 군수공업이 눈에 띄는 적자를 낸다고 아우성을 쳤습니다. 특히 그들은 대조선정책에서의 민주당의 유화정책과 정치적양보가 이 적자의 근본원인이라고 분석하고있습니다.》

《그러니… 당신은 이 사건이 나의 대조선정책을 겨냥한 보수세력의 계획된 모략이라는걸 납득시키자는거요?

안토니, 자네 너무 안보문제를 평양과만 련결시키더니 어디 좀 잘못된게 아니요? 지나친 형이상학적판단이 아닐가?》

릴씨는 입가에 조소를 띄우고 쌀쌀한 눈길로 어리둥절해있는 변호사들을 돌아보았다. 그는 창백한 손가락으로 앞차대를 똑똑 두드렸다.

《각하, 물론 모니카는 제가 이미전부터 파악이 있고 또 리버만부인의 부탁을 받은 후 국방성에로 전근시켰다는걸 잘 아실겁니다. 정열과 사랑이 넘치는 그 녀자로서는 이런 모략의 진상을 전혀 모르고 진실한 연기를 했을수도 있습니다. 각하에게는 실례되지만 이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각하, 생각해보십시오. 평범하다면 무심히 스쳐버릴수 있는 애정문제를 세계적인 성추문으로 전이시키려는 스타세력의 검질긴 노력이 좀 색다르지 않습니까? 력대 대통령치고 녀색을 가까이하지 않은 인물이 있었던가요?》

클린톤은 점점 더 자기가 릴씨의 의미깊은 분석에 끌려들어감을 의식했다. 그것은 사실이다. 이 백악관의 주인들은 보다 더 진하고 어지러운 여론으로 세상을 들끓게 했지만 언제 한번 그것이 탄핵이라는 정치적칼도마우에까지 오른적은 없었다.

죤슨대통령은 운명직전까지 매들린과 불순한 치정관계로 마지막정력을 소모했으나 당시의 랭전과 경제침체로 언론과 여론이 대통령의 바람기따위에는 왼눈도 돌리지 않았다. 클린톤이 리상으로 숭배하는 케네디대통령은 또 어떤가. 5만명의 부하를 거느린 마피아두목 샘 지안카나의 요염한 정부 캠벨을 유혹하여 련방수사국의 추적을 받는 수모까지 당하지 않았는가.

어지러운 력사의 갈피를 들추면 또 얼마나 많은 력대 대통령들의 구린내나는 호색의 진한 발자취들이 말초신경을 자극하는것인가. 클린톤은 랭소를 지었다. 건국의 아버지로 떠드는 초대대통령 죠지 워싱톤은 친구의 부인 샐리와 25년간의 불순한 관계를 맺었지.

《독립선언서》를 만든 토마스 제퍼슨대통령은 또 어떤가. 빠리에서 사귄 화류계녀자인 마리아와 사랑에 빠졌었고 안해가 죽은 후에는 17세의 흑인노예인 헤밍스와 관계하여 6명의 아이를 낳았다는 주장이 최근 확증되지 않았는가. 오죽했으면 제퍼슨이 설립한 버지니아대학 력사연구사 호스트교수는 이 론쟁이 200년간이나 계속되자 얼마전 후손 19명에 대한 남성의 염색체비교실험을 다 진행했겠는가.

클린톤은 또 한번 속으로 코웃음을 쳤다. 불우한 사생아를 둔채 대통령으로 두번씩이나 당선되였던 그로버 클리블랜드가 떠올랐기때문이다.

《엄마, 아빠는 어디 가셨나요?》

《백악관으로 가셨단다.》

력사상 훌륭한 대통령이라는 호평을 받은 프랭클린 루즈벨트도 미끈한 허벅다리를 드러내는것으로 유명했던 마거래트라는 멋쟁이를 녀서기 겸 정부로 채용하고있었고 드와이트 아이젠하워대통령도 묘령의 서머즈비를 보좌관으로 기용해 밤이면 젊은 육체를 애무하였다.

미국력사에는 유일하게 녀색이 조금도 없었던 총각대통령이 한명 있었다. 19세기중엽의 제임스 뷰개넌대통령이다. 그야말로 녀성문제에서 뒤본 후 밑을 씻은듯이 깨끗하였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그는 변태적인 동성련애자였던것이다.

클린톤은 려송연을 재털이우에 올려놓고 손으로 이마를 짚었다.

