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7 회


제2장 용단


3


여기가 어딘가? 내가 왜 이런데 와서 누워있을가?

눈을 뜬 박순정은 몸을 움직여보려고 하였다. 하지만 움직여지지 않았다.

내가 꿈을 꾸고있는가? 이상한데… 이번에는 혀를 놀려보았다. 틀이를 문 입천정에 둔한 감각이 느껴졌다. 입안이 텁텁한것이 알렸다. 그때에야 물을 마시고싶은 생각이 들었다.

현실이 분명했다. 박순정은 마른침을 한번 꿀꺽 삼키고나서 턱밑의 가려운데를 긁으려고 두팔에 힘을 주며 끙- 소리를 냈다. 그런데 왼쪽팔굽 안쪽부위가 띠끔해나면서 거기에 무슨 용수철 같은것이 매달렸는지 켕기는감이 났다.

머리를 돌려 내려다보니 팔에 점적바늘이 꽂혀있고 높다란 점적대에 거꾸로 매단 하얀 병에서는 노르스름한 약물이 똘랑똘랑 떨어지는 모양이 어슴푸레하게 보였다.

내가 병원에 와있구나. 어떻게 되여 이런 병원에 와있을가. 박순정은 아무리 기억을 더듬어도 생각나지 않았다.

출입문이 조용히 열리였다. 하얀 위생복을 입은 간호원처녀가 발끝걸음으로 박순정의 곁으로 다가왔다. 순정은 천천히 눈을 떴다.

《아이- 이제야 정신이 드셨군요.》

얼굴에 웃음을 함뿍 담은 처녀는 점적바늘을 꽂은 박순정의 왼쪽팔굽을 두손으로 살랑살랑 눌러보았다.

《어때요. 할머니, 팔이 저리지 않나요?》

초점이 다 흐트러진 눈길로 간호원처녀를 물끄러미 올려다보던 박순정은 잠시후에야 머리를 가로저었다. 그리고는 우물우물 입술을 놀리며 무슨 말인가 하려고 애썼다.

한참만에야 간신히 말문을 열었다.

《간호원체네, 여기가 어느 병원인가?》

박순정의 목소리는 모기소리만 하였다.

간호원처녀가 박순정의 귀가에 대고 《할머니, 여긴 적십자종합병원이예요. 평양에 있는… 할머닌 그그저께 혼수상태에 빠져…》 하고 말하는데 출입문소리가 났다.

황정식과 며칠전 남포에 같이 갔던 녀의사가 들어섰다.

간호원은 하던 말을 중둥무이하고 녀의사에게로 다가갔다.

《선생님, 할머니가 이제 방금 정신이 들었습니다.》

녀의사의 뒤를 따라 들어선 황정식의 얼굴이 확 밝아졌다.

녀의사는 머리를 끄덕이며 박순정이 누운 침대모서리에 가앉았다. 맥박을 짚어본 후 눈시울도 제껴보고 입안상태도 살펴보았다.

《할머니, 어때요? 가슴이 활랑거리지 않습니까?》

《괜찮소. 그…그런데 내가 어떻게 여기에…》 하며 박순정은 침대에서 일어나보려고 모지름을 썼다.

《아, 아직은 안됩니다. 그냥 누워계십시오.》

녀의사는 박순정의 어깨를 눌러 도로 눕혀주고나서 간호원에게 좀 있다가 미음을 조금씩 입에 넣어드리라고 지시하였다.

그때에야 박순정은 녀의사의 뒤에 서있는 사람이 황정식이라는것을 알아보았다.

그는 후들거리는 오른손으로 허공을 허비며 《황… 황선생…》 하고는 뭐라고 말하는지 자꾸 입술을 우물거리였다.

황정식은 박순정의 손을 꼭 잡아주며 그의 귀에 대고 말하였다.

《할머니, 이제는 됐습니다. 의사선생의 말에 의하면 며칠만 치료를 받으면 다 나을것이라고 합니다. 지금은 절대로 안정해야 된다고 합니다.》

박순정이 머리를 끄덕거리자 주름살투성이인 그의 두눈귀로 굵다란 눈물방울이 주르르 흘러내렸다. 또 치욕스러운 옛날일을 생각하는것 같았다.

녀의사가 나직이 권고하였다.

《할머니가 더 흥분하면 안되겠습니다.》

《알겠소.》

황정식은 녀의사와 함께 출입문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의사실로 들어가 황정식과 마주앉은 녀의사가 말했다.

