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4 회


제 4 장


34


눈이 내리고있었다. 1977년의 겨울에 들어선것이다. 계절은 여유작작한 걸음을 걷지만 한해를 마감짓는 항구도시의 사람들은 결승주로에 들어선 선수처럼 최대의 마력을 내여 달리고 또 달렸다.

흥성철제일용품공장의 로동자들과 일군들도 속도전의 불바람을 세차게 일으키며 현행생산과 기술혁신의 봉화를 높이 들고 전진했다.

현장에서 침식을 하며 남계수는 전투를 지휘하였다. 로보트제작에서 그는 첫 단계의 목표로 과학원 분원에서 가져온 기계견본을 참고하여 완성할것을 결심하고 내밀었다. 법랑철제품이라든가 교반기, 분쇄기를 만들 때와는 사정이 전혀 다르다는것을 인식했던것이다. 그의 머리속에는 로보트의 부문별요소들이 청사진처럼 자리를 잡았으며 불합리한 점들과 더욱 발전시켜야 할 부문들에 대한 연구도 심화되여가고있었다.

지금도 그는 가공직장의 휴계실에서 로보트의 손가락을 몇개로 하는것이 좋을가 하는 궁리를 하고있었다. 사람의 손가락도 세개가 움직이면 못하는 일이 없는것이다. 일하는건 엄지손가락과 지시손가락이 아닌가. 그가 아이처럼 손가락을 오그리고 바닥의 볼트를 집어드는 흉내를 피우는데 정시홍이 들어왔다.

《이거 아이들같이 찾아다녀야 밥을 잡수시려우?》

《엉? 몇시게?》

돋보기를 이마우에 밀어올리며 남계수는 기사장을 바라봤다. 현장지휘부는 고정된 장소가 없었다.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임의의 시간과 장소에서 참모회의가 진행되였다. 이 며칠동안은 가공직장이 지휘부였고 그는 작업장휴계실에서 자고 먹으며 일했던것이다.

《8시가 넘었수다. 아침밥이나 자시구 일하지 않으시려우?》

《벌써? 하- 그렇게 됐구만. 기사장동무, 이걸 좀 봐주오.》

정시홍은 남계수가 내놓는 도면앞에 앉을수밖에 없었다. 완전무결한 기술도면은 아니지만 로보트의 조종계통에서 복잡한 요소들을 극복하고 간결하면서도 정밀도를 높일수 있는 기술적문제들을 반영하고있는것으로 하여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지배인은 현행생산을 조직지휘하면서도 《흥성-1》호제작에 심혼을 깡그리 바치고있었던것이다.

《어떻소? 생각해볼 여지가 있지 않소?》

《유압식으로 하자는거겠지요?》

《우린 그 분야에 일정한 경험을 가지고있지 않소. 려기사나 소옥이도 유압계통에 관심을 두는것 같더구만.》

《아직은 선택하지 않았지만 그 방향으로 연구가 진행되는것은 사실입니다. 아무래도 일정한 파악이 있는 길을 가기마련이니까요. 유압인 경우 기통을 가공하는데서 정밀도를 보장해야 하는 문제가 중요하게 제기될겁니다.》

《옳소. 가공의 정밀도요. 기사장동무도 우리 공장 3총사라는 인물들을 알고있겠지. 그 명물들이 가공에선 귀신들 한가지요. 나이들이 많아서 이번에 돌격대를 조직할 때 이름들이 빠졌더란 말이요. 돌격대에 나이든 기능공들을 포함시킬 필요가 있다고보오. 젊은 사람들만큼 일하지는 못할수 있지만 기능이야 기능이지. 안 그렇소?》

정시홍은 남계수의 말을 주의깊게 들었다. 돌격대의 력량편성은 자기가 하였는데 기술자들이든 기능공들이든 젊은 사람들만 선발하도록 하였었다. 낮과 밤이 따로없는 긴장한 전투를 해야 하는 경우를 타산한것이였다. 하지만 현실은 오랜 숙련과정에 높은 기능을 련마한 나이든 기능공들을 이제라도 적극 인입시켜야 한다는것을 보여주고있었다.

《지배인도 이젠 늙어간다는게 알리외다.》

기사장의 예견치 못한 엇드레질에 남계수는 눈이 둥그래졌다.

