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페지로
날자별열람

 주체108(2019)년 8월 26일

평양시간


제 8 회


제 1 장


8


마플로는 실험공정단계를 거쳐 불과 며칠동안에 완성되였다. 소성면적이 여덟평방이나 되는 작지 않은 로를 세운 사람들은 사기가 충천했다. 축소한 실험로에서 제품을 소성하여보았는데 불순물이 표면에 부착되거나 변형되는 현상이 없었다.

강치명은 로동자들속에서 그들이 하는 말을 주의깊게 들었다. 지배인의 말대로 실험로에서 기술적으로 검증하는것이 옳다고들 하였다. 로력과 자재,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서도 필요했다는 긍정적인 견해들을 내놓는것이다.

남계수와 기사장은 로안에 들어가 축조한 마플로의 기술적인 상태를 최종적으로 검열하고있다. 생산에 들어가면 로보수를 어떻게 하겠는가 하는 문제들이 나서며 가동시 사고의 위험요소들도 찾아야 하기때문이다.

강치명이 그들을 따라 로안으로 들어가려는데 통계원처녀가 달려와 천동광산 당위원회에서 전화가 왔다고 알려주었다.

《천동광산 당위원회에서?》

강치명은 이상한 예감이 들어 자기 사무실로 급히 가서 전화를 받았다.

전화를 걸어온 사람은 광산 당위원장이였다. 그는 흥성철제일용품공장에서 자기네 광산으로 휴가온 동소옥이라는 처녀가 자진하여 광산분석실의 일을 성심성의로 도와주어 반영이 아주 좋다고 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더욱 감동된것은 그 동무가 그속에서도 짬만 있으면 매일과 같이 험준한 산발을 타면서 자기네 공장에 필요한 연마재를 비롯한 자재들의 원료로 될수 있는 광석들을 찾으려고 애를 쓰는겁니다. 이런 훌륭한 로동자들을 데리고있는 당위원장동무가 우린 정말 부럽습니다.》

통화는 끝났지만 강치명은 한동안 아무말없이 서있기만 했다.

동소옥은 나이에 비하면 남다른 성격을 가진데로부터 생활에서 자유분방한것은 사실이지만 솔직하고 맡은 일에서 진지한 태도를 가진 처녀인것이 틀림없었다. 단순히 놀기만 좋아하는 처녀가 아니였다.

그러고보면 동소옥을 둘러싸고 돌발적으로 빚어지는 일들에 대해 주목을 돌리게 된다. 이번에도 문제가 산생된 원인을 료해한데 의하면 너무도 단순했다. 독신자합숙이라는 생활환경속에서 사는 녀자들은 시기심도 류다르고 같은 성별의 대상들에게 지려고 하지 않는 경쟁심도 남다르다. 여기서 출발하여 사실이 과장되여 반영될수도 있는것이였다.

그는 어제 동소옥의 일로 녀자독신자합숙의 사감을 만났던 일을 떠올렸다.

《걱정마십시오. 당위원장동지. 일이 이렇게까지 번져진데는 저의 책임이 더 크답니다. 사실 어린 처녀에게 잘못을 묻는건 부끄러운 일이지요. 제가 있지 않습니까.》

이야기를 나눠보니 사감은 풍부한 지식을 가진 이전 외교관이였다. 그는 해당 기관에서 진행한 검열과정에 문제가 제기되여 책벌을 받고있는중인데 이번과 같은 불미스런 일이 생겨 고충이 크지만 책임을 회피하려고 하지 않았다.

《사람은 말이예요. 어려운 고비를 넘어봐야 안다는 말을 늘 새겨두는게 좋아요. 내가 외교관으로 있을 때 검열을 받았는데 그 누구에 대한 자료확인을 요구했어요. 거절했지요. 그 무엇을 비호하려 한것은 아니지만 확인하려는 자료가 너무 과장된것이기때문이였어요. 그때 나에 대한 검토를 맡은 검열성의 일군은 류계환이란 사람이였는데 얼마나 능글맞고 집요했던지… 하루는 혼자 사는 내 집에까지 찾아와서 료해라는것을 벌려놓더군요. 그 누구에 대한 자료확인으로부터 이젠 내가 그의 목표로 됐던거예요. 정말 참을수 없이 화가 났어요.

