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7 회)

 

제 4 장

7

 

군부대일군들과 최고사령부 작전지휘성원들, 당중앙위원회 일군들은 김정일동지의 뒤를 따라 길옆, 북산강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절벽쪽으로 향했다. 무연한 분지를 꿰지르는 강물이 몹시 범람하여 기슭의 낮은 지대가 다 물에 잠긴듯 싶다. 두터운 비구름이 해빛을 가리워서인지 강물은 검푸르게 흐려보이고 기슭은 물안개때문에 형체가 희미하다. 대하의 흐름이 끝없이 뻗어간 하늘가 저 멀리, 최전연의 험준한 산악들이 창대처럼 구름속으로 치솟았는데 수리개 두마리가 날개를 쭉 펴고 금시 대지로 꽂히려는듯 날아예고있다.

《명당자리구만. 여기엔 전방지휘소를 차려놔도 손색이 없겠소.》

김정일동지께서는 허물없이 젖은 풀밭에 앉으시였다.

그이께서는 곁에 서있는 진갈색껍질이 터실터실한 아름드리나무를 한참 올려다보시다가 그냥 서있는 당중앙위원회 일군들과 총정치국 일군들, 최고사령부 작전지휘성원들과 군부대지휘성원들에게 손짓하시였다.

《왜 그렇게 빙 둘러들 서있소? 이거야 어디 말할 재미가 있나. 총정치국장과 총참모장이 서있으니 아래일군들이 기를 펴겠소? 자, 현대장동무 그리고 1부부장들도… 어서 가까이들 와앉소. 엎어진김에 쉬여간다고 점심시간도 다 되였는데 좀 있다 여기서 제창 식사를 하기요.》

김정일동지께서는 다시 나무가지들사이로 드러나는 음산한 하늘가를 바라보시며 앉음새를 편안히 하시다가 당중앙위원회 문성태비서곁에 자리잡은 최남호쪽으로 얼굴을 돌리시였다.

《최남호동무, 그래 요즘 명진이한테서 편지가 오나?》

《예, 최고사령관동지를 부대에 모셨던 명진이의 편지를 받고 안해가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허, 난 그날 도하장기슭에 서있던 병사들을 보며 정말 큰 힘을 얻었소.》

김정일동지께서는 사색에 잠기시여 일군들을 둘러보시였다.

《우리가 누굴 믿고 선군혁명로선을 내놓았는가? 다름아닌 우리 혁명의 수뇌부에 충직한 이런 병사들을 믿었던거요.

로동계급의 선행리론가들과 혁명적수령들은 혁명에서 로동계급을 령도계급으로 내세우고 사회주의혁명을 수행했습니다. 우리는 준엄한 오늘의 시대적변화와 격동하는 력사의 성격에 맞게 인민군대를 우리 혁명의 기둥, 주력군으로 내세웁니다. 군사선행의 원칙에서 혁명과 건설의 모든 문제를 풀어나가며 혁명무력에 의거하여 우리 식 사회주의혁명위업을 완성하는것, 이것이 우리의 선군정치이며 붉은기철학입니다.

이 선군정치는 이미 우리 수령님께서 혁명의 첫 기슭에서부터 틀어쥐고오신 정치방식입니다. 총대로 개척한 조선혁명을 총대로 완성하는것, 이것은 우리 당의 영원한 전략적로선입니다.

나는 최근년간 최전선의 부대들과 초소를 찾으며 인민군대의 전투력을 비상히 강화해왔는데 병사들속에서 내가 찾은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우리에게 선군정치라는 만능의 보검이 있고 그것을 받드는 천만의 전사들이 있는 한 우리에게는 무서운것이 없으며 우리가 겪고있는 혁명의 준엄한 겨울은 반드시 물러간다는것입니다. 제국주의련합세력은 이 지구우에 우뚝 솟은 사회주의조선의 강철기둥앞에 반드시 머리를 숙일것입니다. 나는 이것을 보고있으며 오늘의 우리 혁명을 락관합니다. 이 확신, 이 신념, 이 리상의 원칙은 무엇인가? 나는 이 진리를 동지들에게 말하고싶습니다. 우리가 왜 사시장철 때로는 배를 곯으며, 때로는 야전승용차의 바퀴가 닳아 떨어져 황야에서 모닥불을 피우며 최전선으로, 전사들속으로 찾아가는가?