《사람선발을 바로 못한 기사장을 세워놓고 다불려야지 정신을 차릴게 아니겠나요.》

남계수는 그제야 한손을 쳐들고 흔들며 웃어댔다.

《여보, 내 언제 기사장을 나무린적이나 있소. 허허허. 난 또 무슨 소린가 했구려. 하두 궁리를 하다 떠오르는게 그 명물단지들이 아니겠소. 한데 그 재간둥이들이 돌격대의 기풍을 흐려놓을가봐 걱정이요.》

《원, 그런 걱정을 다하다니요. 돌격전에 나서는데 언제 그 쓴물을 찾을 겨를이나 있겠나요. 그치들이 좋아할겁니다.》

두사람이 기술적문제를 놓고 론의하느라고 아침식사조차 잊고있는데 휴계실문이 열렸다. 강치명이 들어섰다. 이어 구내식당책임자가 아침식사를 들고 나타났다.

《지휘관들이 전투일과와 규률을 지키는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지나치게 긴장해하고 여유가 없어보이면 아래사람들이 불안해하지 않을가요?》

강치명은 앉으려고 하지 않으며 말했다.

《그것 보라구요. 내가 밥시간이라구 했는데…》

정시홍이 변명조로 말하자 남계수는 강치명에게 미안한 표정을 지어 량해를 구했다.

식당책임자가 책상우에 두사람분의 아침밥을 차리며 말했다.

《어서 드십시오. 국이 식을텐데…》

남계수가 차린것을 넘겨다보며 눈귀를 실룩댔다.

《동태국이구만. 냄새가 구수한걸.》

《돌격대원동무들이 고기국은 물린다고 해서…》

정시홍이 먼저 《고기국이 물린다! 하, 듣기 좋은 소리야. 당비서동무가 후방사업을 맡아하니 사람들이 배를 두드리며 일합니다.》 하며 강치명을 바라보았다. 강치명은 여전히 선자리에서 무표정한 얼굴로 대답했다.

《부업토대가 은을 냅니다. 내가 아니라 경리과와 식당에서 전과는 달리 머리를 써가며 식사보장에 정성을 다합니다.》

식당책임자가 한마디 끼워넣었다.

《부기장동지와 구내상점의 홍동무가 약속이나 했는지 돌격대원들에게 대접하라고 하면서 많은 식료품을 지원물자로 기증했습니다.》

수저를 들었던 남계수는 그 소리가 무척 마음에 들어 기분좋게 웃으며 말했다.

《무슨 약속이야 했겠소만 그랬다면 더 좋은 일이 아니겠소.》

강치명은 남계수의 말에 공감을 표시하고나서 많이 들라며 먼저 나갔다. 식당책임자도 뒤따랐다. 뒤늦게 아침밥을 먹으면서도 두사람은 앞으로 진행할 사업을 토론하였다.

《기사장, 난 동무가 있으니 의지를 하고 마음도 놓소.》

그 말에 정시홍은 깊은 감동을 받으며 자신을 두고 생각했다. 그는 처음 로보트제작문제를 매우 심중하게 대하였다. 이건 결코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했으며 마음속 동요를 걷잡지 못했다. 기술적으로 풀어야 할 걸린 고리들이 많은데다 기일이 너무도 촉박했던것이다. 퇴직했어야 할 나이도 훨씬 지났는데 인생의 마무리를 잘해야 한다는 걱정도 없지 않았다. 앞으로 자기로서는 깊은 파악이 부족한 로보트제작에서 나서는 수많은 기술적인 문제들을 자기가 책임져야 하는것이다.

하여 그는 자신심을 가지지 못했고 그 속사정을 허물없는 사이인 남계수에게 털어놓았다.

《지배인동무, 나를 잘 알지 않소. 새 당비서가 온다는데 난 퇴직할 결심이요.》

정시홍은 솔직한 사람인지라 자기의 마음을 숨김없이 펼쳐보였다.

《죽을고비를 만나면 사람을 안다더니 자네가 그런 인간이였나?》하고 남계수는 개탄하였다. 그리고나서는 가슴을 두드리며 말했다.

