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8 회


제 4 장


47


어디선가 따뜻한 미소를 머금고 봄이 사뿐사뿐 다가온다. 향기롭고 상쾌하고 쌀쌀하고 선명하고 명랑하다. 버드나무, 뽀뿌라나무에 물이 올라 푸르르다. 봄빛이 완연하다. 며칠전에 봄비가 수줍은듯 조용히 그러나 오래 내렸다. 밤이 되자 구름이 걷히면서 검푸른 하늘에 별빛이 유난히 반짝인다. 아침이 되자 해빛이 차고넘친다. 푸른 잔디, 푸른 버드나무, 노란 매화꽃, 모든것이 밝고 선명하다. 살구나무꽃, 단벗나무꽃이 활짝 피였다.

김일성동지께서 저택 뒤뜰안의 연분홍꽃이 활짝 핀 살구나무아래로 걷고계시였다. 그이께서는 아침부터 자신의 탄생일을 축하하여 방문해온 손님들을 만나주시다가 가까이에 있는 협동농장에 나가시였다. 농민들과 올해 영농준비에 대한 담화를 하시고 방금 저택에 들어오시여 후원을 거니시며 피곤을 푸시는것이였다.

동행하던 부관이 조심히 말씀드리였다.

《순안군 원화협동농장에서 온 농민들이 기다리고있다고 합니다.》

수령님께서 걸음을 멈추시였다.

《원화마을 농민들이? 그걸 왜 이제야 말하오?》

《실은 수상님께서 오늘만이라도 가족들과 함께 생신날을 즐기시며 조용히 휴식하시기를 바랬는데 농촌에 나갔다 오셨지 또 축하방문해온 손님들이 많아 몹시 피로하실것 같아 찾아온 농민들을 그냥 돌려보내려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들이 기어이 만나뵙고 인사를 올리겠다고 해서 우리 동무들이 딱해하고있습니다.》

《한심하오. 동무들은 내가 원화협동농장 명예농장원이라는것을 모르오? 무슨 부위원장이요, 부수상이요 하는 사람들보다 원화리농민들을 먼저 만나야 한단말이요. 얼른 가서 그들을 여기로 데려오시오.》

부관이 농민들을 데리고 왔다.

저택의 뒤뜰안에 수령님께서 손수 작물들을 심어가꾸시는 밭들이 규모있게 자리잡고있는데 한 터밭에서는 봄보리가 파릇파릇 돋아났다. 밭들사이로 난 길을 따라 농민들이 연분홍꽃이 구름같이 피여난 살구나무밑으로 다가오는데 그들은 다 수령님께서 아시는 농민들이였다. 맨앞에서 오는 젊고 체격이 좋은 사람은 관리위원장 리규성이였고 그뒤로 따라오는 머리 희슥하고 등이 구붓한 늙은이는 김덕준이였다. 그 뒤로 오는 농민은 고집스러운 3작업반장 박영준이고 마지막으로 오는 50대의 녀성은 전창옥이였다.

책임부관이 앞에서 그들을 안내하였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원화마을로 농민들을 만나시려고 자주 다니시던 지난 일들이 생생하게 추억되시였다.

…1957년 12월 27일이였다. 또다시 원화협동조합을 찾으신 김일성동지께서는 관리위원장 리규성이와 초급당위원장 임정주로부터 금년에 알곡 3.1톤이상 분배할것으로 예견하고있다는것과 새해에는 더욱 알곡생산을 늘이겠다는 결의를 들으시고 만족을 금치 못하시였다.

《동무들의 올해 결실도 좋지만 새해 결의도 좋구만.》

이렇게 치하해주시며 수령님께서는 원화마을 농민들에게 어떠한 표창을 주면 좋겠는가 하는것을 잠시 생각하시였다.

《수상님, 추운데 안으로 들어가십시다.》

리규성이 말씀드리였다.

수령님께서는 조합일군들의 안내를 받으시며 민주선전실의 따뜻한 방으로 들어가시려 하시다가 회의실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멈추어서시며 저기서 무엇을 하는가고 물으시였다.

