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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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튿날 아침 식사후 사령관동지께서는 항일련군의 두 대표를 다시 만나시였다. 역시 어제처럼 화로를 사이에 두고 참모장과 함께 두 대표와 마주앉아 정위의 상처며 건강상태에 대한 우려의 말과 일상적인 인사들이 있은 다음 사령관동지께서 먼저 발언하시였다.

그이께서는 진중한 안색으로 조용히 말씀하시였다.

《지난밤 나는 쏘일의 관계를 두고 많은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얼마 자지도 못했습니다. 이것이 국제혁명력량과 우리 혁명대오에도 잘못하면 막대한 영향을 미칠수 있기때문입니다.》

탄장대리는 숱진 눈섭을 알릴듯말듯 실룩거리며 그이를 지켜보고 류진정위는 눈을 겸손하게 내리뜨고있었다.

그이께서는 약간 흥분된 음성으로 계속하시였다.

《무엇보다먼저… 우선 쏘일간에 평화요, 우호요 하는데 이걸 어떻게 평가하는가 하는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편견이 없이 옳게, 정당하게, 원칙적으로 평가해야 합니다. 나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동지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만약 협상이 있게 된다면 이것은 정의냐 부정의냐 하는 정치적, 군사적, 륜리적기준을 무시하고 두 렬강의 당면리해관계의 공통성으로부터 벌리는 협상일것입니다. 우선 일본의 침략을 반대하여 싸우는 조중 두 나라 인민들의 항전은 외면하고… 정의가 없는 순 리해관계에 의한 협상이니 그것은 공고하지 못하고 오래가지도 못합니다. 리해관계가 달라지면 즉시 깨여지고맙니다!》

정위가 얼굴이 벌겋게 상기되여 부르짖었다.

《김사령동지, 옳습니다. 그렇습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탄장대리가 놀란 눈빛으로 어째선지 림수산을 돌아보았다.

사령관동지께서는 그것을 느끼시였으나 별로 개의치 않고 말씀을 계속하시였다.

《두고봐야 할 일이지만… 설사 쏘일간에 어떤 중립조약이 체결되여도 오래가지 못하고 빨라서 3년, 4년이나 늦어서 5년, 6년사이에는 무효로 되고말것입니다. 그사이 리해관계가 달라지면…》

정위가 의미심장하게 머리를 끄덕이더니 입을 열었다.

《그런데 우리한테 총소리로 일본을 자극하지 말라, 일체 무장투쟁을 중지하라, 무기들을 놓고 광활한 농촌지대로, 도시와 공업지구들의 로동계급속으로 들어가 지하정치조직만 확대하라, 이런 지시를 내려보냈습니다. …》

여기까지 말하고 정위는 탄장대리를 흘깃 돌아보고나서 조중 두 나라 항일무장력은 다년간 공동의 원쑤를 반대하여 어깨겯고 싸운 계급적형제인데 형제지간에 무엇을 숨기겠느냐고 전제하고는 이렇게 말하였다.

《우리 부대안에서는 무장투쟁을 중지하는가 계속하는가 하는 이 문제를 놓고 격렬한 론쟁이 벌어졌습니다, 두패로 갈라져서… 한패는 대세에 순응하여 무장을 놓자, 다른 패는 무장투쟁을 계속하자…》

탄장대리는 격해졌으나 자제하여 알릴듯말듯 랭소를 머금고 양정우군장과 친분관계가 깊은 김사령동지앞인데 에둘러 말할 필요가 있느냐고 정위의 말을 막았다.

《솔직히 말하여 나는 일체 무장투쟁을 중지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로씨야혁명도 도시와 농촌으로 깊이 스며들어 로동계급과 빈고농들을 조직동원해서 병사들과 합세해서 성공하지 않았는가.