창문을 등지고 앉아있지만 속으로 가장 평민적인 감정에서 불만과 쾌재를 부르고있는것이 얼굴에 나타날가봐 꺼렸기때문이였다. 릴씨의 말이 옳다. 무엇때문에 보수정당이 스타같은 유태인형의 인물을 내세워 국고의 돈을 탕진하면서 현직대통령의 뒤를 그토록 철면피하게, 검질기게 파는것인가? 이른바 법치국가, 민주주의국가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실지 시민들앞에, 세계앞에 공인하려는것인가? 천만에, 대통령의 녀자문제가 과연 국민들과 정치가들의 정치생활과 경제문화생활에 그 무슨 파동이라도 가져올수 있단말인가? 그 대답은 너무도 명백했다. 공화당은 나의 추문소동을 계기로 그것을 언론과 법에 드러내여 시민경제를 땅바닥으로 떨어뜨린 지난 년대의 집요한 군사우위의 강경로선에로 어떻게 하나 되돌아가려는 야심을 실현하려는것이다. 너무나도 정치감각과 력사판단이 결여된 우둔한 지향이다. 랭전이 종식된 현시대에 그러한 파렴치하고 보수적인 정책만으로는 군수기업들의 탐욕이나 채워주었지 반대로 전통적인 군사적우위조차 차지할수 없을것이다.

왜냐하면 높은 문명과 안정된 경제발전이 없이 솟아오른 군력은 하루아침에 부서질수 있기때문이다. 제씨들, 포이에르 바흐(19세기 철학가)가 말한것처럼 모든것은 축적된우에 보충되는 법이야. 당신들은 나의 대외정책, 특히 대북조선정책에 반신반의하지만 그건 머리속에 잉크가 마른데로부터 생긴 근시안이야.

최근에 들어와 그가 최선을 다해 파고드는 국가미싸일방위체계(NMD)만 보아도 그렇다. 《요격미싸일제한조약》만 없었더라면 클린톤은 이미 이 계획을 집권초기부터 강력하게 내밀었을것이다. 하지만 《현실적인》미싸일위협과 기술적성숙도, 비용상황, 국제적군비통제의 영향을 고려하지 않을수 없었다. 더우기는 이 계획이 부쉬행정부때부터 공화당이 검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생명선이기때문이였다. 군수재벌들의 뒤받침을 받고있는 공화당이고 보면 엉치에 전동기를 단 놈들처럼 뛰여다닐만도 하였다. 이 계획을 한그루의 《황금나무》로 보고있는 보잉회사는 미싸일을, 록키드 마틴회사는 보조추진기를, 티아르엠회사는 위성통신설비를 주문받아 황금소나기를 맞으려 하고있다.

하지만 클린톤이 적수에게 구명대를 던지는 격으로 이 위험천만한 계획에 손을 댄것은 무시할수 없는 중요한 정치적원인에서였다. 수천억딸라를 예견하고있는 이 미싸일방위체계는 미국의 핵위협력량외에 또 하나의 전략적위협력량으로 될것인바 미국을 유일한 세계적패권자로 올려세울것이였다. 이것은 클린톤의 세계전략과 일치하였다. 그는 극비밀리에 요격미싸일시험을 준비하고있었다. 적측이 발사한 미싸일을 조기에 요격하고 미싸일파편과 미싸일에 장착한 화학 혹은 생물무기탄두가 타격대상국경내가 아니라 발사국경내에 떨어지도록 하는것이였다. 엄청난 비용이 들었으나 그는 눈을 꾹 감고 릴씨가 내민 문건에 수표하였다.

그것은 멀리 에돌아서 북조선을 겨냥한 날카로운 비수였다. 그 비수는 천문학적수자의 재력이였다. 그 돈은 바다물속에 속절없이 처박히지는 않을것이다.

어처구니가 없는것은 보수정당제씨들이 자기들의 손에서 미싸일정책이 열매를 익히지 못한다고 하여 성급하게 엇드레질하는것이다.

그들의 정책은 항상 독선적이였다.

실지 공화당의 대외정책은 지구상의 모든 분쟁들에 무조건 끼여듦으로써 얻는것보다 잃는것이 더 많았다. 미국시민들의 생활수준은 걷잡을수 없이 자유락하하여 초대국 공민으로서의 자부심과 자존심이 크게 손상되였다.