그것은 다름아닌 우리 총대는 우리 병사들이기때문입니다!》

김정일동지의 불같은 말씀이 일군들의 가슴을 파고들었다. 한가슴에 받아안기에는 너무나도 크고 깊은 위인의 슬기와 사색, 힘찬 리상과 도량이 집약적으로 감수되는 의미심장한 말씀이였다.

최남호는 머리를 짓수그리고 우리 병사들에 대하여 그토록 애착을 기울여, 사랑과 믿음을 담아 불러주시는 그이의 위대한 심장앞에 어쩔바를 모르고있었다. 그것은 눈부신 해빛이였다. 그는 자기들이 걷는 길, 자기들이 필생의 노력을 기울여 바치는 위업의 실체와 정당성을 다시한번 똑똑히 들여다보게 되는것이였다.

병사, 병사들! 이 얼마나 명백하고 단순한 말인가! 하지만 그 단순한 개념속에 얼마나 심원하고 비상한 의미가 담겨있는것인가. 일찌기 명장들도 때로 병사들을 결전에로 보내기 위한 작전지도를 펼치고는 하느님께 십자가를 그었다. 명장들과 군사령관들이 그 존재의 중요성을 경험으로 터득하고 파악하려고 애썼던 그것, 동궁을 점령한 해병들에게서 힘을 얻어 창건된 붉은 군대, 호위대들과 공화국근위대들, 총대로 정권을 찬탈한 무관들이 해명하려고 애썼던 그것, 정녕 장군님의 총대철학은 어떻게 이 땅에 탄생한것인가.

최남호는 눈을 감았다. 그이께서 가고가신 험준한 전선 천만리길이 눈앞에 주마등처럼 펼쳐져 지나간다.

다박솔중대의 포진지, 병사들은 최고사령관동지께서 안겨주신 은빛자동보총을 가슴에 틀어잡고 최고사령관기를 향해 경례하고있다. 파도가 해안을 때리는 감나무중대, 녀병사는 붉은 감을 손에 들고 어머니가 섰던 초소에서 최고사령관동지를 기다렸다. 기다리고기다리던 장군님께서 찾아오시여 사진을 찍으시며 녀병사들을 뜨겁게 고무하시였다. 사나운 파도를 헤가르는 함선, 해병들은 장군님의 안녕을 지켜나섰고 온 몸이 방패가 되여 혁명의 수뇌부를 옹위하였다. 가파로운 최전방지휘소, 미끄러지는 장령들을 손수 부축하시며 그이께서 고지에 오르시여 땅크병들의 훈련을 지도하실 때 병사들은 장군님의 발이 얼가봐 불돌을 놓아드렸다. 하지만 그이께서는 병사들이 추위속에 훈련하는데 최고사령관의 몸이 더우면 얼마나 덥겠는가고 하시며 생눈우에 서계시였다. 병사는 그이의 삶이였고 사랑이였다. 했기에 그이께서 적진으로부터 몇걸음 안되는 판문점을 찾으셨을 때는 너무도 감격한 전초병들이 두손 높이 쳐들고 입을 한껏 벌리며 눈물에 젖어 소리없는 만세를 불렀다.

비뿌리는 오성산의 험한 령길, 백수십굽이의 천길벼랑길을 한치한치 톺으며 그이께서 선군장정의 험난한 자욱을 찍으실 때 산천이 몸부림치고 병사들이 눈물을 흘렸다. 지난 조국해방전쟁시기의 피의 공방전의 자취가 력력한 오성산은 지금도 적아간의 총부리가 하나로 맞대인 최전선의 최전방이였다. 그 위험천만한 최전연의 고지 오성산으로 우리 장군님께서 오르시였다. 그 위대한 자욱으로 하여 오성산은 오늘 선군의 상징으로 빛을 뿌리고있다.

