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 장

2

 

그날 밤 바람이 터졌다.

자욱히 흩날리는 눈가루의 장막속에서 밀림은 웅- 웅- 하고 침울하게 울부짖었다.

밖에까지 나가 식량공작조들을 기다리시던 사령관동지께서 몰아치는 눈보라와 싸우는 밀림의 설레임을 이윽히 바라보시다가 사령부천막으로 들어와 지도를 펼치시였다.

그이께서 깊은 생각에 잠겨 지도를 들여다보며 금후 작전을 무르익혀가다가 등잔불심지를 돋구시는데 림수산참모장이 들어왔다.

눈가루를 하얗게 들쓴 그는 여느때없이 흥분된 얼굴로 뜻밖의 보고를 하였다. 동북쪽산등성이의 3호망원초에 항일련군대표 두명이 나타나 사령관동지를 직접 만나 긴급히 상론할 문제가 있다고 하면서 만나줄것을 제기한다는것이였다.

《망원초동무들이 적인줄 알고 하마트면 쏠번 했습니다.》

《무슨 문제라오?》

《직접 말씀드리겠다고 합니다. 대표 한명은 이전에 왕우구근거지에서 만나본적이 있는 동지입니다. 믿을수 있습니다.》

《망원초에 나갔댔소?》

《예… 저하고 구면인 대표는 오다가 적들과 조우하여 머리와 팔에 부상까지 당했습니다.》

《고생스럽게 찾아왔구만. 만나야지.》

참모장은 대표들을 호위해온 대원들은 망원초에 대기시켜놓고 대표들만 들여놓겠다고 하며 나갔다.

그가 나가며 출입구의 휘장을 열었다놓는 바람에 등잔불이 스러질듯이 누웠다가 일어나며 그 불꼬리가 바르르 떨었다.

지난날 조중 두 나라 공산주의자들의 혁명무력은 항일의 공동전선에서 어깨겯고 싸우며 서로 지지성원하여왔으며 련합작전도 여러차례 진행하며 친선의 정과 련대감을 두터이하여왔었다. 서로 상대측을 존중하여 정치군사적리해관계와 풍습을 함부로 침범하거나 감정을 상하게 할수 있는 일을 극력 삼가해왔으며 피치 못할 경우에는 사전에 통보하고 협상하였다.

지난해 겨울 항일련군 1군 양정우군장이 남패자에서 모스크바에 앉아있는 국제당 일부 인사들의 주관주의와 그 후과, 금후 전략전술문제들을 협의한 일이 있은 후로는 지난 1년동안 내내 아무런 련계도 없다가 한달전에 친서를 보내왔는데 갑자기 무슨 일이 생겼는가? 새 련합작전을 제의하러 왔는가, 아니면 적의 움직임에 대한 중대한 정보를 넘겨주자는것인가, 혹은?…

사령관동지께서는 그들의 방문이 무척 반가우면서도 마음이 은근히 긴장됨을 어찌할수 없으시였다.

시간이 퍼그나 지나서 림수산참모장의 안내로 두 대표가 사령부천막안으로 들어섰다. 눈이 부리부리하고 담차보이는 얼굴에 목이 유표하게 굵은 젊은이가 몸이 부하고 든든해보이나 머리와 팔에 부상당하여 겨우 운신하는 나이가 지숙한 사람을 부축하고 들어왔다.

젊은이는 몸가짐을 바로하며 항일련군 1군소속 독립탄의 탄장대리 호대걸이라고 자기소개를 하고는 이 동지는 자기네 정치위원 류진동지라고 하였다. 탄장대리와 정위의 눈은 흥망과 생사기로에 선 사람의 그것처럼 날카롭게 번뜩이고 파리하게 깎인 얼굴에는 고뇌의 그늘이 짙게 어려있었다.

그들한테서 땀내와 함께 랭기가 확 풍겨왔다.