클린톤은 자기가 집권하면서 우선 경제적재생의 아침노을이 비꼈다는것을 분명 느끼게 되였으며 미국의 지도능력도 한층 높아졌다는것을 의식하였다. 이것은 민주당정치의 결정적승리였고 동시에 공화당으로 하여금 력량을 재수습하여 공격할수 있게 하는 공간으로 되였다. 그들은 아직도 랭전의 론리와 다 낡은 자막대기로 오늘의 세계를 재려 하고있다. 그 론리와 자막대기에 처음으로 큼직하게 걸려든것이 다름아닌 미싸일계획과 그 연장으로 북조선문제였다. 힘차게 전진하던 미국의 대외마차가 이 구간에 들어서서 전진이 떠지고 비틀거린것만은 사실이다. 하지만 누가 천길벼랑으로 떨어질번한 운명의 마차를 멈춰세웠는가? 누가 미싸일타격을 피하려 시내의 다 낡아 무너진 방공호속으로 뛰여들고 전후 처음으로 등화관제연습을 하는 등 전쟁공포증으로 숨가빠하는 뉴욕시민들의 불안을 안정시켰는가? 핵위기가 닥쳐오고 군사적타격을 운운하던 백전로장들까지 꼬리를 사릴 때 누가 그 작은 나라의 철의 거인들을 회담장까지 불러냈는가? 비록 대국의 체면은 좀 손상된듯싶어도 우리는 귀중한 시간, 일격에 그 붉은 땅을 타고앉을 새 세기의 현대무장력 즉 미싸일체계와 스텔스기술을 배비할수 있는 시간을 얻었다. 군사강경정책은 조금도 변한것이 아니라 넓은 전선을 정리하여 보다 힘있고 화력밀도가 강한 뾰족한 주공전선으로 강화되고있을뿐이다. 하지만 이런 정리때문에 밥줄이 떨어진자들이 마지막앙탈을 부리고있는것이다. 둔한자들은 둔한 소리만 하고있다.

클린톤은 상념속을 달리며 은근한 격분으로 손이 떨리는것을 의식했다. 무식한자들속에 외로이 앉아있는 현명한자의 기분이란 과연 고통스러울수밖에 없다.

또 한명의 현명한자가 일어서서 그를 내려다보고있다.

《대통령각하, 코헨국방장관과 페리씨가 대기실에 도착했답니다.》

클린톤은 이마를 가린 손가락짬으로 릴씨를 올려다보았다.

《우리는 아직 결론을 찾지 못했소. 토니!》

《그렇다면 안보리사회라도 여실 작정인가요?》

《유감스럽지만 아직은 개인적인 친구들의 테두리안에서 론의하고싶소.》

조던변호사가 일어나서 집무탁쪽으로 다가왔다.

《각하, 제 생각엔 이미 엎지른 물인만큼 미국시민들앞에 일정한 제스츄어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국내의 유명한 종교지도자들을 초청하여 백악관에서 조찬기도회를 가지는게 어떻습니까?》

릴씨가 두사람을 번갈아보더니 머리를 가볍게 끄떡이였다.

《유감과 사죄를 표시하는 대통령부부의 모습은 곧 시민들을 진정시킬것입니다. 저도 찬성입니다.

보다 중요한건 공화당의 열기를 식히는것입니다.

이미 작성한 북조선을 겨냥하는 현실적이고 강경한 전쟁계획을 빨리 국방성과 합동참모본부에 넘기는것이 필요할것 같습니다. 그러되 그 실전배비와 준비를 국방성과 함께 공화당계렬의 보수세력들에게 맡기자는것입니다.》

클린톤은 의문이 실린 눈으로 릴씨의 창백한 얼굴을 뜯어보았다.

《당신은 그것이 최선의 길이라고 생각하오? 그 기상천외한 계획이 로출되는 경우 상대방이 어떻게 나오겠는가 하는거요.》

《그들은 결국 탄핵문제를 정치적으로 고려할것이며 여기에 페리대북정책조정관의 사업이 잘 진행된다면 이번 위기는 지나갈것입니다.》

클린톤은 불이 꺼진 려송연을 다시 집어들고 그것이 마치 진귀하고 흥미를 끄는 독특한 골동품이기라도 한듯 이리저리 돌리며 세세히 들여다보았다. 릴씨의 대답은 그의 정치적미숙성과 협애성, 조급성을 그대로 드러내고있었다. 클린톤은 코웃음을 쳤다.

《여보, 내가 말하는 상대방이란 평양이야!》

릴씨의 눈길이 다소 꼿꼿해졌다.

《각하, 그 측면도 저의 신경을 자극하고있습니다. 최근의 북조선무력은 비할바없이 강화되고있습니다. 정보에 의하면 최근 중근동나라들이 평양의 최신형의 미싸일을 넘겨다보는 움직임이 있다고 합니다. 전문가들은 그것이 미국이나 로씨야제보다 속도, 명중률 그리고 요격대응에서 현저히 앞선것이라고 평합니다.