《회의실을 림시작업장으로 꾸리고 가마니를 짜고있습니다.》

《들어가봅시다.》

수령님께서 넓은 작업장으로 들어가시였다. 틀을 차려놓고 절그럭거리며 손으로 가마니를 짜는 일을 하고있던 흰머리수건을 쓰고 솜옷들을 입은 녀인들이 일어서서 인사를 드리였다.

《수고들 합니다.》

얼굴이 환한 탁순화를 첫눈에 알아보시였다.

《탁순화동무, 어서 앉아서 일하시오. 전창옥아주머니도 있구만.》

수령님께서 리규성이 가져다드린 의자에 앉으시며 물으시였다.

《하루에 가마니를 몇장씩 짭니까?》

《하루에 한조가 18매씩 짭니다.》

《종일 이렇게 앉아서 가마니를 짜는 일도 쉽지 않겠지요.》

수령님께서는 녀인들의 수고를 헤아려보시였다.

《우리 나라에서 가마니짜는 기계를 생산하고있는데 이 조합에도 차례지면 손로동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지금 로동자들이 생산에서 혁신을 일으키고있습니다. 로동계급이 쌀을 생산하는 농민들을 위해 뜨락또르도 만들 결의를 다졌습니다.

우리 나라에서 뜨락또르와 자동차를 자체로 만들게 되면 다른 나라에서 사오는 부담도 덜고 농기계들을 농촌에 많이 보내주게 됩니다.》

탁순화에게 말씀하시였다.

《순화동무, 공장에서 로동자들이 일하는것을 본적이 있소?》

《없습니다.》 순화가 얼굴을 붉히였다.

《그러니까 로동자들이 어떻게 수고하고있는지, 평양이 어떻게 일떠서고있는지 모르겠구만?》

《수상님께서 보내주신 라지오를 들어서 알고있습니다. 신문에서도 읽고있습니다.》

《그래도 눈으로 직접 보지야 못했겠지?》

순화는 목소리를 낮추었다.

《직접 보지는 못했습니다.》

수령님께서는 알곡을 많이 생산했고 또 이처럼 쌀을 담을 가마니짜기에서 열성인 원화협동조합원들에게 표창으로 이들을 평양구경시켜주어야 하겠다는 생각이 떠오르시였다.

《평양구경시켜줄가?》

수령님께서 환하게 웃으시며 이와 같이 말씀하시자 탁순화는 너무 반가워 작은 걸상에서 후닥닥 일어서기까지 했다.

《수상님! 평양구경하고싶습니다.》

그러자 처녀들이《평양구경시켜주십시오.》하고 조르듯 말씀올렸다.

《여기 평양구경해본 민청원들이 있소?》

《없습니다.》

처녀들이 합창하듯 했다.

리규성이 《그러지 않아도 그런 제기를 받고있습니다.》하고 말씀드리였다.

《모두 농사일에 바빠 들에서 살다싶이하느라 언제 평양구경다닐새가 있었겠소.》

수령님께서 젖어드는 목소리로 말씀하시였다.

《올해 농사를 잘 지은 표창으로 평양구경시켜주겠습니다.》

《야!》처녀들이 환성을 올리며 박수를 쳤다.

《그런데 구경을 가도 가마니짜던 일을 마무리짓고가야 거뿐할것입니다.》

리규성이 관리위원장답게 실무적인 타산을 했다.

《그래야지.》

《인차 다 짜겠습니다.》

순화가 재빨리 말했다.

《이제 몇매 더 짜면 되오?》

수령님께서 물으시였다.

《900매 더 짜면 됩니다.》

관리위원장이 대답을 드리는데 민청원들이 힘차게 응대했다.

《밤낮 짜면 닷새동안에 다할수 있습니다.》

수령님께서는 아무래도 가마니짜는 일을 마무리하고 구경가는것이 좋겠다고, 그런데다가 년말년시여서 좀 바쁘니 명년 1월 10일경에 가마니도 다 짜고 설도 쇠고 거뿐한 기분으로 평양구경을 하자고 말씀하시였다.

