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2 회)

제 5 장

1

 

이른아침 라순미는 외삼촌과 함께 새로 건설한 염소작업반을 돌아보고있었다.

림송철은 어제 오후 배등령을 넘어왔었다. 순미네 모녀가 다 덕에 올라와있는것을 안 그는 곧장 여기로 올라왔던것이다.

순미는 오랜만에 만난 외삼촌을 새로 꾸린 합숙으로 안내하였다.

푸른 나무들이 빙 둘러선 한가운데 휴양각처럼 일떠선 합숙건물을 한참동안이나 바라본 림송철은 고개를 끄덕이며 만족한 미소를 지었다. 합숙호실들을 돌아보고는 마치 휴양소 호실같다고 칭찬하면서 이 건물을 군농촌건설대가 건설했는가고 물었었다. 순미는 입을 가리우며 웃었다.

《우리 작업반에서 자체로 지은거예요.》

《반원들속에 건설대학졸업생이라도 있는게구나. 건물형식이 특색있고 독특한걸 보니…》

《그것도 다 우리가 설계했어요.》

《모를 일이다.》

《외삼촌, 래일 아침 새로 건설한 우리 청년염소반을 한번 돌아보세요.》

림송철은 덕으로 올라오면서 보니 아래에 있는 염소작업반도 그만하면 괜찮고 방목지들도 구획을 지어 잘 꾸렸는데 염소방목등판에 작업반을 새로 꾸리는 의도는 뭔가고 물었다.

순미는 사연을 자세히 설명했다.

설명을 듣고는 머리를 끄덕이며 감동의 빛을 떠올렸다.

《그래서 위원장동지가 엄청난 일판을 벌려놓았다는 소리를 자꾸 하댔구나.》

이 아침 순미는 외삼촌을 데리고 작업반에서 새로 건설한 건물들과 방목지를 돌아보았다.

아직은 반원들이 기상하기 전이여서 덕은 조용하였다.

순미는 합숙건물뒤쪽으로 좌우에 덩실하게 들어앉은 콤퓨터조종실과 젖가공실로 림송철을 안내하였다.

단층으로 된 젖가공실은 아직 기계설비들을 설치하지 않아 비여있었으나 현대적으로 설계되고 완성된 아담한 건물이였다. 콤퓨터조종실앞에 이르러서는 정사각형으로 된 덩지 큰 건물이 사방 환하게 내다보이는 창문들을 규모있게 배치한것이 이채로운듯 한동안 발걸음을 떼지 못하였다.

림송철이 제일 감탄한것은 크고 질서있게 늘어선 염소우리호동들이였다.

넓은 구간을 빙 둘러친 방역울타리며 염소들이 나드는 후문과 사양공들이 나드는 위생초소, 기와를 올린 호동들, 우에 고가 낮은 건물이 또 하나 올라앉은듯 한 이채로운 건물형식…

그외에도 순미는 먹이가공실, 먹이적재장, 수의치료실, 인공수정실 등을 빠짐없이 보여주었다.

《정말 놀랍구나, 놀라와…》

림송철은 눈앞의 현실이 선뜻 믿어지지 않아서인지 줄곧 머리를 기웃거렸다.

그때 새벽대기를 헤가르며 랑랑한 기상나팔소리가 울려퍼졌다. 합숙마당에 달려나온 염소반원들이 렬을 맞춰 달리기를 하더니 록음기에서 울려나오는 경쾌한 노래의 선률과 함께 률동체조와 건강태권도까지 했다.

《청년들이 하나같이 끌끌하구나.》

《그래요?》

순미는 미소를 지었다.

그는 다가오는 가을절기의 생산조직을 앞두고 능금골 염소들의 영양을 바싹 올리는 일을 빈틈없이 내밀면서 건물들의 내부공사와 방목지꾸리기, 3대혁명붉은기작업반 판정조항에 따르는 크고작은 일들도 함께 밀고나가고있었다. 률동체조, 건강태권도, 군중무용, 예술소품공연 등 작업반의 모든 생활이 그 사업의 일환이였다. 그에 대한 순미의 설명에 림송철은 거쿨진 체격을 흔들며 허허 웃었다. 밖에 땔나무를 가지러 나왔던 림송심이 나무단을 든채 젊은이들을 넋없이 바라보며 서있었다.