사령관동지께서는 항일혁명의 간고한 길에서 자신이 체험한것을 그들도 겪었으리라는 생각으로 이름할수 없는 친근감과 함께 동정심까지 북받쳐 탄장대리와 정위의 손을 따뜻이 잡아주며 어떻게 되여 부상당했는가, 상처는 심하지 않는가고 다심하게 물으시였다.

정위는 오다가 왜놈들의 추격을 당했는데 중상은 아니라고 대답했다.

사령관동지께서는 그들을 안쪽으로 이끌어 통나무걸상에 앉히고 친히 화로까지 들어다가 두사람앞에 놓아주시였다.

그러시고는 참모장과 함께 화로를 사이에 두고 그들과 마주앉으시였다.

전투적우의와 친선의 정에 넘친 인사말들이 오간 다음 호대걸탄장대리가 먼저 입을 열었다.

《김사령동지, 우리는 최근에 급변한 정세를 통보하고 조언을 받고싶어 사선을 뚫고 찾아왔습니다. …》

그들의 독립탄은 1군지휘부에서 멀리 떨어져 화전, 돈화, 액목의 산악지대를 류동하면서 군주력에 대한 적군의 무력집중을 불허하며 적의 익측을 교란하기 위한 유격전을 반년남짓 과감히 벌려왔으나 일제의 봉쇄정책과 포위작전으로 엄혹한 시련을 겪었다. 참기 어려운 굶주림속에 탄의 전력은 쇠잔해지고 마지막 포위돌파전에서 탄장마저 잃었다.

군지휘부와의 련계는 넉달째 완전히 두절되였다.

지금은 어디에 있는지도 알지 못한다. 적들은 매일과 같이 삐라를 살포하여 양정우군장이하 군지휘부가 완전소멸되고 주력부대도 패잔병무리처럼 되였다고 고아대고있다.

탄의 병력수는 거의 절반으로 줄어들었으며 전투사기는 저락될대로 저락되였다. 도주자, 변절자들이 생기기 시작하였다. …

천막안의 공기는 무거워졌다.

탄장대리가 이야기하는 사이에 정위는 내내 눈을 내리뜨고있었는데 이따금 울기가 치미는지 숨소리가 거칠어졌다.

사령관동지께서는 듣기만 하시였다.

《…이러한 때 예상 못했던 일이 생겼습니다. 정말 상상하지도 못했던 일입니다. 우리한테 북만성위의 통신원이 찾아와서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전했습니다.

모스크바의 국제당 뷰로에 가있는 중공대표가 얼마전에 쏘련지도부의 놀라지 않을수 없는 동향에 대하여 국제당 원동국을 통해 남만성위, 북만성위에 극비밀리에 통보해왔습니다. 지난 8월 쏘도불가침조약이 체결된 그것보다 더 놀라운 움직임이 있다는겁니다.

할힌골사건으로 쏘일간의 관계가 극도로 악화되더니 불시에 쏘련도 일본의 추파에 호응할 립장이라는겁니다.

일본은 할힌골에서 얻어맞고 더는 북진에 대해 떠들지 못하고 남진에 열을 올리게 되였는데 쏘련은 무엇때문에 일본에 대해 계속 강경한 자세로 나오지 못하는지… 통보에 의하면 쏘련측은 비합법적인 경로를 통해서 일본측과 접촉하기 시작했다, 쏘련지도부는 이 은밀한 협상을 장차 쏘일관계의 완화에까지 끌어가려는것이 분명하다… 이런 통보를… 극비밀리에…》

림수산이 벌떡 일어났다.

《그게 정말이요?!》

새된 목소리였다.