《민청원들이니까 갈아입을 저고리와 치마 한벌쯤이야 장만해두었겠지?》

《장만해두었습니다.》

《입을 기회가 없었습니다.》

젊은 처녀들이 들떠서 어쩔줄 몰라하는데 나이든 녀인들은 서운해하는 얼굴들이였다. 끝내 한 녀인이 참아내지 못했다.

《수상님, 민청원들만 가고 늙은이들은 갈수 없습니까?》

수령님께서 미소를 지으시였다.

《늙은이들이나 젊은이들이나 다 가셔야지요. 조합원들이 모두 몇명이요?》

《144명입니다.》

《다 갑시다.》

나이 든 녀인들의 얼굴에 웃음이 넘실거리였다.

《뻐스를 타면 돈이 많이 들겠지? 》

수령님께서는 올해 첫 풍작을 이룩한 가난했던 원화협동조합원들을 생각하시였다.

《이렇게 합시다. 내가 군대동무들과 토론해서 자동차를 다섯대쯤 보내주겠습니다. 견학하는데는 숱한 사람들이 평양가서 잠을 자기도 불편하거니와 돈이 많이 먹습니다. 그러니까 쌀이나 가지고가서 모란봉식당에 갖다주고 아침에 들어가 구경하고 점심엔 식당에서 먹고 다시 구경하다가 저녁에 차를 타고 집에 와서 편히 쉬고 이튿날 다시 가서 구경하면 구경도 잘하고 돈도 적게 들고 잠도 편히 잘수 있습니다. 이렇게 사흘만 하시오.》

수령님께서 이토록 세심하게 평양견학의 일정과 방도까지 가르쳐주시니 모두들 눈시울이 젖어났다.

《평양에 가서는 천짜는 방직공장 그리고 제사공장을 구경하고 강냉이가 기계에 들어가서 가루가 되여나오고 물엿도 되여나오는 곡산공장을 가보고 력사박물관, 조국해방전쟁기념관, 공업 및 농업전람관도 보고 와서 일을 더 잘하면 후에 황해제철소도 구경하도록 합시다.》

수령님께서는 이밖에도 건설장을 참관하고 극장에 가서 연극구경도 하고 오라고 말씀하시였다.

농민들은 너무 좋아서 모두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그들은 민주선전실 마당에까지 몰려나와 수령님을 바래워드리였다.

새해에 잡혀 1월 12일 김일성동지께서는 평양구경을 한 원화협동조합 조합원들을 만나보시기 위하여 다시 원화마을로 향하시였다.

민주선전실마당에 도착하시였을 때 회의실에서는 당원강습이 진행되고있었다. 승용차소리를 듣고 강습을 집행하던 초급당위원장 임정주와 관리위원장 리규성이 급히 문을 열고 나와 인사를 드리였다.

《토방에 신발을 가득 벗어놓은걸 보니 모임을 하는것 같구만.》

그이께서 물으시자 임정주가 당원강습을 하던중이라고 대답드리였다.

《나도 좀 참가해봅시다.》

《수상님, 어서 들어가십시다.》

수령님께서 들어가시자 당원들이 모두 일어서서 박수로 맞이했다. 그이께서는 환하게 웃으시며 낯익은 얼굴들을 바라보시였다.

《수상님, 여기 앉으십시오.》

임정주가 단 하나뿐인 걸상을 드리였다.

수령님께서는 털모자와 외투를 부관에게 주시고 《강사자리에 앉아볼가.》하시며 볼품없는 걸상에 허물없이 앉으시여 흠집투성이의 낡은 책상을 손으로 쓸어보시였다.

《계몽기에 글배워주던 유물같구만.》

농민들이 폭소를 터뜨리였다. 당원들앞에 군의 일군들과 같이 멍석우에 앉은 리규성이와 임정주는 대번에 얼굴이 붉어졌지만 그들도 한바탕 웃었다.