《아무래도 박할머니는 한 서너달 입원생활을 하면서 치료를 받아야 하겠습니다. 워낙 몸이 허약한데다가 요전번에 받은 충격으로 심장판막증증세가 급격히 악화되고 뇌졸증까지 합병돼나서… 제 생각에는 다시는 전번의 그 사진을 내보이지 말아야 할것 같습니다.》

《그러니 의사선생의 견해대로라면 앞으로 있게 될 조, 중, 일 3개국 합동조사사업에 박할머니를 인입시킬수 없다는건데…》

《아마 그래야 할것 같습니다. 그 사진 한장앞에서 기절해 쓰러진 병약한 늙은이를 또 어떻게… 안됩니다. 절대로 안됩니다. 환자의 생명을 책임진 의료일군으로서 그것만은 동의할수 없습니다. 그리고 다시 그 사진을 내보여 그 사진속의 성노예가 바로 나요 하는 증언을 받아내자고 한다면 돌이킬수 없는 후과를 빚어내게 될수 있다는것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박할머니의 심장이 견디여내지 못합니다.》

《…》

황정식은 심각해졌다.

난감한 문제는 이제 얼마 안 있어 3개국합동조사단 성원들이 중국의 남경과 송산에 가서 일본군성노예제도의 진상을 현지조사할 때 증인으로 박순정을 동행시키는 문제가 이미 중국측이나 일본측과도 초보적으로 합의되여있다는 사실이였다. 이런데로부터 황정식으로서는 수습책이 묘연해졌던것이다.

동안을 두었던 황정식이 이야기방향을 돌렸다.

《의사선생, 그그저께 저녁 박할머니의 아들과 며느리가 병원에 왔다간 다음 집에서 온 사람이 없었습니까?》

《어제 오후에 해군부대 정치지도원으로 있다는 그 맏손녀사위와 막내손녀 그리고 그곳 리당비서동지(당시)가 함께 왔댔습니다.》

황정식은 한숨이 섞인 소리로 응대했다.

《할머니가 혼수상태에 빠져있었으니 모두들 근심걱정만 하다가 돌아갔겠습니다.》

《막내손녀는 내내 울다가 갔습니다.》

《참, 안됐구만. 후유- 이거 가슴이 터져와서 어디… 이제는 박할머니네 집사람들을 마주볼 체면도 없게 되였습니다.》

《그런 생각은 마십시오. 어느 누구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겁니다.》

황정식이 창가로 다가서며 나직이 말했다.

《아니, 너무 가슴이 타서 그럽니다.… 교활하고 철면피한 일본의 정객들과 언론들은 성노예제도자체가 없었다고 하면서 조선녀성들이나 중국녀성들이 일본군대에 몸을 바친건 민간인들이 주도한 돈벌이를 위한 상적행위였다고 발뺌질을 하지, 증인으로 나서야 할 박할머니 같은 성노예생존자들은 그때 당한 일이 너무도 치욕스러워 구체적으로 말하기를 꺼려하지. 후-》

녀의사는 심란해진 황정식의 마음을 안착시키려고 애썼다.

《그 마음속 고충을 제가 왜 모르겠습니까. 그러나 그런 고충과 숨은 노력이 있어 지난날 일본군성노예로 끌려다닌 조선녀성들이 20만명이였다는것도 력사앞에 발가놓고 또 적지 않은 일본군성노예피해자들이 텔레비죤방송이나 신문지상을 통하여 쪽발이들이 감행한 반인륜적인 만행을 고발하게 하여 세계무대에서 일본정부를 규탄하고 사죄와 배상을 하라는 인류량심의 목소리를 더 고조시키지 않았습니까. 그러니 너무 속을 쓰지 마십시오.》

《물론 그렇지만 우리의 일은 시작에 불과합니다. 해놓은 일보다 해야 할 일이 더 많습니다. 자, 이젠 그 이야기는 그만합시다. 이러나저러나간에 의사선생이 그날 수고가 컸습니다. 그날 선생을 데리고 가지 않았더라면 정말 돌이킬수 없는 일이 벌어질번 하였습니다.…》

《말씀마십시오. 의사생활 20년에 처음 당한 일입니다. 내 손은 두개밖에 없는데 구급소생설비도 없지.… 평양에서 100리나마 떨어진 해변가에서 80에 거의 이른 고령의 로인이 순간에 갑자기 졸도해 쓰러졌으니 말입니다. 하마트면 나도 졸도할번 하였습니다. 호호…》

녀의사가 혼이 났던 그때의 심정을 쏟아놓자 황정식은 《좌우지간 선생은 남자이상입니다. 난 선생앞에서 바지를 벗어던져야 할가 봅니다. 허허허…》 하고 소리내여 웃었다.

《그건 무슨 말씀인지…》

《그날에 있은 일을 두고 하는 말입니다.》

《그야 의료일군이라면 누구나 다 그렇게 했을텐데요.》

《난 그날 의사선생이 일처리를 하는걸 보고 탄복했습니다.》

…그날 졸도한 박순정을 실은 소형뻐스가 남포시내에 거의 들어설 때였다.

《가만, 차를 세우세요!》

달리는 차안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구급환자에게 응급처치를 하던 녀의사가 소리쳤다.