쏘일이 손을 잡아 쏘만국경의 안정만 확보되면 일제는 마음놓고 관동군의 총력량을 풀어 우리 조중 항일무장부대들에 대한 소탕전을 벌립니다. 정세는 이렇게 급변하는데 류진동지는 환경의 변화를 보지 못하고 무장투쟁을 계속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완고하게… 상급당의 지시도 외면하고… 쏘련을 옹호해야 한다는 세계공산주의자들의 신성한 국제주의적의무도 망각하고.》

《상급당의 지시라구? 그건 성당안에서 다수를 차지한 비관론자들이, 이색분자들이…》 하고 정위가 반론하려 했다.

《아, 아, 자중해주시오. 정위동지…》 하고 림수산이 불쑥 끼여들었다. 뜻밖이였다.

사령관동지께서 의아해서 그를 돌아보시는데 탄장대리는 손세를 써가며 목소리를 높였다.

《급변한 정세… 이런, 이런 환경에서 무장투쟁을 계속한다는건 자멸의 길… 자살행위나 다름없습니다. 관동군과 우리가 력량대비나 되는가?…》

정위는 격한 목소리로 말했다.

《일체 무장투쟁을 중지하고 지하로 들어간다는건 당중앙의 유격투쟁로선에 배치되고 모택동동지의 지구전론에도 어긋납니다. 국제주의적의무에 대해 말한다면 우리가 진정으로 쏘련을 옹호하자면 무장투쟁을 더 확대강화하고 적극화해야 합니다. 그래서 관동군이 배후의 안전이 불안해서 쏘련을 들이칠 엄두도 내지 못하게 해야 합니다. 우리는 사실 무장투쟁을 계속한다는 이 선택에 대한 김사령동지의 고견을 듣고싶어 찾아왔습니다. …》

《오의성의 구국군부대는 이미 몇년전에 무장투쟁을 중지하고 우쑤리강을 건너 원동으로 들어갔소!》 하고 탄장대리가 정위에게 퉁명스럽게 말했다.

정위는 침착하게 대답했다.

《그 민족주의군대는 그때 성당이나 국제당의 지시가 아니라 패배의식에 빠져 들어갔소.》

사령관동지께서는 그들의 말을 들으시며 가슴이 서늘해지고 억이 막혔으며 때로는 분격이 치밀었으나 다른 나라 무장력의 지휘관에게 자신의 감정을 그대로 드러낼수 없어 에둘러 말씀하시였다.

《우리 혁명군은 누가 뭐라고 하든 자신의 사상과 신념에 따라 선택한 무장투쟁의 길에서 한걸음도 물러설수 없습니다.》

《?!》

탄장대리는 당황과 경악의 빛을 감추지 못하며 크게 뜬 눈으로 그이를 지켜보았다.

사령관동지의 안광에 알릴듯말듯 한 미소가 어리였다.

《동지, 좀 생각해보시오. 우리는 애초부터 국제당의 승인이나 지시를 받고 무장을 든게 아닙니다. 무장투쟁로선은 국제당이 우리한테 선사해준것도 아닙니다. 우리가 수만의… 아니 수십만, 수백만의 인명손실을 보며 피눈물속에서 탐구해낸것입니다. 그런데 국제당량반들이 무슨 권한으로 그만두라 어째라 하는가? 중국형제들의 경우도 같다고 생각합니다.》

탄장대리는 의혹의 빛을 감추지 못하며 말하였다.

《용서하십시오. 제가 감히 한가지 묻겠습니다. 국제당을 등지고 쏘련의 지지성원이 없이… 그런 고립무원한 상태에서 항일전을 계속할수 있다고, 승리할수 있다고 봅니까?》

그이께서는 상대가 비록 탄장대리이지만 이웃나라 무장력의 대표인것만큼 존중하여 진지한 안색으로 말씀하시였다.