난 그 사람한테 이젠 내가 마음에 드는 모양이지요 하고 묻는것으로 도전했지요. 그랬더니 얼굴이 벌개서 푸르락거려대더군요. 계속 이렇게 나오면 좋지 않다는겁니다. 그래서 상을 치며 대답했어요. 내 남편은 전쟁시기에 전선에서 전사했소, 두 자식은 학원에 가있으니 홀몸이요, 보다싶이 난 이런 녀자요라고 말이예요. 그때 완전히 리성을 잃었답니다.》

외교관출신이라고는 하지만 진실하고 소박한데다가 숨김이 없었고 자기의 말과 행동은 책임질줄 아는 인간이였다. 사실 그것은 쉽지 않은 인간의 풍모라고 강치명은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사무실에서 나오던 강치명은 복도에 배낭을 놓고 쪼그린채 앉아있은 동소옥의 모습을 발견하자 걸음을 멈추었다. 측은했다. 이렇게 제발로 나타났으니 그사이 서리였던 불만은 사라져버렸다.

사실 저 처녀에게 무슨 잘못이 있는가, 로동법에 따른 휴가를 보낸 처녀가 아닌가.

인기척에 놀란 사슴처럼 고개를 돌린 동소옥이 날씬한 몸을 튕기듯 일으켰다.

《휴가를 다 놀지 못하게 해서 미안하오. 천동광산에 갔댔다지? 피곤이 잔뜩 몰렸구만. 휴가가 끝난 다음에 만나서 이야기를 좀 하지. 휴가기일이 아직 며칠 남아있으니 들어가 쉬라구. 어서!》

동소옥은 의아한 표정을 지우지 못하며 서있기만 했다. 되게 비판을 받으리라 생각했던 모양이다.

《참, 민청위원장을 만나오. 어디 갔는지 몰라 속을 무던히 태웠지, 허허. 그 사람이 성미가 불같은데 욕을 해대면 죽었소 하라구.》

동소옥은 고개를 폴싹 꺾더니 알겠다는 대답을 남기고 종종걸음쳐갔다.


공무직장에서는 법랑제품을 운반할 대차를 만들고있었다. 용접이건 단조건 또 제관이건 못하는 일이 없는 려현석은 대차틀을 용접하느라 여념이 없다. 용접기가 으르렁거릴 때마다 섬광이 번쩍거리고 슬라크가 녹아내리는 소리가 뿌지직거려댄다. 용접기의 권선에서 단내가 풍겨나왔다.

려현석은 작업장에 나타난 동소옥을 보고도 돌아앉아 하던 일을 계속했다. 하지만 용접불빛을 피해 얼굴을 돌린 처녀는 한정없이 기다리는것이다.

네가 속을 태웠으니 실컷 서있어봐 하고 벌을 주는것인지도 모른다. 나이가 퍼그나 우인데다 제대군인이여서 두려운 존재가 려현석이다. 공장대학 두학년 웃반에 다니는데 동소옥이네를 쏠쏘리패로 여기는지 만나도 인사나 받을뿐이고 민청회의때도 꾸중이나 하는것이 고작이다. 그래서 동소옥이또래의 처녀들속에서 민청위원장이 무뚝뚝하다는 말이 나도는데 본인은 알턱이 없다.

동소옥은 자기가 지금같은 처지에서 서있는것이 분한 생각이 들어 콱 돌아설 마음을 먹었지만 당위원장이 해준 말이 생각나 인내성을 발휘하고있었다.

《아무리 좋은 일을 한다고 해도 조직과 집단의 믿음과 방조를 떠나서는 빛이 나지 않을뿐아니라 소기의 성과를 거둘수 없는거요. 그래서 사람은 제 대접은 제가 받는다는 말을 하거던. 벙어리속은 낳은 부모도 모른다지 않소. 소옥동문 제 생각나는대로 행동하는 버릇을 꼭 고쳐야 한다고 보오.》

용접섬광이 멎기에 흘겨보니 려현석이 다 녹인 용접봉꼬투리를 뽑고있다.

계속하려나, 정말 밉살스럽게 구네… 동소옥은 곱지 못한 욕을 속으로 해대며 서있기 힘들어 허리에 손을 얹었다.

려현석이 불쑥 일어나더니 씨엉씨엉 걸어갔다. 따라오라는 소린가, 입술을 감쳐문 동소옥은 그의 뒤모습을 향해 눈을 빨다가 별수없이 따라섰다.

직장건물밖으로 나온 려현석은 봄물이 한껏 오른 벗나무아래 긴의자에 다가가 용접면을 내려놓고나서 불에 익은 얼굴을 돌렸다. 배낭을 두손으로 든 동소옥은 처분하옵소서 하는 자세로 서있다.

《소옥이!…》

철판을 두드려대는것 같은 소리에 동소옥은 놀라서 눈길을 쳐들었다.

《너 정말 치마바람을 일쿠며 다니겠어?》

생각보다 더 스산한 욕사발이 안겨지는것이다. 불만이 올칵 치밀었다. 치마바람이라는 말이 어딘가 수치를 느끼게 했던것이다. 내가 뭐 제 동생인가, 아무 말이나…

동소옥은 속으로 입술을 깨물었다.

