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3 회


제 4 장


33


공장참모회의에서는 로보트제작과 관련하여 면밀한 전투계획을 세워 당위원회에 제출하였다. 그에 기초하여 당결정이 채택되였으며 35명으로 된 돌격대가 조직되였다. 남계수, 강치명, 정시홍이 돌격대의 지휘성원으로 선포되였고 두개의 조로 나뉘여 임무가 분담되였다. 제1조는 려현석이 책임지고 설비가공과 조립을 완성하게 되여있었다. 돌격대의 기본력량은 여기에 집중되였다. 2조는 설계와 함께 요구되는 합금강을 보장해야 하는데 조장은 동소옥이였다.

설계를 누가 맡는가 하는 문제를 놓고 의견들이 많았다. 려현석이 강경하게 주장했다.

《동소옥동무가 맡아야 합니다. 기계제작에선 내가 제일이라고 일러주는것 같은데 유압식사출장치의 구상과 설계도 소옥기사가 넘겨준것입니다. 그와 같은 과학적인 상상력을 가지지 않고서는 로보트의 설계를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모방이 아니라 자기의것으로 만들기 위한 착상을 하여야 성공할수 있다는것입니다.》

남계수도 기사장도 그 말에 긍정할수밖에 없었다. 두사람의 일치한 견해는 《흥성-1》호의 설계가 녀성적인 섬세성을 요구한다는것이였다. 게다가 동소옥은 금속재료개발만이 아니라 공장에서 제기되는 중요한 제작설비의 설계는 거의나 맡아온것이였다. 그렇게 되기를 바라기나 한듯 강치명은 동의했다.

《소옥동무가 공장의 보배가 되였습니다. 이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저도 그 동무를 자신처럼 믿습니다.》

그의 말속에 얼마나 깊은 뜻이 담겨져있는지는 다들 알수 없었지만 당비서의 지지에 모두가 기뻐했다.

동소옥은 자기에게 맡겨진 임무를 놓고 마음을 진정할수 없었다. 그 임무가 얼마나 영예로운것인가 하는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었다. 그가 자기 조에 망라된 성원들의 분공안을 연구하는데 려현석이 방으로 들어왔다.

《벌써 일을 시작한게 아니요?》

려현석이 여느때없이 친근하게 웃어보이는 얼굴이여서 동소옥은 고개를 갸웃하며 반문했다.

《어떻게 오셨어요?》

《당비서동지가 찾소. 어서 가보오.》

《저를요?》

동소옥의 마음속에는 강치명이 어렵게만 느껴지는 당일군으로 여전히 자리를 잡고있었다. 다시 돌아온 후에도 두번인가 만났는데 이전이나 다름없는 표정이고 말마디들은 짤막했다. 한번은 구내길에서 만나서 《일을 많이 했더구만. 수고했소.》라고 말한것이 전부였고 돌격대가 조직되였을 때에 사람들앞에서 《동무가 맡은 조사업이 매우 중요하니 높은 책임성을 발휘하기를 바라오.》라고 했을뿐이였다.

《지금 가야 하나요?》

공연한 말을 하는 동소옥에게 려현석이 《왜 그러오? 동무답지 않게…》 하고 핀잔을 주었다.

《그럴수 있지 뭘 그래요. 나야 언제 당위원회문턱을 넘어봤나요?》

《앞으로 자주 넘어야 할지도 모르오.》

《어떻게 된 일이예요? 오늘은 별스럽게 이죽대는군요.》

《오늘밖에 시간이 있소? 나야 가공직장으로 자리를 옮기지 않았소.》

《그렇군요. 섭섭해말아요. 나 같은것도 보고싶다면 가공직장에 나타나군 하겠어요.》

동소옥은 일부러 롱말을 건네였는데 상대의 얼굴이 너무도 밝아져 무안할 정도였다. 그제서야 지금까지 두사람사이에 나눈 이야기란 기술문제가 아니면 얼굴을 붉히는 핀잔뿐이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난 빈말은 질색이요.》

려현석이 이 말을 하고 나가자 동소옥은 당비서방으로 갔다.