사령관동지께서는 놀란 기색이였으나 그한테 앉으라고 손짓하시였다. 그이께서는 할힌골전투가 있은 얼마후부터 일본과 조선, 만주의 신문들을 통하여 일본의 정계에서 일쏘우호의 기운이 움트고 몇몇 정객들이 쏘련의 인사들과 개별적접촉까지 하고있다는것을 알고계시였다. 그러나 이것을 할힌골전투에서 참패를 당한 일본이 쏘련에 대한 위기의식으로부터 적대관계의 완화를 위해 외교적인 추파를 던지는것으로 생각하시였다. 그런 미묘한 접촉이 이제 쏘일간의 우호관계로까지 번져지리라고는 상상하지도 않으시였다, 사회주의쏘련의 반제, 반파쑈, 반침략적인 근본립장에 대한 믿음으로부터…

때문에 지난 8월에는 쏘련을 무장으로 옹호할데 대한 명령서를 조선인민혁명군 각 부대들에 떨구었다. 쏘련은 사회주의성새이다. 쏘련을 옹호하는것은 국제주의적의무인 동시에 조선공산주의자들이 조선혁명의 국제적환경을 더욱 유리하게 전변시키기 위해서이다. …

그러나 이제 와서 쏘련의 립장을 보면 도이췰란드와 맺은 불가침조약과 같은 조약이나 협정을 일본과 체결하지 않으리라는 담보는 없었다.

사령관동지께서는 조용히 혼자말씀처럼 뇌이시였다.

《쏘일간에… 림시나마 불가침 또는 중립조약이 체결될수도 있겠지.》

그이께서는 림수산의 의아한 시선을 느끼면서도 탄장대리에게 말을 계속하도록 하시였다. 천막안의 공기는 팽팽하게 긴장되였다. 탄장대리도 사령관동지께서 그렇게까지 예견하시는것이 놀라와 잠시 입을 열지 못하다가 급기야 계속했다.

《그, 그렇습니다. … 중립조약… 이건 쏘도간에 전쟁이 터져도 도이췰란드하고 동맹국인 일본이 도이췰란드를 지원해 쏘련을 치지 않고 중립을 지킨다는것이고 일본이 중국과 동남아시아나라들을 침공해도 쏘련이 중립을 지켜 그에 개의치 않는다는것입니다.

이건 어느 누구도… 우리 중공당중앙도 예상하지 못한 사변입니다. … 국제당대표의 극비통보에 의하면 지금 쏘련지도부는 동쪽의 쏘만국경에서 평화로운 분위기를 유지하며 만주의 항일무장력량들이 일본을 자극할수 있는 군사행동을 중지할것을 바라고있습니다. …》

탄장대리는 천막밖에서 누가 엿들을가봐 저어하는듯 갑자기 목소리를 죽여 휘파람같은 소리로 나직이 말하였다.

《…지어는 국제당 원동국에 저 북만의 유격대장들을 불러들여 쏘련측의 의도를 설명해주고 거듭거듭 해설해주고 그래도 약간의 의혹이나 불응해나서는자들은 억류하고 돌려보내지 말라는 지시까지 내려보냈습니다. 이 하나의 사실만 봐도 모스크바가 동쪽 국경의 안정, 일본과의 중립, 평화교섭에 얼마나 큰 의의를 부여하고 신경을 날카롭게 세우고있는가를 말해줍니다.

김사령동지, 이건 우리가 원하건, 원하지 않건 엄연한 국제적현실입니다. 무장투쟁의 중지… 급변한 국제정세는 이것을 요구하고있습니다. 변증법이 가르치는바와 같이 환경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생명체는… 죽어야…》

《궤-변이-요-》 류진정위가 이렇게 소리치며 주먹으로 걸상을 내리치고 우들우들 떨면서 일어서다가 두손으로 머리를 와락 싸쥐였다.

《아- 아- 》 그의 이마로 거먼 피가 흘러내렸다. 쓰러지려고 비틀거렸다.

림수산참모장과 탄장대리가 황황히 그를 안아 자리에 앉혔다.

《미안… 미안합니다. …》 하고 탄장대리는 사령관동지께 사죄하듯이 말하였다.

