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6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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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대들은 이도백하의 한 지류인 산골물에 들어서서 그 세찬 흐름을 거슬러올라갔다. 행군의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서였다.

물줄기를 따라 한시간남짓 걸어올라갔을 때 사령관동지께서 선두척후대에 물매 급한 산비탈로 엇비스듬히 치달아오르라고 하시였다.

서로 끌어당기고 떠밀며 올라가니 아늑하면서도 그닥 깊지 않은 골짜기가 나졌다.

골안치기에는 지붕이 고삭아 내려앉은 포수막자리가 있고 새우가 헤염치는 옹달샘까지 있었다.

사령관동지께서는 그 골안치기에 천막들을 치고 불이 번쩍나게 숙영지를 꾸린 다음 무장투쟁을 더욱 확대강화하기 위하여 국경연안과 국내, 대륙의 여러 방향들에 정찰조들을 파견하고 부대들에서 탄약과 식량을 빨리 장만하도록 하시였다.

한편 구분대별로 《조국광복회10대강령》, 론문 《조선공산주의자들의 임무》에 대한 학습토론을 론쟁적으로 진행하여 최후승리에 대한 신념을 백배로 다지도록 이끄시였다.

사령관동지께서는 중대들의 학습토론에 참가하시는 한편 정치위원들을 통하여 토론된 내용들을 상세히 료해하시였다.

토론자들은 한결같이 《조국광복회10대강령》과 《조선공산주의자들의 임무》에서 밝혀진 조국해방과 새 조국건설, 그 실현방도의 정당성과 진리성을 강조하고 림수산의 변절은 조국해방위업을 반역한것으로서 조국과 민족, 력사의 심판을 면치 못할것이라고 강조하였다.

특히 네 토론자들의 발언들이 그이의 주위를 끌었다.

 

•박주호- 최근시기 국제정세에서 우리가 상상하지도 못했던 놀라운 변화들이 생겼다. 쏘련과 도이췰란드의 불가침조약 체결, 쏘련과 일본의 평화교섭, 중일전쟁에서 일본의 련전련승,… 여기에서 림가는 우리 혁명의 전도를 암담하게 생각했다. 거기에다 일제의 경제봉쇄책동으로 참기 어려운 기근의 계속, 물질적궁핍, 나날이 강화되는 《토벌》공세… 여기에서 그는 패배의식에 빠져 적은 과대평가하고 자기 수뇌부는 믿지 않게 되였다. 나는 그것을 돈화원정때 목단령에서 목격했다.

그는 조국광복을 위한 성전에서 죽을 각오가 되여있는 혁명가, 애국자가 아니였다. 그래서 죽음을 피해 도망쳐 투항했다.

여기서 한두마디 더할 말이 있다. 지난날 어떤 동무들은 그를 대단한 인물로 여기며 그의 말이면 덮어놓고 믿고 따랐으며 량반, 대감님처럼 섬기며 남달리 대접하려고 했다. 이런것이 그의 부패변질을 촉진시켰다. 그들은 심각히 자기반성을 해야 한다. 아첨은 혁명간부에 대한 존경이 아니라 모독이다.

 

•리철금- 림수산이 처음부터 변절투항하자고 유격대에 참군했겠는가? 아니다. 그 인간자신도 자기가 투항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을것이다. 이번에 지내놓고보니 변절은 사상의 변질로부터 온다. 사상의 변질은 평소에 량심과 도덕이 야금야금 썩어들면서 시작되는것 같다. 녀성의 눈으로 보면 남성의 사람됨됨이, 량심, 도덕이 어떤가 하는게 인차 알린다. 저 작자가 최성배를 잃고 울고불고한지 얼마 안되는… 그 눈물이 채 마르지도 않은 연미숙이한테 이상하게 구는걸 눈치챘지만 누구한테도 말을 못했다. 못 보는척 했다. 생긴데도 없는 내가 그러면 시샘이 나서 저런다고 여기지 않을가. … 이런 모자란 생각때문에 그랬다. 그런 량심이 없는것들이 모이고 자라면 사상이 썩어넘어지고 사상이 넘어지면 변절로 내달린다는것을 그때는 미처 몰랐다.