조금도 변하지 않은 당비서의 얼굴이 그를 맞아주었다. 기다리고있었는지 들고있던 문건을 앞에다 내놓으며 강치명이 말했다.

《동문 참으로 많은 일을 했소. 우린 동무가 입당을 청원할수 있는 충분한 자격을 갖추었다고 생각하오.》

《?…》

동소옥은 말뜻을 리해 못하는 사람처럼 서있었다. 진정 간절히 바라온 일이지만 듣고있는 말이 자기에게 한것이라고는 선뜻 믿기 어려웠기때문이였다.

《왜 그러오?》

《저… 제가 말입니까?…》

강치명은 알릴듯말듯 고개를 끄덕이고나서 말했다.

《그렇소. 우린 동무가 앞으로 당의 신임에 높은 정치적자각과 기술로 보답하기를 바랍니다.》

동소옥은 자기가 그리도 절절히 갈망해온 리상이 현실로 다가오는것을 느끼며 두손으로 와락 얼굴을 싸쥐였다. 심장이 전률하는듯 했다. 가슴속에서는 목메인 흐느낌이 참을수 없이 터져나왔다.

이날을 얼마나 고대했던가. 림종의 순간에 딸의 손을 잡고 한숨을 쉬던 아버지의 모습이 보였다.

씻을수 없는 죄의식속에 몸부림치던 모습, 남기고 가는 자식의 앞날을 걱정하던 목소리…

《앞으로 네가 어데 의지해 살겠느냐?…》

하지만 세상을 하직하던 그 시각에조차 무지했던 아버지였다. 선대의 삶은 거기서 끝났지만 딸의 운명은 오늘에 이르렀다. 부모의 사랑은 변변히 받지 못했으나 나라의 덕택으로 참된 인생의 보람을 맛보며 성장하였던것이다.

《소옥동무, 동무의 마음을 잘 아니 진정하오. 그리고 동무의 주변에는 오래동안 함께 일해온 부모형제와도 같은 좋은 사람들이 많으니 그들에게서 입당보증을 받으면 좋을거요. 어떻소?》

동소옥은 아무 말도 못하며 흐느낌속에서 머리만 끄덕였다. 당비서방에서 나온 그는 층계를 내려서다 누군가의 시선이 자기를 지켜보는것을 느끼고 눈물을 서둘러 닦으며 고개를 돌렸다. 남계수가 서있었다.

무슨 일이냐고 물을 대신 손을 내저어보이며 돌아서는데 눈굽을 훔치는것이 알렸다.

동소옥은 다시금 치미는 격정을 이기지 못하고 기술준비실로 반달음질해갔다. 마침 아무도 없기에 자기 자리에 가서 주저앉아 책상우에 얼굴을 묻고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다.

세상에 태여나 가장 값높고 고귀한 사랑이 무엇인가를 깨달은 그였다. 자기와 같은 녀자의 마음속도 들여다보고 따뜻이 돌봐주는 사랑의 눈빛이 있었음을 그 어이 몰랐던가. 되새겨보면 고독과 위축은 그의 운명적인 생활환경이였으며 그는 어려서부터 그것을 이겨내려 몸부림쳤다. 그 몸부림이 돌발적인 성격을 빚어냈고 마음속 깊은곳은 남에게 내보이지 않는 처녀의 고집으로 되여버렸다. 이러면 어떻고 저러면 어떠냐 하는 방관이 관념속에 자리를 잡자 생각은 취미본위로 흘렀고 생활은 무질서할수밖에 없었다. 정돈된 사색은 거치장스러웠고 차례지는 환경에서 감성이 지시하는대로 움직이는 버릇을 붙였다. 일은 잘하면서도 애군으로 소문을 냈으며 머리는 좋다지만 아무 쓸모가 없는데만 눈길을 돌리는 인간이 되여버렸던것이다.