《연탁은 고물이라 해도 여기서 당정책을 강의하고있으니 좋기만 해.》

그이께서도 웃으시였다.

《평양구경을 잘했습니까?》

그이께서 책상우에 팔굽을 올려놓으시며 농민들을 향해 물으시였다.

《예!》

한결같은 대답이였다.

《내가 그새 황해도에 출장가있어서 동무들을 맞이하지 못했는데 동무들이 사과를 보내와서 대단히 고맙습니다.》

농민들이 박수를 쳤다.

《자 그럼 평양견학이야기를 들어봅시다. 누가 말해보시오.》

당원들이 눈길을 떨구었다. 평양견학인상이 아무리 강하다 해도 수령님앞에서 선뜻 일어설 용기가 나지 않았으며 또 불쑥 일어서는것이 례절바르지 못한 행동이라고 생각하고있었던것이다.

《왜 가만들 있소?》

《어려워서 그럽니다. 우리들끼리는 모두 흥분해서 떠들썩했습니다.》

초급당위원장이 말씀드리였다.

《나와 처음 만나는것도 아닌데 어려울게 뭐 있습니까? 누구든지 좋으니 말해보시오.》

초급당위원장이 뒤를 돌아보며 그중 활달하고 언변이 좋은 탁순화를 짚었다.

《탁순화동무, 일어서오.》

그래도 탁순화가 우물거리자 수령님께서 웃으시며 《탁순화답지 않구만.》하시였다.

드디여 순화가 용기를 내여 일어섰다. 몸매 늘씬한 탁순화는 시집간 후에 더 활짝 피고 싱싱해진것 같았다.

《음, 말해보시오.》

《저희들은 수상님의 배려에 의해 우선 방직공장을 가보았습니다.》 붉게 상기된 탁순화의 큰 눈에서 광채가 번쩍이였다.

《거기서 천을 짜는것을 보고 느낌점을 다 말할수는 없습니다. 방직공장에서 뽀쁘링천을 짜고있었는데 척척 무늬가 찍혀 뒤로 꽝꽝 쏟아져나오고있었습니다. 그리구 뒤에는 또 천이 한메터씩 척척 개여져서 필로 되여나왔습니다.》

순화는 자기가 보고느낀 감상을 어떻게 생동하게 표현해야 할지 안타까운듯 손세를 써서 보충하였다.

《저는 이때까지 상점에 나오는 천을 사다 옷을 해입으면서도 몰랐습니다. 이번 견학을 하고서야 천이 어떻게 생산되며 우리 나라에도 큰 방직공장이 있다는것을 알았습니다.

가보니까 정말 농촌에서 우리가 면화를 많이 생산하여 공장에 보내주어야 하겠구나, 그래야 더 많은 천을 짤수 있겠구나,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이상입니다.》

《잘 이야기했습니다.》

수령님께서 치하해주시였다.

《염색직장에 가보았소?》

순화가 다시 일어섰다.

《그곳에는 가보지 못했습니다.》

《아, 염색하는 모습을 보았어야 순화동무가 더 감탄했을터인데!…》

즐거운 웃음이 터져올라 회의장이 흔들리는것 같았다. 탁순화는 얼굴을 활딱 붉히며 앉아서 김덕보할아버지의 며느리등뒤에 숨었다.

《결의가 좋소. 그럼 이번에는 누가 또 이야기하겠소?》

한 청년이 용감하게 일어섰다.

《제가 말씀드리겠습니다.》

《아주 씩씩하구만. 좋소 이야기하오.》

청년은 주먹을 입에 대고 기침을 한번 하고나서 말을 뗐다.

《방직공장을 견학하고 느낀점은 탁순화동무와 같습니다.

저는 곡산공장에 갔던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거기서는 강냉이를 기계에 넣으면 과자가 되여나오고 물엿이 되여나오고있었습니다. 저는 강냉이가 밭곡식의 왕이라는것을 말로만 알고있었습니다. 알았다면 강냉이로 과자나 빵을 만드는것으로 알았습니다. 공장에 들어가서 공업의 원료가 된다는것을 몰랐습니다.》

수령님께서 껄껄 웃으시였다.