변절자들은 다 량심이 없고 도덕이 썩은자들이다. 저 리종락이, 엄광호, 림수산이를 보라. 그러나 변절을 모르는 불굴의 혁명가들은 다 량심이 깨끗하고 도덕이 건전한 사람들이다. 마동희, 권영벽, 지태환, 오중흡련대장동지를 보라. 우리 녀성들은 그들을 진심으로 존경했다.

 

•한명찬- 나는 혁명의 이름으로 처형되여도 마땅한 인간인데 사령관동지의 덕망으로 소생하여 영광스럽게도 동지들과 어깨나란히 이런 학습토론에까지 참가하게 되였다.

나는 일찌기 룡정시절부터 저 림가놈을 걸출한 혁명가로 숭상해왔다. 그는 나를 혁명의 진리로 계몽시키고 혁명의 길로 손잡아 이끌어준 《은사》이기도 했다.

유격대에 들어와서 룡정시절의 그 눈으로, 그런 감정으로 림가를 존경하며 따랐다. 당에 입당한것도 소대장으로, 지휘관으로 승진한것도 다 그의 덕이라고 생각했다. 그의 말이면 다 진리로, 그의 처사는 다 옳은것으로 받아들이고 맹목적으로 따랐다. 바로 그래서 혁명과 동지들앞에 엄중한 죄를 지었다. 지난날 나는 언제나 자신을 두고 유물변증법의 진리로 의식화된 혁명전사라고 생각하는데 습관되여왔다. 그러나 오늘 생각해보면 사람을 보는데서는 지독한 주관적관념론자였다. 말로는 사람의 사상이란 환경에 따라, 환경의 지배를 받아 변할수 있다고 했지만 생활실천에서는 그렇게 못했다.

특히 림수산이라는 인간을 놓고는… 옛날의 환상에서 벗어나지 못해 그의 사상이 변질되여가는것을 보지 못하고 덮어놓고 그를 존경하며 따랐다. 설사 무엇을 잘못해도 선의로 받아들여 우연적인 실수겠지 하며 예리하게 보려고 하지 않았다. 그의 생각, 그의 말이면 다 옳은것으로 받아들이고 맹목적으로 따랐다. 그래서 화라즈밀영이 《토벌》당했을 때 림가가 식량운반중 쌀을 흘린것이 화근이라며 그 책임을 박주호한테 들씌우자 그를 추종해나서서 애꿎은 동지의 운명을 희생시킬번 했다.

회암산밀영에서 림가의 부패변질을 어느 정도 간파했을 때 내가 단호하게 행동했더라면 그런 엄중한 사태가 발생하는것을 미연에 막을수 있었을것이다. 나는 이전의 굴종적인 감정의 타성으로 해서 망설이다나니 단호하게 행동하지 못했으며 결과 신대원 여러명을 희생시켰다. 나자신 죽음의 함정에 빠졌다가 구사일생으로 빠져나왔다. 대원들과 함께 호송차에 실려 왜놈들에게 끌려가던 그밤 내가 가슴을 치며 자신을 저주하며 통탄한 생각들을 다 말하자면 끝이 없다.

사람을 잘못보고 따르면 혁명에 엄청난 손실을 줄수 있고 죽음의 함정에 빠진다. 이것은 나에게 있어서 한생을 두고 잊지 말아야 할 피의 교훈이다.

 

•오백룡- 사령관동지는 우리 빨찌산투쟁이 인간의 상상을 초월하는 어려운 조건에서 진행된다고 하시며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견디여내지 못할 동무들은 솔직히 그렇다고 말하라 하시였다. 그러면 변절이라고 타매하거나 탓하지 않고 로자까지 줘서 고향으로 돌려보내겠다고 하시였다.