우리는 그들의 기를 꺾어놓아야 합니다. 이젠 기다리던 때가 된것입니다.》

클린톤은 손가락짬으로 릴씨를 슬쩍 올려다보았다. 그는 목구멍까지 올라오는 말을 그대로 눌러버리고말았다. 내뱉는다면 그 역시 릴씨계렬의 인물로 력사에 남을수밖에 없다.

구상이 무르익는것과 실천은 아직 거리가 먼 법이다. 북조선을 완전히 목조르기하기 위해서는 아직 때가 이르며 더 신중한 사색과 탐구, 관찰과 분석이 필요하다. 정치가의 로숙성은 정세를 과학적으로 파악하는것과 함께 발밑이 아니라 멀리를 내다보며 면밀하고 확신성있는 길을 모색하는것이다. 그런면에서 북조선의 지도자는 너무나도 강한 상대였고 완강한 의지와 출중한 정신력을 지닌 비범한 인간이였다.

(릴씨, 자넨 아직 저 붉은 안개에 싸여있는 북조선이라는 억센 실체를 파악하지 못했구만. 물론 그들은 지금 쏘련의 붕괴와 운명적인 국상을 당한 후 경제문제에서 심각한 위기에 처해있지. 그 전대미문의 위기를 가져온데는 우리 미합중국의 군사정치적, 경제적압력과 봉쇄가 큰 몫을 했다고 볼수 있어. 결국 나의 포용정책의 기초축성이라 할가. 굶주리는자의 눈길은 공손해지는 법이니까. 하지만 릴씨, 그건 일반론이고 문제는 바로 그 위기가 오히려 그들을 도운셈이야. 이 몇해어간의 생사존망의 위기속에서 또글또글하고 강한자들로 성장했거든. 그들의 힘은 좌익세력들이 응당하게 평가한것처럼 백배로 강해졌어. 그 철옹성을 깨치려면 군사적위압만으로는 부족해. 무엇인가 실질적이고 거창한 해일같은것, 아메리카정신에 맞는 정치적으로 당당하고 군사적으로 위력한 강철의 드센 주먹이 필요해!…)

클린톤은 무엇인가 자기의 두뇌속에서 섬광같이 번쩍이는 창조와 사색의 령감을 확인한 기분이였다.

하지만 역시 그 기초는 돈이고 무기, 현대무기의 개발이였다.

클린톤은 머리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

《각하, 그리고 이번에 페리씨의 입북이 승인된만큼 그가 미국정부의 요구를 평양수뇌부에 강하게 제기하여야 합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지금 제네바합의이후 각하께서 담보서한까지 보낸 뒤에 미군유골공동조사가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되고있는데 이것이 좋은 징조입니다.》

《괜히 평양의 신경을 건드리다가 유골조사가 막히거나 지연되면 우리가 사방으로 골탕먹을수 있소. 국가의 체면도 문제고 막대한 위자료는 어떻게 하겠는가. 페리가 너무 완강하게 나가면 집토끼까지 놓칠수 있소.》

리버만의 뒤를 따라 국방장관과 페리일행이 들어섰다.

클린톤은 돌변하여 코헨을 랭랭한 눈길로 쏘아보았다.

《국방장관, 어째서 이번에 진행하는 독수리훈련에 오끼나와무력과 일본자위대를 포함시키지 않았소?》

코헨은 들어오자 바람으로 된벼락에 기가 꺾이여 목을 움츠리였다.

《각하, 이미 사정을 말씀드렸지만 첫째로 군사비예산에서 엄청난 적자가 났고 그 독수리훈련경우 북조선의 대응이 심상치 않을것같아 우려하는 측면도 있습니다. 하지만 로씨야와 유럽동맹군단을 견제할 목적으로 나토군연습을 지금 대규모적으로 하고있습니다.》

클린톤은 눈살이 꼿꼿해져서 손으로 집무탁을 두드렸다.

《그게 문제야. 왜 우리가 숱한 최신무기를 가지고 계속 북조선의 눈치를 보는가 말이요. 인민군수뇌부가 전선에서 움직이고있는 현실은 남조선에서 미군의 지위를 크게 위협하고있소. 이번 합동연습에 자금이 들더라도 태평양지역 미군과 남조선의 야전군들을 다 동원하시오. 북조선과 공화당, 아니 세계가 우리 미군의 지도적역할에 위압되게 해야 하오.》

《그렇게 되면 평양이…》

《군사적압력이 강하게 안받침될 때 외교적성과도 얻을수 있는 법이요.》

클린톤은 묵묵히 서있는 페리에게로 돌아섰다.