정시홍이 당신이 먹은 나이타령을 하는데 인간답게 산게 도대체 몇날이냐, 나라잃고 타향만리에서 짐승보다 못하게 살던 때를 돌이키며 나라의 은혜에 보답을 하겠다며 눈물을 짜댄건 무슨 넉두리질이였는가, 당신을 사람답게 살게 해준 고마운 손길을 모른다고 한다면 당신이야말로 참으로 의리없는 놈이다, 당신네 부부가 아득바득 애써도 굶주린 창자를 채워줄 길 없었던 다섯 자식을 나라에서는 하나같이 대학공부를 시켜 일군으로 키워주었는데 그 많은 빚을 지고도 집에 들어가 베개를 베고 편안히 누워서 죽을 궁리를 했더냐, 사람이 의리를 저버리면 남는게 무엇인가, 저밖에 모르는 고기덩이밖에 더되겠는가…

이렇게 의분을 터친 남계수는 칼로 베듯 말했다.

《이 일은 아예 없었던것으로 치기요. 퇴직은 당신의 결심이니 막지 않겠소. 그러나 그렇게 일단 집에 들어가면 다시는 공장정문앞에 나타날 생각은 하지도 마오!》

남계수의 충고는 사정없는것이였으며 정시홍이라는 인간을 발가벗긴것이나 다름없었다. 먹은 나이는 륙십을 넘겼다지만 반생은 죽은자의 산 생활이나 같았다. 그가 일본땅에서 겪은 민족적설음을 무슨 말로 다 표현할수 있단 말인가. 어린 두 아들은 철도 들기 전부터 살기 위해 아버지와 함께 오물통을 뒤져야 했다. 제또래 아이들이 학교로 가는것을 눈물로 바라보던 자식들의 모습으로 하여 가슴을 아프게 두드리던 자기가 아닌가. 조국이 없는 사람의 굴욕은 그런것이였다. 그러나 어린 마음속에 그리도 부러워했던 공부를 자식들은 조국에 돌아와 진정 마음껏 하였다. 자식들의 소원이자 부모들의 소원이였던 그 간절한 희망을 나라에서 성취시켜준것이였다. 남계수의 말대로 나라앞에 얼마나 큰 빚을 지고있는 자기인가. 사람은 이렇게 행복에 도취되면 응당한 본분도 잊게 되는것이다. 은혜를 알면 보답해야 하는것이 인간의 도리가 아닌가.

정시홍은 그밤 날이 밝을 때까지 자신을 끝없이 타매했다. 잃을번 하였던 자기를 그렇게 되찾았던것이다.

소옥이가 이제는 그처럼 소원하던 조선로동당의 당원이 되였다. 믿음이면 그보다 더 큰것은 없으리라. 그애도 눈물을 흘리며 기어이 보답할 결심을 하였을것이다. 그를 믿어야 한다. 사람이 마음먹고 나섰는데야 난관을 두려워할텐가. 산이 아무리 높아도 사람의 발에 밟히우기마련이라고 하지 않는가. 동윤덕이도 땅속에서 오늘의 제 딸을 본다면 눈물을 흘리리라.

가공직장에 새로 설치한 기계들을 바라보며 남계수는 이런 생각에 잠겨있었다.

《지배인동무, 다들 모였습니다.》

상념에서 깨여난 남계수가 둘러보니 돌격대원들이 다 모였다. 그속에는 강치명이 서있었다. 오늘은 가공직장에서 하루전투총화를 하게 되여있었다.

남계수의 성미대로 10분도 걸리지 않고 끝났다. 제기된 문제는 예견한대로 정밀가공에 필요한 측정기구들이였다. 추가계획에 물린것인데 평양에 올라가 국가계획위원회를 거쳐야 하는 일이여서 남계수는 인수원이나 보내서는 안되겠다고 여겼다.

강치명이 남계수에게로 다가왔다.

《내가 사전준비를 잘하지 못한게 알리지요?》

남계수의 말에 강치명은 머리를 저었다.

《모든 정황을 다 예견하고 진행하는 전투는 없습니다.》

《아무래도 내가 평양에 올라갔다가 와야 하겠소.》

강치명이 버릇이 된 오른손을 쳐들어보였다. 부정할 때마다 하는 습관적인 동작이다.