나는 우리 련대에도 쫄라병환자를 비롯한 허약자들이 있는것만큼 그렇게 나올 동무들이 있을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 동무가 나오면 약속대로 고향으로 보내는 줘야 하겠지만 터놓고 말하면 지휘관인 나로서는 속이 편안치 못했다. 불안하였다. 누가 나설가 해서 이 사람, 저 사람의 눈치를 보며 속을 태우니 입맛도 없어졌다. 시간이 아무리 가도 나서는 동무가 없었다. 처음에는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이 동무들이 사령관동지께서는 약속을 그렇게 하셨지만 정작 나서면 소대장이나 중대장… 련대장이 막아나서며 변절자라 규탄하지 않을가, 그럴바치고는 진속을 감추고 잠자코 있는편이 낫지 않는가, 이렇게 생각하는것 같았다. 그래서 쫄라병에 걸린 한 동무를 찾아가 다른 생각말고 솔직히 나오라고 설복하였다. 그 동무는 노해서 펄펄 뛰였다. 나를 뭘로 아는가, 변절자 림가놈의 사촌쯤으로 여기는가, 이제 와서 견디지 못하겠다고 같이 고생하며 싸우던 동지들을 다 버리고 제 혼자 편안히 살겠다고 고향집으로 돌아가 뜨뜻한 온돌방에서 딩군다면 그것도 량심이 있는 작자인가, 짐승같은 놈이다, 나는 굶어죽고 얼어죽고 맞아죽어도 여기 빨찌산대오에 남아있겠다, 만약 련대에 부담이 되여 그런다면 나를 쏘아달라, 총알 한알만 없애면 된다, 나는 림가놈의 사촌이 아니라 팔촌, 십팔촌으도 될수 없다. … 그는 이렇게 소리쳤다. 저 8련대 한명찬소대장은 과거에 림가놈을 신주모시듯 하던 동무이다. 림가놈이 흰것을 검다고 하면 그도 검다고 했다. 한데 보라. 사람의 량심을 버리고 짐승이 되는가 마는가 하는 계선에서는 놈을 따르지 않고 결사반항해나섰다. 그 사지에서 대원들을 이끌고 빠져나와 사령부로 찾아왔다. 얼마나 장한 일인가. 짐승과 사람의 싸움에서 사람이 이겼다, 량심이 이겼다.

나는 이런 사실들을 통하여 우리 참모장이던 림수산이 변절투항하여 왜놈들한테로 도망쳤다고 하여 우리 혁명대오가 약해진것이 아니라 더 강해졌다는것을 확신하게 되였다. 우리 혁명대오는 왜놈들이 나발을 불어대는것처럼 와해직전에 이른것이 아니라 더 튼튼히 단합되여간다.

 

부대정치위원들의 보고에 의하면 학습토론과정에 몇가지 심상치 않은 질문들이 제기되였다. 대원들이 의문을 품고있는 문제들은 스쳐지나갈수 없는것들이였다.

사령관동지께서는 그 질문들을 목책에 또박또박 적어넣으시였다.

1) 어째서 《조국광복회10대강령》이나 《조선공산주의자들의 임무》뿐아니라 혁명원리에 대하여 리론적으로 깊이 알고있으며 사상적으로 준비되였다는 사람들속에서도 변절자가 나왔는가?

2) 어째서 최근시기에 와서 변절자가 계속 나오는가? 그 원인을 밝혀내여 적극적인 대책을 세워야 하지 않는가?

3) 변절의 원인은 변절자자신의 사상정신적변질에만 있지 않다. 우리한테는 그 책임이 조금이라도 없는가. 우리모두는 문제를 이렇게 세우고 자신을 반성해볼 필요가 없는가?

달무리를 두른 보름달이며 희미하게 명멸하는 별들이 숨을 죽이고 대지를 내려다보는듯싶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숲속의 어스름속을 천천히 거니시며 생각에 생각을 이어가시였다.