이건 추궁이 아니야, 모욕을 주자는거다, 민청위원장은 이렇게 욕을 해도 되나, 정말 억이 막히는구나, 그래두 난 공장을 위해 좋은 일을 하자구 휴가기간에도 놀지 않았는데…

그의 마음속으로 야속함이 눈물이 되여 흘렀다.

《너 이런 외국노래를 종종 부른다지? 바람에 날리는 갈대와 같이 항상 변하는 녀자의 마음… 녀자마음이 변하는거야 어쩌겠어. 하지만 소옥이처럼 날라리를 부리며 갈대처럼 흔들리면 사상이 변질될수 있어. 사상이! 그걸 알아야지. 정신을 차려야 해!…》

나를 갈대에 비기는구나, 어찌 보면 틀린 말도 아니다, 그게 나의 속성인지도 몰라, 나자신도 나를 모르는데 이 사람은 나의 결함에 대해 얼마나 적라라하게 표현하는가, 거칠지만 진심이 깔린 이런 욕은 큰아버지를 내놓고는 누구도 해준 사람이 없다.…

한동안 씩씩거리던 려현석이 한결 누그러진 어조로 말을 이었다.

《사람이 고운것이 아니라 일이 곱다는 말이 있지 않아? 난 소옥이의 일에 간섭하고싶지는 않아. 하지만 소옥이가 우리 민청조직에 속해있는 이상 동무의 일이 잘되도록 보호해주고 보살펴주어야 할 책임을 저버릴수가 없단 말이야.》

이상했다. 좀전에는 그처럼 치솟던 불만과 야속감, 원망과 반발은 어찌된 일인지 사라지고 자기와 저 사람과의 거리가 갑자기 가깝게 느껴지는것은 무엇때문일가. 욕도 거칠지만 진심이 느껴지고 아무리 모질고 모욕적이기는 해도 이 욕이 혈육의 매처럼 느껴지는 까닭은 무엇일가.

속이 타서 담배를 뻑뻑 피워대는 려현석의 모습이 눈에 걸리자 동소옥은 목이 메여났다. 무슨 말을 더 하고싶지만 자제하는것이 알렸다.

《힘들텐데 가서 쉬라구. 그러나 다시는 지금같은 꼴로 나타나면 안돼! 알겠지?》

담배꽁초를 재털이에 비벼끈 려현석이 직장건물안으로 사라지자 동소옥은 이슬이 방울진 한쪽눈귀를 누르며 어치렁거리는 걸음을 옮겼다.

사무실에서 동소옥을 기다리고있던 남계수는 그가 나타나자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한동안 바라보더니 말했다.

《넌 모를게다. 얼마나 속이 탔으면 당위원장이 네 외가가 있는 봉흥에까지 갔다왔겠느냐. 애를 그만 먹여라. 휴가기일이 남아있으니 그동안은 우리 집에 있어야 해. 지금은 시간이 없으니 저녁에 말 좀 하자. 네 나이 몇이냐, 다 큰 처년데 왜 깨끗치 못한 소리만 달고 다녀? 집에서 큰어머니가 기다릴게다.》

작업반휴계실에 배낭을 그대로 둔 동소옥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한참이나 서있었다.


동소옥은 눈앞에 서있는 대문에서 이상할만큼 의지를 찾으며 조용히 웃었다. 큰어머니의 얼굴이 금시 반겨주는것만 같았다.

사려깊은 눈빛, 다심한 리해, 정깊은 목소리, 어머니없는 그에게 사랑을 대신해주는 신유정이였다.

《큰어머니!…》

마당에 들어서며 찾는 동소옥의 부름에 기다리기나 한듯 부엌문이 열렸다. 반가움에 젖은 얼굴로 신유정이 손을 내밀었다.

《소옥이구나, 어서, 어서 들어오너라. 휴가를 받았다면서? 그럼 우리 집에 왔어야 하지 않아?》

동소옥을 싸안다싶이 한 신유정은 방안에 들어서자 그를 아래목에 앉히고나서 유심히 들여다보더니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쓸어넘겨주었다. 한창 두부망질을 하고있었던 모양이다. 망함지안의 채다리우에 앉은 매돌이 하얀 콩물을 흘리고있었다.

《큰어머니, 두부 앗을라나요?》

《그래, 오늘 네가 온다고 큰아버지가 이야기하더구나.》

동소옥은 목굽이 따끔해나 얼른 망손을 잡으며 고개를 갸웃했다.

오늘 저녁에 이 두부를 먹고 큰아버지한테 경을 치게 됐다고 생각하니 죄스럽기만 하다. 한편 자기를 타일러줄 혈육같은분들이 있다는 한줄기의 기쁨이 가슴복판으로 흘렀다.