《난관이 있을것입니다. 그러나 인민대중의 절대적인 지지성원이 있기때문에 고립무원해지지는 않습니다. 내가 알건대 귀국의 혁명도 국제당이나 쏘련덕을 크게 보는것이 없습니다. 도이췰란드사람 리덕도 가버리고말았지요. 우리도 그렇습니다. 처음으로 무장투쟁을 시작했을 때 우리는 원동에 사람을 보내여 쏘련측에 수류탄공장을 하나 짓겠는데 도와달라고 요청한 일이 있었습니다. 말로만 알았다, 도와준다고 해놓고는 그후 소식이 감감했습니다. 그래서 우리 지혜와 우리 힘으로 병기수리소를 꾸리고 〈연길폭탄〉이라는 작탄을 생산했습니다.》

《그렇지만… 그렇지만… 쏘련을 옹호하는건 세계 모든 공산주의자들의 국제주의적의무가 아닙니까?》

《쏘련을 옹호하자고 해도 그렇고 우리 혁명을 전진시키자고 해도 그렇고 무장투쟁은 계속해야 합니다.》

나이지숙한 정위는 눈을 지그시 내리감고있었으나 오가는 말에 신경을 쓰고있는듯 볼편이며 꾹 다문 입술에 경련이 일었다.

탄장대리는 거의 부르짖다싶이 말했다.

《김사령동지는 이런 판국에서, 이런 악조건에서 우리가 과연… 과연 밀려드는 관동군 20만대군을 타승할수 있다고 봅니까?》

《완전타승… 완전소멸은 몰라도 우메즈놈의 〈토벌〉작전을 완전히 파탄시킬수는 있소!》

그는 벌떡 일어섰다.

정위가 주먹으로 통나무걸상을 내리치며 소리쳤다.

《앉소-》 피방울이 튀여나오는듯 한 함성이였다.

탄장대리는 얼결에 주저앉아 머리를 싸쥐였다.

《아, 양정우군장만 가까이에 있어도…》

《나한테 군장이 한달전에 보낸 편지가 있는데 보겠습니까?》 하고 그이께서는 부드럽게 말씀하시였다.

정위는 《예…》 하고 대답하고 탄장대리는 눈길만 들었다.

그이께서는 전투가방에서 누런 봉투를 꺼내여 그들한테 내미시였다.

정위가 그것을 받아 단숨에 읽고 탄장대리에게 넘겨주었다.

그는 편지를 한번 또 한번 읽고는 거멓게 질린 얼굴을 들었다.

《편지에는 무장투쟁을 더 적극화하려는 양정우군장의 의지가 뚜렷이 표현되여있소!》

《김사령동지, 한달전은 벌써 옛날입니다!》

떨리는 목소리였다.

사령관동지께서는 부드럽게 이르시였다.

《나는 호동지가 군장의 특별한 신임과 사랑을 받아왔다는것을 알고있습니다. 나는… 이 어려운 때 동지가 은인의 뜻을 어기지말기를 바랄뿐입니다. … 호동지는 양정우군장을 적극 도와줘야 할게 아닙니까.》

천막안의 공기는 어느덧 숙연해지고 탄장대리는 흐려진 얼굴로 눈을 지그시 내리뜨고있었다. …

그날 오후 항일련군의 손님들이 떠나간 다음 사령관동지께서는 잠시 밖에 서계시다가 천막으로 들어오며 양정우군장에게 회신 겸 변화된 정세에 대처한 자신의 결심을 피력한 서한을 보내야 하겠다고 생각하시였다. 그리고 항일련군 5군장 주보중 그리고 위증민에게도 조중 혁명무력의 공동투쟁으로 닥쳐올 관동군의 대공세를 분쇄할것을 호소하는 서한을 보내자고 생각하시였다.

그이께서는 유격전의 세례를 겪었다는 호대걸탄장대리가 저러할진대 반일투쟁에 새롭게 나서는 동남아시아의 애국자들속에서는 어떤 파문이 일어날것인가 하고 생각하시였다.