삐이익- 하고 소형뻐스가 꽁무니를 들썩거리며 급정거하였다.

황정식의 눈이 커졌다.

《왜 차를 멈추오? 위급하오?》

녀의사는 뻐스의 좌석등받이를 뒤로 제끼고 그우에 눕혀놓은 박순정의 심장부위에 재빨리 귀를 가져갔다. 그러더니 얼굴이 질려가지고 《안되겠어요!》 하고 새된 소리를 내질렀다.

녀의사는 두손을 모아잡고 박순정의 심장부위를 몇번 쾅- 쾅- 내려쳤다. 자그마한 뻐스안에는 숨막힐듯 한 긴장감이 흘렀다.

황정식과 김진희는 얼굴이 새까매가지고 녀의사의 일손을 거들어주면서 안절부절을 못했다. 녀의사는 두손으로 박순정의 꽉 다물린 입을 벌리더니 거기에 서슴없이 자기의 입을 갖다댔다. 그 다음 안깐힘을 다 쓰며 푸- 하고 입바람을 불어넣었다. 이렇게 몇번 반복하자 거르릉- 하는 소리가 나면서 숨이 터져나왔다. 잠시 멎었던 호흡이 시작되였다.

박순정의 숨소리는 다시 고르로와지고 경련이 일던 손발도 제 상태로 돌아갔다.

황정식은 불쑥 눈물이 나는것을 어쩔수 없었다. 고맙소, 의사선생!… 그는 의사앞에 무릎을 꿇고 절을 하고싶은 심정이였다.

녀의사는 박순정의 팔에 주사를 놓고 그의 몸상태를 다시 가늠해보고서야 이마의 땀을 훔치였다.

《제가 환자의 생명을 책임졌으니 이제부터는 제가 하자는대로 해야 합니다.》

《아, 그야 물론… 그래 어떡하잡니까. 남포시인민병원으로? 아니면 적십자종합병원으로?…》

녀의사가 전화기를 들고 침착하게 말했다.

《너무 덤비지는 마십시오. 지금 박할머니의 상태는 위중합니다. 또다시 심장발작이 일어나고 호흡장애가 올 때에는 좀… 문제는 지금 우리한테로 마중 오고있는 구급소생차를 빨리 오게 하는것이고 다음은… 잠간만!…》

인차 응답신호가 왔다.

《소생과 과장선생입니까?》

몹시 긴장된 석쉼한 목소리가 울려나왔다.

《그렇소.》

《우리 차는 지금 남포시내에 들어서기 직전인데 구급소생차는 어데까지 왔습니까?》

《만경대구역을 벗어나 평양-남포도로를 타고있소. 그런데 현재 환자의 상태는?…》

《방금전…》

녀의사는 박순정의 병상태와 응급대책을 취한데 대하여 보고하면서 간단히 치료협의를 한 후 구급소생차를 가지고 룡강으로 들어가는 도로교차점까지 빨리 마중나와줄것을 부탁하였다.

통화를 마친 녀의사가 말하였다.

《이제 가다가 황동지는 박순정할머니네 집앞에서 내려야 하겠습니다.》

《?》

《아무래도 박할머니의 아들, 며느리를 만나 이 실태를 다 이야기해주어야 할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다가는… 황동지가 아들과 며느리에게 오늘 있은 일에 대해 말해준 다음 그들을 데리고 적십자종합병원에까지 가서 할머니의 병상태를 직접 보도록 하는것이 좋을것같습니다. 그래야 박할머니네 집에서도 소동이 일지 않고 또 가족들도 안심할것이 아닙니까.》

《좋습니다. 그럼 우리 위원회에 전화를 걸어 승용차를 한대 보내라고 할가요?》

녀의사가 도리머리를 했다.

《아니, 그렇게까지 소동은 피우지 맙시다. 이제 함께 가다가 황동지는 차에서 내려 박순정할머니네 집으로 들어가세요. 제가 연구사선생과 함께 환자를 싣고 우리를 마중오는 구급소생차를 맞받아 룡강갈림길목까지 가겠습니다. 거기 가서 환자를 구급소생차에 옮겨실은 다음 이 뻐스를 다시 박할머니네 집으로 보내겠습니다. 그러면 이 뻐스에 아들과 며느리를 태우고 병원으로 뒤따라 오십시오.》…

그날 일은 이렇게 녀의사의 안대로 진행되였다. 그래서 실신상태에 빠졌던 박순정은 빠른 시간내에 적십자종합병원에 당도하여 유능한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 소생할수 있었고 박순정의 집에서도 그렇고 피해자문제대책위원회에서도 큰 소동이 일어나지 않았던것이다.

황정식은 인간의 생명을 위해서는 헌신적이고 또 비상정황속에서도 일을 용의주도하게 처리해나가던 녀의사에게 다시한번 사의를 표시하였다.