《지휘관의 위치는 전투현장입니다.》

《이도 안 드는구만. 그래도 내가 가는게 빠른데.》

《평양엔 자재과장과 내가 가겠습니다.》

이번에는 남계수가 머리를 내저었다.

《안되오. 당비서동무에게 그런 일을 맡긴다는건 말도 안되오.》

《나도 돌격대원의 한사람입니다. 정치일군으로 설자리를 모르겠습니까.》

남계수는 강치명의 결심을 꺾을수 없다는것을 깨닫자 가슴이 달아올랐다. 이렇게 어려운 고비를 스스로 맡아주는 당비서에 대한 고마움이 남계수의 마음속으로 그들먹이 차올랐다. 그는 조용히 말했다.

《이젠 당원으로 자라난 소옥이를 보니 생각이 깊어지는군요.》

《예, 소옥동무가 내앞에서 어떻게나 울던지 나까지도 눈물이 나오더군요.》

남계수는 쩌릿해나는 마음을 진정하지 못하며 부탁조로 말했다.

《그애 아버지가 오늘과 같이 성장한 딸을 보았더라면 열백번도 더 나라앞에 절을 했을겁니다. 그애가 입당을 했다니 우리 집사람이 너무 기뻐하며 제손으로 한끼 식사라도 시키겠다고 집에 데려오라더군요.》

《정말 마음씨 갸륵한 부인입니다. 학교일도 바쁠텐데. 여직 찾아보지 못했는데 내 인사도 좀 전해주십시오.》

《허허, 그러지 않아도 그 사람이 비서동물 한번 데려오라고 극성이우다.》

《〈흥성-1〉호를 선물로 가져간다고 말해주십시오.》

《꼭 그렇게 전달하지요.》


초겨울바람이 스쳐지나갈 때마다 잎이 진 은행나무가지들이 소리를 내며 뒤척인다. 저녁노을이 키높은 건물들의 지붕우에서 마지막 빛을 보내고있었다. 대도로를 따라 달리는 방송차에서 속도전의 진군가가 울려나왔다. 약동하는 도시의 거리를 바라보며 남계수는 동소옥과 걸었다. 잘생긴 대견한 딸과 걷는 아버지의 심정이다.

《당비서동무가 측정기구들을 받아오려고 평양에 올라가겠다누나.》

동소옥은 이미 알고있는듯 미소를 짓고 말했다.

《무척 어렵게 여겼는데 인정도 있고 요구성이 높은분이예요.》

《네가 맡은 일이 참으로 무겁다는걸 잊지 말아.》

《걱정마세요. 어떤 일이 있어도 꼭 해낼테니.》

남계수는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좋구나. 소옥이가 당원의 영예를 지니구. 이해를 잊지 못할가부다.》

사람의 진정이란 꾸밈도 가식도 없는것이다. 자기때문에 얼마나 속을 태우며 자기가 잘되기를 얼마나 그처럼 바랬으면 그러랴싶어 동소옥은 눈물어린 눈으로 남계수의 옆모습을 훔쳐보았다.

집대문가에서 신유정이 맞아주었다. 동소옥의 인사를 받자 두팔로 품어안으며 등을 두드려주었다.

《용타, 우리 소옥이가 누구라구. 호호.》

《집에 누가 온게 아니요?》

마루에 올라서며 남계수가 묻자 신유정이 대답했다.

《누님이 선생님을 모시고 방금 오셨어요.》

《응? 어떻게…》

누이가 매부와 같이 서호에 있는 료양소에 내려와있다는것을 알지만 너무 일이 바빠서 한번도 찾아가보지 못했다. 그러니 인사불성이라고 꾸중을 듣게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이야 류다른 날이 아닌가요. 누님에게 말씀드렸더니 선생님까지 모시고 오셨군요.》

《이럴줄은 몰랐는데.》

방에 들어서며 남계수는 일부러 꾸벅 인사까지 차리면서 말했다.

《매부까지 이렇게 오시니 황송합니다.》

수수한 조선옷차림인 남순진은 동생의 엉큼한 인사에 혀를 차고 로정빈은 반가운 미소를 짓고 손을 내밀었다.

