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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체108(2019)년 8월 22일

평양시간


(제 28 회)


제 3 장 열매는 어떻게 무르익는가


5


도수의방역소 수의사들과 목장관리국 일군들이 공장에 내려온것은 오전 11시경이였다.

수의사들은 도착하는 즉시로 죽은 오리들을 부검하기 시작했다.

공장분위기는 자못 어수선하였다.

그동안 송영숙은 장병식지배인과 함께 시험호동을 다시 돌아보았다.

소독수냄새가 자극적으로 풍기는데다가 오리마리수가 절반으로 줄어든 호동안은 초상난 집처럼 썰렁했다.

주눅이 든듯 눈길을 피해가며 호동안을 정돈하는 관리공들의 모습도 침침한 분위기를 더 강조하는것 같았다.

장병식지배인은 무표정한 얼굴로 먹이그릇을 들여다보았다.

이윽고 그는 송영숙을 돌아보았다.

《기사장동무생각엔 어떻소? 혹시 공장첨가제성분들의 배합비률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진 않소?》

송영숙은 머리를 저었다.

《아닙니다. 공장첨가제와는 아무런 관계도 없습니다.》

장병식은 곁에 선 그의 얼굴을 얼핏 쳐다보았다.

그리고는 퉁명스럽게 되물었다.

《관계없다구요?》

《예, 공장첨가제와는 전혀 관계없습니다.》

송영숙의 목소리는 자못 고집스럽게 들렸다.

사실 첨가제성분들의 배합비률로 말하면 송영숙이 누구보다 잘 알고있었다.

그는 몇달전부터 시험오리들의 먹이처방표는 물론 첨가제의 배합비률을 자기와 반드시 의논하도록 정의성에게 요구했었다.

정의성은 그의 요구를 헌헌히 접수하고 정확히 집행했다. 그리고 사소한 문제라도 그와 의논하고 구체적으로 토론하군 하였다.

송영숙은 이러한 체계에서 조금도 양보하지 않았다.

더우기 정의성이 제염소로 떠난 다음에는 시험호동에서 하는 일을 더 자세히 알고있었다.

송영숙이 이번 사고의 원인이 첨가제때문이 아니라고 단마디로 부정하는것은 또한 공장첨가제를 전혀 먹지 않고 수입첨가제만 먹이는 대조무리에서도 오리가 죽었기때문이다.

《공장첨가제가 문제라면 수입첨가제만 먹이는 대조무리에서는 죽은 오리가 없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보다싶이 똑같은 비률로 죽었어요. 이건 공장첨가제에 원인이 없다는걸 말해주지 않습니까?》

그는 자기자신을 증명하듯 사소한 주저도 없이 당당하게 공장첨가제를 보증했다.

지배인은 말없이 머리만 끄덕끄덕하였다.

그는 잠시 칸막이 한켠에 오구구 몰켜있는 오리들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자기네 무리들을 거의나 잃고 몇마리 남지 않은 오리들은 한켠에 몰켜서서 겁먹은 소리로 박박거렸다.

《그러니 앞으로도 첨가제연구를 계속 시킬 생각이요?》

장병식지배인은 오리들에게 눈길을 준채 기사장의 의향을 물었다.

송영숙은 모국어를 리해하지 못하는 사람처럼 한동안 지배인을 쳐다보기만 했다. 그리고는 마음속으로 물었다.

(그럼 지배인동진 그만두길 바랍니까?)

그는 지배인의 벗어지기 시작한 넓은 이마에서 굵은 피줄 하나가 알릴듯말듯 팔딱이는것을 띄여보았다. 불안하고 긴장한 심리가 엿보였다.

(혹시 첨가제연구를 중지하라고 하면 어쩌는가?…)

어쩐지 두려운 생각이 들면서도 한편으로 신경이 날카로와졌다.

이 자리에서 책임적인 발언을 해야 한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계속해야 합니다. 첨가제가 완전히 성공할 때까지 중단하지 말고 계속해야 합니다.》

송영숙은 자기의 말에 공장첨가제의 운명이 결정되기라도 하는듯 심중한 어조로 침착하게 대답했다.

지배인은 또다시 긍정인지 부정인지 모르게 머리를 끄덕였다.

《물론 부검결과가 나온 다음에 다시 토의해야겠지만 이번 기회에 연구의 전망과 실리에 대해 좀더 구체적으로 따져보고 새롭게 작전해야 할것 같소.》

지배인은 크지 않은 목소리로 이렇게 그루를 박았다. 긴말을 싫어하고 속생각을 쉽게 터놓지 않는 지배인이였다.

송영숙은 말없이 눈길을 떨구었다.

기사장이 장래의 일보다도 현행생산문제에 더 관심하기를 바라는 지배인의 속마음을 어렵지 않게 리해했던것이다.

하면서도 부검결과에 시험호동의 운명이 달려있다는 생각으로 마음은 더욱더 무겁고 긴장해졌다.

그는 지배인의 뒤를 따라 천천히 시험호동을 나섰다.

《어떻든… 부검결과를 기다리기요.》

문밖을 나섰을 때 지배인은 이렇게 한마디 덧붙였다.

송영숙은 또다시 침묵으로 대답했다.

기다리던 부검결과는 한시간후에야 나왔다.

그런데 놀라운것은 죽은 오리들에게서 전염병은 물론 독성이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는것이다.

도수의방역소 일군들에게서 부검결과에 대하여 직접 보고받은 장병식지배인의 마음은 더더욱 착잡해졌다.

(그렇다면 무리페사의 원인은 과연 무엇이란 말인가?…)

그는 철대문처럼 묵직한 입을 닫고앉아 생각에 잠겼다.

지금 지구상에는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집짐승전염병들이 발생하고있으며 유전자가 변이되여 새로 생긴 이 병들은 축산업에 막대한 피해를 주고있다.

하여 수의학연구부문의 과학자들속에서는 여러가지 전염병을 한번에 예방할수 있는 다가왁찐개발에 박차를 가하고있다고 한다.

그런데 조류독감은 아니라 해도 다른 전염병도 아니고 독성도 전혀 없다면 사고의 원인은 과연 무엇이란 말인가. 사람들의 말대로 첨가제탓인가? 아니면 사양관리때문인가?

부검결과가 전해지고 수의방역일군들이 올라갔지만 해당 법일군들은 서정옥이와 리봄순을 차례로 담화하였고 첨가제를 검사해보겠다면서 기술준비소와 시험호동을 몇번씩 오고갔다.

일부 사람들은 관리공들의 무책임성으로 시험무리와 대조무리에게 꼭같은 처방으로 된 먹이를 먹였을수도 있다고 말하였다.

나쁜 마음에서가 아니라 밤먹이를 주는 시간이 밤 10시이니 졸다가 실수를 한것 같다고 동정담아 말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기사장은 그들의 말도 부정하는것이다.

서정옥이와 리봄순의 책임성을 조금도 의심하지 않는다는것이였다.

첨가제의 성공을 위해서라면 자기의 소중한 그 무엇도 아낌없이 바칠 그들이 어찌 그런 엄청난 실수를 할수 있겠는가고 적극적으로 보증해나섰다.

장병식지배인에게는 기사장의 이 모든 행동과 발언이 무척 경솔하고 허구프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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