…학습토론에서 토론자들이 옳게 말했다. 우리 무장대오, 우리 혁명의 전위투사들이 하나의 사상과 의지로 뭉친 강철의 조직체인 우리 대오에서 변절자가 생긴것은 우리모두의 수치이며 명예훼손이다. 토론자들의 그 의분은 백번 정당하다. 혁명… 혁명… 민족과 계급의 운명이 죽느냐 사느냐 판가리되는 가장 심각한 사회계급적투쟁, 곡절이 많고 승리로 가는 길에 실패와 좌절도 있으며 류혈을 동반하는 혁명… 이 혁명과 반혁명의 백병전속에서 변절행위들이 생긴다. 력사상의 모든 혁명에서 변절, 배신, 반역이 없었던 혁명은 유감스럽게도 단 한번도 없다. 저 프랑스혁명, 로씨야혁명, 도이췰란드혁명, 중국혁명을 보라. 칼 맑스에게 도전한 변절자 바꾸닌, 베른슈타인, 저 로씨야혁명에서 멘쉐비크들의 집단적인 변절, 도이췰란드혁명의 변절자 카우츠키… 중국국민혁명에서 자기 령수 손문의 유지를 배반하고 반공에로 내달린 장개석, 중국로농혁명에서 수만대군을 거느린 로농홍군 4군장 장국도의 변절투항… 력사상의 그 모든 변절자들은 례외없이 자기 령수를 믿지 못하고 그의 학설과 전략전술에 의혹을 품은데로부터 반혁명의 공세가 강화되자 패배의식에 빠져 변절의 길로 내달렸다. 그리고 례외없이 혁명이 엄혹한 시련을 겪던 시기에 변절행위들이 폭발적으로 생겼다. 패배의식에 빠진자들속에서… 패배의식은 변절의 온상이다! 사령관동지께서는 시름겨운 한숨을 내쉬고 하늘의 별들을 쳐다보다가 다시 걸음을 옳기시였다.… 리론수준이 높고 준비되였다는, 지난날의 투쟁경력도 있고 직위도 있는 사람이 왜 변절했는가, 혁명가의 지조를 지키는가 변절하는가… 이것은 우선 직위와 관련된 문제가 아니다. 이것은 사상과 도덕… 신념과 량심에 관계되는 문제이다. 그런데 사람의 사상이란 가변적인것이다. 만약 한번 형성된 사상이 환경변화에 관계없이 영원히 변하지 않는다면 변절, 배신, 반역… 이런 복잡한 문제들이 생기지도 않을것이다. 보통대원들과는 달리 지휘관들의 사상, 도덕은 변함없이 더 공고한것이 상례이지만 간혹 그렇지 않을수도 있다. 이것은 그들의 특수한 군사적위치와 관련된다. 대원들은 무장대오라는 특수한 조직체의 집단적인 호흡과 분위기속에서 늘 살지만 지휘관들은 그렇지 않다. 그들은 대원들처럼 규률의 통제속에 있는것이 아니라 개별적으로, 독자적으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결심해야 하는 경우가 많으며 혼자 지내는 시간도 상대적으로 많다. 때문에 스스로 자신을 다잡아야 하고 통제하려고 애써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일이 생긴다. 마음만 흐려지면 어떤 탈선도 할수 있다. 때문에 우리 무장대오안에서는 2중규률이 허용되여서는 절대 안된다. 대원들이 하면 안되는것은 지휘관들도 해서는 안된다. 어떤 지휘간부이건 당지부와 군중의 통제속에 있어야 한다. 지휘관들자신이 조직규률에 자각적으로 복종하고 그 통제를 받으려고 애써야 한다. 그렇다고 규률과 통제가 강하면 변절행위가 생기지 못하는가, 아니다. 그렇지도 않다. 규률과 통제는 만능이 아니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외적인 요인이다. 내적인 기본요인은 사람의 사상의식이다. 우리 혁명은 인민대중의 해방과 자주성을 쟁취하기 위한 혁명이며 우리 혁명에 대한 충실성은 인민대중에 대한 사상감정의 심도와 열도에 전적으로 달려있다. 인민대중과의 사상정신적뉴대, 그 혈연적뉴대에 독균이 침습하여 병이 생기면 인민대중을 위해 한목숨 바쳐 싸우자는 초지도 썩어문드러지기 시작하며 자기 개인의 생사운명에 더 마음을 쓰게 된다. 말로써는 인민대중을 위한 자기희생, 헌신복무를 표방하지만 속은 저도 모르게 달라진다. 변절은 이렇게 시작된다. 때문에 사상교양은 우리 무장대오의 생명선이다. 튼튼히 틀어쥐고나가면 견디여내고 승리하며 놓치면 망한다.… 어째서 최근시기에 와서 변절자들이 더 생기는가? 이것도 솔직한 질문이다. 만약 사령부가… 우리가 시대와 정세의 요구에 맞지 않는 로선을 내놓고 그것을 강압적으로 내리먹이고 그 집행을 단행한다면 우리 내부에 분렬이 생기고 변절풍조가 대오를 휩쓸것이다. 그러면 툭 터놓고 말해보자. 과연 우리 로선에 좌경모험주의나 우경기회주의적인 요소라도 있는가? 우리는 오늘까지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누구의 풍에도 놀지 않고 시대와 정세의 요구에 맞는 과학적인 전략전술과 로선을 견지해왔다. 그러나 변절자들은 자기 사상이 병들어 우리 로선의 과학성과 정당성을 인식하지 못했다. 인식할수도 없었다. 림수산의 경우가 바로 그렇다. 그는 돈화원정의 정당성을 똑바로 인식하지 못했다. 만약 우리가 지난 겨울 력량을 보존하려고 밀림속에 깊이 숨어들어 저 마당거우밀영때처럼 동기학습이나 하면서 앉아뭉갰더라면 일제의 대무력의 포위에 들어 전멸한지도 오랬을것이다. 돈화원정을 단행한 우리가 옳았는가, 틀렸는가? 옳았다. 그렇다. 백번 천번 옳았다! 만약 우리 혁명의 투쟁강령, 지도리념이 변천하는 시대에 뒤떨어진것이거나 시기상조한것으로서 허황한 망상이면 우리 혁명대오는 하루아침에 모래성처럼 허물어지고말았을것이다. 《조국광복회10대강령》을 다시 보라, 거기에 그런것이 있는가? 열개의 조항중 어느 하나라도 현시대, 2천만민중의 지향에 맞지 않는것이 있는가. 일제타도, 민주주의공화국의 수립… 이것은 어떤가? 백번 맞으며 백번 정당하다. 일제와 친일파들의 토지를 몰수하여 땅없는 농민들에게 무상으로 분배하는것은?… 옳다. 천만번 옳다! 이 강령은 현시대, 우리 민중의 념원이 집대성되여 반영된것으로서 만민이 따르는 절대적인 진리이다. 변절자들은 이 절대적인 진리를 등지고 도망쳤다, 제 한목숨을 건지려고…