《처남이 큰 용단을 내렸더구만.》

문가에서 신유정이 동소옥을 살며시 떠밀자 남계수가 가리키며 대답했다.

《이애가 지금 우리 공장에서 제작하는 로보트의 핵심부분을 맡은 기삽니다. 소옥이라구…》

동소옥이 고개를 깊이 숙여 인사를 하자 로정빈이 대견해하였다.

《이름은 들어서 아는데 이렇게 만나기는 처음이구만. 정말 용소.》

몸둘바를 모르는 동소옥에게 남순진이 앉으라고 하였다. 무릎을 꿇고 바닥에 앉으려 하자 남순진이 의수를 한 팔로 불편하지만 이끌어다 자기의 옆자리에 눌러앉혔다.

《평양에서들 이렇게 우리 집에 찾아드니 마음이 다 조여듭니다.》

남계수가 이런 말을 하며 신유정에게 눈짓을 해보이는데 남순진은 코웃음을 치며 《잘은 너스레를 떨어댄다.》는 표정이다. 로정빈이 물었다.

《일은 잘되오?》

《그러문요. 우리 공장 로동계급이 결심하고 못해낸 일이 없으니까요.》

《처남이 손탁이 센 일군이라고 소문이 났더구만.》

《제가요. 별말씀을. 이젠 나이도 있어 비칠거리는걸 당조직이 옆에서 부축해줍니다.》

그 소리에 모두 가볍게 웃었다.

로정빈이 말을 계속했다.

《내 오늘 이 처녀가 당원이 되였다는 반가운 소식을 듣고 생각이 정말 깊었소. 해방된 그 기슭에서부터 서른두해가 흘러 사람들의 운명에는 얼마나 거대한 변화들이 생겨났는가 말이요. 각이한 인생관을 가지고 제각기 생의 출발점을 찍은 우리들이지만 와닿은 종착점은 우리 수령님과 당의 품이 아니겠소. 여기까지 이어진 머나먼 인생길을 걸어오면서 우리들은 무엇을 알았는가. 사회주의는 불멸의 진리이며 우리 수령님과 당을 따라 변함없는 한길을 갈 때 인생의 참다운 행복이 있다는것이 아니겠소. 그 품에서 어제날의 종교인도, 개인기업가도 나라의 역군으로 성장하였고 그 어버이사랑에는 고운 자식, 미운 자식이 따로 없다는것을 우리는 실생활로 체험했소. 우리가 소옥이의 모습을 대견하게 보며 자기들의 운명을 돌이켜보는것도 바로 그때문이요. 소옥이, 자기가 받아안은 사랑과 믿음을 신념의 초석으로 만들고 변심없는 한길만을 걸어가길 바라오.》

고개를 수그린 동소옥의 볼로는 소리없이 뜨거운것이 흘러내리고있었다. 그 모습을 보는 남계수의 마음도 감개무량했다. 자신이 살아온 한생이 주마등처럼 흘러가는것이다. 복잡다단한 운명의 소유자들은 작은 실개천같은 인생의 자욱을 남기다 마침내는 바다를 찾지못하고 말라버리기도 하였다. 그렇게 가버린 사람이 동윤덕이다. 하건만 그의 딸은 끝내 바다를 만났고 바다에 뛰여들었다. 흐리고 맑음을 가리지 않는 그 바다는 정녕 사랑의 품, 위대한 어버이의 품이였다.

내 해방된 조국에서 민족의 참다운 어버이를 만나 재생의 길을 걸었으며 하늘과 한 언약을 고이 간직하고 살았기에 오늘도 그 바다의 작아도 영원히 마를줄 모르는 물방울이 되여 생명의 희열을 느끼는것 아니냐.

《소옥아, 오늘을 평생토록 잊지 말고 살기를 바란다.》

류다른 자리에서 받게 되는 축복으로 하여 동소옥은 눈물을 머금으며 한생 변함없이 자기를 키워준 어머니당과 운명을 같이할 맹세를 다지였다.

facebook로 보내기
twitter로 보내기
cyworld
Reddit로 보내기
linkedin로 보내기
pinterest로 보내기
google로 보내기
naver로 보내기
kakaostory 로 보내기
flipboard로 보내기
band로 보내기

이전페지   다음페지

 감상글쓰기 
       

보안문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