《너무 흥분한것 같습니다, 성미가 좀 과격해서…》

《처치를 받아야겠습니다. 동지들이 식사는 했습니까?》

《아니… 김사령동지, 괜찮습니다.》

《우리 군의한테서 처치도 받고 식사도 해야겠습니다. 우리가 손님대접에 미처 주의를 돌리지 못했습니다.》

그러시고는 림수산에게 경위중대의 천막을 하나 내여 거기에 손님들을 모시고 군의관을 빨리 부르라고 이르시였다.

 

×

 

그날 밤 경위중대에서는 잉걸불이 어룽거리는 불화로 두개를 손님들의 천막에 들여놓아주고 그들한테 그다지 낡지 않은 모포들을 골라서 갖다주었다. 군의관이 경위중대로 달려왔다. 《무산아재》를 도와 림수산참모장이 손님들의 천막으로 식사를 날라갔다.

경위중대는 참모장의 지시로 손님들의 천막앞에 보초를 따로 세웠다. 밤중에 호대걸탄장대리는 밖에 나와 나어린 보초한테 자기가 설테니 들어가 자라고 등을 떠밀었다. 나어린 대원이 응하지 않자 우격다짐으로 그의 팔을 끌어당겼다. 림수산참모장이 옥신각신하는 소리를 듣고 나와 손님을 겨우 안으로 끌고들어갔다.

참모장은 내내 손님들곁을 떠나지 않고 화로불도 봐주고 구리주전자에 물도 끓여주는가 하면 수면제주사를 맞고 깊은 잠이 든 류진정위를 깨울세라 호대걸과 수군수군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날 밤 김일성동지께서는 사령부천막에 홀로 앉아 혹은 왔다갔다 거닐며 혹은 움직임없이 서서 담배를 피우며 끝없는 생각에 잠기시였다. 긴장한 사색으로 주무실수 없으시였다.

천막안에는 등불도 켜있지 않았다. 기름을 아껴 불을 끄신것이다. 그러나 아주 캄캄하지 않고 달빛의 조화때문인지 희붐한 어스름이 서려있었다.

밖에서는 눈바람이 아우성치고있었다.

그이께서는 국제정세의 급변을 두고 생각하고 또 생각하시였다. 그 격변의 깊은 원인과 동기, 불가침, 중립, 평화의 허울밑에 숨어있는 진속은 무엇인가. 과연 그들이 영원한 불가침, 영원한 중립, 영원한 평화를 위하여 손을 잡는가. … 정찰조들이 가져오고 지하조직들에서 보내온 신문, 잡지들에서 보아온 도죠와 히틀러, 립벤도르프의 얼굴들이 악몽속의 화상들처럼 눈앞에 희미하게 어른거렸다. …쏘일은 과연 어떤 관계였던가. 10월혁명의 산아 쏘베트로씨야를 뒤집어엎자고 일본군이 씨비리에 출병한것은 백년전 일인가. 할힌골전쟁은 금방 있었다. 더 소급해올라가자.