《페리씨, 당신은 언제 떠나겠소?》

《래일 출발하려고 합니다. 남조선에 들려 림동원국정원장과 진지한 협의를 하고 평양을 찾을가 합니다. 각하!》

페리는 자세를 꼿꼿이 하며 정중하고 침착한 표정을 지었다.

《한때 북조선의 군사대상물들을 공습하겠다고 성명을 발표했던 이전 국방장관을 평양이 받아들이겠다고 한것만도 우리에겐 큰 성과요!》

《각하.》

코헨이 조심스레 두팔을 벌려보이며 약간 이마살을 찌프렸다.

《평양은 페리씨를 대통령각하의 비공식특사로 맞는다는걸 강조했습니다. 이번에 미군유골공동조사문제로 우리 성의 리오타포로 및 실종자국장이 함께 가는데 사실 페리씨를 위해선 다행한 일이 아닐수 없습니다.》

클린톤은 자리에서 일어나 두 사람의 앞으로 다가갔다.

그는 넥타이끈을 약간 늦추며 페리의 갱핏한 얼굴을 내려다보았다.

《당신들도 알다싶이 우린 지금 안팎으로 역습을 당하고있소. 결국 이건 다 평양의 강경정책의 산물이란걸 난 최근에야 깨달았소. 이번 시련을 이겨내는데 페리, 당신의 역할이 대단히 중요해. 어쨌든 현지에서 평양의 실상을 구체적으로 타진하고 나의 대외정책을 진지하게 설명하시오. 압력을 가한다는 인상을 받으면 그들이 더 공격적으로 나올수 있소. 하지만 그들이 우리의 포용정책을 끝내 받아들이지 않고 지금처럼 뻣뻣이 나온다면 가장 무자비한 군사적대응을 받게 될거요. 페리씨도 지금 남조선에서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군사연습을 주시하고있을거요. 그게 실전으로 확대될수도 있소.

당신의 능숙한 군사정치외교가 필요해. 이건 차후 미국의 대외정책, 아니 국가정책을 수립하는데서 관건적문제라는것을 잊지 마시오.》

《나는 자기의 중임을 깊이 자각하고있습니다.》

페리는 긴 말을 하지 않았다. 클린톤은 공화당의 지지까지 받고있는 이 완강하고 랭철한 사나이에게 어쩔수 없이 믿음이 가는것을 느꼈다.

그는 두손을 활짝 열어보이며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만약… 김정일국방위원장이 당신을 접견하면 개인적인 나의 인사를 전해주시오. 리념을 벗어난다면 그는 사실 존경을 받을만 한 억센 사나이이요.》

《각하께서 공식메쎄지라도 주신다면 어떨가요?》

곁에서 코헨이 끼여들었다. 클린톤은 릴씨를 돌아보았다. 릴씨는 어깨를 으쓱했다.

《메쎄지는 필요없습니다. 비공식방문인만큼 내 생각엔 수뇌부가 페리씨를 만나지 않을것입니다. 하지만 미합중국의 명백한 의지가 담긴 제기는 그들을 극적으로 움직이게 할것입니다.》

《옳은 말이요.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으니 페리씨, 나는 당신의 능력과 담력을 믿겠소! 당신의 이번 걸음에 어쩌면 곡절많은 이 세기말의 운명이 달려있다고도 볼수 있소.》

클린톤은 약간 어깨가 처져가지고 지친 어조로 부르짖었다.

이튿날 아침 미국의 주요 종교지도자들과 성직자 100여명이 모인 백악관 조찬기도회에서 클린톤은 루윈스키와 그의 가족들에게 용서를 빌었다.

미국시민들은 신문과 텔레비죤을 통하여 그것을 보았다.

같은날 인터네트를 통하여 스타검사의 445페지짜리 보고서가 발표되였다. 그것은 온통 육감적이고 로골적인 성묘사로 가득찬 현시대의 가장 지독한 보고서였다. 그 보고서를 보고 클린톤 두뇌진은 실망하였다. 젊은 처녀와 벌린 변태적인 대통령의 치정사건은 그대로 그를 발가벗긴것이나 다름없었다.

이날 페리 대북조선정책조정관이 평양으로 출발하기 위해 비행장으로 떠났다. 같은시각 풀이 죽은 모니카 루윈스키도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권위있는 출판사인 영국의 《채널사》가 대통령과의 애정관계로 세계를 놀래운 이전 백악관 자원봉사생과의 긴급인터뷰를 요청하였던것이다. 《채널사》는 기자회견출연비로 루윈스키에게 40만파운드를 지불할것을 제기하였다. 워싱톤의 《누드》출판사가 흥정한 300만딸라를 거절한 모니카 루윈스키가 《채널사》의 제기에 응한것은 사람들을 어리둥절하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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