몸소 조향륜을 잡으시고 찾으셨던 그 봄날의 대동강기슭, 세계굴지의 포병원종장구내에는 전쟁의 왕으로 군림하는 포병들의 성격인양 키높은 수목들이 위병처럼 솟아 해빛에 은빛잎새들을 반짝이고있었다. 수수한 식당에 들리시여 병사들의 소박한 음식도 맛보시고 정제소금공장도 일떠세웠으니 그 소금을 전사들이 사탕가루로 잘못 알수 있다고 즐겁게 웃으시기도 하시고 병실의 온도도 재여보시며 이제 전승의 축포는 포병들에게 맡긴다는 크나큰 믿음을 주신 우리 장군님!

그날 반생을 포와 함께 살아온 최남호의 전우 강성태대좌는 최고사령관동지와 정작 헤여지게 되자 눈물이 앞을 가리워 인사도 변변히 드리지 못하고있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최남호에게 포병사격훈련에 대해 말씀하시다가 문뜩 격정에 젖어 자신을 주체하지 못하는 강성태를 일별하시고나서 운동장기슭을 가리키시였다.

《저 나무들을 언제 심었소?》

《벌써 수십년이 흘렀습니다.》

강성태는 마음을 진정하며 경건한 자세를 지었다.

《키높이 자랐구만. 교장동무, 하지만 보시오. 나무는 자라서 숲을 이루었는데 땅속의 뿌리는 보이지 않누만.》

김정일동지께서는 허리에 손을 짚으시고 소소리높은 나무들을 바라보시였다.

그이의 의미깊은 말씀에 강성태는 눈물을 거두며 최남호의 곁에 나란히 섰다.

《?!…》

《보시오. 우리 군관학교 교원들은 바로 저 억센 숲을 키워내는 뿌리와 같아. 그래서 내가 동무들을 잊지 못하는거요. 지난번 과학원에 갔을 때도 그 생각이였소. 하긴 이 땅 어디가나 그런 거목의 뿌리들이 있었소. 저 강계와 성강, 희천과 함흥, 대홍단과 강원도토지정리장, 혁명적군인정신이 나래치는 곳마다에 이런 충신들이 있어 내 마음이 놓였소.

강동무, 이 초소는 내가 믿겠소. 나의 충직한 전사들이 있으니까!》

최고사령관동지!》

그렇게 떠나신 장군님이시였다.

그렇게 오시여 사랑을 주시고 가시며 믿음을 주신 어버이이시였다.

다녀가신 초소들에는 령장의 사랑과 믿음의 자욱이 있고 지켜가는 병사들의 심장속에는 충성과 의리가 불타는 이 아름다운 현실!

병사들이 있는 곳엔 최고사령관동지가 계셨고 최고사령관동지께서 가시는 곳은 병사들이 서있는 초소들이였다. 우리 장군님과 병사들은 한몸이였다. 혼연일체였다.

과연 선군철학, 총대철학은 어디에서 나온것인가.

최남호는 어느새 벼랑우 공지에 모닥불이 타오르고 매 사람앞에 삶은 강냉이 한이삭씩 차례졌는지 가늠하지 못하였다.

《가만, 최남호동무는 이쪽으로 오시오. 어서!》

김정일동지께서 손짓하시는 바람에 최남호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이께서는 최남호를 자신곁에 앉히시였다.

《이 동무들이 날 우대해서 내앞에 바투 불을 당겨놓았는데 결국 나한테 일감을 맡긴셈이요.》

김정일동지께서는 젖은 삭정이를 꺾어 모닥불우에 올려놓으며 롱조로 말씀하시였다. 최남호가 얼른 일어나 삭정이단을 제앞으로 당기였다.