《우리 소옥이 얼굴이 축갔구나.》

망질을 같이하며 신유정은 딸같은 처녀의 얼굴에서 눈길을 거두지 못했다. 웅심깊은 이 녀성은 말하지 않아도 동소옥이 어떤 고민을 안고있다는것을 짐작했다. 자식들도 말보다 눈빛으로 가르치는 녀자다. 큰소리로 욕할줄 몰랐으며 잘못을 저지르면 앉혀놓고 엄하게 타이르는데 변명이나 대꾸질을 못하게 사리를 따져가며 조리있게 말하여 깨닫도록 하는것이다.

《큰어머니, 난 애군인것 같아요. 일을 친 다음에 후회하는데 때늦거든요. 그럴 땐 속상해요.》

《사람이 자기를 안다는건 쉬운 일이 아니지.》

《그래요.…》

동소옥은 이번에 휴가를 받고 천동광산에 갔던 일을 이야기했다. 흥성철제일용품공장에서는 천리마작업반쟁취운동을 벌리면서 모든 종업원들이 한가지이상의 기술혁신을 할것을 궐기해나섰다.

동소옥은 자기가 할수 있는 일이란 무엇인가 하고 골머리를 앓았다. 그러다 고심끝에 생각해낸것이 연마분이였다. 아버지는 집에서도 돌을 구워 절구에 찧어서는 채에 치고 또 치여 보드라운 가루로 만들어 쇠붙이를 연마하군 하지 않았는가. 휴가를 받고 천동광산에 간 리유의 하나도 거기에 있었다. 그런데 그 귀한 돌을 찾느라고 숱한 고생을 했지만 돌아오니 된욕이 기다리고있지 않는가.

《좋은 일을 하고도 말밥에 오르는건 처신을 잘못하기때문이다. 사람은 행실이 발라야 하고 사리에 밝아야 하는 법이다. 한마디로 몸건사를 잘해야지.》

동소옥은 한숨을 쉬며 독신자합숙에서 있은 오락회이야기도 곧이곧대로 하였다. 그 말을 듣고난 신유정은 웃었다.

《문제는 남의 나라 춤에 들떠 자기의 얼을 잃을가봐 그러는거지. 그렇게 되면 자기를 주체하지 못하구 거기에 깊이 빠지면 남의것을 덮어놓고 따라하면서 자기를 망칠가봐 그러는거야. 내가 배워주는 학생들속에도 일부 그런 경향이 있는것 같더구나. 사람이 흥청거리는 놀음을 좋아하면 방탕해지기마련이고 방탕해지면 사람구실을 못해.》

《그러니 춤을 춰도 제정신을 가지고 추라는거지요?》

《그럼! 소옥인 더구나 시집갈 나이가 되여오지 않니, 그럴수록 합숙생활을 잘하고 처녀로서의 행실을 바로해야지. 녀잔 단정해야 한다.》

《단정해지긴 글렀어요. 벌써부터 련애쟁이, 바람쟁이가 되는가봐요.》

《원, 애두. 무슨 말을 되는대로 하는거냐?》

《어처구니없는 일을 당해서 그래요.》

동소옥은 이번에도 자기가 겪은 사실을 그대로 이야기했다. 뻔뻔스러운 청년을 혼쌀내주려고 룡천강가에 나타난 청년들은 공장대학을 함께 다니는 소옥이네 동무들이였다.

망질을 멈춘 신유정이 동소옥을 바라보았다. 겉보기는 얌전한데 얼마나 당돌한가. 자기를 지키자는건 좋지만 빚어놓은 일이 마음에 걸렸던것이다. 처녀가 세명이나 되는 청년들을 휘동해가지고 한사람을 혼내웠으니 그 당사자가 들고일어나면 입이 열개라도 잘했다고 말할수 없을것이다.

《소옥아, 네 생각은 어떠냐? 아무리 어떻든 꼭 그렇게 해야만 하겠더냐?》

《말이나 곱게 했으면 그런 일은 당하지 않았을거예요.》

《이렇게도 생각해볼수 있지 않니. 그 청년이 널 진짜로 마음에 두고 따라다녔다고 말이야. 그것이 어떤 방법으로 진행되였든 사랑의 감정을 가지고 따른 대상을 랭대하는건 미덕이 못된다. 처녀시절엔 받아들이는것도 심중해야지만 물리칠 경우에조차 생각을 깊이해야 한다. 모욕을 해도 안되고 마음에 상처를 주는 일은 더우기 없어야 해. 네가 그 청년을 잘못 볼수도 있지 않니?》

《아니예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의 소행들이 다 지저분하고 루추해보여요. 일하기 싫어하는 건달기가 다분하고 말투도 상스럽기 그지없거든요.》

《네 말이 옳을수도 있다. 하지만 다신 그런 일이 없도록 하렴. 어쩐지 께름하구나.》

동소옥은 입술을 물며 고개를 저었다.