녀자독신자합숙에서 오락회를 하면서 요란한 소문을 내고도 자기는 별치않은 일로 여기며 천동광산에 갔었다. 해마다 휴가를 받는다지만 갈 곳이 없었던지라 언니벌 되는 녀자를 찾은것이지 연마분을 만들자고 애초부터 마음먹은것도 아니다. 가고보니 석영이 있다는 소리를 들었고 그래서 찾아헤맨것이다. 어찌 보면 그 석영이라는 돌덩이가 그의 정신을 들게 해준것이나 같다. 남계수도 당비서도 휴가배낭에 든 돌을 보고 감심한것은 사실이다. 그때 큰어머니의 따뜻한 충고를 들었고 남계수의 고무를 받았기에 기어이 연마분을 만들어낼 결심도 하였다. 사람마다 운명의 기회는 있는듯싶었다.

연마분을 자체로 만들었을 때 온 공장사람들이 얼마나 놀란 눈길을 보냈던가, 그러면 석영이라는 돌덩이가 나를 깨우쳐주었던가, 아니였다. 첫 기술혁신에서 성공한 자기의 손을 잡아주며 려현석이 한 말은 오늘도 기억한다.

《소옥이, 네가 이런 재간둥일줄은 몰랐구나. 기술혁신명수가 되면 이 민청위원장이 업고 다닐테다.》

감히 마주설 엄두조차 못낸 민청위원장이 그 말을 할 때 놀라움보다 나도 혁신자가 될수 있다는 희망을 가졌다.

려현석, 그에게 입당보증을 서달라고 하면 어떨가? 이 사람은 나의 운명과 이상야릇한 인연을 가지고있다. 내 그를 너무도 천진한 마음으로 사랑했다가 이룰수 없는것임을 알았을 때 그가 아닌 다른 그 누구에게도 마음을 주지 않으리라 결심했다. 그렇게 세월은 흘러 오늘은 서로가 부담을 느끼는 사이가 되였다. 돌이켜보면 그에게 얼마나 분별없는 말을 많이 했던가. 내 마음속에 감추고있는 그 감정이 그를 괴롭힐것 같아 불안하게 사는 내가 아닌가. 그런 사람에게 보증을 서달라고 어떻게 말한단 말인가. 하지만 지금도 나의 심장은 그에게만 열려져있다. 그의 보증만을 받고싶다. 내 한생에서 다시없을 운명의 기회에 나는 그가 내 마음을 리해해주기를 바라고있다. 이것은 설명하기 어려운 나의 심리다.…

동소옥의 2조에 망라된 돌격대원들은 일하면서 공장대학을 다니거나 졸업한 20대의 청년들이였다. 준비단계에서 그들은 로보트의 일반적인 동작원리를 파악하며 부문간의 동력전달방법과 매 요소들에 리용된 금속재료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인식하는것이 필요했다. 그 다음에는 가장 합리적인 기초설계부터 시작하고 부문별설계에로 전환하기로 합의했다. 낮은 단계에서 높은 단계에로 그리고 동작에서 유연성과 정확성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한걸음씩 내딛어야 하는것이다.

기술준비실은 그들의 전투장이였다. 동소옥의 지시에 따라 모두가 자기가 맡은 일에 달라붙었다. 책상마다에는 기술문헌들과 자료들이 높이 쌓이고 작업대우에는 남계수가 과학원 분원의 방조를 받아 가져온 단능로보트가 해체되고있었다. 부분품들이 넘겨지면 도면으로, 사진으로 고착시킨다. 자기 조성원들이 연구에 착수한것을 확인하고나서 동소옥은 려현석을 만나기 위해 가공직장으로 갔다.

거기서는 새로운 공작기계들을 설치하기 위한 전투가 벌어지고있었다. 기초콩크리트치기작업을 진행하는 사람들속에서 몰탈을 이기는 려현석의 모습을 찾아낸 동소옥은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작업에 방해를 주는것이 미안하지만 만나지 않을수 없기에 나직이 말했다.

《현석동지, 나 좀 봐요.》

려현석이 고개를 돌리더니 저으기 놀라는 눈길로 바라보았다. 이럴 땐 그지없이 순박하게 보이는 사람이다. 감정을 지어낼줄 모른다. 보고싶다면 찾아오겠다고 한 자기의 말을 생각하는것이 분명했다.

《어마나, 왜 그렇게 봐요? 얼굴이 뚫어지겠네.》

《무슨 일이요?》

《좀 만나요.》

《말하오.》

《조용한데서요.》

동소옥에게서 있어보지 못한 말이 나오기에 려현석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한채 삽을 다른 사람에게 넘겨주고는 따라섰다. 남의 전투장에 나타나 주인처럼 휴계실로 이끌기에 그는 말없이 하자는대로 했다.