쯔시마해협에서 로씨야함대와 일본함대의 해전, 려순전투… 로씨야함대와 로씨야륙군의 참패… 력사적으로 숙적인 그들이 오늘은 손을 잡는단 말인가, 손을 잡는다고 서로 가슴에 맺힌 적의와 원한의 어혈이 풀리겠는가. 이제는 일본이 남진하여 동남아시아나라들을 차지하자면 북쪽국경, 쏘만국경이 안전해야 한다. 그래서 백만 관동군을 만주에 전진배치했다. 만약 쏘련원동군이 쳐나오면 패망을 면치 못한다. 그래서 쏘련에 추파를 던지며 적대관계를 완화시켜보려고 중립이요, 우호요 할수 있다. 쏘련측은 도이췰란드가 배신적으로 공격해올 경우 일본이 쏘만국경을 넘어 쳐들어오면 부득불 무장력의 절반을 동쪽에 돌려야 한다. 그러면 도이췰란드와 맞선 서부전선에 전체 무력을 투입할수 없다. 결국 도이췰란드에 대한 방위는 절반으로 약화된다. 그렇다, 그래서 두 숙적은 손을 잡는체 한다. 쏘련으로서는 불가피한 일이다. 이것은 정의에 의한 협상이 아니라 당면리해관계에 의한 협상이다. 리해관계가 맞으면 손을 잡고 래일이라도 리해관계가 틀려지면 원쑤로 되는 그런 협상일것이다. 이런 협상에 눌려 우리가 무장을 놓는단 말인가. 만약 우리가 무장을 놓는다면 이때까지 우리를 믿고 따르며 적극 지지성원해온 인민들은?… 2천만 동포는? 절망에 빠진다. 우리를 원망한다. 저주한다. 대국의 리해관계에 눌려 민족의 념원에 등을 돌려댄다고, 민족을 버렸다고, 조국을 버렸다고… 저것들도 애국자들인가… 절규할것이다. … 만약 우리가 총을 놓는다면 이건 무장투쟁의 초행길에서 쓰러진 김혁, 차광수, 최창걸… 수많은 동지들에 대한 배신, 배신이다!…

밤이 썩 깊어 오중흡련대장이 찾아왔다.

《항일련군에서 대표들이 찾아왔습니까? 련합작전을 하자고 왔겠지요?》

《아니요. 아무 일도 없소. 래일이면 알게 될거요. 가서 마음놓고 푹 쉬오.》

좀 있어 참모장이 찾아들어왔다.

《허, 오늘밤엔 무슨 바람이 이렇게 부는지!》 하고 그는 어스름속으로 성큼성큼 다가왔다. 그한테서 전에 없던 활기가 느껴졌다.

《어째 불도 없이 앉아계십니까?》

《내가 껐소.》

《불을 켭시다.》

《그만두오. 생각을 하는데 무슨 불빛이 필요하겠소. 기름을 아껴야지… 한방울이라도 대원들한테… 휴. 쫄라병에 더 쓰러지지 말아야겠는데…》

《저는 쉬시는줄 알았습니다.》

《잠이 안 오오. …》

《…》

《손님들은 자오?》

《예…》

《정위는 어떻소?》

《처치를 받고 피도 멎고… 깊이 잠들었습니다. 왈칵 격해지는 바람에 출혈한것 같습니다. 이전에 왕우구근거지에 왔을 땐 아주 팔팔했는데 고생을 많이 해서 그런지 몸이 무거워지고 머리도 좀 로둔해진것 같습니다.》

《탄장대리는 자오?》

《예… 저하고 이야기하다가 좀전에… 성미가 굉장한 사람입니다. 정위가 궤변이라고 소리친게 내려가지 않아 손님으로 오지 않았으면 가만 놔두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그랬소? 군벌기가 있는게 아니요?》

《글쎄요.… 모스크바에서 중산대학을 졸업하고 국제당 원동국을 통하여 양정우군장휘하로 왔답니다. 양정우군장의 총애를 받은것 같습니다. 군장을 자기 스승이며 은인이라고 했습니다. 군장을 몹시 따르는것 같습니다.》

《음…》

《그런데 저 사람들사이가 좀 원만하지 못한것 같습니다. 정세평가에서 의견대립이 생겨 여러날 계속된 론쟁끝에 조언을 받자고 찾아왔습니다. 자기 군사령부는 너무 멀리에 있고 해서… 정위가 우겨서 온것 같습니다.》

《래일 아침 만나보기요. 가서 쉬오.》

밖에서는 바람이 기승을 부리며 울부짖었다. 천막이 날아갈듯이 펄럭이였다.

림수산은 출입구쪽으로 걸어나오다가 얼결에 뒤를 돌아봤다. 사령관동지께서 그냥 앉아 담배를 피우시는데 어스름속에서 빨갛게 타들어가다가 스러지군 하는 담배불이 그 무슨 운명적인 신호처럼 안겨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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