《들고다녀야 제 망신이지요 뭐.》

《됐다. 그 말은 그만하고 우리 이젠 두부나 만들어보자.》

신유정이 말하자 동소옥도 기분을 바꾸고 일을 도왔다. 보드랍게 간 콩을 가마에 안치고 끓어오르자 서슬을 친 다음 걷어내여 목판에 담아 눌러놓았다.

《소옥아, 너 얼른 김치를 퍼오렴.》

동소옥은 일솜씨만 아니라 동작도 제비처럼 빨랐다. 신유정이 시키는대로 움에 가서 지난해에 담그어 처음 아구리를 연 독에서 빨갛게 익은 김치와 깍두기, 식혜를 사기그릇에 담아가지고 들어왔다.

남계수는 저녁이 되자 일찍 들어왔다. 부엌아궁에 고개를 틀어박은 동소옥은 그가 자기를 찾기만을 기다렸다. 신유정이 남편의 옷을 받아 걸며 물었다.

《또 나가시겠지요?》

《소옥이가 안 왔소?》

《지금껏 함께 두부를 앗았어요. 소옥아, 큰아버지 오셨다.》

문지방을 넘어서며 동소옥은 기가 눌려 어쩔바를 몰라했다. 그 거동을 바라보던 남계수는 허허 웃고나서 앉으며 물었다.

《천동광산에 석영이 많더냐?》

두손을 모아잡은채 고개를 들지 못하며 동소옥은 대답했다.

《예.》

《너 그런 생각은 어떻게 했느냐?》

머뭇대는 동소옥을 신유정이 다정히 손잡아 자리에 앉히였다.

《그걸 기술혁신결의목표로 삼고 기어이 해내겠다는군요.》

《좋은 일이지. 너 아버지가 그걸루 연마재를 만드는걸 본게 아니냐?》

동소옥은 고개만 끄덕였다.

《우리 소옥인 머리가 좋아요. 생각도 깊구요.》

《흠, 그 좋은 머리를 가지고 혁신자가 돼야 할텐데 말썽만 일으켜서 그러지 않소. 머리 좋은것들이 나쁜 길에 들어서면 야단인거요.》

《소옥인 그럴 애가 아니예요. 처녀가 자기를 지키자니 좀 놀랄 일도 저지르는거지요.》

신유정이 두둔해나서자 남계수는 동소옥을 측은한 눈길로 보았다.

《너 합숙에서 나와 이 집에서 살다가 시집가라는데 말을 안 들을 작정이냐? 고집은 꼭 제 아버지 한가지거던.》

여전히 고개를 틀어박은 동소옥이 숨소리를 죽여가며 대답했다.

《이제부턴 생활을 잘하겠어요. 정말이예요.…》

《허허, 여보, 저애 얼굴 돼가는걸 좀 보오. 입은 밭지, 성민 말랐지, 그러니 살이 오를리가 있소. 두부나 먹여서야 어디…》

《글쎄, 우리 집에 그 이상 음식은 없으니 어쩌겠나요.》

《안되겠소. 당신이 크게 속을 써서 저애한테 닭곰이라두 해먹이구려. 저애의 애비, 에미가 본다면 우릴 보구 뭐라겠소.》

《알겠어요. 제 미처 그런 생각까진 못했어요. 녀자들이야 아무거나 먹으며 산다는…》

장판바닥에 손가락을 박은채 금만 그어대는 동소옥의 손등에 눈물이 똘랑 떨어져내렸다. 신유정이 등을 살뜰하게 쓸어만지자 무릎에 얼굴을 묻으며 동소옥은 소리없이 흐느꼈다.

《큰아버지 말씀대로 집에서 며칠 있으면서 몸을 추세우거라. 휴가까지 바치면서 애를 쓰건만… 일을 잘하재도 몸이 든든해야 한다. 장차 시집도 가야 하구 한집안살림살이를 하재도 그렇지. 어떤 사내를 맞겠는지 사람을 잘 봐야 한다. 그러자면 일하면서라도 지금 다니는 공장대학에서 공부를 잘해야 하구 녀자수양을 착실히 쌓거라.》

《명심하겠어요. 절대로 속을 썩이지 않을테니 저때문에 마음을 쓰지 마세요. 일두 잘하고…》

신유정의 무릎에 얼굴을 묻은 동소옥은 간간히 떨려나는 목소리로 말했다.

《소옥아, 네가 결의한대로 연마재를 꼭 만들어내야 한다.》

눈물을 훔치며 고개를 든 동소옥이 대답했다.

《하겠어요.…》

《좋아, 결심이 중요한거다.》

남계수는 저으기 흡족하여 속이 풀린 웃음을 지었다.