최근시기 변절자들이 생긴것은 전적으로 반혁명의 대대적인 공세, 우리 혁명의 엄혹한 시련속에서 일부 동요분자들이 생겼기때문이다. 이것은 부분적이며 일시적인 현상이다. 그렇다. 혁명은 일시적인 난관을 뚫고 승승장구한다. 우리 혁명군 주력부대들이 돈화원정에서 승리하고 다시 남하하여 대마록구를 공격한 사실을 보라!

변절의 원인이 변절자자신에게만 있는가, 우리한테는 그 책임이 없는가, 반성해볼 문제가 없는가?… 옳은 말이다. 반성해야 할 문제가 있다. 두가지 측면에서… 첫째로, 우리들중에 참모장이 변절하리라고 생각한 동무는 한명도 없었다. 아마 그놈자신도 자기가 변절투항하게 되리라고 생각하지 못했을는지도 모른다. 우리는 그의 결함을 알고있으면서도 그것이 변절로 통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하였다. 그런 결함을 고치리라 기대하며 끝까지 믿으려고 했다. 그러나 그는 그런 믿음을 배반하고 도망쳤다. 짐승처럼 도망쳤다. 아, 믿음… 믿음… 한 인간에 대한 너의 한계는 어디까지이며 의심은 어디서부터 시작되여야 하는가.… 사령관동지께서는 괴로움과 분노로 하여 한손으로 나무그루를 짚고 움직이지 못하시였다. 태고연한 밀림이 솨- 솨- 설레였다. 머리칼이며 군복자락이 바람에 나붓거렸다.

그이께서는 주먹으로 나무그루를 치시였다.

(우리가 사람을 지내 믿기만 했단 말인가! 때로는 의심할줄도 알아야 하는가!… 이것은 피의 교훈이다!)