《의사선생, 정말 그날에 수고가 많았습니다. 난 앞으로도 박할머니의 치료에 대해서는 선생을 믿고 마음을 놓겠습니다.》

녀의사는 웃으며 힘주어 말했다.

《우리를 믿고 마음을 푹 놓으십시오.》

녀의사는 행동에서뿐아니라 말에서도 씨가 단단히 든것이 알리였다.

황정식이 또 한번 감복하였다.

《옳은 말입니다. 제가 머리를 숙입니다.… 자, 그럼 의사선생, 전 이젠 그만…》

황정식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의사선생, 여기에 우리 동무들이 보내온것들이 좀 있는데…》

그는 좀전에 들고 들어왔던 묵직한 비닐구럭 2개를 내보이면서 꼬리를 달았다.

《청량음료와 과실, 당과류들입니다. 박할머니가 정신을 차리면 드리십시오.》

《알겠습니다.》


×


이날도 퇴근길에 병원에 들렸던 김진희는 박순정이 누워있는 침대쪽을 넘겨다보다가 깜짝 놀랐다. 나흘째 점적을 달고 정신없이 누워있던 박순정이 눈을 껌벅거리며 오른손을 꼼지락거리는 모습이 보였던것이다.

할머니가 의식을 회복했구나! 진희는 눈굽이 확 젖어드는것을 느꼈다.

그는 너무 기뻐 손으로 박순정의 주름살투성이얼굴을 어루쓰다듬었다.

《할머니, 이젠 정신이 좀 드세요?》

한동안 진희의 얼굴을 멍청히 올려다보던 박순정의 눈에 반색이 돌기 시작하였다.

《아니, 연… 연구사선생이 어… 어떻게…?》

눈앞에 앉아있는 진희가 이상하게 여겨진 모양이였다. 진희는 눈굽을 찍으며 박순정의 머리맡으로 바싹 다가앉았다. 탁자우에는 반나마 축낸 미음그릇과 물고뿌가 놓여있고 먹다남은 귤쪼각들도 있었다. 아마 좀전에 정신을 차린 박순정에게 간호원이 간단히 식사를 시킨 모양이였다.

진희는 박순정의 헝클어진 머리를 곱게 쓸어올려주며 젖은 목소리로 그사이 벌어졌던 일들에 대하여 자초지종 이야기하였다.

남포 와우도해수욕장으로 나갔던 일이며 그때 사진을 보다가 할머니가 쓰러지던 일 그리고 구급소생차에 실려 적십자종합병원으로 온 후에도 할머니는 나흘동안이나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는 사실을 이야기하고났을 때였다.

박순정은 의혹이 가득 실린 눈길로 진희의 눈을 마주 올려다보았다.

《연구사선생.》

《왜 그러세요? 할머니.》

《나때문에 정말 미안하게 되였소.》

진희는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지금 그의 가슴속에서는 오열이 끓고있었다.

박순정의 처지가 어쩌면 자기 할머니의 처지와 그리도 꼭같을가하는 생각에 울분이 북받치고있었다. 그것은 수많은 조선녀성들을 성노예로 전쟁판으로 끌고다니면서 청춘도 육체도 자식을 낳아 기를 녀성의 권리마저도 무참히 짓밟아버린, 그렇게 함으로써 궁극에는 조선민족의 씨를 말리워 민족자체를 말살해버리려고 했던 왜나라야만, 호색마귀들에 대한 증오와 분노로 뒤번지기 시작하였다.

진희의 귀전에서는 황정식의 손에 들려있던 사진을 나꿔채서 들여다보다가 와들와들 떨면서 기겁을 하던 박순정의 비명소리가 메아리치고있었다.

《난… 난 아니요! 여기엔 내가 없소! 누… 누가 어… 어느 놈이 그렇게 말했소? 누…누가?…》

다음 순간 또 다른 목소리가 그의 귀전을 두드렸다.

《아, 급살을 맞을 그 일본쪽발이들한테서 사죄도 받아내지 못하고 가는것이 한스럽구나!》

몇해전 운명직전에 진희의 손을 꼭 잡고 하던 그의 할머니의 목소리였다.

진희는 두손으로 박순정의 손을 꼭 잡고 입을 열었다.

《할머니, 저의 할머니도 할머니처럼 해방전 일본군의 성노예로 끌려갔던…》

그는 종시 말을 맺을수가 없었다. 한동안 멍해있던 박순정은 진희의 말을 되새겨보다가 화뜰했다.

《아…아니 그럼, 선… 선생네 할머니도? 아! 륙실할 그 쪽발이들을 그저…》

박순정의 얼굴이 험하게 이그러졌다.

그의 우멍한 눈확에서는 증오의 눈물, 분노의 눈물이 퍼런빛을 내쏘며 번뜩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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