휴계실 책상우에는 재털이를 대신한 아연도금철판이 놓였는데 불죽은 꽁초들이 되는대로 널려있었다. 려현석의 조에는 남자들이 대다수여서 흡연질군들이 많은 모양이다. 동소옥이 재빨리 철판재털이를 휴지통에 쏟고나서 걸레로 상우를 닦자 려현석은 물끄러미 지켜보기만 했다. 무슨 일로 남의 작업장에 와서 거둠질까지 하는것인가.

《앉으라는 말이라도 좀 하세요.》

여느때없이 구는 동소옥의 이상한 거동과 말투가 괴이쩍었지만 려현석은 개의치 않고 제 먼저 앉으며 손짓만 해보였다.

《내가 온게 싫어요?》

앞자리에 조심스럽게 앉으며 동소옥이 물었다.

《시간도 없는데 직판 말하오.》

동소옥은 이상한 마음을 안고 바라보았다. 이 사람의 모습을 자기가 항상 마음속에 담고 살았다는것이 믿어지지 않을 지경이였다. 둘러보면 말을 재미있게 하여 녀자들의 호감을 사는 남자들이 얼마나 많은가. 언제 봐야 한모양새인 이 사람은 말수더구만 적은게 아니라 노죽이란 부릴줄도 모른다. 머리속에는 놀랄만 한 지식이 들어있지만 유식을 자랑하는 말 같은것은 아예 하지조차 않는다. 자기의 뚜렷한 신조를 가지고 자기딴의 인생길을 걷기에 도덕적측면에서도 고유한 개성의 소유자가 려현석이다. 가정과 안해, 자식에 대한 자기식의 견해를 가지고있으며 그와 어긋나는것과는 타협을 모르는것이다. 사랑을 바친 안해가 곁에 없지만 변함없이 사랑한다는것 역시 이 사람만이 주장하고있는 미덕이기에 감히 범접을 못한다. 과연 그것이 옳은것인지 아니면 편벽한 고집인지 시험대우에 올려놓고 해명할수도 없는것이다.

려현석은 누구의 눈치를 볼줄도 모르고 자기가 옳다고 여기는것은 열렬히 옹호하며 불의는 가차없이 증오하는 사람이였다. 이런 그의 성품을 동소옥은 존경했고 사랑이라는 씨앗을 남모르게 품고있었던것이다. 하건만 그것은 자기의 일방적이며 독단적인 감정이였을뿐 이 사람은 꿈에도 생각 못하는것이 아닌가. 이성의 뉴대란 이렇듯 한사람의 요구로는 이루어지는것이 아니다.

《전 현석동지를 찾아올수밖에 없었어요. 권고도 있었고 해서…》

동소옥은 그답지 않게 소심해진 태도로 말을 뗐다. 그것이 려현석에게는 의문이 아닐수 없었다. 언제 보나 저만이 알고 마음속에 무엇을 품었는지 알수 없는 말을 내던지군 하는 습성을 가지고있는 상대방을 일별하며 그는 심드렁히 물었다.

《나를 누가 만나라고 했다니 모르겠소. 그러니 남이 시켜서 왔다는거요?》

동소옥은 자기가 실언했다는것을 알아챘다. 어정쩡하게 구는것을 질색하는 사람이 바로 이 사람이였다. 사람은 막바지에 이르러도 제 정신으로 제 할 말과 행동을 해야 한다고 간주하는 려현석인것이였다. 자칫하여 성미를 궂혀놓으면 찾아온 용건을 비쳐보지 못할수 있다는 우려감으로 동소옥은 한층 의기가 저락되여 말했다.

《제가 입당청원서를 쓰려고 하는데… 그래서 현석동지한테서 입당보증을 받으려고 하는데…》

말이 채 끝나지도 않았는데 려현석이 두팔을 내뻗쳐 덥석 손을 잡는통에 동소옥은 나직이 놀란 소리를 내며 바라보았다.