《누님, 팔 떨어지겠소. 혹시 젊은이들과 함께 태권도라도 해보고싶은게 아니요?》

동생의 말에 림송심은 소리없이 웃었다.

《난 매일 아침 보는데두 그냥 보고싶다니까. 확실히 우리 젊었을 때와는 판판 다르거던.》

《누님두 참, 시대가 얼마나 발전했나요.》

《어머니, 외삼촌한테 무슨 특식을 대접할가요?》

순미는 마른 나무를 한아름 들고 어머니의 뒤를 따르며 물었다. 림송철이 손을 내저었다.

《특식은 무슨 특식이냐. 난 오늘 아침 밥을 안 먹어도 배가 부를것 같구나.》

《그건 왜요?》

《순미 네가 좋은 구경을 시켜주지 않았냐. 정말 큰일을 해놓았구나.》

림송철은 합숙층계우에 앉았다.

순미는 부엌에 나무단을 들여놓고 나와 외삼촌곁에 앉았다.

《그러니 너희들은 여기 방목등판을 염소떼로 꽉 채우자는거구나. 방목의 콤퓨터화도 완성하고…》

《그래요.》

《힘들지 않느냐?》

《왜 힘들지 않겠어요. 그렇지만 보람있어요. 남들보다 더 멋있고 훌륭하게 창조하자면 그만큼 더 달리고 더 높이 솟구쳐야 하지 않나요.》

림송철의 낯빛이 점차 진중해졌다.

《순미야, 난 사실 어머니가 너때문에 걱정이 많기에 그 문제를 해결하자고 이번걸음을 했다. 너도 이젠 시집갈 나이가 됐고 처녀시절에 이만큼 일했으면 누가 봐도 떳떳하다고 본다.》

《외삼촌두 참, 이렇게 일하는게 뭐 떳떳하게 시집가자고 하는건가요. 참 우습네.》

순미는 입을 가리우며 즐겁게 웃었다.

《나의 리상과 목표는 태여난 고향을 잘 꾸리고 이 땅에서 영원히 행복하게 잘살자는거예요.》

《그거야 좋은거지. 참, 너네 작업반에 현실체험나온 총각이 있다지?》

《예, 그런데?…》

《이 말만은 하지 말자고 했다만 그 총각이 바로 그전에 면양반 반장을 하던 안문찬의 아들이라면서?…》

순미의 눈이 둥그래졌다.

그랬었구나… 요즘 어머니의 얼굴이 밝지 못한것도 바로 그래서… 난 왜 전혀 모르고있었을가? 그제야 많은 수수께끼가 풀리는듯 했다. 안홍진이 왜 이 땅을 그렇게 사랑하고 못 잊어하며 자기의 지식과 정열을 깡그리 바쳐가고있는가가 새롭게 가슴에 마쳐왔다.

물론 순미는 어머니의 해묵은 그 감정을 부정하고싶지 않았다. 그것은 한 인간에 대한 그 어떤 고까움이라기보다 무한히 깨끗하고 진실한 사랑과 정을 고향에 바쳐야 한다는 대바르고 결곡한 마음이였다.

안홍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순미는 이상하게도 그가 그리워졌다.

지금쯤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있을가? 풍력발전기를 해결하는 일이 결코 쉽지는 않을텐데… 그 동무 성미에 너무 무리하는건 아닐가. …

순미는 누가 뭐래도 풍덕땅을 위해 지혜와 정열을 아낌없이 바치고있는 그를 존경하고 따르고싶었다. 풍덕사람들모두가 실력있고 일 잘하고 점잖고 정열적인 청년이라고 찬사를 아끼지 않고있지 않는가. …

《외삼촌, 저때문에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우리 두사람사이에는 아무 관계도 없어요. 중요한건 그 동무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오직 여기 풍덕등판을 현대적인 염소생산기지로 일떠세우는데 힘과 지혜를 합치고있을뿐이예요.》

《그거야 좋은 일이지. 내 여기 와서 두루 알아보니 호감은 가는 청년이더라.》

림송철은 그날 아침 덕을 내려 배등령을 넘어갔다. 떠나가면서도 그는 순미에게 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어머니가 그에게 무슨 말을 했는지는 순미도 알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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