《남호동무, 그 군복저고리를 벗소. 불에 말리워야지 그러단 정말 감기 걸리겠소. 량부모가 다 앓는다고 우리 명진이가 걱정할수 있소. 자, 고집부리지 말구.》

최고사령관동지, 전 일없습니다. 전…》

《자, 어서! 동문 빨리 식사나 하오.》

김정일동지께서는 끝내 최남호의 군복저고리를 벗기시여 모닥불을 가로지른 나무가지에 걸어놓으시였다. 그이의 눈길이 대좌령장에 머무르시였다. 그이께서는 미소를 지으시였다.

《최남호동무! 그래 장령별을 떼우니 어드래?》

《?!…》

최남호는 송구스러워 어쩔바를 모르며 삭정이를 손에 든채 굳어지고말았다.

《하하하, 대좌시절을 다시 겪어보는것도 좋은 일이요. 대좌가 일을 하거든. 언젠가 우리가 당중앙위원회 책임일군들보고 군사훈련을 위해 다들 군복을 입고 나오되 생각껏 별들을 달고 나오라고 한적이 있었소. 책임일군들이 모인걸보니 저마끔이더군. 그들은 내가 대좌복을 입고 나타나자 황급히 달려가기에 그럼 모두 대좌별을 달고나오라고 했소. 그래 그날은 대좌부대의 훈련을 진행했지. 그날 보니 대좌들이 간단치 않았습니다!》

김정일동지의 활기있는 말씀에 최남호는 눈물이 그렁한 눈길로 그이를 우러러 보았다.

최고사령관동지, 제 영원히 대좌복을 입고 장군님을 결사옹위하겠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마르기 시작한 군복저고리를 최남호에게 넘겨주시며 어깨를 잡으시였다.

《결심이 좋긴 한데 그러단 내가 명진이나 그 집 따님한테 원망을 받을수 있소.

장령복을 입은 아버지는 그애들의 자랑이 아니겠소!》

그이께서는 모닥불내굴때문에 은근히 롱질로 자리다툼을 하는 건너편의 리평해와 유진성을 바라보시였다.

《원 참, 거기선 벌써부터 쌍방훈련이 시작되였구만. 리평해사령관동무, 왜 내가 바람이 불어오는 이 벼랑쪽에 앉았는지 이젠 알겠소? 항간에서 연기가 쏠릴 때 뭐라드라? 허허허. 싸움도 요령이 있어야 해!…》

김정일동지께서 유쾌히 롱담을 하시자 모닥불가에 폭소가 터져올랐다. 정말 오래간만에 웃어보는 배집이 온통 흔들거리는 폭소였다.

이윽고 야전승용차는 병사들이 복구한 북산강다리를 지나 비에 젖은 석비레길을 한참 달리였다.

갑자기 도로앞으로 진록색가마차들이 나타났다.

운전사는 길이 좁은것이 걱정되는지 련속 경적을 울렸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약간 몸을 일으키시였다.

《가만, 운전사동무, 차를 멈추시오. 우리가 한옆으로 비켜나 차들이 지나가길 기다려야겠소.》

최고사령관동지, 이제 들리셔야 할 곳도 있는데 시간이 좀 모자랄것 같습니다.》

유진성이 조심스레 말씀을 올리자 그이께서는 뒤를 돌아보시며 친근한 미소를 지으시였다.

《대장동무, 보오. 가마차들인걸 보니 병사들의 점심식사 같소. 병사들이 물속에서 고생했는데 밥이 늦어지면 되겠소? 국도 식을수 있고. 아무리 최고사령부의 시간이 중해도 병사들의 식사시간보다 더 귀중한건 없소! 조금 기다립시다!》

진록색가마차들은 기세있게 경적을 울리며 야전차곁을 질주해갔다. 취사복을 입은 식당근무성원들이 김이 문문 나는 가마차들에 걸터앉아 노래들을 불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그들의 모습을 정깊은 시선으로 오래도록 바라보시였다.

유진성장령은 뿌잇한 눈으로 가마차의 행렬을 애정속에 바라보시는 김정일동지를 우러르고있었다.