《아, 그것부터 말해야지! 축하하오! 야, 이런… 그래서 찾아온줄도 모르고…》

려현석의 두눈이 진심어린 기쁨으로 빛났고 두툼한 입술사이에 드러난 흰 이발이 웃음속에 반짝였다. 사나이의 그 웃음속에는 자기가 안고 산 시름을 던듯 한 순결한 마음이 물결쳤다.

얼마나 깨끗한 인정을 지닌 사나이인가. 동소옥은 자기가 두손을 내맡겼다는것도 잊은채 목메여 말했다.

《정말 고마와요.…》

《됐소! 오늘은 정말 좋은 날이요.》

이렇게 말한 려현석은 자기가 동소옥의 손을 줌안에 넣고있는것을 느끼고는 멋적은지 슬며시 놓아버리고는 손을 썩썩 마주 비벼댔다.

그 손을 놓치자 금시 온기가 사라지는듯 한 자기 손을 내려다보며 동소옥은 조심스럽게 물었다.

《저… 입당보증을 받을수 없을가요?》

눈길을 내리깐채 동소옥은 대답을 기다렸다. 려현석이 선뜻 답변을 하지 않자 심장은 초조하게 높뛰며 한초가 하루처럼 길게 느껴졌다.

《내가 말이요? 나한테서 받자구?…》

흥분된 숨소리와 말마디를 들으며 동소옥은 자기가 한 고백을 인정하듯 머리를 끄덕였다.

《그래주길 바래서…》

《나를 그렇게 믿어주니 정말 고맙소!》

려현석이 소박한 진정을 터치자 동소옥은 물기가 차분히 밴 눈으로 바라보며 두손을 꼭 마주 쥐였다.

덩지가 남보다 큰 남자, 제 눈에 너무도 차지 않는듯 자기를 손아래동생처럼 찾아주던 사람, 바람에 날리는 갈대에 자기를 비길 때는 어렵게만 느껴지던 사내가 아니던가.

《절 옳은 길로 이끌어주지 않았나요.… 전 잊지 못해요.…》

《입당보증용지를 가져왔소?》

《혹시나 해서…》

《어서 가기요. 기술준비실에 뒀을테지?》

려현석은 기분이 떠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물었다. 대답을 하며 동소옥은 자석에 끌리운것처럼 따라섰다.

작업반휴계실을 나선 려현석은 돌격대원들이 작업을 하는 곳으로 씨엉씨엉 걸어가면서 동소옥이 조선로동당 입당을 청원하였다는 소식을 소리높이 알리였다.

그 소리에 작업장구내안에 한순간 돌풍이 이는듯싶었다. 여기저기에서 높이 쳐든 주먹들과 삽자루들이 수풀처럼 솟아올랐고 진심어린 축하의 목소리들과 박수소리가 터졌다. 그들속에는 정시홍기사장도 있었다. 그의 얼굴에는 형언할수 없는 감회와 격정이 어려있었다. 조국에 귀국하여 별로 한 일도 없는 자기를 당대렬에 받아준 고마운 어머니당을 생각하는것이다. 이것은 동소옥을 통하여 새삼스럽게 받아안는 그의 소중한 감정이였다.

그는 고개를 숙인채 눈물을 훔치는 동소옥의 앞으로 걸어왔다.

《우리의 바이올린 1번수! 이 수석지휘자의 축하의 인사도 받소.》

동소옥은 돌격대원들에게 먼저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고나서 정시홍의 손을 잡으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기사장동지를 만나려고 했습니다.》

《알고있소. 오늘은 려기사와의 소리맞춤이 정말 좋구만. 어서 가서 기다리오. 내가 두번째 보증인이 될테니…》

정시홍은 동소옥의 어깨를 다정히 두드려주며 류다른 의미를 담아 마지막말은 귀에 대고 나직이 했다.

《난 음감이 뛰여난 사람이요. 심장의 소리도 들으니까.》

facebook로 보내기
twitter로 보내기
cyworld
Reddit로 보내기
linkedin로 보내기
pinterest로 보내기
google로 보내기
naver로 보내기
kakaostory 로 보내기
flipboard로 보내기
band로 보내기

이전페지   다음페지

 감상글쓰기 
       

보안문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