이윽고 사령관동지께서는 다시 걸음을 옮기며 생각을 계속하시였다. …혁명의 이런 엄혹한 시기에는 예리하고 단호해야 한다. 혁명을 지키자면 말이 아니라 실천행동에서, 그의 눈빛에서, 체취에서 참사람인가 아닌가를, 그의 결함의 성격을 예리하게 간파하고 식별할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둘째… 둘째로는 우리 대오에는 일찍부터 그에 대한 환상에 눈이 흐려 그를 덮어놓고 떠받들고 섬겨온 동무들이 있다. 만약 그가 진정한 혁명가였다면 그런 아부굴종에서 모욕감을 느꼈을것이다. 그러나 림가는 그것을 좋아했으며 자기를 남다른 존재로 여기는데 습관되여왔다. 그런 아부굴종은 지휘간부에 대한 참된 존경이 아니며 그것은 상하간의 원칙적관계를 마비시키는 마약이다. 림가와 같은 인간의 변질을 촉진시키는 촉진제와도 같은것이다. 우리는 이런 문제에 대해서도 심각히 반성해봐야 한다. … 변절은 반드시 비량심적인 인간들속에서 나온다는 토론자들의 말이 옳다. 혁명과 그 수뇌부에 대한 충실성이 혁명가를 움직이는 원동력이고 혁명적신념이 그를 떠받드는 무쇠기둥이라면… 그렇다면 량심은, 량심의 작용은 신념이 드놀지 않도록 받쳐주는 지지대가 아닌가. …

언젠가 혁명에 대한 견해를 두고 이야기할 때 자기를 바치는것이 혁명이라고 하던 권영벽이에 비해 그는 무엇을 얻는것이 혁명이라고 했었다. 자유와 권리 그리고 진정한 행복… 그때 그에게 혁명은 우선 인간이 인간답게 살기 위한 투쟁이기때문에 혁명가인 우리 자신이 가장 참된 인간이 되여야 한다고 말해주었다. 참된 인간은 참된 량심을 지닌 인간을 말한다. 그런데 그는 그 량심이 없었다. 그래서 인간이 아니였다. 아니, 인간으로 될수 없었던것이다.

만약 량심의 통제력과 영향력이 없다면 그 어렵고 어려운 혁명의 길에서 어떻게 신념을 지켜낼수 있으랴. 내가 아는 참된 혁명가들은 다 량심인이였다. 참된 인간이였다. 위대한 혁명가들은 다 위대한 량심인이였다. 신념을 저버린자들은 다 량심이 없는, 량심이 깨끗하지 못한자들이였다. 비겁분자, 위선자, 행세군, 자기만을 위해 사는 인간들이였다. 신념은 인민대중에 대한 믿음, 동지들에 대한 믿음, 지휘성원들에 대한 믿음, 령도자에 대한 믿음에서 생긴다. 결정적인것은 령도자에 대한 믿음이다. 혁명적신념의 강도는 전적으로 그 모든 믿음의 크기에 정비례한다. 저 림수산의 변절과정을 보라, 그 모든 믿음들의 어느 하나에도 금이 가면 어느덧 혁명적신념에도 금이 가기 시작하고 종당에는 허물어지고만다. 기둥과 대들보, 서까래들이 썩고 고삭은 루각처럼 약간한 진동과 바람에도 허물어지고만다. 겁잡을수 없이… 아주…

이튿날 아침,

봄날의 신선한 해빛이 수림속에 비쳐들 때 사령관동지께서는 숙영지에 모여선 주력부대의 대원들앞에서 학습토론을 총화지으면서 간밤에 사색하며 무르익힌 모든 문제들을 열정적으로 격조높이 말씀하시였다.

우렁우렁하면서도 쇠소리가 울리는 그이의 쩌렁쩌렁한 음성에 대원들은 가슴마다 피가 뛰는듯 얼굴들이 불깃하게 상기되고 눈빛이 하나같이 번쩍이였다.

연두빛이 짙어가는 수림도 활력에 넘쳐 진정을 못하는듯 조용히 설레이고 봄시위에 불어난 이도백하의 물도 희끗희끗한 갈기를 날리면서 기운차게 흘렀다.

사령관동지께서는 주먹을 높이 쳐들어 흔들며 연설하시였다.

《동무들, 우리 혁명은 최악의 역경에 처했습니다. 나는 동무들을 믿고 솔직히 말하오. 게다가 국제정세의 급작스러운 변화가 우리 무장대오안에서 일정한 혼란을 일으켰소.