(병사들, 노래를 부르고있는 병사들! 지금 이 시각 찬물에 강냉이 한이삭으로 끼니를 에우신 우리 장군님께서 동무들의 더운 식사를 위해 귀중한 시간을 길녘에서 지체하고있다!

아, 동지들을 위해 양보하시는 그 순간들이 다 모이면 몇천시간인가, 몇만날인가…)

김정일동지께서 뒤를 돌아보시였다.

《유진성동무, 뭘 혼자 중얼거리고있소?》

《아니, 아닙니다.》

《눈에 뭐가 들어간게 아니요? 참, 사람두…》

야전승용차는 이윽고 말쑥이 씻긴 길을 따라 힘차게 달려갔다.

분지를 벗어나자 수림 멀리 갈림길이 나지고 도로표식판이 보였다.

최고사령관동지, 저 갈림길에서 꺾어들면 장군님께서 한번 들려보시자고 하던 사격장입니다.》

유진성장령이 조심스럽게 말씀을 올렸다.

《유대장동무, 그곳엔 후에 들리기요. 지금은 최전연초소의 병사들속으로 갑시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담담하신 어조로 조용히 말씀하시였다.

《?!…》

야전승용차는 도로표식판을 지나 그냥 곧추 앞으로 질주하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문뜩 뒤를 돌아보시며 안광을 빛내이시였다.

《허허, 유진성동무, 무슨 의견이 있는게 아니요?》

《아닙니다, 최고사령관동지! 하지만… 저, 아까 약속하시지 않았습니까?》

유진성대장은 어려움을 잊은듯 무랍없이 말씀을 올리며 곁에 앉은 일군들을 슬쩍 돌아보았다. 은근히 지원포를 기대하는 눈치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팔짱을 끼시며 웃으시였다.

《허허허, 약속이라? 내가 뭐라 약속했더라?》

최고사령관동지, 사격장으로 찾아가시겠다고… 현대무기를 찾아가시겠다고…》

유진성의 대답에 김정일동지께서는 활짝 웃으시였다.

《그래그래! 현대무기!… 유진성대장동무, 아직도 모르겠소? 나의 〈현대무기〉는 우리 병사들이요! 우리 병사들! 그들은 원자탄보다 강하며 그 어떤 특수무기보다도 더 위력하오. 나는 병사들속에 있을 때가 제일 행복합니다. 마음이 든든하단 말입니다!》

김정일동지의 말씀이 대지를 울리는 거대한 포성처럼 차에 타고있는 최고사령부 작전지휘성원들의 가슴을 흔들었다.

《?!…》

유진성은 커다란 충격속에 정신이 번쩍 들고 눈앞이 확 열리는것같은 감을 받아안았다.

《가만, 유진성동무, 그 현대적인 무기보다도 내 생각엔 동무들이 일전에 국방위원회에 제기한 인공지구위성을 쏴올리는게 어떻소?》

《인공지구위성말입니까?》

유진성이 놀라 몸을 솟구었다.

《준비한것이 있지?》

《예, 해당부문 일군들과 과학자들이 만단의 준비를 갖추고있습니다. 그들은 이미 새로운 형의 최신식발사대까지 만들었습니다.》

유진성은 활기를 띠며 인공지구위성개발실태를 구체적으로 보고드리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명상에 잠기시여 머리를 끄떡이시였다.

《그래 어느것을 띄웠으면 하오?》

최고사령관동지, 저희들이 전번 국방위원회에 제출한 계획에는 X호나 XX호를 발사하기로 되여있습니다.》

유진성의 보고에 김정일동지께서는 한동안 깊은 생각에 잠기시여 시창앞을 바라보시였다.

하늘이 약간 들린것 같다. 짙은 재빛으로 무겁게 드리워 한줄금 쏟아져내릴듯 싶던 구름장들이 바람에 정처없이 밀려가고 강철빛하늘은 점차 엷어지며 훤해져간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습관처럼 팔짱을 끼시였다.