《흥성철제일용품공장은 3년간 년간계획을 지표별로 수행한 단위이지만 일련의 문제들이 제기되므로 검열대상에 포함시켜 료해, 대책하려고 합니다.》

류계환은 이렇게 상부에 보고하고 승인을 받은 다음 검열을 시작하게 하고는 공장에는 한번도 나오지 않았다. 검열단위가 여러개라는데로부터 바쁜것도 있지만 남계수에게 자극을 주자는데 목적이 있었다. 그는 이 지배인이 얼마나 뻣뻣이 구는가를 보자는 심사였고 이번 기회에 단단히 자료를 묶어 축출하기로 마음먹었던것이다.

오늘 공장에 내려와서 검열성원들의 사업정형을 료해하면서도 남계수는 찾지부터 않았다. 제발로 올줄 알았는데 남계수는 류계환의 앞에 머리도 안 내밀었다. 은근히 속이 뒤틀린 그는 당위원장을 만났다.

온다는 련락을 이미 받았던지라 강치명은 반갑게 맞이하며 자리를 권했다.

볼편에 훤한 웃음을 담은 류계환은 자리에 앉자 《모란》상표가 붙은 담배를 꺼내여 권하는것을 잊지 않았다. 담배를 즐겨하지 않지만 례의를 지켜 강치명은 맛도 모르면서 연기만 내뿜어댔다. 자기보다는 남계수를 먼저 만날것이라고 예견했는데 그와는 반대여서 화제의 시작을 은근히 기다렸다.

《일하기 힘들지요?》

《뭐 별로…》

류계환은 하얗게 달라붙은 담배재를 재털이에 떨구고나서 말했다.

《크지 않은 기업소지만 본바탕과 구성상특성으로 해서 애를 먹을겁니다. 그렇지요?》

검열이라는 특수한 조건에서 사람 다루는데 습관된 류계환은 강치명같이 작은 기업소의 당일군들을 어렵지 않게 여기였다.

《사람은 과거상태에 남아있는것이 아니라 미래로 지향하고 발전하려는 존재가 아니겠습니까. 천리마는 강선로동계급만이 아니라 우리도 탈수 있는 준맙니다. 허허.》

《위원장동무가 재미있소. 말해볼 상대란 말이요. 하하하.》

짧은 순간에 상대를 파악한 류계환은 표정은 바꾸지 않았지만 시작과는 달리 력점을 찍으며 말을 이었다.

《우리는 물론 현행생산과 자재공급정형 및 소비, 재정적공간에 대한 수자적인 검열도 하겠지만 그것을 기본목적으로 하지 않습니다. 중요한것은 새로운 사회주의경제관리체계 즉 우리 식의 경제관리방법이 이 공장에서 어떻게 확립되여가고있으며 또 생활력이 어떻게 발휘되는가 알아보자고 합니다. 내가 오늘 이렇게 당위원장동무를 만나는것도 이 문제에 대한 의견을 나누자는겁니다. 그래 과거의 공장운영체계 다시말해서 지배인유일관리제가 가지고있던 결함들이 완전히 극복되였다고 봅니까?》

강치명은 자신이 체험하고있으며 제일 풀기 어려워하는 질문앞에 섰다는것을 느꼈다. 남계수와 관련되는 문제는 피하고싶었다.

《새로운 우리 식의 경제관리방법은 그 어느 나라에서도 해보지 못한 독창적인 방법인만큼 그 생활력은 반드시 나타날것입니다.》

《당위원장동무의 말은 일반론에 불과합니다. 새로운 경제관리방법은 투쟁속에서만 은을 낼수 있습니다. 기업관리에서 혁명을 요구한단 말입니다. 막아나서는 장애물은 단호하게 쳐갈겨야 합니다. 그러나 이 기업소에는 검열과정에 이미 륜곽을 드러내고있지만 낡은것, 혁명적으로 뒤집어엎어야 할 관점과 일본새가 구태의연하게 남아있습니다. 실례를 들어볼가요? 지배인의 독단과 전횡은 보편적인 관례로 남아있지 않습니까. 작업반장쯤은 제 마음대로 해임시키지요. 로동규률을 강화한다는 미명하에 생산자대중인 로동자들의 권리를 침해해도 정당한 요구로 되고있지 않습니까. 지배인이 새로 세우려 한다는 상금기준이 왜 대중의 불만을 야기시키는가? 물질적자극 일면만을 주장하는것은 본질상 생산자대중의 정치적자각에 대한 모독으로 되기때문입니다. 적어도 우리 제도하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강치명은 자기의 견해를 내놓는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상금기준을 새로 정하는 문제는 현재 론의중이지만 그와 같은 자극을 정 무시해서도 안된다고 봅니다. 정치사상교양과 함께 응당한 물질적자극도 안받침되여야 하지요. 로동의 질과 량에 따라 분배를 하는것은 사회주의분배원칙이 아닙니까. 이건 사실상 로동에 대한 옳바른 인식을 주기 위해서도 필요한것입니다.》