흥분한 청년은 오른쪽으로 머리를 활 쓸어넘기였다.

《그래서 강냉이 한포기에 퇴비를 한키로그람씩 넣어서 더 많이 생산하여 공장에 보내줄것을 결의합니다.》

수령님께서 박수를 쳐주시였다. 모두 따라 박수를 쳤다.

흥분이 고조에 달한 청년은 앉을 궁리를 하지 않고 선채로 목소리를 더 높이였다.

《저는 평양에서 로동자동무들이 건설해놓은것을 보고 농민들이 일을 더 많이 하는줄로만 알았는데 로동자동무들이 농민들보다 몇배나 더 많이 일하고있다는것을 깨달았습니다. 앞으로 로동자들 못지 않게 농산물생산을 더 많이 내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그의 감상토론은 《더 많이》라는 표현을 반복한 결함을 내놓고는 흠잡을데가 없이 구성이 째이고 내용이 풍부했으며 결의가 좋았다.

《보시오.》

수령님께서는 군당위원장, 군인민위원장과 그리고 초급당위원장, 리규성이 등을 향해 격동적으로 말씀하시였다.

《견학을 시켜주었더니 공장들과 수도건설장들을 보고 자기들만 일을 많이 한다고 생각했던것이 잘못되였다고 이야기하고있지 않소. 견학과정에 많은것을 보고 느끼고 로동자들처럼 일하겠다고 결의를 다지고있습니다. 얼마나 좋은 결의요.》

《평양견학을 자주 조직하겠습니다.》

군당위원장이 말씀올리였다.

《오늘 감상발표모임을 한셈인데 아주 내용있게 잘되였습니다.》

수령님께서는 만족하시였다.

《실속이 있었습니다. 원화협동조합에 똑똑한 당원들이 많습니다. 당조직이 사업을 잘했다는것을 말해줍니다. 나는 동무들의 결의가 반드시 실천에 옮겨지리라고 확신합니다. 오늘 여기서 당원강습을 하고있는데 그것도 구경은 농사를 잘 짓자는데 귀착됩니다.

올해는 5개년계획의 두번째 해입니다. 우리는 첫해인 작년에 전해에 비해 근 1.5배의 장성을 이룩하였습니다. 인민경제발전 5개년계획의 지표가 지내 높다느니 어떻다느니 하고 시비하던자들이 다 쑥 들어갔고 우리한테 주기로 한 강재에서 2만톤을 잘라 훼방을 놀았던 큰 나라도 우리 로동계급이 궐기하여 부족되는 강재를 자체로 해결하고 계획을 넘쳐 수행한것을 보고는 말문이 막혔습니다.

대국주의자들도 종파사대주의자들도 다 손을 들었습니다.》

수령님께서 당원들에게 말씀을 계속하시였다.

우리는 조금도 자만하지 말고 계속혁신, 계속전진하여야 한다. 농업부문에서는 농업협동화를 완성하고 알곡생산을 높은 수준에 올려세워야 한다…

그때로부터 많은 세월이 흘렀다. 그 나날에 만나보시고 낯을 익히였던 농민들이 수령님께서 가꾸시는 시험포전을 지나 지금 그이께로 오고있는것이다.

농민들은 새 옷들을 깨끗히 입고있었지만 그것에 대조되여 옹이 박히고 흙물이 밴 손들과 볕에 타고 들바람에 튼 얼굴들이 더 거칠고 컴컴해보이였다.

조국의 대지를 가꾸는 거칠고 투박한 농민들이 어려워하며 어쩔바를 몰라하는 그 소박한 모습이 눈물겹도록 사랑스러우시였다.

김일성동지께서 그들의 못박힌 손들을 일일이 잡아주시였다.

리규성관리위원장, 전쟁시기 전선에 나가 싸우며 미국놈들도 많이 소멸했고 그 과정에 심한 부상도 입었다.