《X호라! 유진성대장동무! 그걸 쏴올리면 세계가 너무 소란해지지 않을가? 내가 분석해본데 의하면 세계는 인공지구위성발사분야에서 근 반세기가 흘렀지만 아직도 그 수준이 낮은 단계에서 어물거리고있소. 인공지구위성을 직접 쏴올리는 이른바 위성보유국들도 몇개나라밖에 되지 않거든. 사실 우리의 인공지구위성발사는 평화적목적을 지닌것이지만 세계군사전문가들의 견지에서 놓고본다면 대륙간탄도미싸일을 시험하는것이나 다름없소.

가만 있소! 아까도 말했지만 자칫하면 세계일류급공업국가들을 엄청난 재력을 소모하는 경쟁에 몰아갈수 있소. 미제국주의자들은 또 얼마나 떠들겠는가! 결국 인류는 예측할수 없는 재난과 불행을 당할수 있소. 혁명가들은 민족의 운명만이 아니라 세계인민들의 래일에 대해서도 책임져야 합니다.

경제통합으로 이제 겨우 미국과의 경쟁무대에 나선 유럽땅도 문제이지만 신흥세력인 아시아와 저 아프리카나라들이 걱정됩니다.

수령님께서 늘 관심하시던 아프리카는 아직 국민총생산액으로 보나 경제발전수준으로 보나 미숙합니다. 아프리카나라들의 경제력은 다 합쳐도 미국의 반의반도 못됩니다.

우리는 이 세계의 앞날과 인류의 운명에 대해서도 생각해야 하며 책임지는 립장에 서야 합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잠시 말씀을 끊으시고 차창밖을 내다보시였다.

민족과 이 행성의 운명을 놓고 그토록 애정을 기울이시며 사색의 바다를 헤치시는 그이의 심원한 세계앞에 머리가 숙어졌다.

자기들이 눈앞에 들이닥친 군사적대결의 첨예성으로부터의 출로와 그 작전전술적대책에만 몰두할 때 그이께서는 얼마나 큰 심장과 높은 안목으로 혁명의 먼 미래까지 내다보시는것인가.

이 행성은 이 위인중의 위인, 인류의 운명을 책임지신 위대한 거인의 손에 맡겨졌기에 마음을 놓을수 있는것이다.

유진성은 큰 숨을 내몰아쉬였다.

김정일동지께서 유진성을 돌아보시였다.

그이의 눈가에 한순간 섬광이 번쩍이였다.

《대장동무!

그러지 말고 우리가 오래전부터 준비했다가 수령님의 권고로 보류했던 1호를 발사합시다.》

최고사령관동지의 명령을 그대로 집행하겠습니다.》

유진성이 큰 호흡으로 가슴을 들먹이며 흥분하여 대답을 올리였다.

《좋소! 그러되 우리 이번 기회에 위성보유국들과 군사대국이라고 자처하는 나라들의 현대군사과학기술의 발전수준들을 강평해봅시다. 인공지구위성을 발사한후 사흘쯤 지나 공식발표를 합시다. 어느 나라가 먼저 우리의 인공지구위성을 포착하나 한번 봅시다.》

김정일동지께서는 통쾌한 미소를 지으시였다.

《알았습니다, 최고사령관동지! 이건 정말 그 어떤 최신무기를 발사한것보다 더 큰 군사정치적의의와 위력을 가지게 될것 같습니다.》

유진성은 정중한 자세를 지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활달한 손세를 쓰시며 명랑한 웃음을 터치시였다. 다정함과 위압감이 강하게 흐르는 그이의 얼굴이 해처럼 빛나고 볼에 금시 조화로운 보조개가 패인다.

《하하하, 좋습니다. 이제야 대장동무의 눈에서 긴장이 풀리는것 같구만! 하지만 사실은 말이요. 우리의 진짜 〈현대무기〉도 〈인공지구위성〉도 내가 늘 혁명의 천하지대본으로 굳게 믿는 우리 병사들이요! 우리 혁명의 시작도 끝도 결국은 애오라지 병사들, 군인대중이라는걸 명심합시다!》

령장의 밝은 미소에 대지도 하늘도 금시 아침해살을 받은듯 눈부시게 빛나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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