두시간후 손님들을 망원초밖에까지 바래주고 돌아온 림수산참모장은 근심이 잔뜩 실린 컴컴한 얼굴로 사령부천막안으로 들어왔다.

사령관동지께서 수고했다고 하시며 그한테 통나무걸상을 권하시였다.

참모장은 권하는 자리에 앉더니 근심스러운 얼굴로 그이께 말씀드리였다, 항일련군에서는 정세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어쨌든 저렇게 론쟁도 하고 조언도 받자고 찾아도 다니고 새로운 방략을 모색하는데 우리도 관동군의 대공세에 대처하여 적극적인 대책이 있어야 하지 않는가고…

림수산이 계속하였다.

《력량을 보존하는게 기본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무장투쟁을 계속하자고 해도 그럴만한 력량이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사령관동지, 제가 좋은 자리를 봐두었습니다.》

《좋은 자리?…》

《저 앞골짜기로… 불탄 밀영 앞골짜기로 한 시오리 올라가면 좋은 자리가 있습니다. 마당거우밀영자리보다 더 좋습니다. 올겨울에 배겨서 학습도 하고 공세에 대처할 준비랑 하면서 지내면 제격이겠습니다.》

사령관동지께서는 그에게 담배를 권하고 자신도 피워물고 천막안을 거니시며 혼자말씀처럼 뇌이시였다.

《거기다 밀영을 꾸리고 겨울을 난다… 학습이랑 하면서… 마당거우밀영에서처럼… 그럼 량강구회의에서 결정한 큰 규모의 류동전을 벌릴 방침은…》

그이께서는 뚝 멎어서며 참모장을 돌아보시였다.

《그건 안되오. … 밀영에 배겨있으면 어차피 발견되기마련이요. 그럼 망하오. 수만대군이 밀려들테니까 포위소탕전에 걸리오. 이미 작정한대로 부단히 이동하면서 유격전을 적극화해야 하오. 그 길만이 옳은 길이요!》

《관동군 수십만대군이 덮여있는데 어떻게 류동작전을 합니까? 〈토벌대〉와 싸울 때하군 다릅니다!

류동하면 우리 빨찌산의 정예, 주력부대를 다 잃습니다. 대원들을 다 죽입니다!》

《아니요. 량강구회의결정은 변함이 없소. 력량을 보존하자고 해도 류동작전을 벌려야 하오!》

령관동지의 어성은 높아졌다.

참모장은 일어나더니 탁 쉬여버린 목소리로 부르짖듯이 말했다.

《사령관동지, 제가 언제 이러는 때가 있었습니까? 이 겨울에 두어달동안이라도 밀림속에 깊이 들어가 잠복하면서 전투력을 좀 회복한 다음에 전투행동을 적극화했으면 좋겠습니다. 심사숙고해주십시오! 사령관동지, 지금 우리가 어떤 난관에 처했습니까. 국제적으로 봐도 그렇고 깊이 고려해주십시오!》 진정에 넘친 호소였다. 그의 눈에 물기가 핑 어리였다.

사령관동지께서는 깊은 생각에 잠겨 천막안을 천천히 거니시였다.

그가 항일련군의 그 탄장대리의 주장에서 무슨 충격을 받지 않았는가싶은 생각이 없지 않았으나 부대들이 엄중한 난관으로 전투력이 허약해진것도 사실이고 또 보통지휘관도 아니고 참모장이 심각하게 제기하는것만큼 일방적으로 타매하거나 일축해버리는것은 신중치 못한 일이였다.

그이께서는 좀 여유를 두고 설복하면 납득하리라고 믿으시였다.

《나는 우리가 이미 결심한대로 모든 난관을 박차고 대담하게 류동하며 선회작전을 강행해야 한다고 생각하오. 이 길만이 우리의 혁명을 적극화하는 방도요. 랭철한 리성으로 더 깊이 생각해보오!》

《예. …》 참모장은 어둑한 얼굴로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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