전후 제대되여 오니 아버지는 모범농민이라고 적들이 학살했고 어머니는 미국놈비행기의 야만적인 폭격으로 석암저수지가 파괴되면서 물난리를 겪을 때 집과 함께 떠내려갔다.

그를 조합에서 따뜻히 보살펴주고 색시까지 얻어주었다. 그는 김덕준의 후임으로 관리위원장이 되였다.

김덕준아바이는 원화마을의 로세대, 실농군이며 토지개혁후 애국미를 많이 나라에 바친 애국농민이다.

전쟁시기 마을의 첫 세포위원장이 놈들에게 학살당한후 세포위원장사업을 이어받아 했으며 전후 원화협동조합의 첫 관리위원장으로 선거되였다. 지금도 년로한 몸이지만 집에 들어가 앉아있지 않고 리규성을 도와 일하고있다. 농사일에 밝고 근면하고 유순하며 덕이 있어 사람들이 따른다.

농산3작업반장 박영준이는 농사를 자기식으로 지으려 하는 고집이 세고 성실하고 책임적인 실농군이다.

농산1작업반장 전창옥이는 원화리의 첫 세포위원장의 안해이며 전시에 소겨리, 품앗이반을 조직하는데 앞장섰고 녀성보잡이로 위훈을 떨쳤다.

수령님께서 그를 여러번 만나주시였고 그의 아들은 만경대혁명학원에, 딸들은 유자녀학원에 보내주시였다.

김일성동지께서는 그들을 긴 나무걸상으로 친히 이끄시여 한사람한사람 앉혀주시였다. 그이의 오른쪽에는 리규성이와 박영준이, 왼쪽에는 김덕준, 전창옥이 앉았다.

그이께서는 시종 반가움을 금치 못해하시며 건강은 어떤가, 탁순화동무는 무엇을 하는가 하고 농민들의 안부를 물어보시고 이어 랭상모판씨뿌리기가 어떻게 되였고 모내기는 언제 시작하려 하는가 등 봄철영농실태를 알아보기도 하시고 지난해에 알곡은 얼마나 생산했고 분배는 얼마했으며 나라에 진 빚은 다 물었는가 등 지난해의 성과도 물어보시였다.

《영준반장동무, 군경영위원회가 나온 다음 어떻소? 달라진것이 있소?》

수령님께서 한뉘를 들에서 일하느라 흙물이 깊이 배인 온몸이 꽛꽛한 영준반장에게 물으시였다.

《그전에는 군인민위원회 지도원들이 내려와서는 저보고 날자를 지키지 않는다고 〈령감은 아직 개인농때 버릇을 못 뗐단 말이요.〉하고 꽥꽥 소리쳤는데 지금은 군경영위원회 지도원들이 제가 내놓은 주장을 긍정하는지 부정하는지 그저 싱글싱글 웃기만 합니다.》

수령님께서 호탕하게 웃으시였다.

《실농군의 창발성을 발휘하도록 하는것입니다.》

김덕준이 말씀드리였다.

수령님께서는 농장원들이 좋은 의견을 많이 내여 군경영위원회사업을 도와주어야 한다고 말씀하시였다.

부관이 원화협동농장 농민들이 수령님께서 잡숫도록 찹쌀과 온실에서 재배한 오이절임도 가져왔다고 말씀드리였다.

《고맙소, 내 그 찹쌀로 떡을 치고 오이절임을 찬으로 해서 잘 먹겠소. 덕준아바이, 고맙습니다.》

《아니올시다. 수상님께서는 저희들 원화협동농장의 농장원이 아니십니까. 응당 받으셔야 할 분배몫입니다.》

김일성동지께서 여전히 웃으시며 말씀하시였다.

《나는 별로 도와준게 없는데 무슨 분배몫이요?》

《아니올시다. 수상님께서 온 나라의 농사일을 돌보고계시니 사실은 모든 협동농장에서 분배몫을 드려야 하는데 우리 원화협동농장이 과분하게도 모두를 대표하는 영광을 지녔습니다. 수상님께서 우리 협동농장의 명예농장원이 되신 후 매해 가을이면 수상님께 드리는 분배를 돈으로 계산하여 저금했습니다. 작년까지 저금한 저금통장을 오늘 관리위원장이 가지고왔습니다.》

리규성이 벌써 저금통장을 꺼내들고있다가 드리였다.