한명찬동무 보고를 들어봐도 정세의 변동이 림수산을 크게 자극했소. 원래 거짓말쟁이고 공명출세주의자, 게다가 대국의존심이 많은 그에게 쏘도불가침조약체결, 그에 뒤따른 쏘일간 완화의 움직임…

이 모든것을 어떻게 보고 평가할것인가. 나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도이췰란드군은 유럽의 대부분과 뽈스까까지 다 먹고 쏘련의 서부국경에까지 육박해왔는데 쏘련은 전쟁준비가 채 되지 않았소. 쓰딸린에게는 시간이 필요했소. 그러니 자기 무력을 서부전선에 총집중하기 위해 일본과 외교전을 하고있소. 동무들, 이 모든건 외교… 어디까지나 외교이지 본심은 아니요. 해외침략을 하지 않고는 자기 존재를 유지조차 할수 없는 제국주의와 군국주의에 대해 사회주의나라가 영원히 평화스럽게… 친선관계를 유지할수 있는가?》

대원들은 숨을 죽이고 듣고있었다.

《아니요. 불가침, 중립은 일시적이요. 미구에 서방에서는 쏘도전쟁이, 동방에선 쏘일전쟁이 터지오. 쏘련이 일본과 화평교섭을 한다고 해도 놀랄것은 아무것도 없소. 그것은 외교적인 사교술일수도 있소. 현상은 본질을 외곡하기도 하는것이요. 쓰딸린자신이 진실만 말하자면 무엇때문에 외교관이 필요하겠는가, 그런 말을 한 일도 있소. … 동방에서 쏘일전쟁이 터지면 우리 혁명에는 결정적으로 유리한 국면이 열리오. 물론 우리는 쏘련의 지원을 바라고 항일전쟁을 시작한건 아니요. 우리는 여태 일제침략군과 싸우면서 쏘련으로부터 총 한자루, 수류탄 한알 원조받은적이 없소. 우리 혁명은 자력으로 시작했으며 자력으로 진로를 개척해온 혁명이요. 그러나 국제정세의 변화로 유리한 국면이 열리면 좋으면 좋았지 나쁠것은 없소. 그때 우리 혁명군이 인민대중의 지원을 받으며 총공세로 넘어가면 일제를 일격에 타승하고 조국을 해방할수 있소.

쏘일간의 중립이 있다 해도 그것은 휴지장으로 돼버리고 쏘일대결은 시간문제요. 나는 확신하오. 대세의 발전추이는 반드시 이렇게 됩니다. 두고… 두고보시오!》

대원들은 술렁거렸다.

《동무들, 우리는 어떤 역경속에서도 자기 혀를 스스로 끊어버리고 혁명을 지켜낸 저 마동희렬사와 불굴의 신념으로 우리를 고무하고있는 권영벽, 리제순, 지태환, 박달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왜놈들의 야만적인 악형에 두눈을 잃고도 혁명의 승리가 보인다고 웨친 최희숙이… 왜놈들의 총구앞에서 혁명만세를 웨치고 꽃나이에 장렬한 최후를 마친 리계순이를 잊지 맙시다! 신념의 화신들인 그들을 따라배우자. 그들을 본받자! 그들의 육체는 쓰러져 땅에 묻혔지만 혁명정신은 우리 혁명대오속에서 우리와 함께 가고있다. 동무들, 그들이 자기앞뒤에서, 옆에서 어깨나란히 걷고있다고 생각하라. 그들의 목소리, 그들의 숨결과 체취를 가슴에 뜨겁게 느낄 때 우리의 의지와 신념은 백배해질것이다!

동무들, 국제정세가 어떻게 뒤번져지든, 대오안에서 어떤 변절자가 생기든 우리는 흔들리지 말고 혁명의 무장을 높이 추켜들자!

비겁한자야, 갈라면 가라 우리들은 붉은기를 지키리라, 이 노래를 부르며 앞으로 나갑시다!》

지휘관들과 대원들은 격정에 넘쳐 합창을 불렀다.

 

                민중의 기 붉은기는

                전사의 시체를 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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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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