《당위원장동무, 우리는 자체모순에 빠지지 말아야 하오. 사실상 분배보다 어려운 문제는 없단 말이요. 분배에 매달리면 매달릴수록 미궁에 들어간다는걸 잊지 말아야 합니다. 상금 같은것을 가지고 저울질을 하면 개인수공업자, 상공업자들이였던 사람들의 머리속에 남아있는 개인리기주의사상이 되살아날수 있다는데 대해서 응당한 각성을 돌려야 합니다. 지배인은 로동조건과 후생시설 같은덴 관심도 돌리지 않는다는 의견도 제기됩니다. 이걸 어떻게 봐야 하오? 고용로동인가? 기술개건도 기업소의 순리익금을 늘이는 방향에서 진행한다는데 많이 벌면 잘 먹을수 있다, 이렇게 나가면 어데로 가겠소? 나는 당위원장동무가 문제를 정치적으로 심중하게 대하기를 바랍니다.》

류계환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다시 무겁게 입을 열었다.

《지배인의 기업관리에서 나타나고있는 결함을 어떤 각도에서 보는가 하는것입니다. 남계수의 머리속에는 해방전은 물론이고 해방후와 전후시기까지 개인기업을 해먹던 낡은 사상잔재가 남아있으며 오늘도 영향을 미치고있다고 봐야 한다는거요. 여기에 심각성이 있다는겁니다.》

《부처장동지가 우리 지배인동무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는게 좋겠습니다.》

강치명은 기대를 가지고 의견을 내놓았지만 류계환의 얼굴에는 조소 같은것이 흐르고있었다.

《인간이란 허심하고 성실해야 합니다. 그 동문 이번 검열을 대하는 태도부터가 겸손치 못하다는거요. 그런 사람을 내가 만나야 합니까?》

《호락호락하는 성미가 아니여서 그렇지 실지 알고보면 진실하고 대범한 사람입니다.》

《대범하다? 남계수는 내 모르는 사람도 아닌데 왔다는 말을 들었으면 응당 먼저 찾아와야 하지 않소. 그게 검열받는 태도가 아니겠소. 원체 뻣뻣한 인간이니 제가 가고픈 길로 가라고 내버려두는수밖엔 없다는거요.》

웃으며 나타났던 류계환은 서리발을 뿌리고 돌아갔다.

강치명은 마음을 진정하지 못하고 방안을 오락가락했다. 불쑥 녀자독신자합숙의 사감이 한 말이 생각났다. 바로 그 사람이 류계환이였다. 이제 얼마나 검질기게 파고들겠는가는 알고도 남음이 있었다.

그는 우리 기업소의 검열을 직접 진행하지는 않지만 검열사업전반을 책임진 상급이다. 그런 일군이 내려와서 검열단위의 행정책임자를 만나지도 않고 갔다. 단순히 불성실한 일군에 대한 혐오라고만 리해하기에는 무리스럽다. 검열성의 부처장이라는 직무로 보나 사업경험으로 보나 류계환이 목적없는 행동을 할수 없다고 강치명은 생각했다.

혹시 의도적으로 자극을 주자는것이 아닐가, 이번 검열이 남계수를 기본대상으로 삼았다는것은 류계환의 출현으로 명백해진셈이다.

출입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대답하니 조영길이 들어섰다.

강치명은 전과는 달리 부기장의 거동을 유심히 주시했다. 걸음마저 조심스럽게 걷는 사람인데 요즘은 이상하게도 활기를 띠고 거침없이 움직인다. 검열소조사무실을 찾아간 회수가 제일 많다고 한다. 그들이 불러서만이 아니다. 자기나름의 생활관을 가진 이 사람은 남계수에 대해서는 거의나 불만으로 차있다.

인간적으로 보건대 조영길은 남계수와 대비할수 없는 남자, 좀스럽고 경박한 사나이로 여기는 강치명이다. 사람의 속을 어떻게 다 알랴만 좀처럼 리해하기 힘든 조영길이였다.

《저, 한가지 말씀드릴게 있어서…》

조영길은 강치명의 눈빛이 편안치 않은것을 느끼고는 말을 더듬거렸다.

《뭔데 어서 말하시오.》

자리를 권하려는 눈치가 보이지 않자 조영길은 선자리에서 등을 약간 구부린채 잠시 생각하더니 입을 열었다.