《보아주십시오.》

수령님께서는 저금통장을 받아보시였다.

《이 많은 돈이 내가 번것이요? 허!… 분배몫을 어떻게 계산했소?》

《우리 농장에서 그해에 제일 많이 분배받은 농장원수준에 맞추었습니다.》

리규성이 대답드리였다.

수령님께서 손을 가로 저으시였다.

《앞으로도 계속 나한테 분배를 주겠으면 농장의 평균수준에서 하시오. 그리고 이 저축금으로는 뜨락또르와 자동차를 사서 농장에서 쓰도록 하시오.》

또다시 수령님의 배려를 받아안게 된 원화마을의 농민들이 일시에 인사를 드리였다.

《수상님, 고맙습니다.》

《그리고 가능하면 돈을 좀 남겼다가 부모들을 다 잃은 고아들에게 속옷과 신발을 사주오. 학생복은 다 타입었을테니까…》

남편을 원쑤놈들에게 잃고 세 자식을 힘들게 키워온 전창옥이 손수건으로 눈물을 씻었다.

수령님께서 그 세 자식들을 모두 학원에 보내주셨는데 부모를 잃은 고아들을 두고 지금도 마음쓰시니 눈물이 나는것이였다.

수령님께서는 점심식사에 그들을 초청하여 식사를 같이하시였다.

《진수성찬은 없소.》

그이께서 식탁에 오른 국수그릇을 가리키시였다.

《이것은 언감자국수인데 내가 산에서 싸울 때 유격구의 어머니들이 눌러주었댔소. 그때 너무 맛나게 먹어서 그런지 지금도 나는 이 언감자국수를 특식으로 먹소. 자, 듭시다.》

김일성동지께서는 국수를 맛있게 먹는 농민들을 사랑스럽게 바라보시였다.

《천천히 많이 드시오.》

《예, 많이 들겠습니다. 국수맛이 별맛입니다.》

《한그릇씩 더 잡수시오.》

《예, 더 먹겠습니다.》

박영준이 서슴없이 대답드리는데 리규성이는 버릇없이 그런다고 좋지 않게 그를 흘끔 쏘아보았다.

수령님께서 빙그레 웃으시였다.

《농장에서 축적은 얼마나 했소?》

리규성이에게 물으시였다. 그의 대답을 들으시고 공동축적금과 사회문화기금, 종자를 내놓고 국가에 농업현물세와 기타 사용료는 얼마나 냈는가고 다시 물으시였다.

리규성이 뜨락또르작업료, 관개사용료, 기본건설비(살림집, 탈곡장, 창고 등의 건설비), 비료값을 얼마씩 물었다고 말씀드리였다.

수령님께서 잠시 생각하시였다.

그러니 농장들에서 쌀을 많이 생산하고 돈을 많이 벌어도 농장원들에게 돌아가는 분배몫이 적어질수밖에 있는가,

《지난해에 농장이 번 돈에서 분배를 얼마큼 했소?》

《절반정도 분배했습니다.》

수령님께서 안색을 흐리시였다.

《우리 국가가 아직 농촌에 지나친 부담을 주고있소.》

그이께서 볕에 탄 농민들의 얼굴을 측은하게 바라보시였다.

《개인들도 마찬가지요. 누구나 농촌에 갔다가 올 때면 쌀이든 콩이든 하여튼 무엇이든 들고오지 빈손으로 오지 않소. 이것이 다 농촌을 허술하게 보는 관점이요. 농민들을 업신여긴단 말이요.》

그이께서 말씀을 이으시였다.

《이제부터는 도시사람들이 농촌에 갈 때 무엇이든 들고나가게 해야 하오. 우리 국가가 농촌을 지원하고 방조하는 사업을 정책화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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