《사람들속에서 지금 상금지불문제와 관련하여 의견이 제기되고있는걸 아십니까?》

《?》

《이건 사실 제가 직접 체험한것이기도 한데… 제가 지금 공장이 검열도 받고있는데 상금기준을 새로 정하는 문제는 당위원장동지와 심중하게 토론하는것이 좋겠다고 의견을 제기하니까 지배인동지가 뭐라고 하는줄 압니까, 한다는 대답이 〈여보, 이건 내가 결심한거요. 이런 문제야 지배인의 결심으로도 얼마든지 처리할수 있지 않소!〉라고 하는것이 아니겠습니까. 이건 정치적무지의 전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부기장의 동공이 작아지면서 흰자위가 늘어났다.

이건 뭔가 켕길 때 생기는 현상인데, 사실여부는 알아봐야 하지만 듣기에도 거북했고 불만이 치밀었다. 남계수는 그렇게 말할수 있다는 생각이 앞섰던것이다. 언젠가 만나서 권고하지 않았는가. 개체생활에서 제기되는 문제에 대해서도 암시했다. 그만하면 자중할텐데 자신을 돌이켜보는 능력은 없다는 생각을 해온다.

그때부터 강치명은 남계수는 어떤 사람인가 하는 물음이 머리속에서 맴도는것을 물리칠수 없었다.

《지배인동지의 기업관리태도와 방법은 낡은 사상에 뿌리를 둔것으로서 악착하다고 할 정도로 집요하고 타성적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저는 그렇게 보며 검열소조에도 이런 의견을 제기하려고 합니다.》

하다면 조영길은 지금 자기의 원칙적인 립장을 밝히자고 당위원회에 찾아온것인가.

강치명의 눈빛이 금시 엄해지자 조영길은 눈길을 딴데 돌렸다. 두사람은 각기 형언할수 없는 중압감을 느끼고있었다.

강치명은 자기앞에 선 사람이 지금과 같은 의견을 이미 검열소조에 반영하였으리라는것을 예감했다. 부기장다운 계산이다. 후날까지 내다보고 솜씨있게 처신하는것이다. 문제는 이 의견이 자기의 심중에서도 때없이 회오리친다는것을 부정할수 없는것이였다. 그러나 지금 당장으로서는 달리 대답을 줄수 없었다.

강치명이 손을 쳐들어세웠다.

《부기장동문 그런 문제에는 관심을 돌리지 않아도 됩니다. 내 말의 뜻을 알만 합니까?》

《아, 그런게 아니라 관점이 문제이기때문입니다.》

조영길은 강치명의 눈빛을 재빨리 읽었다.

강치명은 자기가 당장 부기장에게 무엇이라고 말하기 어려운 처지에 있다는것을 느끼고있었다. 착잡한 심중에 잠긴 그로서는 조영길이 일단 마음먹으면 쉬이 물러서는 사람이 아니라는것을 알았던것이다. 자기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라면 그 어디건 찾아다닐수 있는 기질을 소유했다는것을 오늘 확인한셈이다.

하다면 이 사람이 기어코 남계수와 엇서려는 리유는 무엇인가. 사상적인 대립으로 보기에는 너무도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다. 내가 알지 못하는 무엇인가가 두사람사이에 존재한다. 그것이 어떤 일로 하여 빚어진 인간적알륵이 아닐가. 남계수에게 물어서는 대답을 찾지 못한다. 부기장은 어떤가. 철저히 계산하고야 말하고 행동하는 사람이다. 그러니 쉽게 물러서지는 않을것이다.

순간 강치명의 의식속으로 조용히 들어서는 인물은 동소옥이였다. 요즘은 기술혁신조에 망라되여 일한다. 이것 역시 남계수가 취한 조치다. 그것으로 뒤에서는 시비가 분분하다. 말썽많은 처녀를 되게 다불려 교양할 대신 지배인이 끼고돈다는것이다. 하지만 결함은 기술혁신성과로 고쳐나가면 된다고 생각하고 강치명은 지지해주었다.

facebook로 보내기
twitter로 보내기
cyworld
Reddit로 보내기
linkedin로 보내기
pinterest로 보내기
google로 보내기
naver로 보내기
kakaostory 로 보내기
flipboard로 보내기
band로 보내기

이전페지   다음페지

도서련재
언약 제44회 언약 제43회 언약 제42회 언약 제41회 언약 제40회 언약 제39회 언약 제38회 언약 제37회 언약 제36회 언약 제35회 언약 제34회 언약 제33회 언약 제32회 언약 제31회 언약 제30회 언약 제29회 언약 제28회 언약 제27회 언약 제26회 언약 제25회 언약 제24회 언약 제23회 언약 제22회 언약 제21회 언약 제20회 언약 제19회 언약 제18회 언약 제17회 언약 제16회 언약 제15회 언약 제14회 언약 제13회 언약 제12회 언약 제11회 언약 제10회 언약 제9회 언약 제8회 언약 제7회 언약 제6회 언약 제5회 언약 제4회 언약 제3회 언약 제2회 언약 제1회
 감상글쓰기 
       

보안문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